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공동체 시스템은 인류에게 선인가 악인가

공동체에 대한 단상 하나, 인류는 어떻게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4만 년 전, 지구라는 무대에 출현한 인류의 미래는 어두웠다. 인류는 신체적으로 다른 생명체보다 한없이 약했고, 이미 존재하고 있던 생명체는 포식자이거나 경쟁자였다. 모든 시련을 이겨낸 인류는 수많은 생명체를 밀어내고 무대 위 주연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처음에는 단순한 욕구였을 것이다. 그러나 생존에 있어 개개인은 너무나 약했다. 생존을 위해 인류는 무리를 지었고, 공동체를 유지하고자 모든 자원을 골고루 분배했다. 너무나 약했기 때문에 무리를 지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선택으로 다른 생명체들을 압도해 나가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생존에 성공했다. 공동체에 대한 단상 둘, 공생관계의 인류는 왜 서로 경쟁하게 되었는가. 생존에 성공한 인류는 서로 다른 공동체와 경쟁을 시작한다. 과거 인류를 생존으로 이끌었던 공동체 시스템이 유한한 자원이라는 장애물에 부딪히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이 생존에 필요한 정도의 자원보다 더 많은 자원을 원했고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한 전쟁의 역사가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더 무서운 사실은 그 경쟁이 점점 더 작은 공동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동체에 대한 단상 셋, 인류는 왜 기부하는가. 그러나 아직도 인류는 존재한다. 앞으로도 더 존재할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필자는 생존의 열쇠를 또다시 공동체 시스템에 주고 싶다. 수많은 결점에도 공동체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은 직접 경험한 하나의 사례에서 기인한다. 땡볕이 내리쬐던 지난여름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서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2천200명의 여성 청소년들에게 여성용품 6개월분을 제작해 전달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물품이 어떻게 마련됐는 지다. 이 물품은 헌혈자들이 기부한 헌혈 기부권으로 산 물품인데, 헌혈자들이 생명을 나눈 것만으로도 모자라서 본인이 받게 될 보상까지 기부함으로써 마련할 수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운데 또래 RCY 친구들이 예쁘게 포장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찾아와 반나절 넘게 봉사하며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공동체 시스템은 운영하는 사람의 가치를 담아내는 거울이다. 인류가 발전하는 동안 공동체 시스템도 함께 진보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공동체 시스템 그 자체가 해악이었던 적은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다만 누군가의 욕심이 과해지는 순간 공동체 시스템의 변질이 시작되었고 생존 확률이 극적으로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했음을 유구한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 인류는 공동체 시스템을 잘 사용하는 방법, 다시 말해 생존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받는 것이다. 사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모든 인간이 정말 인간답게 살기 원한다면 각자 욕심을 조금은 내려놓으면 된다. 내가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다고 생각했을 때 주변의 시선이 차갑다면 굳이 공동체 생활을 할 필요가 없다. 인류가 공동체 생활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이 정말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본인도 그것을 꿈꾼다면 우리의 이웃도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바란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음란물 왕국의 벌거숭이 임금, 그리고 공범자들

최근 양진호 회장의 갑질 폭행이 공분을 사고 있다. 그는 이미 수년 전 퇴사한 직원이 올린 댓글을 문제 삼아 해당 직원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여 온갖 욕설과 함께 무차별 폭행을 일삼았다. 그리고 양 회장은 전리품을 챙기듯 자신의 폭행장면을 다른 직원으로 촬영토록 해 이를 보관해 뒀다니 정말 ‘엽기적’이라 불릴 만하다. 그렇다면, 양 회장은 어떻게 이토록 엽기적인 만행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돈’이 있다. 양 회장이 가진 천문학적인 재력이 바로 그 힘이 된 것이다. 양 회장이 가진 부는 어디서 온 것일까? 양 회장은 대외적으로 한국미래기술을 운영하며 직립보행이 가능한 로봇 제작 사업을 하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 양 회장은 어린 시절 로봇태권V를 보며 로봇을 만드는 꿈을 꿨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양 회장이 실제 막대한 부를 일군 뒷면에는 그가 구축한 음란물왕국이 있다. 양 회장은 각각 웹하드업계 1위와 2위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를 운영하며, 매년 수백억원의 이익을 얻고 있다. 불법적인 포르노 영상부터 몰카, 리벤지 포르노까지 가히 그가 운영하는 웹하드는 음란물백화점이라 불릴만했고, 1천만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이를 이용했다. 그는 또 음란물 헤비업로더들과 계약을 맺고 자신이 소유한 웹하드에 음란물을 유통토록 한 후 그로 인해 발생한 수익을 서로 나누는 등 음란물 공급에도 손을 뻗쳤다. 더 나아가 그는 불법 영상물을 거르는 필터링 업체와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를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까지 실소유하고 있는 등 웹하드에서 음란물을 유통해서 돈을 벌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거르고 삭제하는 대가로 피해자들로부터 또다시 돈을 챙기는 등 대한민국 최초로 ‘음란물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룬 것이다. 그렇다면, 양 회장은 어떻게 아무런 제재 없이 이런 사업수완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양 회장의 음란물사업은 한때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졌던 ‘소라넷’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야동’이라 불리는 음란물을 무차별 유통시켜 수익을 얻는 구조는 똑같으나, 차이가 있다면 양 회장은 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는 사업가고, ‘소라넷’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은 운영자가 누구인지조차 불분명한 ‘소라넷’의 운영자를 찾아내 그 중 일부를 체포했고, 사이트 자체를 폐쇄했으며, 음란물유통으로 얻은 그들의 재산에 대해서도 압류조치했다. 하지만 버젓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클릭 몇 번이면 음란물을 다운받을 수 있는 양 회장 소유의 웹하드에 대해서는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는 양회장이 운이 좋았다기보다는, 양회장의 ‘돈’이 보여준 마법이 아닐까 싶다. 양회장이 돈으로 고용한 전문가집단, 양회장의 사업이 탄탄대로를 걷는 동안 이를 방치한 수사기관, 한 편당 몇백원의 돈을 주고 음란물을 구매한 충성고객들 모두 음란물왕국의 공범자들이다. 취재를 요구하는 기자에게 양회장은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아빠의 마음을 공감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양회장의 음란물왕국을 산산조각내달라는 국민들이 그와 그의 공범자들에게 말한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공감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이승기 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산업 미래 경쟁력을 위한 대안·지원정책이 필요한 때

국내 산업 경기가 심상치 않다. 연일 지속하는 국내 증시의 하락 이야기와 함께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 악화, 그리고 지난 4월 한국 GM 군산공장의 폐쇄 결정과 조선 산업의 쇠퇴에 따른 경남지역의 지역경제 불안 등 국가 경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07년 6월 개정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17조에 근거한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제도를 운용하고 있고,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에는 금융 및 재정지원, 연구개발 활동 및 사업화 지원, 국내 판매와 수출 지원, 재직 노동자 교육 및 실직, 퇴직자에 대한 고용 안전 지원, 신산업 육성 투자지원, 지역상권 활성화 지원을 통해 지역 산업의 위기를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정부는 지난 24일 국내 산업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제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은 민간 자본을 이용해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 혁신성장을 이루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더불어 박남춘 인천시장도 취임 100일 주요 시정 계획에 지역 산업 활성화를 위한 계양테크노밸리 조성 및 노후 산단 구조고도화, 스마트혁신 산업 등 첨단 및 신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위기대응지역으로 선포된 대부분 지역은 모두 제조업을 기반으로 지역 산업이 활성화됐던 곳이다. 인천 역시 제조업 중심의 산업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최근 지역 중소제조업체들의 기술혁신역량 약화로 부가가치액 감소 등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한국 GM의 법인 분리 발표 등으로 인천지역의 산업위기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다른 지역 산업위기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인천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제조업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과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른 정부의 산업 위기 대응시스템이 수도권 지역을 배제하는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인천 차원의 제조업 재도약과 서비스 및 첨단 신산업 활성화 등 기술 재혁신을 위한 지원체계가 절실히 요구된다. 우선, 기존 기술 및 제품의 재해석을 통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및 사업다각화 지원이 필요하다. 기존 제조업체가 가진 제조 기법을 기반으로 기술·서비스의 창의적인 재해석과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 창출과 제품의 효율성 증대, 판매처 확장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기술-품질-서비스의 원스톱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이러한 지원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제조기업 및 지역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제조-서비스 융합인력 양성 및 일자리 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금 인천의 산업위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확인하고 적시에 위기 대응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위기대응지표 개발과 지속적인 모니터링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간 여러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슬기롭고 지혜롭게 이겨내고,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인천지역의 산업 위기에 대한 상황도 슬기롭고 지혜롭게 준비하고 대처해 나간다면 지역 산업이 새로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인천의 발전과 국가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문명국 청운대학교 융합소재공학과 교수

[인천시론] 우리에게 중국은 어떤 존재인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무역이 아니라 향후 100년을 결정할 세계 패권경쟁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싸움은 트럼프가 그만둔다고 해도 끝날 것 같지 않다. 고대 아테네의 장군이었던 투기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아테네가 기존 강국 스파르타에 불러일으킨 두려움이 전쟁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2등국이 1등국을 치고 올라올 때 1등국은 공포에 빠지고 2등국은 억지로 핍박받는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결국은 전쟁이 터지고 만다는 심리의 함정이 ‘투기디데스 함정’이다.우리는 미·중의 무역전쟁을 보면서 20년간 지속된 과거의 미·일 무역마찰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고 50년 가까이 계속되다 결국 완패한 구소련과의 냉전체제 경쟁을 떠오르게 된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 딱 맞다. 새우치고는 우리 경제 규모가 크기에 왕새우 정도로 비유할 수 있으나 그게 그거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4%이고 이 가운데 79%가 중국산 완성품의 중간재이다. 당연히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경제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안보도 보통 일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홀대를 받으면서까지 중국에 애정의 눈길을 보내나 시진핑의 거만한 눈빛이나 표정만 봐도 우리 편은 아니다. 트럼프나 시진핑은 서로 우리가 제 편이 아니라 상대방 편이라 생각하니 우리를 의심하고 믿지 못할 존재로 본다. 안보에서는 양다리 걸치다 패망한 나라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우리 대통령이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에 같이 하겠다고 비위를 맞춰도 현실은 냉혹할 뿐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우리를 대등한 국가로 본 적이 없다. 오죽하면 시진핑이 트럼프에게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을까. 살기 위해서 강자의 눈치를 살피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강자가 우리를 우습게 보는 일과는 별개의 문제다. 세계의 리더가 되려면 군사력과 경제력 외에 인권과 문화의 힘, 설득력 있는 정치적 가치, 다른 나라에 대한 포용력을 갖춰야 한다. 국경선을 맞댄 이웃 나라와의 분쟁, 마윈 회장의 사퇴와 판빙빙 사건, 반정부 인권운동가들의 탄압에서 보듯이 중국은 세계의 리더국이 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미국이라고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중국에 비해서는 차원이 다르다. 국제 정치는 아무리 복잡한 이론을 내놓아도 결국 편 가르기 게임이다. 평화는 힘의 균형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말로 약속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님을 역사는 증명한다. 관대한 평화조약이나 협상은 곧이어 다른 전쟁을 수반하는 것이 보통이다. 내가 힘이 부족할 때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힘을 합쳐야 산다. 1·2차 세계대전의 3가지 교훈이 있다. 첫째, 슬슬 밀리면 나중에 몽땅 잃는다. 둘째, 최강자 편에 서지 않는 국가는 망한다. 셋째, 설마가 꼭 사람 잡는다.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서 처칠의 말이 생각난다. “유화주의자(宥和主義者)란 자기는 맨 나중에 잡아먹히길 바라면서 악어에게 먹이를 주는 자다.” 한반도에 평화가 다 온 것처럼 오버하는 현 정부가 명심해야 할 말이다.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인천시론] 양두구육의 정치학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영공(靈公)은 남장여성을 좋아해서 궁 안의 여자들에게 남장을 시키고 즐기는 습성이 있었다. 그러자 궁궐 밖의 모든 여성들도 남장하는 유행이 생겼다. 나라에서는 이를 금지하려 했지만, 남장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영공은 신하들에게 백성이 왕명을 따르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재상 안영(晏)은 “폐하께서 궁 안에서는 남장을 허용하시면서 궁 밖에서는 이를 금하시니 마치 ‘밖에 양머리를 걸어놓고 안에서 개고기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 궁중에서부터 법도를 지켜야 궁 밖에서도 왕명을 따르게 될 것입니다”라며 궁중 여인의 남장부터 금하라고 진언했다. 영공은 자기 실수를 깨닫고 안영의 말대로 하자 남장 풍속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 고사에서 유래한 ‘양두구육(羊頭狗肉)’은 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한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바꾸어 말하면 속임수를 쓰지 않고 모범을 보이라는 말로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양두구육과 같은 일이 우리 정치권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한 언론은 국회의원 4명 중 한 명꼴로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에 살고 있거나 집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지역을 대표하고 주민들의 이해와 민심을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 1/4가량이 자신이 선출된 지역과 무관한 특정 지역에 주택이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강남3구에 주택을 보유한 국회의원은 무려 83명이라고 한다. 30% 이상이 강남에 살거나 집을 가진 셈이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 국회가 아니라 강남 국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지역 국회의원은 어떨까? 남동구을 윤관석 의원은 서울 강남구에 다세대주택과 주택·상가 복합건물 3채를 배우자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연수구을 민경욱 의원과 미추홀구을 윤상현 의원 역시 강남3구에 아파트 2채를 각각 소유하고 있었다. 윤관석 의원과 민경욱 의원은 각각 인천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대표하는 시당위원장이다. 또 국회에서는 이른바 노른자위 상임위라 불리는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이다. 인천 각 당의 간판 얼굴이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집값을 잡아야 할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이 정작 인천에서는 전세를 살면서 서울 강남에 집을 가진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첫 보도 이후 지역 사회에선 갖가지 군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역구 주민을 기만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것이다. 현대 민주사회에서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정치인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한다. 이렇게 한시적으로 부여받은 ‘권한’은 오롯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한 자세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정치학자 이스턴은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고 말했다. 즉 권력, 부, 재화, 명예 등 희소성 있는 가치를 ‘권위를 가진 사람’이 배분하는 것이 정치라고 한다. 과거 왕조시대에는 왕이 권위를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왕이라 하더라도 표리(表裏)가 같고 모범을 보여야 비로소 권위가 서게 되고 그제야 백성이 따르게 된다. 명분과 공익보다는 사리사욕만을 챙기는 이중적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에게 본보기가 되고 겉과 속이 일치하는 정치인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이도형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당신이 심판받길 원하는 방법으로, 나를 심판해주길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는 한 무고한 청년이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수사와 재판과정을 담담히 다루고 있다. 재판부는 성추행은 짧은 시간에 이뤄질 수 있고, 피해자가 가해자를 직접 지목할 정도로 피해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유죄로 판결했다. 형사재판은 유죄 여부를 판단하고 형량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드러난 증거만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실을 밝혀 판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명백한 오심이 아닌 한 법원을 비난할 수 없다. 하지만 양형의 문제는 다르다. 양형은 유죄가 결정된 사안에서 죄질, 피해정도, 전과 및 사회경력, 피해 회복정도, 동종 범죄에 대한 기존 판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것으로 법관의 고유한 권한이다. 최근 몇몇 판결에서 양형 판단이 과연 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한 청년이 곰탕집에서 여성을 성추행해서 징역 6월을 선고받은 사건이 있다. 청년이 실제 성추행을 했는지에 대한 진실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동종 전과는 물론이고 어떠한 전과도 없는 자에게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는 것이 타당했느냐 묻는다면 필자는 단호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기습적으로 이뤄진 일회성 성추행에 대해서는 벌금형이 선고되는 것이 일반적임을 고려한다면 이는 재량권을 한참 넘은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다. 검사가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음에도, 굳이 이를 ‘올려치기’해서 법정구속까지 했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또한 1억 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변제 목적으로 8천만원을 공탁했음에도, 판결문에 1천950만원을 공탁한 것으로 기재하고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담당변호사가 강하게 항의했음에도 재판부는 “공탁금 8천만 원을 다 반영한 형량이고, 판결문은 오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피해금액이 상당 부분 회복된 경우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본 사안의 경우 피해금액의 80% 상당의 금원이 회복됐음에도 실형을 선고한 것으로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3권 분립을 원칙으로 하는 대한민국에서 사법부는 유일하게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는 권력이다. 국민으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한 사법부가 판결에 대한 신뢰마저 받지 못한다면, 이는 사법부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국민참여재판을 전면적으로 실시하자거나, 고위법관에 대해서는 국민의 신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선출되지 않는 권력, 그렇기에 통제가 어려운 권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거래 파문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더이상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법에 무지한 국민이기에 엘리트 법관이 내린 판결에 따라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사법부의 권력 역시도 국민이 위임한 권력이기에 국민은 사법부의 판결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 그런 국민이 외치고 있다. “당신이 심판받기를 원하는 그 방법으로, 나를 심판해주기를…” 이승기 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재난심리상담, 고통 완화하는 심리적 응급처치

공장이 밀집한 인천에서는 올해만 해도 중대형 화재 4건이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사고는 8월21일 남동공단에서 발생한 화재다.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마는 순식간에 세일전자 및 협력업체 소속 9명의 사망자와 6명의 부상자라는 안타까운 인명피해를 낳았다. 인천적십자사는 재난발생 직후 합동 장례를 준비하는 유가족을 찾아 담요와 세면도구가 포함된 응급구호품을 전달하고, 재난심리전문가를 파견해 입원중인 환자와 충격을 받은 가족들의 심리상담을 했다. 화재 직후 폐쇄된 세일전자 1공장의 근로자들은 대부분 화재장면을 목격했거나 탈출한 직·간접 재난피해자들이라 그들 중 일부는 포털사이트에 “화재 장면이 떠올라 잠을 잘 수가 없다”, “죄책감으로 너무 괴롭다” 등의 심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다행히 사고 1주일 만에 적십자사는 근로자 전원에게 심리 상담을 권유할 수 있었고 그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회사에서 마련해 준 상담실에서 1:1 개별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개별 상담 내용은 비밀로 유지되므로 구체적 사연은 공개할 수 없으나 대체로 사고로 숨진 동료에 대한 죄책감,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안타까움 등을 표현하며 마음 아파했다. 또 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모든 유가족에게 심리상담을 안내해 상담에 동의하는 분들에 대해서 상담을 진행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화재로 인한 직·간접 피해자 전원에 대한 모든 접촉과 초기 상담이 화재 발생 8일 만에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인천시와 가천대 길병원, 세일전자 측이 ‘피해자의 고통’과 ‘심리적 응급처치’에 대한 깊이 공감해 협력했기 때문이다. 적십자사를 포함한 관계 기관들의 피해자 중심의 상황 모니터링, 개입의 적기 판단, 전문상담가와 피해자의 연결고리 등을 위한 적극적인 공조의 결실인 셈이다. 2003년 2월18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로부터 약 15년이 흘렀다. 2017년 피해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당시 유가족 44가족 중 71%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참사 이후 지금까지도 지하철을 못 타고, 집안의 창문을 열어 놓고 지내야 할 정도로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스스로 고립된 상태로 지내는 등 많은 이들이 사실상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78%는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등 질병이나 음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위험한 상태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에게 사고 직후 ‘심리적 응급처치’인 심리 상담이 즉각적으로 이뤄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는 심리상담을 통해 재난피해자들의 마음에 새겨진 상처를 아물도록 도와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의 후유 장애를 예방하고, 평범한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돕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담당기관인 적십자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관계자들의 인식 개선, 기관 간 협력과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우리 사회가 재난피해자 각자가 겪었던 끔찍한 불행에 대해서 개인적인 아픔이나 슬픔으로 방치하지 않고 공감하고 함께하는 공동체가 됐으면 한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소득주도성장 정책, 이것이 아닌가 봐

나폴레옹이 말 타고 알프스를 넘다가 산 정상에서 부하들에게 말했다. “이 산이 아닌가 봐.” 물론 우스갯소리다. 부하들은 추위에 눈에 빠지면서 개고생하며 따라왔는데 꼴이 말이 아니다. 12일 발표된 통계청의 고용통계는 20년 만에 최악이다. 전년 대비 20만 명을 오르내리던 신규 취업자 증가 수가 8월에 3천 명이다. 이제 곧 마이너스의 수치가 나오게 생겼다. 소득주도 성장은 사상 초유의 실험이다. 2년간 50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지만 효과는 없다. 청와대는 ‘우리 경제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성장통’이라고 설명했다. 체질이 바뀌기 전에 죽게 생겼다. 약자를 위한다는 최저임금이 약자를 죽이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이 오히려 고용감소를 가져오고 있다. 청와대의 경제실험에 죽어나는 건 장하성 정책실장이나 강남 부동산 소유자들이 아니라, 지금 정부에서 그토록 아끼는 ‘서민’이다. 청와대는 왜 그렇게 소득주도 성장정책(요즘은 포용정책)을 고집할까. 한마디로 말하면 ‘밀리면 죽음’이라는 강박관념이다. YS정권은 ‘경제 펀더멘털이 좋다’고 어려운 말을 쓰다가 IMF 체제로 전락해 전 국민이 금 모으기까지 벌였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사람 중심의 경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포용적 성장 등 좋은 말은 다 사용했으나 별무신통이다. 이념으로 가득 찬 구호나 슬로건은 사실 말장난이다. 소득주도의 자금 원천은 생산이라는 창출활동이 수반되지 않은 국민 세금과 정부 부채여서 궁극적으로 재정파탄과 국가 부도로 이어진다(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세수(稅收) 전망이 좋으니 돈 풀어 일자리 늘리고 경제를 살리자’라고 주장한들 효과는 이미 없는 것으로 결론났고 미래 세대에 부담만 떠넘기는 꼴이다. 중구삭금(衆口金)이란 어려운 사자성어가 있다. 뭇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는 뜻으로 세상 사람들의 입은 정말 무섭다. 정권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아무리 김정은과 웃으며 포옹하고 적폐청산을 외친들 먹고사는 문제가 불안하면 민심은 폭발한다. 청와대와 여권 고위인사는 “올 연말부터는 좋아진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야 한다”는 등 떠들고 있는데 국민을 상대로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은 이런 사람부터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제는 심리가 매우 중요하다. 만 번을 양보해 지금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나중에 맞는 것으로 판명나더라도, 국민 모두가 당장 힘든데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만성적 침체에 빠진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생산성을 끌어올려 성장을 이루고, 그 결과로 소득을 높이는 것이다. 규제를 철폐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만이 살길이다. 샐러리맨에서 삼성전자 회장에 오른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권오현씨가 쓴 책 ‘초격차’를 읽어보면 ‘이론은 없다! 오직 실전만 있을 뿐!’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제발 탁상공론은 그만두고 현장에 가보기 바란다. 이제라도 눈 덮인 험한 알프스 등정을 포기하고 평지로 내려와 다시 정신을 가다듬기 바란다. ‘이것이 아닌가 봐’라고 말하기 전에.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인천시론] 고약(苦藥) 정치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통계청장과 기상청장을 전격 교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차관급 인사는 당초 인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각종 논란이 겹치면서 문 대통령이 문책성 인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의 잦은 오보로 인해 ‘중계청’이란 오명과 제19호 태풍 ‘솔릭’의 ‘호들갑’ 예보로 인한 과잉 대응 등 국민들에게 불신감을 줬다는 점에서 기상청장의 교체는 쉽게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통계청장의 경질은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소득부문 가계동향’에 대한 표본을 늘리는 과정에서 소득5분위(하위20%) 계층을 과도하게 늘려 잡아 결과적으로 빈부격차가 커져 보이게 만들었다는 것이 주요 경질 사유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즉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당초 가계동향 발표를 없애려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통계 존치’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표본가구를 5천500가구에서 8천가구로 늘려 잡았다. 이 과정에서 소득하위 20% 가구 수가 과도하게 포함되면서 지난해와 비교할 경우 격차가 매우 커진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 착시 효과를 빚어내게 됐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정도 표본 차이가 통계 흐름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국회에서 “표본 오류로 분배 격차가 심화됐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명 당시 문재인 정부와 정책 ‘코드’가 잘 맞는다는 평이 따랐던 황수경 전 청장. 하지만 청와대는 통계청이 경제지표를 조사하고 국민에게 설명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황 전 청장을 전격 교체하더니 급기야 소득주도성장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줄 수 있도록 통계청에 새로운 조사 방법을 마련하라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청와대 입맛에만 어울리고, 국민들에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맞춤형 통계’가 나올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종시대 대사헌을 지냈던 ‘고약해(高若海)’라는 인물이 있다. 순우리말 ‘고약하다’의 어원이라고 알려진 고약해는 어전에서 세종을 노려보고 서슴없이 직언을 일삼는 건 예삿일이고 지엄한 어명에 대꾸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곤 했다. 세종이 하도 기가 막혀 마땅한 이유 없이 반론을 펴는 신하를 보면 “이런 고약해 같은 놈”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세종은 이런 고약해를 형조참판을 거쳐 대사헌의 자리까지 등용한다. 또 자신의 세자 임명을 강력히 반대했던 황희 정승도 내치기는커녕 무려 24년간 재상을 시키는 등 많은 세제 개혁과 정책을 추진했다. ‘양약고구(良藥苦口)’, 즉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이다. 중국 한나라 유방이 오랜 전투에 지쳐 궁궐에서 쉬려고 할 때 부하 번쾌와 장량의 거듭된 충고를 받아들여 다시 전쟁터로 향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충언이나 직언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이다. 이번 통계청장 인사를 보면서 과연 문재인 정부가 쓴 소리, 고약한 비판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염려스럽다.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객관적 수치를 통해 제대로 된 경기 부양책을 모색해야지, 통계 자체를 부정하거나 입에 맞는 달콤한 통계로 현 상황을 합리화해서는 안 된다.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손꼽히는 세종대왕이나 진나라를 정복하고 한나라를 세운 유방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고언, 고약을 마다하지 않는 정치가 펼쳐지길 기대하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안전이혼’ 원하는 사회, 그 서글픈 자화상

“변호사님… 저 안전하게 이혼할 수 있을까요?” 필자가 최근 이혼소송을 상담하다 보면,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다. ‘안전이혼’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이혼할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것이다. 왜 사랑에도 ‘안전’이 필요해진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부부간의 ‘안전이혼’에 대한 위협은 연인간 데이트폭력과 관련된 ‘안전이별’의 그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부부는 혼인해 자녀를 함께 양육하고 경제적 공동체를 이루는 등 혼인생활을 영위하고 있기에, 배우자의 무차별적인 폭력에 노출될 때도 이를 문제삼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또한, 가정폭력은 가정 내 문제라 치부하며 당사자 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안일한 생각에 경찰 등 제3자의 개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역시 존재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가정 내 구성원의 폭력 등의 경우, 일반 형사사건이 아닌 가정보호사건으로 분류해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하는 등 그 처벌의 정도가 가볍다. 위 법률의 입법취지가 ‘가정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해 환경의 조정과 성행의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을 함으로써 가정폭력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는 것’임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최근 대검찰청에 따르면 가정폭력의 재범인원은 해마다 2배 이상 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14년 1천92명이던 재범자수는 2015년 2천219명, 2016년에는 4천257명을 기록하며 그 어떤 범죄보다 높은 재범률을 보이고 있다. 결국 안전이혼은 부부라는 특수한 관계와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가해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이 만들어낸 서글픈 시대의 자화상인 것이다. 최근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국회에서는 피해자 보호는 강화하고 폭력 행위자는 엄벌하는 내용의 법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또한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가정의 양육비 지원책 마련을 위해 여성부가 3년마다 시행하는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이혼가정 양육비 수급 항목을 추가하는 내용의 가정폭력방지법 개정안 역시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는 가정폭력 때문에 이혼한 피해자 상당수가 가해자의 경제적 지원을 빌미로 한 접근을 우려해 양육비를 포기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는 씁쓸한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필자는 ‘안전이혼’을 돕기 위해 접근금지명령 등 사전처분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본 소송에서도 의뢰인의 정당한 이익을 지키는 것은 물론 두 번 다시 가해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안전이혼을 걱정하는 의뢰인에게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 배우자에게 위협을 주는 사람은 비겁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대부분 막상 공권력이 개입되거나 법원에 소송이 제기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집니다. 무서워하지 마십시오. 숨지 마십시오. 그럴수록 용서하지 말고 법과 제도를 적극 활용하세요”라고 조언해준다. 어쩌면 ‘죽어도 못 보내’라는 유행가 가사가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공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안전이혼’이라는 단어도 추억 속으로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인천시론] 재난 대응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6년만에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기상예보로 전국은 긴장했다. 2010년 큰 피해를 준 태풍 ‘곤파스’와 비슷할 것이란 소식에 지자체마다 큰 피해에 대비했다. 인천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 태풍 ‘솔릭’이 한반도로 북상한다는 소식에 지자체별로 대책회의를 열었다.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대책을 논의했고 강풍 발생에 대비한 시설물 점검, 취약지역 정비, 위험요소 점검 등과 같이 사전 대비 사항을 점검했다. 또한, 지자체 부서 간 태풍 대응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유기적 조직을 구성해 대비했다. 재난관리책임기관인 적십자도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재해복구장비 점검, 재해구호물품 확보, 긴급복구에 도움을 줄 봉사조직 협조 등 비상대비체제를 갖췄다. 민관 재해 유관기관뿐만 아니라 교육청도 등·하굣길 학생 안전을 위해 일부 학교에선 휴교령을 내렸다. 24일 오전 3시를 기점으로 인천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고 민관 재해 유관기관은 상시 모니터링을 하면서 만에 있을지 모를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고자 예의주시했다. 지난 24일 오후 태풍이 동해로 빠져나가 소멸하면서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그리고 태풍 ‘솔릭’은 25일 새벽 해상에서 소멸했다. ‘솔릭’이 소멸한 것은 전남 목포 지역에 상륙한 지 약 28시간 만이었다. 다행히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갔다. 민관이 태풍에 대비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재난에 대처하는 의식이 상당히 성장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피해가 적다는 것을 들어 일부에선 과잉대비를 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안타까운 말이다. 결과적으로 과잉대비가 맞다 할지라도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자연재해는 대형재난의 확장성을 내포하고 있고 그 피해는 생명과 직결되기에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의 경우는 ‘과잉대비’가 아니라 ‘천만다행’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하지만 재난을 대비했다고 하기에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실시간 태풍위치, 피해 정도, 행동지침 등 재난정보는 여전히 공급자 중심이었고, 지역 협의체인 재난 네트워크 운영은 컨트롤타워가 모호해 유명무실했다. 게다가 일부에선 휴업, 휴교 등을 각 지역 재량에만 맡기다 보니 통일된 기준이 없어 시민들에게 혼란을 줬다. 재난 대응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들여다보고 정비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일본은 1961년 재해대책기본법을 제정해 재난별로 계획을 세워 국민이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중의 핵심은 정확한 정보공유에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모두 합심해 재난을 극복한다고 한다. 수많은 기상학자는 지구온난화 탓에 태풍·홍수·폭염·가뭄과 같은 기상이변이 더욱 빈번해질 거라 경고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 기후재앙 시대가 도래할 거라 말한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재난대비를 소수인력으로 관 위주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재난은 소수인력으로 대응할 수 없다. 민관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대비해야 한다. 재난 대응 시스템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좋은 글, 착한 말의 위선

톨스토이 ‘인생론’, 도스토예프스키와 로슈푸코의 ‘잠언록’, ‘채근담’ 등 좋은 글을 모아 놓은 책들이 많다. 또 동서양의 위대한 인물들이 한 말들을 모아 편집한 ‘명언집’ 같은 책들도 많다. 최근에는 ‘좋은 말 모음집’이라는 책도 나왔다. 읽다 보면 말은 다 맞는데 책을 덮으면 잘 기억나지 않고 지루하다. 영양 과잉이라 할까…. 사랑처럼 좋은 글, 착한 말도 가끔은 지겨워질 때가 있다. 사실 이런 책들에 나오는 내용은 실천하기 어렵다. ‘참고 기다려라’, ‘희망을 가져라’, ‘고통을 즐거움으로 바꿀 때 행복이 찾아온다’ 등 뻔한 소리가 대부분이다 보니 싫증 나는 게 당연하다. 위선적이고 허무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더구나 요즘은 ‘활자 이탈’의 시대이니 그런 책을 읽는 사람도 드물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아무리 봐주려 해도 교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좋은 말은커녕 자기 멋대로 말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가장 감명 깊었던 책이 자기가 쓴 ‘거래의 기술’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열광하는 지지자들이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좋은 말보다는 나쁜 말, 터무니없는 말을 남발하는데 이상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트럼프가 대신 해주고 있어서다. 인간은 성선설보다는 ‘성 왔다갔다설’에 더 가깝다. 우리는 ‘노력하면 성공한다’거나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니 ‘정의는 승리한다’는 등의 말을 자주 한다. 그런데 살다 보면 이런 말들이 별로 맞지 않는다. 역사 바로 세우기,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경제, 현인(賢人) 공론조사, 사람이 먼저다, 경제공동체 등 역대 정권은 좋은 말로 국민을 현혹시켰다. 구호 자체에 함몰돼 원래 의도는 제대로 발휘도 못 하고서 말이다. 최근 청와대 대변인이 리비아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에 대한 논평에서 ‘그가 타들어 가는 목마름을 몇 모금의 물로 축이는 모습을 봤다’는 어설픈 문학적 표현을 보면서 감동보다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좋은 글, 착한 말들의 남용은 인간들로 하여금 희망보다는 실망을, 현실보다는 허무한 상상의 구렁텅이에 빠트릴 위험이 있다. 중국의 사상가 양주(楊朱)는 ‘내 몸의 털 하나를 뽑아 온 천하가 이롭게 된다 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수호전(水滸傳)을 보면 송강을 비롯한 양산박 108명의 호걸이 정부의 학정에 대들다 마지막에 갑자기 정부와 타협해 벼슬을 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때부터는 보기가 싫다. 착한 글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좋은 글, 착한 말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세상은 선과 악으로 나눌 수도 없고 세상사를 한칼에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세상은 복잡하다. 차라리 솔직한 말과 글이 도움된다. 일본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는 자신의 대머리를 보고 ‘머리카락이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말도 이렇게 재밌게 말할 수 있는데 너무 정의감 있게 심각하게 연극 대사처럼 안 했으면 좋겠다.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인천시론] 정치인과 재난 대응 리더십

살인적인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정부는 폭염 대책 일환으로 날마다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고 다른 재난과 마찬가지로 폭염 역시 새로운 재난의 유형”이라며 관련부처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다시 말해 태풍이나 장마,그리고 폭염과 같은 각종 재난에 체계적이고 능동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그리스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허리케인,폭우,지진,해일 등 다양한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이런 재해는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정치인들에게는 재난에 대응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기도 한다. 니코스 토스카스 그리스 공공질서장관은 9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산불 참사에 대한 미숙한 대응으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본에서도 지난달5일 서남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사망·실종자가180명을 넘어선 가운데 폭우 첫날 술판을 벌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적절치 못한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주를 타격, 수재민이 무려 50만 명에 육박했을 때“와우(Wow), 500년 만에 한 번 있을 홍수라고 한다!”라는 경솔한 트윗을 날리는가 하면 부인 멜라니아 여사 또한 수해 지역에‘킬힐’을 신고 나타나는 등 크고 작은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우리는 어떨까? 지난달2일 제7호 태풍‘쁘라삐룬’의 한반도 북상 소식이 예보된 날,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취임식을 취소했다.기자간담회나 간단한 선서 등으로 취임식을 대신하고 수해 대책 마련과 피해상황을 점검했다.잘한 결정이다. 초강력 태풍임에도 다행히 사상자와 피해복구 비용은최소한에 그쳤다. 그러나 3선에 성공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5천만 원을 들여‘나홀로 취임식’을 거행, 논란을 자초했다. 인천으로 눈을 돌려보자. 호우경보·주의보가 발효된6월30일 허인환 동구청장을 시작으로 박남춘 인천시장, 도성훈 인천교육감 그리고 대부분 구청장 당선자들은 취임식을 전격 취소했다.반면 계양구,강화·옹진군은 예정대로 취임식을 강행했다.장정민 옹진군수는 서해5도의 지역적인 특성으로 고심 끝에 취임식을 치렀다고 한다. 반면 박형우 계양구청장과 유천호 강화군수는 각각 구청 대강당과 문예회관에서 유관기관장,주민,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취임식을 마쳤다. 박 청장은 인천에서 유일한 3선 구청장이라는 명예와 태풍 속에서 민선7기 취임식을 가진 유일한 구청장이란 오명을 함께 썼다. 유 군수는4년 만에 군수로 돌아오면서 감동의 눈물을 보인 취임식이었지만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태풍이 올라오고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천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단체장들이 취임식을 취소하는 마당에 일부 군·구의 취임 행사는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23전23승 불패신화,이순신의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그 근간을 이루는 것이 유비무환(有備無患)의정신이다.전쟁이든 재난이든중용에서 말하는 ‘성즉명(誠則明)’, 즉 곤란을 겪기 전에 미리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종 재난 대비에 취약한 요즈음 정치인들에게 이순신의 리더십을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까?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소년법 개정 논란… 엄벌과 교화의 딜레마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등 미성년자가 벌인 짓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잔인한 범죄행각이 연이어 터지면서 10대 청소년범죄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논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10대 가해자들이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분노와 함께 이를 가능케 하는 소년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엄벌주의’와 ‘교화 우선’이라는 찬반 양측의 대립이었다. 최근 관악산 집단 폭행사건은 일부 삐뚤어진 10대들이 소년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가해학생들은 피해여고생을 노래방과 관악산 등으로 끌고 다니며 집단 폭행에 성추행까지 저질렀다. 그로 말미암아 피해여고생은 온몸에 멍이 들었고, 소변통을 차고 다니며 식도에 호스를 껴서 걷지 못하는 등 매우 위중한 상태다. 하지만, 가해학생들은 “길어야 소년원 2년”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소년법에 따르면, 19세 미만이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도 15년의 유기징역(특정강력범죄는 20년)으로 처벌된다. 또한, 10살 이상 14살 미만의 소년을 ‘촉법소년’으로 분류하고, 형사처벌 대신 사회봉사,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도록 하고 있다. 결국, 소년원 송치가 촉법소년에게 내려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처분이지만, 이마저도 보호기간이 2년을 초과할 수 없다. 이렇듯 10대들의 범죄행각은 날로 흉악해지는 반면 그에 상응한 형사처벌은 불가한 현실에서 최근 소년법을 폐지 또는 개정하여 소년범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아동의 형사책임연령을 12세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소년법을 폐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최근 법무부의 촉법소년 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이 더 현실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낮춰 형사처벌의 대상을 넓히는 것만으로, 10대들의 범죄가 감소할지는 의문이다. 소년이 아직 미성숙한 인격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년을 처벌하기보다는 교화하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소년법 개정의 큰 틀이자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10대들은 어린 시절 제대로 된 훈육을 받지 못하고 가정폭력 등에 노출되는 등 비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거쳐 범죄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소년법 개정은 효과적인 교화 프로그램의 정립은 물론이고, 소년이 재범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법률뿐 아니라 교육·사회복지·의료서비스까지 모두 연계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사회적 대수술이 되어야 한다. 소년범죄를 엄벌주의로 다스리는 것은 소년전과자를 양성하는 악순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결국, 소년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소년에게만 부담토록 하는 것은 어른들의 비겁한 책임회피일 뿐이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인천시론] 여름철 휴가, 안전계획도 함께 세워야

야외장소 물놀이사고를 줄이기 위해 매년 지자체마다 해수욕장과 산간, 계곡 등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안전교육 보급을 하고 있지만, 물놀이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6년간 물에 빠지는 사고로 293명이 사망했다. 물놀이 사고의 44%는 여름철에 발생했으며 12세 이하 어린이 사고는 57%나 됐다. 어린이의 경우 익수사고 발생률이 55.8%로 성인 38%의 1.5배 수준에 달했다. 또한 사망사고 중 약 81%는 바다·강·연못 등 야외장소였고 수영장 등 실내장소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적었다. 실내장소는 안전관리계획을 세워 제한된 구역 내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위험지역 관리 등을 실시함으로써 물놀이 안전사고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야외장소의 경우 이용객의 느슨한 안전의식과 안전계획 미비, 부족한 현장 안전요원 등으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야외 물놀이를 계획하고 갖고 있다면 몇 가지는 꼭 기억하고 떠났으면 좋겠다. 물놀이 사고유형부터 알고 있어야 한다. 흔히 사람이 물에 빠지면 ‘도와주세요!’라고 소리를 지르고 크게 허우적거릴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물에 빠지면 아무 말도 못하고 입만 물 위로 떠오른다. 그 상황이 너무나 조용하기에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물에 빠졌는지 아무도 모른다.특히 영유아 경우 물장난을 하다 찰나에 얼굴부터 물속으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녀가 수심이 깊은 물에 빠지면 급한 마음에 자녀를 구하러 물속으로 뛰어들어가곤 하지만 익수자는 살기 위해 무엇이든 잡아당기는 본능이 있어 구조하러 들어간 사람마저 2차 사고를 당할 가능성 높아서 꼭 주변에 사고가 났다는 것을 알리고 구조를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물놀이 장소를 확인하고 가족 구성원 간의 행동수칙을 정해 물놀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물놀이 특성상, 휴가철을 맞아 놀러 간 장소는 대부분 낯선 곳이라 쉽게 대처하기 어렵고 악천후까지 겹치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어디가 위험한 곳인지, 수심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고 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꼭 확인한다. 가족 구성원간의 행동수칙을 정할때는 함께 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도록 간단하게 만든다. 가령 ‘사전에 물놀이 안전수칙을 꼭 지키고 안전요원 지시와 경고방송에 따르고 사고가 발생하면 바로 119에 신고한다’는 등의 행동수칙을 만들어 공유한다. 행동수칙이 있다면 사고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천106명 중 60%가 7월 말, 8월 초 여름휴가를 떠난다고 응답했다. 벌써 마트에선 여름휴가 분위기가 물씬 풍겼고, 주말엔 고속도로에 차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휴가계획은 세워도 정작 자신과 가족을 지킬 안전계획을 세우는 일은 아직 생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즐거워야 할 여름휴가가 돌이킬 수 없는 악몽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사전에 안전계획을 세우고 여름휴가 떠나자.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산산조각을 줍고 있는 자유한국당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이란 시가 있다. ‘룸비니에서 사 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이 시를 보면 산산조각을 줍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떠오른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거의 같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던 DJ의 말이 떠오른다. 1달 전 지방선거는 보수 유권자는 있으나 보수정당이 없는 선거였다. 참패 이후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한심을 넘어 절망 그 자체이다. 무릎 꿇는 사죄 퍼포먼스도 이제 약발이 다했다. 요즘 원내 정당으로 변신이니,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해 전권을 주느니 하면서 부산을 떨지만 국민에게 전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진부하기 때문이다. 산산이 부서진 자유한국당이 살길은 산산조각을 태워 재로 만드는 길뿐이다. 국회 원구성이나 문재인 정부의 실책을 기대하느라 간을 보기 시작하면 진짜 끝이다. 상대방의 자살골을 노리는 축구팀이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사실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 사건 이후 소위 보수는 “이제 진보좌파는 끝났다”고 자만했다. 세월호와 최순실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돌발적인 일이 아니었다. 무능, 위선, 욕심, 허세, 궤변, 안일, 구태 같은 말들이 보수정당을 대표하는 단어였다. 처참할 정도로 무너진 이 나라의 보수 정당에게 희망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과거에 국민이 걱정했던 것은 일당독재였다. 균형을 맞춰야 나라가 제대로 굴러간다고 믿었다. 지금은 다르다. 자유한국당은 희망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산산조각 줍지 말고 다 태우라고 했는데 계속 이 모양이다. 이번에 정치에서 떠날 사람은 떠나야 한다. 다음번 총선 불출마라는 애매한 말로 넘어가다가는 진짜 끝장이다. 두 가지 길이 있다. 당을 해산하고 모두 무소속으로 남는 길. 다른 하나는 저승사자보다 더한 사람이 와서 당을 뼛속부터 다시 만드는 일. 당(黨)이라는 울타리 없이 힘들다는 것도 잘 안다. 한국당 의원들 개개인을 보면 버리기 아까운 사람도 많다. 하지만 지금은 쇼가 필요하다. 국민이 깜짝 놀랄 만큼 강력한 쇼 없이는 힘들다. 당을 해체하는 것은 이미 물 건너간 것 같다. 외부에서 영입한 비대위원장이 맘에 안 들면 분당 수순으로 갈 공산이 크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비박, 친박 난리치는데 비대위원장도 쉽지 않다.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보수 정당이 아니라 보수의 가치를 존중하고 실현할 정치세력이다. 아무리 한국 정치가 후진적이라 해도 정치 또한 고도의 전문성과 노회함이 필요하다. 혹시 자유한국당 의원 중에 ‘시간이 지나면 국민이 잊고 용서해 주겠지’라고 잔머리 굴리면서 산산조각을 맞추려고 하다가는 진짜 끝장이다. 꼭 보수가 아니어도 나라가 균형 있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 이렇게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하늘에서 누가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 탓이오’라는 스티커는 차 뒤에 붙일게 아니라 자유한국당 의원들 이마에 붙이는 것이 마땅하다.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인천시론] ‘지역 일꾼’ 목민관에게 바란다

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지난 1일자로 민선 제7기 지방정부가 출범하고 새로운 지자체장, 지방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됐다. 인천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와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박남춘 인천시장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10곳 중 9곳, 시의원 37명 중 34명이나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 진보 성향의 도성훈 후보가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최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이후 처음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돌이’라는 표현이 나왔다고 한다. ‘문돌이’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여당 당선자들을 일컫는 말로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 덕분에 당선됐다”는 뜻에서 따왔다고 한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대거 당선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탄돌이’라고 불렀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과연 문 대통령이 참석하고 주재하는 공식 회의석상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 그 적절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여권 일각에서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는 평화 블랙홀이라는 초대형 이슈 속에 후보 자질론은 모두 실종되고 야권은 맥없이 끌려다녔다. 이처럼 후보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지방정부가 단체장과 지방의회 모두 민주당 일색으로 재편되면서 앞으로 발생할 각종 문제점에 대한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지방의회를 특정 정당이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어 지방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권력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민정수석이 악역을 맡아 달라”고 문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조국 민정수석은 “하반기에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상대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방 비리를 중앙정부가 나서 감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지방분권이라는 지방자치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인천으로 눈을 돌려보자. 과거 민선 5기 송영길 시장 비서실장이 재임 중 5억 원의 뇌물을 받고 구속, 실형을 선고받았고 민선 6기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현역 시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의원직을 상실했다. 교육감 역시 보수·진보 할 것 없이 나근형, 이청연 교육감 모두 비리로 재판을 받고 수감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권력은 집중되기 쉽고 집중된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라는 영국의 정치가 액튼(Acton)의 말처럼 지방정부 비리에는 여·야,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 특정 정당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진 민선 7기 시정부가 비리와 부패를 근절하고 청렴한 지방정부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유권자인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역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으로 지자체장, 지방의원들의 기본 자질과 자정 능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금으로부터 꼭 200년 전인 1818년에 완성된 정약용의 ‘목민심서’는 지방행정의 지침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 12부 중 제2부 율기(律己) 편에서 지방관리의 바른 몸가짐 칙궁(飭躬), 청렴한 마음 청심(淸心), 그리고 청탁을 물리치는 것을 뜻하는 병객(屛客) 등에 대해 잘 이야기하고 있다. 다산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목민관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옛 선현의 지혜가 담긴 ‘목민심서’, 이번에 취임한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말과 함께 일독을 권한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끝이 보이지 않는 보수 교육감 후보들의 이기주의

6·13선거도 어김없이 예상대로 적중했다. 전국 17개 지역 교육감 선거에서 대구, 경북, 대전을 제외한 14개 지역에서 진보성향 교육감들이 싹쓸이했다. 지난 2014년에도 17개지역중 4개 지역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것과 비슷하게 철저히 보수진영은 괴멸됐다. 두말할 것 없이 진보진영은 단일화했고, 보수진영은 이기주의로 단일화에 실패한 결과이다. 인천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2014년에는 보수 3명 진보 1명이 출마한 결과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인 이청연 후보가 31%의 득표율로 교육감에 당선됐다. 나머지 보수 후보 3명의 득표율은 69%였다. 보수지지 유권자 69%가 31%에 진 것이다. 이번 6·13선거도 대동소이하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인 도성훈 후보가 43%로 당선됐고, 보수 2명의 합친 득표율은 56%였다. 이 역시 56%가 반대하는 43%가 당선된 것이다. 교육감은 사립학교 설립 인가권, 공·사립 학교의 지도 감독권과 장관과 공동으로 행사하는 포괄적 지도권을 가질 뿐만 아니라 교직원 임용권을 행사한다. 이같이 막강한 권한을 쥔 교육감이 정치적 편향으로 교권을 휘두른다면 이 나라 교육은 방향타 없이 배가 산으로 갈 것은 뻔한 일이다. 가까운 일본을 보자. 자신들의 과거 침략적 만행을 미화시키고 정당성을 부여해 1억 국민의 통일된 국가관을 형성해 두터운 애국심을 도출해내고 있는 것을 우리는 보고도 당하고 있지 않은가! 교육감 선거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직선제로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무관심으로 동시 치러진 시·도지사 득표율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유·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유권자 외 다른 유권자들에게 지금의 현행 교육감 선거제도는 교육감 출마자도 모르고 하는 투표다. 이 같은 깜깜이 선거가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한국교원단체연합회는 교육감 직선제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헤친다며 헌법소원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 수장(首將)을 뽑는 선거가 과열 혼탁해지면서 교육정책은 무시된 채 교육이 정치 도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답은 나와 있다. 보수 교육감 후보들이 단일화하지 않으면, 백전백패(百戰百敗)다. 지난 20년간 이를 증명해 준다. 교육감 직선제 10년. 선거 때마다 보수후보 단일화를 위해 보수 인사들로 구성된 단일화 추진 단체가 생겨 각고의 노력을 해오고 있으나 진보진영은 단일화되고 있는 반면 보수진영은 단일화를 실현한 적이 없다. 이번 선거에도 ‘인천 교육을 위한 좋은 교육감 후보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종교·교육·문화예술·여성계를 비롯한 인천의 시민단체 등 각계인사 300여 명이 모여 보수후보 단일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끝내 단일화를 이루는 데 실패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도 교육감 정책에 대해 간섭할 수 없다. 그만큼 교육감이 가지고 있는 권력은 막강하다. 세상사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다가올지 모른다. 당선인에게는 축하와 박수를, 낙선인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의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이 새롭게 떠오른다. 김민기 인천언론인클럽 명예회장

[인천시론] 자연재난에 민관이 합심해야 한다

어느덧 여름의 마지막 절기인, 큰 더위를 일컫는 대서(大暑)가 오고 있다. 날씨가 몹시 덥고 큰 장마가 지는 시기라 자연재난에 대비해야 한다.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실수는 반복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재난을 대비하는 민관에 6월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7월23일 인천 원도심을 중심으로 물난리가 난 것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불과 1시간만에 기습 폭우로 남동구, 남구, 부평구 일대 주택과 상가가 물에 잠겼다. 반지하 주택과 상가 등 895채가 물에 잠겨 1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주변 도로에서는 물이 제때 빠지지 않아 쓰레기통과 폐타이어가 떠다녔다. 순식간에 도로 기능은 마비됐다. 게다가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노인의 경우 청·장년보다 각별한 관리를 요하는데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온열질환자 1천574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397명으로 25%나 차지했다. 또 지난해 폭염으로 숨진 11명 중 만 65세 이상이 절반을 넘었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 7일 올해 집중호우, 태풍 등 여름철 자연재난을 대비해 시·군·구, 유관기관 등 재난업무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여름철 자연재난 합동 방재대책 회의’를 개최했다. 하수관로 정비와 침수우려 취약도로, 재난발생에 대비해 재해구호물자 확보 등으로 대비하고 ICT기반 재난현장의 피해상황과 상황실을 동시에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모바일 현장대응 시스템을 갖췄다고 한다. 또한 폭염대책에 대해서도 ‘2018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해 무더위 쉼터 688개소를 정비하고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재난도우미 5천192명을 배치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119 폭염 구급대를 별도로 운영하고 온열 질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전문병원도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장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걸 우선순위로 두는 것 같다. 관 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재난에 취약한 시민들을 언제든 돕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대한적십자사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자연재해 등 발생 시 재난피해를 최소화하고 시민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재난구호, 재건복구 활동 등을 맡고 있다. 그래서 각 시도 지역별 적십자사는 재난훈련을 통해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인천적십자사는 지난해 경험한 재난현장 상황과 복구, 지원에 대한 논의와 개선방안 등을 훈련에 반영해 풍수해, 폭염피해 등을 현장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봉사원 등이 참여하는 ‘재난구호훈련’을 지난 15일에 실시했다. 또한 매년 폭염으로 고통받는 동구, 부평구 쪽방촌 등에 대한 긴급지원활동에 대한 현장경험을 공유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제 남은 재난대비는 현장상황을 정확히 판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민관은 재난대응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조직해 합심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를 거울삼아 상호 협력해 첫째도 대비, 둘째도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절대 소홀해선 안 된다. 망우보뢰(亡牛補牢)라는 사자성어와 같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를 범하기 전에 언제나 준비해야 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사법부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소고

“법관독립의 원칙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고 궁극적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제도이다.” 양승태 전(前) 대법원장의 퇴임사 중 한 구절이다. 하지만 재임 기간 불거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특별조사단의 조사결과는 퇴임사의 내용과는 사뭇 달랐다. 특별조사단이 찾아낸 문건의 면면을 살펴보면, ‘상고법원의 성공적 입법 추진을 위한 BH(청와대)와의 효과적 협상 추진 전략’, ‘VIP(박근혜 전 대통령) 면담 이후 상고법원 입법추진전략’, ‘상고법원 입법추진을 위한 BH 설득방안’ 등 숙원사업인 상고법원 설치를 성사시키기 위해 사법부가 얼마나 권력의 눈치를 봤는지 엿볼 수 있다. 특히 사법부는 사실상 상고법원 설치의 결정권을 지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협조를 얻기 위해, KTX 승무원 사건,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 등 약 20건의 재판에 대해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려 노력한 증거라며 제시하기도 했다.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다 해고된 KTX 승무원들, 정리해고를 당한 쌍용차와 콜텍의 노동자들 모두 원심에서는 승소했으나, 대법원에 이르러서는 모두 패소했다. 긴급조치 9호에 대한 국가배상사건에서도 대법원은 “긴급조치 9호는 위헌이지만 긴급조치 발령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국가가 배상할 필요가 없다”며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내렸다. 우리에게는 지난 군부독재 시절 강압적인 권력에 의해 법원이 휘둘리고, ‘재판’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희생양을 만들어 낸 아픈 역사가 있다. 국민이 아닌 권력의 편에 선 대가는 너무도 참혹했다. 그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옥살이를 한 사람들은 뒤늦게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지만, 그렇다고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거나, 잃어버린 청춘이 돌아오지는 못한다. 하지만 작금의 재판거래 의혹은 사법부 스스로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최고권력자의 눈치를 보고, 맞춤형 로비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그럼에도 사법부 내부에서는 위와 같은 의혹에 대한 해결방안을 두고 수사의뢰를 하자는 입장과 사법권 침해가 우려되니 사법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중이다.하지만 위와 같은 사법부 내 논란을 지켜보면, ‘국민’이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사법권 독립이라는 미명하에 스스로를 성역으로 만들어 국민이 든 회초리를 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수사기관이든 국회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그런 일은 결코 없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아직도 많은 의문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 의문을 푸는 열쇠를 사법부가 꼭 쥐고 국민에게 내어주지 않는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뿐이다. “부디 당신이 심판받기를 원하는 그 방법으로 나를 심판해 주기를….” 어쩌면 국민이 그리고 사법거래의 대상이 된 판결의 당사자들이 원한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는 소박한 바램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바램이 산산이 무너진 지금, 사법부는 더 이상 스스로를 성역으로 만드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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