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구정이 빨리 찾아와 연초부터 차례상과 명절선물준비에 주부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빠졌다. 하지만, 이맘때가 되면 언제나처럼 중국산 유해 먹을거리 기사가 신문 한 면을 장식해 이런 주부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지난주 탄저균에 감염된 말린 고추에 혼합조미료를 더해 만든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일당이 잡혔다. 그냥 중국산 고춧가루도 아니고 탄저병에 걸린 고춧가루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들은 고춧가루 외에도 중국산 저가소금을 섞은 까나리액젓도 65억 원어치나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는 돈을 더 주고서라도 우리 농민들이 정직하게 키운 우리 농수산물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시중의 ‘프리미엄’은 농민들에게는 먼 이야기다.
왜곡된 유통구조가 땀 흘려 일한 농민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좋은 먹을거리를 사고자 하는 소비자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다. 더구나 가짜가 기승을 부리며 우리 농수산물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이 늘어 농어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이처럼 가짜 농산물이 판을 치는 것을 막고, 농민들이 제값을 받으려면 직거래를 늘려야 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들의 직거래장터를 보면 직거래 효과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경기도는 김장직거래장터를 통해 유통비용을 50%까지 줄여 소비자는 20~30% 싼 가격에 사고 생산자들은 20~30%의 소득증대 효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경북도의 인터넷 직거래 장터 역시 설립 첫해 13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매년 매출이 증가하며 농민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체국쇼핑도 품질 좋은 우리 농수축산물을 직접 만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전국 3천700여개의 우체국과 인터넷우체국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거래로 연결하기 때문에 농어민은 제값에 물건을 팔고,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이들 상품은 오픈마켓 등과는 달리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우리 농수축산물인데다 공공기관이 보증하기 때문에 믿고 살 수 있다. 때문에 제사용품과 명절선물 준비로 우체국쇼핑을 찾는 사람이 해마다 늘어나 명절을 앞둔 우체국에는 배달을 기다리는 우체국쇼핑 상자로 가득 차기 일쑤다.
직거래는 수입 농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할 우려가 없고, 또 대부분 브랜드를 걸고 판매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고향을 살리고 서민의 장바구니물가 걱정을 덜기 위해서라도 농산물 직거래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김 영 수 경인지방우정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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