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DMZ 일원인 평화누리에서 약 2만명의 젊은이들이 신나는 락음악의 선율에 몸을 흔드는 장면이 연출됐다.
국내 최정상급 락 페스티벌 중 하나인 ‘쌈지 락페스티벌’이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것이다. 분단을 상징하던 DMZ 일원이 젊은이들의 광장으로, 흥분의 광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순간이었다.
DMZ가 분단과 전쟁의 상징에서 평화와 생명의 공간, 젊음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지난해 DMZ 일원에서는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 ‘평화자전거 대행진’, 주말 공연, 증기기관차 전시 등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열렸다.
최근에는 통일대교 주변을 걸을 수 있는 생태탐방로와 KTX를 타고 와 당일에 DMZ 관광을 할 수 있는 상품도 개발되고 있다.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총 길이 495㎞에 이르는 자전거길인 ‘평화누리길’을 만들고 세계적 평화·생태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한다.
DMZ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를 상징하는 곳이며, 다양한 생물과 희귀종이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블루오션 관광콘텐츠이다.
또한 60여년 가까이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박물관으로, 후세에 유산으로 물려줘야 할 중요한 자원이기도 하다.
보존의 개념이 개발의 개념보다 상위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우수한 자원을 보존이란 가치에 지나치게 얽매어 지혜롭게 활용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될 것이다.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DMZ를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으로 육성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보존할 것은 확실히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활용하는 연구가 좀 더 활발하고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현재 DMZ 주변에는 제3땅굴, 도라산평화공원, 도라산전망대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들만으로는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
DMZ 개발이 공론화 되어 가는 지금, 통일 후까지를 바라본 DMZ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서, 세계적 관광지가 된 DMZ 평화공원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홍경의 경기관광공사 경영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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