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이전 세대에서는 우리 문화로 대표되는 음악 장르가 없던 시절이라 통기타와 청바지로 상징되는 팝뮤직에 심취해 올드팝 몇 곡쯤은 부를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7080세대를 열광시켰던 팝스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국공연을 기획하고, 한국 팬들을 만나 교감했던 것은 십여 년 전부터 한국에 7080세대 콘서트 문화가 정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성장시킨 동력이 됐던 넥타이 세대가, 중년의 아줌마들이 그때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또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제대로 된 우리 문화가 없던 암울한 시대를 지낸 지금 우리 문화의 현주소는 무엇인가?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배용준의 욘사마로 시작된 한류열풍은 이제 유럽에서까지 열광하는 K-POP로 이어지고 있다. 서구 문화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추종해왔던 예전과는 달리 전통적인 동양문화와 우리의 전통문화를 절묘하게 융합시켜 선풍을 일으킨 것이 바로 한류열풍이었다. 또 한류열풍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발굴해내고, 상품화시킴으로써 국민에게 자부심을 불어넣음은 물론 국가 이미지 강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일본에서 사용되는 극존칭인 ‘사마’를 한국 인기 연예인에게 사용하고, 광고 모델을 선정함에 있어서 그토록 틈새를 보여주지 않던 SONY사가 배용준을 모델로 선택한 것은 우리 문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물일 것이다.
요즘은 또 어떠한가? 전 세계적으로 K-POP이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다. TV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들어서 K-POP이 유럽이나 남미까지 파고들면서 우리의 7080세대가 청년기에 느꼈던 문화적 충격을 역수출하고 있는 셈이 되었다. You Tube, Facebook, twitter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우리의 문화를 전파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드라마를 시작으로 영화와 음악, 의상, 음식, 스포츠까지 전파 분야의 폭도 넓어졌다.
이처럼 문화 수입국에서 문화 수출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근간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다. 우리의 삶과 정서가 배어 있는 전통문화에 세계적 흐름을 제대로 읽고, 시장을 치밀하게 공략한 기획자들의 안목이 적중한 것이다. 민간 영역에서 만들어낸 우리 문화의 국제적 위상은 이제 정부 차원의 국가 이미지 제고와 경쟁력 확대라는 과제로 주어졌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K-POP 열풍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수많은 기획자와 문화예술인들의 열정과 노고에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오용원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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