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은 관객을 대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공연장을 찾는 관객의 편의를 배려하기 위해 로비와 출입구, 공연장안에서 관객들의 쾌적한 관람환경을 위해 안내 도우미를 배치한다. 그런데 이 안내 도우미들이 상식 밖의 꼴불견 관객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몇 해 전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 안내 도우미들은 그런 당황스런 경험을 토대로 ‘ 반갑지 않은 고객- 최악의(Worst)10’을 뽑았다. 그에 이어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안내 도우미들도 또한 ‘ 꼴불견 관객 - 최악의 7’을 뽑은 적이 있다. 여기에는 물론 공연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가 되었다. 이후 관객들의 매너가 성숙하여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었음에도, 그 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꼴불견은 몇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종종 공연에 방해를 주고 다른 관객의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하나, 휴대전화를 꺼달라는 안내방송에도 불구하고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그리고 몰래 카메라를 가지고 입장한 카메라에서 터지는 플래시. 둘, 7세 이하의 어린이는 입장할 없는 안내문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는 영특해서 절대로 울거나 음악회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우기는 관객. 셋, 껌을 씹으며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입장하는 관객. 넷, 술 냄새를 풍기며 앞좌석 등받이에 발을 올려놓고 코까지 골며 자는 관객. 다섯, 초대권을 구해서 입장하고는 좌석이 나쁘다는 등 불평하고는, 초대권을 현찰로 바꿔달라고 떼쓰는 관객. 심지어 지난해 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는 어떤 해외 유명 소프라노 공연에 한 관객이 공연장에 입장이 금지된 애완견을 몰래 안고 들어왔다가 휴식시간에 발각되어 퇴장당하는 사건까지 있었다. 도우미들의 저지에 이 관객은 오히려 화를 내며 자신의 강아지는 훈련이 잘 되어 있어서 짖지 않는다는 둥, 후반부 공연을 보지 못하게 되었으니 입장권을 환불해달라는 둥 떼를 쓰기까지 했다고 한다. 공연장은 즐거움, 감동, 휴식, 교육, 교양을 위해 찾는 장소이다. 이 곳을 찾은 관객들은 친구와 함께, 가족과 함께 여가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받기 원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공간에서 혼자 즐기는 것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최근 공연장들도 관람객을 대상으로 공연장의 관람예절에 관한 안내 책자를 마련하는 등 공연장의 기본예절, 음악회, 연극, 전시장에서 숙지해야 할 에티켓을 알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소수의 꼴불견 관객들이 자취를 감추고, 더 나아가 싫은 기색 없이 쾌적한 공연 환경을 위하여 애쓰는 안내 도우미들에게 공연장을 떠나면서 “수고했어요”라는 인사 한 마디씩 건넨다면 공연장의 표정이 더욱 밝아지지 않을까 한다. /이 종 덕 성남문화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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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5-03-0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