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속담 중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둘러 싼 열악한 마을환경을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아이에게 먹을 것을 건네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최빈국에는 학교를 다니고 싶어도 학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를 하려고 해도 열악한 보건수준으로 인해 병원 및 보건소의 수가 태부족인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환경에 처해있는 대부분의 최빈국 아이들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것은 현지의 실정을 전혀 모르거나 혹은 내가 내는 후원금이 아이에게 직접 전달되길 원하는 후원자의 욕구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한때 월드비전도 현금을 직접 전달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은 오히려 수많은 폐해를 낳았다. 대표적인 것이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아이의 부모에 의해 소중한 후원금이 올바르게 사용되지 않는 것인데 예를 들면 술을 사거나 심지어는 마약을 구입하는 데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아이를 돕는다기보다 아이와 그 가정의 파탄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수많은 지원경험을 통해 오늘날에는 서두에 언급한 아프리카 속담처럼 그 아이가 살고 있는 마을의 환경개선을 위해 소중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개발도상국가내에서 어른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의 마을은 모든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할 수 없지만 반대로 모든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의 마을은 바로 모든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미래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들은 일부 선진국가의 아이들만이 아닌 개도국 내의 아이를 포함한 전 세계 20억명이 넘는 모든 아이들이다. 이러한 20여 억명의 아동 가운데 2명 중 1명은 빈곤에 처해 있으며 하루 2만여명의 아동들이 빈곤이 원인이 되어 사망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아이들은 같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질병에 대비하여 예방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절대로 불공평한 삶 속에 놓여서는 안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비만을 걱정하는 아이들과 기아에 놓인 아이들, 학교에 다니는 것이 소원인 아이들과 학업의 부담으로 고민하는 아이들, 극심한 환경속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고 항상 밝게 이방인들을 맞아주는 아이들과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내 폭력문제로 이슈가 되는 아이들.
물론 원인을 가난과 부요함의 차이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것 이상의 욕망을 채워가려는 우리들의 모습은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최성호 월드비전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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