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둘레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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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근로현장에서 안전보건관리(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동시에 사업장별 근로자들의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 또는 예방 등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일반적으로 근골격계질환은 물리적인 원인으로 근육·뼈·관절·신경 등의 조직이 손상돼 신체에 나타나는 건강장해를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물리적 요인과 함께 ‘사회심리적 요인’도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질환의 범위가 광범위하게 확대됐다.

 

실제로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은 다요인적(multi-factorial)이다.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은 △개인적 요인(연령, 키, 몸무게) △인간공학적 요인(고정적 작업 자세, 중량물 취급, 반복작업) △정신사회적 요인(직무 스트레스, 노동강도, 고용불안) 등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연구도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이 적용된 근골격계 질환자 및 잠재적 질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국민 3명 중 1명이 근골격계 질환 혹은 질환 의심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많은 연구를 통해 정신사회적 요인,특히 ‘스트레스’는 근긴장을 높여 근골격계 증상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질환의 예방적 차원에서 근골격계 질환을 줄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의학·사회과학 분야 등 여러 영역에서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며 명상, 호흡, 휴식, 근육이완 등의 방법으로 유형화하고 있다. 이 중 필자는 주위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 방안으로 둘레길 걷기를 추천하고 싶다. 넓게 말하면 일종의 산림치유요법이다. 사실 산림치유요법은 의학적인 치료법은 아니지만 자연요법 혹은 대체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필자는 최근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새로 설계해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효과와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연구한 적이 있다. 그동안 산림치유요법이 단순 스트레스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고는 있었으나, 근골격계 질환과 스트레스를 요인으로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 대상자는 장시간 컴퓨터로 작업하는 스트레스가 많은 근로자였다. 이들은 일정 기간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필자는 참여 전후 대상자의 스트레스 척도와 잠재적 근골격계 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신체화 증상 점수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대상자의 스트레스와 신체적 스트레스를 각각 약 30%, 25%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물론 둘레길 걷기는 전문적인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직장인이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아닐까 싶다. 특히 최근에는 지자체별로 둘레길 마련에 힘쓰고 있어 접근성은 더욱 강화됐다.

 

강추위와 코로나19가 주춤하고 있다. 완연한 봄이 오면 밖으로 나가 자신의 컨디션에 맞게 둘레길 걷기 또는 등산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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