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놀이터

놀이터 신경선<수원 효성초등2> 우리 아파트에는 놀이터가 많습니다. 놀이터에 가면 여러가지 놀이기구가 있습니다. 시소, 철봉, 그네, 미끄럼틀, 뱅뱅이 모두 재미있는 놀이기구입니다. 놀이터에 오면 친구들과 여러 사람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습니다. 어린아기들은 잘 걷지도 못하고 뒤뚱거리면서 너무 재미있어서 싱글벙글 웃습니다. 친 구들은 모래로 소꿉놀이도 하고 두꺼비집짓기 놀이도 하고 얼음땡 놀이도 합니다. 나는 그네를 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네를 타면서 하늘을 보면 가슴이 상쾌해 집니다. 친구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보면서 재미있게 이야기도 합니다. 나는 친구들과 놀이터 밖에서 롤러브레이드를 잘탑니다. 재미있게 놀고 나서 모래를 털고 집으로 갑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께 꾸중을 듣기 때문이다. 모래를 털고 손발을 씻는 것이 귀찮지만 나는 놀이터가 참 좋습니다.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수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생일잔치를 하고 놀때는 더욱 좋습니다. 왜냐하면 친구들도 많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놀이터에는 농구대도 있습니다. 오빠들은 농구를 땀이 나도록 많이 하고 갑니다. 우리 오빠도 친구들과 많이 하고 일요일에는 아빠와 같이 놀이터에 가서 농구를 합니다. 나는 농구를 잘 못하여서 옆에서 누가 더 많이 넣는지 세어 봅니다. 농구를 다하고 나면 아빠는 나와 같이 시소도 타고 그네도 밀어주십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빠가 바쁘셔서 같이 놀이터에 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혼자 놀이터에 가서 그네를 탔습니다. 아빠가 하시는 일이 다 끝나면 아빠와 놀이터에 가서 재미있게 놀 것입니다.

전곡리 유적지관리

국가에서 처음엔 떠들썩하게 지정만 해놓고 정작 보존·관리는 부실한 문화재정책때문에 연천군 전곡리 178 일대 23만여평의 구석기 유적지가 훼손위기에 처했다. 기원전 50만∼30만년전의 유적지로 인정받아 1979년 사적 제268호로 지정된 전곡리 유적지는 지금도 세계 학계의 지대한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1978년 세상에 처음 알려진 이후 1996년까지 주먹돌도끼, 돌찍개, 돌글개, 고인돌 등 구석기 유물이 1만여점이나 출토된 그야말로 선사시대 유적의 보고(寶庫)다. 하지만 20여년째 방치돼 지금은 유적지에 잡초만 무성하고 1천여평의 유적지 발굴현장에도 울타리와 현황판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유적 관리인이나 안내인도 없다. 유적지에는 벽돌공장터와 폐가옥들이 흉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연천군에는 신석기시대에서 금석병용(金石倂用)시대에 걸쳐 만들어진 고인돌(支石墓)도 30여기가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 관리중인 곳은 3기뿐이다. 나머지들은 가정집이나 학교앞 도로 등에 방치돼 있거나 땅에 묻혀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정은 상지석리·하지석리 등 지명에까지 오를 정도로 고인돌이 많은 파주시의 경우도 비슷하다. 교하·월롱면 등지에 3천여년 전 청동기시대 지석묘 50여기가 있는데도 유적으로 지정된 것은 14기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렇게 문화유적지가 폐허화돼 가고 있는 이유는 사적 지정 이후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았고 지방자치단체는 예산 등을 이유로 관리나 보존에 적극적이지 못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연천군의 경우 자체예산으로 유적지내 사유지 12만평에 대한 매입을 추진했지만 1만2천평만 사들였고 지난해 4단계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마련했지만 시행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고인돌 보존을 위해 연천군은 내년 중 지석묘 공원조성 방안을 검토중이고 파주시는 고인돌 주변 개발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보존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 보전은 해당 지자체보다 정부 또는 경기도 차원이나 민관 합동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보여진다. 한탄강·임진강을 끼고 있는 연천군과 파주시 일대의 선사유적지가 더 이상 폐허화되지 않도록 보전·관리대책이 빨리 마련돼 체계적인 보전·발굴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홍역창궐, 방역당국 뭘했나

전염병 홍역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이천초등교 학생들이 처음 앓기 시작한 홍역이 인근 한내·신하·마장초등교 학생들에게 번져 20일간 환자가 160명으로 늘었고, 800여명이 고열증세를 보이고 있다. 역시 이천보다 이틀뒤 고교생에 발병한 이웃 여주군에서도 환자가 갈수록 늘어 초교생과 고교생 등 90여명이 앓고 있으며, 그밖에 광주(29명) 안산(50명) 등으로 계속 번지고 있다. 학생 141명이 집단감염된 이천초등교에 뒤늦게 휴업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천·여주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이 창궐하는 홍역위협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방역당국과 교육당국은 홍역환자가 처음 발생한 것이 지난달 13일이었음에도 이토록 많은 학생들이 홍역바이러스에 감염될 때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법정 2군 전염병인 홍역이 발열 두통 기침 등 감기증세와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고는 하나 4∼5년 주기로 크게 발병하고 작년에 보고된 도내 환자가 1명이었으나 올해는 9월말까지 277명으로 크게 늘어난 사실을 주목하고 주의했더라면 이런 사태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홍역바이러스의 잠복기간이 7∼10일임을 감안할때 발병 즉시 방역조치를 취했어도 늦을 터인데 보건당국이 발병 1주후에나 역학조사에 들어갔으니 늦어도 한참 늦은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교육청당국이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학교에 휴업령을 늦게마나 내린 것은 2차감염을 막기 위해 필요한 대응이다. 주민과 학부모 역시 여기에 적극 협조하여 홍역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일부 철없는 초교생들이 홍역에 걸리면 등교하지 말라니까 일부러 환자에 접근해 감염이 확산됐다는 보건소 관계자의 말은 기가 찰 일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학교 교육과 보건당국의 예방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선 학교는 전염병 예방교육을 철저히 해야할 것이며 보건당국 역시 방역정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전염병은 이상적인 기후변화와 인적·물적 교류 확대 등으로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등 전천후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방역당국과 각 지자체들의 철저한 위생관리 감독이 이뤄져야 하며 일선 학교의 위생교육도 강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각 개인도 위생문제를 철저히 점검하고 주의해야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茶香

우리가 즐겨 음미하는 차(茶)는 2∼3세기에 이미 있었다고 전해온다. 3세기 경에는 다서(茶書) 도 나왔다. 차 문화의 고전이요 경전으로 유럽에도 잘 알려진 ‘다경(茶經)의 저자 중국의 육우(陸羽)는 8세기 당대의 문인으로서 출생이 전설적이다. 어느날 아침 노승이 기러기 떼지어 울어대는 소리를 듣고 물가에 가본즉 그 날개 밑에 갓 태어난 아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바로 육우였다고 한다. 절에서 자란 육우는 뒷날 유명한 서도가 안진경(顔眞卿)을 비롯한 여러 대관들의 보살핌을 받아 차 나무가 많은 산 기슭에 거처를 정하여 은거했다. 유가(儒家) 사상에 심취한 그는 문장에 뜻을 두고 저술에 전념했는데 그의 이름을 오늘까지 빛낸 ‘다경’이 이때 씌어졌다. 육우는 동궁부(東宮府)의 관직에 임명됐으나 취임하지 않고 좋은 차를 찾아 각지를 편력, 왕에게 바치는 공차(貢茶)의 산지로 이름난 호주(湖州)에 거처를 정하였다. 육우는 좋은 차를 찾아 이곳 저곳의 산과 계곡을 돌아 다녔는데 그러한 그를 사람들은 산인(山人)이라고 불렀다. 육우가 지은 ‘다경’에서 이르기를 “차(茶)는 넓은 것에는 마땅하지 않다”는 말이 있다. ‘넓은 것’이란 사람 수가 많음을 뜻한다고 하겠다. 차는 혼자 마시면 탈속(脫俗)하고 두 사람이면 좋고, 3,4인이면 즐겁다고(1인 神, 2인 勝, 3,4인 趣 )하였다. 5인을 넘으면 속되고 잡스럽다고 한다. 선비의 문방(文房)에서, 혹은 낙락장송의 그림자가 드리운 초암(草庵)에서 차를 달이는 옛 그림들이 보여주듯이 선(禪)의 세계의 화경청적(和敬淸寂)이야말로 차의 경지라고 하겠다. 가을이 점점 깊어가는 요즘 단풍이나 낙엽이 보이는 호젓한 창변에서 조용히 차를 마시며 계절이야기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여럿이라 하더라도 보기에 좋다. /淸河

도서 정가제 의무화 문제점

최근 서점가와 독자들 사이에 도서정가제 의무화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치열하다. 논쟁의 발단은 문화관광부에서 도서 할인판매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골자로 한 입법예고를 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인터넷으로 도서 할인판매를 하는 온라인 서점과 독자들이 반발하자 출판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출판인 회의가 출판사들의 인터넷 서점에 대한 도서공급을 중단하는 사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출판사들은 도서정가제가 파괴되면 출판의 다양성이 위협받을 뿐만 아니라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이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상업적인 책들만이 범람해 양서들이 출판되기 힘들며 따라서 문화인프라가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도서정가제 파괴는 할인경쟁을 유발,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출판산업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편 온라인 서점들은 도서정가제란 출판산업의 예외성을 인정한 일종의 보호장치로 생산자가 생산품의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유일한 사례로서 시장경쟁을 악화시켜 오히려 출판시장의 질적 발전을 막음으로 고객중심의 가격체계와 서비스를 위해서는 도서정가제가 폐지되어야 된다는 것이다. 도서정가제가 도서시장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건전한 출판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라도 가격경쟁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이다. 최근 인터넷 서점을 중심으로 도서 할인판매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이를 독자들이 반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해 전체 도서시장의 1.9%를 차지하고 있던 인터넷 서점이 올해 6%까지 고속성장하고 있어 도서 할인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가 크다. 이미 외국에서는 인터넷 서점이 도서시장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온라인 서점은 정보화 추세와 더불어 더욱 성장할 기세이다. 책은 문화상품이기 때문에 무한경쟁의 시장에 내놓아서는 안된다. 그러나 문화상품이라는 이유만 가지고 시장논리를 무시하고 치외법권과 같이 예외적으로 보호만 받고 있다면 이것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장의 기능을 무시한다면 경쟁력을 잃어 결국 스스로 퇴보의 무덤을 팔 수 있다. 책은 결국 독자들의 선택에 의하여 주어짐을 출판업계는 알아야 한다. 독자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도서정가제만이 능사가 아님을 재삼 인식하기 바란다.

‘수혈공포’ 이대로 둘건가

헌혈 혈액 및 수입 혈액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대한적십자사가 법정 전염병인 말라리아균에 감염된 헌혈 혈액을 검사없이 전국 병원에 공급, 수혈된 환자들이 이로인해 숨진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적십자사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적십자사가 지난 9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공급한 말라리아균에 오염된 헌혈 혈액을 수혈받아 사망한 환자가 29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12명은 수혈후 7일이내에 사망했다. 참으로 놀랍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적십자사는 이 기간중 말라리아 감염 위험지역인 경기북부와 강원도 지역에서 22만명으로부터 헌혈 받은 혈액을 항체검사없이 전국병원에 공급했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헌혈 혈액을 관리하는 적십자사가 말라리아 오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단지 2주간 보관하는 과정을 거쳤을 뿐 과학적인 검증도 하지 않은 채 일선 병원에 공급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수혈을 받아야할 만큼 위급한 환자들이 그동안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균을 자신도 모른 채 주입받을 처지에 있었음을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적십자사가 당연히 항체검사나 역학조사의 대상이 된 혈액에 대해 안전성이 최종 확인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유통시킨 것은 헌혈 혈액관리에 큰 구멍이 뚫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보건당국은 무얼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관리가 엉성한 것은 수입 혈액도 마찬가지다. 1997년부터 올 8월까지 혈액 수입회사가 자체검사 결과 안전하다고 판정을 내린 혈액에 대해 적십자사가 다시 검사한 결과 에이즈·B형 간염 등 55건의 오염사례가 발견돼 수입회사 자체검사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적십자사는 수입 혈액의 1%만 샘플 조사할 뿐 나머지 99%는 수입 회사의 자체검사에 그치고 있어 안전성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수입 혈액이 유통되고 있는 상태다. 수술환자나 위급환자에게 필수적인 혈액이 어찌된 까닭으로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의료소비자인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은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보건당국은 이제 적십자사의 헌혈 혈액 관리체계를 보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입 혈액에 대한 검사 또한 수입회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기관이 전량검사토록 하는 등 혈액 수급체계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正祖

조선조 제22대 제왕 정조(正祖)대왕(1752∼1800년)은 한 인간으로서 지녔던 지극한 효성, 통치가로서의 탁월한 정치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했던 뛰어난 학문정신으로 지금도 추앙을 받고 있다. 역대 왕중 문집 홍재전서(弘齋全書)를 남긴 이는 정조대왕이 유일하다. 홍재전서에 담긴 정조대왕의 지적수준은 당대 어느 학자도 뛰어넘을 수 없는 탁월한 것이었다. 정조대왕은 아버지 사도세자(思悼世子)가 뒤주에 갇혀 굶어 죽어가는 것을 보아야 했으며 치열한 당쟁의 와중에서 일신의 목숨마저 보전하기 어려운 때를 보내야 했다. 당쟁의 희생자로 소년시절은 다른 제왕들에게서는 볼수 없는 비운과 위험의 연속이었다. 즉위하기 전까지 암살을 피하기 위해 새벽닭이 울때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정조대왕은 이러한 역경을 특유의 호학정신으로 극복했다. 세손으로 있을 때부터 정색당(貞색堂)이라는 서고(書庫)를 지어 도서수집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과거 明나라에서 기증한 중국 서적을 모았으며, 수시로 입연사절(入燕使節)을 통하여 새로운 서적을 구입하기도 했다. 전적(典籍)이 늘어나자 다시 서고(西庫)와 열고관(閱古館)을 두어 국내본과 중국본을 나누어 보관했고 중국본의 전적이 늘어나자 개유와(皆有窩)라는 서고를 별도로 증축하기도 했다. 즉위 첫해인 1760년 규장각(奎章閣)을 설립한 일은 정조대왕이 학문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수 있다. 세종대왕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정조대왕이 좀더 장수했더라면 아마 우리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다. 서거 200주기를 맞아 문(文) 사(史) 철(哲)의 대가였던 정조대왕을 기리는 각종 행사는 그래서 더욱 뜻이 깊다. /淸河

주민을 위한 지중화선로 필요성

한국전력이 서울·수도권 일원의 전력공급을 위해 주택가 인근에 초고압선과 초대형 철탑설치를 강행하는 가운데 주민들이 1년여가 넘도록 고압선 지중화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으나 한전측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이 한전측은 전자파 피해 등이 우려된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국가사업이라는 명분만 내세우고 경찰력에 의존한채 공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 95년 서울·수도권 일원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총 1조4천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160KW급 설비용량을 갖춘 화력발전소를 인천시 영흥도에 착공한뒤 34만5천V의 초고압 송전선로를 신시흥전력소에 이르는 구간에 지상으로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4개의 철탑이 시흥시 정왕1동 아파트단지 인근에 설치할 것으로 알려지자 전자파로 인한 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대해 한전측은 막대한 공사비 증액과 기술 및 시공기간 등을 고려할 때 설계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공사강행을 고집하고 있다. 특히 한전측은 주택가 인근에 초고압 송전선로를 설치하면서 주민들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채 예산 및 공사에 편리한 지역을 임의로 선정한뒤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민원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전측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사업을 실시하는 만큼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분한 협의를 통해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송전탑 설치장소가 주택가나 시가지 인근일 경우에는 예산과 기술이 필요할지라도 초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구재원기자<제2사회부/시흥> kjwoon@kgib.co.kr

DMZ 환경파괴 최소화해야

지난 9월18일의 경의선 철도 및 도로 연결 기공식 이후 지금까지 남방한계선 이남 지역의 지뢰제거면적 총 43만㎡ 중 44%에 이르는 19만㎡에 대한 지뢰를 제거했다고 육군이 밝혔다.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지뢰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많은 문제점이 속출되고 있어 그 대책 마련도 시급한 처지에 놓였다.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경의선 철도복원과 도로개설 공사로 인해 장단지역 일대의 야생동물 서식지가 파괴되고 특히 보존가치가 높은 장단 인근 사천강 지천의 습지도 훼손되고 있는 점이다. 경의선 연결구간인 비무장지대와 그 주변은 50년이상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세계적으로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반드시 거쳐야할 사전 환경영향 평가 없이 땅 전체를 갈아 엎고 있는 것이다. 완벽한 습지보존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사천강 일대는 더 큰 환경파괴가 진행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직 공사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공사계획으로 보면 철도 및 도로구간이 사천강을 종으로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도 최근 자료에 따르면 남북연결도로(통일대교∼장단∼개성)가 건설되면 비무장지대와 이는 생태계의 동·서간 이동이 차단돼 서식지의 단절과 파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달 25일부터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10월말까지 1차 보고서를 작성하고 연말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때문에 조사기간도 짧을뿐더러 공기가 1년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해 공사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실정이다.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자면 최소한 계절별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참으로 화급하다. 경의선 복원과 도로건설이 통일의 초석을 놓는 국가적 중대사임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민통선지역보다 생태적으로 보존가치가 훨씬 높은 비무장지대(DMZ)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마쳐 그 대안과 환경파괴 저감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한반도에 있는 세계적인 생태의 보고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도 중요함을 정부는 깊이 인식하고 아무쪼록 친환경적인 개발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저축률 급감과 家計적자

외환위기 직후 반짝 상승했던 민간저축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조사결과는 매우 걱정스럽다. 저축률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중산층 이하 도시근로자 소득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는데도 과소비 풍조가 사회전반에 확산되면서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났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저소득층의 경우 지난해부터 아예 가계부가 적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위기 이후의 저축률 추이와 시사점’에 따르면 97년 33.4%이던 국민총저축률이 98년 34.0%로 잠깐 상승했다가 99년 33.7%, 올 상반기에 32.1% 등으로 하락했다. 소득계층별로는 중간소득층이 97년 27.3%에서 올 상반기에 16.1%로 크게 떨어졌다. 저소득층은 97년 9.1%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3.0%로 저축을 한푼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빚지고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의 저축률이 이처럼 낮아지고 있는 요인은 소득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소득층의 소비행태를 따라하는 모방소비 때문이다. 외환위기 충격으로 소비가 위축됐던 98년 저축률이 다소 높아졌지만 경기가 풀린 지난 해부터 씀씀이가 헤퍼지기 시작, 올 상반기엔 중산층 소비증가율(13.3%)이 고소득층(12%)보다 오히려 높았음을 봐도 알 수 있다. 국내저축을 뒷받침해온 중산층 이하 도시근로자들이 소득감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분수를 넘어서는 과소비로 저축여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사정은 또 다른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다. 83년 이후 소폭이지만 흑자를 기록했던 저소득층 가계수지(92년 저축률 10.5%)가 지난해 이후 적자로 반전된 것은 상당한 사회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국민경제의 발전이나 개인생활의 안정을 위해 저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저축이 적정수준을 유지해야 해외 차입 없이도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투자재원의 자립기반이 무너지면 경상수지 적자확대와 외채증가로 국민경제가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가계 모두가 저축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다양한 저축수단의 개발 보급을 통해 가계자금이 과소비로 흐르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저소득층 가계수지악화를 막기 위해 물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을 안정시켜 이들의 소비부담을 줄여주는 정부차원의 다각적인 노력도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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