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가장 싫어했던 과목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산수, 자연과목보다 미술, 음악을 드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암기식 공부였던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 인지도 모른다. 가끔 예외로 미술 시간, 음악 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지만, 잘 그리지 못하고 노래 잘 부르지 못한 대부분의 친구들에게 음악과 미술 시간은 고역이었다. 문제는 어렸을 때 이러한 미술과 음악 수업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 음악, 미술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예술 교육은 크게는 표현, 창작 교육과 문화 소비 교육으로 나눌 수 있다. 표현 중심의 예술교육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고통이었던 것이다. 반면에 예술을 소비하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은 상대적으로 소홀하였다.
문화예술 소비 교육은 인성뿐 아니라 인생을 즐겁고 가치 있게 사는 원동력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정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같지 않다. 링컨센터의 교육연구소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는데,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한 장면을 연기하고 그 연극을 본 소감을 즉석에서 질문하고 토론하는 청소년 문화교육이 인상 깊었던 적이 있다. 명화 앞에 앉아 그림을 모방해 그리는 외국의 미술관 박물관 현장 수업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미술관은 대부분 교육장으로 활용되지 않았고, 학교 수업으로 연결되지도 않았었다.
모방이 창의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에도 학교와 미술관은 별개였던 것이다.
양평군립미술관은 현장체험실기 대회라고 해서 전시를 본 소감을 자유롭게 그리는 실기대회를 시행하고 있다. 기획전시마다 1천여 명이 참여한다. 그 중 유치부, 초등학교 저학년부, 고학년부, 중등부, 고등부로 나누어 총 60명을 선발해 다음 기획전시 오픈할 때에 시상한다.
지난해 가을 기획전에서 최고상은 6살 유치원 어린이가 받았다. 심사위원의 심사 소감을 들어보니 가장 상상력과 창의력이 높은 부는 유아부이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창의력이 떨어진단다.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창의력을 떨어뜨리는 우리 교육은 창의력을 키우고 건강한 문화 소비자를 양성하는 교육으로의 모색이 절실하다.
이 철 순 양평군립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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