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감정의 뇌

복잡한 인간의 뇌를 기능에 따라 자율신경계, 감정을 담당하는 정서적인 뇌, 인지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뇌로 구분하기도 한다. 특이한 점은 이 세 부분의 정보처리 속도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자율신경계의 속도가 가장 빠르며 감정을 담당하는 정서적인 뇌가 다음으로 빠르고 인지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뇌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이러한 특징으로 외부에서 자극이 주어지면 자율신경계가 일차적으로 반응하고 감정을 담당하는 뇌가 2차로 반응하게 된다. 인지적인 뇌는 가장 늦게 반응한다. 외부의 어떤 자극이나 사건을 접하게 될 때 내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지, 피해야 하는지, 강력하게 저항해야 하는지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기에 앞서 감정적인 뇌가 먼저 작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속도의 차이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 개인이 어떤 사건을 마주하게 될 때 본질과는 무관하게 과거의 경험이나 감정이 우선하여 그 사건을 판단해 본질을 흐리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은 인지적인 뇌에 저장된 기억은 망각하기도 하지만 감정의 뇌에 저장된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으며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비합리적인 신념이나 행동이 발생하기도 한다. 뇌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프로세스에 대해 프로이트는 강박이라는 개념을 사용해 설명하기도 했으며, 제프리 영은 인생의 덫이라는 개념을 사용해 어린 시절 왜곡된 감정의 기억이 평생에 걸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감정의 뇌가 가진 두 가지의 특징, 즉 인지적인 뇌에 비해 정보처리속도가 빠르다는 점, 한 번 저장되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한 번 잘못 형성된 감정이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하고 인생에 영향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을 살아갈 때 내 인생은 행복해 또는 내 인생은 불행해, 내 인생은 값지고 보람돼, 내 인생은 절망과 좌절이야라고 말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내면의 목소리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이성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혹시 과거의 경험이나 잘못된 편견에 사로잡혀 현재를 왜곡해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모든 인생은 현재 지금 여기에서 나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현실을 직면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영모 극동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천자춘추] 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중요성

인천시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시들이 회피하는 시설들이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수도권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묻는 수도권매립지와 수도권 전력의 40%를 공급하는 인천 서구와 영흥도 등에 있는 화력발전소들이 그 예다. 그런데 인천은 각종 수도권 규제에는 다 들어가면서도 정작 수도권이라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문화 예술 분야가 더욱 그렇다. 전국의 광역시 중 시립미술관이 없는 유일한 도시가 바로 인천이다. 인천은 또 국립 문화 예술 시설이 전무한 도시이기도 하다. 서울과 근접하다는 이유로 문화 예술분야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히 인천시가 오는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인천 시립미술관 건립을 진행 중이며,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내년 연말에 개관할 예정이다. 특히 인천시민의 염원을 담은 시립미술관 건립은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 지 무려 21년 만이다. 이런 불합리한 문화예술 소외를 탈피하기 위한 전진기지가 (재)인천문화재단이다. 문화예술인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문화예술의 불모지 인천을 탈피하기 위한 연구와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하며,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의 가교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조직이다. 하지만 이 중요한 조직의 첫 단추인 대표이사 선출이 항상 잡음이 일어왔다. 인천시는 고심 끝에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를 통해 대표이사 추천위원회 시민위원 공개모집을 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뒷짐 지고 다니며, 어르신 대우 받는 자리가 아니고 정부와 국회, 인천시와 인천시의회 등 관계 기관을 수시로 다니며 행정 및 예산지원을 받아와야 하는 자리다. 또 기업이 문화예술 활동에 대해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기업 메세나 등을 통한 기업의 민간 문화예술 확산에도 협력해야 한다. 여기에 관료화된 재단 조직을 혁신하고 시민의 곁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 그러기에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문화예술의 전문가이면서도 경영 전문가, 그리고 정치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선출에 낙하산이나 학연, 지연 같은 구시대적 악습이 끼어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조영홍 인천대 융합예술영재교육연구소 초빙 연구위원

[천자춘추] 남북 스포츠 교류, MZ세대에게 묻다

남북관계가 냉각기일 때, 남북의 긴장 완화를 위해 스포츠는 매우 훌륭한 역할을 해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북측의 실무단, 응원단, 아이스하키선수 등이 함께해 민족이 하나 되는 장면들을 연출하며 아름다운 평화올림픽을 보여줬고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틀었으며 개방과 화해의 길을 열어나가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이후 남북 관계는 경색됐다. 정부ㆍ기관의 역할이었던 남북 교류협력에 대해 미래의 주인공인 MZ세대들이 나서서 한반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설계자가 돼 새로운 가치 창출에 도전하고 평화통일의 밑그림을 완성해가는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얼마 전 통일부와 ㈔한반도평화경제포럼이 주최한 신한반도체제, 공간 확장과 삶의 변화, 청년과 함께 그려가는 우리 한반도라는 주제의 행사에서 Again Pyeongchang으로 남북스포츠 교류에 대한 방향성과 함께 청년이 바라보는 스포츠를 통한 남북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MZ세대이자 스포츠 외교관 역할을 하는 유승민 IOC 선수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 스포츠는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는 올림픽 정신을 한반도에 구현해내고자 최선을 다해왔다. 또한 내년 1월 프로 탁구리그 출범과 함께 남북탁구선수들이 경연을 벌이는 남북평화탁구대회가 개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MZ세대 대표 청년들이 공동올림픽 개최, 공동이벤트 축제, 공동훈련장 건립 등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한 청년은 남한에는 고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훈련시설이 없다. 북한 개마고원의 지형을 활용해 고도적응 훈련장을 만들자. 또한 DMZ를 활용해 공동선수촌이 건립되면 남한의 우수한 스포츠과학과 의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 출신의 한 청년은 메가 스포츠이벤트와 엘리트 종목에만 국한하지 않고 시민이 참여하는 생활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종목과 지역 간의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특히, 경기도는 고양시, 양주시,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이 남북의 접경지역에있다. 씨름, 탁구 등 수준이 비슷한 종목부터 교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MZ세대들은 단일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교류와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그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특히 SNS 활용에 능숙한 MZ세대는 현대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누군가 교류협력의 물꼬를 터주어 청년들이 앞장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면 스포츠를 통한 남북대화ㆍ협력 및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위한 남북교류가 이뤄질 것이다. 김재현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이사장

[천자춘추] ESG 경영을 위한 핵심거버넌스

연일 ESG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자사의 ESG 활동을 홍보하기에 여념이 없다. ESG 평가기관도 많고,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고 홍보하는 기업들도 많다. ESG 컨설팅 수요가 증가하니 자문해 주겠다고 나서는 업체나 전문가도 많아졌다. ESG 포럼, 세미나, 교육, 아카데미, 시상식은 넘쳐나고, 국회의원들도 나서서 ESG 포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너도나도 ESG 펀드 상품을 만들어 출시하고 있다. 심지어 공익성을 추구하면서 ESG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고 볼 수 있는 공공기관들도 앞다투어 ESG 경영 원년 선포식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 사회에 ESG 열풍이 불고 있다.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란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중시하는 경영이다. ESG 경영이 주목받게 된 주요배경은 주요국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 및 ESG 정보공시 의무화, 소비자의 친환경 및 지속가능성 소비 증대, 글로벌 선도기업들의 공급망 ESG 경영 요구 증대 등이다. 가장 강력한 요인은 블랙록이나 국민연금 등과 같은 투자기관의 ESG 경영 요구가 급증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SG를 조직의 전략과 운영에 통합(Integration) 시키기 위한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조직들이 대부분이다.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조직들이 많다. 특히 인력과 예산이 제한되어 있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적지 않다. 그러면 ESG 경영을 도입하여 성과를 만들고자 하는 조직은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까? ESG 경영 도입을 위한 핵심적 경영시스템(거버넌스) 5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인식 제고 및 추진의지 표명이다. 임직원들이 ESG 경영의 효과와 이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최고경영자는 ESG 경영 추진약속을 투명하고 명시적으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ESG 전략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조직이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우선순위과제(Priorities)를 가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해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선순위과제가 수립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잘하는 것, 우리가 하면 사회적인 영향이 큰 것에 집중하는 것이 사회가 조직에게 바라는 것이다. 셋째, ESG 추진조직의 구성 및 운영이다. 조직은 ESG 경영을 담당하는 전담조직을 두고, 전문위원회(ESG위원회, CSR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를 구성하여 운영해야 한다. 위원회는 계획과 성과를 점검하고 논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조직의 규모가 작으면 전담조직 대신에 담당자를 두면 된다. 넷째, ESG 성과관리 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이다. 조직의 ESG 성과 창출 활동을 핵심성과지표(KPI)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ESG 경영과 관련된 계획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대기업의 거창한 보고서가 아니어도 무방하다. 계획과 성과가 분명하게 적시되어 있고, 이를 통해 조직의 계획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이현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천자춘추] 건축사의 사회적 역할

건축사로 살아온 20여년동안 내가 건축사로서 사회적 기여와 역할을 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있게 네!라고 대답 할 수 있는지 뒤돌아 본다. 나름 열심히 사회활동을 하고 연말이면 불우이웃을 위한 행사를 찾아다니며 봉사했다. 또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한 후원회장도 하며 살아왔지만 정작 평생을 건축 관련 일을 하면서도 건축사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 했다고 자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경기도에는 대한건축사협회 정회원 1천850명과 비회원 650명 가량이 건축물의 질적 향상과 건축물의 안전을 위해 일선현장에서 일한다. 경기도건축사회에서는 건축사를 홍보하기 위해 국가 공인 건축 전문가는 건축사입니다라는 문구를 명함에 새기며 건축사가 하고 있는 업무와 역할을 일반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우리를 부를 때 건축사라 칭하기보다는 설계사, 건축가로 호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물며 지상파TV나 언론에서조차 건축가를 건축사로 오판하기도 한다. 이는 건축사들의 자신들의 업무 영역에 대해서만 충실할 뿐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기여와 역할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한채 사회와 호흡 하지 않고 오로지 기술자 즉 00쟁이로서 직분에 대해서만 충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2만여명의 건축사들의 염원인 의무가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얼마전 건축사 의무가입을 위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건축계의 수장인 국토부장관의 답변을 듣고 건축사들의 사회적 인식을 알 수 있었다. 질문의 요지는 건축사들이 사회에 얼마나 기여를 하고 있나요 였다. 이 질문에 단 일초의 주저함도 없이 없습니다를 외치던 장면은 우리가 앞으로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반성하게 한다. 앞으로 경기도건축사회 회장인 나를 비롯한 회원들은 한명의 건축사로서 사회적 기여와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현재 건축사로서 국민들의 안전과 건축 행정에 도움을 주고자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 건축문화재, 건축물 수시 안전 점검,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 현장조사ㆍ검사 업무 대행, 민원실 대민 봉사, 재난 안전 지원단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해야 한다. 또 차상위 계층을 위한 주거 개선 사업, 후진 양성을 위한 장학 사업, 꿈나무들을 위한 건축학교 운영 등 사회 사업을 통해 건축사 알리기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언론이나 TV 매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내수 경기도건축사회 회장

[천자춘추] 눈물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

눈물 없이 사는 사람이 있을까? 생을 살아가며 기쁘고 즐겁고 유쾌한 일만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노라면 감정을 이기지 못해 소리쳐 울부짖을 때가 있다. 땅을 치며 목 놓아 외치고 통곡으로 외로움과 고독을 토해내며 짐승처럼 부르짖고 싶을 때가 있다. 때로는 소리 없이 흐느끼며 두 볼에 흐르는 액체를 훔치고, 어떤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속으로 눈물짓는 것이 인생이다. 어디 그뿐인가, 기대고 싶은 심정으로 연약한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슬픈 눈빛을 하며 살아갈 때가 부지기수다. 우리 안에 까닭 모를 눈물이 많은 것도 사실이요, 세상에 까닭 있어 울 일도 많다. 아파 울기도 하고 기뻐 울기도 한다. 슬프고 억울해 울 때가 있는가 하면 감격해 울 때도 있다. 세상이 모질고 생각이 복잡하고 예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아서 울고 또 운다. 힘들고 어려운 역경의 시간이 수없이 다가오니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질병과 환란, 오해와 수모, 능욕과 수치, 가난과 인생의 모진 풍파 등 울 일이 한둘이 아니다. 누군가 뺨을 때려주지 않으니 울지 않고,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니 울 수 없고, 체면 때문에 울지 못할 뿐이다. 인생과 눈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눈물이 무엇인가? 이성과 논리로 본다면 눈물은 마음의 슬픔이나 육체의 고통을 밖으로 표현하는 육체의 반응이다. 철학적으로 보면 눈물은 인간 정서의 외적 표현 가운데 하나로 희로애락을 나타내는 수단이요 방편이다. 화학적으로 본다면 눈물은 약간의 염화나트륨이 들어 있는 수액이다. 그러나 차원을 달리해 보면 눈물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절대자 앞에 자신의 잘못과 범죄를 깨닫고 뉘우치는 통회의 눈물과 구원에 대한 감격과 감사로 흘리는 눈물이 있다. 수십 년 만에 만난 친구를 부둥켜안고 솟구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흘리는 눈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감격해 흘리는 눈물, 치열한 입시나 입사 경쟁에서 우승하고 합격해 주체할 수 없이 흘리는 눈물, 견딜 수 없는 마음의 상처나 육신의 질병을 당해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심연에서 흘리는 눈물도 있다. 생로병사의 인생 속에서 수시로 흘리는 눈물을 마냥 염분이 조금 들어 있는 수액으로 치부한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하며 웃기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눈물은 사랑이요 그리움이다. 기쁨이며 슬픔이고 아픔이다. 눈물이 없는 삶이란 없다. 눈물의 의미를 모르는 인생이란 진정한 삶으로 평가될 수 없다. 눈물 속에 답이 있고, 눈물 안에 소통이 있다. 나의 눈에 흐르는 눈물과 곁에 사는 이웃들의 눈물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고명진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천자춘추] MZ세대 명예로운 軍문화

군대라는 말에는 항상 믿음이라는 의미가 함께한다. 적의 침략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신뢰, 소중한 장병이 임무를 수행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군대에 바라는 국민의 한결같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각종 사건, 사고로 군의 명예가 실추되고, 믿음이 가지 않는 군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군대의 핵심 요소는 사람 즉 장병이다. 강한 군대는 올바른 가치관과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군인들의 군대문화에서 시작된다. 지금 우리 군대의 주 구성원은 MZ세대이다. 그러나 우리 군대는 아직도 의식과 제도가 소위 꼰대 세대 중심의 과거 문화에 머물러 있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MZ세대에 걸 맞는 가치 중심의 새로운 군대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군대문화를 위한 첫 번째는 명예라는 가치를 우선하는 조직문화이다. 강한 군대를 대표하는 미국의 군대문화 중심에는 조직의 핵심가치(Coar Values)가 있고, 최우선 가치를 명예로 설정하였다. 명예는 보는 사람이 없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올바로 수행하는 것(Do the right thing even if no one is watching)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핵심가치 명예는 미군 장병에게는 전 계급과 세대가 공유하는 자존심이고 자부심이다. 명예는 남이 부여하기 전에 내가 스스로에게 먼저 부여하는 가치라는 것이다. 군인으로서 올바른 행동과 책임에 대한 의미를 행동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명예라는 가치 중심의 군대문화가 존재하기에 국민은 군을 신뢰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명예로운 군인에 대한 합당한 예우이다. 미국 군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은 명예훈장(Medal of Honor)이다. 지금까지 3천500여명이 이 최고 훈장을 받았다. 훈장을 받은 군인들의 99%는 하위 계급자인 부사관, 병이다. 명예라는 핵심가치를 기준으로 볼 때, 최전선의 전투 현장에서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 임무를 수행한 장병이 가장 명예로운 군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명예로운 군인에 대해서는 연금 등 각종 혜택을 최고로 예우한다. 우리의 천안함 사례와 비교가 된다. 파도 치는 어둠 속 서해 NLL에서 명예롭게 임무를 수행했던 천안함 장병에게 과연 우리는 합당한 대우를 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지금 우리 군대의 주류는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이다. 이제는 가치 중심적 군대, 군인에 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한다. 명예라는 핵심가치가 우리 군대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고, 명예로운 군인들에게 국가가 합당한 예우를 갖출 때 진정으로 국민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명예로운 강한 군대로 거듭날 것이다. 김진형 숭실대학교 정보과학대학원 겸임교수, 해군 예)제독

[천자춘추] 기후위기, 말하지 않는 것들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면서 우리가 뼈저리게 각성하고 있는 것이 있다. 위기로 인한 위험이 사회를 압박해오면 결국 먹고사는 문제로 환원된다는 것, 생존의 문제라는 것, 다만 어떻게 경중시급을 다퉈서 정의롭게 희생과 낙오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위기를 슬기롭게 관리하고 극복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정의를 다투는 문제는 다시 정치의 문제로 전환된다. 정치의 수준이 위기 극복을 위한 정의로운 과정과 방법을 논의하고 합의하고 이행하는 사회의 역량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어떤 정치를 만들어왔는가 자문해봐야 한다. 역사적 경험에서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차선이라는 미명 아래 희생과 낙오는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기후위기에서 희생과 낙오는 인류문명 자체의 문제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화석연료와 자원을 무한정 채취하고 태우고 소모하면서 기존과 똑같이 경제성장 운운하는 방식으로는 한 세기도 못 가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종말의 특이점을 넘고 말 것이라는 게 인류문명이 축적해온 모든 과학적 업적을 동원한 연구의 결과다. 그리고 이 증거들은 IPCC 회원국 모든 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도 없는 보수적인 추정치들이다. 사실은 현실은 더 급박하다. 그러니 석탄발전소를 새로 건설하고 이 짧은 나라에서 여기저기 지역공항이나 짓겠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도심을 확장하겠다고 우량농지를 마구 짓밟는 것은 또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기후위기는 식량위기의 다른 말이고 우량농지는 가장 중요한 도시의 인프라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의 언론은 어떤 사회의제를 만들고 있는지 돌아보자. 대통령선거와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정치인들이 쏟아 내는 비전과 공약들은 실제로 실현될까 두려울 만큼 기존의 경제성장 패러다임과 닮아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위험은 그 위험을 대하는 사회만큼이나 다양하고 복잡할 것이다. 실패할 수 없는 생존의 문제이면서 존재의 문제, 관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니 역사적 경험을 교훈으로 삼되 경로만을 좇아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 경험들이 낳은 현재이기 때문이다. 위험을 직면하게 될 이해당사자들이 직접 민주적 공론장을 만들어가는 시민행동이 필요하다. 책임에 따라 마땅하게 짐을 나눠서 지는 지역의 위기대응 시나리오도 필요하다. 이 문제만큼은 목표와 가능성을 한정하지 말고 높여가야 한다. 그게 기후위기대응의 지름길이다. 윤은상수원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천자춘추]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세워라

대법원 앞에는 눈을 가리고 검과 저울을 들고 있는 여신의 상이 세워져 있다. 그리스 신화 속 정의와 법의 여신 디케다. 검(劍)은 사법의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고 천칭은 법의 공정함과 공평함을, 눈을 가린 것은 법의 이상인 편견이 없음을 상징한다. 사사로움에 불의를 범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다. 최근 우리 사회는 법을 두고 너무 어수선하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공방의 수단으로 각종 의혹수사와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죄가 있는 곳에 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법의 원칙으로 당연한 귀결이기 때문에 현실법체계가 도덕률이 아닌 이상 죄를 눈감아 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여야 상호 정치공방에 법이 지나치게 동원되고 있는 것에 국민은 염려스러워 한다. 법치(法治) 대신 여야진영의 법칙만 치열하다. 선거에 지는 쪽은 감옥이라는 소리까지 떠돈다. 지금 한국은 하나가 돼야 하는 국민이 둘로 나뉘고 있다. 대장동 특혜의혹의 중심에 전직대법관의 고액 고문료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사기관의 공정함이 정치에 묻히고 특검 및 국정조사의 필요여론도 우세하다. 국민의 사법부 신뢰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법이 수호해야 할 정의란 무엇인가. 누가 뭐라 해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옳은 일은 보호하고 그른 일은 단죄하는 것이 법이 추구해야 하는 사명이다. 대통령선거는 시대정신과 미래비전을 선택하는 것이다. 여야 대통령 후보가 정해졌고,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모든 국민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는 바야흐로 지도자가 바뀌는 대전환의 난세지만 최근의 선거 정국에서 보이고 있는 법률가의 모습을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세상이 걱정스러워 하는 말이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것을 전제했다. 이는 법 위에 서서 부패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국민주권의 시대에 국민의 상머슴에 불과한 정치지도자를 우리는 군주 시대의 국왕이 휘두르던 무소불위의 권력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나라다. 한국사회는 과연 법의 지배와 권력의 분립이 충분히 확립되고 있는지는 근본적으로 의문을 갖게 한다. 어느 쪽이 선거에 이기든지 법체계가 정의를 수호하지 못한다면 그 법집행은 권위를 잃고 말 것이다. 권력에 항거해야 최소한의 인권을 지켜주는 법치가 이제 더 이상 강자의 칼끝에서만 빛나는 도구로 작동되고 승자가 난도질하는 복수극으로 행해지지 않길 바란다. 관용도 배려도 없이 이기는 한쪽만 환호하지 않는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길 갈망한다. 법의 최고의 가치는 정의와 공평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세워라.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호원대 법 경찰학과 교수

[천자춘추] 상상하라, 두려워마라, 실행하라

약 2500년 전 편찬된 『예기(禮記)』 「대학」에 재물이 소수에게 모이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물이 만인에게 흩어지면 백성은 모인다(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는 구절이 있다. 즉, 평등은 백성을 모이게 해 국가를 흥하게 하고, 불평등은 백성을 떠나게 해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는 뜻이다. 이 명제는 21세기에도 입증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소득불평등이 확대되면 경제성장률은 하락한다. 한국의 상대빈곤율(2018~2019년)은 OECD 37개 회원국 중 코스타리카,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인구 중 16.7%, 66세 이상 노인의 43.2%가 중위소득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삶은 가혹함 그 자체다. 그런데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2019년 기준) 비중은 12.2%로 OECD 평균보다 8%나 낮다. 불평등은 심화되는데, 국가는 주머니를 닫고 있다. 올해 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7%로 사상 최대,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국가가 책임지지 못하니 국민이 빚더미에 앉아 있는 형국이다. 소득과 일자리를 연계시킨 기존의 소득분배체계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의해 해체됐다. 소득은 늘지 않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부는 소수에게만 집중되고 있다. 새로운 소득분배체계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다수는 가난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분노는 쌓여만 갈 것이다. 미국의 민주당은 의회에 억만장자세(billionaire tax)를 발의할 예정이고, 대규모 증세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영국 보수당 내각도 법인세ㆍ소득세 인상 방안을 내놨다. 우리도 이제 착수해야 한다. 국가의 재정건전성 안정화와 국민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 사회적 공감ㆍ연대ㆍ나눔에 기초한 증세, 그리고 부자와 이익집단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의 단계적 중단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문제는 정치적 결단이다. 제정당과 대통령 후보들에게 묻는다. 국민이 스스로 가난을 증명해야만 복지 혜택의 대상이 되는 세상이 정의로운가? 이 사회적 빈자들은 평생 무능력한 자신을 자책하며 살아야 하는가? 부를 빨아들이는 기업과 부자에게 국가는 왜 보조금을 지급하는가? 이 불평등 시대에 막대한 이윤을 챙기면서 쥐꼬리만큼 세금을 내는 부자들에게 국가는 왜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하지 않는가? 20세기 중후반(1932~1980년) 미국의 상위 소득에 적용된 최고세율은 평균 81%, 영국은 89%였다. 누구를 위해 국가는 존재하는가? 다수는 빈곤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소수는 억만장자의 성곽을 쌓는 시대가 정의로운가? 불평등을 부술 망치는 헌법 전문(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에 담겨 있다. 헌법을 실천하는 자가 바로 민주공화국의 국민이다. 정치가 다수의 약자를 대변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불평등을 부술 망치를 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3개월 보름 정도 남았다.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교체냐의 전쟁 같은 정치와 편 가르기 정치를 뛰어넘어 불평등과 싸우는 후보를 상상하자. 그런 후보의 선택을 두려워하지 말자. 불평등을 혁파할 후보에게 투표하자. 그래서 이번 대통령선거의 시대정신은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라! 그런 세상을 두려워마라! 그리고 불평등 혁파를 실행하라! 바로 그것이다. 김종욱 동국대 행정대학원 대우교수

[천자춘추] 까치와 매

정년을 50여일 앞둔 늦가을. 12년을 넘게 오가던 숲을 가슴에 새기고, 오랫동안 기억의 통장에 넣으려 세세히 살펴본다. 오색단풍을 뽐내던 갖가지 나무들은 단 하루 내린 비와 새벽에 분 바람으로 벌거숭이가 되고 제 색을 내지 못한 이파리들은 서로 엉키어 가을비를 원망하기보다는 그렇게 엉클어진 것이 숲의 생체시계라 일깨워준다. 혹 떠남을 안 기러기라도 단체 비행을 할까 하늘을 바라본다. 파란 하늘에 매 한 마리가 저공비행을 하다가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 공중제비를 하듯 치솟기를 두어 차례 하고 있다. 매의 출현과 멋진 비행을 바라보고 있을 때 평소와 달리 까치의 소리가 굉음을 토한다. 그리곤 순식간에 까치 십여 마리가 매를 둘러싸자 매는 위로 치솟다 곤두박질 치고 유선을 그리며 동산 주위를 뱅뱅 도는 사이 까치들은 수십 마리로 불어나 가쁜 날갯짓을 한다. 참나무와 소나무에 앉아 경계를 서는 무리, 매의 뒤를 쫓는 무리, 주변을 맴도는 무리, 마치 텔레비전의 동물의 왕국 프로그램이 현실로 나타난 형국이니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5분 정도 펼쳐진 매와 까치의 치열한 기 싸움에 매료되어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 매는 기에 밀려 점점이 사라진다. 혼쭐이 나 달아나고 만 것이다. 이 싸움을 보면서 까치들의 움직임에 나름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간의 군대처럼 초병과 돌격대, 지원병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매가 꽁무니를 뺀 후 무슨 일이 일어날까 관심은 더 커진다. 매를 쫓아가던 까치들은 돌아오고 언제 모였다는 듯이 뿔뿔이 흩어지고 숲은 이내 평온을 찾는다. 까치와 매의 힘겨루기에서 매의 날렵하고 여러 가지 비행하는 모습을, 까치들의 평범한 날갯짓 속에 빠른 비행을 넋 없이 바라보는 구경꾼이 되었다. 먹이사슬에 따른 생존경쟁 아님 반대로 생존경쟁을 위한 먹이사슬. 어떤 것이 우선 된다 하더라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앞선다면 힘의 논리가 아닌 정신의 논리로 약자가 강자를 물리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는 인간의 약육강식 구경꾼으로 돌아간다. 한철수 시인구지옛생활연구소장

[천자춘추] 지금, 청년 커뮤니티케어를 논의할 때

청년시설(청년센터, 청년공간)은 청년들의 다양한 활동(activity)이 발생하는 장소이며, 비장애인 청년만 사용하는 공간이 아닌 장애 청년을 포함한 모두가 사용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청년시설은 장애-비장애인 모두를 포함한 물리적 상태를 고려해 계획돼야 한다. 장애인 청년에게 편리한 환경은 모두에게도 편리한 환경이다. 그동안 장애인 청년은 사회의 물리적 환경이 불편하기 때문에 사회활동이 제한됐고, 사회환경은 장애인 청년이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바꿀 필요가 없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공공서비스의 올바른 역할은 민간이 제공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청년시설은 소외된 정책대상자들에게도 사회참여와 사회통합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공적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청년기본법 제8조(청년정책 기본계획의 수립)에서는 취약 청년에 대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를 근거로 공공서비스 사각지대를 개선하기 위한 청년시설 배리어프리 재구조화를 제안한다. 청년시설이 물리적심리적 접근성을 개선하여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면 정책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동안 노인, 장애인 등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커뮤니티케어를 청년을 중심으로 논의할 수 있다. 커뮤니티케어는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의 자산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돌봄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탈 시설과 함께 사회적 화두로 논의되어 왔다. 청년시설이 커뮤니티케어 정책과 연계하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청년들에게 예방적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미 조성된 청년시설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빠르게 정책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시설에 기반한 커뮤니티케어는 지역사회 공공서비스 사각지대를 개선하고 새로운 지역복지모델을 제시할 수 있으며 사회보장이나 사회복지제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내 이웃이 안전하지 않다면 나 역시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청년을 포함한 모든 사회구성원에게는 상호 돌봄 의무가 존재한다. 청년을 시혜적 복지정책의 수혜자로만 규정하는 것이 아닌 공동체에 헌신하는 사회구성원으로 바라본다면 공동체 돌봄 의무를 통한 참여소득을 논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민재명 크리에이터

[천자춘추] 공교육 위기는 한국의 몰락

지난 7월 유엔 무역 개발회의(UNDP)는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만장일치로 한국을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했다. 6ㆍ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한국은 60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 사람들은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으나 반면에 부작용 또한 심하다. 그중에는 초저출산, 초고령사회, 양극화, 실업률, 좌우 편향의 정치적 분열 등 점점 더 계층 양극화로 인한 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무너진 경제로 인해 저학력자, 취약계층 등은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버거운 이중고를 겪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힘은 교육일 것이다. 그리고 위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것 또한 지혜로운 교육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교육은 점점 후퇴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19세기의 교실, 20세기의 교사, 21세기의 학생이라고 할 만큼 인프라는 미래 공간을 구현해내지 못해 학생들은 스타벅스 등 카페로 가서 공부한다. 또한 대부분의 학교는 빠르게 변하는 미래 트렌드를 파악하지 못한 채 과거에 얽매여 국, 영, 수 열심히 가르치면서 대학입시에만 몰입 중이다. 그래서 결국 청년들의 1순위 희망직업은 공무원이 돼버렸다. 하지만 대학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반증하듯 대학이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는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가 원하는 인재양성 교육시스템이 받쳐주질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대학교는 작년 입학생 75%가 자퇴를 했고 경북대 또한 최근 5년간 3천여 명이 자퇴를 했다고 한다. 국립대가 이지경까지 왔으면 다른 타지방 사립대학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결론은 기성세대와 다른 DNA를 갖고 있는 MZ세대의 니즈와 4차 산업혁명, 글로벌 팬데믹을 몰고 온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패러다임 시프트에 공교육은 전혀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금 현 정부 또한 미래의 핵심 사업으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을 외친다. 교육현장에서는 AI, 디지털, 네트워크, 블록체인, 핀테크, 모빌리티, 데이터 설루션, 그린에너지 등 자양분이 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쏟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 공교육은 스타트업을 그냥 창업으로만 여기면서 교육의 관점으로 보질 않아 전혀 접목되지 않고 있다. 과거의 교육에 얽매여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2020 퓨처 콘퍼런스 행사 연사로 나온 구글 현직 엔지니어에 따르면 그는 이제 코딩을 배우는 시대도 끝났다고 말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제 2019년 코딩을 초등학교 정식과목으로 교육과목으로 채택했다. 앞으로 코딩이 반드시 필요한 건 사실이나 속도에 뒤처지면 모든 것이 쓸모없게 된다. 필자는 기초교육을 버리자는 얘기가 아니라 초(6년), 중(3년), 고(3년), 대학(4년)의 6-3-3-4(총16)제가 우리나라의 기본학제가 되어 있는 것을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으로 세상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4-2-2-4(총12)제로 학제를 재편하고 스무 살에 사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파괴적 교육혁신이 필요한 시기다. 이제는 AI와 구글, 네이버, 유튜브 등 선생님보다 더 훌륭한 1타 강사들이 내 손 안의 모바일에 모든 것이 들어와 있다.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과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의 현장에서의 체득을 통해 미래교육에 대한 이해,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MZ세대들이 원하고 있는 다양성들을 교육에 접목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연속성을 갖게 된다. 이것은 결국 기술과 인문학 그리고 디지털 스타트업 생태계의 새로운 교육법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이대로라면 겉으로 눈부신 대한민국에 현세대들은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만 반면에 다음 세대들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심각한 부작용이 사회경제를 마비시키게 될 것이다. 높은 실업률과 삼포세대(결혼, 출산, 직장)라는 말이 왜 나오는 것인지를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김영록 (재)넥스트챌린지아시아 대표

[천자춘추] 공연ㆍ전시문화 회생에 힘을

사상 유례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지구촌이 2년 가까이 바이러스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로 인해 국가 간 왕래가 큰 제약을 받고 있고, 국내ㆍ외 경제가 크게 침체되면서 우리들의 삶 역시 피폐해지고 있다. 바야흐로 전 세계가 코로나 재앙에 심한 몸살을 앓는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생겨났고, 방역과 배달업이 급성장하는 등 새로운 문화ㆍ산업이 등장했지만,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문화ㆍ스포츠 산업은 코로나 여파로 인해 급격히 쇠락하면서 관련 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는 실정이다. 특히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여겨지며 급성장하던 공연ㆍ전시ㆍ마이스(MICE) 산업은 더 큰 타격을 입고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이벤트산업협동조합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시서비스업은 약 70%, 전시주최업은 55%, 이벤트를 포함한 행사업은 40% 이상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폐업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른 고용인원도 대폭 감소한 상태로 문화산업이 고사(枯死)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도 정부가 11월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1단계를 시행하며 산소호흡기를 끼어야 할 처지에 놓였던 관련 업계가 위급 상황을 벗어났으나, 여전히 회생에는 많은 시간과 관심ㆍ지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필자 역시 대중 예술ㆍ문화단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코로나19발 작금의 공연ㆍ전시문화계 상황에 대해 걱정이 크다. 지난 2년간 공연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에서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단원들의 생계를 함께 걱정하고 고민하면서도 마땅히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일부 지방에서 비대면 공연 등이 있었지만 예년 절반 수준도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연ㆍ전시에서 가장 큰 시장인 수도권의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 장기화에 따라 공연ㆍ전시는 극소수에 불과해 관련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위드 코로나 상황이 도래했지만, 전시ㆍ공연문화계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공공의 공연ㆍ전시가 선행되지 않는 한 2년 가까이 얼어붙은 시장이 녹아내리기란 쉽지가 않다. 또한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도 중요하나 일반 대중들의 관심과 관람이 더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정신적으로 위축되고 혼돈을 겪은 마음을 치유하는 데에는 문화ㆍ예술만큼 효과적인 치유 방안이 없을 것이다. 공연ㆍ전시문화 관람으로 마음을 치유하고 관련 분야 산업의 회생에 힘을 불어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윤혜 남서울대 교양학부 교수

[천자춘추] 김포장릉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중 하나인 김포장릉이 매스컴에서 계속 오르내린다. 인천 검단신도시 일대 아파트 건축공사의 문화재 보전구역 내 행위제한 규정 이행 여부 때문이다. 그런데 왜 각 매체에서는 김포의 장릉을 광릉 태릉 처럼 능호(陵號)만을 칭하지 않고, 앞에 지역명칭을 붙여 김포장릉이라 하는가. 조선왕릉 42개(남한40,북한2)중 능호가 장릉인 곳은 3곳이다. 한자로는 다르지만, 발음상 똑같다. 모두 범상치 않은 사연을 간직한 능이다. 영월의 장릉(莊陵)은 단종(端宗)의 능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단종은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노산군으로 강봉돼 영월로 유배됐다가 사약을 받고 죽었다. 시신은 동강 가에 버려졌다. 시신을 거두지 못하게 했지만 엄흥도가 몰래 수습해 영월 북쪽 산속에 장사를 지낸다. 그 후 180년이 지난 숙종 때(1698년)에 노산군은 단종으로 추상(追上)되고, 암매장됐던 묘가 장릉(莊陵)이 되었다. 단종의 죽음에 세조실록에서는 스스로 목매 죽으니 예로써 장사 지냈다라고 하고, 연려실기술에서는 이를 간악하고 아첨하는 자들의 붓 장난 이라며 실록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묘사했다. 김포의 장릉(章陵)은 추존왕(追尊王) 원종(元宗)과 인헌왕후의 능이다. 원종은 인조(仁祖)의 친부다. 생전에는 왕위에 오르지 못했으나 자식이 왕이 되면서 추대로 왕이 된 사람을 추존왕이라 한다. 조선조에서 추존왕은 모두 5명이다. 이 중 4명은 세자의 위치에서 죽었고 그 자식이 왕이 되면서 추존됐다. 하지만 원종은 예외다. 원종은 인조가 등극하면서 아버지를 추존하려 했지만, 세자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신하들 반대가 강해 추진하지 못하다가 10년이 지난 후 반대를 무릅쓰고 추존된 왕이다. 김포장릉은 원래 인조의 어머니 묘다. 아버지 묘는 양주에 있었는데 이장하여 곁에 함께 묻힌지 5년 만인 인조10년(1632년)에 추존되면서 이 묘가 장릉(章陵)이 됐다. 파주의 장릉(長陵)은 인조와 인열왕후의 능이다. 장릉은 처음에 파주 북쪽에 조성됐다. 숙종 때 장릉이 풍수적으로 좋지 않다는 소문과 함께 옮겨야 한다는 상소가 줄을 이었지만, 숙종이 상소자들을 엄한 죄로 다스리므로 잠잠해졌다. 영조 때에 와서 세자가 요절하는 변고가 생기면서 이것은 장릉의 풍수적 결함 때문이라는 주장이 다시 부상하면서 조성 82년 만인 영조7년(1731년)에 지금의 곳으로 옮겨졌다. 이렇듯 장릉이 3곳이므로 능호 앞에 지역의 명칭을 붙여 칭하고 있다. 이번 김포장릉 근접지역의 아파트 건축사례가 법 목적과 현실의 상황에서 최상의 해법이 마련되고, 문화유산보호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황용선 전 파주부시장

[천자춘추] 보육정책의 방향

본인은 영유아보육에 수십 년 동안 몸담고 있다. 2005년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될 때는 여의도 광장에서 앞장서 있었고, 유아교육법 파동 시에도 그 중심에 있었다. 가깝게는 누리과정 예산으로 모든 유아교육 기관이 어려울 때에도 그 자리에 있었다. 또한 유보통합 찬반의 격량 속에서도 같은 배를 타고 있었다. 이러한 과거와 현실을 목도하고 경험한 사람으로서 보육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몇 차례로 제안해 유아교육 현장이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보육정책이 완전히 자리 잡아야 우리나라의 제일 중요 과제인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보육은 저출산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가족복지, 나아가 국가복지에도 크게 이바지한다. 육아문제를 해결해야 엄마들이 경제활동에 동참할 수 있고, 경제활동에 동참하면 가족복지 및 사회복지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보육정책의 방향을 크게 분류하면 국가책임의 보육, 보육의 공공성 제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보육환경 개선,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보육여건 강화, 어린이집의 대외적 경쟁력 제고, 보육교직원의 근무여건 개선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실천방안으로는 부모들이 자녀를 지금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되도록 노력하고, 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즉 가정 같은 어린이집, 엄마 같은 선생님으로 어린이집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취약보육(영아, 장애, 다문화, 24시, 시간연장)을 확대해야 한다. 가정어린이집(인가 정원 20인 이하) 및 민간어린이집 지원을 위한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공립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의 방향을 살려 (특수아동, 다문화가족, 저소득층 밀집지역, 농어촌지역, 어린이집 부족지역 등) 필요한 지역에 맞춤형으로 설치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물론 대단위 아파트 지역처럼 인구 밀집지역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보육교직원의 대우를 지속적으로 충분히 지원해 지위향상과 신분보장, 자긍심 그리고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가질 수 있게 돕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모든 각 부처의 정책이 같겠으나 예산의 확보는 보육정책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러므로 보육의 정책 우선 순위 진입과 예산의 편성은 보육정책에서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이 같은 제안은 보육의 기초이고 우리나라 보육이 나가야 할 방향이다. 보육이 활성화되고 발전해야 육아문제, 저출산 문제, 유아교육문제, 가족복지문제 등이 해결된다. 이제 보육은 우리 사회가 전력으로 뛰어들어야 시점에 와있다. 보육의 문제해결을 실기하면 초미의 문제인 저 출산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우리나라의 미래는 침묵하게 된다. 이만수 협성대학교 특임교수

[천자춘추] 깃대종 한마당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 봄철이면 이곳을 찾아오는 멸종위기종 점박이물범을 모니터링하는 이들이 있다. 매일 바닷가에 나가 쌍안경, 필드스코프를 이용해 몇 마리가 확인되는지, 활동 형태는 어떤지 살피고 기록한다. 점박이물범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교육과 캠페인, 해양쓰레기 수거활동도 병행한다. 인천내륙에 얼마 남지 않은 논 습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금개구리와 영종, 소래 등 인천갯벌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흰발농게 서식현황을 조사하는 이들도 있다. 2009년 봄, 저어새가 남동유수지에 둥지를 튼 이후 10년 넘게 시민들은 매일 저어새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보호방안을 고민한다. 이처럼 올해 인천시 깃대종으로 선정된 점박이물범, 금개구리, 흰발농게, 저어새, 대청부채를 비롯해 자연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서식지 보전방안을 고민하는 이들이 현장 곳곳에 있다. 인천시가 올해 깃대종을 선정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요즘에는 시민과학자라 불리기도 한다. 단순 관찰이나 체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기고, 축적된 기록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서식지 보전방안까지도 제안한다. 깃대종은 특정지역의 생태, 지리, 문화, 사회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생물이다. 사람들이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는지 여부 또한 중요한 선정 요소다. 그래서 깃대종 선정 시 시민들의 여론조사를 통해서 선정하는 경우가 많고, 선정 이후 교육과 홍보활동에 대한 계획도 함께 간다. 궁극적으로는 시민들과 함께 깃대종을 보호하고, 서식지를 보전, 복원하는 것이 목표다. 결국, 시민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인천시가 깃대종 서식지 조사 및 보전대책 수립 중이다. 계획으로 그치지 않고 연속성을 가지고 실행되려면 시민들의 꾸준한 활동을 지원하고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방법의 하나는 활동 공유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모여 1년 동안 모니터링하고, 보호활동한 내용을 공유하고 서식지 보전을 위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행정과 시민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후년에는 어떤 활동이 필요한지 도출해 보는 자리가 필요하다. 매년 축적된 자료와 시민들의 경험은 생태도시 인천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개별활동으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모으는 일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기도 하고, 활동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일이기도 하다. 깃대종 한마당이 필요한 이유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천자춘추] 경기 옛길 속 상심낙사

오늘날 내비게이션은 전국의 도로망과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모든 길의 정보가 내비게이션에 담겨 있다. 그러면 조선시대 길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 얻을 수 있었을까? 예나 지금이나 길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것이 지도인데, 조선시대 지도는 군사 정보로 치부돼 보안이 심했다. 그런 이유로 실제와 다르게 그려지기도 했다. 더욱이 수도 한양을 벗어나면 길에 대한 정보는 더욱 부실해진다. 우리 역사에서 백성을 위한 지리 정보의 필요성을 자각한 인물이 실학자 여암 신경준이다. 백성이 가장 필요로 한 정보는 길을 중심으로 한 교통 정보다. 신경준은 조선 팔도의 모든 길에 대한 정보를 도로고(道路考)속에 담았다. 신경준은 도로고(道路考)서문을 쓰면서 사람이란 머물기도 하고 다니기도 하는데, 집은 머무는 곳이고 길은 다니는 곳이다라고 했다. 얼핏 들으면 당연한 말 같지만 신경준은 집보다 길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집은 나 혼자만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길은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병폐도 생긴다. 누구나 자기 집은 가꾸지만 주인이 없는 길은 신경을 안 쓴다. 신경준은 길은 주인이 없지만, 그 위를 다니는 사람이 주인이라고 했다. 모두가 길의 주인이다. 공공재로서 길의 중요성을 강조한 신경준은 인(仁)은 편안한 집이고, 의(義)는 바른 길이다라는 맹자의 말을 빗대어 국가를 다스리는데 치도(治道), 즉 도로의 개선과 정비가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신경준이 치도로서 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다산 정약용은 상심낙사(賞心樂事)로써 길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물이다. 실학박물관이 위치한 남양주 조안면 능내리는 신경준이 제시한 여섯 개의 대로(大路) 가운데 제3로인 평해로에 해당된다. 평해로는 남양주 삼패에서 두물머리와 양평을 지나 강원도 원주와 평해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이 길은 다산 정약용이 육로와 배를 이용해 다니던 상심낙사의 아름다운 길이다. 상심낙사는 마음으로 감상하는 즐거운 일이란 뜻으로 소동파가 마음으로 감상하는 16가지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의 상심십육사 賞心十六事에서 비롯됐다. 다산 정약용은 상심낙사의 운치를 가진 곳으로 자신의 고향집이 있는 두물머리 일대와 서종을 꼽았다. 다산은 내 옛 집은 비록 재물은 넉넉지 않으나 산수의 운치만큼은 마음으로 감상하고 즐길만한 곳이라 여겼다. 다산이 평소 이 지역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가을, 상심낙사의 정취가 가득 담긴 평해길을 걸어보시길 권한다. 정성희 실학박물관장

[천자춘추] 탄소, 백열등을 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무어의 한 소방서에는 1901년에 처음 불을 켠 이래 120년 동안이나 꺼지지 않고 불을 밝히고 있는 전구가 있다. 리버무어 센테니얼 전구로 불리는 이 백열등은 에디슨이 처음 실용화에 성공한 탄소필라멘트 60와트(W)짜리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어 있으며 지금 현재도 불빛이 생중계되고 있다. 발열등 연대기에 따르면 최초로 백열등을 발명한 사람은 영국의 화학자 험프리 데이비로 1802년의 일이다. 그러나 그의 아크등은 밝기가 너무 강하고 소음과 냄새가 심해서 실용화되지 못했다. 1879년 인류역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토마스 에디슨이 대나무를 탄화한 필라멘트를 이용해 1천500시간 이상 지속되는 전구의 제작에 성공한 것이다. 오늘날 지구촌에서는 백열등이 꺼진 지 오래다. 가속화 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를 줄이기 위한 인류의 고육지책이었다. 백열전구의 소등은 2007년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결의됐으며, 우리 정부는 2014년까지 백열전구의 퇴출을 선언하였다. 대신에 2020년까지 공공부문에서 엘이디(LED) 조명을 60% 이상 확대할 것을 목표로 삼았다. 1887년 고종황제 앞에서 최초로 불을 밝히고 나서 127년 만이다. 정부는 지난 27일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을 위해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두 가지 방안 중 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하는 A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였다. B안은 석탄발전은 중단하되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을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절충안에 해당한다.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의 경우 현행 26.3%인 감축 목표를 40%로 끌어올려 확정하였다. 이들 목표의 실현을 위해서는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7억2760만t 대비 2030년까지 배출량을 4억3천660만 t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배출원의 부문별 감축을 통해 2018년 배출량의 40%인 2억9천100만 t을 감축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를 토대로 영국의 글래스고에서 10월 31일에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국제사회에 탄소중립 이행 의지를 밝힐 계획이다.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생산력의 극대화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장을 밝혀주던 백열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화과정과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탄소가 인류로 하여금 20세기 문명을 밝혀온 백열등을 끄게 한 점이 아이러니하다. 안동희 여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동회장

[천자춘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인정한 임차인 갱신요구ㆍ손해배상청구권

최근 지인의 소개로 주택임대차계약에 관한 법률자문을 하였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하겠다며 선수(先手) 치는 바람에 갱신을 요구할 엄두도 못 내고 어렵게 대폭 인상된 차임을 지급하고 새 임차물건을 구해 살고 있었는데, 약 1년 후 건물등기부와 국토부 실거래가 등 공개된 정보를 살펴보니 임대인이 제3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게 되어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법)이 보장하는 손해배상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개정법은 임차인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과도한 시장 개입을 불사하고 파격적인 임차인 대우를 선언했다. 법률이 인정한 사유가 아니라면 임대인은 계약 갱신을 거절하지 못하게 하였고, 만약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을 거절한 경우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액 산정방법을 세 가지로 제시하면서 그 중 가장 큰 금액을 손해로 인정한다. 실입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계약 갱신을 거절했지만 제3자에게 임대한 것이 밝혀진 임대인도 손해배상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첫 번째 손해배상액 산정 방법은 갱신거절 당시의 환산월차임 3개월분이다. 환산월차임이란 임대차보증금을 법령이 정한 금리(근래 약 2.5~2.75%)를 곱해 12개월로 나눈 다음 이를 별도의 월차임과 더한 값을 의미한다. 가령 보증금과 월차임 둘 다 있으면 보증금 환산금액과 월차임을 합산한 금액이 환산월차임이고, 그 3개월분이 손해배상액이 된다. 둘째 방법은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의 환산월차임 간의 차액(差額)의 24개월분이다. 임대인이 부당하게 갱신거절 한 경우라면, 새롭게 체결한 임대차계약을 통해 얻을 임대인의 이익의 사실상 전부를 갱신을 거절당한 임차인에게 주겠다는 입법자의 징벌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셋째 방법은 임대인의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이다. 그 손해가 무엇인지는 향후 판례를 통해 구체화될 수밖에 없고, 임대인 또는 그 직계존비속의 실거주하겠다는 갱신거절 사유에 한하여 적용된다. 둘째 방법에 의할 경우 손해액이 수천만 원을 넘는 등 첫째 방법과 차이가 크다. 그 이유는 최근 부동산 매매가(賣買價)의 급등이 있고, 임대차3법은 민간의 임대차 물건 공급을 위축시키는 내용이기에 결국 물건 품귀로 인한 임대료 상승이 초래되었으며, 법 개정에 발맞추어 보증금의 월세 전환율이 4%에서 2.5%가량으로 낮춰지면서 보증금의 가치가 하락한데다가, 저금리의 지속과 세(稅) 부담의 가중으로 인해 임대인이 보증금 비중을 줄이고 월세(월차임)를 선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령 1억 원의 보증금이 종래 40만 원의 월세로 환산되었다가 대략 25만 원 수준이 되었다. 자문받은 사안은 갱신거절 당시에는 보증금뿐인 임대차계약이었으나,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서 보증금 비중을 1/3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월세를 대폭 인상한 결과 둘째 방법으로 산정한 손해배상액은 대략 5,500만원에 이르렀고, 첫째 방법에 비해 10배가 넘었다. 개정 법령에 근거하여 산출되는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임대인으로서는 그 절반 수준이라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변경된 법률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판결이라는 강제력이 불가피할지 모른다. 다만 입법자들이 이런 수준의 손해배상액까지 생각했는지, 또 첫째 방법과 둘째 방법에 따른 산출 손해액의 과도한 차이도 염두에 두었는지 의문이 든다. 둘째 방법과 첫째에 의하면 첫째 방법의 3~4배를 한도로 한다는 캡(cap)을 설정함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설대석 법무법인 대화 변호사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