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에버랜드의 쌍둥이 아기 판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루이와 후이바오가 밀대로 바닥 청소하는 사육사의 다리를 하나씩 붙잡고 껌딱지처럼 들러붙어 질질 끌려다닌다. 너무 앙증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담은 SNS 영상을 보고 ‘따스한 어그부츠’, ‘귀요미 털장화’ 등의 댓글이 수천 개나 달렸다.
어린 쌍둥이 판다 이상으로 인천에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가 탄생했다. 인천형 출생정책 ‘1억 플러스 아이드림’의 첫 수혜자가 될 갑진년 첫 아이가 길병원에서 태어나 성스러운 축복을 한아름 받았다.
이 아기는 출생 축하금으로 첫 만남 200만원에다 1~7세까지 연 120만원, 8~18세까지의 학령기 ‘아이(i) 꿈’ 수당 월 12만원을 받는다. 인천시가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모급여, 아동수당 등 정부의 출산정책 지원금 총 7천200만원에다 2천800만원을 추가로 보태기로 한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정책 덕이다. 이런 혜택은 올해 인천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된다.
인천시의 저출산 대응책이 발표된 이후 지난해 말 윤석열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국가 핵심 과제로 꼽았다. 정부는 조만간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육아휴직급여 상한 인상 및 사후지급제 폐지 등 여러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이런 현금 지원 형태의 보건복지 출산정책이 빨간불 켜진 비혼, 무자녀 세태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까? 결론은 비관적이다. 합계출산율이 0.78명에서 지난해 4분기 0.6명대에 진입할 정도로 무서운 하락 속도인데, 이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주거, 양육 부담을 줄여주더라도 ‘자녀 없는 편한 노후’, ‘자녀 없어도 행복한 결혼생활’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중앙이나 지방정부는 장기적이고 치밀한 돌봄과 육아정책을 혁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1983년 2.1명의 인구 유지선이 깨진 이후 초고속으로 저출산, 고령화사회가 된 이유는 무엇보다 고성장에서 저성장으로 바뀌면서 먹고사는 문제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으로 내몰린 청년들은 이제 ‘부모 찬스’ 없으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있다.
자원이 풍부한 수도권으로 인재가 몰리면서 집값은 급등하고 지방은 소멸 위기에 놓였다. 지역 가치를 제대로 찾아 청년들이 인천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 찾아와 정착하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현금을 주고 ‘아기 낳아 주세요’는 너무 편한 출산정책이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그 차원을 넘어 인천지역 중소기업을 키우고, 고용률을 높이며, 청년들 삶의 질을 높여야 일과 가정이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다. 그런 방향성을 갖는 ‘인천발’ 출산정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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