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5도와 용유도 왕산항

서해 5도는 북한 황해도의 남쪽 해안과 가까운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를 묶어 일컫는 말이며,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에 속하고, 우도는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속한다. 서해 5도는 본래 황해도 장연군(백령도대청도소청도)과 벽성군(연평도)에 속해 있었으나, 남북분단과 625전쟁의 결과, 서해 5도는 남한에 속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정학적으로는 서해 5도는 황해 5도라는 표현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한중해로의 중심에 항상 백령도, 대청도와 연평도가 있었던 것이다. 고대 한중해로를 보면, 600년대 이전까지는 산둥반도에서 직접 황해를 횡단하지 못하고, 옌타이로 거슬러 올라가서 따렌으로 뽀하이만을 횡단하여 다시 단둥, 신의주, 남포를 거쳐서 백령도와 장연사이의 해협을 지나서 내려오는 연안로를 활용하였다. 660년에는 소정방이 산둥반도 웨이하이시 룽청시에서 출범해 황해를 횡단하여 백령도를 거쳐서 덕적도로 남하하여 백제에 이르는 횡단로를 활용하였다. 고려시대에는 대청도에 수역을 설치하여 개성(개경), 대청도, 평양(서경) 및 중국을 잇는 주요 항로로 활용하였으며, 고려와 몽골이 강화한 이후에는 백령도, 대청도 등은 원나라 황족의 유배지로 활용되었고, 대청도에 유배되었던 명종과 순제는 원나라 황제가 되었다. 서해 5도는 2007년 10월 4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협력지대로 중심과제였으며, 최근에는 백령도 인근 해역의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긴장이 매우 고조되었다. 따라서, 서해 5도의 긴장완화는 한반도 평화와 직결되므로 평화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며, 그 중 하나가 서해 5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서해 5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항하고 있으며, 백령도는 4시간, 연평도는 2시간 20분이 소요된다. 그 런데 인천국제공항 옆에 있는 용유도 왕산항에서 출항할 수 있다면 백령도는 3시간, 연평도는 1시간 20분으로 소요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서해 5도로의 접근시간을 최대한 단축하여 지구인의 왕래를 편리하게 한다면, 서해 5도는 황해의 중심 섬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용유도 왕산항은 2014년 아시안게임을 대비하여 마리나(요트 계류장)로 개발될 예정이며, 역사적으로 영종도와 용유도는 인천에서 연안로의 선박 접안지로 수천 년 전부터 발달하였던 곳으로, 결국 도시의 발달은 원시반본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최정철 인천지식재산센터 센터장

창조적인 정치를 위하여

머리가 좋은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본질에 앞서 전술전략이 우선하는 정치판에서는 좋은 일이 아니다. 머리만 좋고 거기에 인성이 따라주지 않았을 때, 그 좋은 머리가 공정성을 잃고 자기편만을 위해 사용되어 결국에는 모두에게 피해를 안겨주기 때문이다.오늘날 한국사회의 제반 문제는 본질의 왜곡과 집단 이기주의로부터 비롯되어진다. 그 결과 불쌍한 것은 학생들이다. 교육의 목표는 대학 입시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고 대학입시는 개인의 출세와 성공만을 목표로 한 것처럼 보인다.그동안 병렬식 기억력 위주의 자격시험으로 합격한 사람들이 출세하여 최고의 의사 결정권을 갖는다면 이 사회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오로지 경쟁력만을 강조하고, 모든 것을 2분법으로 나누려는 세상에서 오직 네 편, 내 편을 가르고 둘 중의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이 나라가 앞으로 과연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실제로 모든 것을 평등하게 만들 수 있다는 시각이나 모든 것을 경쟁체제로 몰아가려는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 세상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공정한 판단을 위해서는 좌우의 줄긋기를 허물고 본질을 알아야 한다. 이념에서 벗어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제 각각의 문제들 속에서 본질을 중심으로 360도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창조경영이다.이제 우리는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좌우 어느 한 쪽에 안주하려 하지 말고 옳은 쪽이 어디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고정의 틀을 깨고 더욱 나은 제3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창조의 본질인 융합의 모습이다.창조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창조와 모방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아무 형태도 없는 것에서는 새로운 것이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모방을 통해 나타난다.우리 시대의 석학인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면 아버지는 덥다고 문을 열라 하고 어머니는 모기가 들어온다고 문을 닫으라 한다. 바로 우리의 현실은 문을 열거나 닫으라는 2분법만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때 방충망이라는 창조의 문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 창조의 근원은, 문제와 문제의 틈 사이에서 섬광처럼 빛나는 생각이다. 모순의 대립각 속에서 답답함을 풀어 제치고 터져 나온 깨달음의 탄성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많은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바로 그 자체가 창조의 적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자기편 가르기와 소기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쟁의 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창조와 융합은, 궁극적으로 정치의 새로운 구원이 되는 것이 아닌가? 경기창조학교 사무총장 이청승

기업의 국외진출과 세금

사업에 성공하려면 어떤 요건들이 충족되어야 할까? 경제학에서는 토지, 노동, 자본, 경영을 생산의 4요소라고 정의한다. 저렴하고 교통이 좋은 땅과 양질의 노동력, 충분한 자본, 훌륭한 경영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실제 경영에서는 기술, 시장, 고객수요, 정부정책 등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세금도 경영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경영자가 세금을 잘 이해하면 사전에 대비하여 절세할 수 있지만, 경제행위가 종결된 후에는 세금이 이미 확정되어 고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기업이 회계사나 세무사 등 전문가에게 세무문제를 의지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이 질문하는 특정문제 위주로 자문을 제공할 뿐 모든 문제를 알아서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결국, 세금 문제는 기업과 경영자의 책임으로 귀결된다. 경영자가 모든 세금을 알 필요는 없지만, 중요 포인트를 이해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나라마다 조세제도가 다르므로 기업이 국외로 진출하는 경우 세금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가령, 2개국에 걸쳐서 사업하는 경우 기업이 얻은 이익에 대하여 2개 국가의 과세권이 관련된다. 투자국과 진출국 모두 해당 기업의 전체 이익 중에서 더 많은 부분에 대한 과세권을 가지려고 할 것이다. 한편, 기업의 입장에서도 투자이익을 본국으로 회수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최소화하는 문제가 제기된다.국가 간 과세권의 충돌을 조정해 주는 장치가 없다면 여러 나라에 걸쳐 사업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다. 이를 방지하고자 국가 간에 이중과세방지협약이 체결되었다. 이러한 협약의 주요 내용 중 하나가 이전가격 과세이다.이전가격은 다국적기업의 관계회사 간 내부거래에 적용되 는 가격으로 모회사와 외국 자회사 간 거래가격을 말하는데, 공정한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각국 국세청은 기업이 재외 관계회사로부터 비싸게 수입하거나 싸게 수출하는 등 이전가격을 조작해 국외로 이익 을 이전한다는 의혹을 가져왔고 최근 중국 등에서 이전가격 과세가 강화되었다. 따라서 국외진출기업은 이전가격과세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준비가 요구된다. 이전가격 등 국제적 세금 문제는 특수 분야에 해당한다. 중소기업들이 전문인력을 고용해 독자적으로 대응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하여 안산세무서는 6일 해외진출기업을 위한 세금교실을 무료로 개최한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외국진출에 따르는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비해 세계시장에서 유리한 경쟁력을 확보하길 바란다. 송바우 안산세무서장

거꾸로 보면 밝아지는 세상

1970년 후반, 식목일 날을 맞아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지역을 방문했다. 당시 관선 군수는 모처럼 자신이 관할하는 지역을 찾은 도백에게 잘 보일 기회를 찾다 지역 유지들과 군 간부들 앞에서 도백에게 부탁 한 가지를 했다. 지사님 모처럼 우리 군을 방문해주셨는데 지역 주민과 공무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말씀 한마디 해주시죠. 군수는 도지사를 한껏 띄워 줄 요량으로 지사에게 인사말을 부탁한 것이었다.도지사는 멈칫하다가 부탁을 무시했다가는 군수의 체면을 구길 것 같아 못이기는 척 한마디를 했다. 심조불산, 호보연자 얼마나 좋은 말입니까?라며 참석자들에게 되물었다. 다들 내용을 아는 것처럼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기 시작했다. 한참 침묵이 흘렀을 때쯤 도지사는 기지를 발휘해 지금 내가 한 말을 거꾸로 읽고 의미를 생각해 보라는 것이 아닌가? 또다시 침묵이 흐르더니 다들 박장대소하며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도지사가 한 말이 고전에서나 읽었음 직한 어려운 사자성어인 줄 알고 다들 이 한자 저 한자 갖다 붙여가며 해석하려고 생각에 여념이 없던 인사들이 산불조심, 자연보호라는 단순한 단어를 거꾸로 말하니 그럴싸해 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날 도지사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행동양식의 근본이라는 것을 참석자들에게 위트 있는 메시지로 전한 것이었다.당시 실제 있었던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까지 전해진 이 이야기에는 분명한 교훈이 있다. 그렇다. 우리는 사회가 복잡 다변화하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본질적인 문제나 내실 있는 생활보다는 겉치레를 쫓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여겨질 때가 잦다. 산불조심 이나 자연보호를 거꾸로 말하면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단한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이야기로 여기다가 그 뜻을 이해하고 나서는 에이~하고 하찮은 말처럼 치부해 버리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뿐인가? 젊어서부터 뚜렷한 직업관을 갖고 산업 현장에서 자신의 일에 땀 흘리는 사람보다는 하는 일은 변변치 않아도 좋은 학벌을 가진 사람을 더 우대하고, 많지 않은 수입을 쪼개어 사회적 약자와 나누는 사람보다 수십억, 수백억을 가졌지만, 재산을 지킬 줄만 아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겉치레일 것이다. 겉치레의 굴레가 우리를 구속할지라도 가끔은 한 번씩 세상을 거꾸로 보는 눈을 갖자. 세상이 새롭고, 밝아질 것이다.오용원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

집단소송에 대한 소고

최근에 대구 공군 비행장 주변의 소음공해에 대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대한민국은 지역주민들에게 약 500억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승소판결을 이끌어 낸 변호사가 성공보수금과 관련하여 의뢰인들인 주민들로부터 성공보수금을 반환해 달라는 민사소송과 함께 형사고발까지 당한 일이 있었다. 주민들은 성공보수금 약정에 대하여 잘 알지도 못했고 지연손해금의 의미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판결원금은 500억원이고 지연손해금은 278억원 정도 되는데, 그 지연손해금 전액을 성공보수금에 포함해 사달이 난 것이다. 지연손해금은 금전청구금액에 대한 일종의 이자로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 의하면 소장을 받은 다음 날부터 완제시까지 20%의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 집단소송의 경우 수임변호사는 먼저 자기 비용으로 소송비용을 모두 대납하고 나중에 승소하면 성공보수금으로 상당한 금액을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집단소송의 당사자들은 실제로 변호사를 만나보지도 않고 대표자와 몇 명의 사람들이 가서 약정한다. 그리고, 나중에 승소하면 소정의 금액을 분배받는다. 변호사가 소송의 승패에 대한 전적인 위험을 부담하고 의뢰인들은 패소하더라도 사실상 손해 보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집단소송 수임 때 변호사가 상당한 성공보수금을 받는 것으로 정하였다고 해서 이를 부당하거나 부도덕하다고만 볼 수 없는 면도 있다.법원에서 성공보수금 약정을 어떻게 판단할지 지켜보아야겠지만, 이번 사건을 통하여 변호사가 자신의 수익을 위하여 집단소송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대중을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집단소송을 맡기려는 일반인들도 결과가 잘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무책임하게 소송을 위임해 놓고 나중에 결과가 좋으면 파이를 같이 나누자고 주장하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집단소송을 할 소송단을 모집하는 변호사들도 여럿 있는데, 이들은 몇만원 밖에 안 되는 소액으로 소송단을 모집하지만, 그 숫자가 많다 보니 수임료가 수 억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도 영업해야 하고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수임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 현실이어서 인터넷으로 집단소송단을 모집하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소송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혹시 한 인격을 금전으로만 환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하고 의뢰인들과 진심으로 소통한다면 의뢰인들도 아까워하지 않고 성공의 공로를 변호사에게 돌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김정혜 변호사

나눔과 배움

요즘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은 중간고사를 보는 기간이다. 이천 지역에 있는 J중학교의 시험 때 풍경이 이채롭다. 이 학교 선생님들은 아이들보다 먼저 출근해 시험공부에 지쳐 얼굴을 찡그린 아이들을 안아주고 쓰다듬고 초콜릿도 나누어 주면서 격려를 한다. 시험 때면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이 안쓰러워 선생님들이 생각해 낸 묘안이다. 이 학교 아이들은 그렇게 선생님의 품 안으로 다가선다.배움의 출발점은 선생님의 품에 안기면서부터이다. 선생님 품을 벗어난 아이들에게는 아무리 좋은 교육도 허사다.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에게서 상처만 받아 정신적 외상[trauma]을 가진 초등학교 아이가 있었다. 이에 선생님이 왼손으로는 아이를 안고, 오른손으로는 가르쳤다. 아이는 얼마 후 외상을 이기고 정상으로 돌아왔고 기초학력 미달에서도 벗어났다. 스킨십을 통해 선생님의 품을 어머니 품처럼 느꼈기 때문이란다. 시흥의 D초등학교 이야기이다.이것이 나눔, 배움, 돌봄의 책임교육 공동체라고 하는 혁신학교 키워드의 첫 번째 나눔의 모습이다.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나누고 정을 나누면서 관계가 형성되고, 이 관계가 배움으로 이어져 창의력, 소통능력과 같은 미래 핵심역량이 길러지는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는 어떻게 하면 즐거운 배움, 가치 있는 배움이 일어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가지고 고민한다. 토의토론학습, 협동학습, 프로젝트 학습, 배움공동체 학습, 성장을 전제로 한 평가 등이 그것이다.아이들 간 토론학습을 통해 문제 인식능력, 창의력이 생기고, 이에 대한 수업 시간도 신축적이다. 100분, 80분 수업이 있는가 하면 30분짜리 수업도 있다. 학습에서 방치되거나 소외되는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배려하는 일도 중요하다. 배움이 빠른 아이와 늦은 아이를 한 모둠으로 묶어서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물어보기, 스스로 해 보기, 내가 알게 된 것을 남에게 전달하기(즉 가르치기) 등의 경험을 누적시키면서 아이들은 배움의 즐거움과 배움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도 느끼게 된다. 앎이 삶을 가치 있게 하고 앎으로써 진실해지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이러한 혁신학교의 실험들은 점차 다른 학교들로 퍼져 나가고 있다. 양주의 J중학교 선생님 중에는 명예퇴직을 하려고 준비했던 선생님들이 있었단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교육을 알고 나서 명예퇴직을 철회했단다. 그런 교육이라면 정년퇴임을 하는 그날까지 교단에 서겠다는 것이다. 그 선생님들 파이팅이다. 김국회 수원교육지원청교육장

스트레스는 교통사고로 가는 지름길

미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아침에 부부싸움을 한 운전자는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정서적으로 불안전 할 때는 판단력이 흐려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졌을 때는 난폭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침 출근길에 집에서는 상쾌한 기분으로 나갔다 하더라도 복잡한 도로에 나가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뒤에서 경음기와 상향등을 켜 가면서 과속 등 법규위반을 강요하는 경우나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마구 끼어드는 차가 있을 때는 화가 나기도 하고,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거기에다 앞차가 갑자기 급정거하거나 급차로변경을 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른바 강아지 족보가 입에서 튀어나오기도 합니다.이러한 스트레스는 바로 교통사고의 원인이 됩니다. 현대의 모든 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스가 바로 교통사고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차가 신경질적으로 달리면 사고와 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다른 운전자들의 그릇된 운전태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운전자들이 보복을 가하듯 또 다른 운전자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는 운전을 하게 된다는데 문제는 더 커지는 것입니다.또한, 자신의 난폭운전이나 법규위반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다른 운전자들의 사소한 실수에는 화를 내는 운전자가 많은데, 이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피해가 다시 자기에게로 돌아오게 됩니다.대책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여유 있는 마음과 양보는 운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운전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목적지까지 간다면 더없이 좋겠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퇴근길에 교통방송을 청취하면서 교통정보도 얻고, 기분 좋은 음악으로 아주 편안하게 귀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면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10분만 일찍 나와도 예기치 않은 도로정체나 돌발적인 사고에 어느 정도는 대응할 수 있다고 봅니다. 10분의 여유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안전운전을 보장해 주는 것입니다. 조금 늦게 출발했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늦지 않으려고 눈치를 봐가며 끼어들기를 해야 하고 앞차가 조금만 게으름을 부려도 화가 날 것입니다.스트레스를 줄이려면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하고 마음의 여유는 바로 시간적인 여유에서 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진형 도로교통공단 경기도지부 교수

나의 생각나무를 키운다

얼마 전에 옛날 영화 노틀담의 꼽추를 다시 보게 되었다. 처음 시작 인트로(intro) 부분의 장면 하나가 그대로 각인되어 떨어질 줄 모른다. 원작 소설의 모티브가 된 단어 ANAYKH 때문이다. 노틀담 성당의 지하 벽면에서 발견된 이 글자는 고대 그리스어로 숙명, 슬픈 운명의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20대 후반의 젊은 작가 빅토르 위고는 이 글씨를 새긴 사람의 삶의 고통과 슬픈 사랑의 운명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세계관 인간관 그리고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을 설정하고, 성격을 부여하고, 서글픈 운명을 제시하며, 커다란 이야기를 엮어냈다. 지금도 이 이야기는 영화로 애니메이션으로 뮤지컬로 제작되어 여전히 흥행을 누리고 있다. 하나의 낱말이 소설의 탄생을 넘어 문화를 낳은 셈이다.이처럼 생각은 상상을 낳고, 상상은 창조를 낳고, 창조는 예술과 문명을 낳고, 예술과 문명은 문화와 삶을 낳는다. 그리고 삶은 다시 생각을 낳는다.생각(think)은 사고력에서 나온다. 불쑥 머릿속으로 기어들어온다. 하루에도 오만 가지 생각이 바람처럼 이리저리 마음대로 들락날락한다. 뒤죽박죽이다. 이들 중에서 하나를 붙잡고 매달리면 생각은 고뇌와 사색과 성찰로 바뀐다. 상상의 씨앗으로 자란다.상상(flow, imagine)은 상상력에서 나온다. 생각 중에서 하나를 붙잡고 매달려 키워가면서 몰입의 과정을 거쳐, 시간과 공간을 입히고 형체를 부여하면, 흐리던 영상은 차츰 선명해지면서 정형으로 다가온다. 이것이 창조의 실마리가 된다.창조(create)는 창의력에서 나온다. 상상 중에서 정형으로 다가온 것에 나의 경험과 남의 경험을 섞어서 그려내 발전시킨다. 발명이 된다. 창작이 된다. 과학과 기술로, 예술과 문명으로 자란다.예술과 문명(make, perform)은 구성력과 표현력에서 나온다. 문학으로, 미술로, 음악으로, 무용으로, 그리고 영화로 우리 앞에 나타나면 그것은 예술이다. 과학으로 제품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면 쓰임을 담은 기술이요 문명이다. 진(眞), 선(善), 미(美), 용(用)으로 우리를 편리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해 준다. 예술과 문명으로 태어난다.문화와 삶(use, utilize, live)은 운용력과 이용력에서 나온다. 예술과 문명으로 나타난 것을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즐기고 이용한다. 특정 계층이나 부유층의 전유물에서 점차 대중화된다. 그러면 생활이 되고 일상이 되고 삶이 되어 흐름을 이룬다. 어느덧 낯설지 않고 당연한 것이 된다.좋은 계절이다. 생각이 삶을 낳고, 삶이 곧 생각을 낳는다. 보고 듣고 만들고 꾸미고 행동한다. 책을 읽고 사색한다. 씨앗을 많이 갈무리한다. 나의 생각나무를 부지런히 물 주어 키운다. 김태석 용인교육지원청 교육장

함께 사는 길

길거리에서 과일을 따먹고 농사를 짓던 원시를 지나 영주와 농노가 구분되는 중세사회로 가며 인간의 생활이 조금은 나아졌다. 한참 지나 산업혁명이 발생한 이후 대량생산(mass production)의 기틀이 만들어지고 풍요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오래갈 줄 알았던 풍요의 세월은 1900년대 초반 대공황을 맞으며 흔들리게 된다. 이 때 케인즈(Keynes)라는 경제학자가 나와 지금의 문제는 수요의 부족 때문이니 정부가 나서 정부지출을 증가시키면 국민소득이 증대될 것이므로 치유가 가능하다며 정부지출증가를 처방으로 제시했다. 케인즈의 말은 적중했고 이후 경기침체가 있을 때면 늘 케인즈의 처방이 적용되며 경제운용이 이루어졌다.지금 전 세계의 경제사정이 악화일로에 있다. 그리이스의 상황이 악화되며 유럽 전체가 흔들리고 있고 미국의 상황도 마찬가지여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환율도 계속 상승일로에 있고 주가가 계속 폭락하여 투자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 상황이다. 한 마디로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다. 미래에 대해 확신이 없으면 기업의 투자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사람들의 소비지출도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소비나 투자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케인즈가 지적했던 수요가 부족해지고 수요가 부족하면 경기침체는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모두들 미국의 눈치만을 보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과거 양적 팽창정책의 약발이 그리 오래가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정부개입으로 오늘의 침체를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이래저래 한계적인 상황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모두를 풍요하게 만들 줄 알았던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의구심도 없는 것은 아니다. 첨단의 그 무엇이 없으면 국가이든 개인이든 미래가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고, 여러 가지 목지혜택이 국가재정의 발목을 잡아 재정운용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이제 진지하게 우리 모두를 돌아보아야할 시간이 된 모양이 다. 세계화보다는 한 나라 그리고 지역공동체에 관심을 가지며 이웃과 함께 살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세계화의 시장에서는 일등만이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등이나 삼등도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사라져버린 대가족제도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3대가 함께 살아간다면 육아나 탁아를 위한 비용이 현저히 줄어들고 젊은이와 노인이 함께 산다면 노인복지를 위한 재원도 많이 절약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남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만 우리 모두가 빈곤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최영한 파주웅지세무대학 총장

잘 짜인 도시개발이 성공한다

맘마미아, 캐츠, 시카고처럼 그 누구든지 이름만으로 알 수 있는 유명한 뮤지컬이나 연극의 성공에는 잘 짜인 연출이 뒷받침하고 있다. 훌륭한 연출은 극의 종류에 따라 무대라는 큰 장식뿐만 아니라 거리의 가로등과 같은 아주 자그마한 소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관성을 가지고 구성돼 있다.하나의 도시를 창조하는 것 역시 마치 연극 작품의 무대를 설치하는 것처럼 계획의 모든 단계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관성을 갖도록 추진돼야 한다. 도시개발사업의 성공 역시 작품의 무대처럼 도시계획, 건축설계, 토목 등에 이르는 모든 면에서 자유로운 연출에 따른 도시의 유기적 구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재 도시개발 관련 제도는 고도성장기에 급속한 주택문제 해결을 위한 분업적 차원의 대량생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도시의 유기적 기능이 상실돼 왔다. 도시개발 정책에 대한 이해와 합의를 확대해 나간다고 하더라도 도시개발 방식의 구조적인 변화와 기법의 발전 없이는 도시개발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2003년에는 국토의 계획과 이용과 개발에 관한 국토체계를 전면 개편하였다. 새로운 국토계획과 관리제도에 맞추어 개발 관련 법제도 등이 많이 정비되고 있지만, 도시개발의 제도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도시의 전체 구성을 고려한 건축설계에 따른 도시개발이 배제된 기존의 도시개발시스템은 분명 개선돼야 할 것이다. 그 무엇보다 발주처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도시설계를 구성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선이 급선무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선행된다면 대한민국의 어느 도시가 세계 유명 도시들과 이름을 나란히 할 기회를 여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의왕도시공사는 주어진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도시개발 계획 및 전략을 마련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잘 짜인 연출에 의해 마련된 훌륭한 극무대처럼 의왕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도시개발사업 역시 도시설계에서부터 세부적 계획 및 거리의 자그마한 소품까지 모든 단계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도시공간을 구성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백운지식문화밸리사업과 오매기지구장안지구의 도시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의왕도시공사의 이러한 노력은 작금의 도시개발시스템이 가진 제도적 제약과 한계를 극복하고 어느 유럽의 유명한 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명품창조도시로 거듭나도록 앞장서 나가고자 한다. 이용락 의왕도시공사 사장

배려와 존중

나는 매일같이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럴 때마다 항상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본 적이 없다. 특히 지역구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일거수일투족이 주민들에게 그대로 노출되기 마련이어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작은 것 하나도 부풀려져 소문이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적이 있었다. 내가 어떤 자리에 앉은 채로 다른 사람과 악수를 했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실제 그러했다면 복잡한 식당에서 경황이 없던 중에 순간적인 실수였을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음식점에 앉아서 식사 중에 누군가와 마주칠 때면 그 소문을 기억하며 더욱 신경을 써서 인사를 나누곤 한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벌떡 일어나 인사하고 악수를 한다. 서 있는 상태로 인사를 청해오는 사람을 앉아서 맞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모습이 아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가까운 지인들과 모임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내게 말을 건넸다. 그는 나보다 2~3살 나이 많은 사람으로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이긴 하지만 친분이 깊은 사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는 내게 반말로 깔보듯 말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상태에서 기분이 상한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그와 약간의 언쟁을 벌여야만 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때 화를 조금 더 참았어야 한다는 후회를 뒤늦게 하긴 했지만, 1~2살 나이가 어리다고 아무 곳에서나 무조건 반말을 하고 하대하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모습은 아니다. 의회 내에서도 반말과 욕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었다.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돌연 반말로 질의하는가 하면, 회의장에서 손뼉을 쳤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참고인 석을 향해 반말로 호통치듯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데 전후 사정을 살필 필요도 없다. 두 장면 모두 배려와 존중이 있는 언행은 결코 아니었다. 그런 모습이 보일 때마다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더 나빠지기 마련이다. 경기도의회도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해 연말까지 일정이 빡빡하다. 회의 중에 때로는 목소리가 커질 때도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 의원들 모두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잃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본다.강득구 경기도의회 기획위원장

성년후견인 제도의 도입

영화 노트북은 치매에 걸려 과거를 잊고 살아가는 할머니에게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읽어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가난한 목수의 아들 노아와 부잣집 딸 엘리는 열렬히 사랑하였던 아름다운 시간들이 있었지만,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엘리는 치매에 걸려 사랑하는 남편도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산다. 이제 고령화 사회는 우리 시대의 화두이다. 배우자 사망 후 혼자 살던 노인이 치매질환에 걸리면 자녀의 부양을 받기보다 보호시설에 가거나 또는 치매에 걸린 부모의 재산을 사업자금에 쪼들린 자녀가 탕진하는 예도 주변에서 가끔 보게 된다.치매에 걸린 노인들도 한때는 풋풋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였고, 젊을 때 땀 흘려 열심히 재산을 이루었건만, 치매에 걸릴 때 맞게 되는 현실은 가족들의 고통과 치매에 따른 재산관리의 어려움,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의 재산탕진이다.그럴 뿐만 아니라 지적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도 자신의 사후 장애자녀가 어떻게 재산을 관리하고 복지혜택을 누리며 살아갈지 걱정이다.이에 민법은 성년후견인 제도를 도입하여(2013년 7월 시행), 성년후견인이 장애인과 고령 치매로 정신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을 대신해 법률, 의료 등 보호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치매 진단을 받은 노인은 치매악화에 대비하여 미리 믿을만한 주변 사람을 골라 후견계약을 하고 가정법원은 후견감독인을 정해 후견인의 권한 남용을 예방하게 된다.또 가정법원이 전문성과 공공성을 고려하여 성년후견인을 선임하기도 한다. 다만, 후견인에 대한 보수는 피후견인이 부담하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후견인선임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공공후견인 제도를 도입하거나 미리 성년후견인 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냄으로써 자신의 노년에 후견인제도 를 이용할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9월 21일은 세계 치매의 날이다. 최근 개봉한 치매에 관한 영화 소중한 사람: 원제 오리우메를 보면서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이를 보살피는 며느리의 아름답고 행복한 동행을 느껴봐야겠다. 타인이라 할 수도 있고 가족이라 할 수도 있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묘한 관계 속에서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로 고통받는 며느리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여정에 참여하고 싶다.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치매에 걸린 노인이나 모두 우리가 손잡고 같은 시선으로 함께 위로하며 같이 걸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조현욱 법무법인 도움 대표변호사

아이들의 식생활

아내가 오늘 아침에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큰아이의 밥상을 차리는 데 누가 한 달에 천만 원을 준다 해도, 한 달에 백만 원 주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 덜 힘들거라고 말입니다.상당히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언사이지만 아이의 밥상 차림이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이고, 아내가 집안일에 무심한 남편에게 전하는 일종의 항의 표시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오늘 우리의 식탁에 오른 음식을 한번 상상해보십시다. 밥, 어묵국, 김치, 김, 조기. 이 정도네요. 현미경으로 보면 수분,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유기물, 비타민 이 정도지요. 그럼 식탁에서 떨어져서 멀리서 보면 농산물, 수산물 이 정도로 보이면서 더 멀리서 보면 그냥 음식이겠지요.아내의 이야기를 풀어보면 한의사이면서 전통적인 식습관이 교육이 되어온 사상과 현대화된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아이의 식습관이 충돌하고 타협하거나 조정되지 못한 일방적인 관계에 연유됨을 알 수가 있습니다.어미로서, 혹은 한의사로서의 이성적 접근이 아이의 미각이라는 감각적 고려를 하지 않음이 화해되지 못하고 서로 불신 지경에 빠져든 게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하지만, 그러한 일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이 문제가 비단 저의 집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극단적인 육식의 편식, 채소섭취의 혐오, 패스트푸드 섭취로 크게 나뉘는 우리 청소년세대의 음식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학생이나 어른이나 피곤하다는 것은 긴장과 경쟁의 산물입니다. 어미나 아이의 생각은 바로 그러한 현실적인 조건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조건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피를 말리는 경쟁과 위험 속에서 인체는 긴장하고 그러한 긴장을 해소할 에너지를 보급받고자 하는 것이지요.음식은 단백질이나 지방의 조합이 아닙니다. 설령 구성 성분이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로 되어 있다 해도 그러한 음식(물질)은 전혀 차원이 다른 것이지요. 우리가 먹는 음식은 단순한 미시적인 조합이 아니라 우주의 거대한 순환인 셈이죠. 즉 하늘(순환)과 땅(미시적인 조합) 그리고 인간만의 독특한 영혼(사랑이나 존경, 감사)이 들어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을 먹는 것이지요.아이의 식습관은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어미와 아비도 살아온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개인의 욕구와 사회적인 조건 속에서 고민하는 우리 아이들을 볼 때 이는 제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와 같이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하며 부모로서 그 자체를 인정해주는 따스한 사랑만이 끝까지 믿어주는 후견자로서의 역할만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잔 다르크가 되던지 말입니다. 정경진 경기도한의사회 회장

경기만 앞바다를 新해상놀이 공원으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대외의존도는 세계 1위이다.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외의존도는 95.9%로 일본 24.8%, 미국 25.1%, 중국 49.1%, 영국 57.7%에 비해서 크게 높으며, 2011년에는 110% 수준까지 상승해 있다. 대외의존형 경제는 외부의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경제 구조가 바뀌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행에서 탈피하여,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생산소비양식을 만들어 내야 한다. 경기만 앞바다는 이러한 측면에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공간이다. 경기만은 북으로 황해도 옹진반도와 남으로 충남 태안 사이의 만으로 해안선의 길이는 528km에 달한다. 130여개의 섬이 산재하여 일명 경기 다도해를 이루고 있다. 너비는 약 100km, 만입은 약 60km에 이른다. 경기만은 커다란 조수간만의 차이로 너른 간석지가 나타나 어장이 풍부하고, 고급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여러 섬은 바다낚시와 어촌체험, 섬의 독특한 자연과 문화체험장이다. 경기만은 안산시 풍도, 인천시 옹진군 승봉도, 자월도에 의해서 내해와 외해로 구분된다. 내해는 외해와 달리 파도나 조류가 세지 않아 놀기 좋은 앞마당과 같은 곳이다. 이 섬들은 서해바다를 지나는 배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인천, 안산, 전곡항에서 바다로 나가는 낚시, 요트 등의 레저 선박들의 휴식처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우리나라에서도 요트 조종 면허를 가진 사람이 10만여명에 이르며, 올해 면허 취득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나 늘었다고 한다. 새로운 해양레저물류산업화를 위한 안전한 항로와 휴게, 편의, 안전시설은 물론이고, 주요 섬에 해양레저와 물류 인프라를 갖춰야 할 때다.다양한 스타일과 가격대의 선박 공급을 확대하고, 소비자들이 형편과 기호에 따라서 이용할 수 있는 소유, 관리, 이용 방식을 개발하자. 해상 안전교육을 확대하고 안전시설과 시스템을 확충하여 소비의 기반을 넓혀가야 한다. 현재 경기도에서 주관하고 있는 요트쇼에 일반인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그 무대를 경기만 내해 도서지역까지 넓히자. 앞마당에서의 놀이에 이력이 쌓이면 자기 배로 제주도나 부산인들 못가겠는가. 그러면 1,000년전 장보고가 누비고 다녔던 서해 뱃길을 후손들이 되짚어보게 될 것이다.3면의 바다, 만과 리아스식 해안, 다도해, 갯벌을 갖춘 자연환경은 세계적 해양산업 육성에 제격이다.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중국, 일본 등 세계 최대의 배후시장이 있다. 우리가 지중해와 에게해의 해양레저물류산업에 버금가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이다. 이정훈 경기개발연구원 문화관광연구부장

쌀·밥 중심 식생활은 아름다운 문화유산

수확, 결실, 감사의 계절, 가을이다. 논에 누렇게 익어 가는 벼를 바라보면 풍요로움에 더하여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벼농사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어 자연스럽게 논을 중심으로 부락이 형성되었고 쌀은 우리 식문화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5천년 역사를 통해 때론 부의 척도와 가치교환의 수단으로, 때론 우리 민족의 생각과 생활을 대변하는 도구로써 생활의 일부가 됐다.2009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는 전체 에너지의 36%를 쌀에서 섭취하고 있다. 식습관의 변화와 더불어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지금도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먹고 있는 식품이 바로 쌀이며, 밥 중심의 식생활이 국민건강 유지의 근간이 되고 있다. 쌀은 식품영양학적으로 양질의 탄수화물 급원식품이며 밥 중심의 전통식단은 식물성과 동물성식품의 비율과 에너지의 구성비 등이 적절한 영양균형 식단으로 비만과 암 등 현대인의 생활습관병 예방에도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국민의 비만율이 3.5%로 미국(34.3%) 등 다른 OECD 국가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것도 밥 중심의 식생활 덕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에서 듀크대학교의 Key 박사가 육류 식생활에 대비한 밥 중심 식생활의 다이어트 효과를 응용한 Kempners Rice Diet를 개발운영하였고 일본에서 스즈키 쌀 다이어트가 유행된 것도 맥을 같이 한다.최근에는 삼광, 칠보, 호품 등 최고의 밥맛을 지닌 쌀을 비롯하여, 사람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많을 뿐 아니라 밥맛도 최고 수준인 하이아미가 김포를 중심으로 학교급식 등에 활용되고 있다. 그 외에 우리 국민에게 부족한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이 많은 고아미4호,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고아미2호 등 기능성을 지닌 각 종 맞춤형 쌀이 개발되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쌀의 가치와 밥 중심 우리 식단의 우수성이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우리 쌀의 이름(품종명)에 대한 인지도마저 아직 미약하다. 그렇지만 쌀에 관한 한, 우리는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연구인력 및 생산기반 등을 완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쌀을 생산하고 있다. 아무리 식생활패턴이 변한다 해도, 지난 세월처럼 미래에도 역시 쌀과 밥 중심의 식생활은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우리 국민과 사회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전혜경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

콘텐츠 산업의 희망 ‘1인창조기업’

올해 대학생 취업률이 58.6%로 지난해보다 3.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대학생들이 체감하는 취업률은 41.3 %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청년 취업은 여전히 우리사회의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 이공계열이 아닌 인문계열의 경우 문호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해법은 무엇일까? 일인창조기업이나 소규모 창조기업들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주는 것이 대안이다. 특히 모바일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 콘텐츠 산업 분야는 차세대의 동력 산업이자,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경쟁력 있게 대응할 수 있는 분야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추어 국가와 지자체, 공공 기관에서는 도전과 열정을 지닌 젊은 인재들이 꿈과 미래를 펼칠 수 있도록 판을 펼쳐 주어야 한다.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을 보면 대체로 산업계에서 99℃까지 끓어 오른 뒤 국가에서 1%를 더해 주어 비등점인 100℃에 도달함으로써 성공한 예가 많다. 미국의 영화산업은 영화는 국가 산업이라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기 때문에 금융권으로부터 자본 조달이 가능했다. 국가가 영화산업에 직접 투자한 것이 아니라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영화 산업과 관련한 수많은 창조기업들과 일자리들이 생겨났다.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스마트폰의 구매 목적이 통화 품질이 아니라 내가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와 그것은 담는 소비자 중심의 디자인에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마트 미디어 시장에서 한국이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지닌 콘텐츠의 원석인 크리에이터들을 키워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경기콘텐츠창조센터는 올 8월 오픈했다. 창의성과 상상력이 뛰어난 일인창조기업을 인큐베이팅 해서 창의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진흥원의 사무공간을 비워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경기도와 진흥원이 선제적으로 제작비를 투자하여 첫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제작사 오돌또기도 진흥원에 입주해 첫 걸음을 떼었던 창의기업 중 하나였다. 오돌또기처럼 작지만 강한 창의기업, 콘텐츠 산업의 스몰 자이언트(Small giant)의 성공 신화가 경기도에서 계속 꽃피우기를 기대해 본다.성 열 홍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장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

가을이 되면서 낮의 길이가 제법 짧아졌다.날이 늦게 새고, 해가 빨리 기운다.퇴근 후 뒷산에라도 다녀오려면 어둑어둑한 땅거미 길을 걸어야 한다. 하루는 여전히 스물네 시간이지만 줄어든 느낌이다.하루는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다.하루와 인생 팔십은 절묘하게도 그 비교가 맞아 떨어진다.인생에 유아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가 있듯이, 하루에도 동틀녘 아침 한나절 오후 황혼녘 한밤중이 있다.하루 속에 낮과 밤이 있고, 빛과 어둠이 있고, 좋은 일 언짢은 일이 있고, 성공과 실패가 있다.하루는 소중하다.버나드 쇼는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엔 너무 소중하다라고 말했다.젊음의 소중함은 곧 하루의 소중함이다.그날이 그날인 하루를 살면 자신의 인생에게 미안한 일이다.고등학교 미적분 수업시간에 인생은 순간(하루)의 적분이다라는 명제를 생각해 내고, 이를 질문했다가 꾸지람을 들었다는 어떤 이의 이야기가 생각난다.거창한 목표 커다란 계획도 하루하루의 실천과 실행이 있어야 이루어짐이 있다.하루 일과를 마치며, 오늘 하루는 동그라미인지 세모인지 가위표인지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일을 반복해 볼 일이다.커다란 계획도 잘게 쪼개서 실천하고, 나중에 합치면 마지막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영어 단어 3,000개를 외우려면, 미리 기죽지 말고 일년 학습량으로 쪼개 놓고 하루에 열 개씩 외우다 보면 어느덧 그 목표를 이루게 된다.장님 네 명은 각자 따로 코끼리 더듬기를 하였지만, 나 혼자 스스로 코끼리의 동체를 더듬고 다리를 안아 보고 코를 만져보고 꼬리를 당겨보고 하다보면 마침내 코끼리를 말할 수 있게 된다.하루는 매일매일 새로운 날로 태어난다.오늘은 어제와 같은 하루지만, 어제와는 다르다.마치 아침 태양이 매일매일 새로이 얼굴을 씻고 다시 떠오르듯이, 촛불이 밤새도록 그 자리에서 불 밝혀 타고 있지만 새로운 불꽃으로 타오르듯이, 하루는 항상 새날이다.긴 인생 짧은 하루 말고, 짧은 인생 긴 하루로 살아가는 삶을 생각해 본다.사람이 기계는 아니지만, 어제 흔들리는 하루를 살았다면, 오늘은 가지런한 하루를 살려고 노력한다.오늘 준비하지 않은 하루가 흘러가고 있다면, 내일엔 계획을 지켜 나가는 하루를 살도록 다짐한다.큰 계획 큰 그림을 다시 들여다본다.그리고 신발 끈을 졸라맨다.아직 밤 열두시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 김태석 용인교육지원청 교육장

한순간에 어린 생명이…

하루에도 몇번씩 교통사고 소식을 듣는 것이 현실입니다.실제로 교통사고를 접하거나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 여름이었습니다.한가한 주말에 운전을 하고 가다보니, 승합차량이 편도 1차로 도로에서 우측 전신주를 들이받은 사고를 목격했습니다.차량의 파손 흔적을 보아도 심상치 않은 사고임을 직감했고, 부랴부랴 경찰과 구급차를 불렀습니다.뛰어가서 현장에 가보니, 남성 운전자의 다리가 밀린 차체에 끼어서 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문제는 이 운전자 뿐만 아니라, 뒤에 대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운전자는 곧 구급차가 와서 차체를 절단하고 나서야 힘겹게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병원으로 후송되는 것을 보고는 마음을 놓았습니다.하지만, 뒤의 어린아이는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는지,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온몸이 이미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구급차에 의해 실려가는 어린아이는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습니다.저도 순간 숨이 막혀왔고, 안타까운 그 모습에 어찌 할 수 없는 눈물만 흘러 나왔습니다.이렇듯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신 분들은 순간의 운전 부주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교통사고는 돌이킬 수 없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다.우리 인간이 만들어 낸, 문명의 이기가 낳은 자동차가 이제는 인간을 해하는 무서운 흉기로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이 사고를 본 뒤에는 '차라리 자동차가 없는 세상이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자동차가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아주 중요한 것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하지만 우리는 사소한 운전자의 욕심, 혹은 부주의가 얼만큼 본인과 타인을 고통스럽게 하는지에 대한 인식해야 합니다.저도 운전을 하며 매일같이 교통사고 현장에 대한 생각합니다.이러한 생각이 저를 안전운전자로 만들어 놓았습니다.아는 만큼 보인다고, 과속,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 등의 결과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운전대 옆에는 가족사진을 붙여놓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운전자 여러분들도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 한 장을 차안에 한번 붙여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운전을 하면서 잠깐잠깐 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조심스럽게 운전을 하게 될 것입니다.운전대를 잡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번 떠올림으로서 가족의 행복을 지키고, 우리 교통문화가 한결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김진형 경기도로교통공단 경기도지부 교수

엄마손 도시락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을 점심으로 대신한다. 영양사분들이 계시니 고른 영양상태를 확인하고 식단을 마련했을 터이고 어머님들이 식당에서 직접 봉사하시니 설겆이 등 청결상태도 나무랄 데 없을 것이다.이것저것 먹도록 고른 식단으로 구성돼 아이들의 나쁜 편식습관도 없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부부가 모두 일하는 것이 추세인 만큼 분주한 엄마의 아침시간을 절약시키는 역할도 한다.이래저래 급식은 유용한 것처럼 보인다.그래서 당장 전면 무상으로 하자! 아니다,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자! 등을 두고 투표까지 했던 모양이다.그런데 학교급식 식당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그리 개운한 것만은 아니다.중고등학교시절로 잠시 돌아가 보니. 엄마가 직접 싸준 점심 저녁 도시락을 책가방에 넣고 낑낑대며 학교에 온다. 점심시간이 되면 이미 도시락은 식어 난로가 설치되어 있는 겨울 빼면 따뜻한 밥 구경하기가 어렵다.그래도 도시락 뚜껑을 열면 엄마의 사랑과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소시지가 최고의 반찬이라 소시지를 반찬으로 가지고 온 친구는 자기 것을 맛보기 상당히 어려웠다.친구들에게 빼앗기니 말이다.그렇게 뺏고 빼앗기고 웃으면서 교실을 빙빙 돌아가며 친구들과 그리고 엄마와 교감할 수 있었다.물론 도시락을 싸오지 못할 만큼 어려운 친구들도 있었다.부자는 아니더라도 밥을 먹을 수 있는 집에서 없는 친구의 도시락을 싸다 주기도 했었다.그렇게 하며 우정이 더 돈독해진 것으로 생각된다.서울에서 무상급식을 두고 투표하던 날, 학교 교수님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젊은 교수님들은 대부분 도시락 싸줄 시간이 없다고 했다.우리 어릴 때에도 많지는 않았으나 엄마가 교사, 교수, 의사인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그 친구의 집에 가정부가 별도로 없었음에도 엄마들이 바쁜 시간 아침을 마련하고 도시락도 손수 싸주셨다.그것을 고생이라 생각했던 부모들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자식에게 젖을 주는 심정 아니셨을까? 이런 이야기로 젊은 사람들에게 핀잔을 들을까 걱정이 앞선다.그래도 사랑이 부족하고 거칠어 가기만 하는 아이들의 성격과 태도, 엄마의 사랑이 부족해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급식투표하던 날 학교급식 자체에 반대합니다. 만약 한다면 어려운 친구들에게만 공짜로 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었다.도시락이 단순한 점심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영한 파주웅지세무대학 총장

안철수 신드롬의 의미

최근 정치권 화제의 인물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다. 안철수 원장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둘러싼 얘기가 불과 며칠 사이에 급속도로 확대되며, 초미의 관심사가 됐었다. 그는 초기에 출마여부를 고민 중에 있으며, 출마하면 무소속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모두 불과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보다 놀라운 것은 그의 출마설이 나온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와 이어진 그의 불출마선언이다. 가상대결을 가정해 실시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그는 다른 모든 후보들을 압도적인 차이로 앞섰었다. 그런데도 그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자신보다 지지율이 현저하게 낮은 박원순 변호사에게 양보하며 물러났다. 안철수 원장처럼 큰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안팎의 명망있는 인사가 주목을 받은 경우는 이전에도 많았다. 그러나 안철수 원장처럼 아주 짧은 기간에 폭발적인 관심을 일으켰던 경우는 없었다. 무소속을 자처한 정치신인이 불과 며칠만에 여론조사 결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올라섰던 상황은 그야말로 신드롬이었다. 그의 지지율이 높았던 이유는 개인적인 면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여야 정치권 양쪽 모두에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와 박원순 변호사는 기존 정치인과 차별화된 이미지로 비슷한 시기에 후보로 부각되기 시작했지만, 지지율에서는 현격하게 차이가 났었다. 그가 선거에 나서더라도 무소속으로 임할 것이라고 처음부터 밝혔던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틀림없다. 이는 여야를 막론하고 기존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안철수 신드롬이 실제 이번 보궐선거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는 예단하기 힘들지만, 현 시점에서 정치권에 주 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정치권 모두가 깊게 자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치인은 당리당략을 추구하며 소모적인 논쟁에 매몰돼 정작 중요한 민생을 보듬는 일에는 뒷전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현재 각 정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정하는 일만 보더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장수행능력은 제쳐두고 오로지 득표력과 각 정파의 이해관계 만으로 후보를 저울질하는 모습이 보여질 뿐이다. 여야 정치권 모두 안철수 신드롬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간주하고 애써 의미를 축소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각성하고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강 득 구 경기도의회 기획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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