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1주년과 지방의원의 단상

벌써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지난 지 1년이 됐다. 지난 지방선거 후 당선된 사람들, 특히 지방의원의 경우 과거보다 더 나아졌다는 평가와 여전히 변화되지 못하는 몇 가지 문제를 드러내서 아쉬움을 갖게 한다.

 

지방의원의 의정활동 스타일을 둘로 나눈다면, 실무형 의정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의원과 정책적 판단에 더 우선을 두고 큰 틀로 고민하는 의원으로 나눌 수 있겠다.

 

초선의원 대부분은 접근이 용이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실무중심 의정활동의 유혹을 받는다. 공부하며 자료 챙기고 질의하면서 집행부의 일처리 매커니즘을 익혀가고, 근거와 수치를 요구하고 주장하면서 집행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실무중심의 의정활동은 단기간내에 의원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고, 실무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이 경계하는 의원으로 알려지면서 공무원이 긴장해서 일하게 만드는 나름 긍정의 요소들도 있다. 그러나 실무중심의 의정활동은 필연적으로 집행부 자료의 종속화라는 문제가 남는다.

 

의원 스스로 자료를 찾는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의원이 자료를 요청하면, 공무원의 선별적·선택적 자료제출기법이 동원될 수 있다. 그것은 자료제출과 구두설명을 포함하는 집행부공무원의 의회전략 테크닉이다.

 

의원은 집행부 공무원에게 받은 자료를 분석하고, 재가공해서 질의서를 만든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집행부매커니즘과 자료에 동화되어 간다. 따라서 자료의 종속화는 판단의 종속화를 잉태한다.

 

의회는 숲과 나무를 같이 봐야한다. 의원이 정책적판단과 실무적판단을 균형감각과 방향감각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 지방의원이 실무에서 조금 더 자유롭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그런 까닭에 의원이 정책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자료를 챙기고 실무를 도울 수 있게 구조를 짜는 문제를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지방선거가 1년이 지난 지금. 스스로 진정성이 준비되지 않으면 유권자를 만나러 가지 않았던 그 때 그 마음인지, 여전히 나는 도민에게 마음을 달라고 말할 수 있는지 되돌아보고 있다.

 

조광명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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