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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면서] 인간관계 생명론_수컷열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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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태 경희대 명예교수

진화의 방향은 생식과 번식의 기회를 높이기 위한 특정 수컷 개체의 노력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통해 특정한 개체의 유전자는 해당 개체군의 유전자급원에 담기게 되고, 이 유전 형질은 이어지는 세대에게 선택된다. 따라서 생식과 번식에 성공하는 수컷 유전형질은 해당 종의 진화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이를 받아들이는 암컷의 생리적 조건이 잘 맞아야 번식에 성공할 수 있다. 더군다나 자손 형질의 반은 암컷의 형질에서 오니 암컷의 선택은 진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더욱 중요한 요인이 된다.

 

자연 환경의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행위는 먹이 확보이다. 특히 육식 동물의 경우 사냥은 먹이 확보를 통해 신체 능력을 증강 할 수 있으니 이로 인해 생식과 번식의 기회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냥은 수컷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기능과 밀접하다. 사냥을 위한 민첩성과 일관된 행위를 유도하는 테스토스테론은 집단 내 경쟁에도 작동된다. 피가 튀는 잔혹한 게임 포함, 행위 결정에 대한 속도를 요구하는 게임 등을 즐기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고 또 잘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뒤늦게 지구상에 출현한 인류도 당연히 자연의 법칙을 따라간다. 식물의 경작과 동물의 가금화를 통한 자본주의의 출현 전에는 적어도, 사냥은 매우 중요한 테스토스테론, 즉 남성의 기능이다. 즉시적이고 단편적이며 목적이 뚜렷한 테스토스테론은 사냥에 매우 유용해 남성성의 상징이 된다.

 

생물학적 신체의 기능이 매우 활발한 10대에는 테스토스테론 치매기, 소위 만용과 마초의 남성다움이 그 어느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행위를 모두 누르는 시기를 겪기도 한다. 수렵시대의 여성은 남성이 포획해 온 먹거리로 출산과 육아 등을 안배한 적정한 관리를 했을 것이다. 다양한 여성성을 나타내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옥시토신 등 호르몬은 개체의 역할과 기능을 하기 위해 테스토스테론처럼 혼자 작동하지 않는다.

 

이 호르몬들은 서로의 조화를 통해 청소와 육아는 물론 테스토스테론에게 더 훌륭한 사냥솜씨를 발휘하도록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했을 것이다. 이 여성 호르몬의 조화는 유전자급원을 잘 가꾸는 관리유전자의 발현 결과이다.

 

경작과 가금화를 통해 인간은 필요 이상의 먹거리를 축적하고 이 먹거리는 자본이 되며 힘이 된다. 테스토스테론의 즉시적 시각은 인간의 노동력에 근거해 막강한 교권과 왕권으로 자본을 축적하는 중세와 근세까지 남성우위의 시대를 만든다. 전쟁은 가장 흔한 이 시대의 남성우위활동 중의 하나이다. 교회중심의 중세는 암흑기였고 테스토스테론을 뛰어넘는 여성에 대한 마녀사냥이 있었다. 유교를 통한 왕권강화로 조선은 세계사에는 드문 긴 왕조였으며 여자에게는 칠거지악을 가르쳤다.

 

산업혁명 이후 경제수준이 국가 간은 불론 사회내부의 경쟁 지표가 되는 지금, 테스토스테론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옥시토신 등의 관리 호르몬에 그 힘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남편’은 줄고 있고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는 늘고 있다. 출산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가족은 조선시대의 틀과 기능을 유지하고 있지 않다. 테스토스테론의 기능은 남성의 생애를 통해 그 기능을 발휘하는 시기가 상대적으로 길지 않다. 사냥감 냄새는 나이 먹은 남성에게 더 이상 나타나 주지 않는다. 남성의 평균 수명이 여성의 평균 수명에 비교해 길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테스토스테론의 고집이 그리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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