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 15일은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기념행사를 주관 하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 19로 인해 행사 스텝과 참석자를 50명 정도로 제한해 행사를 진행했다. 기념행사의 모든 순서들이 유투브 채널을 통해 송출됐고, 전국에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 및 시민들 2천명 이상이 시청하면서 과거에 진행한 오프라인 기념행사보다 더욱 효과있다는 평이다. 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움집해 형식적인 축사와 지루한 내빈소개, 의전 등으로 행사의 주객이 전도돼 원래 행사의 의미가 퇴색 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행사를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각종 기념식이나 행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과 삶의 패턴을 바꾸어 놓았다. 어쩌면 고정관념의 틀에 갇혀 있던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된 것이다. 일반화되고 보편적인 사고에 대해 새로운 정상을 얘기하는 뉴-노멀(New-Normal)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 가운데 필자의 노인복지현장 또한 복지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변화를 요구하고 예고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최근 정부는 지역사회보호를 기반으로 하는 통합돌봄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한 커뮤니티 케어와 비대면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안부 및 안전 확인, 서비스정보 제공 등은 기존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돌봄 서비스를 확장한 것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부분은 일상생활 가운데 가사 및 정서 지원 등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다. ICT 기술을 활용한 정기적 혈압, 맥박 체크와 같은 건강관리, 심장박동이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을 때 컨트롤타워로 응급 신고를 보내는 지금의 형태는 주로 응급 상황 지원 측면에만 한정돼 있다.
가장 큰 문제는 ICT기술에 대한 노인들의 정보접근성 문제와 스마트폰 보급률이다. 최근의 원격진료를 통한 비대면 의료서비스 지원 및 계획 또한 노인의 신체 및 정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인 것이다.
최근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되면서 재난에 가장 취약한 노인은 다양한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에 대한 노인의 취약성과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서만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역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이다.
특히 노인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이 코호트격리나 보호자 면회금지가 장기화 될 수 있는 상황으로 이는 가족들의 왕래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입소노인의 우울 및 스트레스 증가와 불안장애 등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정의 달을 맞아 어버이날 요양원에 계신 부모를 찾아 뵙지 못하는 상황은 보호자뿐 아니라 노인들에게는 깊은 슬픔이다. 이에 개별 요양원의 노력으로 스마트폰과 테블릿PC를 활용해 입소노인과 보호자간의 화상통화 등의 소통기제를 마련하고 야외 천막에서 비대면 방식의 면회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정부차원의 맞춤형 돌봄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보다 적극적·역동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정책적인 방안과 실천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정희남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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