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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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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조용하지만 강력한 힘 ‘자존감’

최윤정 한국정서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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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건강, 성공, 사랑, 자유, 행복, 평화 등은 인간의 삶에서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이다. 현대인들은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됐음에도 내면의 공허함과 불안을 호소한다. 그로 인해 ‘내면의 힘’이라는 개념이 점차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마음 근력’이나 ‘멘털 트레이닝’ 같은 표현이 유행처럼 번지고 동시에 정신병리 기반 콘텐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안정적 애착 관계가 형성이 안 된 사람은 피하라’, ‘감정 기복은 어릴 적 부모의 정서적 방치가 원인이다’, ‘이상 행동은 과거 성장 과정에서의 결핍이 원인이다’라는 식의 단편적 해석들은 인간의 복잡한 정신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진단하듯 분류해 주변인들을 낙인찍는다.

 

내면의 힘을 기르는 과정은 누군가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관계 안에서 나와 타인을 조화롭게 이해하고 보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사고를 통해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 결과적으로 자신의 태도와 선택을 성숙하게 조정해 나갈 수 있는 내적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내면의 힘은 일터와 가정에서 다양한 상황을 끊임없이 판단하고 결정하며 책임을 감당하는 그 모든 삶의 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간 내면에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대한 태도, 즉 자존감이다. 자존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스스로 감당해 온 수많은 수고의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 내면의 기준점이다. 그 수고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으며 우리는 수고의 시간을 통해 자신과 주변 환경을 끊임없이 성장시키고 있고 크고 작은 도전을 통해 개인과 사회가 함께 변화해 간다. 그렇기에 인간은 언제나 ‘돼가는 존재’이지 결코 ‘결정된 존재’로 평가될 수 없는 것이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끝나야 끝난 것이다’라는 말은 그 가치를 어떤 시점에서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외모가 모두 다르듯 내면 또한 각자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고유한 결을 지닌다. 그 결은 자신을 어떻게 대해 왔는지, 타인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며 살아 왔는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나온 모든 시간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됐고 앞으로의 시간 역시 나는 ‘돼가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조용히 마음에 질문 하나를 품어본다. “남은 삶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살아가기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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