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청년세대가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 뉴딜’

우리 정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한국판 뉴딜 계획을 추진 중이다. 경제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디지털 뉴딜과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선도형 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이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도약을 꿈꾸고 있는 반면, 북한은 경제제재코로나19홍수피해 등의 여파로 인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북한은 올해 초 노동당 제8차 당 대회를 통해 체제를 결속하고 자력갱생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공급망으로 모든 산업이 연계된 오늘날의 경제시스템에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한이 시도할 수 있는 발전전략은 매우 제한적이다. 앞으로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미남북 관계가 개선되지 못한다면, 북한은 생존을 위해 중국에 더욱 밀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중국의 영향력이 일방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은 하루빨리 재개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한국판 뉴딜에 남북경협을 포함하는 한반도 평화 뉴딜이 필요하다. 미래의 남북 협력에는 특히 우리 청년세대가 참여할 가능성과 잠재력이 크다. 디지털 뉴딜의 핵심 분야인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생태계 강화, 교육인프라 디지털 전환,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 등에서 그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강한 ICT 기술력과 경험을 북한의 특수한 환경에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보유한 SW프로그래밍게임영상편집 노하우를 활용해 북한의 인재와 협업하는 기술벤처 창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북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외국어기술을 가르치고 관광컨벤션의료휴양미용헬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경험을 전수하는 교육 분야 창업도 유망하다. 특히, 한국 지자체가 보유한 지역관광 육성 노하우, 우리 청년세대의 마케팅홍보 감각과 경험 등을 활용해 북한의 명소를 대상으로 세련된 국제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이처럼 남북경협 분야에서 청년세대의 창업을 육성하려면 시스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벤처 창업 단계에서는 대학고등학교연구소에서 미래 씨앗이 될 수 있는 대북사업 아이디어 발굴 지원, 비즈니스 생태계 구성 단계에서는 자금투자 지원, 창업 인큐베이터 육성, 혁신기업연구소와 협력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창업육성 과정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남북경협 활성화와 더불어 우리 청년세대의 꿈을 키워나가는 일거양득의 한반도 평화 뉴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민경태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모두의 미래를 위한 변화 그리고 개혁

최근 변화와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러한 움직임이 어느 날 갑자기 나오지는 않았다. 지금껏 우리나라는 성장이라 목표를 두고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 나아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의 목표를 이룬 후에는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위한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었다. 차면 기우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사회가 변화하는 요인은 다양하겠지만, 변화를 만드는 일은 분명 사회 구성원의 의지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어느 사회가 변화를 시작한다면 분명 그 안에는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분명한 의지가 작용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마뜩찮은 사람들도 있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개혁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은 이전까지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것을 고수하려는 이들의 반발이다.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지와 노력이 사회 곳곳에서 거센 저항에 부딪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변화의 방향이 어떻게 비롯되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껏 우리 사회의 최고의 가치는 효율이었다. 빠른 성장을 위해 우리는 많은 가치를 성장의 뒤에 놓았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로 나타난 부작용 역시 심했다. 성장을 위한 극단적인 경쟁이 가져온 양극화, 부정의, 인간적이고 전통적인 공동체적 가치 상실 등 다양한 문제점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변화는 이러한 모순이 쌓이고 쌓인 결과다. 이미 우리 국민들은 모순의 타파를 위해 움직이고 있고 그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개혁의 방향을 읽고 국민이 요구하고 바라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 최근 다양한 국민적 요구를 접하며 지방의회가 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자치분권의 완성이라는 분명한 지향점이 떠오른다. 중앙에 집중된 사회자원을 분산하고 지역 주민이 주도해 발전을 이끄는 것이야말로 현재 우리나라가 가려고 하는 방향이고 최대의 개혁 과제가 아니던가. 경기도의회 차원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발걸음은 이미 시작되었다.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초로 지역 간 균형발전과 도민과의 적극적 소통을 위해 북부분원을 개소했고, 현재 지방의회 박람회를 준비하며 지방의회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통해 자치분권을 확대하고 뿌리내리고자 움직이고 있다. 지금부터 자치분권의 완성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바로 그곳에 우리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장현국경기도의회 의장

[아침을 열면서] 고난의 행군

북한이 또다시 고난의 행군 길에 들어섰다. 이른바 삼중고로 알려진 코로나19, 대북제재, 수해의 심대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현재 최고통치자인 김정은이 이달 초순에 열린 당세포비서대회에서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다고 토로할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북한 경제는 2011년 말 김정은 체제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국가 경제도 바닥이고 인민생활도 최악이다. 지난해도 북한교역은 2019년 대비 80% 이상 폭락했다. 교역의 95%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이 단절되면서 차량 부속품 등 필수 자재가 수입되지 않아 차량과 기업 가동이 멈춰 섰다. 인민생활은 굶어 죽는 아사자가 나오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절반 이상이 식량부족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 방역조치에 따른 국경봉쇄, 국내 이동 제한으로 물품과 돈의 유통이 막히면서 인민들은 장마당에서조차 식량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 집권 초기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고난의 행군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그럼에도, 독재자 김정은은 실제로는 인민들의 젖줄인 장마당까지 통제하면서 겉으로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부르짖고 있다. 핵무기만 개발하지 않아도 식량난이 해소될 수 있음에도 고난의 행군이 인민들에게 최대한의 물질문화적 복리를 안겨주기 위하여라는 궤변까지 늘어놓는다. 지난 13일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RAND) 연구소가 발간한 공동보고서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의하면 북핵 무기는 지난 3년간에 무려 2배 증강됐다. 보고서는 2017년도에 북핵 무기는 30~60기였는데 2020년도에는 67~116기이며, 2027년도에는 최대 242기 된다고 적시했다. 북한은 겉으론 비핵화 협상을 하는 척하면서 실제론 마음 놓고 핵미사일을 증가시켰다. 김정은은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핵추진잠수함, 전술핵, 극초음속무기, 정찰위성, 무인정찰기 개발까지 교시했다. 그럼에도 친북세력들은 북한이 동족을 향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통일이 되면 우리 것이라고까지 우긴다. 김여정이 미국산 앵무새라고 비아냥대도 김정은에게 여전히 비핵화의 의지가 있다고 맹신한다. 심지어 대(大)학자라는 자는 북핵을 막아줄 미국과의 동맹을 떠난 초월외교까지 주장한다. 북한에서 다시 시작된 고난의 행군이 우리에게는 핵인질의 행군이 돼가는 아침이다. 김기호둘하나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페이크와 현타 사이

릴 미켈라(Lil Miquela), 로지(ROZY), 루이(LUI), 이마(IMMA). 아이돌 그룹 멤버 이름 같기도 한 이름의 주인은 누구일까. 이들의 공통점은 소셜미디어에서 엄청난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들이라는 것이다. 현실세계에 실재하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활동하는 디지털 캐릭터들이다. 이제는 움직임이나 목소리가 실제 사람과 같은 캐릭터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노래도 하고 인터뷰도 하며 여행을 하고 요가를 하는 자신의 일상을 보여준다. 이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얼굴을 동영상에 합성하는 기술로 탄생한 버추얼 휴먼(Virtual Human)이다. 버추얼 휴먼을 만드는 기술은 특정인의 얼굴을 영상에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의 일종이다. 딥페이크가 유명인이나 연예인의 얼굴을 다른 영상에 합성하는 이미지 합성기술이라면, 버추얼 휴먼은 가상의 얼굴을 만들어 영상에 합성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지난해부터 부캐(副캐릭터) 열풍이 크게 불고 있다. 방송인 유재석, 이효리, 김신영이 유산슬, G린다, 김다비라는 활동명을 가지고 또 다른 캐릭터로 방송활동을 해왔던 점은 이제까지 없었던 신선한 충격이었고, 이는 일반인들에게도 이어졌다. 자신이 가진 또 다른 캐릭터를 부각시켜 소셜에서 부캐 활동을 활발히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현실에선 직장인이지만, 퇴근 후와 소셜미디어 속에서는 댄서 아무개가 되는 것이다. 발전하면 할수록 편리하고 수월해지는 일들이 많지만, 그만큼 판단이 어려워지는 일들이 비례하고 있다. 가상의 캐릭터를 키우는 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깊이 감정이입하면서 실제 내가 발붙이고 사는 현실에는 점점 마음 붙이지 못해서 현실감각을 잃어버릴 수 있다. 실제 대면하는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해나 갈등을 푸는 힘도 점점 약해진다.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힘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너무 어린 시절부터 가상공간, 가상캐릭터와 노는 시간이 많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단단한 자아를 가진 진짜 나를 의식하며 자라도록 많은 분야의 어른들이 함께 고민하며 도와야 한다. 이것은 사회의 건강성과 맞닿아 있는 중요한 문제다. 현실이 가상 에게 잡아먹혀서 극심한 현타로 인한 무력감에 노출되지 않도록 건강성을 해치는 가짜를 구분하고 식별하는 능력, 본질과 핵심을 보는 날카로운 눈, 절제와 비판을 견지할 수 있는 내공을 기르는 교육이 절실해진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피교육자는 디지털 네이티브다. 기술의 발전을 자신에게 맞게 제어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학령인구의 대폭 감소 속에 인적 자본이 부족한 우리 사회의 교육 배워야 하는 학생이라면 단 한 명도 소홀할 수 없다는 자각을 하고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전미옥 중부대학교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아침을 열면서] 살림집 건설에 주력하는 북한군·노동당

북한은 지난 3월21일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25일에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자, 북한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명의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국가의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며 도발이라는 담화를 발표했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에 더욱 밀착하고 있는 북한이 점점 수위를 높여 긴장을 고조시킬 것인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관심을 끄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다. 두 차례 시험발사 현장에는 직접 참관하지 않고 오히려 살림집 건설 현장과 버스공장 현지지도에 나서는 등 민생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23일 평양시 사동구역에서는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이 열렸다. 2025년까지 5만 세대 살림집을 건설해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과학자거리에 2천500여세대와 려명거리에 4천여세대의 살림집이 건설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 계획은 고층 아파트로 구성된 대규모 주거단지가 중심이다. 이틀 후엔 평양 중심부인 중구역에 위치한 강안 주택구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일꾼들이 도시녹화와 자연경관 설계에 대한 인식과 상식이 부족하고 관심도 없다고 지적하면서 건물과 자연을 하나로 융합하고 생활공간과 생태공간을 과학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곳은 고구려 시대 성문인 보통문(普通門) 바로 옆에 있는데, 김일성 주석의 관저 자리로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유년기를 보냈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중요한 장소에 주택난 해결을 위한 주거단지를 건설하는 것은 민생을 중시하는 애민정책의 표현이다. 주택단지 건설공사에는 북한군과 노동당이 직접 관여하고 있다. 사동구역 착공식에는 당 주요간부와 수많은 군인이 도열한 가운데 국방상 조선인민군 차수 김정관이 지휘부 깃발을 건네받았다. 우리로 보면 아파트 공사 총책임자를 국방부 장관이 맡은 셈이다. 이와 별도로 진행하는 보통강 주택구 건설은 노동당 중앙위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8차 당대회에서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원장에 임명됐던 오수용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경제부장까지 맡았다. 노동당 경제부는 경공업과 농업을 제외한 경제 분야 전반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를 군수공업 담당자가 겸임하는 것이다. 북한 경제건설에서 군의 역할과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회복되고 종전선언과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남북한이 전쟁의 공포로 인해 국방에 더 이상 과도한 국력 낭비를 하지 않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산업단지특구 개발에 북한군이 적극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총칼을 녹여 미래 한반도 경제건설에 활용하는 날이 오기를. 민경태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부동산 적폐 그 종식을 위해

우리 사회는 가히 부동산 공화국이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오랜 시간 동안 가장 확실한 자산 증식 수단이었다. 결코 실패하지 않는 투자처라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빠르게 커갔다. 하지만 강남불패, 똘똘한 한 채, 영끌 등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말들이 회자될수록 부동산이 지닌 공적인 가치, 기본권으로서 주거권은 점점 더 잊히게 됐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인해 부동산 투기의 민낯이 드러났다. 그동안 토건 마피아라 부르던 부동산 개발세력들이 어떻게 국토를 유린하고 서민의 주거 안정성을 헤쳤는지가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이를 보는 일반 서민들의 박탈감은 더욱 커졌다. 부동산과 관련한 우리나라 투기의 역사는 그 뿌리가 깊다. 1970년대 서울 강남 개발에서부터 최근 신도시 개발까지 수십 년은 족히 넘는다.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부동산은 사회적 신드롬을 넘어 신화가 되어갔다. 정권이 몇 번이 바뀌는 사이 개발세력의 입지는 더욱더 공고해지고 커졌다. 그렇게 적폐가 쌓여갈수록 서민들의 박탈감은 커졌다. 며칠 전 한국경제연구원에서 고용부와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최근 5년간 근로자의 임금은 3.4% 올랐지만 집값은 7.9%가 올랐다. 서울 집값은 무려 12.9%가 올랐다. 평균임금(2020년 근로자 임금 352만7천원 기준)을 받는 근로자가 돈 한 푼 쓰지 않고 무려 21.8년을 모아야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이것을 정상적이고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다. 언제까지고 부동산의 가치가 커질 수는 없다. 땅에서 나는 것을 먹고살고, 일상에 필요한 물건을 생산할 터가 반드시 필요한 이상 과도한 지가(地價)는 필연적으로 국가의 위기를 불러온다. 쌓인 부조리 역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LH 사태는 부동산 투기의 적폐가 쌓이고 쌓이다 수면으로 드러난 경우다. 비록 LH 내부정보를 이용한 기관 직원의 부당이득으로 촉발됐지만 LH 사태는 특정 정파나 정권에 국한되지 않는다. 핵심은 공직사회까지 뿌리깊이 박힌 부동산 투기를 근절할 철저한 대책과 부동산에 쏠리는 투기 수요를 확실하게 끊어내는 것에 있다. LH 사태를 기회로 시대의 망국병인 부동산 투기를 끝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4ㆍ7 재보선은 우리 사회 뿌리 깊은 부동산 투기의 역사를 끝낼 좋은 출발점이다. 투기로 인한 반칙과 부조리가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음을 단호하게 보여줘야 한다. 더욱 투명한 법과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국토이용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우리나라가 새롭게 도약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아침을 열면서] 분노의 계절

그제 춘분(春分)이 지나면서 봄이 어김없이 우리 곁에 왔음을 실감한다. 나무와 풀들이 일제히 겨우내 언 땅을 헤치며 꿈틀거리고 있다. 버드나무는 어느새 연녹색 빛을 띠기 시작했다. 양지바른 곳엔 벌써 목련까지 피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봄도 봄 같지 않다.(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코로나 확진자가 여전히 400여명 수준이라 5명 이하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 방역은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정작 백신접종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접종 인원도 21일 0시 기준 67만5천여명으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 정도 속도면 연말이나 돼야 백신접종이 거의 완료될 것이라고 한다. 하여 올봄에 집콕에서 해방돼 봄나들이를 즐기고 싶지만 희망사항일 뿐이다. 상춘객들을 대상으로 대목을 노리는 소상인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 1월 실업자 수가 157만명으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시기보다 더 급감했다. 60대 이상 급조된 노인 일자리 거품이 빠지면서 분식통계가 탄로 났다. 유례없는 집값 폭등과 수시로 바뀌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좋은 일자리의 희망도, 내 집 마련의 꿈도 앗아가 버리고 있다. 마침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터졌다. LH 투기사태는 코로나로 갇혀 있던 민심에 불을 질렀다. 들끓는 민심의 분노에 문 대통령이 사과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3년 전의 봄날이 온다에 목을 매면서 또다시 북에 추파를 던졌다. 그러나 지난 17일 김여정으로부터 온 답은 남조선 당국이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돌아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겁박뿐이었다. 게다가 지난 18일에 열린 한미 2+2(외교ㆍ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은 정확하게 북한 비핵화를, 당사국인 한국은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외치면서 엇박자를 쳤다. 이어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2+2 회담에서 양국은 시종일관 난타전을 벌였다. 국제정치의 세력판도는 미중갈등 구조로 신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과 연대해 쿼드를 비롯 대중포위망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바이든 정부에서도 엇박자를 내면서 한국은 쿼드에서 빠지고 오히려 중국과 북한의 심기를 살피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할수록 북중 밀착은 가속화 되게 마련이나 정부는 3년 전 봄날에만 목을 매고 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분노의 계절 봄 같지 않은 봄 아침이다. 김기호 둘하나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디지털 네이티브와 대화할 수 있을까

50대 장년층에겐 연로하신 부모님이 있기 마련이다. 몸이 아파 병원 출입이 잦으시니 신경 쓰고 돌봐 드려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젊은 시절보다 부모님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기도 하고 그에 따라 20년 후쯤 자기 자신을 자연스럽게 떠올려보게 된다. 그 시대가 되면 세상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우리 생활은 어떻게 변해있고 나의 노년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 속담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은 삶이 변화가 1.5년 정도라고 볼 만큼 간격이 짧아져 미래를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코로나가 세계를 강타하며 라이프스타일을 이토록 바꾸어놓을 줄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향후 5년을 예측하는 일도 조심스럽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이것 하나는 예측할 수 있다. 중장년층과 부모세대 사이의 20년보다 밀레니얼 세대의 젊은이들과 지금 유아기에 있는 세대 사이의 20년이 더 큰 세대 차이를 보일 것이란 사실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세대를 일컫는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말이 있다. 한국에서 살며 한국어를 쓰는 부모님 아래서 태어난 아기가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말하게 되는 것처럼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데 특별한 배움이 없이도 웬만한 것은 직관적으로 능숙하게 다루게 되는 것이다. 아직 말도 또렷하게 못 하는 아기가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스마트폰의 화면을 손가락으로 넘길 줄 알아서 그림책도 보고 동영상도 본다는 증언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반면 중장년층의 디지털 활용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 포털 기사를 클릭해서 본다거나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고,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문자나 사진을 보낼 수 있는 정도인 경우가 많다. 더 나아가 디지털 뱅킹, 쇼핑, 예약 같은 자기 생활 속에서 유용한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의외로 그 부분까지도 어려워하거나 활용하지 못하는 장년층도 꽤 많다. 어쩌면 20년 후쯤 노인들은 어린이들과 대화하기 더욱 어려울지도 모른다. 앞으로 사회는 나 홀로 세상과 떨어진 곳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디지털 활용 능력이 떨어질수록 사회적 소외는 더 빠르게 일어나기 쉽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지지(informational support)는 사회적 지지의 요소로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수명이 늘어나면 은퇴 후에 살아야 할 시간이 더 길어진다. 중장년층에게 다가오는 미래는 디지털 활용 능력에 따라 삶의 질에 큰 격차가 생길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환경이나 타의에 의한 변화를 따라가는 일은 힘겹다. 이제까지도 잘 살았는데 그냥 이대로 살지, 이 나이에 귀찮게 뭘 배워서까지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하지 않으면 그때는 더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젊은 나이에도 변화하지 않으려 하는데 나이가 더 들어서 변화를 따라가긴 더 어렵기 때문이다. 디지털을 통해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되는 삶을 상상하며, 배움에 대해 즐겁게 생각하는 태도로 저항하는 마음을 응원하면서 나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윤택한 노년을 위한 중요한 준비다. 전미옥중부대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아침을 열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반도 지정학

미국은 지정학적으로 고립된 섬나라다. 신대륙 아메리카는 인류의 문명이 부흥했던 유라시아 대륙과 지리적으로 동떨어진 거대한 섬이다. 북미대륙의 이웃나라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의 압도적인 영향력 아래에 있으며, 적도를 넘어 기후대가 바뀌는 남반구에 위치한 남미대륙은 물리적으로도 이동이 쉽지 않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을 활용해 미국 본토는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고, 주변 국가들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됐다. 그러나 문제는 유라시아의 대륙세력이다. 대서양 건너편에는 유럽이 있고 태평양 건너편에는 아시아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패권을 장악한 미국의 강력한 경쟁상대는 소련이었다. 소련의 붕괴로 미소 냉전이 끝나자 한동안 평화롭게 대륙과 해양의 밀월이 펼쳐지는 듯했다. 그러나 중국의 부상으로 위협을 느낀 미국이 전략경쟁을 선포함으로써 세계는 다시 신냉전에 돌입했다. 해양세력 미국은 대륙세력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운다.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협의체 쿼드(Quad)는 해양세력의 결속을 위한 것으로 사실상 섬나라들의 연합이다. 일본과 호주는 실제로 섬이며, 히말라야 산맥으로 인해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인도는 지정학적인 섬이다. 지리적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해양세력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대(對)중국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은 한국까지 포함시키기를 원한다. 이미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의 대립으로 70년간 분단됐고 한국은 섬 아닌 섬으로 전락했다. 이제 한국을 대륙으로부터 떼어 놓아 해양세력의 영향권 아래에 두고자 한다. 미중 전략경쟁 국면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점점 어려워진다. 남북한의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적 교류협력이 확대되면, 중국의 영향력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균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반도에는 지정학적 원심력이 작용한다. 대륙은 북한을, 해양은 남한을 끌어당긴다. 대륙과 해양의 충돌 접점에 놓여 이와 같은 지정학적 운명을 가진 한반도의 미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대륙과 해양이 갈라서는 지정학적 관점을 탈피해야만 한다. 지정학적 충돌에서는 배타적 선택을 강요받는다. 하지만 지경학적(geo-economic) 연결에서는 연계와 협력이 가능하다. 해양세력인 미국과 일본을 북한 개발에 끌어들여 경제적으로 모두를 만족시키는 지경학적 연결을 시도해 보자. 예를 들어 원산 관광지와 단천 광물자원 개발 등 해양세력이 관심을 가질만한 북한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북미관계 교착상태에서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일방적으로 확대되는 것은 미국의 전략상 불리하다는 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지정학적 대립과 충돌을 지경학적 연결과 협력으로 전환해서 한반도를 대륙과 해양이 평화적으로 교류하는 공간으로 만들자. 민경태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3·1절 그날의 함성은

1919년 3월1일 오후, 민족대표 33인은 서울 태화관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다. 이와 동시에 탑골공원에서는 학생과 시민들이 스스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거리로 나와 만세시위를 벌였다. 같은 날 전국 곳곳에서도 조선 독립을 외치는 시위가 들불처럼 일었다. 3ㆍ1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3ㆍ1운동은 우리 민족사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독립운동이다. 독립선언이 있던 3월1일 이후 두 달간 1천500여회 시위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있었고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무엇이 있어서 평범한 사람들이 총칼로 무장한 일제의 서슬 퍼런 강압에 맨몸으로 맞설 수 있도록 했을까.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3ㆍ1 독립선언문 속에서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어 움직이게 했던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 3ㆍ1 독립선언문에는 한 나라의 자주적 시민으로서 우리 민족 모두의 나라가 담겨 있다. 선언문에서는 반상(班常)의 구별도, 남녀(男女)의 구별도, 직업의 구별도 없다. 오직 조선의 독립과 자주적 시민만이 있을 뿐이다. 독립 만세를 외치는 모두의 나라가 담긴 것이다. 그 속에는 국민이 주인인 민주(民主)적 가치와 구성원 전부가 지향하는 공공의 선을 따르는 공화(共和)적 가치가 모두 담겨 있다. 이는 일제의 강압을 넘어선 우리 민족 모두가 나아가고자 하는 분명한 지향점이었고 모두가 하나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가치였다. 그날의 함성이 주는 울림이 백년의 시간을 넘을 수 있는 이유다. 3ㆍ1운동이 있은지 꼭 102년이 되는 날이다. 3ㆍ1운동의 의미에 비춰 최근 경기도 공공기관의 이전 결정을 생각하니 너무나 아쉽다. 무엇이 그렇게 급했을까. 공공기관 이전 결정은 민주적이지도, 도민 모두의 바람을 담지도 못했다. 오히려 경기도의 갑작스런 이전 발표로 도민들의 혼란만 부추겼다. 남부와 북부 간의 이견이 표출되고 있으며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각 시ㆍ군 간 경쟁 역시 가열되고 있다. 이는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발표가 도민 모두의 바람과 마음을 담아내지 못한 반쪽짜리였음을 보여준다. 경기도 균형발전이라는 도민 모두의 공감대가 있음에도 말이다. 경기도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담아낼 더 큰 그릇이 필요하다. 민주적이지 못한 결정은 필연적으로 갈등과 문제를 낳는다. 균형발전이라는 모두가 동의하는 공통의 가치가 있기에 우리는 더 나은 결정과 더 발전된 미래를 그릴 수 있다. 결코 혼자 먼저 가서는 성공할 수 없다. 3월1일 그날의 함성이 우리 후손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이다. 장현국경기도의회 의장

[아침을 열면서] 다시 부르는 한산도가

420여년 전 조선은 물밀듯 침범한 왜군으로 인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 당시 조정은 무능의 대명사인 선조치하에서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었다. 일본의 침략 위협은 당리당략에 따라 무시했고 중국에 대해선 사대의존적이었다. 주적이 없다 보니 국방은 소홀해지고 훈련조차 받지 않아 관군은 오합지졸이었다. 결국 조선의 강토와 백성은 왜군에게 순식간에 짓밟히고 말았다. 다만 해상과 인접한 육지는 예외였다. 3도수군통제사인 명장 이순신이 지켰기 때문이다. 이순신은 거북선과 판옥선에 함포(승자총통, 지자총통)를 탑재한 160여척의 무적함대로 바다를 장악했다. 왜선은 1천여척에 조총으로 무장했으나 족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간교한 왜는 우매한 선조를 부추겨 이순신을 죽이려 했다. 함정을 파놓고 거짓정보를 흘려 왕명으로 이순신의 출동을 유인했다. 하지만 적의 함정을 간파한 이순신은 출전하지 않았다. 선조는 왕명을 어겼다고 이순신을 하옥하고 모진 고문을 했다. 후임인 원균은 싸울 줄 몰라 왜군의 함정인 칠천량으로 출동한 탓에 이순신의 무적함대는 순식간에 궤멸당했다. 이제 조선 수군은 배설이 도주시킨 12척이 전부였다. 선조는 이순신을 다시 3도수군통제사로 기용은 했으나 수군을 해체해 육군에 합류하라는 교지를 내린다. 그러나 이순신은 지금 신에게는 아직 전선 12척이 남아 있습니다라는 비장한 장계를 올리며 한산도가를 읊는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나라 위한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한 줄기 피리 소리는 나의 창자를 끊는구나. 이순신은 12척(후에 13척)으로도 왜선 1천척을 이길 지략과 담력이 있었다. 정읍현감에서 진도군수로, 다시 전라좌수사로 부임 시 건넜던 울돌목(명량)이 한 명으로 족히 천명도 막는 천혜의 장소임을 보는 군사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까막눈인 선조가 수군을 해체하라고 하니 모진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이순신의 창자는 끊어지는 듯했다. 지난 1월, 10년간의 과도기를 끝내고 당총비서에 등극한 혁명무력사령관 김정은은 9ㆍ19 군사합의로 국군의 눈과 귀와 손발을 이미 묶어놓고, 전술핵까지 만들어 남한을 단번에 쓸어버리라는 교지를 하달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북핵을 억제할 최고 장치인 전시작전통제권을 조건과 능력이 갖춰지지 못했음에도 빨리 가져오려 한다. 대신들과 여당도 김정은에게 여전히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한다. 코로나에 살기 급급한 국민은 북핵위협에 천하태평이다. 이순신이 피를 토하며 다시 부르는 한산도가가 귓가에 점점 가까이 들리는 아침이다. 김기호 둘하나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미래세대 ‘소울’을 위하여

여럿이, 더불어 할 수 없는 시대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산업을 꼽으라 하면 넷플릭스와 왓챠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분야일 것이다. 올해는 디즈니의 OTT인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출시를 확정했다. 세대에 따라 디즈니하면 미키마우스가 먼저 떠오를 수도 있지만, 디즈니는 마블과 스타워즈, 픽사는 물론 내셔널지오그래픽까지 가짐으로써 생쥐가 아닌 호랑이급 무장했다. 얼마 전 넷플릭스를 많이 이용하는 학생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영미권 콘텐츠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보는 국가의 콘텐츠는 한국 콘텐츠 아닐까 한다고.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이고, 자신의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의 소소한 예능프로그램까지 자기보다 더 잘 아는 것에 놀랐다고 했다. 한 친구는 윤스테이에 빠져 영어 자막이 전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한국 콘텐츠 제작의 경쟁력을 간파하고 어마어마한 아시아 시장을 잡고자 한국에 통 큰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의 문화콘텐츠 시장을 이끄는 나라라는 점을 일찍이 간파하고 오리지널 시리즈에 한국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이러다가 디즈니가 코리아 프린세스를 모델로 신작을 발표하는 날도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야무진 상상을 함께 해보기도 했는데, 한편으론 그러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런 작품을 만들 수 없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우리나라 웹툰의 힘도 콘텐츠 산업 가운데서 점점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작품 속에 어떤 철학이나 세계관을 담는 스토리텔링의 힘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인사이드아웃을 만들었던 픽사의 최근 개봉작 소울 같은 작품을 보면 확실히 어른을 사로잡는 철학이 담겨 있다. 실사판 영화로 담기 어려운 인간의 내면과 감정, 정신과 환상을 눈앞에 그려 메시지를 던지는 이들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강력하고 보편적 스토리로 애니메이션의 고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종종 생각한다. 세계인을 사로잡는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은 어떻게 성장해왔을까. 어린 시절 어떤 교육을 받았을까. 많은 통계 속에서 인구 감소를 실감하는 그래프를 종종 본다. 학령인구가 크게 줄어 앞으로 15년간 한 해 수험생의 수가 45만 명 안팎이 될 것이라고 한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교육해야 하는 국가와 사회의 소명이 더 절실해졌다. 우리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 역시 이제까지와는 다른 차원이어야 한다. 모두 유튜브를 보고 넷플릭스를 보는 가운데, 어떻게 남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기를 수 있을까. 우리 사회의 단점으로 인식됐던 빨리빨리가 디지털 시대를 맞으며 재평가된 만큼, 교육 문제에서도 제대로 발휘될 수 있길 바란다. 전미옥 중부대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아침을 열면서] 남북철도 통한 대륙 네트워크 연결

북한은 지난 1월 노동당 8차 당 대회에서 철도 현대화 계획을 언급했다. 남북관계 교착 국면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북한은 중국과 협력해 평양-신의주 고속철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이미 2015년에 북중 접경지역 도시인 단둥(丹東)과 훈춘(琿春)까지 고속철을 개통한 바 있다. 북한에 고속철이 건설된다면 베이징에서 신의주까지는 4시간, 평양까지는 5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철도 연결에 합의했지만, 기초조사만을 진행한 후 교류가 중단된 상태다. 북미 관계가 교착된 상태에서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면 철도 연결을 시작하지 못한다는 것이 마치 상식과도 같이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야말로 70년간의 분단을 통해 우리 안에 자리 잡은 패배의식과 고정관념이 아닐까. 비상업적 공공 인프라인 철도는 북한의 군사력 증대와는 무관하게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기반시설이다. 따라서 더 적극적으로 유엔을 설득해서 철도에 대해서는 대북 경제제재의 예외조치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만약 우리가 혼자서 추진하기 어렵다면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차원에서 추진해 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장해 동해안을 따라 부산항까지 잇는 한반도 철도 연결에 오래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북한과는 이미 내륙철도 현대화 사업을 협의한 바도 있다. 일본은 북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전쟁배상금을 활용해 원산과 같은 항만 도시에 투자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19년에는 북한이 일본 측에 평양~원산 구간 신칸센 건설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북한 고속철도 구축에서 중국, 러시아, 일본이 참여하고 한국이 배제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한일 해저터널 구상이 언급되기도 했다. 물론 장기적 관점에서는 한반도의 해양 네트워크가 확장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전략적으로 우리 입장에서 우선 시급한 것은 대륙철도와의 연결이다.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한반도의 지리경제학적 경쟁력을 되살리려면 북한을 통과하는 대륙 네트워크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한편으론 미중 간 갈등과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러시아와 보다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하는 미국이 남북철도 연결에 부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은 지속돼야 함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북한의 인프라 구축 및 경제개발 프로젝트에 미국과 일본도 적극 참여시켜, 한반도를 중심으로 평화적 교류를 통해 얻어지는 이익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원대한 구상이 필요하다. 민경태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설날 풍경, 새로운 날을 시작하며

새해의 첫날을 뜻하는 설이라는 말에는 다양한 해석과 유래가 있다. 새롭게 맞이하는 첫날이라 낯설다라고 해서 설이라고 했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나이를 새롭게 시작하는 날이라고 해서 나이를 세는 단위로 설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설이라는 말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어찌 됐건 새해의 첫날로 새롭게 시작하는 날이라는 의미는 모두가 같다. 설날을 신일(愼日)라고도 불렀는데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간다라는 뜻이다. 새로운 일 년을 시작하는 날인만큼 한 해를 바르게 시작하라는 의미다. 그래서 설날을 맞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시작에 대한 경건한 각오와 함께 새것을 맞는다는 설렘과 즐거움이 가득한지도 모르겠다. 설날의 풍경도 사람들의 표정만큼이나 밝고 활기찼다. 설날이 가까워 올 때면 설빔으로 새 옷을 마련하는 사람들, 설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 명절 음식과 차례상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시장은 북적였다. 고향을 향하는 마음에 이런저런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사람들로 붐볐던 기차역, 버스터미널의 풍경은 언제나 마주했던 익숙한 모습이었다. 이제 곧 설이다. 그 어느 때보다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낸 탓인지 낡은 것을 떨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설에 담긴 의미가 올해만큼 절실하게 다가온 적이 드물었던 것 같다. 해를 넘겨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심리적 피로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명절의 활기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만큼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과 지난해와는 달라지리라는 변화에 대한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이다. 올해는 자치분권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해이기도 하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에 따라 새롭게 출발하는 지방자치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다지고 내실을 강화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또한 경기도의회가 광교 신청사로 이전해 새로운 광교 시대가 시작되는 해이기도 하다. 내적 역량만큼이나 새롭게 달라지는 외연과 확대되는 접근성으로 도민과의 소통을 더욱 활발히 하게 될 것이다. 비록 지난해의 어려움이 컸지만, 새해를 맞아 떨치고 일어설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얼마 전 정부는 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했고 경기도의회 역시 예정에 없던 임시회를 열어 2차 재난기본소득 예산을 의결하는 등 감염병 속에 피해를 입은 민생을 되살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어려움을 딛고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이 새해에는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다시 출발점이다. 흰 소의 해인 신축년(辛丑年) 설에는 지난 1년간 우리를 괴롭혔던 모든 헌 것은 깨끗이 털어버리자. 가슴 속에 희망을 품고 새로움에 대한 기대로 다시 꿈꾸고 행동한다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아침을 열면서] 4대 핵강국으로 가는 북한

북한이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4대 핵 강국의 길로 들어섰다. 새해 벽두에 열린 노동당 8차 당 대회에서 당 총비서로 등극한 김정은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의 완전무결한 방패를 구축했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보란 듯이 자정 열병식으로 통해 지난해 10월 심야열병식에서 선보인 북극성-4ㅅ(시옷) 미사일보다 더 진화한 북극성-5ㅅ 미사일을 위력시위했다. 현재 세계에서 공식적인 핵보유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국(P5)이다. 이 중에서도 대륙간탄도탄미사일(ICBM)과 다탄두ICBM(MIRV) 및 전략핵잠(SSBN)을 갖춘 핵 강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3개국이다. 그런데 북한이 이들에 이어 4대 핵 강국의 길로 들어설 것임을 강력하게 공표한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는 하루가 다르게 날로 진화하고 있다.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형 ICBM을 발사한 후 핵보유국임을 선언했다. 그 후 겉으론 비핵화 협상을 하는 척하면서 3년이 지난 지난해 10월 심야열병식에서 2~3발 장착형 MIRV로 보이는 세계 최대의 괴물 다탄두 ICBM을 선보였다. 북한은 2019년 말 김정은의 공언대로 세상이 깜짝 놀랄 전략무기를 시현하고 있다. 지난 14일 심야 열병식에는 길이와 직경이 더 커진 북극성-5ㅅ형 다탄두 SLBM을 선보였다. 김정은은 직접 핵추진잠수함 설계가 끝나고 곧 건조에 착수할 것임을 천명했다. 북한은 최대 5천~6천t급 핵추진잠수함에서 3~10발의 SLBM을 탑재한 전략핵잠(SSBN)을 만들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ICBM, MIRV, SSBN 뿐만이 아니다. 북한은 미(美) 항모전단의 작전을 방해하고 사드(THAAD)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극초음속 미사일과 단숨에 남한 전역을 초토화할 전술핵무기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600㎜ 초대형 방사포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이 무기들의 전략전술적 운용을 위한 군사정찰위성과 남한 전 지역을 정찰할 수 있는 500㎞ 작전반경의 무인정찰기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개발됐거나 개발되려는 북한의 무기체계를 볼 때 북한의 국가 및 군사전략은 명약관화하다. 유사시 전략핵무기로 미국의 한반도 증원을 방해 및 차단하면서 전술핵 등으로 일거에 남한 전 지역을 석권하려는 것이다. 사실은 남한 석권은 북한이 보유한 세계 3위의 화생무기로도 충분하다. 북한은 이번 8차 당 대회에서 강력한 국방력에 의한 조국 통일을 헌법보다 상위규범인 당규약에 명시했다. 북한이 4대 핵 강국으로 가면서 미국을 위협하고 한방에 우리를 싹쓸이하는 무서운 전략무기를 개발하는데도 우리는 이를 막을 한미연합훈련마저 사전 북한과 협의해야 한다는 것이 국군통수권자의 인식이다. 한국판 송양지인(宋襄之仁)이 아닐 수 없다. 김기호 둘하나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사람이 희망이다

아주 오래도록 대한민국을 서술하는 익숙한 말이 있었다. 작은 국토에 산이 많고 삼면이 바다이며 자원도 많지 않은 나라. 열악한 지리적 조건에 나라를 부강하게 할 지하자원도 별로 없는 빈한한 상황을 드러낸 말인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말은 우리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내세울 것 없는 나라라는 생각을 내재화하고 이미지화했던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 그런 표현은 뭔가 낡은 관용적 표현처럼 들리는 면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힘이 다른 데서 분출되었던 덕분일 것이다. 그건 모두가 아는 것처럼 교육의 힘이다. 교육과 교육열에 관한 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우리나라는 사람이 경쟁력이 되는 원동력을 교육을 통해 실현해왔다. 여기서 일찍부터 한 발 더 들어가 기업의 경영자 교육 계발에 평생을 바친 분을 잠시 추억하고자 한다. 얼마 전 작고하신 인간개발연구원의 창립자 장만기 회장은 좋은 사람 좋은 세상(better people better world)을 모토로, 인간개발, 인간존중, 생명경외, 멘토링을 통한 인재육성의 철학을 꾸준히 교육을 통해 실천하신 분이다. 잘 살아보자는 시대적 목표 아래,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앞서 읽는 눈을 가진 공부하는 경영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고인은 산업계 각지에서 열심히 일하는 경영자들과 학계, 정계를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다. 그 과정이자 결실이 1975년 2월 재계와 학계의 명사들의 새벽을 깨워 시작한 조찬 모임이다. 최고경영자를 위한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를 개설하여 매주 목요일마다 아침을 함께 시작했는데, 이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기업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올해 46년을 맞아 현재까지 2천32회를 이어온 현재진행형 전설이 되고 있다. 더불어 인간개발연구원이 평생교육의 산실, 사회교육의 원조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우리는 모두 고인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하는 분도 있는데 매우 공감한다. 이 부고가 더 애틋하게 다가오는 건, 교육 현장에서 있어 보니 교육을 통한, 교육자를 통한 사람과 사회의 성장이 디지털 시대가 발전할수록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미래에 정말 필요한 것에 대한 혜안을 가진 선각자의 큰 걸음을 통해 우리 앞의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헤쳐나갈 인재가 되도록 도울 사명이 새삼 깊이 다가온다. 우리 각자 소중하고 가치 있게 생각하는 일이 모두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하게 변치 않는 우선순위는 이것이 아닐까. 바로 사람이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2021년 새해 코로나로 힘든 한 해를 다시 보내야 하는 상황에도 사람에게 희망을 품어보자. 우선 나부터 누군가에게,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줄 수 있는 해로 만들어가는 것은 어떨까. 전미옥 중부대학교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아침을 열면서] 남북이 함께하는 금강산원산 관광지구 개발

북한은 지난 5일 노동당 8차 대회를 개막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2020년까지 진행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경제제재, 코로나19, 수해 등 삼중고를 겪은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다. 2021년에는 경제 분야에 역점을 두고 보다 현실적인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엔 경제제재가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실행할 수 있는 경제발전 전략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제 남아있는 대안은 남북 및 국제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제재를 일부라도 완화해서 북한경제의 숨통을 틔워주는 것이다. 마침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김 위원장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전하면서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적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보도했다. 남북이 우선 추진해야 할 협력 분야는 철도와 관광이다. 비상업적 공공인프라에 해당하는 철도는 경제제재의 예외조치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을 통과하는 철도는 유라시아 대륙과 직접 연결되는 육상 교통망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우리에게도 큰 이점이 있다. 또한 철도를 통해 북한 주요 관광지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 남북한을 연계하는 국제관광 프로그램 개발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고속철도 건설에는 현지조사와 노선설계에만 수년이 소요되므로 제재와 관계없이 지금부터 당장 시작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20일 김덕훈 북한 내각총리는 금강산 관광지구를 시찰하며 민족적 특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문화 휴양지로 개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10여년간 방치돼 시설이 낙후됐기에 재개발이 필요한데, 여기에서도 남북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관광객 방문에 대비한 의료시설 구축이 필요하다. 금강산에 남북협력 의료센터를 구축하고 K-방역 시스템을 전수해 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직 완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도 보건의료 분야 남북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 단순한 의약품 지원이 아니라 첨단 의료기술과 설비를 제공하는 종합병원과 의료인력 육성을 위한 의과대학 건설 등 시스템적 지원이 필요하다. 의료시설 구축은 북한 주민은 물론 우리 국민과 해외 관광객의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여기에 우리의 컨벤션호텔헬스산업 경험을 접목한다면 원산을 국제적인 의료휴양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과 함께 서울역에서 고속철을 타고 원산과 금강산 여행을 다녀오는 날을 꿈꿔 본다. 민경태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아침을 열면서] 다시 출발점에서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올해 새해맞이 행사를 함께하지는 않았지만, 차분히 새해를 맞이하며 앞으로 1년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감염병 상황은 새해 풍경마저 바꾸어 놓았다. 그래서인지 새해맞이의 순간에 들었던 기대와 희망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더욱 간절했다. 지난 1년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속에 자연재해마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이었다. 개인과 개인, 지역과 지역, 나라와 나라 간의 단절이라는 유례없는 변화 속에 사회, 경제를 비롯한 우리의 모든 일상 역시 변해버렸다. 하지만 역경 속에서도 커다란 가능성과 빛나는 희망을 본 한 해이기도 했다. 감염병 확산 속에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절제와 질서, 배려의 정신은 우리나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감염병 확산 속에서 지자체가 보여준 선제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대응은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역량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잘 보여줬다. 이제 다시 새해를 맞았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이 1988년 이후 32년 만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지방자치제도가 큰 틀에서 변화를 맞이했다. 자치분권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 이뤄진 만큼 법률 개정에 따라 새롭게 시작되는 자치분권 시대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자치분권의 본질은 주민과 지방의원이 주축이 돼 지방중심의 정책을 주체적이고도 자율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데 있다. 지방의회법 제정, 실질적 자치분권을 위한 제도 마련 등 지방자치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해야 한다. 또한 2021년에는 경기도의회 신청사가 수원 광교에 들어선다. 성공적인 광교시대를 열기 위해 9월 말까지 이전을 마치고 청사이전 등의 변화로 의정활동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 준비할 것이다. 무엇보다 의정의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도민과 만나 직접 소통하는 것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소규모 또는 비대면 소통으로 더욱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힘써야 하며, 제10대 의회의 정책공약 마무리에 집중해 내일을 위한 든든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경기 남ㆍ북부 균형발전을 위한 전국 지방의회 최초로 북부분원 신설도 매듭지어야 한다. 다시 출발점에 선 지금, 새해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기회와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지난해 어려움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 힘은 이제 위기를 극복하고 힘차게 도약하기 위한 훌륭한 자양분이 돼줄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니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을 향해 꿋꿋하고 힘찬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아침을 열면서] 2020 코로나

코로나로 시작했던 2020년이 코로나로 저문다. 해마다 연말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탄절도 올해는 조용히 집에서 지내야만 했다. 이제 사흘 후면 2021년 새해가 오지만 희망과 기대도 없다. 2021년 한해도 거의 코로나에 찌들 것 같기 때문이다. 올해는 연초부터 중국에서 불어닥친 코로나가 순식간에 전 세계를 덮쳤다. 지난 주말 기준 통계다. 세계 확진자는 8천만명에 육박했으며 누적 사망자도 170만명을 넘었다. 미국은 누적 사망자가 2차대전 전사자 29만여명보다 많은 30만여명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누적 사망자가 760명이다. 때문에 코로나 대응이 우수하다는 K-방역 별칭을 얻었다. 코로나는 특히 북한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방역 및 보건시스템이 극도로 열악한 북한은 연초부터 국경을 전면적으로 폐쇄했다. 지난 3년간 지속된 대북제재에도 북한이 지금까지 버텨온 것은 중국으로부터의 지원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올해 그 마지막 숨통마저 막아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수해까지 겹쳐 올해 곡물 부족량이 100여만t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겨울은 북한 주민에게 가장 혹독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망자에 추가해 아사자도 속출할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외부로부터의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지원 속에 섞여오는 진실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와 여당은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유일한 수단인 대북전단살포마저 법으로 금지했다. 시스템 이론에 의하면 폐쇄체제는 외부로부터 정보와 지원을 받지 못해 결국에는 파국을 맞는다. 그래서 북한이 파국을 피하려면 외부로부터 지원과 진실에 입각한 정보를 받는 개방체제로의 전환이 유일한 대안이다. 이를 위해 북한독재정권과 그들로부터 압제 받고 있는 동포인 북한 주민을 분리해서 진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코로나는 사람을 접촉하지 않는 비대면(Untact) 시대를 열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전 영역이 바뀌고 있다. 저물어 가는 2020 코로나 해에 북한 주민에게 비대면으로라도 진실을 알릴 수 있는 방도는 없는지 고민해보는 아침이다. 김기호 둘하나연구소장

[아침을 열면서] 문화예술 유산의 금수저

부모가 자식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돈을 기준으로 금수저, 흙수저로 나뉜다. 그 기준에 의하면 난 흙수저다. 처음부터 난 그 이론을 극혐했다. 수저계급론엔 정신이 없다. 내가 부모로부터 받던 정서적 안정, 정직, 순수함 이런 가치가 없다. 이 말은 오늘날 청춘들의 일과 사랑, 아픔을 잘 보여주었던 드라마 청춘기록에 나왔던 대사라고 한다. 주인공의 이 독백은 어느 순간부터 돈으로 계급을 나눈 우리 사회에 뼈있는 한마디를 하고 싶었던 작가의 고백이기도 할 것이다. 수저론은 부모의 양육과 교육을 통해 갖게 되는 건강한 정신, 안정된 정서, 풍부한 문화적 감수성 같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주고, 자기표현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중요한 이런 항목을 소외시키고 있다. 이제 문화는 사회의 중심이다. 문화는 다음 세대로 계승되고 발전하는 인류의 경험에 대한 총합이며 유산이다. 개인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갖게 되는 신념, 사상, 법, 관습, 규범, 예술 등을 포괄하는 복합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과거 우리 사회는 예술활동이나 예술교육이 서구사회의 고급예술을 접하는 것으로 인식돼 그야말로 금수저와 같은 특정 계층이나 누리는 것으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현재의 문화예술교육은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의 주체가 돼가고 있다. 예술교육은 연극ㆍ음악ㆍ무용 같은 공연예술교육, 영화ㆍ디자인ㆍ미디어ㆍ사진 같은 시각예술교육, 시와 소설ㆍ극본 같은 통한 문학교육 등을 포괄하는데, 교과서에 나오는 음악가의 출신국ㆍ작품명 등을 외우기만 하고 정작 그 작품이 무엇인지 경험하지 못한 채로 학교를 졸업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다양한 형태의 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예술 지식을 이해하고 활용하며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 통합적 사고를 하고 있다. 2020 문화예술교육 자원조사 현장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만날 수 있다. 중부대학교가 진행하고 있는 2020 문화예술교육 자원조사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할 때 교육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지역의 모든 유형, 무형의 자원을 찾아내는 일로 역사자원, 예술자원, 자연자원, 지역기반자원, 융합자원 등을 향후 문화예술교육 사업 및 프로그램 기획이나 개발에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국공립 기반의 박물관, 미술관, 문화센터, 아트센터, 공연장, 배움터 등 문화예술 활동의 근거지가 되는 곳 대부분이 운영을 중단하고 있고, 모여서 함께 보고 듣고 배우고 체험해보고 느끼는 문화예술교육은 언제 다시 시작하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이제 문화예술교육 자체도 코로나 시대가 종료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무거운 경험을 통해 미래 시대를 더 확실하게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문화예술자원을 어떻게 언택트 시대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앞으로 함께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준비는 문화예술교육에서 소외받았던 지역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인 교육 기회가 생길 것이다. 예술이 밥 먹여주냐고 소리치던 과거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문화가, 예술이 밥을 먹여주는 것은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길러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풍요로운 문화예술교육의 수혜를 통해 사회가 공동체 일원에게 정서적 문화예술적 유산을 많이 물려주는 미래가 되길 바라본다. 전미옥 중부대학교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