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학교보건이 바로서는 길, 도박양김이 교육청에 묻는다?

학교보건의 핵심인력인 보건교사 배치율을 상향하고 평생 건강습관 형성을 위한 학교 보건교육에 대한 체계를 조속히 갖추어야 한다 지난 9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학교건강증진을 위한 학교보건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박찬대 의원의 개회사 중 한 구절이다. 그리고 박찬대 의원은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김교흥 전 국회사무총장, 김강래 인천광역시의회 교육위원장의 성(姓)을 따 도박양김이라 부르며, 앞으로 도박양김이 똘똘 뭉쳐 학교보건을 적극 지원해서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했다. 도박양김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는 농담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당시 토론회에 있던 많은 보건교사들 그리고 인천지역 학교보건의 정상화를 바라는 시민들에게는 가슴 속 갈증을 해소해준 노래와도 같았다. 학교보건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학교보건은 단순 치료나 예방적 수준의 보건지도뿐 아니라, 병원 수준의 적극적인 치료행위를 포함하여 1:1 맞춤형 건강관리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며 지역사회 의료의 한축 내지 가정의료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해 메르스 사태부터, 최근 인천 서구 붉은 물 사태까지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보건교사들이 최전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인천시의 경우 2019년 기준 소아당뇨 183명, 희귀난치성 질환 90명, 아나필락시스 129명 등 고위험 학생들의 건강관리 역시 학교보건의 주요 업무가 되었다. 더욱이 보건교사들은 보건수업 및 성교육흡연예방교육정신건강교육 등 각종 건강관리 교육을 전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천지역 학교들의 보건실은 늘 위태롭다. 보건교사 배치율 부족으로, 보건교사 한명이 수백명의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을 담당하며 빡빡한 하루를 보내는 상황에서, 최근 인천시교육청은 도서지역 내 소규모 학교에 보건교사를 100% 배치하였다는 홍보성 기사를 배포했다. 필자는 위 기사를 접하며 교육청이 지금까지 어린 학생들을 의료의 사각지대에 방치해 두었다는 사실에 더 놀랐다. 이제 현행 1천명 이하의 학교에 단 1명씩 배치된 보건교사의 수를 늘려 학생들의 건강 챙기기에 더욱 집중하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학교보건은 고도의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요구되는 분야로, 그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하는 교육청 내 조직 역시 그에 상응하는 의료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인천시교육청은 다른 시도교육청과 달리 학교보건과 관련하여서는 보건교사 출신 보건장학사가 없이 행정직이 그 업무를 대신하고 있고, 보건교사가 500명이 넘음에도 보건교사 출신 보건장학관조차 없는 등 교육청 내 보건업무를 책임질 전문가가 전무한 상황이다. 의료전문가가 아닌 행정전문가가 이끄는 학교보건의 현실, 이는 학생들의 건강권을 외면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이런 사태가 유독 인천시교육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은, 지금껏 학생들의 건강을 챙겨달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탓이다. 이제 도박양김이 탄생했고, 인천시민들은 기다린다. 응답하라! 교육청 이승기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정체

2년 4개월 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안 찍은 국민도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대통령의 말에 진정성을 느꼈다. 그동안 국정운영을 보면서, 또 조국 후보자 임명을 보면서 국민은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지 못함을 알게 됐다. 도대체 문 대통령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첫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인하는 나라다. 문 대통령은 신영복을 훌륭한 사상가로 언급하고 김원봉을 최고 독립유공자 훈장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신영복은 김일성이 가장 중요시했던 남한 지하 혁명조직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았던 사람이고, 김원봉은 월북해 북한 내각의 일원으로 625 전범이다. 아무리 낭만적 민족주의를 강조해도 결코 그들의 행적은 정당화될 수 없다. 문 대통령의 자유란 불평등을 조장하는 자유이기에 자유민주주의란 단어를 거부한다. 문 대통령은 개인과 기업의 자율과 경쟁을 존중하는 시장경제보다는 국가에서 통제하고 배급하는 국가주의 경제 체제로 바꾸려 한다. 그 폐해와 부작용을 지금 우리 모두가 겪고 있다. 사상 최악의 소득 양극화, 최고의 실업률, 세금알바 74만 개, 급증하는 국가부채, 59조5천억 원에 달하는 상반기 재정적자, 1%의 저성장 등이 현 정권의 성적표다. 둘째, 한미 동맹과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체제를 무시하고 친북친중 체제로 외교 안보의 기본 틀을 바꾸는 나라다. 국제 질서는 한마디로 힘의 불균형이다. 스스로를 지킬 역량이 없으면 강자와 동맹을 맺든지, 북한처럼 핵무기로 어깃장을 놓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손잡고 평화경제를 일궈나가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는 고립무원이다. 안보 위기가 닥치면 동맹부터 다지고 우방을 넓히는 게 외교 상식인데 정반대로 가고 있다. 북한 이벤트와 반일 감정 촉발에 이어 이제는 반미로 나갈 것인가? 셋째, 선악 이분법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나라다. 나는 선(善)이고 너는 악(惡)이다. 조국 사태를 보니 나는 가짜 선(善)이고 위선임을 알게 됐다. 악(惡)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야비해진다. 인터넷 댓글 조작은 기본이고 수상한 여론조사가 판을 치고 있다. 국민이 막연하게 알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던 많은 일들을 조국 후보자를 통해 알게 됐다. 하늘의 그물은 성긴 것 같아도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다는 말이 적중했다. 넷째,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나라다. 조국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심사숙고의 결정이 아니라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 허울뿐인 인사청문회를 통해 자격 미달 장관과 이념에 치우친 대법관, 헌법재판관을 마음대로 임명하고, 입맛에 맞지 않는 검사들을 좌천시키는 나라다. 누구보다 경청하는 척하나 누구 말도 듣지 않는 소통 제로의 나라다. 문 대통령이 바꾸려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한민국 헌법에 반(反)한다. 결국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결코 경험해서는 안 될 나라다. 이제라도 문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가 과연 무엇인지 국민에게 말해야 한다.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인천시론] 바보야, 문제는 인구야

지난해 출생아 수가 30만 명대에 그치면서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0.98명으로 떨어졌다. 청년층의 결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여성의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출산율이 급락하고 있다. 올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분기 합계출산율 잠정치는 0.91명으로 이대로라면 올해 출생아 수는 30만 명 선마저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2만 6천800명이다. 1년 전보다 8.7% 줄어든 수치로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라고 한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데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출산율은 2.1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평균 1.65명) 중 맨 꼴찌이자 세계 유일의 출산율 0명대 국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100년 우리나라 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2500년에는 33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분석한 자료는 더욱 비관적이다. 2136년 인구 천만 명, 2750년 한국엔 아무도 살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세계 유수의 기관, 연구소 역시 한국의 인구 절벽,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그저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인천은 어떨까? 과거 인천은 서울, 부산 등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합계출산율 1.01명으로 울산(1.13명)과 함께 광역시에선 드물게 1명을 넘겼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가장 낮았고 부산(0.90명)을 비롯해 대구(0.99명), 광주(0.97명), 대전(0.95명) 모두 1명 미만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인천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합계출산율이 거의 줄지 않은 유일한 도시라는 점이다. 인천의 도시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군구별 편차가 여전히 크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서구, 강화옹진군 정도를 제외하곤 출산율이 대부분 감소 추세다. 특히 지난해 인천에서 유일하게 0.8명대로 충격을 안겨줬던 계양구의 경우 올해도 여전히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세계를 제패하고 커다란 영화를 누렸던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 스파르타.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정치학(Politics)에서 스파르타가 거대한 성공을 거두고 난 후, 인구가 서서히 줄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 기원전 4세기 초 스파르타의 인구는 무려 80%나 감소했다. 결국 기원전 146년 스파르타는 멸망하고 마는데 인구 감소가 강대국을 몰락시킨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경제정책 자문위원을 지낸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토드 부크홀츠(Todd G. Buchholz)도 번영한 선진국이 쇠락하는 원인으로 가장 먼저 출산율 저하를 꼽고 있다. 국가 경쟁력의 기본은 인구다. 추락하는 출산율과 눈앞에 닥친 인구 감소를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저출산 문제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바보야, 문제는 인구야.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性 파는 아이들, 누가 죄인인가

최근 대법원은 30대 남성이 미성년자인 A양에게 필로폰을 주사한 뒤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가 선고된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2심 재판부는 남성이 A양을 성매매를 위해 만나 대가를 지불했고, A양이 필로폰 투약을 동의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가 사전에 성매매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피해자는 여전히 그 동의를 번복할 자유가 있고, 예상치 못한 성행위에 대해서는 이를 거부할 자유를 가진다고 하며 해당 판결을 파기환송한 것이다. 성을 파는 아이들, 성매매와 성폭력의 경계는 늘 위태롭다. 대법원이 청소년의 자발적인 성매매도 경우에 따라서는 성폭력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한 점에서 위 판결은 의미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청소년의 자발적 성매매를 성행위에 대한 동의로 보고 있는 한, 청소년들의 성적 무지 내지 그루밍을 통해 이루어지는 성매매는 그 처벌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일부 비판이 존재한다. 청소년들의 성매매는 이미 한계점을 넘었다. 실제 성매매로 적발돼 여성가족부에 통보된 아동청소년은 2013년 45명에서 2017년 475명으로 급증했지만, 위 수치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이는 성매매에 연루된 청소년들이 자신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성매매에 유입된 미성년자들을 자발성을 근거로 피해청소년과 대상청소년으로 구분하고 있다. 강요나 협박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성매매에 가담한 것이라면 피해청소년으로 분류되어 법적 보호를 받지만, 성매매에 동의한 것이라면 대상청소년으로 분류되어 보호처분(소년원 송치까지 포함)을 받게 된다. 성매매 유입 청소년들의 경우 대부분 성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잘 곳이 없거나(35.0%), 다른 일자리가 없거나(26.2%) 등 생활을 위해 성매매에 나서고 있다. 그렇기에 청소년 성매매의 경우 해당 청소년이 당장 돈이 필요하거나 가정과의 유대를 상실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용하여 처음에는 친밀하게 접근하다가, 점차 강압적이고 극악해지며 성폭력의 특성을 띄는 경우가 많다. 실제 성매매 경험이 있는 청소년 103명 중 80%가 욕설폭행(36.9%), 협박(19.4%), 동영상 촬영(15.5%), 강간(14.6%) 등의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국가인권위 아동청소년 성매매 환경 및 인권실태 조사(2016)). 그럼에도, 현행 아청법은 자발적 성매매라는 이유로 그 책임을 온전히 청소년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이는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아청법이 오히려 청소년에 대한 입막음의 도구로 악용되어, 음성적 성매매를 확대시키고 2차 범죄를 양산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성을 파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죄인으로 보는 한 청소년 성매매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아이들의 성은 착취될 뿐,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성매매에 연루된 청소년을 죄인이 아닌 피해자로 보고 교화와 보호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자발적 성매매라는 이유로 어린 아이들을 죄인으로 삼는 것은 어른들의 비겁한 책임회피일 뿐이다. 이승기 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인천의 특수성 고려한 항만 미세먼지 대책 세워야

문명국 겨울철에 3한 4미라는 말이 유행했다. 과거 3한 4온과 같이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미세먼지와 관련해 국민적 관심이 커짐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환경의 날을 기념해 지난 2년간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부의 대책과 추진상황을 확인하고 저감 목표를 재확인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배출원 중 제조업 연소에 의한 비중이 54%로 가장 크며, 뒤를 이어 비도로이동오염원 18%, 도로이동오염원 15%, 생산공정 6%, 에너지산업 연소 5%의 순서로 나타났다. 비도로이동오염원이란 철도, 선막, 항공, 농기계, 건설장비 등이 속해있으며, 이중 선박이 45.6%, 건설장비 40.9%, 농업기계 9.1%, 철도 3.8%의 배출량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즉, 화물차, 승용차 등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보다 선박, 건설장비 등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배출이 많다는 것이다. 항만의 특성이 강한 도시일수록 선박에서 기인한 비도로이동오염원의 비중이 크다. 서울 등 내륙도시에서는 도로이동오염원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배출하고, 나머지가 비도로 이동오염원인 반면, 인천과 같은 항만지역은 상당수 비도로이동오염원을 통한 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높다. 더욱이 인천은 발전소 등 에너지 산업연소의 비중이 타 도시에 비해 높고, 기타 제조업이나 생산공정, 제조업 연소 등 다양한 배출원이 함께 존재하는 등 다양한 미세먼지 발생 요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미세먼지와 관련한 정부와 인천의 대책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경유차량 관리 등 주로 친환경차량 보급, 석탄화력발전소 감축, 노후경유차 운행 제한이 있는 반면, 제조업이나 주요 비도이동요염원 선박 기인 배출량에 대한 관리와 대응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만과 롱비치(LB) 항만은 디젤 동력 선박과 항만을 오가는 트럭 및 기관차에서 배출되는 공해와 먼지를 저감시키기 위해 산 페드로 만 항만대기 정화 실천 계획을 추진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인천시도 항만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하여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추진 중에 있으나, 인천이 지닌 산업적, 지리적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보다 세밀한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인천시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 관련 기관 선박 배출 미세먼지 감축 업무협약을 통해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그린포트 정책 추진 해나가기로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민 체감도는 다소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선박 및 중장비와 같은 미세먼지의 체계적인 감시 및 현 상황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얻어진 실질적인 데이터를 활용하여 인천시의 근본적인 미세먼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민관산학의 참여를 통한 거버넌스 구축과, 연구개발 등의 노력을 위해 시와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이뤄지고, 관련 기관 및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통한 시민이 체감하는 미세먼지 해결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문명국 청운대학교 융합소재공학과 교수

[인천시론] 일본과의 경제전쟁, 말이 아니라 실력이다

명량해전에서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을 이긴 이순신은 그날 일기에 이렇게 쓴다. 천행(天幸)이었다. 하늘이 도운 것이다. 조수의 흐름을 이용한 이순신의 탁월한 전략이 성공했는지 왜군이 겁을 먹었는지 여하튼 승리했다. 이순신이 일기에 천행이라고 쓴 것은 그만큼 힘든 전투였고 천하의 이순신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순신 승리의 결정적 요인은 함포에 있었다고 말한다. 조선 배에는 함포가 있었고 일본 배에는 없었다. 일본의 조총은 조선 수군의 총통에 비하면 파괴력이나 사정거리가 게임이 되지 않았다. 고려 말 최무선이 중국으로 건너가 화약과 대포 제조기술을 배워온 것이 결정적 도움을 줬다. 지금 이런 옛이야기를 살펴보는 것은 전쟁에서의 승리는 열정과 구호만으로는 얻어지지 않으며 오랜 기간 준비한 실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이 위자료를 내라는 대법원 판결을 지켜야 한다는 우리 입장과,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이미 해결된 문제라는 일본 입장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타협점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시작된 후에 상황은 악화일로에 있다. 국제무대에서의 여론전과 일본의 대화 거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제외로 제2탄의 경제보복이 예정돼 있다. 국내에서도 반일본 분위기가 극에 달해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행 취소 등 끝이 보이지 않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내놓는 친일-반일 프레임은 사안을 해결할 본질이 되지 못한다. 국민을 반일 경제 전쟁에 동원하려면 전쟁을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일본과는 어떤 관계로 가려는지 명확히 설명해 줘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무기가 무엇인지, 그 무기로 일본을 이길 수 있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협상론을 가르치는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한일 경제 전쟁의 핵심은 입장(Position)과 이해관계(Interests)를 분리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물론 주요 관련국인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뭔지, 이해관계가 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이 전쟁을 해결할 수 있다. 입장을 바탕으로 협상하면 답이 나오지 않지만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협상하면 해결책이 보인다. 지금 청와대는 이번 전쟁을 통해 과거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불법으로 만들어 도덕적 우위를 점하고, 배상금을 받아 일제로부터 피해를 받은 분들의 한을 풀어주고, 우리가 10배 이상 피해를 보더라도 일본에 본때를 보이자는 입장으로 보인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경제 전쟁은 과거의 땅따먹기 전쟁과 다르다. 땅따먹기 전쟁은 고정된 파이를 가지고 누가 많이 먹느냐는 전쟁이고 파이가 고정돼 있지 않은 경제 전쟁은 이긴다고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 전쟁 과정에서 죽는 것은 우리 기업과 근로자, 나아가서 불쌍한 국민들뿐이다. 그런 손실을 감수할 정도의 명분이 있는 전쟁이어야 국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또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근거도 확보해야 한다. 이순신도 천행으로 12척의 배로 싸워 이길 수 있었다. 지금의 지도자가 12척의 배로 따라오라고 하면 절대 따라가지 않는다. 지도자는 12척의 상황을 만들면 안 되는 사람이다.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간 선조와 조정 대신들은 역사의 죄인이다.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인천시론] 한국 정치와 알라딘의 교훈

최근 아이들과 함께 월트 디즈니 영화 알라딘(Aladdin)을 보러 갔다. 아그라바의 좀도둑 알라딘과 술탄의 딸 자스민 공주와의 사랑, 그리고 왕좌를 노리는 사악한 마법사 자파의 음모에 대한 이야기로 개봉 첫날 관람객이 7만 명에 그쳤지만 입소문을 통해 뒷심을 발휘하면서 53일 만에 천만 관객에 오른 영화다. 한창 재미있게 영화를 보고 있는 중에 램프의 요정 지니가 말한다. 돈과 권력은 만족이 없어.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되거든. 하지만 거짓으로 얻는 게 많을수록 진짜로 얻는 건 작아져. 하지만 알라딘은 사람들은 보이는 대로 믿는다며 지니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이후 영화는 반전을 거듭하며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지만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장면이었다. 일반적으로 성공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돈과 권력을 쉽게 떠올린다. 황금만능주의, 물질만능주의 시대에서 부(富)와 권력은 성공의 상징이고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리고 이를 얻기 위해 각자 치열하게 살아간다. 정치인과 정치권력 또한 마찬가지다. 여야 할 것 없이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통해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 승리요, 곧 성공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서로 헐뜯고 싸우는 일도 주저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알라딘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미련없이 욕심을 버린다. 그리고 마지막 요술램프 소원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 즉 지니의 자유를 위해 사용한다. 그러나 오히려 알라딘은 주위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경제성장이 둔화세를 보이고 일본의 수출규제, 경제 보복으로 인한 불매운동 확산 등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연일 나라가 어지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위한 여야 합의가 무산되는 등 국회는 여전히 자신들만의 권력 투쟁에 골몰하고 있다. 추경을 포함해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과 같이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도 말이다. 이러다가 지난 6월 국회처럼 이번 7월 국회도 빈손으로 끝날지 모른다. 여야 모두 다가오는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벼랑 끝 치킨게임으로 국익과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극한 대립 끝에 누군가는 권력을 차지하게 되겠지만 그만큼 국가와 국민이 많은 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만약 영화 속 지니가 지금 한국 정치를 본다면 뭐라고 이야기할까. 그렇게 싸워서 얻는 게 많을수록 국민이 얻는 건 작아져라고 충고하지 않을까? 권력을 쫓고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성공이라고 여기는 정치인들에게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Emerson)의 성공(Success)이라는 시 한 편을 소개한다. 건강한 아이를 낳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 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위협받는 학교보건 현장, 당신의 자녀는 안녕하신가요

1형 당뇨병으로 고통받는 학생, 알레르기 쇼크로 목숨을 잃은 학생 등 순간순간 생명이 위태로운 고위험 학생이 늘고 있다. 더욱이 학교 내 안전사고와 학교폭력의 급증으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는 학생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에 국회는 2017. 11. 학교보건법을 개정하여 1형 당뇨병 및 알레르기 쇼크에 대한 보건교사의 투약 처치를 허용하고, 응급학생에 대해 적극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보건실의 풍경은 늘 위태롭다. 보건교사들은 하루에도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명이 넘는 학생들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보건수업 및 흡연예방교육성교육심폐소생술교육정신건강교육 등 각종 건강관리 교육을 병행하고, 관련 행정업무도 도맡아 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학생들의 건강권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가정 내 치료를 보건교사가 대신하는 비율도 많이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보건실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횟수 역시 10년 전에 비해 10배나 증가했다(2014. 박혜자 국회의원 국정감사 자료). 또한 질병예방, 미세먼지 관리, 성희롱고충처리 등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보건교사에게 새로운 업무가 떠맡기듯 추가되고 있다. 보건교사는 교사와 간호사 자격을 모두 갖추고 있는 자로 그 자격요건이 매우 까다롭고, 학교 내에서 유일하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전문직이기에 타 교사가 업무를 대체할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 지역 학교들 중 학생수 1천명 이하의 학교에서는 보건교사 1인이, 1천명에서 1천400명 사이에는 보건교사 1인과 하루 2시간 시간제강사 1명이, 1천400명이 넘는 학교에는 보건교사 1인과 기간제 보건교사 1인이 학생의 건강과 관련된 모든 업무와 보건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상술하였듯 학생들의 건강관리의 중요성과 대체 불가능한 보건교사의 업무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보건교사 1인이 수백 명의 학생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은 학생들의 건강권을 소홀히 하는 탁상행정의 전형일 뿐이다. 더욱이 인천교육청의 경우 다른 시도 교육청과는 달리 학교보건과 관련하여서는 보건교사 출신 보건장학사가 없이 일반 행정직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고, 이미 보건교사가 500명이 넘음에도 보건교사 출신 보건장학관조차 없는 등 교육청 내 보건업무를 책임질 관리자가 없다. 만약 학교현장에서 시급한 보건의료 이슈가 발생할 경우, 과연 의료지식이 부족한 미흡한 교육청 담당자가 일선 학교의 보건교사들에게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렇다 보니 학교보건 운영 및 보건교육 활동 전반에 대한 장학지도에 한계가 매우 크고, 희귀난치성 질환을 지닌 고위험 학생에 대처, 집단 감염병, 신종 질병 등 응급상황 발생 시 학생 건강권과 안전권을 지켜내기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는 것이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럼에도 학생의 건강권과 직결된 보건교사의 부족 및 교육청의 컨트롤 타워 부재 등의 고질적인 문제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학교보건의 현장, 학생들의 건강은 안녕할지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 이승기 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레트로피아’를 넘어 ‘커런토피아’를 꿈꾸며

인간을 포함한 이 세상 모든 만물은 전성기(全盛期)가 있다. 그 어떤 때보다 행복하였고 희망이 가득 찼으며 다가올 미래의 그 행복을 자신한다. 그리하여 일상의 삶 속에서 자신을 위한 미래의 유토피아가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현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현대사회의 우리들은 과거의 회귀(回歸)를 꿈꾸면서 현실에서의 일상을 넘어 미래의 유토피아를 꿈꾸는데 주저하고 있다. 정치세계에서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로 표심을 자극했고 당선에 이르게 된다. 영국은 2016년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 위한 총선거 실시와 관련 브렉시트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극우정치인 나이젤 패라지는 내 나라를 돌려 달라(My Country Back)이라는 캠페인 구호로 삼기도 했다. 지난해 1월 타계한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그의 유작 레트로피아-실패한 낙원의 기원에서 회귀(回歸)라는 대명제에 천착(穿鑿)해 현대인들이 왜 과거로의 회귀를 희망하고 심지어 과거의 그 아련한 추억은 아름다운 향수가 되어 현실의 나 그리고 우리, 사회를 인식하지 않고 과거의 추억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는지에 대해 고찰한다. 중국의 사진작가인 리웨이의 사진작품 중에 29층에서의 자유(29 levels of freedom)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29층의 고층빌딩 창밖으로 한 남자가 떨어지려 하고 있고 사람들은 이 남자를 구하기 위해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현대 중국 사회의 시민들이 실존적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인들의 솔직한 자화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여기에서 실존적인 위기란 급격한 가치관의 변화, 즉 서로 융합돼 있고 함께 했던 공생의 가치가 무너지면서 초(初)개인화 돼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불안과 혼돈 등의 은유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로의 회귀, 레트로피아 그 아련한 향수가 현실에서 다시 한 번 이뤄지기를 소망하는 우리의 바람은 아마도 변덕스럽고 불안정하며 불확실한 현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레트로피아의 문제점은 현재라는 기반에서 우리의 관찰이 결여된 채 더 이상의 미래의 가능성을 꿈꾸지 않게 만든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1905년, 고종황제의 칙령으로 탄생하게 된 적십자는 지난 114년 동안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지키고자 한결같은 마음으로 달려왔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도 지난 1982년 개사 이래 현재까지 인천 300만 시민들과 함께 지역 주민의 건강과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버팀목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지 과거의 영광과 역사로 회귀가 아닌 300만 인천시민들과 함께 현재를 함께 바로 살면서 미래를 꿈꾸는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의 소망인 셈인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인천시민들과 함께 일상의 겉과 속에서 의미를 엿보는 일 호모 포에티구스적인 삶의 가치에 머뭇거리지 말며 과거로의 회귀 레트로피아를 넘어 현재를 통한 미래의 가치와 꿈을 그리는 커런토피아를 기대해 본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트럼프, 기심(機心)인가 오발(誤發)인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남북미 정상들의 회동은 역사적인 일이다. 미 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았고 세 정상이 휴전협정을 맺은 판문점에서 악수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 모든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발상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어리석다. 대선을 앞둔 트럼프가 북핵 위기를 넘겼다는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해 이번 만남을 추진했고, 김정은 위원장도 하노이 회담 때 떨어진 자신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응했을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이 좋다. 우리 대통령의 역할이 위축돼 보인다는 비판도 있으나 현실이 그런 걸 어떡하나. 당선 이후 트럼프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저렇게 즉흥적이고 쇼맨십이 강한 정치인도 국민의 호응을 받는구나라는 생각과 이러다 우리의 운명은 어떻게 되나라는 우려가 교차한 것이 사실이다. 해변에 사는 어떤 사람이 갈매기와 친해 늘 가까이 와서 놀았다. 그것을 본 그의 아버지가 한 마리를 잡아오라고 했다. 그 사람은 아버지 말대로 다음날 바닷가로 나가 갈매기를 잡으려고 했으나 갈매기는 한 마리도 날아오지 않았다. 그의 기심(機心)을 알아차린 것이다. 열자의 황제편(皇帝篇)에 나오는 글이다. 기심은 기회를 보아 움직이는 욕심, 책략을 꾸미는 마음을 말한다. 변화무쌍하고 냉혹한 세상에서 기심만을 탓할 수도 없다. 문제는 엄청난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 기심을 쓸 때다. 미북 정상회담 의제는 첫째도 둘째도 북핵 폐기다. 당사자인 우리도 마찬가지다. 이 대전제가 사라지고 비핵화 빠진 이벤트를 트럼프는 재선의 도약대로 활용하고 김정은은 통치 기반을 공고히 하는데 기심으로 쓴다면 우리의 운명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을 핵 포기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길인 대북 제재만은 확고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신념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적 계산인지는 차치하고라도, 북한으로부터 그런 수모를 받아가면서 여기까지 온 것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것이었음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오발이 명중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골프공이 언덕에 맞았는데 튀어서 그린에 떨어진다거나 빗맞은 안타 등 의도치 않은 좋은 결과를 말한다. 트럼프의 좌충우돌식 언어와 행동은 지도자로서 자격 미달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먹히는 것을 보면 오발탄이 마치 의도된 듯한 착각을 준다. 한편으로 계산된 치밀한 행동이 섞이니 우리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미국 현지에 3조6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한 롯데 신동빈 회장에게 보여준 환대를 보면 단순한 레토릭을 넘어 계산된 칭찬으로 보인다. 롯데는 자신의 골프장에 사드배치로 중국에서 가장 큰 보복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번 방한에서 우리 기업인들을 치켜세우며 찬사를 연발한 트럼프가 동맹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내밀 전방위적 청구서가 곧 도착할 것이다. 트럼프의 발언과 행동이 기심이든 오발(誤發)이든 우리의 명운에 결정적이니 우리의 대응도 치밀하여야 한다. 주역의 달인 대산 김석진 옹은 중심을 지키고 바른 곳에 처하면 흉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중심을 지킨다는 것은 당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이 명심해야 할 얘기다.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인천시론] 국가흥망 필부유책

천하흥망 필부유책, 중국 명나라 말기 사상가 고염무(顧炎武)가 즐겨했던 말로 나라의 흥망성쇠는 필부, 즉 모든 이에게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광복 이후 정치가였던 백범 김구 선생이 국가흥망 필부유책이라고 자주 했던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정치권을 보면 여야 할 것 없이 너무 무책임한 것 같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는 날로 악화되고 국내 경기는 하방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서로 상대방 탓만 한다. 특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에 논란이 된 검경 개혁 법안은 물론 20대 국회 첫 패스트트랙 법안인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역시 그 이름이 무색하게 슬로트랙으로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사과와 경제청문회를 국회 정상화 요구 조건으로 내세워 임시국회 소집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자유한국당과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위해 국회 시정연설을 강행하는 여야4당 사이에 대화와 타협은 실종된 지 오래다. 원내대표 간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가 6조7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무려 두 달이 넘었다. 그러나 식물국회가 계속되다 보니 국회 심의는 착수 단계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추경안 통과 최장 기록인 45일을 훌쩍 넘겼다. 지난 24일에는 3당 원내대표가 만나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두 시간 만에 백지화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본회의를 비롯한 향후 국회 일정은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한국당의 내분으로 국회 파행은 장기화할 태세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져 가는데 정치권은 나 몰라라 정쟁만 일삼고 있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오죽 한심하고 답답할까?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공전만 거듭하고 있는 국회를 보며 국민들의 분노는 이제 절망으로 바뀌었다. 오로지 당리당략과 지지자들을 위할 뿐 국가 전체의 이익과 장래는 안중에도 없다. 누구를 위한 싸움인지 이렇게까지 해서 무엇을 얻어 내려는지 알 수가 없다. 경제 상황은 더 나빠지고 세대계층지역 간 반목과 갈등, 적대와 분열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는 등 한국 사회가 총체적으로 위기인데도 말이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권은 막말과 선동으로 갈등을 조장하거나 자신의 지지 세력을 결집, 획책하고 있다. 극한 대립과 사생결단으로 본연의 임무와 책임은 온데간데없다. 정치인들이 국가 구성원인 국민들로 하여금 각자 책임이 무엇인지 알게 하고, 스스로 책임을 완수케 하여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마중물의 역할을 해야 하는 데도 말이다. 일 안하는 국회, 이는 국정을 주도하는 여당만의 잘못도 아니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은 야당 때문만도 아니다. 누구의 탓도 아닌 모두의 책임이다. 이제 총선이 10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자신의 책임과 본분은 다하지 않으면서 서로 남 탓만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 있는 날이다. 무책임한 정치인을 국민 모두가 책임지는 날이기도 하다. 국가흥망 필부유책! 필부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기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인천시론] 전통산업 체질개선 위한 인천형 도심 소공인 육성

원도심의 소공인은 기술 소공인의 숙련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후방 산업과 연계해 활동하는 생산과정의 주요 구성원이다. 이들은 뿌리 산업부품 산업재, 식품 및 의류 등 가공산업, 귀금속공예품 등 소비재 산업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소공인은 부품생산부터 조립가공, 완제품 및 소비재를 제조하는 등 생산 전단계에 걸쳐 소규모로 기업활동을 영위하고 있고, 제조를 기반으로 하는 각 산업의 저변을 형성, 산업 구조 내에서 완충(buffer)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산업군이다. 특히, 소공인은 도시에서 동업종, 이업종과의 융합과정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 매우 높다. 그들은 주로 도시에 집적지를 형성하여 동업종 간 공동사업, 이업종 간 연계사업 등을 통해 자연스레 융합적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그간 우리 정부는 꾸준히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제로페이 등 다양한 정책을 수립, 집행해 왔으나 제조 및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한 소공인을 위한 정책은 도시형 소공인 지원을 위한 집적지구 및 특화센터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 등을 제외하고는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소공인의 경우 서비스업 중심의 소상인과 차별되는 그들이 가지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시선을 인천으로 돌려 최근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 성장의 재도약을 위한 첨단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 개편으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원도심 지역은 영세, 중소제조기업의 소공인을 중심으로 경영 환경 악화가 지속하면서 지역경제의 성장 동력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산업기술단지 입주기업 매출액은 2014년도 3조1천억원에서 2015년도 5조1천억원, 그리고 2016년도 5조4천억원으로 증가했지만, 300인 미만 중소기업 부가가치액 규모 비중 통계를 살펴보면 2016년도 42.7%에서 2017년도에는 41.3%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술혁신의 미온적 대응과 사업 다각화의 실패로 인천지역 전통제조업인 기계금속업종 등이 단순 가공조립업종에 벗어나지 못한 채 부가가치액 규모가 감소하면서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하고 중견 및 대기업과의 양극화도 점점 심화하는 상황이다. 특히 전통적 기계금속업종이 있는 주안부평 및 남동 국가산단, 일반 산업단지 등 원도심지역에 밀집된 중소 제조기업은 낙후된 산업 인프라로 인해 업종고도화 및 다각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추진 동력은 점차 약화하고 있다. 이에 인천 원도심지역의 대표적 영세 중소기업군인 기계와 금속 업종의 업종 다각화 지원과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한 인천형 도심 소공인 육성지원을 위한 정책개발이 시급하다. 원도심을 중심으로 한 소공인 육성으로 인천의 지역균형발전과 함께 지역경제 성장 동력 촉진을 이루고 나아가 인천의 오랜 전통 기반산업의 기계 금속업종과 새로운 산업과의 융합으로 업종의 고도화와 다각화를 통한 원도심의 활력을 되찾을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문명국 청운대학교 융합소재공학과 교수

[인천시론] 호국보훈의 달 6월과 우정의 선물

언제 봄이 왔었는지 모르게 신록이 무성하게 우거지며 청명함과 싱그러움이 기대되는 초여름 6월을 우리는 맞이하고 있다. 1년 12달 중 6월은 서양에서 좋은 의미의 달이다. 6월에 결혼하면 운이 따른다는 말이 있는데 6월의 영어 June은 로마 신화의 유노(그리스 신화의 헤라)에서 이름을 따 왔으며 유노가 결혼의 여신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중국에서 6은 발음이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간다는 뜻을 가진 류(流)와 같아 8과 함께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수학적 관점에서도 1부터 10까지의 숫자의 범위에서 숫자 6은 모든 수의 중심으로서 가장 생산적이며 평형과 조화를 상징한다. 우리나라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대한적십자사의 청소년적십자(RCY) 운동도 6.25 한국전쟁 이후 1953년 4월5일 부산 암남동 뒷산에서 전쟁으로 황폐화된 국토를 되살리기 위한 식목행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서구 영미권 국가의 청소년들은 우정의 선물상자(학용품 세트)를 제작하여 한국에 보내왔으며 대한적십자사는 이를 국내 청소년들에게 배포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후 원조받는 국가에서 원조하는 국가로서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면서 대한적십자사도 1991년부터 국내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RCY 우정의 선물상자를 매년 제작하여 재난과 빈곤으로 고통 받는 세계 곳곳의 어린이들에게 우정을 담은 학용품 세트를 현재까지 약 60여 개국 24만여 상자를 전달하였다. 호국보훈의 달 6월, 자랑스러운 순국선열들이 목숨을 걸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달 6월, 그분들의 노력 뒤에도 우방국들의 도움도 컸다고 할 수 있다. 2019년 대한민국의 GDP는 약 1조 6천556억 달러로 세계 1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른 여러 나라와의 상생(相生)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청소년적십자(RCY) 단원들이 전쟁, 빈곤,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웃나라의 청소년들에게 학용품 등을 모아 보내는 RCY 우정의 선물이야말로 지구촌 시대의 일원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남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는 사랑일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는 인천 관내 청소년 1천500여 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우정의 선물상자 3천개를 제작하는 온 세계 청소년과 Together(두개 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15일 토요일 11시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사옥 외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인천의 청소년들이 직접 지진과 쓰나미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팔루지역의 3천여 명의 학생들을 위하여 함께(Together) 우정의 선물상자 두개 더를 직접 제작하고 전달까지 하는 청소년 DIY(Do It Your Own) 행사이다. 신록이 무성하게 우거지는 초여름, 12개월 중 가장 평형과 조화를 상징하는 6월, 더불어 함께하는 가치를 청소년들이 직접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으며 아울러서 순국선열들이 지켜온 이 나라에서 온 세계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상생의 가치를 깨닫는 6월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입사불필집사지명

중국 한나라 유방(劉邦)은 재위 시부터 그의 아들과 조카 모두를 전국 각지에 왕으로 봉했다. 경제(景帝) 때에 이르러서는 변방의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인 번왕(藩王)이 무려 28명이나 달했다. 이 제후들은 자신의 영지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날로 강대해지는 제후국들은 조정의 근심거리였다. 가의(賈誼)와 조착(晁錯)은 황제에게 그들의 세력을 약화시키라고 건의했다. 그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영지 일부를 몰수하는 등 눈에 보이는 강력하고 다양한 방법을 썼지만 번왕의 세력을 약화시키기는커녕 반발과 논쟁을 일으키고 칠국지란(七國之亂)을 야기한다. 반면 무제(武帝) 때 주부언(主父偃)은 제후들에게 저들의 뜻대로 책봉할 권리를 부여했다. 하지만 적자에게만 재산 상속이 가능케 한 것을 추은령(推恩令)을 통해 모든 자식에게 재산을 고르게 상속하도록 했다. 결국 제후의 재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각 자식에게 분할 상속돼 큰 영지를 소유한 제후의 탄생을 막을 수 있었다. 겉으로는 제후의 권리를 부여하면서도 속으로는 추은령을 추진하는 등 본 의도를 숨겼을 때 정치가 성공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는 입사불필집사지명(立事不必執事之名), 송나라 시절 영가(永嘉)선생이 지었다는 치국방략(治國方略)(신원문화사, 2005.9)에 있는 이야기다. 즉 일을 성사시키려면 그 일의 명성을 좇아서는 안 되며 일을 하는데 있어서 보이지 않게 하고, 공적을 쌓더라도 자기를 내세우거나 과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요즘 정치인들을 보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지나친 쇼맨십에 급급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자신의 존재감과 공을 세우기 위해 경쟁하듯 막말 공방도 서슴지 않는다. 달창, 사이코패스, 한센병 등 민망하고 선정적인 단어가 연일 신문 지상을 장식한다. 막말로 인해 품격 있는 정쟁(政爭)은 사라진 지 오래다. 남북과 경제문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소식 등 남북 관계는 소강상태다. 3차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의 감동은 온데간데없다. 한국의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이 무색하게 IMF 이후 최악의 고용한파와 실업률, 90%대의 자영업자 폐업률 등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감성을 자극하는 보여주기식 이벤트보단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밀고 당기는 물밑 전략, 인기영합적인 포퓰리즘이 아니라 신중하고 묵직한 정책 추진은 요원한 것일까? 그야말로 명성을 좇다가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 정치인은 공로나 명예를 탐내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는 일이 뜻에 어긋나 목적에 도달할 수 없으며 그들의 지위와 명예는 차치하더라도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간다. 명성을 얻은 자들의 불행은 사람들이 품는 지나친 상상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 초래된다는 말이 있다. 한낱 거품과 같은 대중적 인기보다는 소신을 가지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할 때다. 이도형 홍익경제연구소장

[인천시론] 무너지는 교육현장… ‘교권침해보험’ 권하는 사회

최근 교권침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 진단서가 없더라도 공무상 사망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오며 교권침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초등교사 A씨는 자신의 반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욕설과 거친 불만을 받아오던 중 순간적으로 욕설을 하게 됐다. 이후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수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한 것은 물론, 공개사과요구폭행시도 등 1년여 동안 지속적인 교권침해 행태를 보여왔다. 이에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나머지 정년퇴직을 한 학기 남기고 사직서를 냈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비단 이 사건뿐 아니라 최근 성추행, 폭행, 명예훼손 등 각종 교권침해 문제로 신체적정서적 피해를 호소하는 교사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접수된 교권침해 관련 상담건수만 보더라도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500건에 이른다. 이 중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가 절반을 차지했으며 학생에 의한 피해도 14%나 된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악성민원, 허위사실 유포, 과도한 민형사소송 제기 등의 특성이 있어 교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게 된다. 이에 최근에는 일부 보험사에서 교사들을 상대로 일명 교권침해특약을 출시했다. 이 특약은 교사들이 교권침해 피해를 당할 경우 일정금액을 보상해주고, 민형사소송을 당하면 변호사비용까지 지원해 준다고 하니, 보험회사의 상술에 놀라는 한편 교사들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곳이 보험회사라는 현실에 씁쓸한 기분마저 든다. 또 각 시도교육청에서도 명칭은 다르지만 전담변호사와 상담가를 갖춘 교권보호센터를 신설해 운영하는 등 교권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교사의 지위가 학부모와 학생들에 비해 열위인 작금의 현실에서, 교권보호란 말은 허상에 불과해 보인다. 교사에 의한 학생인권 침해 의혹에 대해서는, 교육청의 감사와 수사기관의 개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해당 교사는 직위해제담임배제 등의 조치로 인해 교육현장에서 바로 배제된다. 단순한 의혹 제기만으로도, 무죄추정의 원칙은 무시된 채 교사들은 죄인취급을 받는 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제기되던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다 할지라도, 해당 교사는 명예회복의 기회는커녕 교육자로서의 자존감이 무너진 채 다시 교육현장에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에 반해 교사들이 교권침해를 당할 때는 기껏해야 법률 및 심리 상담만 제공될 뿐 피부에 와 닿는 조치는 없다. 특히 가해학부모에 대해 교육청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보니, 교사들이 자비로 교권침해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씁쓸한 현실이다. 학교는 가르침과 배움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학생들의 인권과 교권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닌 함께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과거 군부독재 시절부터 이어져 오던 학생들의 낮은 인권회복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위한 권리인 교권 정상화를 위해 법률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이다. 결국, 교권추락의 최대 피해자는 우리 사회의 미래임을 잊어선 안 된다. 이승기 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인천시론] 기념일의 달 5월, 그리고 기억해야 할 날들

1년 12달 그리고 365일! 우리는 수많은 날에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달력 속 기념일은 현재의 일뿐 아니라 미래의 계획과 과거가 현재에 반영되는 모습까지 같이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논지는 오랜 시간 동안 시간의 문화사에 대한 연구주제를 바탕으로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해 낸 독일 마르부르크의 출신 알렉산더 데만트의 책 시간의 탄생에서 언급된다. 특히 한 국가가 어떤 날을 정하고 기념하여 기억하게 함은 국가의 구성요소인 시민들의 문화의식이 높아지고 국가는 그만큼 더 부강해졌다는 신호이다. 반면, 국가에서 정한 축하 일과, 기념일, 공휴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크리스티안 모르겐슈테른은 교수대의 노래라는 시에서 플래카드를 붙여서 오늘은 휴일이 아니라는 것은 그대에게 알리노니 이날은 그 많은 날 중에서도 축제 없는 날로 정해졌다네!라고 풍자한다. 이는 시민의 행동강령을 유지하고자 사용되는 기념일은 때에 따라서 우리를 피곤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임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5개의 국경일과 63개의 법정기념일을 제정하고 있다. 이 중 5월은 총 13개의 법정기념일을 포함하면서 1년 중 가장 많은 법정기념일을 포함하고 있다. 이중 스승의 날(5월15일)은 대한적십자사와 깊이 연관된 법정기념일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대한적십자사가 세계적십자의 날인 5월8일을 기념하여 청소년적십자(JRC, Junior Red Cross, 현재는 RCY, Red Cross Youth)가 결단된 학교에서 스승을 위로하는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1963년 충청남도 내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9월21일을 은사의 날로 정하고 충청남도 전역에서 각종 사은행사를 하였다. 1965년부터는 대한적십자사 주도 아래 4월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 탄생일인 5월15일로 변경하였다. 1973년 3월 국민교육헌장 선포 기념일(12월5일)로 통합되어 운영되어 오다가 1982년 5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스승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되기에 이른다. 스승의 날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념일 피로현상으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고 여러 사회적인 부침(浮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은 계속하여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선생님께 감사편지 쓰기, 사랑의 꽃 한 송이 전달하기, 병중이시거나 퇴직하신 선생님 찾아뵙기, 음악회나 다과회 등의 다양한 사은행사를 학교별로 개최하고 있다. 일본에서의 어느 교사가 스승의 날이 있는 한국사회가 부럽다라고 한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누군가를 어떤 무슨 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하는 날이 가지는 의미가 지닌 의미에 대하여 우리는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 세계 각국마다 스승의 날은 서로 다르지만, 그 기념일에 진행하는 기념행사들은 대동소이하며, 종국적으로는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달력 속 기념일은 현재의 일뿐 아니라 미래의 계획과 과거가 현재에 반영되는 모습까지 같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기에 기념일 그리고 기억해야 하는 날이 되는 것이다. 이경호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인천시론] 인천형 커뮤니티케어 준비가 필요하다

오는 6월부터 전국적으로 2년간 광주시, 부천시, 천안시, 전주시, 김해시(이상 노인 분야), 대구시, 제주시, 화성시(이상 장애인 분야)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이 추진된다는 보건복지부에서 지난 4월초 발표가 있었다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란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 돌봄이 필요한 국민이 시설병원이 아닌 살던 집이나 지역에서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등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말한다. 특히 금번 선도사업에 선전된 지역은 지역의 실정에 맞는 다양항 돌봄 모델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거치며, 지역 주민의 요구가 반영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해야한다. 이러한 맞춤형 지원사업을 통해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줄임으로써 절감되는 사회보험 재원 규모에 대한 실증자료를 확보하고, 지역 주민에 대한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지자체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물론 인천이 이번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에 선정이 되지 못했지만, 앞으로 국가 정책의 큰 틀에서 해당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천이 당면한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결방안으로서 인천형 커뮤니티케어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현재 인천이 당면하고 있는 구도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에서의 커뮤니티케어와의 연계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노후된 구 주거지 정비를 통해 도시의 활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로 구도심을 혁신 거점으로 조성하고 지역이 지닌 역사, 문화, 관광 등의 특성에 따라 재생하는 것이다. 특히, 지역의 유휴공간의 복합 개발을 통해 청년창업, 임대주택, 커뮤니티 공간 조성 등을 적극 추진하는 사업도 구상 가능하다. 즉,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커뮤니티케어 사업은 인구의 감소와 구도심 등 사회적 취약지를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으나, 도시재생사업은 지역의 물리적 측면 지원과 커뮤니티 시업은 서비스 측면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두 사업을 통해 새로운 모델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인천형 커뮤니티케어 사업은 커뮤니티케어와 연계한 건강 의료, 요양 돌봄 등과 관련한 시설 및 이들 지역에 미래사회 서비스 제공을 위한 IoT, ICT 실증 공간 등을 도시재생 지역에 유치하고, 이 곳에서 발생하는 많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청년과 고령자, 그리고 사회적 약자 지원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지역사회를 위해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역주민이 함께 공유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나아가는 모델로서 자긍심과 지역에 대한 애착이 커 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명국 청운대학교 융합소재공학과 교수

[인천시론] 정의는 친절하고 남의 말을 잘 듣는다

소설가 김훈이 좋아하는 니체의 말이 있다. 정의로운 사람은 빠르게 판단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자는 스스로 서둘러 판단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자는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이고, 정의로운 자는 남에게 친절한 자다. 결국 정의라는 것은 남에게 친절하고 남의 말을 잘 듣고 남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정의로운 자는 강력하고 우뚝하고 자기 생각을 강요하고 남을 복종시키고 목표를 향해 주변도 둘러보지 않는 사람을 연상한다. 그리스 신화 속 정의의 여신 디케는 어떠한 편견도 개입하지 않도록 두 눈을 붕대로 동여맨다. 정의는 편이 없다. 눈가리개를 풀고 나와 너를 가르기 시작하면 정의는 흉기가 된다. 정의(正義)에 대해 많은 사람이 정의(定義)했지만 파스칼이 말했듯이 피레네 산맥 이쪽에서의 정의는 저쪽에서의 불의다는 말처럼 상대적인 것이고 잘못하면 권력의 독버섯이 된다. 정의란 무엇인가란 말보다 누구를 위한 정의인가가 더 중요하다. 완벽한 정의가 무엇인가를 찾기보다는 정의란 불완전한 것임을 인정하고 부정의(不正義)를 없애는 데 관심을 둬야 한다. 정의의 실현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오류는 특정 계급의 정의를 전체의 정의로 눈속임하는 일이다. 철학의 내용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늘 변화했듯이 정의 역시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발전에 부응해 나타나는 산물이다. 정의는 인간의 욕구 가운데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기본적인 전제를 갖는다. 정의를 너무 강조하면 문제가 생긴다. 나는 정의로운 사람이야 또는 우리는 정의로운 정권이야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이미 정의로운 게 아니다. 그런 사람은 100% 순도의 정의를 찾기 위해 누군가를 계속 공격해야 한다. 김정탁 교수는 인위적인 정의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둥근 원을 더 둥글게 만든다고 계속 깎다 결국 모를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진정 정의로운 사람은 나는 정의롭다고 말하지 않는다. 함부로 정의를 외치고 자신을 정의의 파수꾼으로 임명하게 되면 망나니 칼춤을 추게 된다. 관용이나 사랑이 빠진 정의는 위험하다. 상대방에 대한 보복으로 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8년간 공부했던 오구라 기조 일본 교토대 교수는 한국은 화려한 도덕 쟁탈전 사회라며 도덕을 가지면 모든 걸 독차지하는 도덕, 권력, 부(富)가 삼위일체인 독특한 사회라고 했다. 여기서 도덕은 정의와 의미가 같다. 정의는 한 사람이나 특정 세력이 독점하는 전유물이 아니다. 내가 믿는 것이 정의이고 타인은 악이란 생각은 위험하다.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짓누를 치명적인 독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정의라는 이름으로 부조리와 부패가 정당화됐다. 아직도 정의라는 이름으로 너를 처단하겠다는 드라마 대사가 난무한다. 정의의 궁극적인 가치와 목표는 인간을 사랑하는 의무와 책임이다. 정의는 유일하거나 절대적인 가치가 되지 못한다. 증오와 복수를 가장한 정의는 악의 원천이 된다. 당신의 적이 얼마나 사악할지라도 중요한 것은 그가 인간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누구든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기 시작할 때 악이 뿌리내린다는 것을 안다. 입만 열면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인천시론] 제조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도입, 지금도 늦지 않았다

2016년 열린 세계 경제 포럼(WEF)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소개된 이후 미국의 첨단 제조 파트너십,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등 각국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제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2017년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에는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을 발표하며 중소기업 제조업 전반의 스마트 혁신을 추진해 중소기업 제조 강국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략은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 개 보급, 스마트 산업단지 10개 조성 등을 주요 목표로 한다. 스마트공장은 설계계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모든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 향상, 제품 불량률 감소 등 생산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맞춤형 공장을 의미한다. 제조 중소기업에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긴 셈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까지 약 7천800개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 2천800곳의 경영 상황 분석결과 생산성은 30% 향상했다. 불량률은 43.5% 감소했고, 원가는 15.9% 줄었다. 또 평균 2.2명의 추가 고용이 창출됐다.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스마트공장 구축 중소기업 경영 성과가 자율적 공장 운영을 하는 자동화지능화 단계의 스마트공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그동안 생산 이력을 추적관리 할 수 있는 정도의 기초 단계까지만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왔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모든 기업이 경영 성과를 창출한 것은 아니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했으나 직원들의 정보기기 조작 미숙, 데이터 분석 인력 미보유 등으로 경영 성과 창출에 실패한 사례도 존재한다. 일반 공장의 스마트공장 전환은 단순히 IT 시스템과 설비를 구축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생산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축적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우선 검토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생산 직원들이 정보기기를 자발적으로 능숙하게 사용하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스마트공장을 운영하고 개선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스마트공장을 구축운영하는 과정에서 스마트공장 관련 대기업 퇴직자 컨설팅, 전문기관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최대한 많은 제조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다. 제조 혁신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사업을 활용해 어려운 제조 환경에 대처하길 바란다.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지원을 통해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아갈 때다. 박선국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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