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이 탄생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됐다. 기록에 의하면 기원 전후 무렵의 제정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근대적 아파트가 등장한 것은 산업혁명시기 영국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타운하우스가 건설되면서부터다. 우리나라 최초 아파트는 1957년 성북구에 건립한 종암아파트라 할 수 있는데 당시 이승만대통령이 참석했을 정도로 장안의 화젯거리였고, 1962년에 건설한 최초의 공동주택단지인 마포아파트는 영화촬영장소로도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아파트에 미치다’라는 책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에선 아파트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난방, 방범, 교통 등 생활의 편리함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공급받고자 한다. 전체 주택의 절반을 넘어 이제 보편적인 주거형태가 되어 버린 아파트, 땅은 비좁고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도시화에 따른 인구밀집을 해결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아파트는 국민의 주거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놨으며 대규모 건설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한 기업들로 하여금 성장의 기회를 얻도록 하는 등 그 성과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대규모 건설에만 치중하다 보니 그 이면에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생겨났다. 성냥갑 아파트, 부동산 투기, 난개발, 인정이 없는 삭막한 풍경 등, 바닥과 천정, 벽을 서로 공유하면서도 이웃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고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을 때는 서로 경계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어렸을 적 윗집 아랫집, 동녘집 서녘집하며 이웃해 살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했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선 서글픈 현실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이런 삭막한 상황을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단지로 만들려는 노력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단지내 커뮤니티 시설이 만들어지고 인터넷을 통한 공통 관심사가 형성되어 활발한 토론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또한 각종 동호회 활동을 통한 친목도모의 장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살다 보면 이해가 다른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갈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면 만사형통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필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