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 분쟁 긴급대책 세워야

앞으로 15일 있으면 실시될 의약분업이 파행 실시될 지경에 놓여있다. 현재와 같이 의약분쟁이 그대로 지속될 경우, 의약분업은 제대로 실시될지 의문이다. 전공의들을 포함한 의료인과 의료기관들은 의약분업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가 15일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0일부터 집단폐업을 하겠다고 정부에 대하여 강경한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이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의료법 48조 1항에 의거 전 의료기관과 의료인에 대하여 집단폐업, 폐문, 그리고 폐업을 금지하는 지도명령을 14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도명령을 위반하면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은 15일 이하의 업무정지, 의료인은 1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받게된다면서 의료인들의 자숙을 요망하고 있다. 의약분업에 따른 분쟁은 이미 계획단계부터 야기된 것이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의약분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하여 새삼 논의할 필요는 없다. 의약분업의 당위성은 의료인과 약사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국민들 역시 조속 실시를 요망하고 있다. 다만 실시에 있어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요구되었던 것이다. 의료인들의 주장은 현재의 방안대로 실시되면 동네의원들이 망할뿐만 아니라 의료소비자인 국민들이 더욱 불편을 겪는 제도가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이런 문제는 실시과정에서 보완될 것이기 때문에 우선 의료인들이 의약분업에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폐업을 하면 법에 의하여 처벌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민들은 과연 정부가 그 동안 많은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까지 처한 이유에 대하여 잘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지도명령은 최후의 수단이다. 문제는 의료인들의 협력 없이는 의약분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데, 의료인들을 이렇게 막바지까지 몰아 넣고 과연 의약분업이 잘 될 수 있다고 믿는지 의심스럽다. 의약분업은 결국 국민들을 위한 제도이다. 의약계가 국민들을 위한 대원칙에 합의한다면 다른 문제들은 대화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다. 파국보다는 상호이해와 양보를 통하여 슬기롭게 분쟁을 해결하는 자세가 아쉽다. 의약분쟁 해결을 위한 긴급대책이 요구된다.

금지곡

가수 이미자의 히트송 ‘동백아가씨’가 한때 금지곡이 된 까닭은 왜색이란 이유때문이었다. 음계와 리듬으로 치자면 모든 트롯 곡들이 왜색임에도 유독 ‘동백아가씨’만 금지곡이 된 이유는 당시 정부가 1965년 한·일국교 정상화로 폭발한 반일감정을 다스리는데 ‘왜색가요 금지’라는 카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연관된 금지곡 중 비슷한 사례는 ‘독도는 우리 땅’이다. 정광태가 부른 ‘독도는 우리 땅’이 한창 인기를 모았던 1983년 느닷없이 방송금지가 됐다. 이 곡은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자 반일감정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방송금지 당했던 것이다. 1970, 1980년대의 상징적인 금지곡이 ‘아침이슬’이었다면 1990년대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유감’이다.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모두를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오기를 바라네”라는 가사가 문제됐었다. 이 곡의 방송금지는 ‘사전심의 철폐운동’의 상징적인 기폭제가 되었다. 최근에는 단정한 이미지의 가수 이현우의 신곡 ‘정육점’이 청량리 사창가의 모습을 묘사했다는 이유로 방송금지곡으로 묶였고, 직설화법으로 언론과 경찰을 비판한 그룹 DJ DOC의 ‘라이(LIE)’와 ‘포졸이’가 문제곡으로 떠올랐다. 지난 2년반동안 음주, 폭행사건 등으로 경찰서를 들락거리며 공백기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DJ DOC의 ‘자전적인 노래’라고 하는 ‘라이’는 언론비판을 담았고, ‘포졸이’는 경찰을 포졸이, 씨방새, 짭새로 비유하며 경찰에 대한 억하심정을 표현했다. 그런데 요즘은 북한가요 ‘반갑습니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동포 여러분, 형제 여러분,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라고 시작되는 이 노래는 1년전부터 금강산 관광객을 중심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졌다. 금강산 유람선이 정박하는 북한 고성항에서 북한 땅을 처음 밟은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것이 이 노래다. 북한가요가 금지되지 않고 남한에서 애창되는 현실이 반갑다. /淸河

민족사의 새 轉機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민족사의 새 이정표로 평가된다. 김대중 대통령이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가진 2박3일의 평양회담 및 체류일정은 민족번영 전기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정상간에 논의된 4가지원칙은 민족적 공동 경사다. 화해협력,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 이산가족상봉,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의 교류등은 칠천만 남북한 및 해외 동포들의 한결같은 염원이다.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가 없었던것은 아니지만 이번의 논의는 최고 당국자가 직접 한 점에서 다르다. 두정상간의 허심탄회한 회담속에서 김정일위원장이 보인 긍정적 면모는 현안이행의 전망을 밝게 해준다.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세계에 새롭게 부각된 김정일위원장은 책임있는 실천이행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남북이 냉전을 종식, 평화를 구가하는 가운데 경제 사회 문화 등의 교류를 활성화 하는것은 곧 민족공동운명체의 공존공영이다. 후속조치를 위한 제반 분야의 실무접촉이 간단한것은 아니지만 두정상이 만난 민족적 의의를 살리면 그리 어려운 문제인 것만은 아니다. 이번만은 총론과 각론이 달랐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으로 믿어 우리는 각별한 기대를 갖는다. 남북간의 골깊은 불신을 일시에 해소 하기는 물론 어렵다. 그러나 서로 성의를 다해 보이며 잦은 접촉을 거듭하다 보면 신뢰회복이 싹튼다. 동족끼리 믿지 못하는 것처럼 정말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 우리는 지난 55년의 분단을 이런 고통속에 지내왔다. 민족적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불신의 고통에서 하루빨리 해방 되기를 소원한다. 북쪽의 ‘아리랑’이나 남쪽의 ‘아리랑’이나 다같은 민족정서를 지닌 ‘아리랑’이다. 더이상 동족을 적대시하는 것은 후세에 대한 죄악이다. 상호 신뢰회복의 노력은 후세에 대한 우리들의 의무다. 김대중대통령이 공식 초청한대로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서울방문이 조만간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남북정상의 왕래는 남북간 평화정착의 지렛대다. 세계는 앞으로도 우리를 주시한다. 이번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더좋은 만남이 있기를 기대하고자 한다.

평택시장의 舌禍

얼마전 평택시의 제3토지 구획정리사업에 대한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가운데 이에 얽힌 후문이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김선기 평택시장의 사과 해프닝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지역사회의 입방아감이 되고있다. 문제의 토지구획정리 사업에 대한 경기도 감사내용이 본보에 단독보도(5일자 1면)된 직후 김시장이 간부회의 자리에서 엉뚱한 화풀이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의회 의장이 기자에게 정보를 유출시켰다”는 요지의 말을 한 것이 화근이 돼 최학수 시의회의장으로부터 세찬 항의를 받은 김시장은 다시 간부회의 석상에서 “나에게 말을 전한 사람이 잘못 전한 것”이라고 정정발언을 주지(周知)시켰다. 그러나 최의장으로부터 정정발언에 대한 이의로 재차 사과를 요구받은 김시장은 지난 12일 세번째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내가 잘못 알고 말을 실수한 것이니 오해 없기 바란다”며 비로소 정식 사과를 했다. 이같은 경위를 기자에게 전한 것은 물론 평택시 간부다. 하지만 평택지역사회에서는 알만한 이들은 벌써 다 알고 있다. 한 유지는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잘못이 있으면 시정하는데 힘써야지 ‘누구때문에 신문에 났다’며 엉뚱한 공인을 들먹이는게 시장의 올바른 자세라고 보긴 어렵다”며 혀를 찼다. “관리는 모름지기 거리낌이 없기위해서는 대도를 가야 한다”고 했다. 공자의 말이다. 신문에 보도된 경위나 이리저리 추측하면서 생사람 잡는 것이 대도라 할 수는 없을것같다. 김시장 측근은 알려진 내용이 시장본의와는 좀 다르다는 식으로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알려진 책임이 본인에게 없다할 수 없는데 문제가 있지않는가 하고 생각해본다. /평택=이수영기자<제2사회부> sylee@kgib.co.kr

평화의 싹 돋아나는 DMZ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때에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대남 비방방송을 중단하고 우리 측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화합, 평화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는 소식이 기쁨을 더해 준다. 분단의 현장인 DMZ 일대에서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1972년 7·4공동성명 직후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합의체결 이후 세 번째로 요즘 분위기는 마치 50년간의 뼈아픈 상흔도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을 정도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예정 발표 이후부터 대남 확성기방송에서 20여 차례에 걸쳐 김대중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과거와 달리 모두 ‘김대중 대통령’으로 호칭했으며 음악으로 할애했다고 한다. 북한은 또 지난 4월 10일 이후 DMZ 일대 대남 확성기방송과 전단을 통한 비방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것이다. 월북 종용이나 반정부 선동을 부추기기 위해 뿌려온 대남전단 역시 4월 이전 제작된 것만 발견돼 살포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기도 하다. 북측 선전마을 앞에 서 있는 구호도 최근 ‘백두광명성’에서 ‘동족상쟁반대’로 바뀌었으며 특히 6월 14일 서해교전 1주년을 앞두고 북한 해군함정이나 꽃게잡이 어선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올 어떠한 징후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화해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국군 장병들의 경계태세는 추호도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반도 허리를 두 동강 낸 휴전선 철책은 강화도 서해 끝섬 말도에서 시작, 개성 남방의 판문점을 지나 중부의 철원 김화를 거쳐 고성 명호리에 이르러서야 155마일 긴 여정을 마친다. 그 155마일 907㎢의 비무장지대는 역사의 저린 아픔이지만 한편으론 오랫동안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희귀 동·식물이 마음껏 서식하는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아울러 민족의 고귀한 역사 문화 유적지이기도 하다. 대북관계는 그도동안의 경험으로 환상은 금물이지만, 이러한 DMZ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동족상잔의 비극을 교훈삼는 ‘평화지대’ ‘생태계의 낙원’으로 변모하기를 기원해 마지 않는다.

민족자존의 감격

남북이 새로운 새천년을 열었다.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과의 만남과 악수, 그것은 새 역사의 시작이다. 서울서 평양 순안공항까지 특별기로 1시간이면 갈수 있는 정상의 평양방문이 55년이 걸렸다. 내빈접객에 전례없는 김정일위원장의 공항 직접영접, 숙소까지의 승용차 동승등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호가 김정일위원장에 대한 것일지라도 그 자리에 두 정상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은 55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은 오랜 숙원이었고 이번 방문은 두달전부터 예정된 것이어서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막상 평양서 보여준 두 정상의 만남은 역시 감회가 깊다. 급격한 인식의 변화로 남과 북이 감격적 혼란을 겪고 있으나 이는 민족자존이 감격이다. 아울러 민족자존의 공존공영은 서로 상대를 인정하는데서 비롯된다. 서로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것을 굳이 탓할 필요는 없다. 화해와 협력은 공존공영의 요체다. 한반도에서 전쟁재발이 위협만 해소되면 남과 북이 민족번영의 새 장을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정치적 분단국이지 인종 종교 언어가 달라 갈라진 분열국이 아니다. 평화통일의 소망이 절실하긴 하나 독일식 통일은 당장 막대한 통일비가 소요된다. 독일은 이미 20조원이 들어가 무거운 세부담에도 불구하고 10조원이 더 소요되는 실정이다. 경제협력을 비롯, 문화 사회 교류 등으로 상호 이질감을 해소해 가는 것이 통일의 길로 가는 순리다. 점진적 제반교류는 남과 북 어느 한쪽만의 이익이 아닌 상호호혜의 원칙에 의해 이행돼야 한다. 김정일위원장을 위시한 평양의 김대중대통령 영접분위기는 이같은 교류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일단 볼만 하다. 두 정상은 오늘 단독 및 확대회담 등을 통한 공식접촉에 들어간다. 산적한 남북간의 현안을 하루 이틀새에 다 해결할 수는 물론 없다. 또 회담은 이견이 있기 마련이어서 원래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우선 합의가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서 문제를 하나 하나씩 풀어가면 민족번영의 공존공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점에서 우리는 김정일위원장의 서울 답방등 정상회담의 정례화를 희망한다. 텔레비전 현지보도를 지켜본 칠천만 국내외 동포들이 비상한 관심속에 오늘의 회담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임진강

임진강은 함경남도 덕원군 마식령에서 발원, 서남쪽으로 강원도 북부 황해도를 거쳐 경기도로 흐른다. 강줄기가 칠백리에 이른다. 북한땅인 고미탄천과 평안천을 합류한데 이어 도내 연천에서 철원 평강 등을 거쳐온 한탄강과 또 합류한뒤 고랑포를 지나 문산천을 합치면서 한강을 만나 함께 서해로 흘러든다. 유역이 비옥하여 예로부터 오곡백과가 풍성했다. 전곡에서 구석기시대의 유물이 대량 발굴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살기가 좋았던 임진강유역은 수상교통의 요충지로 국토가 분단되기 전까지는 장단의 고랑포까지 큰 배가 들어왔으며 소규모 주운(舟運)이 발달하였다. 삼국시대에는 신라 백제 고구려가 임진강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빼앗기고 뺏는 많은 싸움을 벌였다. 당시엔 임진강을 칠중하(七重河)라고 하여 연천에는 칠중성(城)이 있었다. 임진강이라고 부른 것은 조선 선조 27년(1593년)이다. 광주산맥의 지맥이 뻗어 산수 또한 수려하다. 임진강변의 장단석벽은 경치가 아름답기로 이름나 시인묵객이 많이 찾았던 곳이다. 하류쪽으로는 동파적벽이 있으며 화장사, 심복사, 경순왕릉 등 대찰과 유적지가 있다. 보개산, 문인폭, 연취암, 용추, 문인석 등 명승고적이 또한 도처에 있다. 그러나 지척인 북한땅은 고사하고 남쪽땅인 장단마저 비무장지대에 들어 명승고적이 잡초에 묻힌채 인적이 끊긴지 오래다. 어제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임진강의 한 어부가 “물고기처럼 남북을 오가며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도 물고기도 마음대로 왕래하는터에 유독 사람만이 가로막고 있는 임진강은 오늘도 무심히 흐른다. 남북을 흐르는 임진강에 평화가 올 날은 언제쯤일까. 통일의 그날이 오면 축복이 예약된 강이 임진강이다. /白山

버려진 영아

13일 오전 시흥시 대야동 중앙산부인과 병원내 신생아실. 태어난지 하루밖에 되지않는 남자아이가 병원측에 사연을 전하는 단 한장의 편지와 함께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홀홀 단신이 됐다. 조선미(37)라고 이름을 밝힌 임산부가 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한 조씨는 다음날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그러나 조씨는‘가정형편이 어렵다’는등의 변명을 대며 간단하게 몇자 적은 편지와 10만원권수표 한장을 남긴채 자신이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낳은 피덩어리를 버린채 홀연히 병원을 떠났다. 조씨가 간호사에게 남긴 편지에는 “가정형편상 아이를 키울 수가 없다” “애기 아빠가 사업실패로 교도소에 가있다”는 내용과 함께 “아이가 없는 집에 양자로 보내주세요”라며 자신이 아이를 버려야만 했던 딱한 사정을 이해주기를 바라듯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하지만 조씨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작성한 이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보증인 등 입원약정서에 기록한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엄마품을 떠난 아이는 결국 관계당국의 도움을 받아 아동일시보호소로 넘겨졌고 이곳에서 엄마와 맺었던 10개월간의 인연을 그리워하며 생활해야 하는 안타까운 처지가 됐다. “왜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버려야만 했으며, 왜 모든 사실을 거짓으로 일관했을까” 하는 것이 이번 사건을 지켜본 주위의 반응이다. 아이는 비록 세상에 태어나면서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지만 살아가는동안 건강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해 본다. /시흥=구재원기자<제2사회부> kjwoon@kgib.co.kr

통일견

전남 남해안 진도군의 명산, 진돗개는 천연기념물 53호다. 몸집이 중형종으로 총명하기가 이를데 없어 ‘신견’(神犬)이라고도 한다. 주인에 대한 충직심이 강하다. 후각과 청각이 예민한데다가 싸움에 임해 불퇴진의 용맹이 있어 사냥을 아주 잘한다. 풍산개는 함남 개마고원 해발 1천m의 산악지대에 있는 풍산군의 명산으로 북한 천연기념물 35호다. 몸집은 중대형으로 흰 털이 빽빽하며 눈코와 발톱이 검은 것이 특징이다. 영하 30℃의 추위도 거뜬히 견딘다. 성품이 용맹하고 인내력이 강해 사냥에 알맞다. 호랑이하고도 싸운다는 말이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진돗개와 풍산개가 화제에 오를것 같다. 평양을 방문하는 김대중 대통령이 진돗개 한쌍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위원장은 이에대한 답례로 풍산개 한쌍을 김대통령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의 천연기념물은 결국 우리 모두의 자연자원이다. 풍산개나 진돗개나 다같이 자랑스럽다. 역사적인 회담을 계기로 남북 고유의 우리들 천연기념물을 교환하는 것은 매우 뜻 깊다. 두 명품의 순수한 혈통은 물론 보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만약에 두 혈통을 교배하면 또 어떤 품종이 나올는지 궁금하다. 청와대측은 두 품종의 교배로 새로운 품종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진돗개와 풍산개, 풍산개와 진돗개 사이에 태어날 강아지를 ‘통일견’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통일견이 새롭게 태어나 자라듯 남북관계도 새로운 전기를 맞아 무럭무럭 성숙되면 좋겠다. /白山

강화·주민투표로 해결을

강화와 김포 검단의 경기도 환원문제가 계속 도내의 중요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상기 지역의 경기도 환원을 주장하고 있는 강화·김포 검단 경기도 환원추진위의 활동에 대하여 인천시가 강력하게 비판함으로써 경기도와 인천 등 광역자치단체의 감정싸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조속한 해결이 요구된다. 문제의 발단은 추진위의 활동을 경기도가 뒷돈까지 대주며 조종하고 있다는 인천시장과 인천시의회 의장의 공동명의 성명서이다. 이 성명서에서 추진위는 경기도로부터 지원을 받아 활동하며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하여 추진위는 이는 행자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설치조례를 만들어 예산과 인력을 지원 받고 있기 때문에 결코 조종을 받는 단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문제를 보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심정은 답답하다. 지난 수년간이 문제가 두 지역에서 중요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결의 기미없이 갈등만 유발하고 있으니,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과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문제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하여 회의하고 있다. 더구나 관련부서인 행자부는 뚜렷한 의견 표명없이 경기도와 인천시가 공동으로 요구할 경우에 한하여 이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더욱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과 같이 상호갈등만 유발시키는 상황으로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 문제 해결 없이 갈등만 유발할 경우 이는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된다. 경기도로의 환원이나 현재의 행정구역 유지 주장이 모두 지역발전의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어느 것이 더욱 지역발전을 위하여 바람직한 것이냐에 있으므로 이에 대한 실질적 접근을 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고려될 수 있는 것이 주민투표의 실시이다. 주민의 이해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주민투표를 공정한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다. 주민의 의견은 무엇 보다도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선 경기도와 인천시는 주민투표 실시 여부에 대한 상호 이해를 조정, 이를 실천에 옮길 작업을 추진하기를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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