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음주문화

‘술 권하는 사회’, ‘술푸는 사회’…. 한국인에겐 두주불사(斗酒不辭)가 마치 영웅호걸로 대변되고 있다. 그리고 술은 희로애락과 애환과 정으로 함께 해왔다. 술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과음은 물론 무리한 권주로 타인에게 불쾌감을 조성하고 또한 2차, 3차가 지속되면서 만취하여 건강을 해친다.

 

폭탄주는 어느새 깊이 투하되고 침투되어 많은 제조방법으로 음주문화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신종 폭탄주는 개발, 제조되고 진화한다. 결국 자폭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다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시는 현상이 종종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것은 뭐든지 지나친 것은 부족한만도 못하다는 뜻이다.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견해도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술의 효능에 대한 언급이 있다. 그러나 역시 과하면 만병의 근원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술 소비량은 연간 14.4리터로 슬로베니아에 이어 세계 2위다. 소주로 따지자면 1인당 40병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특히 한국인의 과음 비율은 미국의 4배에 가깝다고 한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자료를 보면 2009년 현재 우리나라 알코올중독자 수는 약 2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간경변증과 간암 등 치명적인 질환을 제외하더라도 B형, C형 간염의 환자비율도 전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비율에 해당된다.

 

한국 알코올 상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이 연 20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선진국의 음주문화는 프랑스의 경우 술을 즐기되 취하면 안된다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고, 독일은 술잔을 돌리거나 다른 사람의 잔에 술을 따라주고 권하지 않으며 일본과 중국의 주도는 첨잔 방식이다. 이런 나라들의 음주문화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포함되어 있다.

 

술 권하는 사회이지만 취중지지(醉中知止), 즉 그만 마셔야 할 때를 아는 절주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음주문화로 인하여 건강을 해치지 않고 즐거운 소통을 하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한다.  /조준필 경기도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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