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窓/경기도국악당 4일 개관

경기국악 르네상스를 연다 전통공연 예술의 장…지역문화 창달 기여 경기도국악당이 드디어 14일 오후 4시30분 개관식을 갖고 힘찬 날개짓을 한다. 용인시 기흥읍 보라리 311-1 한국민속촌 앞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며 경기국악의 진흥을 꿈꾸는 국악당은 2002년 6월에 착공, 268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1만800여평 부지에 지하1층·지상2층, 연면적 1천700여평의 건물을 마련했다. 481석(장애인석 6석)의 전문공연장과 국악교육 공간 그리고 도립국악단의 연습실을 갖추고 있어 명실공히 경기도국악의 메카 역할이 기대된다. 경기도국악당은 앞으로 국악 공연예술의 보급과 발전을 꾀하는 동시에 실험적이면서도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국악계의 새 지평을 열 창작국악 뿐 아니라 유망국악인을 발굴하고 국내외 단체와의 교류를 통해 공연예술 공동제작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우수한 국악작품을 발표한다는 방침. 또 고객 수요를 파악한 예술교육 사업을 전개하며 경기도 전통문화예술 전문 연구서적을 간행해 지역문화예술의 창달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국악당 곽태헌 본부장은 “경기도에 국악전문 공연장이 탄생한 것은 전국에서 몇안되는 쾌거로 국악 예술인과 애호가들의 큰 기쁨”이라면서 “경기도국악당은 우리 음악의 전승·보급 등 경기국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로라하는 국악계 중진·원로들이 대거 참여예정인 14일 개관식은 ‘개관식 이벤트’를 시작으로 시설관람과 개식선언, 기념사 및 축사가 이어지며 축하공연으로 도립국악단 소리꾼들이 나와 ‘신푸리’, ‘경복궁 타령’, ‘성주굿’ 등을 들려준다. 공식행사 뒤에는 오후 7시30분부터 ‘개관기념 공연’이 마련되는데 8월2일까지 20일간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무대가 꾸며지고, 개관에 맞춘 ‘전통예술교육강좌’를 실시해 경기도국악 부흥의 서막을 알린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퓨전음악콘서트 등 개관기념 공연 풍성 14일부터 내달 2일까지 경기도국악당의 ‘개관기념 공연’이 다채롭다. 14일 오후7시30분 도립국악단의 국악관현악합주로 시작되는 공연은 퓨전음악콘서트, 국립국악원 초청공연, 리듬축제 합동공연, 우리소리와 바리톤의 만남, 창극 등 그야말로 국악 모듬공연이 될 전망이다. 8월2일까지 20일간 계속되며 평일은 오후7시30분, 토·일요일은 오후5시에 만날 수 있다. 1.순풍에 돛을 달고=개관식 후 마련되는 첫 무대다. 경기도국악당의 안방주인격인 도립국악단이 총출연해 관현악합주 ‘축제’와 ‘신뱃놀이’, ‘우리비나리’ 등을 비롯해 사물놀이를 위한 관현악 ‘신모듬’, 장사익이 부르는 국악가요를 들려준다. 타이틀이 말해주듯 경기도국악당의 희망찬 출발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새천년 부르는 소리=개관 둘째날 공연으로 도립오케스트라 리듬앙상블이 출연하는 퓨전음악 콘서트다. 국악퓨전음악 ‘비상’과 국악동요 및 국악가요, ‘몽금포 타령’ 등이 준비되며 국악단 명창 최근순과 사물놀이 팀이 나와 협연을 펼친다. 2.향연=국립국악원을 초청해 꾸미는 무대다. 궁중음악합주 영산회상 중 ‘상령산’을 오프닝으로 민속음악 가야금 병창, 궁중무용 가인전목단, 민속음악합주 ‘시나위’, 조선후기 선비들의 풍류음악을 엿볼 수 있는 생소병주 수룡음 등 국악의 다양한 면면을 경험할 수 있다. 3.토요상설 국악공연=도립국악단의 상설무대로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이다. 궁중음악합주 ‘경풍년’과 김영재류 ‘해금산조’, 거문고중주 ‘현침곡’, 국악실내악, 민속무용 ‘승무’, 민속타악 사물놀이 등이 준비돼 있다. 꾼! 이구동성=리듬축제 합동공연의 형식으로 대학팀들이 나와 젊음 넘치는 국악을 들려준다. 용인대학교, 추계예술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가 출연한다. 4.효=창극 심청전 ‘효’가 이틀간 마련된다. 명창 안숙선과 최영길 등이 직접 들려주는 전통창극이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부모 등의 세대에게는 오랜만의 향수를, 신세대들에겐 우리의 색다른 놀이문화를 체험하게 할 것이다. 5.풍류별곡=국악실내악단 슬기둥의 무대로 양방언의 ‘프린스 오브 제주’와 ‘프론티어’를 비롯해 춘향가 중 ‘사랑가’, 도립국악단 예술감독 이준호의 ‘들춤’ 등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된 국악곡을 연주한다. 6.소리로 만나는 세상=한 마디로 ‘동·서양 악기의 만남’이다. 인도와 아프리카, 중국 등의 전통악기와 피아노, 현악합주, 여기에 우리의 전통 국악기가 어우러진다. 창조적 상상력을 극대화시킨 곡이 이틀동안 선보인다. 7.하늘의 소리 땅의 울림=두레예술단이 출연하는 풍물놀이 공연으로 ‘성주굿’과 ‘경기비나리’, ‘태평무’ 등 신명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틀 공연. 8.비나리=우리의 샤머니즘적 의식체계가 드러나는 국악무대다. ‘범패’와 경기도당굿 ‘제석거리’, 군옹굿, 서울굿 ‘대감놀이’ 등을 만날 수 있다. 9.경기소리 풍류마당=도립국악단 소리꾼들이 대거 출연하는 ‘소리 잔치’다. 아리랑모음곡을 비롯해 경상도민요, 제주토속민요, 경기민요 등을 들려준다. 10.명인의 밤=타이틀이 말해주듯 국내 내로라 하는 국악 연주자들이 나온다. 가야금 강정숙, 피리 정재국, 거문고 김무길, 대금 김응서, 아쟁 박종선이 꾸민는 각각의 무대가 기대된다. 11.명창의 밤=이동규, 이춘희, 한명순, 박병천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명창들의 무대. 가곡부터 경기민요, 진도씻김굿 등을 준비했다. 12.전통춤으로의 초대=도립무용단이 경기도국악당의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했다. 태평무부터 부채춤, 장구춤, 농악무 등 도립무용단만의 노하우가 깃든 우리의 춤을 선보인다. 13.소리 인연, 먼동이 틀 때=‘우리소리와 바리톤의 만남’으로 도립국악단 이준호 감독의 지휘아래 국악관현악과 성악이 만난다. 객원 강호중, 바리톤 우주호. 14.소리난장=퓨전민속음악 그룹 ‘공감21’의 무대다. 타악을 기본으로 한 열정적인 소리의 세계로 이끈다. 15.축제, 천년동안도…=도립국악단이 개관기념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관현악합주 ‘판’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국악 모음곡은 경기도국악당이 앞으로 명실상부한 국악의 중심지가 되길 기원한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경기문화의 窓/화성행궁 일요상설 한마당

"전통의 향기 또다른 ‘즐거움’ 매주 일요일 수원 화성행궁에 가면 전통문화의 향기는 물론 장용영 군대의 늠름한 기상을 만날 수 있다. 조선의 개혁군주이자 민본정치를 실현했던 정조의 사상이 한데 어우러진 화성행궁에서 ‘일요상설 한마당’이 펼쳐진다. 이 행사는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2004 상설문화관광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28일부터 11월 28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200여년전 화성에서 펼쳐졌던 장용영 수위의식(옛 수문장 교대의식)과 전통 무예 24기 시연, 각종 상설공연이 다채롭게 열린다. 매주 일요일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열리는 장용영 수위의식은 정조대왕이 화성행차시 펼쳤던 군례의식이다. 화성행궁의 수위의식은 서울의 정궁에서 펼쳐졌던 수문장 교대식과 달리 임금의 임시거처였던 특수성에 따라 독특한 군례문화를 선보인다. 수원시는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에 의뢰해 정조의 화성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 등 관련문헌에 따라 복식과 기물 등을 복원했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대북이 울리면 장용영 군사가 배치되고 군기하달과 왕명하달 등의 순으로 수위의식이 진행된다. 이어 성문을 여는 ‘개문의식’과 함께 정조대왕이 행차하며, 조선 군대조직인 5군영의 상징인 오방기를 세우는 ‘상기례’가 펼쳐진다. 또 ‘군례훈련’에는 검, 활, 조총 등의 시범이 이어지고 장용영 군사들의 우뢰와 같은 충성함성에 따라 하기례, 폐문의식, 예필의식으로 마무리된다. 근엄하면서 절제된 장용영 군사의 군례의식이 끝나면 용맹무쌍한 군사훈련이 관람객을 맞는다. 훈련원 군사를 훈련시키는 ‘강무’와 ‘시취의식’에 이어 임금이 군인들을 열병하고 장수를 파견하는 의식이 엄중하면서도 절도있게 열린다. 또 적장의 목을 베어 국왕께 바치거나 조선시대 궁궐 화재시 펼쳐진 긴급방제 훈련도 펼쳐진다. 오후 3시부터는 부국강병의 실학정신이 담긴 ‘무예도보통지’에 근거한 전통무예 24기 시연이 열린다. 무예 24기는 화성에 주둔했던 조선 최정예부대 장용영 외영 군사들이 익혔던 것으로 화성행궁 북군영과 남군영에 주둔했던 정조의 친위부대다. 이번 프로그램중 매주 레퍼토리를 달리하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일요상설 공연’도 크게 눈길을 끈다. 공연은 계몽군주이자 효사상을 실천한 정조의 화성행궁 건립배경과 능행차 모습 등을 소재로 진행된다. 첫번째 테마인 ‘화성의 태동’(4~6월)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기리는 효성 깊은 마음과 화성 건설의 배경을 담았다. 첫날인 28일 오후 3시30분 개막식에는 경기도립무용단의 ‘북의 제전’과 태평무, 농악무 등이 열리며, 국악퍼포먼스와 경축 팡파레 등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내달 4일 퓨전타악퍼포먼스 KATA를 비롯 합주, 합창, 전통과 현대무용 등이 다채롭게 선보인다. 또 (주)떼아시네의 ‘럭키 럭키 골든쇼’를 시작으로 정악·정재, 영화음악, 발레 등을 공연한다. 매주 공연에는 극단 시소가 화성행궁 건설을 배경으로 한 인형극과 난파소년소년합창단의 전래동요 무대를 마련했다. 두번째 테마인 ‘8일간의 대장정’(7~9월)은 화성행차길에 오른 정조의 화려한 어가행렬을 중심으로 공연이 펼쳐지며, 세번째 테마인 ‘화성의 탄생’(10~11월)은 화성축성과 탄생과정을 등을 소재로 공연이 열린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한은희 개인전 초록빛 계곡물… 얼어붙은 마음도 녹여 ] 사람의 자취가 사라진 계곡은 영험한 기운이 느껴진다. 불규칙한 계곡의 물소리와 이름 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이 들리는 곳에는 선인이 아니라도 금세 자연과 벗이 된다. 설악산 수렴동이나 가야동 계곡 등 깊은 계곡의 풍경을 화선지에 담아 온 한국화가 한은희씨(서울 서초구 방배동)는 실경을 기본으로 독특한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화에서는 좀체 사용하지 않는 물을 주된 소재로 사용한다거나 관념적 산수가 아닌 실경을 담은 것이 그렇다. 또 한씨의 매력은 푸근한 자연의 멋이 솔직담백하게 담겨 있다는 것. 계곡의 명징한 물과 그 속에 자리를 차지한 돌들이 정답게 어깨를 마주하고 안개가 자욱한 원경이 수묵담채화로 넉넉히 담아낸다. 특히 한씨의 그림은 인간을 압도하는 산세와 폭포수처럼 위협적인 자연이 아니다. 서정적인 계곡풍경이지만 물에 투영된 갖가지 사물들을 통해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 한씨는 더욱 짙어진 초록빛의 물에 초점을 맞춰 초대전을 열고 있다. 내달 15일까지 가평 가일미술관 전관에서 열리는 ‘내설악’전. 전시작품은 300호짜리 3점과 200호 6점 등 대작을 비롯 소품 등 총 29점이다. 지난해 9월 열린 개인전(서울 상갤러리)에서 ‘대담한 화면구성과 밀도감 있는 색조로 한국화를 현대적 조형어법으로 풀어냈다’는 평을 받은 작가는 ‘순환(Circulation)’을 주제로 다시 내설악을 찾았다. “초록빛 계곡물은 봄을 맞아 겨우내 녹은 계류입니다. 계절의 변화와 순환을 통해 인간의 얼어붙은 마음마저 순화되기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죠” 전형적인 한국화라면 으례 등장하는 ‘여백의 미’. 그러나 한씨의 그림에는 공허한 여백이 아닌 색다른 여백이 존재한다.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는 초록빛 물이 바로 여백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순백이 아닌 깊이를 알 수 없는 초록빛을 머금은 계곡물이 여백을 대신한다. 지난해 개인전이 영원이나 꿈을 노래했다면 이번에는 생명성을 강조한 ‘순환’을 주제로 삼았다. 새로운 희망과 탄생을 상징하는 봄을 맞아 희망과 함께 얼어붙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다 풀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작가의 소망. 전국의 오지를 찾아 다니며 계곡의 풍광을 담았던 작가는 환경오염이나 개발로 인해 사라진 오지에 대해 아쉬워했다. “지금은 내설악 말고는 자연의 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작품마다 ‘순환’이란 제목을 붙이고 생명의 소중함을 담고자 했습니다” 772-7071/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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