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들은 알고 싶은 게 있으면 포털사이트의 검색창보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찾는 걸 선호한다고 한다.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요즘 어린 초등학생들의 컴퓨터 활용능력은 어른들의 상상을 크게 뛰어넘는다. 숙제에 사진 자료는 물론 동영상까지도 넣는데, 혼자 스스로 잘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대학생들은 맛집, 예쁜 카페를 찾을 땐 SNS부터 들여다본다. 필요한 생활 정보를 찾을 땐 ‘인스타그램’이 최고라며 금방 찾아낸다. 지식이든 정보든 앎을 위해 스마트폰을 들고 검색창을 여는 것은 책을 펼치는 것처럼 당연하고 일상적인 모습이 됐다. 활자보다 사진과 영상에 익숙한 세대는 코로나 유행으로 가속화 된 온라인 환경 탓에 점점 활자와는 멀어지고 있다. 사실 나이 지긋한 기성세대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학생들에겐 지식이 필요하지만 정보를 긁어오거나 베껴올 뿐, 이것을 배우고 익혀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인터넷에 언제나 수많은 정보가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힘을 들여 자신의 것으로 재편집하고 만들 까닭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터넷의 정보는 기성품과 같은 지식이다. 공장에서 만든 물건처럼 누구나 쉽게 사고팔거나 손쉽게 쓸 수 있다. 파편적인 지식에 불과해, 맥락을 읽어 주제나 핵심을 통찰하는 데 이르지 못한다. 개성과 고유성도 없어 종합적이고 깊은 사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호흡이 긴 지식과 정보를 축적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최대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고 이것을 다시 자신의 해체하고 버릴 건 버리고 걸러내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획과 편집의 능력까지가 요구된다. 그러나 정보 검색은 정보일 뿐, 지식도 더 나아가 지혜까지 이르기에 어렵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아무리 정보가 넘쳐도 그것을 자기 안에서 소화할 수 없다면 자기 관점과 주관은 생기지 않는다. 생각하는 근력을 키워 자기만의 비판적 사고에 이를 수 있어야 창의적 발상도 가능해진다.
방학이 돼 10권쯤 책을 구비해놓고 모두 읽기로 한다. 여름방학의 도서목록이 진정한 휴식과 충전이 되리라 믿으며, 지식이 더 나아가 지성의 자양분이 되도록 사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팬데믹 시대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활동의 제약을 답답해하기보다는 이렇게 된 시간을 가장 가치 있게 쓸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를테면 홀로 할 수 있는 가장 가성비 높은 지적 활동을 찾아 칩거를 즐기는 것. 우리는 살면서 원치 않는 피곤한 사교의 시간에 이런 상황을 종종 꿈꾸지 않았던가. 그 시간이 지금이라 생각하자.
전미옥 중부대학교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