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인수공통 전염병

코로나19 확진자가 1억명, 사망자가 2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221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온 걸 보면 전 세계적으로 확산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국가 차원의 방역조치와 국민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87번째(2021.1월 기준) 나라로 기록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원된 코로나19가 초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 전염병으로만 알려졌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밝히고, 병원체도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진 걸로 분석됐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야생동물들과의 접촉과 이들을 즐겨 먹는 식문화가 바이러스 전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렇듯 동물들과 사람 사이에 서로 전염되는 병원체에 의해서 일어나는 전염병을 인수공통 전염병이라 한다. 코로나19 창궐의 근본 원인은 환경파괴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 1980년대 기후전문가들은 우리들의 환경파괴가 생물다양성파괴와 기후변화로 이어지고, 지구에 끼칠 영향의 심각성을 주장해 왔다. 산림파괴로 인해 서식지를 잃은 짐승들이 마을로 넘어오면서 사람과 마주치는 일이 잦아졌다. 실제로 산업화를 거치면서 벌목, 채굴 등 무차별 개발과 환경훼손으로 수많은 야생동물이 보금자리를 잃게 되면서 개체 수가 급감했다. 그 결과 야생동물에 기생하던 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를 찾아 인간에게 옮겨 왔다는 것이다. 에이즈는 원숭이를 식용으로 키우고 먹는 과정에서, 콩고의 괴질 바이러스인 에볼라는 에볼라 강변 원시림이 파괴되면서 야생동물이 마을로 침범하여 인간과 접촉하면서 생겨났다.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니파바이러스도 박쥐가 돼지를, 돼지가 사람을 전염시켰다. 이렇듯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 창궐 이면에는 항상 인간이 존재한다. 기후변화 역시 전염병을 확산시키는데 영향을 끼쳤다. 2018년 10월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지구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내 상승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신종 전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임을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다. 지구의 위계와 생태계 질서가 혼돈상태이고 바이러스 전염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백신 개발이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코로나19 재앙 이후 기후변화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주요국의 탄소 중립 선언이 가속화 되고 있다. 유엔의 온실가스 감축정책에 따라 2020년12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 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이 선언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의지도 담겼지만 야생동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복원시켜 사람이 사는 곳으로 오지 못하도록 하는 메시지가 더 강함을 알아야 한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함께하는 인천] 깃대종에 쓰인 아름다운 우리 이름

인천시가 이달 말까지 다섯 종(種)의 깃대종을 뽑기로 하고 얼마 전 시민 설문조사를 끝냈다. 깃대종이란 그 지역을 대표하는 동식물을 말한다. 설문조사에서 양서류 후보에는 금개구리, 맹꽁이, 도롱뇽이 명단에 올랐다. 식물 후보는 매화마름, 대청부채, 칠면초이다. 조류는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백로가 나섰다. 또 포유류 후보에는 점박이물범이, 무척추동물로는 흰발농게가 각각 단독 추천을 받았다. 이들 동식물은 모두 인천에서 만날 수 있으며, 인천을 주 서식지로 하는 종(種)도 적지 않다. 그런 만큼 모두 깃대종이 될 만하고, 뽑히지 못한다고 해도 그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해 최종 대상을 고를 방침이다. 그런데 이런 사업 내용의 줄기를 살짝 비낀 부분에서 더없이 감탄하게 되는 것이 후보들의 이름이다. 금개구리, 매화마름,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백로, 점박이물범, 흰발농게 이런 이름들을 들으면 직접 본 적이 없어도 그 모습이 대략 머리에 그려진다. 그리고 그 이름의 소박함과 정겨움에 싱긋 웃음을 짓게 된다. 어린 아이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이런 동식물 이름은 이 밖에도 얼마든 찾을 수 있다. 부채꽃,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도요, 노랑눈썹멧새, 물방울풀, 끈끈이주걱, 할미꽃 정말이지 이런 이름들을 지은 우리의 생물학자들에게 고마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어는 물론이고 라틴어 학명(學名)까지 공부하느라 꽤나 골치 아팠을 그들이 쉽고 예쁜 우리말 이름을 짓느라고 별도의 큰 수고를 해주었으니 말이다. 그들이 외국어를 모르거나 한가해서 이런 일을 한 것은 아닐 터이다. 그런 만큼 그들의 마음과 정성을 배우고 따랐으면 한다. 공공기관들은 더더욱 그렇다. 골든하버 프로젝트, 바이오 랩센트럴 사업, 메이커 스페이스 이런 이름들을 듣고 뭘 어쩌겠다는 말인지 대번에 알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이런 말 대신 쉽고 고운 우리말 이름을 붙여보려고 잠깐이나마 고심을 해봤을까. 우리말로 이름을 붙이면 촌스럽고, 사업이 잘 안 풀리기라도 하는 것일까. 이번 깃대종 선정 사업이 인천을 대표하는 동식물 선정뿐 아니라 아름다운 우리말 사용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학폭미투, ‘슬램덩크’ 정대만은 없다

1990년대 청소년들에게는 명작 슬램덩크가 있었다. 농구의 기본조차 모르던 풋내기 강백호가 진정한 바스켓맨으로 거듭난다는 스토리는 감동 그 자체였다. 그런데 또 하나의 감동적인 인물이 있다. 바로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대만이다. 중학MVP 출신인 정대만은 연습경기 중 불운의 부상을 입고 폭주족의 삶을 살며, 농구부원을 폭행하고 농구부를 없애고자 불량배들을 끌어들여 코트에서 패싸움을 벌이는 등 철저히 농구를 증오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증오의 심연에는 깊은 애정이 있듯, 결국 정대만은 농구가 하고 싶어요라는 눈물 섞인 명대사를 날리며, 다시금 팀에 복귀한다. 이런 정대만의 눈부신 변화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재기하는 모든 이에게 큰 희망을 준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만화 속 이야기로,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주인공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최근 학폭미투의 바람이 매섭다. 프로배구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선수의 중학시절 학폭사실이 밝혀지며 촉발된 미투는 이제 야구나 축구와 같은 다른 스포츠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의 잘못으로 지금의 삶까지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게 가혹하다는 반론도 있지만, 최근 논란이 되는 학폭의 수위를 보면, 철부지 10대 시절 저지른 장난이나 실수로 보기에는 그 죄질이 너무 불량하다. 하지만 최근 학폭미투는 우리 체육계가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크다. 엘리트선수 중심의 육성시스템은 지도자와 선수, 선배와 후배와 같은 엄격한 서열화를 고착화했고, 성적만 좋다면 모든 게 용서되는 성적지상주의는 메달을 위해서는 얼차려나 막말같은 가혹행위조차 정당한 훈련으로 용납되는 고질적인 병폐를 만들었다. 결국 우리 사회가 인권을 최우선가치로 두고 급변하고 있을 때, 체육계만은 기존의 악습을 답습하며 어린 학생들의 고통을 외면해온 것이다. 그동안 체육계 스스로의 자정작용에 맡겨둔 결과 받아든 성적표는 참담했다. 이에 최근 정부와 지자체 주도하에 학폭 연루자에 대한 철저한 신상필벌과 체육인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각종 정책이 추진되며, 체육계에 일대변혁이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제도가 아닌 사람이 문제다. 체육인 모두 라떼는 말이야는 생각부터 지워야 하는 것이다. 슬램덩크 속 정대만의 활약은 눈부시다. 하지만 픽션이 아닌 현실에서는 분명 피해자가 존재하고, 그들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반영되는 순간, 더 이상 만화가 아닌 다큐가 된다. 그러니 부디 만화는 만화일 뿐, 따라하지 말자.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함께하는 인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즈음하여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고 정치를 맡기지만, 희망보다는 원성이 높다. 국민 일부의 지지만으로 선출됐지만 모든 국민의 대표인양 행세하고, 권한은 국민 일부만을 위해 행사한다. 표가 되지 않을 국민은 개혁의 대상으로 취급하고 표가 될 국민만을 위한 국정운영을 택한다. 지지 세력은 감싸고 지지하지 않는 세력은 제거하거나 배척한다. 선거는 양 세력 간의 치열한 전쟁터로 변화하고, 끝나도 격렬했던 대립은 사라지지 않는다. 일부의 독단을 법치라며 국민의 대립과 불신을 조장하는 정치가 반복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전도 표를 얻기 위한 이슈 영합의 포퓰리즘 정책만이 난무한다. 서울시민의 관심사가 부동산 등의 경제문제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되는 세상을 옹호라도 하듯, 모든 후보가 서울에 집을 사겠다는 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공약에 올인하고 있다. 서울에 집을 사뒀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갖지 않았었는데 후회막급이다. 분수에 맞는 생활 따위는 정녕 무의미한 가치인가? 무슨 분수, 타인이 누리는데 나는 왜 못 누려, 나도 누리게 해달라는 요구에 정치인들이 서울에 오천만 호의 주택이라도 저렴하게 공급할 것 같은 자세인데, 정치의 섣부른 시장개입은 현 상황처럼 사태의 해결은커녕 혼란만을 초래한다. 진정으로 서울의 발전을 위한다면 한국 전체 속에서 서울을 그려야 한다. 전략적 관점에서도 많은 국민이 서울 수도권 한곳에 밀집해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제분쟁이 상존하는 시대에 분산 없는 집중은 위험천만하다.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서울을 어떻게 재편해갈지를 고민하는 것이 서울시장의 책무일 것이다. 교통체증으로 아까운 인생을 차 안에서 허비해야 하는 서울의 일상인데, 한국의 심장 서울을 좀 더 쾌적한 도시로 탈바꿈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서울이 아니어도 일자리가 있고 문화적 삶을 누리며 자긍심을 갖고 살 수 있는 지방도시를 건설해야 한다. 사람이 모이면 가능하다. 문화생활이 문제라면 문화생활을, 양질의 교육이 문제라면 양질의 교육을 보장할 수 있는 지방도시의 건설이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드는 전제조건이다. 서울시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장들과 협력하여 지방과의 균형 속에서 서울의 미래구상을 제시해야 한다. 굳이 서울에 살 필요가 없어져야 서울의 주택값도 안정될 것이다. 서울시장이 되기 위해 서울의 발전만을 말한다면 그것이 어디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가라 할 수 있겠는가?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인천의 노래

인천사랑고교동문연합회와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가 인천시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말 제5회 인천사랑음악회를 열었다. 해마다 천 명이 넘는 시민들이 와서 함께 즐기던 음악회였지만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관중 행사로 열어야 했다.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얼마 전 편집 영상을 유튜브 방에 올려 시민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음악회의 주제는 우리들의 인천이었다. 출연진을 인천 출신 음악인들로 짰고, 나에게 인천이란?이라는 질문을 그들에게 던졌다. 또 될수록 인천과 관련된 노래를 공연에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인천 출신 최영섭 선생이 작곡한 가곡 그리운 금강산, 테너 송근혁 씨가 음악회의 맨 끝에 부른 「미래의 도시 (인천)」, 그리고 널리 알려진 유행가 연안부두가 나왔다. 하지만 공연을 보고, 영상을 편집하는 동안 못내 아쉬웠다. 시민 누구나 잘 알고, 즐겨 부를 만한 인천의 노래가 딱히 없다는 점이 그랬다. 그리운 금강산은 인천을 노래한 것이 아니고, 미래의 도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데다 부르기가 쉽지 않다. 고(故) 박경원 선생이 불러 월미도에 노래비도 서 있는 가요 「이별의 인천항」이 있다지만 너무 철 지난 노래라 젊은 층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그나마 김트리오가 부른 「연안부두」를 인천의 노래로 우선 손꼽을 만한데, 문제는 연안부두=인천이라는 등식(等式)을 세우기가 다소 곤란하다는 데 있다. 이는 연안부두라는 단어가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이기 때문이다. 바다나 강에 닿아 있는 육지가 연안(沿岸)이니, 이런 곳에 있는 부두라면 전국 어디에 있든 연안부두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근린공원이라는 단어가 고유명사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이 노래가 인천 연안부두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하고, 이 때문에 인천 연고 스포츠팀들의 응원가로도 오래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가사만으로는 인천을 노래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다른 지역 응원가로 불린다는 부산 갈매기나 유명한 가요 서울 서울 서울 같은 노래만큼의 확실한 정체성(正體性)을 갖지 못한 셈이다. 그렇다고 예전에 시가 몇 번 시도했지만 시대착오적이어서 시민들의 호응을 전혀 얻지 못한 관제(官製) 인천노래 만들기를 또 할 필요는 결코 없다. 코로나19로 온통 난리인 판에도 신경을 써야 할 만큼 시급한 일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언제이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해 어디서나 흥얼거리고, 또 함께 부를 수 있는 확실한 인천의 노래가 생기기를 기다려 볼 뿐이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영아 살해, 우린 왜 분노하는가

1930년대까지 일본에는 마비키(間引き)라는 풍습이 있었다. 마비키의 사전적 의미는 솎아낸다지만, 현실에서는 극심한 생활고로 인해 이른바 키울 아이만 남겨두고 나머지 아이는 속아낸다(죽인다)는 끔찍한 악습을 뜻한다. 당시 일본사회는 7세 이하의 아이들은 신의 아이라고 하여, 마비키 역시 영아살해가 아닌 단지 신에게 아이를 반환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마비키는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은 채, 하나의 성스러운 전통처럼 이어져 온 것이다. 아무런 저항능력도 없는 영아를 부모의 필요에 의해 살해하고, 그에 대해 단죄하지 않는 사회, 이를 가리켜 야만의 시대라 부를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세계 10대 경제 대국인 대한민국에서 현대판 마비키가 발생하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가해자에게 면죄부가 아닌 극도의 낮은 법정형을 통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 고양시의 한 빌라의 건물 사이에서 탯줄과 태반도 제거되지 않은 상태로 꽁꽁 얼어 있던 여아의 사체가 발견됐다. 수사 결과 해당 빌라의 4층에 살던 친모가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곧바로 창밖에 던져 숨지게 한 것이었다. 이토록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친모에 대한 처벌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이는 애당초 영아살해에 대한 낮은 법정형 때문이다. 영아 살해는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그 하한이 없다. 그렇다 보니 최저 법정형인 1개월 징역은 물론 집행유예 가능성도 크다.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인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중형과 비교된다. 실제 지난 2019년 아이를 낳자마자 변기에 집어넣어 숨지게 한 친모와, 갓 출산한 영아를 이불로 싸서 살해한 친모 모두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또한 우리 형법은 치욕을 은폐하기 위하거나, 양육할 수 없음을 예상하거나, 특히 참작할 만한 동기를 전제로 영아살해를 인정하고 있다. 혼외자 출산이나 경제적 어려움, 출산 직후 산모의 일시적인 정신이상만 있어도, 영아살해의 큰 혜택(?)을 받는 것이다. 이는 영아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인명경시 풍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이다. 영아가 자라 아동이 된다. 우리 사회가 정인양 사건에 대한 공범의식을 갖는 건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진작에 바꾸지 않았다는 원죄 때문이다. 영아살해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경제적 이유와 같은 비겁한 변명은 통하지 않도록 법정형을 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모가 신원을 노출하지 않은 채 정부의 철저한 보호 아래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돕고, 이후 입양을 통해 좋은 부모와 맺어주는 보호출산제 도입도 시급하다. 현대판 마비키, 이제 그만 끝내자.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함께하는 인천] 책임지는 정부만이 국민을 지킬 수 있다

우리는 왜구의 약탈, 임진왜란, 일제강점기와 같이, 한 나라에 반복적인 침략을 당하면서 응징은커녕 막아내지도 못했다. 형언할 수 없는 피해와 치욕에도 늘 대비는 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국가가 같은 피해를 반복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당하는 원인을 되돌아보고 대외정책을 바꿔 다시는 넘보지 못할 국가로 거듭나야 하는데, 침략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비난하는 일에 매달리며, 유비무환의 구체적인 방법은 취하지 않았다. 침략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반복되는 침략을 막을 수 없음은 우리의 역사가 말해 준다. 국민의 혈세로 호의호식하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국가수호와 국민보호이다. 그렇다면 외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 침략도 용서할 수 없지만, 대비 못 한 정부 또한 용서받을 수 없다. 그런데 국민이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으니 정부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듯 늘 빗겨서 있다. 정부의 행위는 국민을 대표하여 행하는 것이기에 한국 정부가 응해 체결한 한일 간의 협정이나 합의에도 잘못이 있다면, 정부의 책임이 먼저이다. 정부가 국가를 대표하는 행위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일체의 외교행위는 중지해야 한다. 정부가 한일 문제에 소 잃고 외양간을 한 번이라도 고쳤다면 양국은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디 세계의 약소국을 침탈한 나라가 한두 곳뿐이고, 불공정한 국제관계가 하루 이틀 일이더냐? 서양의 많은 나라가 타국을 침략하여 영토를 빼앗고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문명마저 없애는 역사의 반복이었다. 각 대륙의 원주민은 그저 박물관의 유물처럼 흔적 정도로 일부 남아 있고, 잉카제국은 자취만 남긴 채 사라지고 없다. 어느 강대국의 위정자들도 주변국을 괴롭히지 않은 적은 없다. 일본이 군사강국의 반열에 올라 주변국을 탐한 것도 세계사의 흔한 광경이다. 강대국들은 죄를 지어도 배상이나 사과 등으로 수습되고 다시 국력을 회복해 강대국 대열에 합류한다.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그렇다. 침략은 위정자들의 야욕이 빚은 행위이지만, 국민에게 감당할 만한 힘이 있기에 가능했다. 국민에 의해 창출된 국력을 위정자들이 침략에 동원하는 것이다. 국력 없이는 위정자들의 만행도 자행될 리 없다. 경쟁력 있는 국가를 건설하는 것은 국민이다. 국가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국력을 키우고, 바른 정치가를 뽑는 국민이 돼야 한다. 우리는 그런 국민으로 살고 있는가?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행정안전부 비즈니스를 살펴보자

신축년(辛丑年)인 2021년 화두로 재난안전을 꼽고 싶다. 코로나19 확진의 확산, 이산화탄소 증가에 기인한 기상변화 등 미래의 재난은 예측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정부부처 중에서 재난안전을 총괄하는 부처는 행정안전부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정부조직법을 개정(2017.7.26)했다. 국가 재난에 대한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안전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 유기적 연계가 가능하도록 국민안전처와 행정자치부를 통합하여 행정안전부를 신설했다. 2021년은 행정안전부가 5년차에 접어든다. 이제는 사후관리정책에서 사전예방에 치중하는 방재행정을 펼쳐 나가야 한다. 행정안전부가 2021년 예산편성내용에서 거듭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행정안전부 예산이 사전단계인 예방, 대비 위주로 편성돼 있다. 사업비가 5조3천72억원이다. 2020년 예산 대비 무려 80%가 증액됐다. 예방적 재난안전 관리, 디지털 뉴딜, 지역경제활력사업 등을 중점 추진한다. 재난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SOC 사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특히 어린이 안전 강화 등에 1조8천500억원을 확보했다. 태풍과 집중호우에 취약한 재해위험지구,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풍수해 생활권 등을 정비하기 위한 예산을 대폭 증액 편성했다. 도로교통법 개정(민식이법)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시설개선(520개소) 및 신호등(4천540개소)을 추가로 설치한다. 어린이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해인이법)을 근거로 어린이 이용시설 종사자 7만명에게 행정안전부가 직접 안전교육을 시킨다. 재난대책비(재난에 대비한 예비비 성격)도 선제적으로 대폭 증액했다. 자연재난으로 인명, 주택 등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비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둔치주차장 알림시스템을 구축한다. 2021년에 90개소, 2022년에 90개소등 180개소를 설치한다. 디지털 뉴딜사업을 정부혁신으로 추진하기 위해 1조1천900억원이 편성되었다. 5G 업무환경을 구축하고,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신분증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도입된다. 지역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예산도 증액됐다. 내실있는 마을기업 육성, 청년마을 운영, 지역주도형 청년 및 방역일자리 사업 등에 2천780억원을 확보했다. 진영 전 행정안전부장관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한국판 뉴딜 추진과 지역경제 활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2021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지자체에서도 본 취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함께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함께하는 인천] 다시 문 연 소래포구 어시장 높이 솟기를

2017년 큰 불이 나서 문을 닫았던 소래포구 어시장이 지난 22일 다시 문을 열었다. 새로 깨끗한 건물을 지었으니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어시장이 있는 소래는 전국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싱싱한 생선이나 젓갈을 사려는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만큼 그 이름의 유래는 널리 잘못 알려져 있다. 소래는 흔히 고대 신라의 3국 통일전쟁 과정에서 중국 당나라의 장수 소정방(蘇定方)이 군사를 이끌고 황해를 건너와 이곳에 주둔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고 해석한다. 소정방(蘇:소)이 왔다(來:래)는 뜻이라는 말이다. 하지만『삼국사기』만 봐도 소정방이 당시 이곳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기록은「김유신 열전(列傳)」의 이런 대목이다. 이때 당나라에 갔던 파진찬 김인문이 대장군 소정방유백영과 함께 군사 13만을 거느리고 바다를 건너 덕적도에 도착했다. (중략) 태자가 덕적도로 와 소정방을 만나자 그는 태자에게 나는 바다로 가고, 태자는 육지로 가서 7월10일에 백제의 서울 사비성에서 만납시다라고 하였다. 태자가 돌아와 왕에게 고하니 왕은 장병들을 거느리고 사라정(괴산 부근)에 들어섰다. 소정방 등은 연해를 따라 (금강 하구) 기벌포에 들어왔다. 이를 보면 소정방은 인천앞바다 덕적도에서 바다를 통해 바로 기벌포에 도착했으며, 소래에는 오지 않았음이 분명히 확인된다. 소래는 소정방 때문에 생긴 이름이 아닌 것이다. 소래에 대한 해석은 몇 가지 더 있다. 그 중 가장 타당한 것은 소래가 높은 곳이나 산(山) 또는 맨 꼭대기를 뜻하는 말 수리의 발음이 바뀐 것이라 보는 해석이다. 수리는 고구려어에 나온 순 우리말로, 지금도 머리의 맨 위를 뜻하는 정수리나 하늘을 높이 나는 독수리 등의 단어에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수리봉, 수리산, 수리고개 같은 이름도 여기서 생겼다. 그런데 이 수리는 지역에 따라 사라, 사리, 서리, 소리, 살, 쌀, 설, 솔, 수락, 술, 시루, 수레, 싸리 등의 다양한 변형을 갖고 있으며, 소래도 그 중 하나다. 주변에 오봉산 등 산이 많아 수리라 불리던 동네 이름이 발음이 바뀌어 소래가 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한자 이름 蘇萊는 한자의 뜻과는 아무 관계없이 그 소리만을 빌려 쓴 음차(音借) 표기일 뿐이다. 새로 문을 연 어시장의 명성이 소래의 뜻처럼 다시 높이 솟기를 바란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성탄 전야, 산타는 있다

성야(聖夜)로 물든 거리, 코로나19 확산이 가져온 성탄절의 풍경이 낯설게 보인다. 흥겨운 캐럴조차 찬송가마냥 엄숙하게 들리는 지금, 그럼에도 오늘이 성탄 전야임을 느낄 수 있는 건, 어쩌면 밤새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다른 한켠에서는 산타가 아닌 양육비를 기다리던 아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온갖 쟁송에 휘말리며 고군분투한 어른들도 함께 있었다. 바로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하며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던 배드파더스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사회가 양육비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던 시절, 배드파더스는 양육비가 사인간 단순 채권채무관계가 아닌 아이의 생존권과 직결되었음을 주장하며, 이 문제를 사회의 중심의제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지난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는 쾌거를 이루게 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 입법까지 이어진 상향식 입법의 좋은 예라 할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가정법원에서 감치명령을 받은 양육비 채무자가 1년 이내에 돈을 주지 않으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도록 해 양육비 미지급을 아동학대로 규정했다. 또한 여가부장관이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직권으로 법무부장관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해, 해외여행 다닐 돈은 있어도 양육비 줄 돈은 없다던 일부 파렴치한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도록 했다. 특히 초유의 관심사였던 신상공개 역시도 여가부 주도 하에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무조건 신상이 공개되는 것이 아닌 양육비 미지급자에게 3개월 이상의 소명 기회를 주고, 그 소명이 타당한지 위원회의 판단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신상공개의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했다. 전체 미혼이혼 한부모 가정의 78.8%가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참담한 현실(여가부, 2018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 속에서, 이번 개정안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개정안이 통과되자, 배드파더스 구본창 대표는 법이 시행되는 내년 6~7월까지는 존속해야 하겠지만 신상공개가 원활하게 운영되면 배드파더스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사이트를 폐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치 임무를 완수한 노병이 전장을 떠나듯, 그간의 공(功)은 모두 입법부에 돌린 채 미련 없이 돌아서는 그의 모습에 사뭇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성탄 전야, 적어도 올해만큼은 양육비라는 선물을 가득 안고 온 산타가 있어 다행이다. 배드파더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지만, 알고 보니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었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함께하는 인천] 애국하는 직업 따로 두지 않는 것이 공정사회

현대인의 직업은 개인이 선택하는 것으로 강제되지 않는다. 직업 선택이 개인의 자유의사에 맡겨진 상황에서, 병역의 의무를 제외한 그 어떤 직업도 희생과 봉사가 따르니 특별한 혜택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요구할 수 없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도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을 수행하는 것으로,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일도, 많은 이가 꺼리는 3D 업종도 마찬가지이다. 선호도는 있을지언정 가치 없는 직업은 없다. 국민이 지배당하는 시대에는 지배 조직이 담당하는 일을 일반인의 일보다 중요하고 가치 있는 공무로 여겨, 국가가 예우하며 애국으로마저 치부해 왔다. 국가를 위해 애국하는 직업이 따로 규정되어 법으로 보장된 계급, 신분 사회였던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만인이 평등한 민주주의 사회로 직업에 귀천을 두지 않는다. 국민이 수행하는 모든 일은 사회 기여나 애국 면에서 같은 선상에서 움직인다. 장관, 국회의원, 법조인, 교직자, 성직자 등이 가져야 할 도덕적 양심도 일반 국민과 같으면 된다. 청문회에 오르는 자보다 나의 도덕적 양심이 낮아도 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직종에 관계없이 강자든 약자든, 성년이든 미성년이든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위정자나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이 높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이는 애국하며 가치 있는 직업이 따로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자신을 희생하며 살다 국립묘지에라도 가야 할 고된 직업인이 있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달리 행복이 있는데 이를 마다하고 희생과 봉사가 따르는 일을 선택한다 해도,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라면 그에 애국의 가치를 들이댈 이유는 없다. 국가의 독립이나 전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 국민 모두 두고두고 그 뜻을 기리며 감사해야 하는 애국자가 있었다. 지금은 시대 상황이 다르다. 애국하는 직업이 따로 있다는 생각은 시대의 변화를 외면한 고루한 사고이다. 애국의 형태도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으로, 이미 애국은 국민 개개인이 보이는 행위의 결과로 규정해야지 직업의 종류로 규정할 수 없는 시대이다. 애국자는 있어도 애국하는 직업은 없다. 한 장군의 국립묘지 안장에 찬반여론이 많았는데, 이미 장례문화도 바뀌었고, 직종별 차별도 해소함이 마땅할 터, 제도 유지가 필요하다면 희생과 봉사가 현격하여 이를 기릴 필요가 있는 개인의 경우로 한정함이 옳아 보인다. 연금이나 기타 후생 복지 등의 국가가 행하는 어떤 제도에도 특별한 계층을 두는 것은 공정사회를 헤칠 수 있어 개선해 감이 시대의 요구일 것이다.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개인용 난방기기 사용시 저온화상에 유의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집이나 사무실 뿐만아니라 요즘은 캠핑 등의 야외활동 시 다양한 난방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전기장판, 손난로, 전기난로 등 각종 난방기구를 오래 사용하면 보면 뜨겁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도 나도 모르게 저온화상을 입게 될 수 있다. 평소 화상이란 불이나 뜨거운 것에 접촉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45℃ 내외의 잔잔한 온도로 난방기구를 사용하더라도 피부가 오랜 시간 노출이 되면 저온화상을 입게 될 수 있다. 48℃ 이상 온도에서는 몇 분만 지나더라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핫팩이나 전기장판 등의 난방기기를 사용하면서 저온 화상을 가볍게 생각하는 이유는 열에 노출되면 가려움을 느끼거나 조금 따끔한 증상을 자각하게 될 때 사용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을 자는 시간처럼 장시간 잔잔한 열에 노출되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피부 조직이 손상되고 심하면 괴사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해서 작은 물집이나 발진 등의 가벼운 증상만이 나타났다고 해서 방치하면 상처가 남기 쉬우니 치료를 미뤄서는 안 된다. 또한 물집을 건드리거나 터트리면 상처 부위에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니 거즈 등으로 외부 자극을 받지 않도록 상처부위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1도 화상은 대부분 화끈거리는 증상을 보이다가 며칠 후 회복된다. 2도 이상의 화상 입게 되면 물집이 잡히는데, 가능하면 터트리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깨끗하게 소독을 해주는 것이 좋다. 물집을 건드리거나 터트린다면 상처 부위에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상처가 깊어지고 더 오랜기간 치료를 받게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저온화상은 자각하지 못한 사이에 진행되기 때문에 영유아나 노약자, 당뇨와 치매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열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겨울철 많이 사용하는 붙이는 핫팩은 온도가 최고 70℃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있으므로 피부에 직접 부착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옷 위에 붙여서 사용하거나 장갑이나 손수건 등으로 감싸서 쥐고 있어야 한다. 저온화상을 입었을 때에는 생리식염수로 화상 부위를 씻어내 충분히 식혀준 후 연고 등을 발라주어야 한다. 갑자기 너무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직접 대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으며 얼음을 수건에 감싸 찜질해주는 것은 도움이 된다. 다가오는 추위를 보내기 전에 온열기구에 대한 적절한 사용법과 화상 예방법을 숙지하여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도록 하자. 홍은희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지부 원장

[함께하는 인천] 방재영웅을 기리며

재난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각종 재난으로 셀 수 없는 인명과 재산상 손해를 입고 있고, 그 피해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서도 본연의 책무를 다한 분들이 있다. 21세기에 들어서 묵묵히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방재영웅들을 기려 본다. 코로나19에 혼신을 다하여 대응한 정은경(질병관리청장)이 있다. 코로나19 확진을 의연하게 대처하여 생명을 보호함은 물론 대한민국을 일약 스타국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그간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로 사고공화국을 면치 못했는데 정 때문에 국제적 위상이 달라졌다. 머리 감을 시간을 아껴야 한다며 숏컷을 했다. 외신에서는 Virus Hunter라는 별명까지 붙여 주었다. 정은 1995년에 국립보건원에 연구관으로 특채되어 지금까지 한우물을 파 왔다. 일만시간의 법칙에 딱 맡는 전문가다. BBC(영국공영방송)는 2020여성 100인에 정을 포함하면서 한국질병관리본부의 첫 여성본부장이면서 코로나19 대 유행 속에서 투명하고 차분한 일일 브리핑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승무원을 포함해 탑승객 155명 전원을 위기에서 구해낸 체슬리 설렌버거(Chesley BurnettSullySullenberger) 기장이 있다. US항공기가이륙한지2분여만에새때들과충돌하여 엔진이 멈추자 기장 설리는바로관제탑에알린다. 관제탑은회항을 유도한다. 설리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근처에 있는허드슨강에불시착 한다. 이륙하고새때들과충돌하고허드슨강으로불시착하기까지고작5분이였다. 뉴욕에 거주하는 설리기장은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뉴욕거리를 산책하거나 조깅한다. 몸관리를 위해 하는 일상이지만 예고 없이 찾아올 만약의 위기를 몸으로 익힌다는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뉴욕 빌딩의 높이까지 설리기장에게 스며들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911테러에 사전 대비한 릭 리스콜라(Cyril Richard Rescorla)가 있다. 릭은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에 입주한 투자 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재난안전 책임자다. 평소에 WTC도 테러에 안전하지 않으니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8년 팬암항공기 테러, 1993년 WTC 지하층 테러를 당하고 나서야 모건스탠리 CEO는 안전훈련에 필요한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릭은 메뉴얼을 구축하고 3개월에 한 번씩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9.11테러당시 모건스탠리의 임직원 3천여명은 릭의 6년간의 끈질긴 반복훈련과 교육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릭은 모두 탈출했는지 확인하겠다며 타워로 들어갔다가 건물과 함께 실종되었다. 정 청장과 설리 기장께는 행운을. 릭께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함께하는 인천] 큰 고을 인천에 봉황이 날아와

얼마 전 인천에 무척 기쁜 일이 있었다. 인천고등학교 야구부의「봉황기」전국 야구대회 우승. 그동안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온 인천고 야구부지만 봉황기 대회 우승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런 만큼 선수들과 학교의 기쁨이 자못 컸을 것이다. 이뿐 아니라 이번 우승 덕분에 인천이라는 이름이 모처럼 멋지게 전국에 휘날리게 됐다. 인천(仁川)이라는 이름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어진仁 내川이다. 그래서 예전에「어진내」라는 이름의 출판물이 나온 적이 있고, 지금도 그렇게 써놓은 홍보물이나 안내문을 종종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인천은 어진 내가 아니라 큰 고을이라는 뜻이다. 인천이라는 이름은 조선 태종 임금 때인 서기 1413년, 전국적으로 행정구역 이름을 새로 정할 때 처음 생겼다. 그 직전까지 인천은 인주(仁州)라 불리고 있었다. 이때 전국의 군현(郡縣) 이름 가운데 끝에 주(州)자를 쓴 곳은 대부분 산(山)이나 천(川)자로 글자를 고쳤다. 주(州)자 대신 그 땅이 물에서 가까운 고을에는 천(川)자를, 산이 많은 고을에는 산(山)자를 붙여 바꾼 것이다. 인주는 바다를 끼고 있기 때문에 인천이 됐다. 결국 인천은 인주(仁州) 때문에 생긴 이름인데, 여기서 주(州)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말한다. 그리고 인천의 천(川)은 이 州 자의 뜻을 그대로 따르되 글자만 바꾼 것이니 내(냇물)가 아니라 고을이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 한편 仁은 오늘날 어질 인이라고 뜻과 소리를 단다. 그래서 인주도 흔히 어진 고을이라고 해석한다. 이곳에 살고 있던 인주 이씨(李氏) 집안이 고려시대 문종에서 인종 임금까지 7대에 걸쳐 임금(인종)의 외가이거나 왕비의 친정, 곧 7대 어향(七代 御鄕)이었기 때문에 어진 고을로 불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중세국어 때까지만 해도 仁은 어질다가 아니라 크다는 뜻으로 쓰였다. 조선 중종 때 언어학자 최세진이 지은 한자(漢字) 학습서 「훈몽자회(訓蒙字會)」에 仁을 클 인이라 풀어 놓은 것으로도 이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인주는 어진 고을이 아니라 큰 고을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지금도 덕망(德望)이 있는 사람을 큰사람이라 부르듯, 인천은 (7대에 걸쳐 왕과 왕비가 나온, 덕망이 있는) 큰 고을이라는 뜻이다. 그 큰 고을에 봉황이 날아들었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사이버렉카’ 타인의 고통마저 콘텐츠가 된다?

유명인들이 연루된 사건사고가 터질 때면, 어김없이 출동하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시중에 떠도는 각종 루머에 영상과 이미지를 짜깁기해 입힌 다음, 자극적인 제목의 썸네일을 덧붙여 콘텐츠를 완성한다. 무엇보다 스피드가 중요하기에 팩트체크는 과감히 생략해 버린다.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 아닌, 사람들의 관심이 꺼지기 전에 신속하게 콘텐츠를 업로드해 조회수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회수는 곧 수익과 직결되고, 대중의 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카더라식 문제제기야말로, 클릭을 부르는 흥행보증수표라는 점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슈 유튜버라 칭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그들은 사이버렉카로 불리운다. 사고현장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온갖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일부 레커차의 행태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한 유명 개그우먼이 사망한 후, 유튜브에는 사망 원인, 유서 공개 등 자극적인 썸네일의 콘텐츠가 줄지어 게시됐다. 심지어 일부 무속인들은 고인이 죽음을 선택한 이유를 사주풀이로 해석해주고 자신의 업소를 홍보하는 콘텐츠를 올리기도 했다. 한 아이돌 가수의 인성 논란이 일었을 때에도 인성 바닥 증거, 실제 인성, 인성 짤모음 등 해당 가수의 이름과 인성을 조합한 갖가지 제목의 콘텐츠가 온라인을 뒤덮기도 했다. 산 자는 물론 누군가의 죽음마저도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한낱 가십거리로 전락시키는 이들의 행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치밀하고 과감해지고 있다. 이들은 흡사 정의구현 자경단이 된 것처럼, 익명의 제보라는 조악한 근거를 가지고 물어뜯듯 공격하지만, 그 과정에서 콘텐츠의 재료가 되는 당사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옥과 같은 삶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가히 범죄수준에 이른 이들의 행태를 막아내기에는 현행법은 너무도 빈약하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은 가능하지만,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되다 보니, 오히려 벌금을 내도 남는 장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플랫폼 차원에서의 규제가 있어야 하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해 사기업에 불과한 플랫폼 업체들이 이를 함부로 제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사이버렉카차의 무법 질주를 막을 가장 유력한 방법은, 그들의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 시민의 힘이다.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권이니 하는 거창한 이야기는 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것은 죄악이라는 문명국가에서 살고 있다. 스너프 필름마냥 한 사람의 삶을 난도질하는 사이버렉카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지 못한다면, 이는 추악한 유산으로 남겨질 뿐이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함께하는 인천] 무소불위 권력은 검찰인가, 정부인가

무소불위의 검찰을 개혁하겠다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국정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잡아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국민은 혼란스럽다. 불편부당한 행위를 반복하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가를 어지럽게 만드는 것은 위정자들인데, 역시나 개혁을 한다며 벌이는 행위가 무소불위의 권력 행사와 같다. 사회변화와 더불어 검찰도 국민의 눈높이에 다가서고 있었는데, 위정자들의 정치놀음 탓에 일부 검찰이 민주화 이전 시대처럼 권력자에 이끌려 정치적 행동을 보이는 듯해, 검찰이 있어서는 안 될 정치판의 한가운데 서 있는 형국이다. 검찰 등 국가 권력기관의 개혁이 필요하지만 국민의 불신을 받는 위정자들이 칼자루를 쥐고 비정상적으로 흔들다 보니, 박수 쳐야 할 국민은 등을 돌리고 국가는 소용돌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이 진정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염원하는 대상은 바로 정치이다. 정치가 개혁을 위해 존재하는 듯 늘 개혁한다며 사회를 무리하게 바꿔 보지만 성공보다 실패나 혼란을 가져다주며, 다시 개혁해야 하는 정치과제로 남아 폐기만을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국 국민에게 개혁의 피로감만 가중시킨다. 권력 행사에 문제가 있고, 그 개혁에 환호하는 세력이 있지만, 국민 대다수가 검찰개혁이 시급하다고 소리 지른 적은 없다. 사실 관계할 일이 많지 않은 일반 국민에게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는데, 권력 나누기에 초점이 담긴 듯한 지금의 검찰개혁은 국민의 권익과는 별 상관없어 보인다. 권력은 적절히 분산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분산된 권력을 어느 집단인가가 동일하게 행사하는 것이라면, 제도변경으로 꾀할 수 있는 개선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검찰이 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이고 다른 집단이 하면 인권존중의 민주적 권력이 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무소불위의 권력이라 개혁해야 한다던 검찰을 하루 아침에 휘청거리게 만드는 정치권력을 보면,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 아니라 권력자들의 정치 행위를 위해 권력을 부여받아 무소불위처럼 보이는 그 권력을 행사해 온 것처럼 느껴진다. 상명하복의 일사불란하던 조직이 한낱 정치권력에 의해 내분 양상의 자중지란까지 일으키고 있으니 검찰 권력이 무소불위라는 말은 허구이다. 사실 권력기관이 보이는 위세는 임명권자가 인사권을 쥐고 그들을 이용하거나 묵인한 결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개혁해야 한다면 모든 권력기관을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부리려는 집단이 대상이어야 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정부, 여당 정치권으로, 그들이 개혁돼야 국민이 살고 나라가 사는 것이다.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겨울철 심뇌혈관 질환, 공부가 필요하다

심뇌혈관 질환이란, 심근경색협심증 등 심장질환,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동맥경화증 등의 선행질환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전체 사망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질병 부담이 크고 발생 시 사망이나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추운 날씨가 지속되는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심뇌혈관 질환에 따른 돌연사 발생률이 2배로 늘어난다. 그중 주요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이다. 심뇌혈관 질환은 발병 시 초기 대처가 중요한데 심근경색은 2시간, 뇌졸중은 3시간 내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사망에 이르게 하고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사망에 이르거나 뇌손상으로 인한 신체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상생활 시,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심근경색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또한, 한쪽 마비, 갑작스러운 언어 및 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 뇌졸중의 초기 증상으로 의심하고, 최대한 빨리 119 연락 또는 택시 등을 이용해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서 재관류 요법(막힌 혈관을 다시 흐르게 뚫어주는 것)을 받으면 정상수준으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증상 시작 후 병원 도착까지의 시간이 지연되고 있으며,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과 재발률도 상당하다. 증상이 나타나면 팔다리를 주물러줘야 하며, 바늘로 손발 끝을 따거나 의식이 혼미한 환자에게 물이나 약을 먹이려는 등의 행동은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겨울철 심뇌혈관 질환은 특히 노인, 유아, 고혈압 환자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목도리, 장갑 등 착용해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고 본인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관리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등 평소에 심뇌혈관 질환 예방관리수칙을 지켜야 한다. 우선 담배만 끊어도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금연 후 1년이 지나면 심근경색 및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또한, 연말 송년회 등 술자리에서 폭음을 조심해야 한다. 한국인의 음주율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고위험 음주자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고위험군 또는 만성질환자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검사와 관리를 받고,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응급증상을 숙지하여 발생 즉시 병원에 갈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홍은희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지부 원장

[함께하는 인천] 하인리히의 법칙

재난의 역사는 안전 관리 측면에서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미래에 다가올 재난을 해결하려면 재난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재난안전 관리체계의 진행 과정을 검토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재난을 기억하고 재난 당사자로서의 자세를 갖고, 재난 역사의 중심에 서서 주시해야 한다.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 되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신속히 발견해 대처하지 못하면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어떤 대형 사고가 1건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된 29번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징후들이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뜻하는 통계적 법칙이다. 과거 국내외 재난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도 예견된 사고였다. 그간의 선박 침몰사고에 안이하게 대응한 대한민국의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 주고, 대한민국 사회의 안전 관리 실태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준 비극적인 사건이다. 앞서 연호 침몰사고(1963년), 남영호 침몰사고(1970), 서해페리호 침몰사고(1993) 등으로부터 선박법규의 전반적 개정, 항로와 선박 안정성 등에 대한 법적제도적 미비점에 대한 보강이 필요함을 지적했지만 허사에 불과했다. 결국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에까지 이르러서야 선박 규제를 강화했다. 911 테러도 막을 수 있었다. 이슬람 테러조직이 2001년 9월11일 여객 항공기를납치해 미국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을 공격해 3천여명이 사망실종된 21세기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이 또한 미리 짐작된 사고였다. 1988년 12월21일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발생한 팬암항공기 폭파로 270명이 사망했다. 팬암항공기 폭파사건은 최악의 항공기 사고로 뉴테러리즘의 시발로 일컬어졌다. 일명 얼굴 없는 범죄가 시작됐다. 세계무역센터도 예외가 아니라고 공공연하게 입에 오르내렸는데도 당국에서 무시했다. 1993년에는 세계무역센터에 직접 테러를 가했다.테러범들은 폭탄을 실은 밴을 지하 2층에 주차 시킨 후 폭탄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도주한 후에 폭발시켰다. 지하 5층부터 로비(1층) 바닥까지 구멍이 뚫렸으나 사망은 6명에 불과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911 테러로 이어질 전조를 감지하였지만 안이하게 대응하다 911 테러라는 대형 참사를 불러왔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일이 작을 때에 처리하지 않다가 결국에 가서는 쓸데없이 큰 힘을 들이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작은 사고 하나하나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인 재난으로 이어진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건사고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함께하는 인천] 우리말과 한글이 빛나는 국제도시로

신문과 방송에서, 거리에서, 또 다른 여러 곳에서 이런 식의 말과 글을 자주 보고 듣는다. 수목식재, 척사대회, 음용수, 클린업 데이, 에코 프리 학교, 수분을 제거한 뒤 쓰레기를 배출합시다. 이들을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쓰는 우리말로 바꾸면 대략 이럴 것이다. 나무심기, 윷놀이대회, 마시는 물, 대청소의 날, 금연 실천 학교, 물기를 빼고 쓰레기를 내놓읍시다. 이렇게 바꿔 쓰면 뜻이 분명해지고,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것이다. 그럼에도 쉬운 우리말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어려운 한자어나 뜻 모를 외국어들이 갈수록 기승을 부린다. 공공기관들만이라도 신경을 써주면 좋으련만 오히려 한 술 더 뜨는 느낌을 준다. 송도 워터프론트사업, 송도 AI 트리플파크, 계양 테크노밸리, 그린 뉴딜. 이런 말을 보거나 듣고 무슨 내용인지 한 번에 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쉽고 고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왜 굳이 이런 말들을 쓰는 것일까. 아마도 그래야만 품격 있는 국제도시가 되고, 말하는 사람도 교양과 학식이 있게 보일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국제화세계화란 서로가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각자 잘 발전시키고 존중하면서 조화롭게 섞여 사는 것이지 내 것을 버리고 남의 것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바로 이 뜻이다. 될수록 쉬운 우리말과 우리 글로 생각과 세상을 표현하려는 노력이야말로 국제화세계화를 향한 기본적 자세라고 생각한다. 지혜로운 자는 아침나절이 다하기 전에 깨치고, 어리석은 자라도 열흘이면 가히 배울 수 있다.(훈민정음 해례본에 정인지가 쓴 서문 중) 우리 사회가 문맹(文盲)이 거의 없음을 세계적인 자랑거리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렇게 쉬운 한글 덕분이다. 그런 우리가 이제는 우리 입으로 말하고, 한글로 써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새로운 문맹 시대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이대로 그냥 둬도 정말 괜찮은 것일까.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레몬마켓 vs 피치마켓’

레몬마켓(lemon market)이란, 판매자보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적은 소비자들이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양질의 제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작아지고, 그로 인해 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인들이 질 낮은 자국의 중고차 시장을 시큼해서 맛이 없는 레몬에 비유한 데서 유래한 표현이다. 반대로 우량의 재화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을 피치마켓(peach market)이라 부른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서는 대기업이 골목상권마저 장악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신차 시장 판매점유율 70~80%에 달하는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결국 독점시장이 형성되고,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전가된다며 소비자 보호를 주된 근거로 내세운다. 하지만 여론은 냉담하다. 오히려 낮은 가격의 허위매물로 유인한 후 다른 차량으로 강매를 일삼은 악성 중고차 딜러들의 횡포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이 중고차 판매에 나서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이는 기존 중고차 업계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그 원인이다. 실제로 지금의 중고차 시장은 레몬마켓이다. 지난 6월 경기도가 중고차 온라인 매매 사이트 31곳의 판매상품을 조사했는데, 사이트에 올라온 중고차 중 95%가 허위매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또한 지난해 11월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76.4%가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고 혼탁하고 낙후됐다고 답했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고차 시장이 2013년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그동안 대기업 진출이 제한돼 왔음에도, 7년이라는 기간에 기존 중고차 업계가 보여준 것은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국내 중고차 시장의 규모가 연 20조원에 이른다고 하니, 더 이상 골목상권이라 부르기도 머쓱하다. 작년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한이 만료되자, 기존 중고차 업계는 신설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다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며, 최종 결정권을 가진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중고차 시장을 피치마켓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큰 흐름이다. 다만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할 수 있도록 기존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이나 완성차 업체의 사업 범위를 제안하는 정책이 동반되지 않는 한, 언제든 냉혹한 독점시장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명심해야 한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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