[천자춘추] 지구촌도 반한 슈퍼 푸드 ‘김치’

입맛 잃기 쉬운 봄철이다. 근래엔 낮 기온이 30℃를 웃돌며 더운 탓인지 도통 밥맛이 없다며 식사메뉴를 한참동안 고민하는 사람들도 꽤나 만난다. 그럴 때마다 잠자던 입맛을 깨울 비장의 무기 하나로 김치가 들어간 음식을 권하곤 한다.

쫑쫑 썰어낸 김치에 새콤달콤 양념을 더해 국수와 버무린 비빔국수, 시원한 김치 국물에 얼음을 동동 띄워 밥을 넣은 김치말이밥, 이것저것 귀찮을 땐 찬물에 밥을 말아 잘 익은 김치를 척척 얹어만 먹어도 밥 한 그릇이 어느새 뚝딱이다. 맛도 맛이지만 김치는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듯이 건강식품으로도 제일이다.

김치는 발효식품 가운데 가장 풍부한 영양성분을 함유한 음식에 속한다. 요구르트, 낫또 등 기존의 발효식품이 한두 가지 원료를 숙성시키는데 반해 김치는 신선한 채소와 갖은 양념을 함께 발효시키기 때문에 다양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김치는 식이섬유, 비타민 B군, C, 칼슘, 철, 인 등이 풍부하다. 또 마늘과 고추, 생강 등 부재료로 사용되는 천연재료가 발효를 거치면서 유산균, 맛을 좋게 하는 유기산, 다양한 기능성 물질 등 우리 몸에 좋은 여러가지 영양성분을 탄생시킨다.

 

이에 우리 김치는 여러 채소 저장방법 중에서도 유일무이한 발효식품으로 인정받으며 무형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농촌진흥청 역시 한식, 그 중에서도 김치의 우수성에 대한 다각적 연구를 통해 아주대병원과 공동연구를 거쳐 잘 익은 김치가 비만 억제와 혈압 강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치의 효능이 점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김치 수출과 김치 산업도 점점 각광받고 있다. 김치 생산 자체를 넘어 김치와 관련한 유통, 포장, 건강, 외식, 문화 관광 등 여러 방면의 산업들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천년이 넘도록 우리와 함께 해온 가장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음식, 김치가 한류 열풍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김치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 사랑받기 위해선 김치가 갖고 있는 유산균을 이용해 김치 캔디, 김치 아이스크림 등과 같은 응용제품을 개발해서 기호식품화해 소비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세계 각국의 입맛에 맞고, 현지에서도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레시피 보급 등 끊임없는 연구와 홍보 전략을 세워 실행해 나가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식탁을 책임지던 소박한 찬(饌) 김치. 김치가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많은 사람들이 김치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라 승 용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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