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나의 백넘버는 몇번인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벤투호에서 캡틴 완장과 등 번호 7번을 달았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하지만 그가 없는 벤투호의 7번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모두의 관심사였다. 주인공은 황인범 선수였다. 등 번호는 단순하게 그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라 팀의 전술적인 포지션과 스타일을 뜻한다. 7번은 팀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번호로, 에이스의 상징이다. 등 번호를 붙이는 종목을 보면 주로 구기 종목으로, 과거 선수 구별에서 시작한 등 번호가 이제는 자신의 목표나 의미를 붙여 사용하고 해석하는 스토리텔링으로 발전했다. 이승엽 선수는 그의 영웅 장종훈 선수의 홈런 35개를 넘겠다는 의미로 35개 홈런신기록에 1을 더한 36번을 사용했고, LA다저스 류현진 선수의 등 번호 99번은 한화 이글스의 우승연도인 99년도를 다시 재현한다는 의미에서 사용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공필성 선수는 자신의 성인 공(0)을 등 번호로, 삼성 라이온즈의 장원삼 선수는 자신의 이름인 원(one, 1)삼(3)을 등 번호로 선택했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행운(7)이 있으면 불운(4)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74번을 달고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팀을 지도한다. 이처럼 등 번호는 자신의 목표나 의미 이야기를 나타낸다. 선수들의 유니폼을 보면 번호가 이름보다 훨씬 크게 표시된다. 유니폼 상의 앞면과 하의에 적는 번호도 등에 적는 이름에 비해 최대 2배가 크다. 이름보다 번호가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뉴욕 양키즈 선수들의 유니폼을 보면 등 번호는 있으나 이름이 없다. 개인보다 팀이 더 중요함을 나타내고 팀플레이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개인의 영광이 팀의 성적과 연결돼 결과를 만들어낼 때 그 가치가 더욱더 커지는 것이다. 선수 생활 동안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큰 바람은 우승트로피나 높은 연봉만큼 가장 큰 영예가 바로 자신의 등 번호가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는 것이다. 영구 결번은 구단이나 리그가 해당 선수의 탁월한 업적을 기억하고자 그 팀이나 리그에서 선수가 선수시절 사용했던 등 번호를 빈 번호로 남겨 다른 선수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36년의 역사상 14명, 프로 농구에서는 9명의 영구 결번 선수를 가지고 있다. 역사에 비해 적은 숫자만 봐도 얼마나 명예스러운 것인지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라운드에서의 탁월한 업적뿐만 아니라 경기 외에서도 모범이 돼야 하기에 구단이나 팀의 역사에 매우 중요한 상징 상품이 된다. 나는 과연 나의 등 번호를 영구 결번으로 만들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구 결번을 만들려면 나보다 팀을 우선시해야, 실력보다 인품과 주변 실력을 더 키워야, 내가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인정해야만 된다. 나이키 광고에 보면 백넘버만 봐도 당신이 누구인지 알게 하라는 카피가 있다. 등 번호만 보고도 과연 사람들이 나를 알아볼 수 있을까.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보이는 실력보다 보이지 않는 선수들의 인성이나 인품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과연 나에게 의미 있고 소중한 숫자는 과연 몇 번인가. 자신만의 번호를 만들어 미래를 꿈꾸고 현재를 실천하고 과거를 돌아볼 수 있었으면 한다. 넬슨 만델라는 나는 내 영혼의 지도자다라고 했다. 삶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고 번호의 주인공은 나이기에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자신의 번호를 명예롭게 만들고 자신을 주변에서 알아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제대로 된 국회 예산심의를 기대한다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정부가 제출한 470조 5천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 돌입했다. 정부는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며 올해보다 9.7% 증가한 ‘슈퍼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국회의 예산심의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팍팍한 서민의 삶을 살펴야 하는 국회의 예산심의가 그간은 여론전만을 펼치다가 결국 법정 시한 막판에 이르러 졸속심의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지난 5일 예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한 주먹도 안 되는 게”, “나가서 붙어” 등 막말을 퍼부었던 여야 의원의 볼썽사나운 다툼에 국민은 싸늘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는 국회의 예산심사에 대한 무책임과 무능력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국회의 예산심의가 전년도의 세입ㆍ세출 결산서에 대한 심의 결과를 꼼꼼히 분석해 질의하는 체계성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고함과 삿대질만 난무하는, 예산심의를 준비 못 한 무책임이 결국 국회의 예산심의 과정을 질타와 추궁뿐인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헌법 54조는 국회의 예산안 처리 마감일을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으로 못 박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 심의였던 지난해 법정 시한보다 나흘 늦게 국회 문턱을 넘었다. 입법부인 국회가 헌법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1987년 현행 헌법이 마련된 이후 법정 시한 내 국회가 예산안을 통과한 것은 일곱 차례에 불과했다.그마저도 시간에 쫓겨 막판 합의를 서두르다 보니 여야 간 주고받기 식 졸속 심의가 진행됐고, 예산안에 대한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통과돼 누더기 예산이 됐다는 비판이 일기 일쑤였다. 지난해 국회 예산심의에서 심의의 흔적이 전혀 없었던 51개 사업 중 52.9%가 국토부 소관이었고, 그중에 92.2%가 지역구 사업이었다는 한 언론의 보도는 이제는 놀랍지도 않은 뉴스였다. 더욱더 큰 문제는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여야의 몰염치한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시절이었던 2016년 정부의 일방적 예산 편성과 집행으로 인한 문제를 해소해야 된다며, 정부예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야당에서 여당으로 입장이 바뀐 뒤에는 야권의 발목 잡기를 비판하며 정부예산을 총력 사수하는 발언들만 눈에 띄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아동수당 정책을 비판하며 소득 상위 10% 가정은 제외하고 아동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올해 아동수당은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수용해 상위 10%를 제외하고 지급됐다. 그러나 야당이 되자 입장을 급선회해 출산장려금 2천만 원 및 아동수당 30만 원 정책을 들고 나왔다. 여야 모두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국민을 위한다는 진의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을 받을만한 대목이다. 국회와 국회의원은 입법권과 함께 예산심의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책무다. 정치공세와 극한대치 졸속ㆍ부실심사가 지속해서는 안 된다. 국가 예산은 국민의 팍팍한 삶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다뤄야 한다. 남은 기간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내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오현순 매니페스토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주민이 나침반이 되어줄 차례다

연구원 생활 23년을 접고 경기도의원이 된 지 9년째다.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월급은 줄고 남편 없는 생활”이라고 푸념한다. 도의원으로 살면서 시간이 늘 부족함을 느꼈다. 민원 해결과 현장 방문은 기본이다. 주민을 위한 조례도 만들어야 하고, 주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행정사무감사에 내년 예산안 심사도 해야 하니 그야말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경기도 한 해 예산이 2018년 기준으로 경기도교육청을 포함해서 40조 원 규모다. 의원 1인당 약 2천800억 원의 예산이 정책의 취지대로 잘 쓰이는지 감시ㆍ감사해야 하며, 합리적인 대안도 내놓아야 한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제9대 때 조례 제ㆍ개정이 총 1천311건이었고, 이 중에서 의원발의가 1천071건으로 1인당 8.4건이었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광역의회 의원의 조례 발의율이 지난 2007년 29.8%에서 2017년 59.8%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회 의원 조례 발의율은 이보다 높은 81.7%다. 국회의원은 1인당 인턴을 포함해서 9명의 보좌인력이 있고, 입법과 예산 등 전문 지원조직도 탄탄하다. 그러나 경기도의회를 포함해 지방의회 의원은 혼자서 고군분투한다. 정책지원 전문인력도 없고, 의회사무처 직원의 인사권도 집행부의 수장인 단체장에게 있다. ‘강(强) 집행부, 약(弱) 의회’라는 자조 섞인 말에서 보듯이 집행부를 견제하고 균형을 잡아야 할 지방의회의 현실이 녹록지 않다. 이런 구조를 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지만 27년째 헛바퀴였다. 그러나 요즘 달걀로 바위를 깨는 듯한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달 말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단체장에게 속해 있던 지방의회 소속 직원 인사권을 시ㆍ도부터 단계적으로 독립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 “자치입법과 감사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 전문인력 제도’의 도입도 추진하겠다”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울컥했다. 전국 시ㆍ도의회가 연대해 무던히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행정안전부는 지방의회 운영 자율화와 주민발안제도 도입, 주민감사 청구 인구 하향 조정 등 지방자치법을 30년 만에 대폭 개정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 후보자의 후원회 설치를 허용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에 대한 선관위 의견도 국회에 제출됐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법 개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정부는 현재 지방분권 가이드라인만 제시했다. 세부적인 사항을 포함해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보인다. 국민의 기본법인 헌법에 자치분권이 담길 수 있도록 개헌의 불씨도 다시 살려야 한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의기관이며, 이러한 변화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의 출발점이며, 지방의회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국민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길목에서 이제는 주민이 나침반이 돼줄 차례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주체는 바로 주민이다. 주민이 가리키는 방향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아침을 열면서] 행정 저항에 막힌 수도권 대중교통 형평성

유정훈 총 10개 노선, 343.4㎞에 달하는 도시철도망을 가진 서울시는 도시철도 이용률이 28.2%로 각각 8.4%와 10.8%에 불과한 경기도와 인천시에 비해 엄청난 대중교통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도시철도는 건설비가 1천200~1천500억/㎞이며 개통 후에도 운영비가 ㎞당 연간 수십억 원이 소요되는 값비싼 교통수단이다 보니, 경기도와 인천시는 운영비가 낮고 수요에 탄력적인 버스를 활용해 비역세권에서도 환승을 통해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체계를 운영해오고 있다. 최신 통계를 보면 1번 이상 갈아타는 환승 통행의 비율은 경기, 서울, 인천 순으로 각각 31.5%, 29.5%, 27.9%로 관측된다. 이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환승 저항이 긴 노선 거리와 높은 굴곡도로 대표되는 직결 통행의 비효율성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관련기관에서는 환승 저항을 줄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특히 서울시, 경기도 및 인천시가 함께하는 ‘수도권 통합환승요금제’는 환승 요금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비효율적인 직결통행을 환승 통행으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수도권 주민의 대중교통 형평성을 제고해 온 통합환승요금제가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발단은 경기도와 인천시가 각각 2007년과 2009년에 통합환승요금제에 급하게 참여하면서 합의한 불공정 조항이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경기도와 인천 버스 이용객이 서울지하철 및 코레일 전철과 환승할 때 할인 금액의 60%(2015년 46%로 조정)를 해당 기관에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인천시의 버스 및 철도운영기관에 대한 지급규모는 각각 2007년 543억 원에서 2016년 2천296억 원으로, 2009년 174억 원에서 2016년 639억 원까지 증가하게 됐다. 이러한 규모의 재정 소요는 경기도와 인천시가 효율적인 환승체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데 현실적인 제약이 되고 있으며, 현행 수도권 통합환승요금제의 유지에도 부담되고 있다. 통합환승요금제는 그동안 여러 전문가들이 활발히 연구하고 토론해 온 결과, 모두가 이해할 만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개편안들이 잘 준비돼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교통연구원과 수도권 3개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수도권 통합환승요금체계 개선방안 연구’를 수행해 공식적인 개편안을 도출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개편 논의를 지켜보면 서울시와 코레일의 소극적인 태도와 비협조적인 행정 저항이 안타깝다. 이러한 입장이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평소 대중교통 공공성과 형평성의 가치를 내세운다 하더라도, 매년 따박따박 받아오던 수백억 원을 단번에 포기하라는 것은 경영효율로 평가받는 코레일과 한 푼이라도 지역주민을 위해서 사용하려는 서울시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처럼 수도권 교통문제들은 합리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손쉽게 합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마침 문재인 정부의 5대 교통공약 중의 하나인 ‘수도권 광역교통위원회’가 내년 초에 출범하게 된다. 따라서 협력적 광역교통 거버넌스를 실현하기 위한 광역교통위원회가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바로 ‘수도권 통합환승요금제 개편’이어야 한다. 만약 광역교통위원회마저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내년부터 대중교통 시험문제 답안부터 바꿔야 할 형편이다. 가장 대표적인 환승 저항은 행정저항이라고 말이다. 유정훈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

[아침을 열면서] 역발동의 동동력을 실천하라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생각과 행동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 속에서 삶의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애플은 ‘다른 생각(Think Different)’이라는 기업 행동 철학을 가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들을 감동시킨다. 아마존은 최저가 전략으로 이익을 남기지 않는 것을 기업 철학으로 해 제품시장에서 영토를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늘 운동을 즐기고 참여하는 나의 삶의 키워드는 ‘Do IT!’(실행하라)이다. 최근 성공하는 기업들의 성장전략은 역발상이 아니라 역발동(動)이라고 한다. 결국, 남과 다른 생각을 하고 남과 다른 행동을 해야만 기업의 지속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만드는 행동은 상상력(想像力)이 아니라 행동하는 힘인 동동력(動動力)이라 한다. 결국, 기업이나 자신이 추구하는 철학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른 행동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올해가 나이키 제품 키워드인 ‘Just Do It!’이 만들어진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2016년 NFL(미국 프로 풋볼) 샌프란시스코 49ers에 콜린 캐퍼닉이라는 선수가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시 경찰이 흑인을 과잉 진압해 사망한 사건에 대한 항의 의미로 무릎을 꿇었다. 일부 사람들은 그의 행동이 올바른 것이라 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비 애국적이고 국가를 존경하지 않는 무례한 행동이라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유산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그리고 2017년 자유 계약 선수의 자격을 얻었지만, 어느 팀에서도 그를 부담스러워하여 계약하는 팀이 없어 그는 무직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나이키는 ‘Just Do It’ 30주년 광고 모델로 캐퍼닉을 기용해 “무언가를 믿어라. 이것이 모든 것을 희생한다는 의미일지라도’라는 광고문구와 함께 캐퍼닉이 NFL에서 했던 시위를 통해 치러야 했던 대가를 암시하는 문구와 함께 내보냈다. 이러한 나이키의 광고를 보고 ‘#나이키 보이콧’이라는 해시태그와 더불어 나이키 신발을 불태우고 불매 운동을 하는 모습이 SNS와 미디어를 통해 표출됐다. 광고 직후 나이키 주가는 3%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키는 캐퍼닉의 신념을 표현한 광고판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주요 지역에 입간판을 세우고 그를 모델로 한 제품까지 만들어 판매했다. 주가가 내려가고 힘든 상황에서도 나이키가 가진 브랜드 가치를 직접 행동으로 옮겨 실행하는 그들의 동동력이야말로 오늘날 기업이나 지금의 우리가 배워야 할 철학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나이키는 이러한 논란을 통해 대통령을 대적해 자신들의 가치를 펼치는 두려움 없는 기업,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브랜드 철학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Just Do It’을 실천하고 있다. 일이나 기타 사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51대 49나 55대 45의 상황에서 자기의 소신껏 결정해 리드해 나간다는 것은 자신의 업에 대한 가치 및 정확한 미래 목표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행동은 우리의 모습을 나타내는 중요한 가치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남과 다른 행동을 통해 성공하려면 역발동과 그것을 실천하는 동동력을 통해 가능한 세상이 지금이기 때문이다. 행동은 경험의 가치를 통해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게 맞는 조직에 맞는 방식과 내용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행동은 모든 결과물 생성의 원동력이 된다. 모든 일의 결과는 행동, 즉 자기 행동에서 비롯되고 자신이 행동하는 만큼 인생에서 얻어간다. 멋진 행동으로 시작하는 하루, 멋진 인생이 되기를.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주임교수

[아침을 열면서] 정쟁국감에 ‘혹’하다 한 방에 ‘훅’ 간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20대 국회 후반기 첫 국정감사. 문재인 정부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국감의 핵심 쟁점 대부분이 대선공약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한반도 비핵화, 남북 경제교류협력 등의 외교통일 분야와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문제 등이 부각되고 있다.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도 이슈가 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번 국감에서의 대부분의 핵심쟁점은 문재인 정부의 201개 대선 공약, 20대 국정전략과 100대 국정과제(487개 실천과제)에 대한 평가와 관련된 것이다. 이번 국정감사는 문제인 정부의 대선공약에 대한 예산집행 감사와 정책의 실효성 등을 재평가하는 대선 2라운드가 되는 것이다. 국회가 대선공약을 검증하는 것을 굳이 비판할 생각은 없다. 대통령을 중간 평가할 수 있는 중간선거가 없는 현재의 제도에서 국회가 대선공약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정부를 감시견제하는 의회민주주의가 구현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매번 정략적 발언이나 비합리적 질의 등으로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기 일쑤였기에 국정감사가 아니라 국정감사를 감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었다는 점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야당시절 자유한국당의 정부 감싸기용 ‘방탄국감’을 비판했지만, 여당이 된 지금에서는 그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불가피성을 강조며 현 정부의 포용적 성장, 공정경제 정책에 대한 적극 옹호만 있지 은산분리 완화 등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대선공약과 국정과제에 검증 및 평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자유한국당 또한 여당시절 야당의 정치공세와 반대만을 위한 반대, 발목잡기 등에 대해 강한 비판을 했지만, 정부정책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철 지난 과거정부의 쟁책만을 고집하는 등 국감을 대선 패배의 화풀이 장(場)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선공약의 국정과제 제외, 후퇴, 완화, 폐기 등을 따지겠다는 자세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일까. 정쟁국감은 국회의 불치병이라 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치공세와 막무가내 질타 등 오만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국정감사장 곳곳에서 고성과 파행이 벌어지고 상임위원장을 형사고발 하는 등 볼썽사나운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외식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 등을 국감 증인으로 불렀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질의나 막무가내식 질타 등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도 여전하다. 20대 국회는 그동안 국민의 매서운 질책을 받아왔다. 한국의 의회가 정치혐오 대상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신뢰를 받으려면 국민이 부여해 준 권한인 ‘입법권, 국정감사권, 예·결산 심의권’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에 대한 예산집행 감사와 정책의 실효성 등을 합리적으로 재평가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현대사회는 로그(log) 되는 사회이다. 그래서 정치는 기록되고, 기억되고, 통제받을 수밖에 없다. 20대 국회 대부분의 활동 내역들이 기록돼 국민의 기억 속에서 자리하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그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바꿀 기회가 얼마 없다. 이번 국감은 다음 총선에서 개개인의 국회의원은 물론 정당들을 대상으로 국민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좌우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것을 망각한 집단들은 오만함으로 일관하다가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현순 매니페스토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공존’은 시대정신이다

우리 집에서 분리수거나 음식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나와 아들 몫이다. 세탁기나 청소기를 돌리는 일도 눈치껏 한다. 여느 맞벌이 가정과 비슷하다. 내가 의장이라는 자리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 아무리 무거워도 아내만 할까 싶다. 그런 생각이 깊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알아서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가정은 사회의 기본이다. 이러한 공존의 지혜가 더욱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임하면서 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했다. 나는 협치를 넘어서는 ‘공존’을 제시했다. 협치는 서로의 뜻이 맞지 않을 때 갈등을 겪다가 등을 돌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공존은 홀로 설 수 없다. 뒤돌아서면 공멸의 길이 놓여 있다. 어떻게든 하나의 접점을 찾고자 노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경기도의회가 거대 여당인데다 경기도지사도 같은 당이다. 나는 도지사와의 첫 만남에서 의원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해 달라고 부탁했다. 의회와 집행부가 각자의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며 공존의 정신으로 함께할 때 도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공존은 평화의 정신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큰 틀을 짜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에 이어 평양공동선언까지 국제관계의 질서를 존중하면서 ‘외교는 예술’이라는 말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지난 70년 동안 헤어져 살았기에 그 시간을 부정하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공존의 지혜가 평화로운 세상을 앞당기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공존의 관점에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 전국 17개 광역의회가 연대하여 진정한 지방자치와 분권의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연대의 힘으로 풀어서 법적, 제도적 개선을 이루고자 한다. 집행부에 편중된 인사권을 비롯해 의회에 필요한 권한을 되찾고자 한다. 지역 주민을 위한 진정한 자치분권시대를 열망한다. 인천시의회 이용범 의장과는 평화의 뱃길을 논의했다. 지난 평양정상회담에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연결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육상 경로 못지않게 해상 경로가 중요하다. 경기도에서 유일한 평택항이 국내 3대 물류항으로 급부상한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평택에서 파주까지 142㎞의 연안이 뱃길로 이어지고, 나아가 장산곶까지 이어지는 경기만의 가치가 발현되기를 바란다. 또한 남북공동 유해발굴을 위해 철원의 화살머리고지 지뢰제거 작업이 시작됐다. 강원도의회 한금석 의장은 역사상 경제중심 역할을 했던 철원이 남북 분단으로 쇠락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이웃한 연천은 구석기 문화의 대표도시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그런데 남북 분단 이후 경기도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도시로 전락했다. 따라서 철원과 연천을 공동 개발하는 구상을 하고 광역의회 간 MOU 체결을 준비 중이다. 공존은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가정은 사랑으로 공존하고, 지방의회와 지방정부는 존중으로 공존하고, 중앙과 지방은 분권으로 공존하며, 남북은 평화로 공존해야 지속 가능한 행복이 열린다. 공존은 시대정신이며, 시대요구다.송한준경기도의회 의장

[아침을 열면서] 비닐벨트 대신 동네 공원 만들자

수도권 주택공급을 위한 그린벨트(Green Belt) 해제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의 논쟁이 매일 뜨겁다. 수도권 그린벨트 총 면적의 83% 정도를 가진 경기도에서도 이미 해제지역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지역주민들의 집단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은 서울 주변을 둘러싼 그린벨트 때문에 매우 독특한 도시확장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서울 도심에 기업과 일자리가 집중화돼 주거비가 증가하게 되자, 정부는 땅값이 싼 수도권 외곽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했다.그러나 그린벨트를 피해서 택지 공급이 이뤄지다 보니 서울시 그린벨트 바깥에 있는 신도시 주민들은 직장으로부터 더 멀리 통근하게 되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더욱 악화했다. 최근 출퇴근 소요시간이 평균 1시간 30분을 넘게 되면서 삶의 질에서 지역 양극화도 매우 심해졌으나, 안타깝게도 정부와 서울시 간의 그린벨트 해제 논쟁에서는 비정상적 광역적 도시확장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빠져 있다.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양측의 주장을 뒤집어 보면, 기형적인 수도권 확장을 막으면서 주거 빈곤층을 위한 주택 공급을 실천하는 방안에 대한 힌트가 있다. 먼저 정부는 서울시 인근에 소위 비닐 벨트(Vinyl Belt)라고 부르는 환경보존가치가 낮은 3등급 이하 그린벨트를 풀어 공공 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고 한다. 공공 임대주택은 기본적으로 도시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주거다. 대중교통에 의지해 매일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해야 하는 도시 노동자들에게 좋은 주거지는 통근거리가 짧아지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도심이어야 한다. 도심으로부터 멀고 녹지가 풍부해서 저밀도 개발이 요구되는 그린벨트 지역은 기본적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주거지로 적합하지 않다. 반대 측의 논리도 기만적이고 자기 모순적이다. 그린벨트 해제를 극렬히 반대하는 주민들의 속내는 대규모 공공 임대주택이 집값 하락을 가져올 거라는 우려가 환경훼손 방지보다 우선이다. 도심 유휴지를 활용해 택지를 공급하겠다는 서울시의 주장은 주거 빈곤층의 환경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보이질 않는다. 도시 내 택지는 가장 고통받는 주거 빈곤층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공급돼야 한다. 또한, 해당 지역에 충분한 녹지 공간을 만들어 주거 가치를 개선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도시 공간을 단절함으로써 도시발전과 주민 생활을 저해하고 있는 광폭 도로와 지상 철도의 지하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선거 때마다 매번 검토하는 핵심 정책인 도시 내 교통 인프라 지하화는 막대한 사업비 탓에 추진이 좌절됐다.(예를 들어 수도권 경부선과 경인선 지하화는 각각 14조와 6조) 그러므로 비닐 벨트의 공공 개발로 얻어지는 재원을 교통 인프라 지하화 사업에 투입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지하화로 얻어진 공간에 공원을 만들고 공공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저소득층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함과 동시에 주거복지 수혜자들이 현재 사는 지역에 필요한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형평성과 공공성을 가치로 삼는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및 생활 SOC 정책과도 괘를 같이 한다. 그리고 대다수 도시민이 누리지 못하는 교외의 녹지공간을 매일 걷고 숨 쉴 수 있는 도심 공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학과 교수

[아침을 열면서] 글보다 동영상이 중심인 세상

▲ 김도균 말하는 시대가 가고 귀로 듣는 오디오 시대, 활자로 전달하는 시대는 가고 영상으로 소통하는 시대, 장난감이 어린이들 손에서 사라지고 동영상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시대로 변했다. 신문보다 더 막강했던 포털과 네이버 검색 시대를 지나 동영상의 힘이 커진 시대로 변하면서 지식과 정보의 권력이 동영상을 통해 제공하는 유튜브의 시대로 바뀌었다. 짧은 동영상을 뜻하는 숏 폼(short form), 바쁜 시간 글보다 짧게 요약해 만들어진 동영상처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가 대세다. IT와 스마트폰의 활용으로 누구나 쉽게 영상을 만들어 중계하고 업로드해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세상, 말 그대로 영상이 가장 인기 있는 디지털 콘텐츠가 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근 대학생들도 리포트를 쓰거나 지식과 정보를 얻고자 포털 사이트나 네이버보다 유튜브를 통해 검색하는 양과 시간이 2배 이상 된다고 한다. 나도 강의를 준비하거나 정보를 검색할 때 유튜브 영상 내용을 사용하거나 편집하면 기존 자료의 카피(Copy)에서 벗어날 수 있고 영상을 통한 전달은 대상을 이해시키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모든 것이 다 있다”는 유튜브(Youtube)는 ‘갓튜브’(God+유튜버 합성어)로 불리며 일상의 정보뿐만 아니라 음악, 게임, 영화, 여행, 정보, 스포츠, 교육, 취미 활동 등 다채로운 동영상이 총 망라 돼 있다. 스포츠의 경우 ‘슛포러브’로 이름을 알리는 이천수, 꽁지머리와 공격하는 골키퍼로 알려진 김병지 선수는 ‘꽁병지tv’로, 자연 속 여유와 힐링을 주는 찍패커(Zzicpacker, 백종훈)는 아웃도어 영상의 유튜버로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미디어의 힘, 1인 크리에이터의 시대가 기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끌면서 제작이나 중계방송의 커뮤니케이션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튜버, BJ, 1인 미디어로 참여하는 스포츠 관련 크리에이터는 최근 청소년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직업군이 됐다. 특히 경기 장면이나 선수들의 기술 모음, 골 편집, 홈런 편집, 홀인원 편집 등 다양한 경기 모습의 SNS나 모바일을 통한 방송 확대는 인기 유튜버를 만들고 BJ와의 협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1인 미디어 혁명가인 대도서관을 비롯해 먹방 크리에이터 벤쯔,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와 씬님, 축구 해설 크리에이터 감스트 등은 개인 방송을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지만 수익을 위해 광고성 제품과 콘텐츠에 매몰되면서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들의 인기는 상상력을 초월한다. 연예인 못지않은 수백만 시청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디어 권력자로 등장했다. 이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대중들과의 친밀도가 높고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테인먼트(유튜브+엔터테인먼트)도 더는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었다. 사회적 시청(Social Viewing)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시청자들이 유튜브를 보고 혼자 감상하지 않고 댓글을 달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자신의 감상을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소통한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전달했던 20년 전의 네이버 지식인이 요즘은 영상을 통해 오감의 지식을 전달하는 유튜브의 시대로 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유튜브 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들에게 광고주들이 몰려들고 세상의 검색과 지식의 창이 바뀌는 세상이 돼 버렸다. 이제는 정보도 지식도 커뮤니케이션도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었으므로 아이들과 친구와 가족과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도 이에 맞는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김도균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삼류 청문회를 바로 잡자

9월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10일부터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과거 인사청문회는 여러 면에서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가늠케 했다. 고위 공직자 후보자들의 도덕성은 여전히 국민의 기대치와는 괴리가 컸다.일부 후보자는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기 위한 기본적인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는 등 무성의한 자세로 임했다. 한편, 청문위원(국회의원)들은 인신공격성 질문과 윽박지르기, 억지 주장과 버럭 화내기로 일관했고 청문회는 구원(舊怨)의 앙갚음이나 한풀이 장으로 변질하면서 국민에게 피로감마저 줬다. 고위 공직자 후보들의 도덕성은 항상 정권마다 논란이 됐고 그때마다 정부는 그것을 해명하느라 허둥대는 모습을 반복해 왔다. 어느 정부 할 것 없이 위장전입과 부동산투기, 탈세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은 단골 3종 세트 메뉴였다.어느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전날까지도 위원회의 의결자료를 60% 이상 제출하지 않았고, 겨우 비공개라는 단서를 달아서 일부 자료들에 대해서 열람만 가능했던 경우도 있었다. 자질과 능력에 대한 면밀한 검증보다는 조롱과 면박, 막말 등으로 우리의 인사청문회는 삼류 청문회, 보여주기 쇼에 불과하다는 자조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인사청문회의 현주소가 이렇더라도 우리는 인사청문회제도를 버릴 수는 없다. 인사청문회 무용론은 매우 위험한 주장이다. 인사청문회제도는 시민교육의 장으로서도 중요한 제도다. 고위 공직자 후보들에 대한 부적격 기준을 만들어가면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들을 만들어가는 절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부적격 기준이 없거나 상황에 따라 바뀌는 고무줄 잣대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지난 인사청문회를 살펴보자. 김대중 정부 시절 장상 총리 후보자의 결정적 낙마 이유는 위장전입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김병준 총리 후보자는 논문 표절을 이유로 낙마시킨 바 있다. 그렇다면, 위장전입과 논문 표절을 이유로 그 이후에 진행되었던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했던 후보자들이 있었을까. 이후의 청문회 과정에서는 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파렴치한 사유가 밝혀져도 낙마하지 않았거나 구차한 변명이나 버티기로 일관했고, 결국 고위 공직자가 됐다.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지 20년이 되어간다.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의 상식 수준에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점들을 사회적 합의로, 하나씩이라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미국 청문회 제도와 같이 도덕성과 정책 검증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장기적 과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는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부적격 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보자.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불가능하게 하는 무성의한 자료제출 등은 날 선 비판으로 바로잡자. 또 있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을 막고, 고위 공직자들의 도덕성과 정책능력을 검증하는 제도다. 그럼에도, 내년 4월에 치러지는 보궐선거의 승기를 잡고자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특정 후보를 낙마시키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삼류 청문회를 만드는 주요요인이다. 이와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경고를 보낼 필요가 있다. 인사청문회는 청렴하고 능력 있는 고위 공직자를 골라 쓰겠다는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제도다. 따라서 인사청문회는 정파적 이해에 따른 낙마가 아닌 제대로 된 사람을 고용하겠다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업무에 대한 능력과 자질에 대한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 이번 청문회가 국민의 상식선에서 국민을 위한 청문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오현순 매니페스토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언론의 회초리가 고맙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고 움찔했다. 빈자리가 많은 본회의장 장면과 함께 개회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내가 취임 인터뷰 때 밝힌 시간 약속 엄수와 원칙을 지키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내용까지 덧붙였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는 3차 본회의에 앞서 “본회의장은 의회다운 의회를 만드는 심장 역할을 한다”며 의원들에게 기본에 충실해 달라고 부탁했다. 제10대 경기도의회는 개원한 지 두 달도 안 됐다. 이제 상임위 구성을 끝내고 본회의 시동을 건 상태다. 이럴 때 더 잘하라고 언론이 회초리를 준 것으로 생각한다. 경기도의회 의원 중 95%가 여당이다. 야당의 존재가 미약한 의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소수 야당 7명이 70명, 700명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더욱 존중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스스로 야당 역할을 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도 하고 있다. 그래도 도민들 눈에는 차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도민을 대변하고 항상 도민의 알권리를 위해 힘쓰는 언론에 부탁드렸다. 잘못하는 일이 있으면 꾸짖고, 정책의 비판도 서슴지 않는 야당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한 번에 너무 세게 야단을 치지 말고, 조금씩 나눠서 알아듣게 해주면 고치고 바로 잡으면서 경기도의회를 견제와 균형이 살아있는 의회로 만들어가겠다. 경험상 회초리는 아무리 약해도 아프다. 그래도 사랑이 담기면 아픈 만큼 성숙한다. 세상이 변해서 요즘에는 회초리도 폭력으로 해석돼 말하기가 머뭇거려지지만 나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내가 가정을 꾸렸을 때 아이들에게는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지만 아버지처럼 회초리를 드는 날도 있었다. 마지막 회초리는 아들이 중학생 때였다. 북한도 두려워한다는 질풍노도의 아이에게 회초리라니 후일담이라도 아찔하다. 회초리를 드는 사람이 더 아프고 오래 기억하는 것은 사랑이 담겼기 때문이리라. 그때의 기억이 너무 또렷하고 미안한데 20대 중반의 아들은 개의치 않는 듯하다. 이제는 내게 매우 든든한 동지다. 나는 언론의 지적을 그 옛날 비단보자기에 싸서 보관하며 자녀를 훈육했던 회초리이며, 서당의 초달(楚撻)이라고 여긴다. 그 안에 담긴 사랑도 느낀다. 그러한 사랑 위에서 경기도의회는 날로 튼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전국 17개 광역 시ㆍ도의회 중에서 규모도 제일이지만 전국 자치분권을 선도하는 만큼 경기도의회가 하면 선례가 된다. 2015년부터 전국 광역의회 최초로 설치됐던 지역상담소에 벤치마킹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10대 의회가 야심 차게 시작한 전체 도의원의 공약 집중 관리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도민과의 소통과 신뢰 향상을 고민했던 방안들이다. 이렇게 세상의 변화와 도민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에 충실하면서 지방정부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경기도의회는 지금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민생예산과 안전한 교육환경을 위한 추경예산을 심의하고 있다. 곧 내년 예산도 수립하게 된다. ‘사람중심 민생중심’의 가치가 담긴 정책을 고민하고 예산을 담아내는 중요한 시기다. 도민의 소리, 현장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 도민의 회초리도 달게 받겠다. ‘아침을 열면서’ 칼럼을 통해 더 많은 도민과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맙고 행복하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아침을 열면서] 스포츠 혁명! 미니멀 스포츠

스포츠의 근원은 놀이와 게임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런 단순한 놀이와 게임에 물질적, 규칙적, 교육적, 통제적 요소가 들어가면서 스포츠로 변하게 되었고 프로 스포츠는 더더욱 규칙이나 선수의 역할, 장비들이 세분화되고 복잡하게 되어 그 정점에 서게 되었다. 보는 사람들의 즐거움이 커지기는 하였지만 정착 참여의 기회나 즐김의 장벽을 높게 만들다 보니 특정 엘리트 선수 외에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되었다. 몇 명 엘리트로 분류된 스포츠는 스타와 미디어에 의해 세상을 지배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세상으로 변하면서 스포츠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스포츠에 Simple is the best 세상으로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5대5 농구는 3대3 농구로, 11명의 축구 경기는 8명의 경기로, 야구는 9명에서 5명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스포츠는 경기장 크기나, 시간, 참여 인원 등으로 인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미니멀 스포츠는 간편하고 단순하게 간단하고 최소한의 꼭 필요한 것만을 핵심으로 경기를 구성한다. 미니멀 스포츠의 핵심은 경기장이 작아지고, 경기 시간이 줄어들고, 볼이나 장비가 축소된 것도 중요하지만 참여자의 입장, 관람자의 입장, 종목의 확대를 고려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스포츠가 이처럼 미니멀로 다운사이징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기존 정식 종목을 하려면 규칙이나 장비 등이 많이 들어가 접근성이 어렵다. 둘째, 시설이나, 시간 등, 시 공간을 간단하게 함으로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다. 셋째, 경기 인원을 줄임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확대시킬 수 있다. 넷째, 게임과 놀이 접목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로서의 변화가 쉽다. 다섯째, 단순하고 명확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다운사이징을 통해 인기 있는 스포츠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주에는 강릉 경포대 모래사장 위에 농구 코트가 설치되어 대회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니멀 스포츠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3대3 농구이다. 이번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뿐만 아니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미니멀리즘은 핵심만 남기고 그 외의 것은 버리고 그 비는 공간 안을 다른 것으로 채워 나가는 것이다. 그곳에는 바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들어간다. 3대 3 농구의 경우 디스크자키(DJ)가 들어가 음악이 나오고 각종 이벤트가 경기와 더불어 진행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을 정리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고, 불필요한 파일들을 정리하고 자신의 일을 정리함으로써 여유 시간을 확보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생은 정말 단순한 것인데, 우리들이 고집스럽게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복잡한 생각과 행동 이제는 디지털화된 세상 속에서 생각과 행동 그리고 선택이나 결정의 단순함, 즐김의 단순함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렌드가 되어버린 미니멀리즘, 즉 버림의 기술, 비움의 기술을 통한 최소주의를 통해 여유 시간 있는 삶의 쉼표를 한번 찍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비워진 공간을 채워야 하는 것임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시간과 공간의 물질적인 미니멀리즘이 만들어 짐으로서 감정의 미니멀리즘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미니멀 스포츠의 진일보적인 시작과 재미는 복잡하게 섞여 있는 것들에서가 아니라 단순함, 편안함, 정교함을 만들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미니멀화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해 보는 하루가 되시길….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경기도의회 ‘공약관리 TF팀’ 기대와 우려

▲ 오현순 경기도의회가 ‘공약관리 TF팀’을 발족했다. TF팀은 앞으로 지방의원들의 공약이 더 이상 빌 공(空)자 공약이 되지 않게 경기도의원들이 지난 선거에서 제시한 약 4천200개의 공약에 대한 이행 로드맵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공약 추진실태 점검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거 공약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다, 공약 내용이 입법부 역할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 때문에 활동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의 민주주의는 국민이 대표를 선출하여 국민의 뜻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래서 선거공약은 고용계약서, 공약실천계획은 사용설명서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지방의원은 감시기관으로서 지위, 조례 제정 등 입법권, 자치단체의 전반적인 정책과 예결산 심의, 결정 권한을 갖는다. 다시 말해 지방의원의 공약은 집행부의 감시 및 입법내용이 중심 내용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대선과 총선은 물론 지방선거에서 제시되었던 약 8만2천개의 선거공약을 전수 조사하여 기록하고 이행률을 분석,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지방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약이행 평가는 실시하지 않고,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을 통해 우수 입법사례를 발굴하여 확산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공약이행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이유는 공약수가 많아 시간적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의도적으로 평가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왜 공약이행 평가를 하지 않고 있을까. 그 이유는 지방의원들의 공약 내용에 있다. 지방의원들의 선거공약에는 지방의원의 역할과 권한에 걸 맞는 내용을 찾을 수 없다. 국민으로부터 어떤 역할과 권한을 위임받았는지조차 모르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개발 중심의 공약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세탁기가 필요해서 세탁기를 구입했는데, 사용설명서에 청소기 사용법만 빼곡히 적혀있을 때 황당한 느낌이랄까, 어찌해야 좋을지 판단이 서지 않아 난감할 따름이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지난 6ㆍ13 지방선거에서 지방의원 후보자 대상으로 입법 공약 제시 촉구와 국가사업 또는 지자체 사업 구분, 국책사업인 경우 사업에 필요한 재정 규모 표기 등을 요구하는 입법 공약 캠페인을 벌였다. 하지만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참여는 실망스럽게도 소극적이었다. 여전히 입법부와는 거리가 먼 상당한 재정이 필요한 유치, 조성, 건립 등 토건 공약을 앞 다투어 제시하였고, 거기에 필요한 재정을 추계하여 제시한 의원은 거의 없었다. 지난 임기, 어느 지방의원의 선거공약을 분석한 결과 대략 10조 원이 필요했다. 가장 많이 놀란 사람은 아이러니하게 그 약속을 제시했던 당사자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의원들의 공약을 이행하라고 압박해야 옳을까, 그만두라고 말려야 할까.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약이행 평가를 적극적으로 못하는 이유, 경기도의회 ‘공약관리 TF팀’ 발족을 보며 찹찹한 마음이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안한다. ‘공약관리 TF팀’ 은 공약이행을 위해 필요한 입법내용과 재정에 대한 현황부터 우선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도민들의 판단을 들어봤으면 한다. 지방자치의 꽃인 입법부로서의 첫발을 조심스럽게 내딛어 보자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말이다. 경기도의회 ‘공약관리 TF팀’ 구성은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최초이다. 유명무실이 아닌 명실상부한 모범적 운영으로 의회 민주주의의 역사에 진전된 족적을 남기길 바란다.오현순 매니페스토 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더욱 강화해야 할 대북제재와 국제공조

역사적인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현실화되기 난망했던 북한 비핵화의 단초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한 사변들이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남북간 고위급 회담이나 북미 실무회담 전개상황은 북한에게 국제적 경제제재의 위기를 모면하고 핵무기를 완성할 시간만을 벌어주는 전철(前轍)을 밟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와 실망감만을 낳고 있다. 바로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문제가 불거지고 지난해까지 외교고립으로 국제외교무대에서 이른바 ‘왕따’를 당하던 북한은 ARF(아세안지역안보회의)에서 활력 있는 외교전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덧붙여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를 1년 내에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그동안 북한은 핵을 “체제를 수호하는 보검(寶劍)”이라고 말하며 고난의 행군시기 아사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핵개발에 매진해 왔다. 따라서 북한이 중국식이든 베트남식이든 대대적인 대외 경제개방정책을 추진하는 정도의 정책전환이 없는 한 핵포기의 진의(眞意)에 대한 의심은 합리적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 북한은 김정은 시대에도 선군정치에서 선군경제로 그 표방하는 정책기조를 바꾸었을 뿐 경제적 개혁 개방과 같은 큰 틀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벌이는 핵 협상의 태도를 보면 북한은 종전과 같은 외교적 전략전술과 패턴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보수정권들에 비해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차별성과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는 현 정부에게 대북 및 외교정책에 대한 보다 세련된 접근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대목이다. 즉 대북정책의 가시적인 성과의 유혹에 이끌려 남북관계를 서두르거나 감상적으로만 접근한다면 북한의 전략전술에 말려들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하여 금번 북한산 석탄의 국내반입사건의 근인(近因)이 무엇인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앞으로 우리 정부의 외교적 역량과 전문성의 강화는 매우 긴요하다. 현재 북한은 대중 및 대남관계를 통해 대북제재의 이완을 노리면서 국제 경제제재를 회피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는 국내 문제이면서 국제 문제로, 관련 당사국들의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다. 이에 대한 적절한 외교적 대응이야말로 고등방정식을 푸는 다차원적 접근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북중 관계와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대북 경제제재의 이완을 노리고 대미 핵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그 틈새를 교묘하게 파고들고 있다. 이런 북한의 의도를 예의 분석 평가하여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함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강온 양면전략의 구사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정부는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북한산 석탄 밀반입 사건이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유엔제재 위반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어야함은 물론 유엔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대북제재의 틀과 정도가 이완(弛緩)되거나 약화(弱化)되지 않도록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미국과의 유기적인 협조아래 이번 만큼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결코 돌이킬 수 없는(CVID)” 핵폐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는 북한과의 밀반입 거래는 우리나라에 큰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주지하고, 북핵 문제의 최우선 당사자로서 유엔결의를 앞장서 준수해 나가야 한다. 유영옥 국민대 교수·국가보훈학회 회장

[아침을 열면서] 청년이 움직인다

‘댄디(dandy) 보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촛불의 강력한 지지를 받은 좌파정권 출범 이후, 스스로 ‘보수’임을 표방하는 것이 커밍아웃보다 더 어렵다는 상황에서 참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 댄디 청년들은 40~50대 샤이(shy) 보수와 달리, 당당히 보수의 가치인 “자유와 공동체”의 소중함을 주창하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기존 보수와는 결별을 선언한다. 기존 보수의 낡음과 극단적 우편향을 거부한다. 막말로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싫어하고, 분명한 정책으로 대결하기를 희망한다. 대통령이 탄핵당해도 ‘내 탓이오’라는 사람 하나 없는 뻔뻔함을 혐오한다.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뒤로는 계파의 이익만 챙기는 행태에 분노한다. 선거 때만 반짝 청년들을 영입했다가 선거 후엔 곧바로 팽(烹)하는 진정성 없음도 싫어한다. 한마디로 깃발 들 인물도 없고, 나라 살릴 정책도 없고,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없는 3불 정당에 도저히 마음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댄디 청년들은 집권여당의 진정성 없음도 혐오한다. 깜짝 호프미팅에서 만난 청년이 하필이면 대선 때 찍은 홍보영상에 출연한 당원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그 쇼통에 비웃음 친다. 월 200만 원짜리 옥탑방 체험을 한다면서 비서관을 시켜 샌드위치를 배달시키고, 시청 직원들에게 주말 아침 식사용 죽을 사 오게 하는 진정성 없음에 분노한다. 댄디 청년들은 또 집권여당의 아마추어적 국정운영을 질타한다. 북한은 하나도 한 것이 없는데, 우리만 서둘러서 양보하는 것이 정상이냐고 묻는다. 기업과 시장이 일자리의 주체인데, 이들을 압박하여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맞느냐고 묻는다. 서서히 그리고 조용히 올려야 할 최저임금을, 급격히 그리고 떠들썩하게 올려서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옳으냐고도 묻는다. 듣보잡 소득주도성장론으로 우리나라만 세계경제 호황기를 놓치는 어리석음에 답답해한다. 영화 한 편 보고난 뒤 탈원전을 결정하고 무더위가 닥쳐오자 허둥지둥 재가동하는 오락가락 정부를 못 미더워한다. 특히 모든 걸 국가가 나서서 세금으로 해결해 주겠다는 국가주의적 포퓰리즘은 극단적으로 혐오한다. 댄디 청년들은 묻는다. 왜 우리나라에는 프랑스의 마크롱이나 오스트리아의 쿠르츠 같은 젊은 리더가 나올 수 없느냐고. ‘내일을 위한 오늘’, ‘트루스 얼라이언스’, ‘자유의 새벽’ 등 여러 단체가 청년들의 뜻을 모으고, 세미나를 열고, 열띤 토론을 전개하고 있다. 이 청년들은 자신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미래를 직접 개척하고자 폭염을 뚫고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댄디 청년들은, 지금은 진보를 지지하는 청년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고 있지만, 진정성 없는 쇼통과 정치공학이 난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들 또한 동참할 거라고 본다. 뜨거운 가슴으로 자신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려는 생각에는 좌우 구분 없이 모두 공감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의 ‘정권교체론’과 안희정의 ‘세대교체론’, 그리고 반기문의 ‘정치교체론’이 격돌했다. 국민은 ‘정권교체론’을 선택했지만, 이 땅의 정치가 하나도 달라지지 않음을 확인한 청년들이, 이번에는 ‘세대교체로 정치교체’를 기치로 내세워 혁신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박수영 아주대 교수ㆍ前 경기도 행정1부지사

[아침을 열면서] 오르樂 내리樂, 내 삶의 트레킹

내 영혼이 고단하거든 산에 오르라! 어린 시절 산에 올라 나무, 꽃, 그리고 잔디와 놀던 재미는 마음의 고향이자 놀이터였다. 산은 우리에게 자연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회상시키고 평화로움과 안식을 얻게 해주는 어머니 품 같은 곳이다. 올 한 해를 시작하면서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노르웨이 3대 트레킹(쉐락볼튼, 프레이케스톨렌, 트로통가)이 있었고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경험할 수 있었다. 산의 매력은 무엇일까? 산은 올라가 봐야 정상의 묘미와 성취감, 자존감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내려와서는 내가 올랐던 산의 위대함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오르樂(락)! 내리樂(락)! 우리의 삶도 산처럼 어떻게 올라갈 때 즐겁고 내려올 때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터지는 심장박동에 감사하라. 죽으면 심장이 뛰지 않는다. 산행 후 느끼는 거친 호흡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위대한 신의 선물이다.하루 평균 10만 번, 80세까지 산다면 우리의 심장은 30억 번 이상을 뛴다. ‘산의 정기’를 마셔야 생의 싱싱한 심장의 건강함을 채울 수 있다. 사람의 발이 땅을 밟지 못했을 때 심신에 질병이 생긴다. 산행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즐겁게 만드는 것은 없다. 위대한 인도의 철학은 히말라야 산속의 걸음 속에서, 동양의 아름다운 시는 산속의 고향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둘째, 진정으로 웃으려면 고통을 참아야 하며 나아가 고통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이 말은 찰리 채플린이 한 말이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이 심할수록 많은 어려움과 즐거움을 동반한다. 쉐락볼튼을 트레킹 할 때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 현상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오르막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내리락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현재의 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셋째, 대적하지 말고 그대로 느끼고 순응하라. 노르웨이 트레커들이 비박(등반할 때 텐트를 치지 않고 만든 일시적인 야영지)을 하러 장비를 챙긴 것을 보면 생각보다 짐이 많지 않다. 간단한 침낭과 매트리스가 전부다. 춥지 않게 자겠다고 많은 짐을 챙겨 준비하는 우리와는 뭔가 다른 비밀이 있다. 그들은 자연과 더불어 추위를 느끼고 즐기려 한다. 맞서지 않고 함께 가족으로서 친구로서 그대로 자연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넷째, 자신의 한계와 분수를 알아야 한다. 산은 자모(慈母)인 동시에 엄부(嚴父)라 한다. 자신의 체력이나 분수를 모르고 능력과 준비 없이 산에 올라갔다가는 큰 위험을 당한다. 즐거움과 행복도 사실은 한계와 분수를 알아야 한다. ‘산의 벗’은 겸손한 자만이 될 수 있다.다섯째, 정복하는 순간 승리의 쾌감을 느껴 보아라. 노르웨이 3대 트레킹의 특징은 ‘장엄미’이다. 10시간 이상을 트레킹 한 후 ‘트로 통가’의 품에 안겨 멀리 바라다 보이는 광활한 전망과 조망의 놀라운 풍경은 나를 압도하고 다시 이를 정복한 승리의 쾌감은 말할 수 없는 황홀감과 기쁨의 영원한 추억이다.오르樂! 내리樂!의 즐거움을 위해 비싼 휴양지의 편안함 보다 자연속의 불편함에 나 자신의 힘을 키우고 즐겨보면 어떨까? 로버트 엘리어트는 “피할 수 없으면 당당히 즐겨라!”라고 말하였다. 어차피 가는 인생이라면, 일이라면 ‘樂’의 즐거움을 위해 당당하게 맞서고 즐기는 것이 정답이다. 미래의 세계와 삶에 대한 두려움을 호기심과 모험심으로 그리고 특별한 경험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통해 나 자신을 만들어 간다는 그 행복감으로 오늘도 오르樂과 내리樂을 실천하기를….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소득주도성장론에 기회를 주자

흘러간 유행가를 매일 들어야 한다면 곤욕이다. 그것도 고집스럽게 듣기를 요구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은 폭력이다. 과거의 이론이나 전략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는 시기인데, 과거의 방식만이 정답이라고 고집하는 것은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어리석게 살아가는 정중지와(井中之蛙)의 전형이다. 생산성은 치솟지만 고용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떨어지는, 생산성과 고용의 관계가 단절되는 작금의 현상을 경제학자 제라드 번스타인은 ‘뱀의 입(The Jaws of the Snake)’이라 불렀다. 이와 같이 과거와는 다른 경제 환경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생산보다는 소비, 소득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고민하고 있으며,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두고 ‘백가쟁명(百家爭鳴)’식 해법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시장만능의 극명한 한계와 많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장주의자는 새로운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소득주도성장은 경제학 원론과 정반대인 검증되지 않은 가설(假說)이라는 비판만을 하고 있다. 실질임금을 깎고 복지혜택도 축소해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기업투자를 유도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론이 고용위기의 주범이라며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지금 경제의 문제는 ‘고용 없는 성장’에서 시작되었다. 과거의 정부는 기업의 경제성장이 사회 전체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정부는 없다.고용을 늘리지 않는 이유로 기술의 발전과 산업구조의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내유보금은 쌓아두면서 투자나 고용을 늘리지 않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삼성전기의 경우 이익이 1천155% 올랐는데도 고용은 고작 30명 늘렸다. 기업들은 ‘고용 없는 성장’보다 ‘성장 없는 고용’이 훨씬 위험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실적이 늘었다고 고용도 늘리면 지금과 같은 기업의 효율성을 갖출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고용 없는 성장을 옹호하기도 한다. 지금의 고용 악화는 성장의 열매를 독식하려는 탐욕과 시장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비판이 우세하다. 인간의 자기를 위한 이익 추구가 어떤 제도적 조건과 결합해 사회적 해악을 초래할 수 있다는 아담 스미스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 낙수효과와는 반대의 방식, 분수효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영세업의 상생을 위한 불공정한 시장구조의 개선, 임금노동자 사이의 분배와 자본과 자본 간의 분배 등을 통한 소득격차 해소, 저소득층의 재분배 정책의 강화와 조세제도의 개선이 경제를 활성화하고 안정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 혁명적 기술의 발전, 사업구조의 고도화 등에 따른 새롭고 창의적이 해법이 필요하다. 더 이상 과거의 이론과 방식으로는 해결 불가능한 시대다. 싫든 좋든 가보지 않은 길을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과거 경제학을 주름잡았던 이론은 이미 200년 가까이 충분한 기회를 보장받았다. 더 이상 정답은 아니라는 사회적 평가도 끝났다.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미래는 유연한 사고로 다양한 이론이 보장받아야 한다.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하는 시장만능주의자들에게 부탁해보자. 흘러간 유행가인 시장만능주의를 고장 난 축음기에서 내는 소음처럼 떠들어대지 말고 거대한 전환시대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찬찬히 생각해보자고. 소득주도성장론에 기회를 줘 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오현순 매니페스토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지금이 군축 과속 페달을 밟을 때인가

우리 정부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미국과 남북한이 거둔 위대한 승리라고 자평하고 있으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이 가시적인 성과 없이 끝나면서 미국 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과 북한의 비핵화 진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북미 양국은 기대했던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협상과 검증체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이 핵탄두와 시설을 축소ㆍ은폐하고 있다는 미 국방정보국(DIA)의 보고서까지 있다는 소식이다. 이처럼 북핵 로드맵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은 4ㆍ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비무장지대(DMZ) 전방초소(GP) 및 포병부대 등의 후방 배치와 전방 핵심부대 후방 철수까지 포함하는 4단계 군축 방안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우리 정부가 남북평화 무드에 젖어 너무 앞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군축문제는 북한의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에 대한 보상책으로 주어져야 할 사항들이다. 북한의 군사적 상응조치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선 조치로 군축을 추진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안보 공백이 우려되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남북 4단계 군축 협상안에 포함될 해병 2사단과 7군단은 전방 핵심부대로 서해 5도 및 수도권을 방어하는 핵심 전력이다.특히 7군단은 유사시 주한미군 2사단과 연합, 평양 진격을 목표로 하는 부대로서 우리 육군의 중핵이다.더욱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킬 체인(Kill C hain),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등 3축(3K) 체계사업도 중단되거나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군은 ‘3축체계’ 표현까지도 뺏다. 지금 군 일각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중단된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하여 안보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훈련하지 않는 동맹은 군사적 의미에서 동맹의 무력화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금년에 중단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내년부터는 ‘을지태극연습’이란 명칭의 한국 단독 민관군 합동훈련으로 바뀌어 실시된다. 이는 사실상 UFG훈련을 폐지하는 수순으로 비쳐지는데, 유사시 양국군 협조체제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당초 금년 5월에 확정할 예정이던 ‘국방개혁 2ㆍ0’은 방향을 잃으며 표류하고 병력감축과 복무기간 단축은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정부의 움직임은 북한이 SLBM의 탑재가 가능한 3천t급 신형잠수함을 건조하고 미사일 엔진 시험장도 정상가동하는 등 북핵문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북핵 제제와 협상 그리고 억제라는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의 기본적인 방향과도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주지하듯이 11월 중간선거가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서는 북핵 협상이 선거에 악재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당리당략적 절박함이 있다. 북한은 그러한 미국의 정치일정을 파고들어 미국과의 핵협상에서 시간을 끄는 전략을 구사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북핵문제는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최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 비핵화와 안전 보장, 관계 개선을 동시에 하겠다”고 물러선 것도 지금 당장은 대북 핵협상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고육책이다. 우리의 안보와 트럼프 정부의 이해관계는 100% 정비례관계에 있지는 않다.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의 전모를 신고하는 정도의 로드맵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정부가 성급하게 군축에 과속 페달을 밟는다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안보위기에 직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유영옥 국민대 교수국가보훈학회회장

[아침을 열면서] 128 : 1

경기도의회 지역구 의석 수는 총 129석이다. 지난 6ㆍ13 지방선거 결과, 이재명 도지사를 당선시킨 민주당에서는 128명이 지역구 도의원에 당선된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단 1명만 당선하는 데 그쳐, 집권여당의 전례없는 압승으로 끝났다.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 여파로 여당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지만, 이 정도 압도적인 우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은 드물었다. 아마 투표 결과를 받아본 유권자의 상당수도 깜짝 놀랐을 것이다. 이런 결과는 승리한 여당과 참패한 야당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에 새로운 고민과 숙제를 던져주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야당은 왜 이렇게까지 참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앞으로 정당으로 존립은 할 수 있을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참패한 원인은 무엇보다 최순실 사건에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맞아 단 한 사람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는 데 있다. 탄핵 과정에서 사실관계나 법리관계에 문제가 있다며 탄핵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일부 분위기가 있지만, 국민 대다수의 인식과는 큰 괴리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정치는 누가 뭐라고 해도 결과책임이다. 평소 절대권력 옆에서 호가호위하면서 갖은 특권을 누리다가, 막상 책임질 사태에 직면해서는 납작 엎드리기만 하는 뻔뻔함에 유권자들이 심판의 채찍을 든 것이 이번 선거의 본질이라 할 것이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면, 앞으로 국민들이 깜짝 놀랄 정도의 인적쇄신과 가치쇄신을 하지 않으면 두 번 다시 국민의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젊고 유능한 사람을 발탁하고 키워가기는커녕, 아버지 때 심복들을 등용하여 우리 사회를 노쇠하게 만든 잘못을 뜯어고쳐야 한다. 또 보수의 진정한 가치인 ‘공동체와 자유’를 지키지 아니하고, 계파의 이익과 특권만을 지키려 한 잘못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되 ‘포용적 성장’으로 균형을 맞춰야 하고, 안보보수를 넘어 남북분단 해소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에도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압승을 거둔 여당도 자만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떠나가든, 일자리가 없어지든, 재정이 고갈되든, 대형사고가 발생하든, 이제 집권 여당은 모든 책임을 혼자 걸머져야 한다. 집행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 흔한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라는 핑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행정부와 의회 간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여당에 몰표를 준 유권자들은 그러나 4년 뒤에는 냉정하게 결과책임을 물을 것이다. 여야를 떠나 경기도에 던져진 가장 큰 숙제는 ‘투표의 등가성’ 문제다. 도의원 지역구 투표에서 단 1명만 당선된 야당이 약 600만표의 유효투표 중 180만표 이상을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30%의 지지를 받은 정당이 38석이 아니라 단 1석에 그친 것은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비례대표를 포함하더라도 여당 135석, 제1야당 4석에 그치고 있어, 표의 등가성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여야 정치권이 자신의 이해득실을 떠나 유권자의 표심이 의석수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바꾸어야 한다.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나 정당명부제 전환 등 정치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박수영 아주대 교수ㆍ前 경기도 행정1부지사

[아침을 열면서] 펠레 스코어가 재미난 이유

축구에서 가장 재미난 스코어는 몇 대 몇일까? 3:2 펠레 스코어다. 한 점을 내면 한 점을 따라붙는 공방전, 물고 물리는 난타전, 마지막 순간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역전, 환희와 절망의 교차 쌍곡선을 그리는 점수가 바로 3:2다. 그래서 펠레는 3:2 승부가 축구에서 가장 재미난 점수 차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최근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16강전 경기는 4:3으로 펠레 스코어를 넘어 더 재미난 경기였다. 4년마다 돌아오는 축구 전쟁 월드컵, 수십억 명의 시청자가 밤잠을 설치며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경기가 재미난 건 많은 점수 차보다 시간이다. 90분 경기를 5점으로 나누면 18분, 7점으로 나누면 13분마다 한 골씩 점수가 터져 나온다. 인간 뇌의 집중력 한계는 보통 20분, 재미있는 드라마도 20분 간격으로 중요한 장면이 연출되고, 정신질환 환자의 치료 시간도 매회 15~20분이다. 같은 한 골 차의 승부라도 지속적으로 골을 넣는 경기가 더 흥미진진하다. 둘째, 초반보다 뒤로 갈수록 골이 더 많이 나온다. 호날두(스페인-마드리드)는 “골이란 케첩과 같다. 쥐어짜도 안 나오다 어느새 터지기 시작하면 엄청나다”라고 말하였다. 이번 월드컵 예선 48경기 122골 중 27골(22%)이 후반 마지막 10분과 추가시간에 나왔다. 우리의 삶도 인생의 전반보다는 후반에 골이 나올 확률이 높고 그 골이 더욱더 짜릿하다. 셋째, 바람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이다. 메시는 “맹세컨대, 내가 월드컵을 들고 나의 조국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기록과도 모두 바꿀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그의 바람은 이번에도 현실이 되지 못하고 월드컵 무대에서 쓸쓸하게 퇴장하였다. 사람들은 그의 뒷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같은 새로운 스타에게 기대를 걸게 된다. 넷째, 공은 둥글고 승패는 경기가 끝나야 알 수 있다. 전 대회 우승팀 독일을 상대로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과 후반 김영권의 선제골과 손흥민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태극 전사들이 뛴 거리는 118㎞로 독일보다 3㎞ 이상을 더 달렸다. 막판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리는 손흥민 선수가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조별리그 멋진 골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희망 속에 현재라는 기회가 있다”는 호날두의 말처럼 현재의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말처럼 우리의 축구 혼(2002년 월드컵)을 찾아 그 뿌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축고창신(蹴古創新)이 필요하다. 즉 우리의 현실에 우리나라에 맞는 창조적인 축구를 개발하고 만들어야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다. 현대 경영의 대가인 톰 피터스는 “일을 할 때 첫 번째 전제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일할 때 재미없으면 당신은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을 낭비하지 말아라. 즐겨라!” 라고 말하였다. 재미와 감동은 승리도 즐겨야 하지만 패배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노력과 현재의 순간을 즐기는 과정이 중요하다. 각자의 인생에도 재미와 감동의 펠레 스코어를 만들어 보라! 그러면 당신은 성공한 것이다. 내가 지금 뒤지고 있다면 승리의 그 순간을 위해 달려라. 인생은 한 번 지면 탈락하는 녹다운 방식이나 벼랑 끝 승부가 아니라 긴 마라톤과 같이 인내와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경기이기 때문이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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