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공인의 사인에 대한 발언 신중해야

한 기업가의 멸공 표현에 군대 안 갔다 온 인간들이 멸공을 주장한다는 대선후보. 계산된 표현이라지만 적절치 않다. 6.25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자들이나 군대 가지 않는 여성들은 북한이나 멸공을 말하면 안 되는가. 반일은 일본 안 갔다 온 자들이 주장한다는 것인가. 그럼 기업 해보지 않은 자들이 기업을 재단하고, 자영업을 해보지 않은 자들이 그들의 고충을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해보지도 않고서.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하다. 하지만 경험이 없어도 교육이나 간접경험을 통해서 이해하고 말할 것들은 많다. 북한에 대해 변하지 않았다며 강경함을 보일 수도 있고, 변했다며 화해와 협력을 주장할 수도 있다. 멸공을 주장하는 자, 화해와 협력을 주장하는 자 모두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다. 관점이 다를 뿐이다. 이런 의견에 군대 경험은 필요 없다. 사실 요즘 군인들이 경험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다. 또한 동일한 경험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어, 주장도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타인의 발언을 말꼬리 잡아 어떤 형태로든 공격하는 일들이 사회현상처럼 자리잡고 있다. 우리의 선거전도 이런 것들로 점철되어 정치가들의 발언은 차마 듣기 민망한 경우가 많다.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어떤 능력이나 인품, 잘 짜진 정책들을 선보여 겨루지 않고, 그저 이기기 위한 온갖 술수만을 찾는 선거전이다. 국민을 위한 부를 직접 창출해보지 않은 자들이 늘 국민을 잘살게 하겠다는 말은 금번 멸공 논란에 빗대자면 해보지도 않은 자들의 공허한 주장이다. 돌이켜보면 대통령의 능력에 상관없이 나라는 그럭저럭 굴러간다. 정치가는 그 굴러가는 시스템에 기름칠을 하며 점검하는 정도이지, 시스템은 국민 하나하나가 돌린다.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한국의 시스템은 정치가들이 특별히 개입하지 않아도 큰 탈 없이 돌아가는 안정된 구조이다. 그런데 정치가들이 잘 굴러가는 톱니바퀴에 모래를 뿌리거나 브레이크를 걸거나 하면서 왜곡시킨다.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구현해내겠다면 국민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면서도 잘 돌아가는 국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연구해야 할 일이다. 대통령은 위대한 자들이 되는 줄 알아, 어려서 대통령들의 위인전을 읽으며 나도 노력하여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먹어본 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대통령은 훌륭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런 자들 중에서 선출되는 것으로, 대선이라는 정치의 링 위에 올라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상대를 쓰러트리면 되는 자들이라 교육해야 할 상황이다. 대선 국면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고의 인물을 가려내지 못하는 민주주의 제도의 허구를 느낀다. 모세종 인하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선거구 획정 손 놓고 대선 올인하는 국회

정치권이 지방선거엔 안중도 없고 대통령선거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다. 대통령선거가 3개월 앞서 치러지는 데다 국가를 이끌 대통령을 뽑는 일이기에 대선 준비가 급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국회는 법에서 정해준 일을 해야 한다. 선거법상 선거일 6개월 전까지 광역과 기초의원 선거구를 획정해야 하는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61지방선거의 선거구를 획정해야 하지만 시한을 넘긴 채 국회의원들은 대선에 올인하고 있다. 정개특위는 툭하면 이런 식의 직무유기를 해왔다. 2010~2018년 세 차례의 지방선거에서도 모두 법정 시한을 넘겨 선거구를 확정했다. 조급하게 지방의원 선거구를 확정하다 보니 당리당략에 따라 지역구를 게리맨더링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인구와 지역대표성을 고려하지 않은 선거구에선 원성이 높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선거구 인구 편차 3대 1을 넘어선 헌법 위배 광역의회 선거구가 인천에는 2곳이나 된다. 또 기초의원 정수는 인천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불균형스럽게 적어 대의민주주의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인천지역 기초의원 정수는 현재 118명이다. 기초의원 1인당 인구수가 7개 특별, 광역시 중 가장 많아 의정활동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인천보다 인구가 56만 명 적은 대구의 기초의원은 인천과 엇비슷한 116명이다. 인천보다 40만 명 많은 부산의 기초의원은 64명 많은 182명이나 된다. 광역시에서의 기초의원 불평등이 너무 심하다. 지방 소멸을 막고 국토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선거구를 적절히 배분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서울 부산 대구 등 다른 대도시 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인천 인구는 다소간의 등락이 있지만 늘어나는 추세다. 포스트 팬데믹 이후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경제자유구역에서 각종 개발사업이 더 활발해질 것이기에 지방의원들의 조정 역할이 중요하다. 중구와 연수구의회, 정당, 시민단체들이 의원 증원, 선거구 조정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인천지역 28개 시민단체들은 최근 대선정책토론회를 열어 정치, 주거복지, 생태환경 등 10개 분야별 인천 현안 해결 과제와 함께 대안을 마련했다. 그중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동일 지역구 내 3선 제한, 청년 후보자 총선 및 지방선거 비용 지원이 포함돼 있다. 인천시 시군의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도 인구수 증가 및 도시개발 등이 반영되지 않은 시군의회 총 정수를 조속히 개정해달라는 내용의 의원정수 확대 촉구 건의안을 국회와 각 정당, 중안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국회가 이런 의견들을 적극 수렴해 조속히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 여야가 의석수에만 혈안 되지 않고 인구와 지역 대표성에 충실한 선거구를 마련해주길 기대한다.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함께하는 인천] 市 상징새 두루미 많이 볼 수 있기를

지난 22일 강화도에서 인천 두루미 네트워크가 출범식을 가졌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인천시 등 14개 기관시민단체가 참여한 이 모임은 두루미(학:鶴)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천연기념물 202호이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두루미는 현재 전 세계에 3천여 마리만 남아있다고 한다. 두루미 보호에 인천이 나선 것은 무엇보다 이 새가 인천을 상징하는 새, 곧 시조(市鳥)이기 때문이다. 인천시 홈페이지에 보면 두루미를 시조로 삼은 이유에 대해 인천이 두루미의 도래지이면서, 송학동청학동선학동학익동 등 학을 상징하는 지명이 많고, 특히 문학동은 인천의 옛 도읍지이기 때문이라고 나와 있다. 시베리아의 우수리 지방과 중국 북동부 등지에 사는 두루미는 겨울이면 한국을 찾아온다. 한국에서의 주된 겨울나기 장소는 인천 강화도의 갯벌이나 서구 연희경서동 일대,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 일대 비무장지대라고 한다. 이런 사연 때문에 두루미를 인천의 새로 뽑았다니 나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문학이나 청학 등이 학을 상징하는 지명이라는 설명은 틀린 것이다. 이들 이름에서의 학은 두름/둠이라는 우리 옛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두르다의 명사형이며, 두르다는 주변을 빙 둘러싸다라는 뜻이다. 땅 이름에서 두름/둠은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나 우묵하고 깊숙한 땅을 말한다. 때로는 산 속 깊숙한 외딴 곳을 말하기도 했고, 산 자체를 나타낼 때도 썼다. 그런데 이 두름의 발음이 두루미와 비슷하다 보니 이 말을 한자로 바꿀 때 鶴 자를 쓴 곳이 우리나라에 많다. 이는 두름을 두루미로 잘못 알았거나, 새로 짓는 이름에 기왕이면 좀 더 좋은 뜻을 가진 글자를 갖다붙여서 생긴 일이다. 어느 쪽이든, 이 탓에 원래 산을 뜻하는 이름이 난데없이 두루미가 되고, 산의 모양이 학을 닮았다는 엉뚱한 말까지 만들어 냈다. 문학산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며, 청학선학학익동은 모두 문학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 그 어느 곳도 사실 두루미와는 관계가 없다. 중구 송학동(松鶴洞)은 두름/둠과 관계없이 동네에 소나무<松>가 많고, 학처럼 고고한 기풍이 있어 광복 뒤에 새로 지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사실은 이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루미 보호가 의미 없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오히려 두루미 숫자가 많이 불어나 수천수만 마리씩 인천을 찾아주면 좋겠다. 도무지 보기가 어려우니 시조라는 말이 무색하고, 아쉬워서 하는 말이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의료진단을 위한 필수 기술 ‘CT·MRI’

최근 수명이 늘어나면서 100세 시대에 맞춰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높아진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사람들은 생활하면서 몸에 불편함을 느낄 때 빠른 시기에 병원에 찾아간다. 불편함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 진단의료영상이며, 그 중 CT와 MRI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씩은 들어본 단어일 것이다. 흔히 MRI 검사는 비싸다, CT 검사는 위험하다로 인식하고 있지만 두 가지 진단의료영상기술은 관찰하고자 하는 질병의 종류 및 부위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오늘은 진단의료영상기술의 필수 기술인 CT와 MRI의 장점 및 검사시 주의사항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전산화단층영상검사장치라고 부르는 CT와 자기공명영상검사장치라고 부르는 MRI는 해부학적 영상기술의 대표적인 예로 각각 X-선과 자기장을 이용한다는 원리의 차이가 있지만 다른 진단영상장비들에 비해 더 우수한 화질로 정확한 질병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특히 CT와 MRI 모두 3차원의 영상을 원하는 방향에서 획득할 수 있어 인체 구조물들에 의해 숨겨져 있는 병변들을 더욱 잘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CT는 복부나 흉부 등의 장기들에서 발생되는 종양이나 외상 질환을, MRI는 인대나 근육 등의 병변 검사에 상대적으로 큰 장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의료진은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검사 방법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CT와 MRI 검사에 주의해야할 사항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CT는 X-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의 피폭선량 증가에 대한 위험이 있다. 뼈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일반적으로 정형외과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 X-선 검사는 1번의 X-선 조사로 2차원의 영상을 획득하는 반면 CT는 여러 각도에서 X-선을 조사하는 원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가 받는 피폭선량이 크게 증가한다. 2000년대 초반 뉴욕 타임즈 등 미국의 저명한 신문이나 보고서에서 발표한 내용에는 뇌졸중 의심 환자에게 머리 CT 검사를 수차례 시행하거나 2세 남아에게 약 1시간 동안 수백차례의 CT 검사를 하여 환자에게 큰 장애가 생겼던 해외 사례들이 있다. 따라서 의료적으로 사용하는 X-선 피폭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므로 CT 검사 시 과거 이력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CT와 대비하여 MRI는 자기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피폭에 대한 걱정은 거의 없으나 매우 큰 자석을 사용하므로 검사시 금속성 물질에 대한 제거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인한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환자가 착용한 마스크에 금속재료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 화상 등의 큰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재발방지를 위해 의료진과 더불어 환자도 검사시 주변의 금속관련 물질에 대해 꼭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CT와 MRI의 특징들과 주의해야 할 기본사항들에 대해 사람들도 함께 인식한다면,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질병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영진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방사선학과장

[함께하는 인천] 대선후보의 치부만 전하는 한국의 언론보도

한국의 대통령이 선출만 되면 제왕처럼 권력을 휘두르다 결국은 초라한 신세로 전락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이익을 좇아 추종하던 세력은 사라지고, 국민의 존경도 얻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하에 견제받던 왕보다 더한 권력을 행사하는 비민주적 대통령제가 이어지며, 대통령을 만들어 한자리하겠다는 사욕으로 뭉쳐진 집단들 탓에, 이번 대선정국도 민주주의의 폐해만이 부각되고 있다. 다행이라면 물리적 충돌없이 입으로만 싸운다는 정도이다. 동방무례지국의 볼썽사나운 선거전으로,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자리라면 결코 지금과 같은 모습이 연출될 수는 없다. 이 모든 것이 언론이 사익을 위해 방향을 망각하여 초래되는 문제이다. 국민은 언론보도를 통해 대선후보들을 만나는 것으로, 언론의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그런데 언론이 조명하는 대선후보의 면면은 세계에 한국의 국격을 추락시키는 수준이다. 미래비전은 커녕 발언 트집 잡기나 사생활 들추기가 대선후보의 검증이라면 그깟 훌륭하지도 않은 인물들을 무엇 하러 보도하는가. 그저 추악한 정치인들의 행사라 치부하며 보도는 최소한으로 자제할 일이다. 국민에게 결점투성이인 사람을 국정운영의 책임자로 선택하라는 말인가. 대선후보의 비호감도만을 부각시켜 놓고 이제는 실점 경쟁만 한다며 비아냥대듯 하는데 다 언론이 유도한 것 아닌가? 정치권의 치졸한 싸움을 부추기듯 하며 선거전을 혼탁하게 만드는 것은 지켜야 할 언론자유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이다. 국민이 국가경영을 맡길 대선후보의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개인의 흠결이란 무엇인가? 이제는 본인도 아닌 가족마저 들춰대며 대통령의 자격을 말한다. 개인의 인권과 자유의 무한한 보장이 최고의 선이라 주창하더니, 그렇다면 개인의 선택사항인 배우자나 자식의 삶은 어디까지나 그들 자신의 책임하에 있는 것이다. 흠 있는 자와 결혼하면 안 되고, 부모 뜻대로 자라지 않는 자식은 버려야 하는가? 공직 수행에 가족이 문제라면 모든 공직자를 검증대상에 올려야 할 것이다. 국모니 하는 표현도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계급적 발상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은 개인의 문제일 뿐이다. 대선후보의 가정사는 그저 뒤에서 수군거릴 가십거리로 충분하다. 후보들의 발언을 망언이라 떠버리는 자들의 발언이 바로 망언이다. 진정으로 대선후보들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언론은 세계방방곡곡에 한국의 치부를 드러내지 말고 그들에게 후보직을 사퇴하라 말하라. 모세종 인하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정치 바람과 거리 두어야 할 공기업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이 거센 한파를 맞고 있다. 2001년 개항 전부터 매립공사는 물론 터미널건설공사 현장을 수시로 취재하고 개항 이후 8년간 공항 출입기자로 활동한 터라 꽁꽁 얼어붙은 공항에 온기가 필요한 실상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대학생 설문조사에서 일하고 싶은 공기업 1순위이어서 입사 경쟁률이 180대 1까지 치솟던 꿈의 직장이다. 세계 1위 공항의 명예가 무색하게 코로나 19 여파에 따른 적자 비상경영 상황에서 사장 2명(89대) 체제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 대통령을 상대로 한 해임처분취소소송에서 승소한 구본환 8대 사장이 복귀를 선언해 쌍두마차가 인천공항을 이끌게 된 미묘한 일이 벌어졌다. 왜 이런 사태에 이르게 됐을까? 매년 3천억~6천억 원의 흑자를 내던 알토란 같던 공기업이 어느 순간부터 논란의 진원지가 됐다. 사장 자리가 정치권 징검다리로 변질하고, 낙하산 인사가 심해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마구 날아들었다. 개항 초기 공항시설의 미비점과 불완전성을 질타했던 여론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1999년부터 세계 1위 공항의 반열을 탄탄히 다진 2013년까지 공사 사장을 지낸 사람은 4명이었다. 정부 관료 출신의 1, 2대 사장은 뚜렷한 국가관으로 일류 공항의 초석을 튼실히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경영인 출신으로 영입된 3, 4대 사장은 인천공항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웠다. 이들의 재임 기간은 각각 3~5년씩 총 14년이어서 여러 에피소드들이 지금까지 회자하고 있다. 고 이채욱 4대 사장은 공항 종사자들의 정주 여건에 중요한 교육시설인 인천의 1호 자율형사립고인 영종하늘고를 건립하면서 감사원 감사라는 고역을 치르면서도 끝내 목표를 달성했다. 그를 기리는 흉상이 최근 교정에 세워졌을 정도로 공헌을 인정받고 있다. 강동석 전 사장은 공항과의 초창기 인연을 잊지 못해 영종도를 노후 생활터전으로 삼고 있다. 2013년부터 5~9대 사장은 관료 출신 일색이다. 5대 사장은 선거 출마를 위해 취임 1년도 안 돼 자리를 박차고 나가 비난을 샀다. 5~8대 사장 4명의 재임 기간은 국회의원인 7대 사장(3년)을 제외하고 모두 1년에 불과했다. 또 감사, 이사, 자회사 임원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비정규직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발표한 이래 잡음이 커졌다. 내부 동력이 아닌 정치권 압력으로 차별임금 문제를 해결하려다 노-노갈등을 빚고, 취업준비생들로부터 공정과 역차별 시비가 일어났다. 인천공항이 글로벌허브공항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에어시티와 MRO단지 등 공항주변부 개발, 해외사업진출, 공항 4단계 및 제3터미널 건설 등 할 일이 태산같다. 정치권 눈치 보지 않고 소신파 CEO가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함께하는 인천] 인천의 책 널리 읽히기를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이하 협의회)가 부평구계양구서구강화군옹진군 등 인천 5개 구군의 여러 동네 이름 뜻을 설명한 책 주부토(主夫吐)는 신성한 땅 1천200권을 인쇄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협의회가 지난해 기획한 인천, 그 이름에 얽힌 역사 시리즈 사업에 따른 두 번째 책이다. 지난해 나온 첫 편 미추홀은 물골이다는 인천의 중구동구미추홀구남동구연수구 등 5개 구의 동네 이름 설명을 싣고 있다. 이 사업은 인천시민들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이름 유래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자는 뜻에서 시작했다. 그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 전혀 알려져 있지 않거나 잘못 알려져 있는 사례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미추홀(彌鄒忽)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물으면 거의 모두가 인천의 옛날 이름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는 뜻을 설명한 대답이 아니다. 그래서 다시 그 말은 맞는데, 이름이니 무슨 뜻이 있을 것 아니냐. 그 뜻을 아느냐고 물으면 거의 모두가 글쎄하고 물러선다. 주부토나 수주(樹州) 같은 다른 옛 이름들도 마찬가지다. 또 계양산(桂陽山)의 계양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물으면 향토사를 나름 안다는 사람도 계수나무와 회양나무라는 틀린 대답을 하고, 월미도(月尾島)가 어떤 뜻에서 생긴 이름일까 하면 대부분이 섬의 모양이 달月의 꼬리尾처럼 생겨서 나온 이름이라고 해 여지없이 틀리고 만다.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이외의 다른 땅 이름들 중에도 그 뜻이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 무척 많다. 이는 그동안 시민들에게 그 내용을 제대로 알려주는 자료가 많지 않았기에 생긴 일이다. 물론 이 분야의 전문 연구자들이 있지만 일반인들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자료는 찾기가 어렵다. 협의회가 인천, 그 이름에 얽힌 역사 시리즈로 낸 이 두 권의 책은 이런 문제와 잘못들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의 산물(産物)이다. 사실, 자신이 사는 도시와 동네의 이름 유래를 모른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길 일은 없다. 오히려 하루하루 살기가 팍팍한 사람들에게는 땅 이름의 뜻이 어쩌고 하는 것이 무척이나 한가하고 물정 모르는 소리일 수도 있다. 그런 줄 알면서도, 이들 책을 많은 시민들이 관심 갖고 읽어주시길 감히 바란다. 사랑은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하니 그를 통해 내 고장 인천에 대한 사랑이 인문학적 분위기와 함께 시나브로 지역에 널리 퍼지길 바라서이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해양문화에 관심을 기울이자

누군가가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박대묵을 보았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어떤 맛일까? 박대 껍질로 만들었다고 하니 뭔가 명태껍질 같은 맛이 날까? 막걸리랑 먹으면 어울린다는데 이 묵도 그럴까. 날씨가 차가울 때 먹는 거라던데, 그러면 이번 겨울에 소무의도를 한번 들러봐야지.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놀러와, 인천에 맛있는 거 많아라고 했더니 전국에 맛있는 건 강남에 다 있어라는 답변에 언짢았던 기억까지 떠올랐다. 그래, 돈과 사람이 모두 모인다는 저 어딘가에 비싸고 맛있는 게 많이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게 정말 전국의 맛있는 것 모두일까. 천만의 말씀. 인간과 바다가 함께 오랜 세월 부대끼며 만들어온 나눔, 연안 바다에서만 끌어올려 만들어낸 특별한 경험, 남북이 맞대고 있는 한강하구에서의 눈물과 한숨, 이 모든 것이 함께 빚어낸 문화를 어디서나 똑같이 맛볼 수 있다고 자만하지 마시라. 세상 그 어떤 능력자도 많은 이들이 바로 여기에서 고민하고 노력했던, 지금도 여전히 변하고 있는 결과물들을 그대로 똑하니 도려내 옮겨갈 수는 없다. 알고 있는 이들이 줄어들고 기억에서 사라지면 그대로 휘발될 수는 있어도 맥락 없이 옮겨 앉을 수 있는 것은 추상적 문화일 뿐, 구체적이고 생생하고 밀착적인 지역문화가 아니다. 어디 박대묵 같은 먹거리뿐일까. 손끝까지 저릿할 수 있는 춤도 한숨 섞인 노래도 풍어와 안전을 비는 기원도, 소금을 말리던 공간도 지금의 남북경계선을 오가던 배들도 모두 인천의 해양과 함께 살아오며 만들어졌던 일상의 정신적, 물질적 산물들이다. 이런 인천의 풍부한 해양문화가 사라져가는 오래된 것으로 박제되게끔 놔두어도 되는 것일까. 우선 인천시의 행정 어디에서라도, 한강하구, 섬, 바다에서 만들어진 어마어마한 해양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해양 관련 부서에서 해양 문화는 자신들의 업무 소관이 아니라 하고, 문화 관련 부서에서는 해양 문화가 자신들의 업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이, 인천의 해양문화는 모두 과거형이 될지도 모른다.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수천만원씩, 수억원씩 들여 지역의 특성이니 대표 콘텐츠니 새롭게 만들어내며 지역문화를 활성화하려 하다니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다양한 유무형의 자원들을 수집하자. 그리고 그 특이성과 차별성을 연구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인천시민과의 연결고리를 찾아보자. 비슷비슷한 건물과 주차장, 식당이 아니라 그곳에 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해양문화가 시민을, 거주민을 그리고 관광객의 발길을 오랫동안 머무르게 할 것이다. 한상정 인천대 불어불문학과 문화대학원 교수

[함께하는 인천] 인체에 무해한 새로운 투과 기술 ‘T-ray’

인체나 물체를 투과하여 여러 가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X-ray일 것이다.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용 X-ray는 현대 사회 의료분야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공항이나 산업체에서도 수화물 검색 및 부품의 오류 등을 확인하는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X-ray를 인체에 적용할 경우에는 방사선 피폭에 따른 다양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확률이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피폭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소개된 것이 바로 T-ray이다. T-ray란, 마이크로파와 적외선 사이의 주파수 및 파장 영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기술이다. 현재 상용화까지 이뤄지며 발전속도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T-ray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한국전기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자료조사 및 기획연구를 거쳐 T-ray의 발생 및 계측을 위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T-ray를 사용한 3D 영상 획득 기반의 단층영상기술을 고속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T-ray 기술은 어느 분야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먼저 인체에 직접 적용하는 의료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흉부 건강검진 등에 사용되는 X-ray는 1개 방향에서 검사만 시행되어도 환자에게 피폭이 발생되며 특히 CT와 같은 단층영상 장치를 사용하면 피폭 문제가 발생될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T-ray를 진단의료분야에 적용하여 X-ray를 대체 및 보완할 수 있는 상용화 장비가 개발이 된다면, 환자의 방사선 피폭에 대한 위험도를 낮춘 무해한 의료용 진단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방암이나 피부암과 같은 피부 바로 아래부위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진단하는데 있어 정확도 및 검출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근 코로나 19로 인하여 공항에서의 철저한 입국 절차가 요구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항 수하물 검색대에서의 흉기 및 마약 판별과 더불어 입국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체온 및 간단한 질병 정보들을 획득하는데 X-선의 100만분의 1 정도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T-ray 기술이 활용된다면, 안전 및 안심사회 구현 분야뿐만 아니라 방역관리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한 연구결과에서는 모든 악성종양의 1.5 ~ 2%가 CT에 의한 피폭일 것이라고 보고되었다. 물론, 의료용 CT 검사 건수 증가에 의한 상황이라고 인식할 수 있으나 X-ray를 대체할 수 있는 T-ray와 같은 기술들이 꾸준하게 개발되어야 한다고 사료된다. 첨단기술들의 발전에 발맞춰 미래의 전파자원으로 상용화되어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T-ray 기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영진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방사선학과장

[함께하는 인천] 선거는 국민 심판, 차분히 지켜보다 행해야

사려분별 없이 빠져 헤어나지 못하거나, 스스로 지배받듯 행동한다면 노예와 다를 바가 없다. 일의 노예, 돈의 노예처럼 이제는 많은 이가 정치의 노예가 되듯 정치적 사안에 맹목적으로 달려들어 이용당하는 모양새이다. 현대인은 배움도 많고 지적 수준도 높다. 이성도 있고 감성도 풍부하다. 사물에 대한 판단력도 뛰어나 어떤 경우에도 노예처럼 행동할 이유가 없다. 많은 이가 일개 논객에 흔들리거나, 언론의 의도에 춤추거나, 정치인의 언행에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데, 현실은 정치인, 언론보도, 일부 의미 없는 개인들의 언행에 일희일비하며 그들의 노예처럼 종속되어 가고 있다. 정치는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여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정치인 개개인은 현대인이 숭배하거나 존경할 만한 존재도 직업도 아닌, 국민을 대신하여 일하는 평범한 자들이다. 그런데 국민을 지배하고 관리하는 대표로서 일한다는 우월주의에 빠져 권력을 휘두르며 민주주의를 왜곡시킨다. 국민을 대신해서 일해 달라고 선출하는 것인데, 천하를 얻는 자리라고만 생각하니 온 국민을 현혹하는 선거판을 연출한다. 그런 탓에 국민은 분열되어 늘 대립과 투쟁 속에 있다. 어느덧 일부 국민은 정치인에게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행동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데, 과연 노예처럼 굴며 상전으로 모실만한 정치인이 있었는가? 균형감각을 가지고 국민에게 신뢰를 준 언론방송이나 논객이 있었는가? 그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는 모습들뿐 아닌가? 정치인의 꼭두각시를 자처하는 개인들이 우리의 지성과 이성을 뛰어넘은 적이 없는데, 그저 근거 없이 선동적인 발언을 늘어놓는데, 이를 교묘히 다루며 국민에게 전달하는 언론에 국민이 흥분하며 춤출 이유는 없다. 먹고살기 위해 온갖 수단 방법을 강구하는 자들에게는 생존전략이겠지만, 그래도 양심이나 균형감각쯤은 가지고 있어야 할 텐데 순진한 기대일 뿐이다. 한국의 정치가 권력 쟁취만을 노리는 자들에 의해 왜곡된 민주주의의 악의에 찬 전쟁터처럼 되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이 정치인이나 편파적인 언론, 경솔하게 목청을 높이는 개인들의 노예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 대선 후보들에 대해 차분하게 평가하고 판단할만한 이성과 지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국민이 간계에 넘어가 정치, 언론, 개인을 숭배하는 노예처럼 되어서는 상전들은 환호하며 쾌재를 부를 뿐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아니라면, 누구도 정치인에 대한 생각을 그리 쉽게 표출하며 그리 쉽게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선 후보 차분히 응시하다 내가 아닌 국가를 위한 인물로 선택하길 기대한다. 모세종 인하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지역 가치를 문화자본으로 만드는 시대

대통령선거에서 나설 후보들의 대진표가 확정됐으나 내년 대선이 희망과 기대가 희박한 우울한 선거로 치러질 공산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재명의 공정 성장,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 등 시대 흐름을 상징하는 구호가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대 문명 도래 이후 가장 큰 충격파를 던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여전히 구태 정치의 틀 속에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국민 불안감이 크다. 사회 양극화, 불평등 등 심각해진 사회문제를 풀기 위한 단초를 어디서부터 마련해야 할까? 정부나 시장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지역과 공동체 가치를 제대로 살려야 경제가 살아나고, 지구를 기후위기에서 탈출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골목 경제와 자영업자의 활기가 지역경제에 직결되고 생활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여야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이 전국을 돌며 공약 개발을 서두르긴 하나 지역 가치에 기반하지 않고 표 구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각 지역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오래되고 낡은 가치를 디지털 기술로 새롭게 무장해 로컬 진화를 이루고 있다. 대도시의 집중보다 분산, 과거와 현재의 만남, 지역의 능동적 삶이 부각되는 현장을 수없이 발견한다. 한 달 살이로 각광 받는 제주에서는 연극을 감상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해녀의 부엌이 지역 콘텐츠로 주목받는다. 버려진 생선 위판장을 재생해 해녀들이 연극에 출연하고 뿔소라 톳 멍게 등 토속 해산물을 요리로 내놓아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부산 최초의 개항지인 영도 지역의 폐공장이 대형 크루즈 선박을 형상화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돼 베이커리 카페, 야외 피크닉공간, 전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일 3천명 넘게 찾아와 영도 바다 조망을 보면서 로컬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지역 문화콘텐츠와 결합한 공간에 대한 MZ세대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뜨겁다. 강원도 양양의 서핑 전용 해변 서퍼비치로 인해 양양이 강원도의 대표 여행지로 변신하면서 인구 증가의 기현상을 빚고 있다. 이런 사례는 전국 곳곳에 수없이 많다. 정치가 사소하고 일상적인 가치와 결합하지 않으면 자유, 평등, 민주화, 효율성과 같은 사회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보장하는 최저소득을 넘어서는 사회적 평등, 재분배의 거대담론은 구체적 삶과 지역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인천에서 국내 최초의 세계 여행가로 불리던 고(故) 김찬삼 선생이 유럽 여행 때 타고 다니던 폴크스바겐 자동차를 시민 지원으로 복원해 박물관에 전시했다. 일제 강점기 역사유산인 부평 에스컴미군부대 옛 병원건물과 미쓰비시 노동자숙소가 보존 및 활용이 도마에 올라 있다. 지방자치와 주민들의 주체적 참여를 통해 지역가치를 문화자본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함께하는 인천] 백령도를 평화의 섬으로

오랜 노력 끝에 백령공항 건설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었다. 앞으로의 절차가 순조롭다면 2027년에는 지금처럼 4시간 반이 아니라 1시간 정도면 그 섬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에다 접근성까지 좋아지면 오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고, 인천시에서도 이를 준비하기 위해 발전전략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00A0 숙박, 관광, 레저 등의 틀을 포함할 연구용역에, 다른 어디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것 말고 인천백령도만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지향을 담으면 좋겠다. 서해 최북단, 아름다운 생태적 공간이면서도 전쟁의 공포가 공존하는 곳, 남북관계에 따라 일상이 흔들리는 곳, 백령도는 세계 그 어디보다 평화의 소중함을 짙게 경험할 수 있는 섬이니 말이다. 인천평화선언(2011)에 이은 인천평화미술제(2011-2013)가 백령도를 껴안았던 것도 그런 이유이고, 이번 정부의 문화비전 2030에 한반도의 평화를 여는 문화의 섬 프로젝트가 백령도인 것도 같은 맥락일 터이다. 백령도의 의미와 가치는 평화, 그리고 그 평화를 안착시키는 것이리라. 그래서 분단 이후 가슴 졸이며 살아왔던 모든 이의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00A0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우선 국내외 예술가들이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머물며 작업하는 레지던시를 만들면 좋겠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지은 값비싼 미술관을 갖는 것보다, 세계에서 예술가들이 몰려들게 하는 것이 더 장기적이고 파급력 높은 성과를 만들 것이다. 아름다운 생태가 그대로 살아있는 자연, 하지만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대조적인 현실은 예술가들에게 아주 매력적이다. 백령도의 자연과 역사와 삶은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짙게 때론 옅게 기록될 것이다. 이런 작품이 우리의 감각과 마음과 정신을 흔들어 평소 무심히 지났던 분단과 평화를 다시 생각하게 해줄 것이다. 자연이 빚어낸 황홀한 작품을 만나는데 하루, 예술가가 만든 매혹적인 작품을 만나는데 또 하루, 편하게 오지만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도록, 백령도의 매력에 푹 빠지도록 말이다. 시간과 작품이 축적되면 세계적인 평화선언의 장으로 인천평화예술축제 같은 것을 열면 좋겠다. 그래야 북한과의 본격적인 교류가 시작되고 남북의 작가들이 함께 모일 상징적 공간을 찾을 때 당연히 인천, 당연히 백령도가 되지 않겠는가. 00A0 백령도를 평화의 섬으로, 남북을 넘어 전 지구적 평화의 구심점으로, 그 어떤 차별도 없이 모든 인종과 생명이 존중받는 곳으로 만들어보자. 모든 인천시민이 평화도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상정 인천대 불어불문학과 문화대학원 교수

[함께하는 인천] 올림픽의 가치는 부풀려진 것인가

코로나19 하의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일본에서 개최되는 탓에 정치적 논란도, 과연 올림픽은 저렇게 해야 하나 하는 지적도 있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부흥 올림픽을 내세웠다. 이에 한 일본인은 방송에서 올림픽이 부흥을 막고 있다며 정반대의 의견을 피력했다. 후쿠시마 부흥에 쏟아야 할 재정과 인력 등이 전부 올림픽에 사용되어 오히려 후쿠시마의 재건을 가로막는다는 것이었다. 경제효과는커녕 국가발전에 큰 장애가 된다며, 올림픽으로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었다. 가난한 한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국민의 눈을 스포츠로 향하게 하는 우민정치의 수단으로, 독재정권의 위정자에게 스포츠는 필수불가결하여, 운동선수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 되고, 올림픽 메달획득을 국위선양이라 치켜세워 상금과 연금을 쥐여주며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많은 국민이 스포츠로 감동을 받고, 국위도 선양된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올림픽에서 어느 나라의 누가 금메달을 땄는지, 그로 인해 그 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는지 관심조차 없다. 분명 메달획득이 자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지만, 타국민에게는 정반대로 작용하여, 국위선양과의 접점은 없어 보인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월드컵 우승을 한다 해서 그 나라가 달리 보이는 일은 없다. 만일 올림픽에 이기는 것이 국위선양이라면 반대로 지는 것은 국위 실추인데, 패자에게 국위 실추의 책임을 묻는 일은 없다. 오히려 위로를 보낸다. 스포츠로 하나 되어 국민의 대립과 분열이 개선되는 일도 없다. 국위선양은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이 판단하는 항목이다. 세계로부터 한국의 힘을 인정하게 하는 것이 국위선양으로, 이는 순간의 감동이 아니라 오래 유지되는 경쟁력에서 나온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성취는 많다. 올림픽 메달획득도 그중 하나이다. 하지만 국가 위상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스포츠계의 성장은 눈부셔 국가의 개입 없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경쟁력도 높고 인기도 최고이다. 스포츠의 국가 관리는 이미 개선되었어야 할 폐습이다. 국가의 혜택 또한 스포츠계의 메달리스트가 아니라 선택받지 못한 분야의 소외된 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칭찬과 격려는 할 수 있지만, 병역이나 연금의 혜택은 온당치 않다. 모든 직업은 본인이 원해서 택하는 것으로 국가가 특정 분야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불공정일 뿐이다. 국가의 혜택이 없다고 좋아하는 운동을 버릴 것이라면 버리면 된다. 전 세계인이 한국인 가수에 열광하듯이, 한국인도 외국인 운동선수를 좋아하고 응원하는 것이 시대의 글로벌마인드 아니겠는가? 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함께하는 인천] 스토킹처벌법, 끝이 아닌 시작

함부로 친절하지 말 것이라는 포스터 속 문구가 인상적인 영화 마담 사이코는 스토킹범죄와 그로 인해 망가지는 피해자의 일상을 보여준 수작이다. 우연히 가방을 찾아준 젊은 여성 프란시스에게 과한 친절을 베푸는 그레타, 하지만 프란스시는 그런 친절이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지하철에 가방을 두고 내리는 수법으로 사람들을 유인해 친분을 쌓는다는 소름끼치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점차 그레타와 거리를 둔다. 하지만 그레타는 프란시스의 주위를 맴돌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쫓아다니는 스토커 본색을 보여준다.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직접적 가해행위가 없는 한 개입할 수 없다며 그냥 무시하면 된다는 무책임한 답변뿐이었다. 결국 그레타는 지독한 집착 끝에 프란시스를 납치해 영원한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고자 한다. 마담 사이코는 제목이 곧 스포일러라고 볼 정도로 광기 가득한 스토킹의 공포를 날 것 그대로 선사한다. 스토킹은 은밀히 접근하다(stalk)에서 파생된 단어로,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신의 소유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남을 괴롭히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 특히 스토킹은 집착에 집착을 거듭하며 폭행협박감금은 물론 성폭력과 살인 등 중범죄로 이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발생한 노원 세 모녀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해자 김태현이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를 스토킹하던 중 계속된 거절에 피해자의 집까지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피해자를 차례로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다. 최근 법원이 김태현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지만, 그동안 스토킹을 사적 다툼으로 치부하며 방치해왔던 우리 사회 역시 공범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래서인지 최근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동안 스토킹은 경범죄로 분류돼 최대 10만원의 범칙금만 내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부터 스토킹범죄를 저지르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 내려지고, 만약 흉기 등을 소지했다면 5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함께 도입되면서,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에서는 미완의 입법으로 평가된다. 가해자가 더이상 괴롭히지 않을 테니 합의해달라고 했을 때 혹시나 모를 보복이 두려워 이를 수락하는 불합리는 어떻게 극복할지 의문이다. 부디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만 이루어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입법은 더는 없었으면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함께하는 인천] 남이 아닌 내가 보이는 길

길을 걸으면 자동차나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보다 눈에 들어오는 게 많다. 산책의 즐거움이 걷기 명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남이 보이고, 걸어가면 내가 보인다는 어느 도보 예찬론자의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프랑스에서 플럼빌리지라는 수행공간을 운영하는 베트남 승려 틱낫한은 일상 속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모든 발걸음마다 평화라는 책을 통해 알려준다. 스님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일상에서 잊고 지내는 마음 챙김을 지금, 여기에서 찾으라고 조언한다. 보행자를 걷기 편하게 하는 도시는 품격 높은 쾌적함을 안겨준다. 이런 도심엔 역사성과 장소성이 살아 있는 거리가 곳곳에 뻗어 있고, 과거의 기억과 흔적을 간직한 건축물이 친숙함을 더해 준다. 근대건축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인천에도 인상 깊은 거리와 건물이 상당하나 아직 그 가치를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끈 미국 보스톤의 프리덤트레일 4km 거리에 독립선언문 낭독 광장, 독립영웅들의 공동묘지, 독립전쟁 기념탑 등 아메리칸 퍼스트 시설이 몰려 있듯 코리안 퍼스트가 인천 개항장문화지구에 즐비하다.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할 때 양키두들이란 음악이 울려 퍼진 화도진, 자장면 탄생지 청관거리, 선교사 아펜젤러 부부가 세운 국내 첫 개신교회인 내리교회, 최초 서구식 호텔인 대불호텔, 국내 최초 철도인 경인철도 착공지, 국내 최초 극장 협률사(현 애관극장) 등이다. 또 청일조계지 계단, 여선교사 합숙소, 제물포구락부 등 역사문화자산이 무궁무진하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젊은 뮤지션들이 구한말~일제강점기 인천에서 불리던 제물포애국가, 경인철도가 등 100곡가량의 옛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얼마 전 1926년 개항장에서 유행한 인천 아리랑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제물포, 더 재즈 예그리나가 송도 트라이보울 무대에 올라 감동을 주었다. 배우들이 부른 다소니 응수, 에바는 슬아 해나 아리아(응수가 사랑하는 사람, 에바는 슬기롭고 아름다운 요정)라는 해석 안 되는 순우리말 가사가 진한 여운을 주었다. 대중음악의 시발지인 인천을 노래하는 것 같았다. 근대문화가 넘쳐나는 개항장거리 인근엔 산업유산도 가득하다. 시민들이 다음달 24일까지 한 달간 일제강점기부터 운영되던 도쿄바우라전기, 조선기계제작소, 동일방직, 삼화제분 공장을 둘러보는 노동자의 길을 탐방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인 길이 평소에도 친숙하게 다닐 수 있는 일상의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인천에 활기와 생기가 넘쳐날 것이다.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함께하는 인천] 캠프마켓, 멋진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길

인천 부평의 미군기지 캠프마켓에 있던 제빵공장이 지난달 말 경기도 평택의 미군기지로 이사를 갔다. 이 제빵공장은 캠프마켓에 남아있던 마지막 미군 시설이다. 이곳에서 빵을 만들어 다른 여러 곳의 미군기지로 보냈기 때문에 그 이름에 시장을 뜻하는 마켓(market)이 들어간 것이었다고 한다. 이로써 미군이 갖고 있던 우리 땅 캠프마켓을 한국에 반환하는 사업이 일단 마무리됐다. 환경오염조사 등 남은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이 터는 내년 4월쯤 오롯이 인천시민들에게로 돌아온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이곳에 미군이 주둔했으니 77년만이다. 하지만 이 땅에 시민들이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한 역사는 좀 더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강점기 말인 1939년 이곳에 인천육군조병창이 생겼고, 광복 뒤 그 조병창 자리 일부에 미군부대가 들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조병창(造兵廠)은 병기(무기:兵)를 만드는造 공장廠이라는 뜻이다. 일제의 조병창은 당시 일본 오사카(大阪)에 있었고, 총이나 화약 등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일제가 조선을 중국 대륙 침략의 병참기지로 삼겠다는 계산에서 이곳에 오사카 조병창의 지역 공장을 만든 것이다. 이 근처에 있는 백마장도 그 무렵에 생긴 이름이다. 부평 땅은 그 이전에 부천군에 속해 있었는데 대부분이 1940년 인천부(仁川府)가 행정구역을 넓힐 때 인천으로 들어왔다. 당시 인천 부윤(府尹:지금의 인천시장)은 나가이 데라오(永井照雄)라는 일본인이었다. 그가 인천의 동네 이름을 모두 일본식으로 고치면서 산곡리였던 이 동네 이름을 백마정(白馬町:하쿠바죠)이라 바꾼 것이다. 그때 이곳에 백마를 타고 훈련을 하는 군대 훈련장이 있어 이런 이름을 붙였다는 얘기가 있지만 분명치는 않다. 이곳이 조병창 일대이니 군사(軍事) 활동과 관련된 상징적인 뜻에서 이런 이름을 지었을 가능성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일본의 제국주의 군대와 관련돼 생긴 이름을 광복 뒤에도 제대로 된 우리 이름으로 바로잡지 않았다. 그 탓에 일본식 행정구역 명칭인 町(정)만 발음이 비슷한 장으로 바뀌어 백마장이라는 이름이 생긴 것이다. 이런 사연과, 이곳 조병창에서 병원으로 썼던 건물의 철거 여부를 두고 요즘 논란이 큰 것을 보면 조병창이나 백마장이나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임이 분명하다. 어쨌든, 그 조병창을 이어받은 미군기지까지 이제 모두 떠났다. 인천시는 이 터에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일제의 침략전쟁에 쓸 무기를 만들던 곳, 우리 땅인데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었던 이곳에 멋진 공원이 들어서 이전의 아픈 역사를 말끔히 씻어주었으면 한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함께하는 인천] 문화예술 예산 1.24%로는 어림없다

인천광역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와 (사)인천민예총이 함께 주관한 민선7기 인천광역시정부 문화예술 분야 예산정책 토론회가 최근 열렸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올해 7개 특별ㆍ광역시 문화예술 예산 규모의 비교였다. 평균 2.06% 대비 인천은 1.24%이고, 서울시를 제외한 6개 광역시 중 최하위라는 것. 비율만이 아니라 총액으로도 약 1천 억원으로 울산시를 제외하고 가장 적으며 부산시의 절반도 안된다. 인천시 문화예술 예산의 고질적인 취약성만 탓할 게 아니다. 몇 년간 0.7%대에 있다가 2017년에 0.99%, 2018년 처음으로 1.3%가 되었다. 그러나 2019년 1.22%, 2020년 1.27%, 2021년 1.24%로, 2018년 예산이 민선 6기의 결과물이라고 보면 민선 7기 문화예술 예산은 1.3%조차 넘긴 적 없다. 예산상 명백한 퇴보이다. 물론 어느 정도 규모가 적절한지 뚜렷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광주 3.69%, 부산 2.43%, 울산 2.4%, 대전 2%, 대구 1.75%로 모든 광역시가 인천보다 높다면, 적은 것이다. 예산분배는 전쟁이라고 하던데, 어쩌다 민선 7기는 예산전쟁에서 문화예술 1.3%도 지키지 못했을까. 예산이 정책의 중요도와 상관적이라고 본다면, 예산 비중의 감소는 중요도의 축소를 의미한다. 정책효과가 발휘되었다고 판단한다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문화예술정책의 목표를 거칠게 양분하자면 모든 시민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 그리고 예술가가 예술 행위를 지속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이 두 가지이다. 얼마 전 인천에서 유리를 닦던 29살의 노동자가 추락해서 숨졌다. 처참한 일이 반복된다. 이유도 같다. 안전장치가 없어서. 안전장치를 설치하면 작업속도가 더디게 되고, 결국 돈이 더 들게 되니까. 우리는 어쩌다, 이웃의 목숨보다 돈이 더 중요한 시공간에서 살게 되었을까. 이런 끔찍한 문화가 아니라 다른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예술에서 시작할 수 있다. 가장 즉각적으로 감성적으로 이성적으로 세상을 다르게 만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 모두를 창작자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작품을 읽고 만지고 듣고 보면서 창의력을 키우고 그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약자와 타자를 배려하는 다른 세상을 함께 만들자는 의미이다. 이런 시민문화가 계속 살고 싶은 행복한 도시를, 예술가들이 활발히 움직일 수 있는 도시를 만든다. 과연 1.24%의 예산으로 이런 정책목표에 다가갈 수 있을까. 부산과 대구 사이, 최소 2%는 넘어야 하지 않을까. 예산 정국이다. 민선 7기의 마지막 예산, 내년 문화예술 예산 책정에 관심을 기울이자. 한상정 인천대 불어불문학과문화대학원 교수

[함께하는 인천] ‘언택트 시대’ 맞춤형 교육 전략

2020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가천대학교 방사선학과 학과장을 시작하며 조금 더 학과와 학생들을 위하여 노력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고, 국내외적으로는 코로나19의 습격으로 인한 혼란이 증가하고 있는 시기였다. 보통의 3월은 화려하게 피는 벚꽃을 생각하며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하면서 인사하고 북적북적한 캠퍼스의 낭만을 떠올렸겠지만, 주인공인 학생들이 없는 학교의 모습은 팥 없는 찐빵처럼 뭔가 허전하고 쓸쓸했다.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언택트 시대에 학사 일정을 완전하게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를 극복해나가기 위해서는 학교 본부, 교수자와 학생들 모두 함께 생각을 공유하며 가장 좋은 전략을 행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교육열이 매우 높은 대한민국에서 다방면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본교에서 학습하고 있는 학생들의 니즈를 완전하게 맞추기는 어려운 실정이었으나, 최대한 소통하며 보완해 나가는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필자는 학생들과 소통하는 언택트 시대에 적합한 교육 전략을 찾아보려고 노력했고 두 가지 정도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먼저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수업 콘텐츠를 적극 사용했다. 현재는 휴대전화 및 컴퓨터 클릭 한 번으로 쉽게 영상들을 볼 수 있는 시대이다. 익숙한 형태의 자료들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여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대면 수업을 준비하면서 멀티미디어 자료들을 깜빡하고 못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언택트 상황에서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최적화된 수업 형태로 사용할 수 있었다. 특히나, 수업 시작 전 출석체크를 하면서 당일 수업 주제와 맞는 음악을 틀어주어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들을 조성하였으며 결과적으로 만족도가 향상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두 번째로 새로운 형태의 Adaptive Learning 교육 시스템을 사용하여 수업에 적용하였다. 학습했던 내용을 최종적으로 난이도에 따라 문제풀이 형식으로 적용함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자신감을 향상시키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 대다수가 높은 레벨의 문제들도 해결해 나갈 수 있어 수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언택트 시대에 맞는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교육 전략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나 학교 차원에서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많은 투자와 노력이 이뤄져야 하며, 교수자들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교육 시스템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서로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영진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방사선학과장

[함께하는 인천] 그래도 도시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 도시지역을 강타하고 있어 탈(脫)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벼락 거지로 전락한 신세가 한탄스럽기도 하고,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반 경제와 재택근무 보편화의 포스트-팬데믹 시대를 생각한다면 도시에 머무를 이유가 없기도 하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전염병과 안전에 취약한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도시거주 인구가 91.8%인 4천7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문명의 혜택을 누리려는 욕망으로 인해 인류 역사는 도시발전의 여정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의 설계를 담당하며 거중기, 녹로 등 과학적 기구로 축성하도록 한 다산 정약용 선생은 도시 예찬론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자식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한양 주변을 떠나서는 안 되며, 가능한 한양 한복판으로 들어가 살아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귀양살이 처지에서도 외국문물과 문화 접근이 용이한 교육 환경을 중시했기에 자녀 장래를 위해 한양 사수를 외친 것이다. 21세기 도시민들도 다산 생각과 비슷하다. 고시원에 살지라도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보다 서울 주변 도시를 선호하고 있다. 금요일이면 지방의 혁신도시에 근무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은 셔틀버스와 KTX를 타고 수도권 집으로 향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도시권이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라 개발과 팽창의 성장 담론에서 벗어나 도시를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산불, 홍수, 폭염 등 기후위기 속에서 문화와 역사, 생태, 환경 요소를 중시하는 도시재생사업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도시재생도 성장 서사와 연결되면서 자본축적에 복무하게 된다는 비판이 있지만,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쇠퇴한 옛 도심과 노후화된 주거지, 공공용지를 활성화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려는 과정에서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논란 또한 격화되고 있다. 개항기 근대건축물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인천에서 더 심한 편이다. 강제징용의 역사적 유물인 인천 부평 조병창 내 옛 병원건물, 일제 강점기의 공장시설이 남아 있는 인천 동구 해안가 일진전기와 동일방직,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운동 산실 역할을 한 화수화평동 재개발사업 구역 내 인천도시산업선교회 건물 철거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뜨겁다. 인천시가 건축자산 보전 및 진흥구역 지정 추진과 별도로 시민공론화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으나 합의의 길이 순탄치 않다. 산업유산 가치를 살려 원주민이 떠나지 않고 인천 특색을 살린 도시재생을 고대하는 시민들은 많다. 김구 선생이 인천감리서에서 노역하면서 쌓았던 인천항 1부두 석축을 비롯해 근대화의 길을 열었던 성냥공장, 양조장, 정미소, 군수공장은 도시 가치를 높여줄 역사적 자산이다. 사라지면 회복 불가능하기에 효율성과 시장 논리 중심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함께하는 인천] 시민은 문화자산을 구분해서 경험하지 않는다

최근 인천의 문화자산에 관한 논란이 많았다. 애관극장의 공공 매입 여부, 재개발 정비계획에 포함되어 철거에 부딪힌 도시산업선교회,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의 오염과 보존을 둘러싼 논쟁 등이다. 이에 인천시에서 연말까지 각 부서의 칸막이를 뛰어넘은 근대문화유산 관리 TF(태스크포스)를 구성운영한다고 발표했는데, 진심으로 환영한다. 논란을 막기 위한 즉자적인 대처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인천시 전체의 문화자산 관리에 대한 단계별 설계 방향을 제대로 수립하길 기원한다. 여기에 꼭 감안했으면 하는 게 있다. 우선, 우리가 꼭 보존하고 잘 활용해야 하는 문화자산이 무엇인가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연구와 합의과정이다. 대상이 극장이건 공장이건, 일제강점기건 1980년대까지건,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의 시민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문화자산의 목록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건축유산, 산업유산, 역사유산, 문화유산 따로 분리해서 관리할 일이 아니다. 시민은 구분해서 경험하지 않는다. 그 목록의 제시와 토론, 숙의와 합의 과정이 꽤 소요되겠지만, 꼭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다. 두 번째, 지정된 문화자산의 보호, 관리, 활용에 대한 제도적 장치이다. 지금까지 보호 대상으로 설정만 했을 뿐 실효성이 적어 중요한 자원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많았다. 어렵더라도 문화자산 목록에 대한 분명한 혜택과 규제의 장치를 아주 꼼꼼하게 만들어야 한다. 세 번째, 인천시민의 일상에 문화자산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최근 개관한 인천세관역사공원이나 인천시민애(愛)집은 좋은 선례이다. 문화자산이 시민의 생각과 일상에서 소중해져야 한다. 현재의 성인도 중요하지만 아동청소년과 청년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미래의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도 철거 후 재건축의 절대적인 이익 앞에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는 시민의 판단에 달려있다. 문화자산이 소중한 공유자원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행동할 때까지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관내 대학교, 평생교육기관, 인천문화재단 등 관련 산하기관에서의 다채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아카이브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모든 과거를 남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문화자산들은 현재의 우리에게 중요도가 덜하여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 판단이 무한히 옳을 것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최대한의 체계적이고 세밀한 아카이브가 필수적인 이유이다. 인천기록원 설립 필요성도 그 속에 존재한다. TF에게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지 않겠지만 필요불가결한 단기, 중장기 설계 방향을 잘 수립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한상정 인천대 불어불문학과문화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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