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개인용 난방기기 사용시 저온화상에 유의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집이나 사무실 뿐만아니라 요즘은 캠핑 등의 야외활동 시 다양한 난방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전기장판, 손난로, 전기난로 등 각종 난방기구를 오래 사용하면 보면 뜨겁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도 나도 모르게 저온화상을 입게 될 수 있다. 평소 화상이란 불이나 뜨거운 것에 접촉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45℃ 내외의 잔잔한 온도로 난방기구를 사용하더라도 피부가 오랜 시간 노출이 되면 저온화상을 입게 될 수 있다. 48℃ 이상 온도에서는 몇 분만 지나더라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핫팩이나 전기장판 등의 난방기기를 사용하면서 저온 화상을 가볍게 생각하는 이유는 열에 노출되면 가려움을 느끼거나 조금 따끔한 증상을 자각하게 될 때 사용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을 자는 시간처럼 장시간 잔잔한 열에 노출되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피부 조직이 손상되고 심하면 괴사에까지 이를 수 있다. 해서 작은 물집이나 발진 등의 가벼운 증상만이 나타났다고 해서 방치하면 상처가 남기 쉬우니 치료를 미뤄서는 안 된다. 또한 물집을 건드리거나 터트리면 상처 부위에 감염이 발생할 수 있으니 거즈 등으로 외부 자극을 받지 않도록 상처부위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1도 화상은 대부분 화끈거리는 증상을 보이다가 며칠 후 회복된다. 2도 이상의 화상 입게 되면 물집이 잡히는데, 가능하면 터트리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깨끗하게 소독을 해주는 것이 좋다. 물집을 건드리거나 터트린다면 상처 부위에 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상처가 깊어지고 더 오랜기간 치료를 받게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저온화상은 자각하지 못한 사이에 진행되기 때문에 영유아나 노약자, 당뇨와 치매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열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겨울철 많이 사용하는 붙이는 핫팩은 온도가 최고 70℃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있으므로 피부에 직접 부착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옷 위에 붙여서 사용하거나 장갑이나 손수건 등으로 감싸서 쥐고 있어야 한다. 저온화상을 입었을 때에는 생리식염수로 화상 부위를 씻어내 충분히 식혀준 후 연고 등을 발라주어야 한다. 갑자기 너무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직접 대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으며 얼음을 수건에 감싸 찜질해주는 것은 도움이 된다. 다가오는 추위를 보내기 전에 온열기구에 대한 적절한 사용법과 화상 예방법을 숙지하여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도록 하자. 홍은희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지부 원장

[함께하는 인천] 방재영웅을 기리며

재난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각종 재난으로 셀 수 없는 인명과 재산상 손해를 입고 있고, 그 피해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서도 본연의 책무를 다한 분들이 있다. 21세기에 들어서 묵묵히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방재영웅들을 기려 본다. 코로나19에 혼신을 다하여 대응한 정은경(질병관리청장)이 있다. 코로나19 확진을 의연하게 대처하여 생명을 보호함은 물론 대한민국을 일약 스타국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그간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침몰로 사고공화국을 면치 못했는데 정 때문에 국제적 위상이 달라졌다. 머리 감을 시간을 아껴야 한다며 숏컷을 했다. 외신에서는 Virus Hunter라는 별명까지 붙여 주었다. 정은 1995년에 국립보건원에 연구관으로 특채되어 지금까지 한우물을 파 왔다. 일만시간의 법칙에 딱 맡는 전문가다. BBC(영국공영방송)는 2020여성 100인에 정을 포함하면서 한국질병관리본부의 첫 여성본부장이면서 코로나19 대 유행 속에서 투명하고 차분한 일일 브리핑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승무원을 포함해 탑승객 155명 전원을 위기에서 구해낸 체슬리 설렌버거(Chesley BurnettSullySullenberger) 기장이 있다. US항공기가이륙한지2분여만에새때들과충돌하여 엔진이 멈추자 기장 설리는바로관제탑에알린다. 관제탑은회항을 유도한다. 설리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근처에 있는허드슨강에불시착 한다. 이륙하고새때들과충돌하고허드슨강으로불시착하기까지고작5분이였다. 뉴욕에 거주하는 설리기장은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뉴욕거리를 산책하거나 조깅한다. 몸관리를 위해 하는 일상이지만 예고 없이 찾아올 만약의 위기를 몸으로 익힌다는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뉴욕 빌딩의 높이까지 설리기장에게 스며들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911테러에 사전 대비한 릭 리스콜라(Cyril Richard Rescorla)가 있다. 릭은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에 입주한 투자 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재난안전 책임자다. 평소에 WTC도 테러에 안전하지 않으니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8년 팬암항공기 테러, 1993년 WTC 지하층 테러를 당하고 나서야 모건스탠리 CEO는 안전훈련에 필요한 예산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릭은 메뉴얼을 구축하고 3개월에 한 번씩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9.11테러당시 모건스탠리의 임직원 3천여명은 릭의 6년간의 끈질긴 반복훈련과 교육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릭은 모두 탈출했는지 확인하겠다며 타워로 들어갔다가 건물과 함께 실종되었다. 정 청장과 설리 기장께는 행운을. 릭께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함께하는 인천] 큰 고을 인천에 봉황이 날아와

얼마 전 인천에 무척 기쁜 일이 있었다. 인천고등학교 야구부의「봉황기」전국 야구대회 우승. 그동안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온 인천고 야구부지만 봉황기 대회 우승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런 만큼 선수들과 학교의 기쁨이 자못 컸을 것이다. 이뿐 아니라 이번 우승 덕분에 인천이라는 이름이 모처럼 멋지게 전국에 휘날리게 됐다. 인천(仁川)이라는 이름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어진仁 내川이다. 그래서 예전에「어진내」라는 이름의 출판물이 나온 적이 있고, 지금도 그렇게 써놓은 홍보물이나 안내문을 종종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인천은 어진 내가 아니라 큰 고을이라는 뜻이다. 인천이라는 이름은 조선 태종 임금 때인 서기 1413년, 전국적으로 행정구역 이름을 새로 정할 때 처음 생겼다. 그 직전까지 인천은 인주(仁州)라 불리고 있었다. 이때 전국의 군현(郡縣) 이름 가운데 끝에 주(州)자를 쓴 곳은 대부분 산(山)이나 천(川)자로 글자를 고쳤다. 주(州)자 대신 그 땅이 물에서 가까운 고을에는 천(川)자를, 산이 많은 고을에는 산(山)자를 붙여 바꾼 것이다. 인주는 바다를 끼고 있기 때문에 인천이 됐다. 결국 인천은 인주(仁州) 때문에 생긴 이름인데, 여기서 주(州)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말한다. 그리고 인천의 천(川)은 이 州 자의 뜻을 그대로 따르되 글자만 바꾼 것이니 내(냇물)가 아니라 고을이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 한편 仁은 오늘날 어질 인이라고 뜻과 소리를 단다. 그래서 인주도 흔히 어진 고을이라고 해석한다. 이곳에 살고 있던 인주 이씨(李氏) 집안이 고려시대 문종에서 인종 임금까지 7대에 걸쳐 임금(인종)의 외가이거나 왕비의 친정, 곧 7대 어향(七代 御鄕)이었기 때문에 어진 고을로 불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중세국어 때까지만 해도 仁은 어질다가 아니라 크다는 뜻으로 쓰였다. 조선 중종 때 언어학자 최세진이 지은 한자(漢字) 학습서 「훈몽자회(訓蒙字會)」에 仁을 클 인이라 풀어 놓은 것으로도 이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인주는 어진 고을이 아니라 큰 고을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지금도 덕망(德望)이 있는 사람을 큰사람이라 부르듯, 인천은 (7대에 걸쳐 왕과 왕비가 나온, 덕망이 있는) 큰 고을이라는 뜻이다. 그 큰 고을에 봉황이 날아들었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사이버렉카’ 타인의 고통마저 콘텐츠가 된다?

유명인들이 연루된 사건사고가 터질 때면, 어김없이 출동하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시중에 떠도는 각종 루머에 영상과 이미지를 짜깁기해 입힌 다음, 자극적인 제목의 썸네일을 덧붙여 콘텐츠를 완성한다. 무엇보다 스피드가 중요하기에 팩트체크는 과감히 생략해 버린다. 그들의 주요 관심사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 아닌, 사람들의 관심이 꺼지기 전에 신속하게 콘텐츠를 업로드해 조회수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회수는 곧 수익과 직결되고, 대중의 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카더라식 문제제기야말로, 클릭을 부르는 흥행보증수표라는 점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슈 유튜버라 칭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그들은 사이버렉카로 불리운다. 사고현장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온갖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일부 레커차의 행태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한 유명 개그우먼이 사망한 후, 유튜브에는 사망 원인, 유서 공개 등 자극적인 썸네일의 콘텐츠가 줄지어 게시됐다. 심지어 일부 무속인들은 고인이 죽음을 선택한 이유를 사주풀이로 해석해주고 자신의 업소를 홍보하는 콘텐츠를 올리기도 했다. 한 아이돌 가수의 인성 논란이 일었을 때에도 인성 바닥 증거, 실제 인성, 인성 짤모음 등 해당 가수의 이름과 인성을 조합한 갖가지 제목의 콘텐츠가 온라인을 뒤덮기도 했다. 산 자는 물론 누군가의 죽음마저도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 한낱 가십거리로 전락시키는 이들의 행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치밀하고 과감해지고 있다. 이들은 흡사 정의구현 자경단이 된 것처럼, 익명의 제보라는 조악한 근거를 가지고 물어뜯듯 공격하지만, 그 과정에서 콘텐츠의 재료가 되는 당사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옥과 같은 삶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가히 범죄수준에 이른 이들의 행태를 막아내기에는 현행법은 너무도 빈약하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은 가능하지만,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되다 보니, 오히려 벌금을 내도 남는 장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플랫폼 차원에서의 규제가 있어야 하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해 사기업에 불과한 플랫폼 업체들이 이를 함부로 제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사이버렉카차의 무법 질주를 막을 가장 유력한 방법은, 그들의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 시민의 힘이다.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권이니 하는 거창한 이야기는 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것은 죄악이라는 문명국가에서 살고 있다. 스너프 필름마냥 한 사람의 삶을 난도질하는 사이버렉카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지 못한다면, 이는 추악한 유산으로 남겨질 뿐이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함께하는 인천] 무소불위 권력은 검찰인가, 정부인가

무소불위의 검찰을 개혁하겠다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국정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잡아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국민은 혼란스럽다. 불편부당한 행위를 반복하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가를 어지럽게 만드는 것은 위정자들인데, 역시나 개혁을 한다며 벌이는 행위가 무소불위의 권력 행사와 같다. 사회변화와 더불어 검찰도 국민의 눈높이에 다가서고 있었는데, 위정자들의 정치놀음 탓에 일부 검찰이 민주화 이전 시대처럼 권력자에 이끌려 정치적 행동을 보이는 듯해, 검찰이 있어서는 안 될 정치판의 한가운데 서 있는 형국이다. 검찰 등 국가 권력기관의 개혁이 필요하지만 국민의 불신을 받는 위정자들이 칼자루를 쥐고 비정상적으로 흔들다 보니, 박수 쳐야 할 국민은 등을 돌리고 국가는 소용돌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이 진정으로 개혁돼야 한다고 염원하는 대상은 바로 정치이다. 정치가 개혁을 위해 존재하는 듯 늘 개혁한다며 사회를 무리하게 바꿔 보지만 성공보다 실패나 혼란을 가져다주며, 다시 개혁해야 하는 정치과제로 남아 폐기만을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국 국민에게 개혁의 피로감만 가중시킨다. 권력 행사에 문제가 있고, 그 개혁에 환호하는 세력이 있지만, 국민 대다수가 검찰개혁이 시급하다고 소리 지른 적은 없다. 사실 관계할 일이 많지 않은 일반 국민에게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는데, 권력 나누기에 초점이 담긴 듯한 지금의 검찰개혁은 국민의 권익과는 별 상관없어 보인다. 권력은 적절히 분산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분산된 권력을 어느 집단인가가 동일하게 행사하는 것이라면, 제도변경으로 꾀할 수 있는 개선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검찰이 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이고 다른 집단이 하면 인권존중의 민주적 권력이 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무소불위의 권력이라 개혁해야 한다던 검찰을 하루 아침에 휘청거리게 만드는 정치권력을 보면,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 아니라 권력자들의 정치 행위를 위해 권력을 부여받아 무소불위처럼 보이는 그 권력을 행사해 온 것처럼 느껴진다. 상명하복의 일사불란하던 조직이 한낱 정치권력에 의해 내분 양상의 자중지란까지 일으키고 있으니 검찰 권력이 무소불위라는 말은 허구이다. 사실 권력기관이 보이는 위세는 임명권자가 인사권을 쥐고 그들을 이용하거나 묵인한 결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개혁해야 한다면 모든 권력기관을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부리려는 집단이 대상이어야 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정부, 여당 정치권으로, 그들이 개혁돼야 국민이 살고 나라가 사는 것이다.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겨울철 심뇌혈관 질환, 공부가 필요하다

심뇌혈관 질환이란, 심근경색협심증 등 심장질환,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동맥경화증 등의 선행질환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전체 사망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질병 부담이 크고 발생 시 사망이나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추운 날씨가 지속되는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에 심뇌혈관 질환에 따른 돌연사 발생률이 2배로 늘어난다. 그중 주요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이다. 심뇌혈관 질환은 발병 시 초기 대처가 중요한데 심근경색은 2시간, 뇌졸중은 3시간 내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사망에 이르게 하고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사망에 이르거나 뇌손상으로 인한 신체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상생활 시,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식은땀, 구토,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심근경색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또한, 한쪽 마비, 갑작스러운 언어 및 시각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 뇌졸중의 초기 증상으로 의심하고, 최대한 빨리 119 연락 또는 택시 등을 이용해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서 재관류 요법(막힌 혈관을 다시 흐르게 뚫어주는 것)을 받으면 정상수준으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증상 시작 후 병원 도착까지의 시간이 지연되고 있으며,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과 재발률도 상당하다. 증상이 나타나면 팔다리를 주물러줘야 하며, 바늘로 손발 끝을 따거나 의식이 혼미한 환자에게 물이나 약을 먹이려는 등의 행동은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겨울철 심뇌혈관 질환은 특히 노인, 유아, 고혈압 환자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목도리, 장갑 등 착용해 보온에 각별히 신경 쓰고 본인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관리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등 평소에 심뇌혈관 질환 예방관리수칙을 지켜야 한다. 우선 담배만 끊어도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금연 후 1년이 지나면 심근경색 및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또한, 연말 송년회 등 술자리에서 폭음을 조심해야 한다. 한국인의 음주율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고위험 음주자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고위험군 또는 만성질환자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검사와 관리를 받고,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응급증상을 숙지하여 발생 즉시 병원에 갈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홍은희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지부 원장

[함께하는 인천] 하인리히의 법칙

재난의 역사는 안전 관리 측면에서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미래에 다가올 재난을 해결하려면 재난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재난안전 관리체계의 진행 과정을 검토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재난을 기억하고 재난 당사자로서의 자세를 갖고, 재난 역사의 중심에 서서 주시해야 한다.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 되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신속히 발견해 대처하지 못하면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어떤 대형 사고가 1건 발생하기 전에는 그와 관련된 29번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징후들이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뜻하는 통계적 법칙이다. 과거 국내외 재난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도 예견된 사고였다. 그간의 선박 침몰사고에 안이하게 대응한 대한민국의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 주고, 대한민국 사회의 안전 관리 실태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준 비극적인 사건이다. 앞서 연호 침몰사고(1963년), 남영호 침몰사고(1970), 서해페리호 침몰사고(1993) 등으로부터 선박법규의 전반적 개정, 항로와 선박 안정성 등에 대한 법적제도적 미비점에 대한 보강이 필요함을 지적했지만 허사에 불과했다. 결국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에까지 이르러서야 선박 규제를 강화했다. 911 테러도 막을 수 있었다. 이슬람 테러조직이 2001년 9월11일 여객 항공기를납치해 미국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을 공격해 3천여명이 사망실종된 21세기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이 또한 미리 짐작된 사고였다. 1988년 12월21일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발생한 팬암항공기 폭파로 270명이 사망했다. 팬암항공기 폭파사건은 최악의 항공기 사고로 뉴테러리즘의 시발로 일컬어졌다. 일명 얼굴 없는 범죄가 시작됐다. 세계무역센터도 예외가 아니라고 공공연하게 입에 오르내렸는데도 당국에서 무시했다. 1993년에는 세계무역센터에 직접 테러를 가했다.테러범들은 폭탄을 실은 밴을 지하 2층에 주차 시킨 후 폭탄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도주한 후에 폭발시켰다. 지하 5층부터 로비(1층) 바닥까지 구멍이 뚫렸으나 사망은 6명에 불과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911 테러로 이어질 전조를 감지하였지만 안이하게 대응하다 911 테러라는 대형 참사를 불러왔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일이 작을 때에 처리하지 않다가 결국에 가서는 쓸데없이 큰 힘을 들이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작은 사고 하나하나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인 재난으로 이어진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건사고를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함께하는 인천] 우리말과 한글이 빛나는 국제도시로

신문과 방송에서, 거리에서, 또 다른 여러 곳에서 이런 식의 말과 글을 자주 보고 듣는다. 수목식재, 척사대회, 음용수, 클린업 데이, 에코 프리 학교, 수분을 제거한 뒤 쓰레기를 배출합시다. 이들을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쓰는 우리말로 바꾸면 대략 이럴 것이다. 나무심기, 윷놀이대회, 마시는 물, 대청소의 날, 금연 실천 학교, 물기를 빼고 쓰레기를 내놓읍시다. 이렇게 바꿔 쓰면 뜻이 분명해지고,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것이다. 그럼에도 쉬운 우리말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어려운 한자어나 뜻 모를 외국어들이 갈수록 기승을 부린다. 공공기관들만이라도 신경을 써주면 좋으련만 오히려 한 술 더 뜨는 느낌을 준다. 송도 워터프론트사업, 송도 AI 트리플파크, 계양 테크노밸리, 그린 뉴딜. 이런 말을 보거나 듣고 무슨 내용인지 한 번에 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쉽고 고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왜 굳이 이런 말들을 쓰는 것일까. 아마도 그래야만 품격 있는 국제도시가 되고, 말하는 사람도 교양과 학식이 있게 보일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국제화세계화란 서로가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각자 잘 발전시키고 존중하면서 조화롭게 섞여 사는 것이지 내 것을 버리고 남의 것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바로 이 뜻이다. 될수록 쉬운 우리말과 우리 글로 생각과 세상을 표현하려는 노력이야말로 국제화세계화를 향한 기본적 자세라고 생각한다. 지혜로운 자는 아침나절이 다하기 전에 깨치고, 어리석은 자라도 열흘이면 가히 배울 수 있다.(훈민정음 해례본에 정인지가 쓴 서문 중) 우리 사회가 문맹(文盲)이 거의 없음을 세계적인 자랑거리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렇게 쉬운 한글 덕분이다. 그런 우리가 이제는 우리 입으로 말하고, 한글로 써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새로운 문맹 시대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이대로 그냥 둬도 정말 괜찮은 것일까.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레몬마켓 vs 피치마켓’

레몬마켓(lemon market)이란, 판매자보다 제품에 대한 정보가 적은 소비자들이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양질의 제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작아지고, 그로 인해 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인들이 질 낮은 자국의 중고차 시장을 시큼해서 맛이 없는 레몬에 비유한 데서 유래한 표현이다. 반대로 우량의 재화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을 피치마켓(peach market)이라 부른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서는 대기업이 골목상권마저 장악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신차 시장 판매점유율 70~80%에 달하는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결국 독점시장이 형성되고,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전가된다며 소비자 보호를 주된 근거로 내세운다. 하지만 여론은 냉담하다. 오히려 낮은 가격의 허위매물로 유인한 후 다른 차량으로 강매를 일삼은 악성 중고차 딜러들의 횡포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이 중고차 판매에 나서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이는 기존 중고차 업계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그 원인이다. 실제로 지금의 중고차 시장은 레몬마켓이다. 지난 6월 경기도가 중고차 온라인 매매 사이트 31곳의 판매상품을 조사했는데, 사이트에 올라온 중고차 중 95%가 허위매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또한 지난해 11월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76.4%가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고 혼탁하고 낙후됐다고 답했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고차 시장이 2013년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그동안 대기업 진출이 제한돼 왔음에도, 7년이라는 기간에 기존 중고차 업계가 보여준 것은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국내 중고차 시장의 규모가 연 20조원에 이른다고 하니, 더 이상 골목상권이라 부르기도 머쓱하다. 작년 2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기한이 만료되자, 기존 중고차 업계는 신설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다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가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며, 최종 결정권을 가진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중고차 시장을 피치마켓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큰 흐름이다. 다만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할 수 있도록 기존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이나 완성차 업체의 사업 범위를 제안하는 정책이 동반되지 않는 한, 언제든 냉혹한 독점시장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명심해야 한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함께하는 인천] 가수는 무대에서 노래와 함께해야

권력에 따라 춤추고 예체능의 놀이터처럼 변해버린 한국의 방송은, 철 지난 정보를 제공하며, 변화라며 정도나 표준의 일탈을 서슴지 않고, 강자에 굴하듯 객관성을 버리는 태도마저 보이고 있어, 국민의 화합을 저해하고 언행마저 가볍게 만들고 있다. 방송의 새로움은 놀고먹자는 것과 준비 안 된 자들의 거침없는 진출이다. 예체능인들과 주변인들의 오락에 요리와 음식, 언제부턴가 개와의 공생마저 중요한 방송거리라며 주요 시간대를 점하고 있다. 식상하기만 한 출연자들의 놀이와 수다, 고향 엄마의 요리 솜씨를 망각한 듯, 이름만 고상한 세프라는 감히 상대도 되지 않을 자들의 요리자랑에 방송시청은 안녕이다. 잘 시청하지 않는 국민의 수준을 이해한 듯 방송은 관계자들만이 북 치고 장구 치는 놀이터로 변질되어 소중함을 몰랐던 자연처럼 파괴됨을 느낀다. 방송이 올바른 공공재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충분한 훈련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신뢰 받는 정보전달이 담보되어야 하는데, 일천한 경험에 준비 안 된 젊은 남녀의 방송 진행은 단순전달에 언어조차 가벼워 어설프기만 하다. 인기인을 내세우는 손쉬운 방법으로 그저 놀고 먹거나 가치 없는 정보나 전달하는 방송과 출연자들에 허탈함을 느끼지만, 그래도 분노는 남아있는 애정의 표현으로 그마저 없어진다면 방송은 영영 국민과 이별일지도 모른다. 나훈아가 나온다 하여 오랜만에 음악방송을 시청했다. 대중음악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 자평한다. 노래 외에도 연출 등 전체적으로 훌륭하여, 그간의 개그 희극 프로그램처럼 가수들의 노래보다 불필요한 양념만을 선사하는 주객이 전도된 볼썽사나운 것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나훈아의 언어와 행동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가수답게 무대에서 노래와 함께 말하고 있다. 일탈하지 않고 가수의 길만을 걸어온 자의 깊은 삶에서 나오는 발언이어서인지 무겁게 다가온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망국의 역사를 되풀이하는 위정자며, 국민의 눈높이를 외면하는 KBS며, 근거 없는 소설을 쓰는 기자며 그의 일침이 노래가 주는 감동과 똑같은 무게로 전달된다. 늘 자기 자리를 지키는 자에 대한 신뢰일 것이다. 단순한 재미나 선사하는 오락예능프로그램이 아니라 예체능인은 자신의 무대에서 능력으로 말해야 함도 일깨워준다. 가수는 노래로, 배우는 연기로, 스포츠인은 스포츠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함을 말이다. 국민들은 나훈아에 열광하듯 또 다른 출중한 가수를 갈망한다. 자신들의 세계를 갈고 닦아 결실을 이뤄내면 누구라도 나훈아와 같은 무대를 연출하며 국민들의 환호를 받을 것이다.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독감 예방접종, 올해는 더더욱 필수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에 독감 유행까지 겹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코로나19와 독감의 증상이 유사해 코로나19를 독감으로 또는 독감을 코로나19로 오해할 때 치료에 혼선이 올 수 있고, 의료기관에 유증상자가 급증하는 등 더 큰 혼란으로 다가올 수 있다. 매년 겨울에 찾아와 우리에게 감기 중 하나로 오인하기 쉬운 독감, 일반인에게는 독감으로 알려졌지만 정식명칭은 인플루엔자(Influenza)이다. 코로나19와 같이 공기 중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호흡기질환으로 기침과 고열 등 증상이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바이러스로 인해 발병하는 질환이다.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의 유형에 따라 A, B, C형으로 구분되고, 주로 A형과 B형이 사람에게 인플루엔자를 유발한다. 유전자변이를 통해 매년 유행을 초래하는게 특징이기에 독감 예방접종을 작년에 했더라도 올해 다시 접종하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는 감염되면 1~4일 후 38도 이상의 발열, 두통, 근육통, 마른기침, 코막힘, 오한 등의 증상을 보인다. 젊은 층의 건강한 사람이라면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자연치유를 기대할 수 있지만, 어린이, 노령, 만성질환자 등은 합병증 발생 등 때문에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무서운 점은 합병증이 동반되면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주요 사망원인으로는 호흡기 합병증(주로 폐렴)과 심폐질환의 악화 등이다. 드물지만, 호흡기 이외의 중증 합병증으로 근육염, 횡문근융해증, 심근염, 독성쇼크중후군, 중추신경계 이상, 라이 증후군 등이 있다. 이러한 합병증 또한 65세 이상의 고령자, 심장 또는 폐질환, 당뇨, 신기능 이상, 면역저하와 같은 특정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2세 미만의 영아 및 임신부도 인플루엔자 합병증 발생의 위험군이다. 흔하게 발생하지만 심각한 합병증을 가진 독감이기에 국가예방접종 또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부터는 그 범위가 더 확대돼 생후 6개월부터 만 18세 어린이와 청소년, 만 62세 이상 고령층, 장애인(1~3급)은 물론 임신부까지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아직 예방백신이 없지만 독감은 백신접종으로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독감백신은 통상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를 보며, 6개월간 면역이 유지된다. 따라서 늦어도 11월까지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독감백신을 미리 접종하는 것이 좋고 특히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은 필수적으로 접종해야한다. 홍은희 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지부 원장

[함께하는 인천] 지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2020년 7월에 들어서자마자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중국발 저기압성 집중호우, 연이은 태풍 마이삭, 하이선으로 전국에서 시군 단위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강풍으로 바닷물은 육지를 올라타고, 폭우로 산사태가 속출하고 비탈면과 옹벽이 무너지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각 지자체에서는 즉각 현장기동반을 운영하는 등 응급복구와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역부족이다. 발 빠른 일부 지자체장은 시군 본청 상황실이 아닌 현지 읍면동 사무소와 피해현장에서 지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자체장이 간과하는 게 있다. 각종 재난으로부터 관할 모든 구성원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무가 넓은 의미에서의 사회복지라는 것을 잊은 듯하다. 사회복지란 한 사회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향상과 행복을목표로 하는 직접간접적인 방책을 통틀어 일컫는다. 필자는 광역자치단체 도시계획위원회를 이끈 적이 있다. 도시에 방재의 개념을 융합시킨 첫 주자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건설업자들이 토지를 점령하고 있다.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같은 해 시군과 밀착해 가능하게 만든다.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을 산출하는 게 경제의 원리지만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진 지가 오래다. 국토환경성지도와 토지적성평가도가 양호한 토지가 시행사의 역량에 따라 좌지우지 한다는 게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해당 지자체에서 기준을 정하고 규제하는데도 각종 위원회를 통과시키면 끝이다. 결국 집중 호우나 태풍에 맥없이 허물어져 막대한 재정적 손실과 인명피해로 이어진다. 도로를 지나다 보면 옹벽 높이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임상이 양호한 산림에 물류창고,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업자들의 양심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규정을 강화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 지자체별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기준을 설정운영하고 있다. 도시화 진행에 디딤돌 역할을 하면서 무분별한 개발을 예방하는 위원회가 돼야 한다. 표고와 경사는 기본이고 국토환경성지표와 토지적성평가도를 엄격한 심의 잣대로 평가해 개발과 재난안전이 공존하도록 해야 한다. 집중 호우와 태풍이 닥칠 때마다 예산과 조직 타령을 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재난대비는 일상에서 생활화가 이뤄져야 한다. 지자체에서는 원칙에 입각한 행정처리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건설 업자들이 언감생심을 아예 근절시키는 길만이 점차 자연재난으로부터 국토를 보전하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은 누구든 어디서든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 국가가 난개발의 대명사에서 재난안전에 강한 나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과 공직자들의 사명감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함께하는 인천] 개성 있는 이름 찾기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는 지난 7월 인천시 남쪽 5개 구(區)인 중구동구미추홀구남동구연수구의 110여 개 동네 이름 유래를 밝힌 책 미추홀은 물골이다를 펴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첫판으로 인쇄한 1천권이 금세 동나는 바람에 요즘 서둘러 2판 500권 인쇄를 추진하고 있다. 책이 나오고 나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다. 그중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미추홀을 책 제목으로 뽑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유는 미추홀구 때문이었다. 이번 책 내용의 대상으로 삼은 5개 구의 이름 가운데 그 의미의 범위가 가장 넓어서 전체를 대표하기에 적합한 이름이 미추홀이었기 때문이다. 미추홀구는 이전의 남구(南區)를 대신해 2018년 7월1일부터 새롭게 쓰이고 있는 이름이다. 2천여 년 전 비류(沸流)가 처음 자리를 잡은 미추홀의 중심이 지금의 문학산 일대였고, 그 뒤로도 1883년 인천항이 개항하기 전까지 인천의 중심은 줄곧 관아(官衙)가 있었던 지금의 미추홀구 관교동문학동 일대였다. 미추홀구라는 이름은 이에 더해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인천시 북구가 1995년 부평구와 계양구로 나눠진 것과 같은 식이다. 하지만 미추홀구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스스로 남구라는 개성 없는 이름을 버리고 새로 찾아가진, 이름다운 이름이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인천에 처음으로 구(區) 제도가 실시된 것은 1968년이다. 그때 인천은 중동남북구로 나누어졌다. 동네마다 갖고 있는 역사나 특색은 철저히 무시한 채 그저 그때의 방위(方位)에 따라 무미건조한 이름을 붙인 것이다. 하지만 여느 도시에나 흔히 있고, 있을 수 있는 이런 이름은 사실 이름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동네든 무릇 이름이란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추홀구가 남구를 대신한 것은 바로 이렇게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이름을 찾아가진 좋은 사례이다. 이런 면에서 아직 인천에 남아있는 개성 없고, 실제 방위와도 맞지 않는 구 이름-중구동구서구-들도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이름을 새로 찾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마침 미추홀구가 그 훌륭한 선례(先例)를 보여주었으니 그대로만 따라 하면 그다지 어려울 일도 없을 것이다. 몇 해 전 이런 뜻에서 인천시가 이들 구에 어떤 이름을 새로 붙이면 좋을지 시민에게 물어본 일도 있었다. 이때 중구는 제물포구, 동구는 화도진구, 서구는 연희진구가 좋겠다는 등의 의견들이 있었다. 시민의 뜻을 좀 더 물어보고, 미추홀구가 먼저 겪었을 문제들을 잘 보완하면 뜻깊고, 입에 올릴 때 감칠맛이 나는 좋은 이름들이 생기지 않을까.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유령대학 학위 장사, 일그러진 학벌사회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미 연방정부가 인가한 대학이 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이 대학은 30년 전통에 전 세계 24개국에 글로벌 캠퍼스가 있는 명문대로 전직 법무부 장관과 국회의원 등 쟁쟁한 교수진이 포진하고 있다. 1년 동안 4학기 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소 4년이 걸리는 정규학사 과정을 2년에 마칠 수 있고, 석사과정은 1년 3개월, 박사과정은 1년 8개월 만에 학위취득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심지어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기에, 미국에 갈 필요도 없다고 한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할 이 대학의 이름은 바로 템플턴대학교이다. 미국 명문대학의 학위를 받고 싶어 했던 이들은 이 학교에 등록금을 내고 온라인 강의를 들었고, 그중에는 유력 정치인이나 방송인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언론을 통해 템플턴대의 우수한 교수진과 수준 높은 수업을 칭찬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템플턴대학교는 아무런 실체가 없는 유령대학이었다. 이사장 김씨가 캘리포니아에 템플턴대학교라는 이름의 일반회사를 법인으로 설립한 뒤, 현지 인가받은 학교라고 속여 학생을 모집하고 학비를 받아온 것이었다. 또한 김씨는 총장이사장이라는 허위 직함으로 버젓이 사회 지도층 행세를 하며, 각종 대외활동에 나섰고, 정치권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결국 김씨는 종잇장에 불과한 학위장을 미끼로 2015년 5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총 199명으로부터 10억원이 넘는 금액을 편취한 잘못으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이 확정되었다. 이 사건은 학벌보다는 실력으로 경쟁하고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틀에 박힌 미사여구만으로는 우리사회의 고질병인 학벌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없음을 잘 보여준다. 이력서의 최상단을 차지하는 학력란부터, 이성을 소개받을 때도 늘 따라붙는 어느 대학 나왔어?라는 질문까지, 학벌이 곧 신분처럼 취급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심지어 결혼을 미끼로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꾼들 중 상당수가 명문대 출신임을 가장하고, 가짜 졸업장이나 가짜 학위증명서를 만들어주는 사업들까지 번성할 정도이니 대한민국은 가히 학벌공화국이라 불러도 괜찮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템플턴대학교를 거쳐간 학생들 역시 선량한 피해자라고 보기 힘들다. 그들은 학벌주의의 구조적 모순에 저항하는 대신, 손쉬운 방법으로 명문대 졸업장을 취득하려다가 실패한 사람들이다. 비록 그들의 행위는 사회적 부조리로 인한 것이지만, 그 책임은 오롯이 자신이 져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아직도 대다수 선량한 국민들에게 명문대 졸업장을 취득할 것을 권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산업혁명기의 점수별 줄세우기를 떠올리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결국 성실한 노력보다 간판과 학맥이 한평생을 좌우한다는 학벌주의 시스템이 존속하는 한 제2, 제3의 템플턴대학교가 어디선가 또 나타날 것이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함께하는 인천] 고독한 마라토너

올해에 나의 첫 시집 질그릇과 옹기장이와 이를 영어로 번역한 Clayware and a Potter가 출간됐다. 감사한 마음으로 책들을 보며 내가 가장 처음 글을 쓴 때가 언제였는지 떠올려 보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다. 담임선생님께서 일기를 숙제로 내어 우리는 매일 일기를 써야 했다. 선생님께서는 40여명의 일기를 모두 읽어보시고는 잘 쓴 부분에는 빨간색으로 물결무늬의 밑줄을 쳐 주셨다. 며칠에 한 번은 잘 쓴 일기를 전체 학생 앞에서 발표하게 하셨다. 당시 우리 반에는 서울대학교 국어과 교수의 아들도 있었는데 그의 부모님은 그가 쓴 일기를 모아 그의 생일에 맞춰 생일선물이라는 책으로 발간해 준 일도 있었다. 내가 처음 일기를 쓸 때는 그날 일어난 일들을 시간대별로 기술하고 나서 잘 썼다고 혼자 자부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내 글에 대하여 조금 이상하다며 개선할 점을 지적해 주셨다.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날에 발생한 가장 중요한 일을 상세히 쓴 다음에, 그 사건에 대하여 네가 느낀 바를 써야 한다고 일러주셨다. 글 쓰는 요령을 터득한 나는 일요일 아침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 약수터에 올라갔던 일과 그때 느낀 바를 적었더니 한 페이지 전체에 빨간 물결무늬와 동그라미가 쳐진 일기장을 돌려받고 또 우리 반 아이들 앞에서 낭독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 선생님은 또 우리에게 동시도 써 보도록 시켰다. 방법이 의외로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떤 사물을 보고 쓸 때 우리 눈에 보이는 대로 적지 말고 다른 눈으로 보고 쓰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 기린의 목은 전기선대 고동색 얼룩진 전기선대(전봇대)라는 동시를 적어냈고, 교실 뒤의 게시판에 한동안 붙여졌다. 학년이 바뀌고 5학년이 됐을 때 그 선생님의 동시집 바닷가 게들이 나왔다. 나는 그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의사가 돼 대학병원에 근무하기 시작하고서야 신문에 칼럼을 투고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첫 동시를 쓴 지 오십여 년이 흘러 내 시집이 나온 것이다. 그때 내게 일기를 쓰라고 시킨 그 선생님이 어디 계신지 검색해 보았다. 내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군복무 후 수련을 시작하던 해에 59세로 작고하신 것을 알게 됐다. 그의 동시선집을 주문했다. 1968년의 바닷가 게들과 1980년의 장다리꽃밭이 한 권에 묶여 있었다. 오십여 년 전에 읽었던 아름다운 동시들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평론가 이용희가 쓴 표지를 옮긴다. 윤부현은 1957년 등단 이후 살아생전 꼭 30년간 창작활동을 하면서 두 권의 시집과 두 권의 동시집을 남겼다. 하지만, 시단이나 동시단 어디에서도 자신의 작품에 대한 정당한 평가 한번 받아보지 못했다. 그저 묵묵히 교직 생활을 하면서 고독한 마라토너처럼 시 쓰기와 동시 쓰기에만 충실했다. 그의 묘지에 세워진 시비에 적힌 달걀을 소개한다. 껄쭉껄쭉한 새 도화지 예쁘게 말아 논 그 안에는 푸른 바다가 하나 가득 출렁이고 있었다. 황건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함께하는 인천] 민주주의의 주인은 국민인가 정부인가

국민이 주인이 되자는 민주주의 운동은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며 다수의 민을 지배해 온 사회를 개혁하자는 것이었다. 권력자에 대해 민이 느끼는 억압이나 압박이 해소되리라는 기대 속에서 대가를 지불해가면서까지 추구해온 민주주의이다. 그런데 현 정부가 이전 정부에 비해 민이 주인 된 사회를 더 구현해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이전 정부에서는 일반인들이 경제정책에 부담을 느끼는 삶은 아니었다. 현 정부의 역할은 없었지만, 국민 모두가 좀 더 나은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일부 국민들의 경제행위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차분한데, 위기라 과대포장해 제도를 바꾸고 세금이라는 칼을 들이대며 전에 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세금이 진정 필요한 곳에만 사용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권력 재집권을 위한 도구처럼 사용된다는 평가가 많으니 증세 저항은 당연하다. 선을 행하더라도 강제적 방법은 옳지 않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현 정국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며 권력을 위임받은 정치집단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재단하는 시대로의 회기와 같다. 권력을 쟁취하더니 자신들이 투쟁할 때의 구호와는 정반대로 무엇이든 법을 들이대며 강제로 밀어붙인다. 핑계는 하나, 너희는 나빴으니 지금도 나쁜 것이고 우리는 정의로웠으니 지금도 정의롭다는 것이다. 민을 위한다며 민을 압박하는 형국으로, 민이 다시 정부의 아래에 놓였다. 민주주의에서의 권력이란 법에 정해진 권한을 마음대로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며 모두를 위해 내려야 하는 결정일 것이다. 오히려 비민주정부 시절에는 국민들의 비판이나 저항을 두려워해 권력 행사에 신중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현 정부의 권력은 여론을 고려하기는커녕 법이 보장하는 권리라며 국민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권한을 마음껏 행사한다. 타의 인사에는 공정성을 들이대며 재단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인사에는 정치철학을 공유해야 한다며 원하는 대로 밀어붙인다. 부당함을 감추는 옹색한 변명이다. 타 조직에 들이대는 부당함의 기준이 자신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논리에 설득력이란 없다. 정치철학을 같이해야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다면 정치철학을 공유하지 않는 국민은 어찌할 셈인가. 그렇다면 모든 기업이 회사의 철학을 내세워 직원 채용에 자체의 기준만 적용해도 될 일 아닌가. 경영의 성패에 책임지지 않는 정부가 기업 등의 민간영역에 개입하는 것은 공무를 벗어난 일탈행위일 수 있다. 정부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정도의 관리로 충분하다. 민주 정부가 민이 주인인 사회를 받쳐주는 것이라면 정부가 관여할 일을 엄격히 제한하고, 지금처럼 국민 모두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려 하지 말고, 국민들 간의 다툼이 조정되지 않을 때 개입해 공정하게 처리하면 된다. 계급사회의 백성을 지배하던 관료도 아니고, 여느 직종처럼 그저 평범한 일을 하는 정치가나 공직자들을 국민들이 언제까지 필요 이상으로 먹여 살려야 하는지 이를 바꾸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구현일듯싶다. 그 어떤 공직자의 일도 일반인의 일보다 가치 있을 수는 없다. 만민이 평등한 민주국가에서의 애국자는 공사 구별 없이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자들이다. 모세종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언택트 시대, 노인들이 불안하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나온 지 6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우리 사회 곳곳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인과 장애인, 노숙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은 5개월째 문을 닫아야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노인복지관과 노숙인 이용시설, 장애인 보호시설 등 사회보호계층이 이용하는 사회복지시설에 휴관을 권고했다.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 클라이언트와의 상호작용은 주로 대면 즉 접촉(contact)을 통해서 이루어 졌으며, 얼마나 Contact를 잘하는지가 사회복지사의 역량과 기술로 여겨진다. 하지만 근래의 사회복지 서비스는 비대면, 즉 언택트(untact)로 이루어지는 상황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언택트(untact) 상황 속에서 특히 고립되기 쉬운 노인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노인 학대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실제로 2019년 노인학대현황보고서에 의하면 연도별 노인학대신고접수 건수는 최근 6년간 평균 8.6% 증가하였으며, 인천 또한 학대사례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의 확장 시기인 최근 6개월간 학대신고 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더욱 증가된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 상황에서 사회적 관계망의 단절 때문이다. 건강한 사회적 관계는 개인의 정체성과 타인과의 연결성에 대한 토대를 마련하고 이런 연결이 긍정적인 감정과 안정감을 불러온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이같은 연결은 끊어진 상태다. 특히 코로나19는 노인들의 생활환경을 급속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사회서비스 제한과 이동제한 같은 격리조치는 노인들을 집에만 있게 하면서 보호자 및 배우자를 대면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가족 간 갈등상황과 스트레스 요인 증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학대유형 중 자기방임학대에 해당하며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 되고 있는 노인자살문제로 연결될 개연성이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국가 평균보다 2.1배 높으며 노인의 자살률은 2.9배 높은 비율로 나타나고 있다. 자살노인 성비 중 70%가 남성이라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자살한 남성노인의 가족형태는 독거인 경우보다 동거 가족이 있는 경우가 70% 넘게 분포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자살의 원인이 고독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관계의 문제라는 것이다. 또한 자살한 남성노인의 연령분포로 보면 60, 70대가 전체의 23정도로 집중되어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던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은퇴하고 집으로 돌아 오는 상황에서 본인이나 가족들이 서로 반기지 않는 상황과 관련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워진 부양자의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가운데 부양부담이 더해져 피부양자인 노인들은 정서적인 위협이나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노인학대 예방을 위해서 위기대상 노인뿐만 아니라 가해자라고 말하지만 피해자일 수 있는 부양가족을 위한 통합적인 지역사회 자원 연계망을 강화하고 실천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정희남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장

[함께하는 인천] 젊은 베르테르와 자살

작년에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한 달간 지낸 적이 있다. 괴테(1749-1832)가 대학을 졸업한 곳이라 그의 동상을 볼 수 있었고, 그가 즐겨 다녔기에 파우스트에도 등장하는 술집에서 마시기도 하였다. 내가 학생시절 읽으며 가슴 아파하였던 서간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은 그가 친구의 약혼녀 샤르로테에 대한 자신의 실연체험과, 그와 함께 라이프치히대학교에서 공부하던 한 학생이 유부녀에게 실연당해 자살한 사건(1772)을 소재로 써서 1774년 발표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내용은 젊은 변호사 베르테르가 상속사건을 처리하다가 약혼자가 있는 처녀 로테를 사랑하게 되고,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에 권총으로 자살한다는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순환성성격자 내지 양극성정동장애 환자였던 괴테가 우울했던 시기에 느낀 정서로 주인공의 심정을 묘사하였는데 독자는 이러한 병적 측면을 알 수가 없었기에 작품에 매혹되었고 서유럽 청년들이 소설 출간 이후 30년간 권총으로 자살하는 사례가 유행처럼 번졌다. 근대 철학자 중에 쇼펜하우어는 자살할 권리가 있음이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는 점이다고 자살을 옹호하였으나, 볼테르와 몽테스키외는 자살에 반대하였다. 최초로 자살을 관대하게 용서해준 법이 그 유명한 나폴레옹법전(1804)이다. 그 이전까지 천 년간 내려오던 자살 조항이 모두 삭제된 이 법의 공표 후에 유럽 각국은 도미노처럼 법전의 자살조항을 덩달아 삭제하였다. 그러나 아직 서양에서는 종교적, 사회문화적으로 수치스럽게 여기는 풍조가 남아있다. 즉, 자살한다는 말을 할 때 저지른다, 범한다(commit)는 단어를 붙여 자살을 저지른다(commit suicide)라고 표현하고 있다. 1897년 자살론이라는 책을 출간한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1858-1917)은 개개인과 사회와의 관계가 잘못되면 자살이 일어난다고 하면서 3가지 자살유형을 들었다. 첫째, 이기적 자살로서 개인이 그가 속한 사회에 융화하는 정도가 부족한 경우(편집형 조현병, 우울증 등). 둘째, 이타적 자살로서 개인이 그가 속한 사회에 지나치게 융화결속되어 그 사회를 위해 자기를 희생할 심정이 되는 경우 (육탄테러, 일본의 할복자살). 셋째, 무통제적 자살(anomic suicide)로서, 사회에 대한 개인의 적응이 갑자기 차단되거나 와해된 경우이다(존경받던 인물이 갑자기 지탄받게 된 경우 등). 그는 개인이 사회집단과의 결속에서 끊겨나온 결과 생기는 사회심리적 고립현상을 아노미(anomie)라 하여 자살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였다.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26.6명으로 OECD국가중 1위이며 OECD평균(11.5명) 보다 2.1배 높다. 한때 내가 팬이었던 유명 연예인의 자살 뒤에 유가족뿐만 아니라 그 여파로 보이는 자살이 이어졌던 안타까운 일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에는 평균 600명 자살의 베르테르 효과가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2013 연합뉴스).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이 비단 연예인뿐이겠는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나부터 사람의 생명을 더욱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무책임한 말과 행동을 삼가야 하겠다고 다짐하여 본다. 황건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함께하는 인천] 바른 교육만이 인간의 일탈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그저 지나쳤을 타인들에 민감해졌다. 감염의 우려 탓에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은 꺼려지고, 마주하는 사람들의 행동에는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사람을 안 만나며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으니, 우리 모두 타인에 노출된 포로나 다름없다. 아파트라는 대규모 공동주거시설의 일상은 입주민뿐 아니라 급증한 배달업무 종사자 등도 함께 타야 하는 엘리베이터 이용에 밀접 접촉을 피할 길이 없다. 타인과 함께 탄 엘리베이터에서는 마스크는 물론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건만, 멈춰야 할 사적인 대화를 거리낌 없이 하는 자가 많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자도 있다. 대화나 기침에서 나오는 침방울이 감염원인데 그럼에도 타인이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전화나 대화를 하는 자들은 여전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사람들이 많은 커피숍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교육이 어떻게 된 것인지, 타인의 배려 속에 누리는 것이 나의 자유임을 잊고 많은 자가 때와 장소 가리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행동을 추구하고 있다. 전파력이 높은 탓에 신규확진자의 동선이 방역의 주요 대상이다. 확진자는 격리도 되고 자칫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 누구라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 패닉상태에 빠질 수 있다. 확진자는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모든 동선을 빠짐없이 밝혀야 하니, 사생활을 감출 일도 있고 추후에 있을지도 모를 불이익을 생각하여 대강의 것만을 말하고 싶어질 수 있다. 공포에 빠져있을 확진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비정상이 있을 수 있다면, 그들의 동선 파악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정상적인 정신 상태가 아닐 수 있는 확진자가 좀 더 안심하고 동선 모두를 부담 없이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거짓말에 비난받아 마땅할 수 있지만, 최근 들어 사안을 냉정하게 들여다보지 않고 비난에 가세하는 자가 급증하고 있다. 모두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정직함은 인간관계의 기본으로, 가정과 사회와 학교가 만들어내야 하는 인간의 기본품성이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이 바르고 정직한 사람을 키워내고 있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법과 질서, 도덕과 양심을 저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자업자득인 셈이다. 교육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욕심을 부추기는 승리만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개인은 무한한 인권을 누리고 불편 없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 주장하며 자제나 절제는 자유나 인권의 구속인 양 비이성적, 비인간적 행동에 주저함이 없다. 개인의 불편한 삶은 사회의 잘못으로 몰아가며, 개인의 노력은 뒷전으로 하려 한다. 정치권이 부추긴 측면도 크다. 결국 개인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많은 곳에서 대립과 반목으로 충돌과 일탈 행위들이 벌어지게 된다. 언제부터인가 믿기 어려운 가정 내 폭력, 성범죄, 살인사건 등 인간으로서 벌이기 어려운 끔찍한 사건들이 일상처럼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건들을 온 국민이 다 알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한국의 방송은 범죄를 재구성이라도 해주듯 반복적이며 자세하게까지 전한다.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데 방송이 늘 가르쳐 주니 마치 부정행위의 안내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양새이다. 퇴색해가는 방송의 역할이지만, 부정적 일색인 뉴스보도는 재고되기를 기대한다. 결국 인간의 일탈을 막아내야 할 교육이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다. 인간은 보고 배운다. 바른 교육 없이는 바른 인간을 만들 수 없다. 비인간적 행태의 사회문제를 줄일 해법은 바로 교육에 있다.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노인 돌봄 정책

매년 6월 15일은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기념행사를 주관 하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 19로 인해 행사 스텝과 참석자를 50명 정도로 제한해 행사를 진행했다. 기념행사의 모든 순서들이 유투브 채널을 통해 송출됐고, 전국에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 및 시민들 2천명 이상이 시청하면서 과거에 진행한 오프라인 기념행사보다 더욱 효과있다는 평이다. 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움집해 형식적인 축사와 지루한 내빈소개, 의전 등으로 행사의 주객이 전도돼 원래 행사의 의미가 퇴색 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행사를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각종 기념식이나 행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과 삶의 패턴을 바꾸어 놓았다. 어쩌면 고정관념의 틀에 갇혀 있던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된 것이다. 일반화되고 보편적인 사고에 대해 새로운 정상을 얘기하는 뉴-노멀(New-Normal)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 가운데 필자의 노인복지현장 또한 복지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변화를 요구하고 예고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최근 정부는 지역사회보호를 기반으로 하는 통합돌봄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한 커뮤니티 케어와 비대면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안부 및 안전 확인, 서비스정보 제공 등은 기존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돌봄 서비스를 확장한 것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부분은 일상생활 가운데 가사 및 정서 지원 등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다. ICT 기술을 활용한 정기적 혈압, 맥박 체크와 같은 건강관리, 심장박동이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을 때 컨트롤타워로 응급 신고를 보내는 지금의 형태는 주로 응급 상황 지원 측면에만 한정돼 있다. 가장 큰 문제는 ICT기술에 대한 노인들의 정보접근성 문제와 스마트폰 보급률이다. 최근의 원격진료를 통한 비대면 의료서비스 지원 및 계획 또한 노인의 신체 및 정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인 것이다. 최근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되면서 재난에 가장 취약한 노인은 다양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에 대한 노인의 취약성과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서만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역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이다. 특히 노인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이 코호트격리나 보호자 면회금지가 장기화 될 수 있는 상황으로 이는 가족들의 왕래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입소노인의 우울 및 스트레스 증가와 불안장애 등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정의 달을 맞아 어버이날 요양원에 계신 부모를 찾아 뵙지 못하는 상황은 보호자뿐 아니라 노인들에게는 깊은 슬픔이다. 이에 개별 요양원의 노력으로 스마트폰과 테블릿PC를 활용해 입소노인과 보호자간의 화상통화 등의 소통기제를 마련하고 야외 천막에서 비대면 방식의 면회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정부차원의 맞춤형 돌봄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보다 적극적역동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정책적인 방안과 실천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정희남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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