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병들어가는 청춘, 술은 약 아닌 독

우리나라는 7년째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20대 후반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극심한 청년실업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취업 스트레스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음주로 해결할 경우 우울증과 알코올중독 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대 청년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통계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30대에서 1.6% 증가한 것을 제외하고 다른 연령대는 감소한 반면, 20대는 22.2%나 증가했다. 또 알코올 사용장애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20대 환자는 2015년 5천7명에서 2018년 6천307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3년 사이 25.9%나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세대별 증감률에서 10대(20.3%), 30대(-0.7%), 40대(-9.7%), 50대(-9.4%), 60대(5.3%), 70대(0.4%)를 압도하는 수치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허성태 원장은 과도한 취업 경쟁 속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많은 청년이 마음의 에너지가 급격하게 방전되는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며 더 안타까운 것은 대다수가 취업 실패를 자기 책임으로 여기며 우울ㆍ불안 등 증상이 발생해도 드러내지 않고 자가처방으로 술을 마시는 등 혼자 힘으로 버텨내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무료로 청년들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비영리 단체에서 청년들의 감정 상태를 조사한 결과 20대 10명 중 6명이 나만 뒤쳐진다는 취업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취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대처수단으로 술을 선택한다는 데 있다. 허 원장은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심리적 고통을 술로 달래다 보면 점점 의존하게 돼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또다시 술을 찾게 된다며 반복적인 음주를 지속할수록 알코올이 뇌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억제해 더 우울한 감정에 빠지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술로 해결하려다 오히려 음주로 인한 여러 사건ㆍ사고에 노출될 수도 있다. 알코올은 이성과 충동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을 억제하기 때문에 술에 취할 경우 자괴감에 충동적으로 목숨을 끊거나 세상에 대한 분풀이로 폭력성을 드러낼 수 있다. 지난 2018년 울산에서 취업준비생 20대 청년이 술에 취해 70대 할머니를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인 A씨는 당시 친구와 술을 마신 후 귀가하려고 버스를 기다리던 중 옆에서 폐지를 정리하던 B씨가 혼잣말을 중얼거리자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줄 알고 말싸움을 벌여 B씨의 뺨을 두 차례 때리고 밀쳤다. 자칫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폭력행위는 다행히 현장을 지나던 고등학생들의 신고 덕분에 중단됐다. 반복적으로 취업 실패를 경험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피해의식이 생겨 자격지심이나 사회에 대한 불만 등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쉽다. 허 원장은 부정적 감정 조절 능력을 제대로 학습하기 위해선 술이 아닌 운동이나 취미활동 등 다른 스트레스 대처방식을 찾아야 한다며 그래도 마음의 고통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상담기관이나 전문병원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과열된 취업 경쟁을 비롯해 부의 양극화와 세습, 부정채용, 허위 스펙 등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지 못하는 사회 환경이 청년들의 심리와 정서에 더 밀접하게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청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보다는 사회적 문제로 바라보고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나 예방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의왕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두드림 프로그램’ 4월9일까지 운영

의왕시청소년육성재단 산하 의왕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센터장 정부순)는 오는 4월9일까지 두드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난 23일부터 매주 목요일 고봉중ㆍ고등학교(서울소년원) 청소년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두드림 프로그램은 학교 밖 청소년의 자립 동기를 강화하고 자립생활에 필요한 일상생활기술을 습득함으로써 사회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프로그램 구성은 자립생활 준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립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학습하는 내용과 직업생활에 필요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보제공 및 올바른 경제마인드 형성을 위한 경제생활 상식을 습득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순 센터장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고봉중ㆍ고등학교 청소년들이 복교 및 사회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의 꿈과 비전에 대한 강한 동기와 열망을 가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왕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학교 밖 청소년의 학업지원, 진로자립지원, 활동지원 등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의왕시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으로 문의하면 된다. 의왕=임진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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