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열차는 위험열차?

‘화성열차’는 수원시가 특색사업으로 계획을 밝혔을 당초부터 불안했었는데 그 우려가 사실로 나타났다. 월드컵 축구대회를 기해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편의와 볼거리 제공을 목적으로 운행중인 화성열차는 6억원을 들여 2대를 제작했다.여기다 운행도로 개설 및 정비 등 까지 합치면 23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셈이다. 그러나 화성열차는 6월1일부터의 운행계획을 변경, 지난 25일부터 가동하는 등 시행초기부터 문제점이 도출되었다. 지형상 난관은 있지만 운행노선부터 구색갖추기라는 지적을 받았다. 팔달산 강감찬장군 동상을 출발하여 서부각루∼화서문∼장안문∼화홍문∼방화수류정을 거쳐 동장대(연무대)까지의 3.2km구간을 성벽 안팎으로 노선을 바꾸며 왕복 10회 운행하는 화성열차가 과연 정상적으로 운행될 것인지는 아직도 의문스럽다. 특히 화성열차 운행 코스 중 장안공원∼장안문∼ 화홍문을 통과할 때는 대부분 인도를 운행하게 돼있어 보행자들이 통행하는데 어려울 뿐 아니라 사고위험이 크다. 더구나 차량이 인도를 다니지 못하도록 규정된 도로교통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등 불법을 강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이다. 방화수류정∼연무대 구간의 경우, 2차로 정도의 폭넓이에 전용차로를 설치, 화성열차가 지나갈 때는 이 일대를 지나가는 차량들이 역주행을 할 수 밖에 없어 충돌 위험이 크다. 이로 인해 수원중부경찰서가 기존 인도와 화성열차 차선을 따로 확보한 뒤 완전 분리 운행도록 하는 등의 협조문을 수원시에 보냈으나 미처리 상태라고 한다. 화성열차 탑승객들의 안전문제와 서비스의 질도 높여야 한다. 유료운행을 하면서 안내방송이나 안내원이 없어 탑승객들은 화성의 성곽과 누각만 보며 지나가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또 6명이 마주보며 앉도록 돼 있는 화성열차의 한칸이 폭이 좁아 성인의 경우 간신히 둔부만 걸치게 돼 있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수원시는 화성열차를 전시용으로 운행할 것이 아니라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상해보험에 가입해야할 것이다. 특히 화성은 물론 수원의 역사를 막힘없이 설명할 수 있는 안내원을 합승토록 하는 등 편안히 관광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 바란다. 운행을 일시 중단하더라도 안전시설을 완전히 갖춘 뒤 운행할 것을 촉구한다.

勞使, 월드컵효과 훼손말라

산업현장의 기류가 또 심상치 않다. 민노총이 그동안 월드컵 열기에 묻혔던 장기파업 사업장에 대해 7월부터 지원 연대투쟁을 준비하는가 하면 대기업노조도 파업동참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대회를 통해 분출된 국민적 에너지가 경제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이어져야 할 시기에 노사갈등이 더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경기·인천노동계는 이미 지난 24일 전면 및 부분파업에 들어간 기아자동차를 비롯, 지난 5월말부터 의정부 성모병원과 인천지역 택시회사 등 50개 사업장(경기 17·인천 33) 2만여명이 파업중이며, 쌍용자동차(4천500명) 농협(1천명) 등이 7월부터 동참파업을 예고 하고 있다. 민노총 경기·인천지역본부는 주5일제 근무·임금인상·택시회사의 완전월급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집회 등 대규모 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근로자들의 처우개선과 복지향상을 위해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조건을 제시하거나 세(勢)를 과시하는 것은 노조의 정당한 권리다. 또 경영자의 실책으로 묵묵히 일한 보람도 없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직장을 떠나야 하는 등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심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이유 때문에 집단행동이 장기화 하거나 만에 하나 그 양상이 과잉·과격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노총등 노동단체도 근무자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겨 급기야 공장문을 닫게하거나 이로 인해 경제회복이 지연된다면 그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사용자 역시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기 위한 노력없이 손쉽게 공권력에만 의존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노사는 자제와 타협만이 노사가 함께 사는 길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물론 자제와 타협은 어느 일방에게만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서로 한발짝씩 양보하여 대화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 월드컵 축제속에서도 주가와 환율이 폭락하고 수출이 급감하는 등 경제에 붉은 신호등이 켜졌다. 노·사·정이 힘을 합쳐도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려운 형편에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월드컵기간중 보여준 국민의 일체감으로 한껏 높아진 국가 브랜드 가치가 노사갈등심화로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이제 반목과 갈등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는 단절돼야 하며 이를 위한 노사의 자발적 인식전환이 시급한 것이다.

악화되고 있는 경제환경

한국 축구는 4강신화까지 창출하면서 세계축구사를 다시 쓰고 있을 정도로 발전하여, 한국의 국가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더구나 붉은 악마에 의해 선도되고 있는 길거리 응원은 새로운 한국의 시민문화를 만들어 전지구촌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만끽하고 있는 동안 최근 한국경제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주가의 연속적인 하락이다. 최근 주가는 해외증시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750선으로 추락하고 있다. 국내 주가지수가 760선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8일 이후 처음이다. 해외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매도를 계속하고 있어 당분간 하락 추세를 면치 어려울 것 같다. 정부는 주가 하락을 예의 주시하여 더 이상의 하락이 없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될 것이다. 특히 연기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통한 증시안정화 대책이 요구된다. 환율 하락도 경제여건 개선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특히 수출업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있어 환율의 하락은 수출업계에 비상이 아닐 수 없다. 업계는 정부에 대하여 환율 안정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재 정부로서는 뚜렷한 정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수출업계를 실망시키고 있다. 정부는 업계와의 공동 노력을 통하여 수출이 촉진될 수 있는 환율 안정화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한국경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은 최근 미국에서 반도체 독점 조사를 착수하여 앞으로 반도체 수출에 차질을 줄 수 있다. 더구나 한국경제구조 개선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 문제도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후보자들간에 열띤 논쟁이 있었으나, 이는 정치적 논리가 아닌 경제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최근들어 고속·시외버스료 인상, 공중전화 요금 인상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하여 물가안정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도 역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다각적인 시각에서 최근 경제환경을 면밀히 분석하여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를 요구한다.

월드컵효과 확대 재생산하자

월드컵 대회가 이제 2경기를 남겨둔 채 3일 뒤면 막을 내린다. 이번 월드컵은 우리가 축구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선진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자신감을 확인한 소중한 대회였다. 이미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두단계나 초과 달성했다. 이제 우리는 이 기쁨을 함께 나누면서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때다. 열기와 흥분을 가라앉히고 월드컵을 통해 분출된 국민적 에너지를 어떻게 가다듬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월드컵을 통해 분출된 국민적 에너지를 정치 경제 교육 등 각 분야가 한단계씩 높아질수 있도록 동력화 하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우선적 첫 과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 축구가 세계의 변두리에서 중심으로 진출했듯이 경제도 일류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스스로 놀라고 대견해 했던 월드컵의 열기와 성과를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로 연결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 이와 관련 청와대와 내각이 월드컵이 끝나는 대로 4대 분야별 장관회의를 열기로 하고 우선 26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경제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것은 주목할 일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자세다. 우리는 88 올림픽을 치르고도 그 효과를 경제적 활력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어리석은 과거를 쓰라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에야 말로 월드컵의 열기와 저력을 국운상승의 계기로 활용하는 데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선 경제계는 월드컵을 계기로 높아진 국가 이미지를 활용해 세계 일류 브랜드 육성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월드컵 과정서 구축된 유·무형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높아진 국가 이미지와 기업 브랜드를 활용해 수출과 투자·관광을 촉진하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물류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도 진지하게 모색돼야 할 것이다. 경기도와 인천시 역시 지방정부차원서 월드컵의 역동적 에너지를 도정과 시정에 접목,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별로 월드컵 응집력을 이어갈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정책을 발굴, 효과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월드컵이 1회성 축제로 끝나게 해서는 안된다.

구제역 전파경로 왜 못 밝히나

구제역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끝날때쯤 안성지역에서 또 다시 구제역이 발병, 축산농가들의 정부에 대한 원성이 더욱 높아졌다. 정부가 발병원인은 커녕 전파경로도 못밝히면서 사후대책에만 치중하고 있으니 농민들의 불만을 그르다고 할수는 없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안성시 일죽면 신흥농장에서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돼지 4마리가 신고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사결과 3마리가 양성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농장은 지난 9일 구제역이 발생한 일죽 GP농장에서 1.3km 떨어진 위험지역(3km)내에 위치해 있는데다 구제역 바이러스 잠복기(14일)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또 다시 발병, 문제가 심각하다. 축산농가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두달이 다되도록 밤을 새워가며 방역활동을 펼쳤는데도 방역당국이 정확한 발병원인과 전파경로는 규명하지 못한 채 해당농가와 인근 양돈농가의 가축만 살처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제역이 추가 발병하자 용인·평택·안성지역을 중심으로 설치한 이동통제초소 96곳에 공무원·군인·경찰 등 686명을 동원, 신흥농장의 돼지 1천866마리를 비롯, 인근 500m내에 있는 농장 3곳의 돼지 2천500마리와 소 63마리 등 6천138마리를 살처분키로 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이 정확한 발병원인과 전파경로를 밝힌 뒤 방역대책을 추진해야 되는데, 발병만 했다면 무작정 살처분부터 하는 것은 축산농민이 아니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다. 축산농민들을 더욱 괴롭히는 것은 미처 처리하지 못하고 적체된 4만여t의 분뇨가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악취와 환경오염이다. 이미 도살처분돼 농가주변에 매립한 5만여마리의 돼지가 부패하면서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각종 해충의 유충들이 득실대고 있어 대책마련이 보통 시급한 게 아니다. 더구나 구제역균을 보유한 채 적체된 4만여t의 분뇨와 앞으로 발생될 분뇨가 장마철에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한강마저 오염될 우려가 크다. 구제역으로 인한 피해가 이렇게 극심한데 도살처분이 지연되거나 구제역이 9건이나 이어진 점 등을 들어 농림부가 안성시장에게 경고조치를 내렸다는 것은 적당치 못한 권위주의 행정이라고 본다. 당국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약과 석회가루만 뿌려대고 돼지만 잡을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전파경로와 발병원인을 먼저 밝혀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기 바란다.

잘싸웠다, 위업은 빛난다

졌다. 아깝다. 요코하마의 우승컵이 저만큼 보이는 준결승전서 좌절당했다. 독일 ‘전차군단’을 꺾지 못한 것은 분패다. 후반전 30분 중앙돌파로 당한 0-1, 아깝긴하나 여한은 없다. 우리 대표선수들은 잘 싸웠다. 잘 싸워도 너무 잘 싸웠다. 그토록 무섭게 돌진하던 승승장구의 기세, 코리아 돌풍은 비록 준결승전서 멈추고 말았지만 4강진입의 신화 창조는 불멸의 위업이다. 승부가 어떻든 독일팀도 고전했다.장신에 높은 서전트 점프를 이용한 포스트플레이의 득점 시도는 매우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수비진의 밀착방어도 대부분의 고공폭격 위력을 무산시키곤 하였다. 상대방을 유인해 빈공간을 만듬으로써 허점을 찌르는 역습전술은 축구의 항용병법이다. 그런데도 서로가 이를 살리지 못했다. 주력을 뒷받침 할 수 없었던 게 원인인 것은 누적된 양팀의 피로가 덜 풀린 탓이다. 스피드와 조직력을 무기화한 공격은 측면돌파, 중앙돌파의 세트플레이 등이 있으나 작전이란 적중할 때가 있고 불발될 때가 있다. 체력소진, 수비주효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한국대표팀은 대체적으로 미드필더를 공유하는 활약을 보였으나 독일팀 문전에서 결정적 작품을 만드는 정교한 세트플레이엔 제약을 받곤 했다. 압박축구가 비교적 먹혀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일 문전을 심히 유린하면서도 득점으로 이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론일 뿐이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외신이 꼽은 우승 후보국 다운 면모를 충분히 보였다. 이번 대회는 세계적 강팀들의 무덤이었다.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이 일찌감치 탈락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팀이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유럽팀 콤플렉스에서 유럽팀 킬러로 떠오른 것은 큰 수확이다. 비록 마지막 남은 독일을 누르는덴 실패했지만 한국축구의 성가는 여전히 빛을 뿜고 있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의 경이적인 성과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수출확대의 문호가 열렸다. 세계가 다시 한번 한국을 달리보는 이미지 제고의 효과를 보았다. 무엇보다 국민화합의 구심점을 이룬 것은 더 말할 수 없는 큰 성과다. 국민화합의 폭발적 에너지는 곧 자신감의 표출이다. 무한의 가능성을 우리는 새롭게 확인했다. 우리 대표팀은 오는 29일 대구경기장서 3,4위전을 갖는다. 대표팀의 마지막 선전을 기대하면서 열띤 국민적 성원을 보낸다.

취임식 행사부터 민의 수렴을

내달 1일 민선 제3기가 출발한다. 지난 13일 제3회 동시지방선거를 통하여 당선된 도지사·시장·군수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를 이끌 지도자들은 새로운 민선3기를 준비하는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임된 단체장들은 업무가 계속되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겠으나, 경인지역의 경우, 도지사와 인천시장은 물론 시장·군수 구청장 상당수가 바뀌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도를 비롯한 일선 시·군은 업무 인수·인계와 취임준비에 여념이 없다. 우리는 도정을 비롯한 시·군업무가 차질 없이 인수·인계되어 민선3기가 주민들의 축복 속에 출발하기를 기대한다. 비록 낙선하여 단체장을 떠나는 시장이나 군수들도 재임시 지역에 가졌던 애정을 후임자에게 차질 없이 물려주어 업무에 공백이 없도록 해야 될 것이다. 선거때 경쟁관계로 인하여 야기된 앙금이 있겠으나 대승적 차원에서 화해를 통하여 무리 없이 업무가 인수·인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취임하는 단체장들은 21세기의 지방화시대를 이끌어갈 주역들이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지역발전을 위한 각오가 대단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언론에 보도된 일부 단체장들의 취임식 준비 상황을 보면 업무 수행을 위한 준비보다는 오히려 취임식 행사와 같은 외형적 행사 위주의 취임식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어려운 선거를 거쳐 당선의 영예를 차지하였고, 또한 지역사회를 이끌 지도자이기에 많은 지역주민들이 참석하여 축하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는 하나 과연 수천명이 참석하는 호화판 취임식을 해야 권위가 더욱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일부 시·군에서는 단체장 취임식을 대형 체육관에서 무려 3천여명을 초청, 대규모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관련 부서에서는 초청인사 연락 업무로 인해 사실상 다른 업무를 팽개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멀쩡한 시장실 집기를 고가품으로 교체하느라 수천만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가. 과연 그런 단체장이 취임하면 민의를 제대로 수렴하여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펴게 될지 걱정이다. 선거때 주민을 위하여 일하겠다던 일꾼의 자세를 잊지 말고 봉사자로서의 일을 해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민의를 수렴하여 검소한 취임식을 하기 바란다.

독일 꺾고 결승전으로

요코하마로 가는 준결승전이 오늘밤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세계의 주시속에 열린다. 한국대표팀의 투지는 불타고 5천만 동포의 성원은 이글거린다. 한국 대 독일의 한판 승부는 정신력의 싸움이다. 새삼 여기서 더 당부할 것은 없다. 지금까지 해온대로 팀워크의 조화, 불굴의 기백으로 ‘전차군단’을 밀어 붙이면 승산은 충분하다. 침착성과 자신감으로 제 페이스를 갖는 게 중요하다. 상암경기장과 전국의 길거리는 인해의 물결로 출렁거린다. 당국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600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추산한다. 장·내외 ‘붉은악마’를 비롯한 국민적 응원은 용광로 기둥같은 뜨거운 열기가 치솟는다. 온 지구촌이 경이와 선망의 눈으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주목하는 오늘밤, 온몸이 터질듯한 감격에 겨워 흥분하는 것은 자연현상이다. 남녀노소 그리고 지역이며 계층간의 간격없이 오로지 국민의 이름 하나로 이처럼 경사스런 환희와 벅찬 감격을 가슴에 안아본 적은 일찍이 없었다. 다만 당국의 대책에 가일층의 노력을 기대한다. 그동안 경찰 및 관련공무원, 119구조대, 일부 병원들의 노고가 참으로 많았다. 환경미화원등의 수고 또한 컸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더욱 세심한 배려가 있길 바란다. 특히 안전대책과 구조활동에 만반의 대비가 요구된다. 물론 길거리 응원의 과격 행위는 최대한 자제돼야 하겠지만 안전대책은 아무리 강화해도 지나침이 없다. 월드컵4강은 이미 국가의 이미지를 수직상승시켰다. KOTRA(대한무역진흥공사)는 15조원대의 기업홍보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무역관을 통한 ‘국가 이미지 인지도 조사’에서 외국인들의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한국기업과 거래하고 싶다는 외국기업인들이 늘면서 상담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내용은 고무적이다. 월드컵 축구대회가 비단 스포츠 축제에 그치지 않는 엄청난 경제적 영향력을 실감한다. 앞으로 결승전에 나가고 한걸음 더 나가 만약 꿈의 우승컵을 품에 안으면 실질적 국익은 훨씬 더 할 것이다. 오늘밤은 어차피 잠 이루기가 어려운 날이다. 절박한 위기와 절호의 기회가 교차되면서 순간 순간을 가슴조이는 긴장을 적어도 90분 이상 감당해야 한다. 우리 대표선수들은 스타가 따로 없다. 팀워크가 거의 완벽한 다 스타플레이어로 모두가 축구영웅들이다. 푸른 잔디 구장을 배수진 삼아 종횡무진으로 누비는 축구영웅들의 자신감 넘친 당당한 활약을 보고싶다. 대표팀을 요코하마로 보내는 성원은 우리 국민 모두의 몫이다.

국회의원 세비 반납하라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염치가 없는것 같다. 후안무치하다는 비난을 받아도 아마 할말이 없을 것이다. 단적인 예가 식물국회다. 후반기 원구성조차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 벌써 한달 가까이 된다. 16대 전반기 국회가 종료된 시점은 지난 5월29일이지만 국회 본회의는 지난 4월20일부터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의원들의 입법활동도 지난달 24일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의원 등 25명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한 것을 끝으로 완전히 중단된 상태다. 그런데도 의원과 의원보좌진, 의장이 임명하는 정무·별정직 공무원들에 대한 세비와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됐다고 한다. 의원이 263명, 4급 상당 보좌관 523명, 5급 상당 비서관 263명, 6급 상당 비서 261명, 7급 상당 비서 265명, 9급 상당 비서 266명이 일도 하지 않고 봉급을 받은 것이다. 이들이 받는 세비 총액은 월평균 66억4천500만원 가량으로 지난 2개월간 본회의 한번 없이 무려 132억9천만원이라는 세금이 고스란히 빠져 나갔다. 여기에다 전반기 국회 종료로 사실상 임기가 끝난 국회 사무총장(장관급)과 사무·입법차장, 도서관장, 의장비서실장(차관급)등 정무직 공무원과 별정직인 상임위원장실 행정보조요원 18명, 의장·부의장·총장실 보좌진 33명에 대한 급여도 오는 25일 정상적으로 지급된다고 한다. 이는 한마디로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세비는 꼬박 꼬박 챙기고 있으니 염치없다는 국민들의 냉대를 받아 마땅하다. 만에 하나라도 나라에서 주니까 받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국회의 후반기 원 구성을 못한 것은 전적으로 의원들의 책임이다. 따라서 의원보좌진, 정무·별정직 등 공무원들의 급여는 그렇다치고, 의원들은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 세비를 즉시 반납한 후에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은 의장자리 등을 놓고 숫자를 통한 밀어 붙이기나 억지쓰기 식의 승강이를 더 이상 하지 말고 하루 빨리 국회를 정상화하기 바란다. 지금 우리 정치 현실을 보는 국민의 시각은 매우 차디차다. 의원들은 국회를 정상화한 연후에 떳떳하게 세비를 수령하기 바란다.

단체장 당선자는 ‘히딩크’ 정신을

오는 7월1일 각급 자치단체장에 취임하는 당선자들에게 히딩크의 실력주의를 말하고자 하는덴 이유가 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 당선자를 비롯, 시장·군수 당선자들은 벌써부터 논공행상 인사에 골몰하는 것으로 들린다. 선거에 공을 세운 측근을 심고자 하는 당선자들 의중과 한자리를 달라는 선거운동원들의 빚아닌 빚독촉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심히 우려되는 현상이다. 이때문에 직업공무원 사회가 불안해 하는 것은 자치행정이 의도하는 본 취지가 아니다. 차라리 관선자치 때보다 못하단 소리가 이래서 나온다. 물론 이해할 수 있는 한계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앞으로 당선자의 인사권이 용인되는 별정직 등에 한해 기왕이면 실력도 겸비한 측근을 기용하는 것까지 배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직의 직업공무원들까지 이른바 줄서기를 감안한 인사를 위한 인사를 하는 것은 이만저만한 전횡이 아니다. 전임자들도 그랬으므로 가능하다는 생각은 당치않다. 이런 관행은 더이상 거듭되어선 안되는 악폐이기 때문이다. 당선자들이 단체장으로서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그것이 어떤 자리든 공공성을 지닌 지역사회, 지역주민의 것이지 단체장 개인의 것은 아니다. 이를 마치 무슨 전리품처럼 행사해서는 그 폐해가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에게 돌아올 뿐만 아니라 당장 단체장에게 돌아간다. 선거기간 중에 다짐한 공공복리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단체장에 대한 충성심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단체장을 제대로 보필할 수 있는 실력주의가 요구된다. 세계가 상상을 불허한 월드컵 4강위업을 창출해낸 히딩크 감독의 성공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근원적인건 실력주의에 의한 선수선발에 있다. 과거 대표선수 선발에 왕왕 없지 않았던 외압 정실등을 과감하게 배제한 그의 실력위주 선발과 용병이 마침내 국내외에 신선한 충격의 파란을 일으키는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논공행상 인사는 아무리 잘한다 하여도 어차피 만족이 있을 순 없다. 당선자에게 나름대로 기여를 자칭하는 엽관배 부류들에게 불만을 사기는 매한가지다. 당선자들에게 충심으로 충고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 소신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거운동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어떤 형태의 도움을 얼마나 받았던 간에 이젠 잊는 결단을 가질 차례다. 이런 결단을 갖지 못하고 끌려 다녀서는 주변에 아부꾼의 경쟁만 심화해져 결국 자신의 임기를 망치는 것은 필연적 사실이다. 당선자들이 진실로 자역사회와 지역주민을 위해 일하고자 한다면 히딩크의 실력주의 용병술을 타산지석 삼는 혜안과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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