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광복절 그리고 ‘인도주의 4.0’

짐은 깊이 세계의 대세와 제국의 현상을 감안하여 비상조치로써 시국을 수습코자 여기 충량한 그대 신민에게 고하노라. 1945년 8월 15일 정오, 식민지 조선의 수도 경성, 라디오에서 일왕 히로히토의 항복선언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로써 1910년 8월 22일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된 지 36년 만에 질곡(桎梏)의 세월을 끊고 일본제국으로부터 한반도가 독립하게 되었다. 올해로 광복절을 맞이한 지 75년이 흘렀다. 자주독립국의 염원으로 시작된 우리의 광복을 위한 독립운동과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 및 실천의 상관성은 19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59년 국제적십자운동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에 적십자 인도주의 정신이 뿌리를 내리게 된 계기는 바람 앞의 등불 신세였던 대한제국이 추구한 중립외교 정책이었다. 고종 황제는 당시 열강을 상대로 중립국으로서의 외교를 펼쳤으며, 이에 대한적십자사가 1905년 10월에 창립되었으나 을사늑약, 경술국치를 겪으면서 암울하고 굴곡진 우리나라 근대사와 그 운명을 함께하였다. 특히 일제는 1909년 7월 23일 대한적십자사를 일본적십자사 조선본부로 흡수하였다. 이는 을사늑약을 통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함을 적십자 폐지를 통해 대외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독립과 한국인이 자주민임을 대외적으로 선언한 31운동은 비폭력 평화정신인 적십자 이념인 인도주의 정신과 그 맥을 함께하였다. 31운동 후 일제에 의하여 강제 폐지됐던 적십자는 상해임시정부가 부활시켜 대한적십자회를 창립하고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여러 부침(浮沈)을 겪은 대한민국은 1960년 세계 최빈국에서 현재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 무역규모는 세계 6위를 기록하고 있고, 최근 코로나19 관련 어느 선진국보다도 정부의 민첩한 대응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K-방역으로 불리며 세계적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도 국내 최대 인도주의 네트워크로서 전국 45개 기관 48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 한 해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참여하는 약 300만 봉사원, 헌혈자들과 전국 50만명의 직접 수혜자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실천해왔다. 국외적으로도 지난 2017년 세계 192개국을 대표로 하는 국제적십자사연맹 관리이사회로 선출되어 국제적십자운동의 효과적 실천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눈부신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 국민이 가지는 특유의 협동심 그리고 상생의 가치에 대한 존중의 발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과 상생의 가치도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더불어 고도화된 디지털 사회가 가져온 초연결성의 사회가 되레 관계에 대한 피로도를 증가시켜 일종의 JOMO족(Joy of Missing Out, 자발적 아웃사이더)이 늘어나는 사회현상을 맞이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광복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자유 그리고 번영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의 인도주의 이념으로 달성된 것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이에 사랑과 봉사라는 인도적 실천가치를 토대로 협력적 인도주의 공동체가 구현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곧 인도주의 4.0으로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효과적인 인도적 대응이 될 것이다. ※인도주의 4.0(Humanitarian 4.0)은 대한적십자사에서 실용신안 등록함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

[인천시론]‘언택트 시대’를 맞이하며

코로나 19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는 야외 활동에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비롯하여, 인터넷을 통한 이른바 랜선 학습, 랜선 공연 등 이른바 언택트가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 언택트(Untact)란 접촉한다는 의미의 Contact와 부정의 의미 언(un-)을 합성한 신조어로, 기술의 발전을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가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경향을 의미한다. 이 단어는 코로나로 인해 새롭게 생겨난 변화가 아니라, YOLO로 되변되는 신세대들의 사회적 접근과 변화를 상징하는 단어였다. 다만, 현 상황에서 다양한 필요성으로 인해 그 범주가 확대되고 있다. 언택트 산업은 이른바 비대면 서비스 산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이용이 급증했다. 언택트 서비스의 이용은 일시적인 증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전환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국내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언택트의 유용함과 편리함을 지각하고 Webminar(Web+Seminar)와 같은 다양한 형태로 K-언택트가 실현되고 있다. 지난 4월에 발표된 중국에서 발표된 코로나19로 주목받는 중국의 언택트 산업에 따르면 최근 중국 경기가 침체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원격근무, 온라인교육, 원격진료,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 등 산업이 유망 분야로 나타났고, 실제 원격근무 이용률은 코로나 19 방역기간 중 시장 규모가 2018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였다. 또한 중국의 개학이 연기되고 학원들이 문을 닫으면서 온라인 교육서비스가 오프라인을 대체하고 원격진료 서비스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춘절 기간 중 중국 주요 온라인 의료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진료를 받은 이용자는 하루 최대 671만 명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의 원격의료 시장규모는 190억 위안(약 3조3000억원)으로 2015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는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많은 기관에서도 언택트로 인한 서비스와 관련 시장의 확대를 예상하고 있고,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쇼핑, 온라인 원격강의수강, 금융업무, 원격병원 진료, 원견근무등 해당 서비스의 이용에 참여하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언택트 산업의 활성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와 계약직 노동자에 대한 고용 여건 개선이 필요하며 스마트 기기와 키오스크 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와 사회적 약자들의 사회 참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스마트 교육, 직무 교육, 보건 안전 강화 등과 같은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다각적인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 코로나 19는 우리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사회에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마련이 요구된다. 문명국 청운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인천시론] 솔직한 묘비명

묘지명(墓誌銘)이란 죽은 자의 생전 행적을 기록한 글로 대개 돌에 새겨 함께 묻었다. 자기가 쓰고 싶은 내용의 묘지명은 살아있을 때 미리 써놓을 수밖에 없다. 죽은 다음에는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의 자찬(自撰:스스로 쓴) 묘지명은 그의 삶을 통째로 반추해 볼 수 있는 고백서이자 사료(史料)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선 시대 묘지명들은 대부분 남이 써준 것이다. 연암 박지원이 요절한 누님의 상여를 차마 떠나보내지 못해 읊은 묘지명은 조선 산문의 백미로 꼽힌다. 이에 반해 서양의 경우는 대부분 자신이 미리 써놨거나 자신의 저서나 한 말 중에서 그럴싸한 것을 뽑아 무덤 앞 묘비에 새긴다. 그래서 묘비명(墓碑銘:epitaph)이라고 부른다. 서양의 묘비명은 우리처럼 길지 않고 촌철살인이다. 생몰년과 함께 한두 줄 간단하게 표기한다.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묘비명은 자신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대목이다. 그렇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조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쳐지면서. 피츠제럴드가 이렇게 하라고 한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그 대목을 따온 건지 알 수 없다. 이처럼 서양의 작가 묘비명은 그 작가의 작품세계를 궁금하게 이끌어 읽게 만든다. 최근에 인터넷을 보다가 3년 전 타계한 미국 남성 잡지 플레이보이를 창간한 휴 헤프너(1926~2017)가 쓴 묘비명을 알게 됐다. 플레이보이 창간 50주년(2004) 행사에서 미리 쓸 묘비명을 공개했다. 죽기 13년 전이다. 성(性)에 대한 우리의 유해하고 위선적인 생각을 바꾸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했고, 또 그렇게 하는 동안에 많은 재미를 본 인물로 기억되기 바란다. 확인해 본 결과 이 묘비명은 실제 헤프너의 묘비에는 없다. 유족들이 뺀 것인지 주위에서 말린 것인지 알 길이 없다. 헤프너의 미리 쓴 묘비명에 내가 감탄한 까닭은 딱 하나다. 솔직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유명 인사가 죽으면 조사(弔辭)나 묘비명이 위선 그 자체다. 회고록도 마찬가지다. 온통 자기 잘했다는 이야기뿐이다. 반성은커녕 뻔뻔하기 짝이 없다. 이러니 세월이 흘러도 치욕스런 돌덩이에 적힌 낙서에 지나지 않는다. 백선엽 장군과 박원순 시장이 하루걸러 유명을 달리했다. 죽음에 대한 평가도 제각각이다. 문 대통령은 애매한 태도를 취했고 또다시 이념 전쟁으로 나라가 분열됐다. 분명한 것은 백 장군의 죽음과 박 시장의 죽음을 동렬에 올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아마 두 사람도 묘비명이 생길 것이다. 김광규 시인의 시 묘비명을 패러디해서 표현하자면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제대로 기억할 수 있겠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작은 묘비명에서 시작할 수 있다. 휴 헤프너의 묘비명처럼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이인재 건국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인천시론] 조변석개, 부동산 정책

명나라 시대 홍자성(洪自誠)이 쓴 것으로 알려진 수양서(修養書) 채근담의 한 내용이다. 旋乾轉坤的經綸(선건전곤적경륜)은 自臨深履薄處操出(자림심리박처조출)이라. 즉 하늘을 돌리고 땅을 바꿀 만한 큰 경륜은 깊은 물에서 살얼음을 밟듯 조심하는 데서 나온다란 뜻으로 정책의 취지가 아무리 좋고 그 내용이 훌륭하더라도 매우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문재인 정부의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나왔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다주택자와 부동산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 등 세 부담을 대폭 늘리는 것이 골자다. 이번 710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을 3채 이상 가지고 있거나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는 종부세가 두 배 가량 인상된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도 늘어난다. 정부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양도세를 중과하기로 했다. 취득세도 크게 늘어난다. 가히 증세 위주의 세금 종합선물세트다. 반면 지난 617 부동산 대책은 규제 일변도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정부는 뛰는 집값과 갭투자를 막기 위해 조정대상지역(69곳)과 투기과열지구(48곳)를 대폭 확대했다. 이에 따라 경기 김포와 파주, 연천 등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 수도권 전체가 부동산 규제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포, 파주 등 비규제지역 역시 조만간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인천 지역도 강화와 옹진을 제외한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이 중 연수구와 남동구, 서구는 조정대상지역을 거치치 않고 규제가 한 단계 더 높은 투기과열지구로 묶였다. 서구 주민들은 성명서와 청와대 청원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검단신도시의 경우 그동안 미분양에 시달리다 올 2월에서야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617 대책으로 4개월 만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앞으로 서울과 같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받게 됐다. 인천 중구에서는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인 실미도가 부동산 규제를 받게 되는 황당한 일도 발생했다. 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 임기응변식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각종 규제와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기대와 달리 집값이 잡히기는커녕 풍선효과 내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22번째 부동산 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정책의 잘잘못, 효과를 떠나 두 달에 한번 꼴로 조변석개(朝變夕改)와 같이 아침, 저녁으로 부동산 대책을 뜯어고치고 있는 셈이다. 사람은 의식주를 떠나 살 수 없다. 특히 주거, 주택은 삶의 터전으로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채근담 이야기처럼 정부의 부동산 정책, 더욱 신중하길 바란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내가 최숙현이다”… 살아남은 자의 숙제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故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메시지다. 절규하듯 보낸 짧은 문장 너머로 최선수의 힘겨운 심장소리가 전해져온다. 최선수와 그 가족들은 소속팀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사실을 알리고자,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 4월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각 진정서를 제출하였지만, 제대로 된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22살 청춘이 용기를 내 불의에 저항해 보았지만, 거대한 벽에 막혀버린 것이다. 최선수의 동료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고 하며 그동안 이루어진 상습적인 폭행과 갑질을 폭로했다. 특히 식사 자리에서 콜라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어치 빵을 먹도록 강요당했고 체중 감량을 이유로 3일씩 굶는 가혹 행위를 당하기도 했으며 슬리퍼로 뺨을 맞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 질의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자들 모두 폭행사실을 부인하며 죽은 것은 안타깝지만 사죄할 건 없다고 답했다. 분명 피해자가 있고 이를 목격한 사람도 있는데, 가해자만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또한, 주요 가해자 중 한 명으로, 폭언폭행뿐 아니라 치료를 이유로 성추행까지 일삼았다는 팀닥터에 대해서는 주무부처인 문체부뿐 아니라 대한체육회 역시도 그 정체를 알지 못한다고 해, 부실한 선수관리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체육계의 인권침해 행태는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역도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각 금메달을 목에 건 사재혁이승훈 선수가 후배선수를 폭행한 사건부터,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심석희 선수에 대한 성폭행 사건까지 국민들은 분노했고 그때마다 체육계는 철저한 자기혁신을 다짐해 왔다. 이쯤 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조차도 되지 않는 상황에 참담한 심정뿐이다. 과연 체육계가 스스로 변화할 자정능력은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혹시 소수 엘리트가 중심이 되는 우리나라 체육계의 현실상, 체육인들 간 동업자 의식이 자정할 의지조차 없애는 것이 아닌지 심히 걱정이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체육계의 고질병인 가혹행위의 근원적 원인은 문화체육관광부 및 대한체육회 등 스포츠 유관단체들의 안일한 대처와 인권 감수성 부족을 우선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체육계 특유의 엄격한 상하관계와 복종 문화는 폭력과 폭언을 일종의 관행으로 치부하여 감히 문제제기조차 못하게 만들고, 성적만 좋으면 연금부터 병역 혜택까지 얻게 되는 성적 지상주의는 훈련의 완성도나 기록 상승을 위해서는 폭력과 폭언같은 인권침해행태조차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다.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 한다. 선수들의 땀으로 이루어진 스토리는 그 어떤 각본보다도 위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땀의 근원이 폭언과 폭행이라는 반인권적 행태라면, 더 이상 스포츠가 국민들의 마음속에 설 자리는 없어질 것이다. 故 최숙현 선수가 떠난 자리, 한가득 숙제가 남아 있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슬픔만큼이나 무거운 그 숙제들을 어떻게든 풀어내야 할 것이다. 이승기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비, 장마 그리고 완벽한 날들

오늘밤 비 내리고몸 어디인가 소리 없이 아프다빗물은 꽃잎을 싣고 여울로 가고세월은 육신을 싣고 서천으로 기운다꽃 지고 세월 지면 또 무엇이 남으리비 내리는 밤에는 마음 기댈 곳 없어라 도종환 시인의 오늘 밤 비 내리고라는 시이다. 이제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을 것이고 이내 곧 장마를 맞이할 것이다. 비라는 것이 어떨 때는 구질구질 칙칙하다고 불평을 하다가도 어떨 때는 비 내리는 광경에 그리고 소리에 우리는 한없이 깊은 사유(思惟)에 빠지기도 한다. 비 내리는 소리에 내 몸, 마음 어디인가 소리 없이 아픔을 느끼고 소멸해 가고 있는 우리 인생의 어디쯤 노년의 삶을 관조하면서 알 수 없는 근원적인 고독함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것이 비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실 비라는 것이 여러 문학 및 예술 작품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주제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대부분 비와 관련된 작품들은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때로는 쓸쓸하면서 비극적인 소재로 사용되며 한편으로는 긴박한 갈등으로 점철되어 파괴된 후의 소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설 황순원의 소나기나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비를 통해 비극적이면 쓸쓸함을 표현한다면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주인공이 온갖 불의를 극복하고 드디어 쇼생크 감옥을 탈출하고 두 팔을 벌려 비를 맞이하면서 또 다른 소생을 준비한다고 볼 수 있다. 비가 오랫동안 계속해서 내리게 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장마라고 부른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장마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여름철에 여러 날 동안 계속해서 내리게 되면 우리는 장마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장마는 6월 중순에서 7월 하순의 여름에 걸쳐서 동아시아서 습한 공기가 장마전선을 형성하여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많은 비를 내리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이는 동아시아 지역 특유의 기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비가 장마가 되면 우리는 비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속성과 우리가 사고(思考)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경우의 수에서 어찌 보면 나쁜 점만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매년 여름 여러 날 동안 지속되는 비를 통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일련의 감정들을 서구권에 있는 사람들은 7월 한여름 강렬한 햇빛을 즐기면서도 한 편으로는 비가 오길 기다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비와 장마 그리고 완벽한 날들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들의 기대는 각기 다를 것이다. 미국의 시인 메리 올리버는 그녀의 산문집 완벽한 날들에서 날씨에 대하여 올바른 확실성들 사이의 변화의 매듭이고 고요를 뒤흔들어 광란 상태로 만들었다가 다시 그지없는 행복의 상태로 돌아가게 하는 촉매제라고 하였다. 날씨가 가져다주는 어떤 상황에서의 불안정 속에서도 완벽한 날들이 가져다주는 행복과 감사함 그리고 경이로움을 예찬했던 것이다. 장마가 시작되면 비로 인해 피해 보게 될 우리 주위의 재난 취약계층이 먼저 생각나고 어떻게 하면 이분들을 위해 효과적인 재난대비와 대응이 가능할까 고민이 되는 것이 적십자 회장으로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다. 누군가를 감성적으로 만들게 될 비, 누군가에게는 성가신 비, 누군가에게는 장마이겠지만, 비 그리고 장마가 가져다줄 긍정적이고도 완벽한 날은 우리가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수용자 중심의 디지털 포용정책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제12차 정보통신전략 위원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①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 ②디지털 포용 추진계획, ③제2차 3D 프린팅산업 진흥 기본계획, ④제2차 정보보호산업 진흥계획, ⑤실감콘텐츠 인재양성 추진계획 등 5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 등으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확대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디지털 뉴딜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밝힌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은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플랫폼이 혁신해나갈 수 있도록 최소규제를 바탕으로 한 미디어 플랫폼 규제 완화와 1인 미디어 클러스터, 문화콘텐츠펀드 조성과 같은 제작환경의 개선이 중심이며, 3D 프린팅산업진흥 기본 계획은 전문인재 양성, 3D프린팅 융합기술센터 설립과 같은 기업환경 개선안을 제시하고, 실감콘텐츠 인재양성은 지역의 유망산업과 연계한 실감콘텐츠 전문인력양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필자가 유심있게 살펴본 대목은 디지털 포용 추진 계획이다. 본인은 지난 인천시론(본보 2019년 2월20일자 23면)을 통해 스마트 사회와 디지털 소외에서 4차 산업 활성화에 따른 정부의 다양한 추진에 상대적으로 불평등을 경험하는 사람들을 위한 디지털 복지에 신경써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계획에서는 이를 구체화 하는 방안으로 주민센터, 도서관 등 집 근처 생활 시설에 국민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디지털 교육 공간인 (가칭)디지털 역량 센터를 설치(연 1천개 순환운영)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차표 예매, 모바일 금융, 온라인 쇼핑, 인터넷 윤리, 온라인 참여 등 디지털 종합역량 교육을 한다고 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등을 위한 찾아가는 디지털 역량 교육과 함께 국민 누구나 디지털 역량 수준 진단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포용적 디지털 이용환경을 위해 공공와이파이 구축, 농어촌 마을에 초고속 인터넷 보급, 취약계층을 위한 스마트 기기와 통신료 지원 등을 추진하며, 노인장애인의 댁내 또는 집단 거주시설에 호흡맥박활동 감지 센서 등을 보급해 비대면 디지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기술의 포용적 활용 촉진을 제시했다. 이 모든 정책의 방향성 제시를 위한 디지털 포용 법률 제정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에서 제시하고자 하는 많은 부분이 공감하며, 지금이라도 디지털 소외 해소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정부에서 제시하고 추진하고자 하는 다양한 정책에 그들의 니즈가 올바른 방향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당사자의 참여와 함께 그들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정보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정책은 국민이 필요한 것을 적재 적소,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디지털 포용정책이 필요한 곳에, 적절한 시점에 올바른 방향으로 제시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이들의 지혜와 참여가 필요하다. 정부는 포용의 자세로 많은 이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문명국 청운대 화학공학과 교수

[인천시론] 전국민 재난지원금 심사숙고해야

지난 3일 정부는 35조3천억원 규모의 제3차 추가경정 예산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작한 12차 추경에 이어 올해만 들어 3번째로 사상 최대 규모다. 3차 추경으로 인해 국가채무는 모두 840조2천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111조2천억원이 늘어나고 국가채무비율도 38.0%에서 43.7%로 올라갈 전망이다. 이처럼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0년에 이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넘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국가채무비율이 110%인 점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은 재정 여력이 있고 상황이 양호하다고 말했다. 전례 없는 위기에 국가 재정을 풀어야 한다는 점엔 이의가 없지만, 나랏빚이 너무 빨리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우려스럽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28년에는 최대 8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악의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88.7%)와 비슷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몇몇 여권 중진들은 2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1차 지원금이 한두 달 정도 소비를 뒷받침해줄 것이기 때문에 오는 8월이나 9월 초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거론되는 대로 1인당 20만원씩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려면 10조3천5백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엄청난 금액이지만 대중적 인기와 호응은 상당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재난지원금 추가 지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국민의 세금 부담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리스와 브라질의 무분별한 대중영합주의, 이른바 포퓰리즘 정책이 국가를 부도 위기에 빠뜨리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 지사의 2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건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경제 수장인 홍 부총리 역시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했지만, 지난 1차 긴급재난지원금과 마찬가지로 정치권의 성화에 기재부가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대규모 추경을 통해 큰 폭의 재정을 풀어 성장을 이끈다면 국가채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국가채무비율 산술식은 국가채무에서 GDP를 나누는 것으로 분모인 GDP가 늘어난다면 채무비율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또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최근 OECD 발표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GDP 순위는 10위로 두 단계나 하락했다. 한국의 GDP 순위 하락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캐나다(8위)와 러시아(9위)에 자리를 내줬다. 한국의 경제 상황을 마냥 낙관적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쉽고 눈에 보이는 단기적 처방보단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지원하거나 고용을 보장하는 등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초체력을 튼튼히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차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심사숙고(深思熟考)!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내무부 훈령 410호, 국가 주도의 인권유린이 시작됐다

전두환 정권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환경미화라는 명분으로 부랑인을 잡아다 시설에 가두도록 했다. 당시 경찰이나 구청직원들이 역이나 길거리에서 주민등록증이 없거나 행색이 남루한 사람들을 잡아와 형제복지원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시설들로 넘기곤 했다. 1986년 형제복지원 입소자 현황을 보면, 전체 3천975명 중 84%가 국가기관에 의해 보내진 것이라 하니 가히 충격적이다. 이때 단속의 근거가 된 것이 바로 1975년 박정희 정권이 발표한 내무부 훈령 410호로, 부랑인에 대해 신고, 단속, 수용, 보호하고 귀향조치 및 사후관리하여 도시생활의 명랑화를 기하고 범법자 등 불순분자 활동을 봉쇄하는데 만전을 기하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박정희 정권은 1972년 박 전 대통령의 영구집권을 위한 10월 유신을 단행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초헌법적 조치를 담은 긴급조치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내무부 훈령 제410호가 발령된 시기 역시 이른바 긴급조치로 대변되는 암울한 현대사의 한복판이었다. 내무부 훈령 410호는 영장 없이도 부랑인들을 단속하고 시설에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부랑인을 건전한 사회 및 도시질서를 저해하는 자, 사회에 나쁜 영향을 주는 자로 정의하였으나,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아 누구라도 부랑인으로 지목될 수 있었다. 그렇다 보니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조차 길에서 배회한다는 등 갖가지 이유로 부랑인으로 취급하여 영장 없이 잡아들여 시설에 강제수용하기도 하였다. 최근 논란이 되는 한국판 아우슈비츠 수용소 형제복지원 사건, 선감학원 사건 등 모두 국가가 부랑인 단속과정 전체를 조직 지휘하고 단속 현장에는 경찰과 공무원이 투입됐으며, 시설에서 이루어지는 처참한 인권유린에 대해서는 침묵한 전대미문의 국가 주도 인권유린이었다. 어쩌면 이런 사건들이 군부독재 시절 철저히 은폐되었고, 지금까지도 그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국가에 그 원죄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지난달 2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그동안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던 형제복지원 사건, 선감학원 사건 등에 진상 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막판 쟁점이었던 정부가 피해자에 대한 배상 방안을 의무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조항이 정부의 재정부담으로 인해 배제된 것이다.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에게 가해자인 국가가 적극적인 피해배상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지난 과오를 책임지지 않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 이는 심히 유감이다. 향후 21대 국회에서 이를 보완해주기를 기대한다. 역사는 늘 진실의 편이 승리한다. 이제라도 그 진실을 밝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고인이 된 피해자들과 그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시절 국가폭력에 가담했던 공직자들에게 양심선언을 기대해보며, 대한민국 공무원들이 취임 시 반드시 하는 선서문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친다.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고, 국가를 수호하며,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이승기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왕에게 드리는 보고서

왕에게 드리는 보고서(Compte Rendu au Roi)- 1781년 프랑스 절대왕정의 재무총감 자크 네케르가 발간한 회계보고서로써 프랑스 재정의 온갖 추측이 난무했던 시절 절대왕정의 수입과 지출의 여러 세부내역들을 공개한 것으로서 이는 프랑스 혁명의 불씨를 지피는 하나의 사건이 된다. 이 보고서에서는 왕정의 총지출액 2억5천만 리브르 중 무주택 빈민층에는 고작 90만 리브르를 쓴 내역이 나온다. 이 회계장부는 파리의 시민들을 분노케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위의 사건은 최근 매스컴에 계속 보도되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에 대한 논란의 데자뷰처럼 느껴진다. 핵심은 후원금이 어디 쓰였는지 모른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분노가 논란의 불을 지피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아쉬운 점은 이 할머니 회견 이후 여야 정치권의 친일반일 논란으로 번지며 정쟁화되고 있음이다. 이 할머니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서 위안부 인권운동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닌 정의연이라는 단체 안의 적폐를 없애고 위안부 인권운동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자는데 목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 적폐의 사전적 정의는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이다. 그렇다면 이 할머니가 말하는 정의연이 오랫동안 쌓고 쌓은 폐단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아마도 국세청 양식과 다른 회계 관행으로 이어지는 후원금 안일한 관리가 답이 아닐까 한다. 정의연은 수요집회 등 일본군 위안부 관련 사회운동을 하는 공익법인이다. 정의연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하여 지난 30년간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감과 참여, 행동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특히 매주 수요일마다 개최되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수위는 1천440회를 넘어서는 등 위안부 인권운동에 국내외 어느 단체보다도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온 공익법인으로서 그 역할과 성과를 폄하할 수 없다. 압축과 생략은 엄연히 다르다고 한다. 세상을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다 이해하려는 것은 압축이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일이고 생각의 안이함이라고 한다. 지난 30여 년간 위안부 인권을 위해 활동한 정의연의 성과를 압축이라는 시간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조직 내의 적폐를 고민하지 않고 시민단체와 공익법인이 반드시 지켜야 할 책무성을 생략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도 여러 기부자와 후원자의 도움으로 여러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기부자와 후원자의 기부금 사용의 합목적성과 즉시성을 기반으로 집행의 투명성과 공개성의 원칙을 준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7년 기관의 투명성 및 신뢰도 강화를 위해 국내 비영리기관에서는 최초로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했고, 4중감사시스템(국정감사, 감사원감사, 외부회계법인감사, 내부감사)에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국민청구 기반 상시 정보공개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설화(說話)라는 말이 있다. 말은 입속에 감춘 칼과도 같아서 아무리 실언이라도 정치적으로 해석되면 순식간에 설화가 된다. 우리 사회는 진영논리에 따른 정쟁의 가열에서 나와 이번 논란을 공익법인과 시민운동이 한 단계 성장하면서 공익목적 사업의 본질과 책무성의 중요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경호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산업안전보건정책에 노동자 참여 필요하다

세계 노동자의 날을 앞둔 지난 4월말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공사 화재참사로 38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명이 부상 당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08년에서 이천에서 발생한 두 건의 대형참사와 유사해 유족 및 국민이 느끼는 안타까움이 컸다.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2019년 산재사고 사망자는 855명으로 2018년에 비해 줄었으나, 여전히 우리나라는 OECD의 국가중 산재사고 사망률이 높은 상황이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산업안전보건위원회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제도가 있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사업자의 안전 및 보건의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 의결하고 이를 위해 사업장의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같은 수로 구성되어야 한다.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하, 명감) 제도는 산업재해 예방활동에 대한 참여와 지원을 촉진하기 위해 근로자, 근로자단체, 사업주단체 및 산업재해 예방 관련 전문단체에 소속된 사람을 위촉할 수 있다. 명감은 사업자의 위험요인파악 및 검사 입회, 작업환경 측정 및 기계 기구의 검사 입회등의 업무와 산업재해 위험시 작업중지요청, 직업성질환 및 질병에 걸린 근로자 발생시 임시건강진단 실시 요청과 같은 산업재해의 근본적 예방을 위한 업무를 수행한다. 명감이 사업장의 법 위반이나 위험상황에 대해 신고하면 관할 노동청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근로자의 안전보건활동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상황이 조성되어 회사 및 지역별로 긍정적 효과가 일어난다. 명감 제도 도입의 핵심은 아직도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현실속에서 산업재해예방활동에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보장을 유도함으로써 노사가 함께 책임지는 자율적, 협력적 산재예방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외 명감의 위촉과정에서 추천단체의 자격 요건, 추천하는 간부의 자격 요건등에 대해서 지청별로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요하게 쟁점이 되었던 것은 연합단체의 임직원 이라는 요건에서 임원과 직원을 노동조합에서 직접 고용하고 있는 것을 요건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와 조합단체에서는 직접 고용이 아니라 소속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되는 것으로 정리하였으나, 일부 노동부 지청(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북지지청 포함)에서는 이에 대한 부분을 매우 좁게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은 사업주의 추천 대상에는 아무런 자격 제한을 두지 않는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인 역차별을 가하는 해석으로 볼 여지가 있다. 또한, 사외 명감의 경우 현장 출입권이 없어 활동 취지인 산업재해의 예방을 위한 활동을 제대로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어 그 실효성에 대한 개선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노동부와 지청은 산업안전보건에 있어서 당사자인 노동자 참여를 보장하고 있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제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제적인 근로자의 안전 예방을 위한 전향적인 접근과 이들의 위촉과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적극적인 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문명국 청운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인천시론] 스스로 만든 함정만큼 치명적인 함정은 없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추리소설 기나긴 이별을 보면 스스로 만든 함정만큼 치명적인 함정은 없다는 대목이 나온다. 지난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궤멸이 딱 그 꼴이다. 원래 선거에서 지면 모든 욕과 비난을 뒤집어쓰게 된다. 그럼에도 지지자들은 일말의 동정과 아쉬움을 갖기 마련이다. 지금 미래통합당의 자중지란과 황당함은 그런 동정마저도 아까울 뿐이다. 중도층의 안 찍기 잘했다는 말이 실감난다. 토붕와해(土崩瓦解 : 흙더미가 무너지고 기왓장이 부서지다)가 됐는데도 통합당을 찍은 유권자들 가슴에 또 대못을 박고 있다. 앞으로 무소불위의 거대 여당을 견제하기는커녕 제 한 몸도 추스르지 못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미래통합당에 대한 기대는 이제 접는 게 옳다. 그들은 서울 강남과 경상도 지역 정당의 굴레를 넘어서기 어렵다. 코로나 탓할 게 아니다. 시대정신을 못 읽고 변화의 물결을 거스른 대가다. 입만 열면 보수와 정권 심판을 외쳐온 그들은 대안도 내놓지 못했고 보수가 지켜야 할 자유와 인권과 개혁마저도 외면했다. 한 마디로 가짜 보수다. 미래통합당의 옹졸한 틀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어느 정당이건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은 그 후유증과 진통을 겪게 마련이다. 미래통합당에 대한 기대를 접는 것은 보수의 정체성을 상실했고 당을 이끌 기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을 지지했던 국민 41%의 의사는 갈 길을 모르고 미래통합당의 현실에 절망을 느낀다. 당의 기수가 없으면 다음번 대선도 보나마나다. 새로운 당의 기수를 지금의 통합당이 만들 수 있을까? 불가능이 정답이다. 뻔한 얘기지만 보수는 자기 개혁과 함께 외연을 확장해야 살 수 있다. 과거 이념의 잣대로는 유권자를 끌어들일 수 없다. 많은 사람이 사안에 따라 진영을 넘나든다. 어떤 사안에서는 보수적이고, 어떤 사안에서는 진보적이다. 보수의 기반을 넓힐 여지가 있는데도 통합당은 스스로 판 함정에 빠져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하지 않으니 기대난망이고 소멸은 시간문제다. 게다가 집권 의지는 제로다. 1949년 중국 대륙에서는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이긴 게 아니라 장제스의 부패하고 무능한 국민당이 스스로 무너졌다. 이번 총선과 똑같다.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만든 재앙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제 180석의 거대 권력을 손에 쥔 문 대통령의 독주만 남았다. 시원찮은 견제세력보단 한 번 알아서 제대로 해보라는 민심의 뜻이다. 통합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못난 당이 진 것이지 그들이 진 것이 아니다. 그들은 문 정권을 견제했고 나라 빚을 걱정하고 코로나 영웅들에게 적극 공감한 사람들이다. 이제 가짜 보수의 득표 한계가 확인되고 세대교체 공감대는 넓어졌으니 진짜 보수의 가능성도 열렸다. 하지만 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김종인 비대위를 둘러싼 통합당의 추한 모습은 자기성찰은 커녕 파국의 낭떠러지로 스스로 떨어지는 정상배들과 다를 바 없다. 정치를 왜 하나. 탄핵 이후 3년, 세상은 바뀌었는데 그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멀리 보고 젊은 보수를 키워내는 일이 통합당 때문에 좌절될까 두렵기만 하다. 이인재 건국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인천시론] 인천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바란다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이 끝났다. 인구 3백만을 눈앞에 둔 인천은 13개 지역구 중 중강화옹진의 배준영 당선자와 동미추홀을의 윤상현 의원을 제외하고 11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다. 인천이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라는 이야기와 사뭇 다르게 11대 2란 엄청난 스코어, 민주당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여당의 국난극복 프레임이 야당의 정권심판론을 압도하면서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도와 민주당의 거센 바람을 넘지 못하고 인천에서 단 하나의 의석수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당초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정부의 적극적인 방역과 침착한 대응으로 국내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오히려 분위기가 반전됐기 때문이다. 조국 프레임과 경제 실정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민주당은 다수의 중진 의원을 배출했다. 인천에서 처음 지역구 출마만으로 5선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송영길 의원, 20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차기 당대표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4선의 홍영표 의원, 준비된 국토교통위원장이라며 노른자위 상임위원장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3선의 윤관석 의원이 중진의 반열에 올랐다. 이외에 3전 4기 끝에 국회에 입성한 김교흥 당선자를 비롯해 맹성규, 박찬대, 신동근, 유동수 의원까지 재선 의원만 5명이나 된다. 민주당 전체 11명의 당선자 중에서 초선은 3명에 불과하지만 이성만, 정일영, 허종식 당선자는 각각 인천시의회 의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집권 여당이면서 다선 의원들이 대거 포진된 인천 총선 결과에 기대와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야말로 인천 지역 당선자들이 각종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나아가 수도권 역차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 건설교통에 편중되어 있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송도의 열악한 서울 접근성을 개선하고 원도심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GTX-B노선과 제2경인선, 청라와 계양을 잇는 서울지하철 2호선 연장, 제3연륙교 건설 등 굵직굵직한 교통 현안들이 각 당선자들의 공약으로 이미 반영되거나 언론에 공표됐다. 물론 경인전철 지하화 사업 내지 GTX-D 노선 유치 등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다소 애매모호한 공약도 있긴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추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박남춘 시장이 역점을 가지고 추진하는 트램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인천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수도권매립지 문제 등 지자체간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사안에 대해 인천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는 지역 내 공공기관 존치와 유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당선자들의 몫이다. 이번 민주당 압승으로 시와 정치권이 전략적으로 힘을 모으기 쉬워진 만큼 서로 의기투합해 인천 발전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인천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자신들의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는 제21대 인천 국회의원들을 기대해 본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개미지옥’된 라임사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 1조 6천억원의 초대형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이른바 라임사태의 돈줄이자 정관계 로비 역할을 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라임 펀드를 기획하고 운용해온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오랜 도피행각 끝에 구속됐다. 라임사태는 지난 2019년 7월 경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라임자산운용은 투자자에게 펀드 부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연 5~8% 수익률을 약속하며 상품을 판매했고, 같은 해 10월 경 펀드에 있던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서 펀드런 위기를 맞으며 결국 환매중단을 선택하게 되었다. 특히 사모펀드는 펀드 환매를 중단하면 사실상 파산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기에, 4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2%대 초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개인투자자들에게 없어서 못 사던 라임펀드는 한줄기 희망이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은 코스닥 좀비기업의 부실 자산을 대량매입하는 것은 물론, 특정 펀드의 손실을 다른 펀드 자금으로 메우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철저히 부실을 숨겨왔다. 또한 이번 라임 사태는 불완전 판매, 횡령, 무자본 인수합병, 정관계 로비의혹까지 나오며 금융사기 수준을 넘어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관리부실과 금융사의 펀드 불완전 판매 의혹까지 금융권 전반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작금의 라임사태의 원인은, 투자자 보호조치 없이 최소 투자금액은 물론 진입, 설립, 운용, 판매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사모펀드 운용에 절대권력을 준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공모펀드의 경우에는 펀드 설정시 사전 등록해야 하고, 일반투자자에게 판매시 적합성적정성 원칙이 적용되며, 운용과 차입에 대해 규제를 따라야하고 공시의무도 부담한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경우에는 이러한 제약이 없다. 투자자들이 철저한 을의 위치에서 운용사만 믿고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버린 것이다. 결국 모험자본 활성화를 통한 기업육성이라는 사모펀드 규제 완화의 당초 목적이 투기성 기업사냥꾼들의 수익추구의 장으로 변질돼버린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라임운용의 부실 펀드만을 운용할 새로운 자산운용사인 배드뱅크를 설립할 계획이지만, 남겨진 부실 자산만으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얼마나 회복될지는 절망적이다. 또한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사모펀드 현황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최종안을 확정발표했다. 운용사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판매사와 신탁업자,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같은 수탁기관에도 운용사 관리감시의무를 부여하였고, 투자자에게 분기별로 자산운용보고서를 제공토록 하는 등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이 사모펀드 운영리스크와 시스템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각종 규제를 도입할 때, 우리 정부는 먼발치서 이를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 라임사태라는 희대의 금융사기로 인해 펼쳐진 개미지옥, 그 희생양은 안타깝게도 국민들이다. 이승기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포스트 코로나와 사회적 동물인 우리의 연대·협력

중국 명나라 시대의 장편소설인 서유기(西遊記)에는 긴고주(緊)라는 것이 나온다. 이 긴고주는 손오공의 머리에 씌어져 있는 금고리와 연관이 있다. 이 머리테는 절대로 벗어버릴 수 없는 것으로서 긴고주는 삼장법사가 손오공의 머리테를 조이는데 쓰이는 주문을 말한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문명을 이루고 살면서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여러 형태의 긴고주에 괴로워하고 또 극복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류가 처한 여러 가지 인도적 위기는 전쟁과 무력분쟁,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우리 자연생활환경의 악화 그리고 각종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감염병은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 인류의 위험이 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코로나19를 통해 우리가 깨닫고 있는 점은 단순하고 개인적인 이익과 권리에 매몰된 사적인 영역만의 집착을 벗어나 민주적 덕성(德性)을 갖춘 자발적 시민의식의 중요성과 더불어 함께라는 사회적 연대를 통해 사회적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알렉시스 토크빌은 (미국)민주주의를 고찰하면서 민주적 덕성이 결여된 개인이 증가하게 되면 고도화된 개인주의는 국민의 이름으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유일한 수권자인 국가(정부)가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있는 문제점, 즉 민주주의의 전제성 만연해 질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코로나19의 대응 현황에 대하여 세계적으로 조명받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이 주목된다. 우리의 조기대응은 국가 차원에서 전체주의와 중앙집권화된 통제 및 감시, 즉 민주주의 전제성을 통해서 극복하고 있는 것이 아닌 사회적 연대와 국민에게 자발성을 부여하면서 투명하고 적시성이 담보된 대국민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이 스스로 민주적 덕성을 발휘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주목을 받는 것이다. 국내 선도적 인도주의운동 단체인 대한적십자사도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으로 늘어나자 재난관리책임기관이자 긴급구조지원기관으로서 비상체제에 돌입, 재난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이 보내주신 성금 현황의 실시간 공개를 통한 투명성 확보와 집행의 적시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한 결과 4월 20일 현재 약 1천200여개의 단체 및 개인이 적십자에 674억원을 기부에 동참하고 494억원(전체 모금액의 73%)을 확진환자, 자가격리자, 의료기관 및 의료진, 감염병 취약계층에 집행을 하고 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하여 국내외 많은 전문가는 코로나19가 가라앉더라도 우리가 이전 생활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코로나 발생 이전과 같은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절망스럽기만 한 일일까? 이런 점에서 사피엔스 저자로 널리 알려진 이스라엘의 역사학자이며 미래학자인 유발 노아 하라리 말을 인용하고 싶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형성할 것이며, 고립이 아닌 협력의 가치에 기반을 둔 사회적 연대를 통해 인류는 여전히 사회적 동물로 남을 것이다. 그렇다.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게 될 우리는 사회적 연대를 통해 여러 위기를 극복하면서 살아나가야 할 것이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진정 ‘희망가’를 부르고 싶다

문병란 시인의 희망가란 시가 있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얼마 전 미스터트롯에서 소년 가수 정동원이 불렀던 희망가도 있다. 이 풍진(風塵: 바람에 날리는 티끌)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은 무엇이냐. 원곡은 1850년 영국 춤곡을 바탕으로 미국인 제레미아 잉걸스의 찬송 모음집에 수록된 찬송가다. 1910년에 일본에 전래돼 국내에선 1921년에 발표됐다. 곡명은 희망가인데 내용은 절망이다. 일제 강점기의 슬픈 민중가요다. 문병란 시인의 희망가와는 완전 분위기가 다르다. 며칠 후면 415 총선이다. 국민은 총선 결과보다 총선 이후에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가 될지 불안해하고 있다. 여야가 추구하는 나라의 정체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2022년 대통령 선거까지 국론 분열과 갈등으로 피 튀기는 시간을 보낼 것 같다. 공포와 고통과 증오의 시간이다. 게다가 코로나는 전 세계를 과거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변화를 예고한다. 정부의 힘은 더 강해지고 일자리는 감소하며 국제질서 쇠락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개인의 일상과 경제와 사회가 송두리째 흔들릴 것이다. 코로나는 이미 전염병 시대의 도래라는 무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학을 무시한 정치가 몰고 온 재앙이다.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국민의 선택은 늘 위대하다고 떠들지만, 국민의 잘못된 선택으로 나라가 나락으로 떨어진 경우도 많다. 우리 국민은 늘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필요한 선택을 해왔다. 그동안의 국정은 이념 우선, 코드 인사, 편 가르기, 국가 주도형 경제로 진행됐다. 이 방식이 좋으면 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금 좌파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우파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현상은 실체를 검증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문 정권의 3년이 이번 총선의 결정 짓는 잣대다. 좌파든 우파든 매력을 상실한 세력에 국민은 염증을 내고 있다. 우선 당장 나와 내 가족의 안위가 급하다.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지난 100년의 역사다. 누가 100년의 역사를 만들었는가?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가들이었고 625전쟁을 치르면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경제 대국을 만든 국민들이었다. 자유민주주의는 우리에게 지고지순(至高至純)의 가치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절대 명제다. 우리의 잘못으로 단절을 초래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헌정사는 자유, 인권, 법치의 확장 과정이었다. 선거를 통해 수차례 정권교체를 이룬 자유민주제도의 정착 과정이었다. 역대 선거 결과는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도를 넘으면 철퇴를 내렸고, 야당의 무능과 비호감에도 예외가 없었다. 야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금 정권의 무능과 위선을 심판해주길 바라겠지만 과거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의 미래다. 자유와 인권과 시장경제를 지킬 수 있는 체제를 선택해야 한다. 시경(詩經)에 나라는 망했는데 성터에 기장 이삭만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며 탄식한 시가 있다. 나를 아는 사람은 나에게 우울하냐고 묻고, 나를 모르는 사람은 나에게 무엇을 구하느냐고 묻는다. 우리는 정녕 희망가를 부를 수 있을까?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인천시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조삼모사

중국 송나라에 원숭이를 좋아하는 저공이란 인물이 있었다. 그런데 키우던 원숭이의 수가 늘어나면서 먹이인 도토리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에 저공은 원숭이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는 도토리를 아침에 세게, 저녁에 네 개씩 주겠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저공은 할 수 없다는 듯이 그럼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했다고 한다. 얕은 꾀, 잔 술수에 현혹돼 눈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상황을 비유할 때 쓰이는 사자성어, 조삼모사(朝三暮四) 이야기다. 그런데 이처럼 잔꾀로 상대를 기만하고 민의를 왜곡하는 일이 한국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여야 4당이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후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넘기려 하자 당시 자유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동료 의원을 감금하거나 국회 기물이 파손됐고 심지어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민생은 뒷전이고 국회는 마비됐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이 곧 의석수로 연결되기 때문에 사표를 최소화하고 유권자의 한 표 한 표가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제도 도입 자체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처럼 거대 양당의 등장을 막고 다당제를 확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역구(299명)와 비례 의석수(299명)가 같은 독일과 달리 한국은 전체 의석수 300석 중에서 비례대표는 47석에 불과하다. 그것도 캡을 씌워 30석에 한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연동률 50%)를 도입한 반쪽짜리 제도인데다가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여야 정치권의 갈등과 반발로 당초 취지와 다르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누더기가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통합당은 비례의석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온갖 꼼수와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거대 정당이 비례대표를 내놓지 않은 현상도 초유의 일이지만 자신의 위성정당 순번을 높이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들을 이적시키거나 의원 꿔주기가 아무렇지 않게 이뤄지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비례 선거 투표용지에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과 기호 2번 미래통합당은 없었다. 전국 통일 기호를 부여받은 민생당(3번)이 첫 칸을 차지하고 이어 미래한국당(4번), 더불어시민당(5번), 정의당(6번) 순으로 기재된다고 한다. 이러려고 지난 1년 동안 그 난리를 치렀나? 최악의 국회, 일 안하는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 말이다. 거창하게 시작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결과적으로 거대 양당들이 비례대표를 싹쓸이하기 위한 제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총선에서는 어쩔 수 없겠지만 앞으로 다시 쓸 수 없는 제도가 돼버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조삼모사 정치의 희생양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 아닐까?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N번방 추악한 공범자들

만약 악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건 인간이 악마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가 인간의 순수성과 악마성이라는 양극단의 딜레마에서 던진 해답이다.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죄의 영역은 법의 경계까지인가, 아니면 인간의 사유와 욕망의 영역까지도 죄가 될 수 있는가. 필자는 최근 전국민적인 분노를 일으킨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보며 법은 과연 인간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회의감과 함께 법조인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2018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미성년자를 포함한 약 80명의 피해자가 N번방 운영자들의 먹잇감이 되었고, 이를 즐기기 위해 최소 수만명에서 최대 20만명의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냈다. 그들은 다소 수위가 높은 게시물을 올리는 미성년자들을 선별한 후, 경찰 사칭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상정보를 알아냈고, 이를 빌미로 피해자들을 협박해 노예로 전락시킨 후 각종 성폭력 영상을 N번방에 공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범죄행각을 살펴보면 차마 글로 옮기기가 역겨울 정도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난도질당하는 기분이다. 디지털 성폭력과의 전쟁은 계속됐다. 2019년 오랜 기간 웹하드를 통해 불법영상물을 유통하며 거대한 부를 쌓아오던 양진호 회장의 구속을 시작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단톡방에서 성관계 영상을 공개하며 성희롱 발언을 일삼던 유명연예인들 역시 법의 단죄를 받았다. 하지만 수요가 있다면 공급이 있다는 경제논리에 따라, 자극적인 불법음란물을 갈구하는 충성고객들의 존재는 더욱 교묘하고 치밀한 형태의 N번방이라는 괴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현재 국민 여론은 N번방에 있던 관전자들 역시 공범자로 강력히 처벌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아동청소년에대한성보호에관한법률은 아동청소년음란물을 소지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지만, 단순시청자의 경우 어떠한 처벌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보안성이 뛰어난 텔레그램 방에서 사진이나 영상이 오간 흔적을 찾지 못한다면, 소지를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소지의 흔적을 찾는다 해도 이를 배포했다는 증거가 없는 한 고작 수백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최근 국회에서는 불법촬영물을 휴대폰에 다운로드만 해도 처벌하는 것을 포함해 디지털 성폭력을 엄벌에 처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미성년자에 대한 외설사진이나 그에 준하는 영상촬영에 대해서는 그 제작부터 소비까지 모든 가담자를 중하게 처벌하는 영국의 어린이보호법에 비하면 한참 뒤처진 입법으로 보인다. 분명 N번방의 운영자와 그들의 주요 하수인들은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시민의 얼굴을 한 불특정 다수의 충성고객은 다시 일상을 살아갈 것이고, 법의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드는 한도에서 자신의 악마성을 표출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있는 한 디지털 성폭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소라넷과 음란물웹하드, 정준영 단톡방 그리고 지금은 N번방의 모습으로 그 생명을 이어가듯. 이승기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음의 거리 좁히기

작년 12월에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긴장이다. 3월 15일 오전 9시 기준 환자는 총14만4천283명에 사망자 5천665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지역감염으로 분류된 국가는 총77개 국가에 이르며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우리들의 일상적인 삶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일종의 감염 통제 조치다. 행사나 모임을 최소화하고 최소 1.5m 이상 거리를 두고 사람을 만나는 일련의 행위들을 말하며 종교 활동 자제나 직장의 재택 및 유연근무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방안이다. 누구나 예상하듯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될 경우 사회경제적 피로감이 증가할 것이며 이로 인한 피해도 계속 누적 될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의 발표에 의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열악한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크게 줄고 있어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WHO는 코로나19를 대형 인포데믹이라고 지칭하면서 과도한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올바른 정보와 틀린 정보가 마구 뒤섞여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이전의 바이러스성 전염병과 구별되는 점은 잘못된 정보나 악성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정보전염병, 즉 인포데믹(Infodemeic)이라고 부른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에 따르면 인간은 물리적 현실이 점차 불확실해 질수록 사회적 현실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처해 있는 사회적 현실은 어쩌면 막연한 전염에 대한 공포, 일상생활의 쪼그라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자발적 고립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불어 함께하는 공생(共生)의 가치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일반적 합리화로 희석(稀釋) 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방송에서 이탈리아인들의 자발적이며 희망적인 사회적 현실 조성 캠페인을 봤다. 이는 자신의 거주지 외벽에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다(Andra tutto bene)라는 문구를 넣은 국기를 붙이고 있고, #떨어져서 함께(#unitimalontani)라는 캠페인으로 각자의 집 발코니로 나와 이웃과 함께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즉,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희망을 잃지 말자는 취지의 플래시몹이다. 우리나라도 훈훈한 사례는 많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자발적 기부와 자가격리자 지원을 위한 비상식량세트 제작 및 배포 봉사활동이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도 감사한 기부자, 후원자분들의 도움과 적십자 봉사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 자가격리자, 취약계층을 위한 마스크 약 13만여장, 감염병대응세트 및 구호품 세트 약2만2천세트를 제작하여 배포하는 활동을 펼쳤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마음의 거리를 벌리는 것이 아닌 좁히게 만들 수 있는 더불어 같이라는 사회적 현실을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코로나 이후 산업 활성화… 적극적 지원 필요

지난 1월 시작한 코로나19는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및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급속한 전파가 이루어지고 있고, 연일 뉴스에 그 증가세와 함께 확진자 수 증가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코로나19는 많은 삶의 모습 변화와 더불어 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일정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인해 지인, 가족간의 외식업이, 지역적 감염 및 입국차별 등의 우려로 항공 및 관광업이, 학생들의 방학 등으로 인한 교육업, 실내공간의 감염우려로 공연 및 문화업, 그리고 영세 소상공인들에 이르기까지 지금은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업종을 찾기 힘들 정도이다. ADB는 지난 6일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의 수요 및 관광산업의 가파른 감소, 산업계 공급망 붕괴와 건강 악화 등의 문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최소 770억달러(92조원)에서 최대 3470억달러(414조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전세계 GDP가 최소 0.1%포인트, 최대 0.4%포인트의 성장률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치를 나타낼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적 손실이 2천110억달러(약 25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으며, 이러한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 국가가 재정지출을 확대할수록 공공분야의 재정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였다. 국내에서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우려 등으로 인해 원화 환율이 높아지고 있고 코스피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발생한 경제적 손실 추정치는 연구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나, 국립재난연구원 사회재난 피해비용추정 가이드라인 개발 보고서(2016)에 따른 경제적 손실 추정치는 2조3천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때 당시 관광산업에 끼친 피해도 막대했다. 중국인을 비롯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광산업에서만 약 2천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메르스 확산세가 극에 달했던 2015년 7월 외래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코로나19가 변곡점을 맞이하였거나 안정화 단계에 있다는 섣부를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 현 시기는 여전히 보건 및 방역활동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임은 분명하다. 인천 역시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의 산업 및 중소 자영업의 위기 신호는 이미 상당부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인천시에서는 경제대책반을 운영하고 있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을 위한 금융지원, e음카드 지원 확대 등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코로나19에 따른 현재 산업 상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산학연병의 산업지원 컨크롤 협의체 구성을 통해 각 산업별 현황과 맞춤형 지원정책에 대한 공유와 협력이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인천시가 주력으로 지원하고 있는 각 산업에 대한 지속적이고도 효과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긴밀한 지원체계 및 방안 마련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조기 종식되기를 기대한다. 문명국 청운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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