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나이 80세’ 힘빠진 백두호랑이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주석이 1994년 한국에 기증한 백두산호랑이 수컷 백두(21살)가 노쇠해 폐사 위기를 맞았다. 20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백두는 올초부터 식욕이 부진하고 꼬리를 늘어뜨린 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극도의 노화 현상을 보였다. 수목원 측은 상태가 악화되자 지난달 28일 서울대공원 수의사 등을 불러 백두의 상태를 살피고 먹이 조절과 영양제 투약 등 조치를 취한 뒤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호랑이는 통상 15~20년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백두의 경우 사람으로 치면 80세가 넘은 나이다. 백두는 현재 식욕에 대한 기복이 매우 심한 상태로 아직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수목원 측은 설명했다. 중국은 1994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백두산호랑이 암수 한 쌍씩 기증했으며, 4마리 모두 수목원 산림동물원에서 사육됐다.현재 산림동물원에는 수컷 두마리만 남아 있는데, 노쇠한 백두 역시 그리 오래 살지 못할 것으로 수목원 측은 보고 있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백두는 21살인데 호랑이 중에서 흔하지 않게 장수하는 상황이라며 환경 때문인지 2세 생산에 실패했는데, 이번에 오는 호랑이는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결실을 보도록 최선을 다하겠고 말했다. 포천=안재권기자 aj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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