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영화 ‘듄’과 현재의 중동

최근 개봉한 영화 듄(Dune)은 10191년 미래의 대서사를 다루고 있지만, 현재의 중동과도 무척 닮아있다. 특히 미래에 가장 필요하고 비싼 물질인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의 유일한 생산지로 사막 지대인 아라키스 행성이 나오는데, 이는 현재 가장 중요한 자원인 석유를 보유하고 있는 사막 지대 중동을 떠오르게 만든다. ▶문화융합 영화 속에서는 사막지대 아라키스 행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성 부족이 등장하는데, 주인공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문화 융합의 상징과도 같다. 특히, 동양적 인테리어와 스코틀랜드의 파이프 연주 등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우선 주인공인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인 폴은 아트레이데스인 아버지 레토 공작과 베네 게세리트라는 여성 집단의 일원이었던 제시카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출생 자체가 문화융합이며,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극복하고 살아가는 아라키스 행성 프레맨들의 도움을 받아 전열을 가다듬기도 한다. 이들 프레맨들과의 대화에서는 문득 중동 수출 때 겪었던 일화가 오버랩 된다. 실제로 중동에선 기계들이 자주 먹통이 되고, 사람들도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잘 작동됐던 첨단 장비가 중동 현지로 가져가 시험 운영을 할 때면 자주 오작동이 됐던 곳이 바로 그 사막이었다. ▶스파이스=석유 현대의 석유 자원 역시 언젠가는 고갈되는 한정적 천연자원이기 때문에 이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불가피하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만의 생존 키트와 중요한 발명품을 개발하고 작은 생명체들과 공생하는 법을 체득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의 중동에서는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대체 에너지에 대한 개발에 무척 관심이 많다. 아랍에미레이트 탄소 제로 시티인 마스다르에는 천연 에어컨 기능을 하는 건축 공법을 도입해 건물을 짓기도 하고, 시내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주차 티켓을 재생 에너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 속에 그려지는 사막복이나 생존 키트 까지는 아니더라도 점점 척박한 환경이 되는 지구 곳곳을 위해 이런 제품들이 정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영화 속 미래 세계에서도 종교 전쟁으로 인한 모든 세계의 공멸을 예감한 주인공은 이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게 되는데, 마치 이 모습은 흡사 현재까지 분쟁 중인 여러 지역의 종교 분쟁을 떠오르게 한다. 문화융합이라는 것은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고 또 이를 통한 인류의 공존을 위해 한발 더 나아가는 것임을, 그리고 8170년 이후의 미래 역시 그 고민이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 같다. 지금 현재 이 시각 중동 미래의 상상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2020 두바이 엑스포다. 특히, 엑스포를 관통하는 주제인 기회, 이동과 지속 가능성은 영화의 서사와도 잘 맞물린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IOT·AI 기술 확보, 기업 생명줄이다

세계는 스마트화되고 있다. 인터넷 기반의 모든 사물을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은 정보통신기술(IT)의 혁신적 발전과 기업의 상품생산부터 휴먼케어 서비스까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아가고 있다. 이에 세계 각 국가의 정책은 IOT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발전과 성장 방법을 설계하고 집중적인 기반 인프라 구축 및 IOT 인력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기업들은 IOT를 활용한 상품생산과 비즈니스를 통해 국민 생활의 패턴마저 바꿔 놓고 있다. 세계의 IOT 발전은 기업활동, 국민생활, 공공행정 등 많은 분야에 도입되고 있으나 필요 인력의 부족으로 IOT 인력 쟁탈전을 가속화 되고 있다. IOT 인력 확보는 정부에게는 경제성장, 기업에는 이윤 극대화, 가계에는 삶과 일의 원활함과 연결되고 있다. 국내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산업기술실태조사에서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IOT)가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첨단신소재 등의 5개 신산업 분야에 2027년까지 필요한 인력이 16만5천명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기업들은 세계에서 생성되고 있는 각종 정보를 활용해 상품생산 및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소비자의 필요성과 사용성 등을 고려한 유형의 상품생산으로 주된 이윤 창출을 했다면, 이제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과 상품생산이 그 주요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여기에 신속한 상품전달 물류시스템은 국내외의 생산-구매-물류-소비의 연결 속도를 빠르게 해 기업 이윤추구의 회전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기업들의 상품생산과 소비자의 구매 및 소비과정에도 IOT가 활용되고 있다. 기업은 IOT를 활용해 소비자 요구 희망 상품을 찾아내고 생산계획에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IOT 기술은 생산계획이 수립되면 최적의 상품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구입, 생산 로봇의 생산, 자동화 물류시스템, 시장마케팅을 거쳐 생산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도록 한다. 기업은 인간의 지적인 능력을 컴퓨터를 활용해 구현하려는 기술인 인공지능(AI)으로 다양한 사물들을 연결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통한 사무처리, 쇼핑, 주거지 반려동물 관리, 호텔의 배달서비스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IOT와 AI 기술은 스마트 홈, 스마트 생산라인, 스마트 의료, 스마트 팜 등 산업 및 생활공간에서 효율성과 안전성 그리고 편의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 사례로 IOT와 AI 기술을 접목해 시가총액이 1조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을 들 수 있다. 물론, 국내의 IT 기업들의 성장 과정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 각국과 기업들은 IOT 기술의 확산과 인간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기술인 AI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IOT 및 AI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인재 양성의 실행 속도가 답이다. IOT, AI 등에 대응한 정부 계획의 신속한 실행과 기업, 대학 그리고 국민의 인식과 역할 분담이 기능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세계는 지금] 오징어게임과 중동 미디어문화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TV부문 1위를 차지한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신기록과 글로벌 흥행을 기록하며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다. 역대급 신드롬이라는 넷플릭스의 자체평가 외에도 가장 기이하고 매혹적인 넷플릭스 작품 중 하나(미국 포브스), K드라마의 고전적인 표현에서 벗어난 서스펜스를 제공(프랑스 RTL), 최근 센세이션을 일으킨 한국시리즈(스파인 시네마 가비아) 등 전 세계 언론들은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게임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한국 전통 놀이를 체험하는 이벤트가 해외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팝업 스토어에서 진행된 체험행사에 수 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고, 미국의 한 업체는 달고나 Korean Style Sugar Candy를 신메뉴로 출시했다. 또한 이베이에서 달고나 만들기 키트가 최대 수만 원대에 판매되기도 했다. 오징어게임의 인기는 중동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요르단, 모로코, 터키 등 주요 중동 국가에서도 오징어게임은 1위를 차지하며 중동시장을 석권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의 재외 한국문화원(Korean Culture Center)에서는 극 중 등장하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게임, 딱지 등 한국의 전통 놀이를 체험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중동시장에서 오징어게임의 인기요인 중 하나는 국가별 상이성이 존재하지만, 전체 인구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는 25세 미만의 젊은 층 인구로 분석할 수 있다. 이 젊은 층은 소셜미디어를 필두로 한 적극적인 미디어참여로 중동 젊은 세대의 정체성과 소통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있다. 보수적이고 경직된 중동사회에서 젊은 세대의 미디어 참여문화는 표현의 자유와 전통적인 대화 방식의 변화를 견인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동의 주요 국가들은 국가 산업 디지털화를 목표로 디지털 인프라 및 제도 구축, 관련 법률 개정 등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산유국인 걸프 국가들의 탈석유화 정책과 국가산업 다각화 정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사우디 비전2030, 카타르 국가비전2030, 아부다비 경제비전2030, 오만 비전2040 등 개혁프로젝트의 핵심 부문이 미디어산업 육성이다. 이러한 정부주도의 개혁정책에도 정치권력에 의한 미디어 통제와 검열은 여전히 존재하며 미디어가 권력유지와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약 50%가 넘는 중동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미디어를 통한 참여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 권력구조의 정치적 변화까지 추동할 수 있는 사회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중동지역에서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목격하며 이러한 현상이 한국드라마의 문화적 파급력을 넘어 중동의 젊은 세대가 중심이 된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참여문화를 통한 사회적 변화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핼러윈데이의 오징어게임

10월31일 핼러윈데이는 죽은 자의 유령이 인간 세계를 찾아오는 날이다. 사람들은 유령만큼 기괴한 의상을 입어 유령으로부터 자신을 감추려 했다. 핼러윈의 코스튬 전통은 그렇게 시작됐다. 미국 소매연합에 따르면 올해 미국인의 46%가 핼러윈 의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온갖 영웅과 공주님과 만화 주인공이 돼 으쓱한 어린이들은 물론, 마녀나 뱀파이어, 유령, 해적에 빙의된 성인들도 손바닥 비비며 대기 중인 것이다. 허나 요즘 핼러윈 코스튬은 뻔한 캐릭터보다는 새롭고 개성있는 아이디어로 그 해의 이슈와 화제를 풍자하는 것이 트렌드다. 코로나19와 대통령 선거로 어수선했던 지난 해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앤서니 파우치 국립전염병연구소장 같은 인물 코스튬과 함께 손 세정제나 방호복 코스튬, 경기부양 수표 코스튬 등이 코로나 시대상을 보여줬다. 올해는 재택근무와 언택트 일상을 반영하는 줌(Zoom) 코스튬이 일찌감치 화제였다. 온라인 영상 미팅을 위해 넥타이와 재킷을 단정히 차려 입고 파자마나 트렁크 팬티에 슬리퍼를 신는 반전 코스튬은 유쾌한 공감의 메시지가 됐다. 뿔달린 털모자와 얼굴에 미국기를 그려넣은 야수의 모습으로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던 큐어넌 추종자는 연초 트럼프 지지자용 코스튬 모델로 회자됐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의 버니 샌더스는 밈 유행에 이어 핼러윈 코스튬 베스트에도 올라있다. 1회용 마스크에 허름한 재킷, 뜨개질한 벙어리 장갑이 포인트이며 이동식 의자를 휴대해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옵션이다. 크립토 열풍에 도지코인의 도지 강아지 탈과 투더문(To the Moon) 그림의 도지 티셔츠도 핼러윈 의상으로 등장했다. 뉴욕의 유명 자선파티 멧 갈라 에서 모델 킴 카다시안이 입은 블랙 복면 드레스는 철통 보안 코스튬으로 여성들 사이에 화제다. 하지만 올 봄 여름 내 이어진 이 모든 트렌드를 단숨에 완파하고 최고의 코스튬 후보로 급부상한 아이템이 있다.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물 오징어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은 즉시 미국인들의 2021 핼러윈 코스튬 원픽 에 꼽혔고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레딧 게시판에는 오징어게임 코스튬을 추천하는 다양한 피드와 제작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이미 아마존과 이베이, 엣지 등의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는 456번001번호의 초록색 트레이닝복이 40~50달러에 신나게 팔리고 있고, 솔저들의 핑크색 점프수트와 펜싱 마스크는 가장 갖고 싶은 핼러윈 코스튬이 됐다. 여기에 스타워즈를 오마주한 프론트맨의 검은 마스크나 무궁화꽃 게임의 자이언트 인형, 그리고 VIP 가면까지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가 핼러윈의 코스튬 후보로 빠짐없이 주목받고 있다. 핼러윈 코스튬은 미국인들의 최정예 관심사와 트렌드를 반영하는 사회적 메신저로 진화 중이다. 오징어게임이 궁금한, 오징어게임을 체험하고픈, 오징어게임의 감상을 나누고픈 다수의 열망이 핼러윈 코스튬으로 현란하게 드러날 무리의 모습은 얼마나 장관일까, 얼마나 강렬한 메시지일까. 한국의 문화적 감수성이 미국과 세계의 공용 와이파이에 빨려들 듯 수신돼 심장 속 공감 폴더에 안착했음을 확인하게 되나 싶다. 물 건너 사는 이의 관전 포인트다. 최주미 디지털 콘텐트 에디터ㆍ미국 거주

[세계는 지금] 2020 두바이 엑스포

과거 한반도와 중동은 인센스 로드 (incense road)라 불리는 길을 통해 많은 교류가 있었다. 특히 신라 시대에는 해상을 통한 문화적 접촉이 있었고, 고려 시대에는 아랍인들의 집단촌이 형성돼 예궁이라는 모스크가 있을 정도 로 역사적 접점이 있었다. 현대에 와서도 1970년 사우디 고속도로 건설 등 각종 경제 협력이 이뤄졌다. 문화 예술 분야로는 용산국립중앙박 물관에서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전시회 (2017)가 개최됐으며, 또한 사우디아라 비아에서는 한국문화전(2018)이 개최되는 등 교류가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동 내 한류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양 지역 간 교류는 더욱 빈번하고 긴밀해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아랍에미레이트 수교 40주년을 기념하고, 상호 문화 교류의 해 의미를 담아 한국-아랍에 미레이트 축제가 개최됐고, 중동 현지의 뜨거운 관심으로 성황리 개최됐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는 MEASA 지역 최초의 엑스포 개최국이자 세계에서 14번째로 엑스포를 개최하는 나라가 됐다. 당초 지난해 10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한 해 미뤄져, 오는 10월1일부터 2022년 3 월31일까지 6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2020 두바이 엑스포의 주제는 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이다. 해석해보면 마음을 모아 미래를 창조한다인데, 이는 빠르게 변화 하는 세상의 요구에 맞춰 세계적인 협업 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소주제는 기회(opportunity), 모빌리티(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192개 국가의 국 가관을 통해 세계의 문화와 첨단기술 을 접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형식과 창의적으로 해석한 건축을 만날 수 있다. 엑스포에 참가하는 모든 국가는 전세계 엑스포 역사상 처음으로 자체 전시 관을 운영하게 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관은 지면에서부터 열리는 커다란 창문 형태의 건축물을 통해 국가의 찬란한 미래를 향한 희망과국가의 비전을 형상화했다. 대한민국 국가관의 경우 모빌리티(mobility) 주제관 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엑스포 종료 후에도 대부분 주요 건물은 허물지 않는데, 과학관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등 그대로 남기게 된다. 이를 통해 엑스포가 이룩한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 명성을 지역 문화유산의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또한, 지속가능성 파 빌리온은 엑스포 이후 어린이 과학 센터로 활용될 예정이다. 알 와슬 플라자와 모빌리티 파빌리온을 포함한 엑스포 주요 구조물들은 District 2020내에 영구히 보존될 예정이다. 엑스포장 메인 입구 에는 알 와슬(al wasl)이라는 이름의 공 공 공간이 구성되며, 기념식을 비롯한 주요 행사가 개최되는 핵심적 역할을 하는 건축물이다. 알 와슬은 아랍어에서 따온 이름으로 연결이라는 의미다. 환경이라고는 대부분 사막뿐인 척박 한 땅에서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고 또 실행하고자 하는 노력과 늦게까지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 조직위의 모습을 보니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시대적으로 매우 어렵고, 또 지역적으로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풀어나가는 엑스포인 만큼 대한민국과도 새롭게 연결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카타르 민간대사

[세계는 지금] 세계적인 물류대란 속 대한민국

제조기업 상품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생산된 상품을 이동시키는 물류가 중요한 시대로 전환됐다. 국가경쟁력에서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지고 세계물류를 지배하려는 국가와 기업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중해의 베니키아 상인 번영과 북유럽의 발트해 무역성장, 네덜란드와 영국의 동인도회사, 포르투갈 상인과 아시안 무역 등 당시 유럽제국들의 성장과 발전 중심에는 무역이 있다. 17세기 중상주의 시대의 무역 강국들에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식민지 국가는 원료의 공급지로 활용하고 대부분 생산시설을 만들지 않았다. 또 당시 운송비용 부담보다는 상품의 원활한 운송과 안전성 확보에 더 많은 중점을 두고 있었다. 물론 식민지의 원료 공급과 제조국의 상품생산 및 운송 관련 발생된 몫의 대부분은 무역 강국들의 것이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은 세계의 물류대란을 발생시켰다. 물류대 란의 발생요인은 외형적 요인과 내형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외형적인 요인은 물류나 생산시스템 등과 관련 없는 코로나19, 탄소국경제 도입 등에 의해 발생하고 그 결과 국경폐쇄와 물류 흐름의 병목현상이 유발된다. 내형적인 요인은 항만운영사와 해운회사 등의 운영 및 운송 정체와 비용 상승, 그리고 구성원에 파업 등에 의해 상품이동의 정체를 유발한다.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및 소비자들의 국경을 초월한 전자상거래의 초 호황기 진입은 세계적으로 중소형 상품들의 물류량을 엄청나게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세계의 주요 항만들에서는 수출입선박들에 대한 입 출항 허가절차의 증가와 통관절차의 복잡함으로 운송정체현상이 발생했다. 여기에 해상운송 선박 부족현상은 물류비 용상승으로 연결됐고 물류비용의 증가는 제조업체들의 심각한 부담이 됐다. 또한, EU연합은 친환경정책으로 수입품 생산시 발생시킨 탄소량에 따라 탄소 국경세 도입을 예고하고있어 세계의 제조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세계의 선진국뿐만이 아닌 많은 수출국과 기업들은 물류대란에 대응해 전략적인 항만운영과 선박 확보, 운송시스템 혁신으로 국경을 초월한 세계 물류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 이에 반해 세계의 상품수출실적 7위인 대한민 국은 해운산업 관련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과 기업의 구조조정 등을 직면하고 있어 상대적인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대한민국이 세계 속의 수출 강국을 유지하려면 내형적으로는 혁신적 물류시스템 운영과 외형적인 안정적 해상운송 선박의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경제성장 역시 기업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수출상품 제조 그리고 제조상품의 국제적인 물류시스템의 안정화가 더해졌을 때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의 물류시장 경쟁 력을 갖춘 국가와 기업들이 세계의 소비 자를 얻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세계는 지금] 혼돈의 아프가니스탄

지난 몇 주간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키워드는 바로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이다. 영국, 소련에 이어 미국에 끝내 권좌를 내어 주기를 거부한 제국의 무덤 아프가니스탄. 소련의 10년 지배에 끝까지 항거해 나라를 지켰던 아프가니스탄이 이제 미국의 20년 영향권에서 벗어나 탈레반정권이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전 세계의 우려와 불안의 시선이 탈레반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탈레반은 2016년부터 탈레반을 이끄는 이슬람 율법학자출신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를 최고지도자로 하는 내각 구성을 예고했다. 그러나 탈레반이 당면한 문제는 그리 녹녹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 8월30일 미군의 완전 철수 이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기뻐할 겨를도 없이 내부 갈등에 직면해 있다. 우선 반탈레반 세력의 저항운동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탈레반이 이틀 전 반탈레반 저항세력 국민저항전선의 거점인 북부 판지시르 주를 탈환했다고 발표했으나 탈레반정권에 대한 항거와 투쟁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부족주의 사회인 아프가니스탄의 주요 군벌들이 조만간 반탈레반 세력을 형성하고 탈레반정권에 반기를 들 것이라는 정보가 있어 향후 탈레반의 신정부수립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IS-K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무자비한 테러행위도 탈레반정권에 대한 위협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재탈환한 탈레반정권의 자축의 시간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탈레반 내부에서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심각한 갈등으로 탈레반 2인자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크게 다쳤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어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아프가니스탄의 앞날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아프가니스탄을 둘러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과 주변국들의 셈법 또한 복잡하기만 하다. 미군의 철군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권 장악이 향후 국제적인 역학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당사국들은 고심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해 있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그들의 지역동맹국들에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 문제는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침공을 비난했던 중국이 이번 미국의 철군을 강력히 비난했던 것도 이와 같은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발 빠르게 탈레반정권과의 우호적 관계를 강화하며 서로 필요에 따른 외교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파생될 테러세력 확산, 난민문제, 여성인권 탄압, 마약거래 등의 다양한 문제들과 국제사회 및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내세우는 철군의 명분과 대중국 견제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고 확고하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료가 세계 힘의 균형과 나아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때다.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인재학부 교수

[세계는 지금] 위드 코로나와 수출 중소기업

수출을 잘 하는 기업은 어딘가 다르다. 직항이 없는 나라와 도시만을 골라 판로개척을 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남들이 피하거나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혹독한 경쟁의 세계에서 자기 울타리를 치는 것일 수 있다. 지난 7월 말 백신2차 접종까지 마친 가정용 세제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사장이 그동안 유선으로만 진행해온 계약 건을 매듭짓기 위해 직원들의 만류에도 경기비즈니스센터(GBC)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매일 2만5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나라지만 백신을 믿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처럼 수출현장에선 백신접종 이후 기업들의 대면 비즈니스 활동이 재개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와 공존을 하려는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비록 동남아, 일본 등 곳곳에서는 델타변이로 더 촘촘한 통제가 이어지고 있긴 하나 백신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나라마다 시간표만 다를 뿐 전환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우리 정부도 구체적으로 노령자의 90%, 성인 80%가 접종을 마치면 위드 코로나 전환을 검토한다고 한다. 위드 코로나 전환은 기업의 경제활동에 숨이 트이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나라마다 시행시기와 조건이 다르므로 잘 숙지하고 활용한다면 수출판로에 있어서 경쟁자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선, 수출기업들이 코로나19와 공존을 선택한 나라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출입국의 자유로움 여부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출발지 기준 14일 이내 중국과 서유럽 국가(쉥겐 26개국) 등에서 오는 사람들에겐 입국이 허용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동남아 진출이 막히자 수출중소기업들이 미국시장에 관심이 높은데 미국시장에서 중국기업들 부딪히지 않는 것만으로도 판로개척에 상당한 이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원활한 판로개척활동을 위한 마켓플레이스가 존재해야 한다. 셀러와 바이어가 만날 수 있는 글로벌 전시회 같은 마케팅 기능이 작동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독일 등 유럽 일부 국가들에서 전시회가 예정대로 개최되고 있기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아무리 위드 코로나라고 해도 아직은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것을 꺼리고 있어 전시회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셋째로 위드 코로나 적용에 있어 내국민과 외국인간 차별 여부다. 해외입국자에 대해 의무격리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자국 거주민에게는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제약이 없지만, 해외 입국자들은 입국 후 3주간의 격리를 통해서만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할 수 있어 과도한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판로 활동에 한계가 있다. 중소기업은 틈새시장을 찾아 발로 뛰어 바이어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그 길이 원천적으로 막혔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제 그 길이 열리고 있다. 아직은 그 길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가 수출중소기업에 반가운 이유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글로벌통상본부장

[세계는 지금] 경제안전보장 강화를 추진하는 일본

미중 갈등 속에서 일본은 흔히 중국보다는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중시하는 국가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은 외교안보적 측면과는 별도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중 일 협력을 중시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일본은 안보 면에서는 절대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은 일본의 최대무역상대국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외국과의 교역에 관해서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미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일본은 미중 갈등을 배경으로 외국과의 교역 등 경제협력 문제를 다루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매년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을 통해 경제정책 기조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월18일 발표된 2021년 기본방침에서는 처음으로 공급망 강화 등을 통한 경제안전보장의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경제안전보장의 강화를 정책 기조로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동 기본방침에서는 반도체, 전지, 의약품 등의 전략적 산업기반을 일본에 확보할 것을 목표로 제시하는 한편 대학, 연구기관, 기업 등에서의 기술 유출 방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일본의 외국환 및 외국무역관리법에서는 안전보장상 중요한 기업의 주식을 외국인 투자자가 1% 이상 취득할 때 사전에 신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존 핵심 업종으로서는 무기, 원자력, 사이버보안 등 12개 업종이 지정돼 있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를 고려해 의약품, 의료기기가 추가됐고, 2021년 8월에는 희토류 등 중요 광물자원이 추가됐다. 정부는 국내 자원의 조사 등에 관여하는 기업에 관해서 부적절한 해외 투자의 방지를 목표로 한 것이다. 또한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채택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한일관계의 악화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경제안전보장상의 조치라고 강변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안전보장은 암묵적으로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한국도 그 대상이 된 것이다. 현재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는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외국환 및 무역관리법의 운용강화와 경제안전보장 일괄법 제정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경제안전보장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안전보장이 교역, 투자 등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는 현상은 미국,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 흐름이 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경제안전보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경제안전보장상 필요에 따라 전략적 물자의 국내생산 기반을 확보하려고 해도 경제적 비용 등의 문제 때문에 실현이 어려우며 실현이 가능하다고 가정해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결국 경제안정보장상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

[세계는 지금] 스포츠와 정치

국가나 정부가 대중의 지지를 위해 스포츠를 이용하지만, 선수 개인도 망명하거나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규범적으로는 정치와 스포츠는 거리를 둬야 한다고 하지만 스포츠와 정치는 근대 민족국가의 국력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국력이 경기 결과에 투영된다고 믿기에 어떤 경기는 전쟁 아닌 전쟁처럼 치른다. 외교적으로도 다른 나라 대중의 지지와 호응을 얻으려고 유명 체육인이나 대형 스포츠 행사를 활용하는 스포츠 외교도 주목받고 있다. 독재자가 운동경기와 승리의 결과를 정권의 정당화나 체제의 선전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정치와 스포츠의 최악의 조합이다. 나치와 파시스트, 소련과 쿠바의 공산당과 중국의 마오, 남미의 군사정부와 같은 독재자는 물론 민주주의 체제의 자본주의 기업도 대중의 판단을 마비시키고, 지배를 정당화하여, 대중의 지지를 동원하는 데 스포츠를 이용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스포츠는 정치와 구분되는 스포츠맨십, 페어플레이, 우애와 같은 신성한 가치를 추구하는 별도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비현실적이다. FIFA나 IOC와 같은 스포츠 기구가 부패나 분열과 같은 세속정치와 다른 원칙에 근거해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권력정치와 시장논리가 이들의 구성과 작동의 기본원리이다. 현실에서 정치와 스포츠의 연계는 방법과 정도의 문제이며 긍정적 구실을 하기도 한다. 국가와 별개로 세계적인 선수가 대중적 인지도를 활용하여 국제사회가 직면한 빈곤, 부채, 질병 퇴치, 인종차별과 같은 인류 보편의 가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역량을 모으는 경우가 있다. 국가 차원에서 외교적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의 단초로 스포츠를 활용하기도 한다. 1970년대 냉전을 데탕트로 이끈 미중의 핑퐁외교와 2018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한반도의 극단적 군사대결을 해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정치와 스포츠의 결합은 진흙탕인 경우가 더 많다. 국내정치에서 국가수반을 포함한 정치인들은 가능하면 대형 스포츠 행사를 주관하거나 유명선수의 인기를 활용하여 대중과의 연대를 강조해 득표로 연결하려 한다. 국제관계에서는 스포츠 행사가 대결과 분쟁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69년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월드컵 축구예선에 대한 불만으로 100시간 전쟁을 치르는 최악의 사태도 있었고 냉전기인 80년 모스크바와 84년 L.A. 올림픽을 미국과 소련이 연이어 보이콧하며 세계는 양분되었다. 일본은 국가차원에서 도쿄 올림픽을 통해 팬데믹과 원전사고의 위기를 극복하고 인류에 희망과 일본 국민에게 부흥의 계기를 알리는 정치와 스포츠의 선순환을 기대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정상외교를 통한 역사문제와 수출규제 해소도 기획 단계부터 차질을 빚었고 경기 기간에는 우리 선수단의 응원 현수막과 급식소 운영으로 갈등을 겪었다. 이제 정치가 풀지 못하는 한일외교를 스포츠가 나서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구기 종목은 경쟁과 대결이라는 특성 때문에 결과에 따라 화합보다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안으로 우리의 태권도와 일본의 유도가 멋진 기술을 선보이는 시범대회를 정부가 주관하여 한일 양국이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가운데 새로운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올바른 화합의 길이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세계는 지금] 역사의 반전

어김없이 8월의 더위가 우리의 몸을 감는다. 울창한 한여름의 숲 속 길을 따라 두 갈래 길이 보인다. 내일의 길은 푸른 빛의 소나무가 울창했다. 검정 고무신을 신은 소년의 걸음걸이가 가벼웠다. 소년의 어깨 위로 떨어지는 한낮의 햇살이 더없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나무신발을 신은 어린이가 숲길을 헤매고 있었다. 방향 감각을 상실한 아동은 절망의 숲길을 정처 없이 돌고 있었다. 검게 타다 남은 잔목들 사이로 검은 상처를 품은 야생화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소년의 영혼을 혼미하게 어지럽히고 있었다. 어제의 승자가 그날의 패자였다. 그해 8월 초 두 번의 섬광을 보기 전에 도쿄의 지도부는 게임을 끝낼 수 있었다. 어차피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그해 3월 도쿄대공습은 전주곡이 아니었다. 연이은 나고야, 오사카, 고베 공습 역시 서곡이 아니었다. 화염과 굉음이 지축을 흔들었고 포효하던 제국주의의 교향곡 연주는 숨이 차고 있었다. 5개월 후 히로시마의 선량한 시민들은 하소연할 촌음도 찾지 못했고, 나가사키의 소시민들은 몸을 피할 한 평 공간조차 찾을 수 없었다. 군국주의 연주가 멈추고 점령군이 일본 전역을 장악했다. 일부 인사들의 의욕이 넘친다고 평화헌법이 쉽게 개정되지는 않는다. 대다수의 일본인은 여전히 악몽을 꾼다. 해마다 3월10일이 되면 검붉은 섬광 아래 소이탄의 파편들이 나뒹굴던 1945년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가미가제의 대가가 너무나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그것은 더 이상 대대로 이어질 영광이 아니고 그저 한편의 악몽이었다. 도쿄대공습의 검은 사진들을 다시 보아야 평화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히로시마의 박물관을 둘러보아야 국제 평화주의의 진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연로한 모습으로 연명하고 있는 앞서간 세대의 희미한 기억만 잠시 살펴도 일본은 제대로 판단할 것이다. 일본이 한국을 경계하고 있다. 역사의 반전을 두려워하고 있다. 일본 땅에서 일어나는 혐한시위는 역사의 반전을 예고하는 일이다. 한 수 아래로 간주되는 나라를 겨냥한 시위는 없는 것이다. 가속도가 붙어 질주하는 나라는 무섭다. 한국을 잘 아는 일본인일수록 역전 가능성을 우려한다. 국제무대에서 영원한 강자도 없다. 패배주의를 딛고 힘차게 일어서는 민족이 새로운 강자이다. 혁신주의의 기치를 드높이고 신기술을 선도하는 나라가 진정한 21세기의 강국이다. 검정 고무신을 신은 그때의 당찬 소년이 이제 은발을 흩날리며 화사하게 다가올 내일의 추억을 상상한다. 최승현전 경기도 국제관계대사

[세계는 지금] 가까워지는 중국과 아세안

중국 자본과 기술로 중국-라오스간 고속철도가 양국수교 60년 맞춰 오는 12월2일 정식 개통한다. 국경의 산악지형을 관통하는 난공사와 1년 6개월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착공 후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라오스 국경도시 보텐에서 수도 비엔티엔까지 400㎞ 구간의 철도망 구축을 서두르는 것은 이 고속철 개통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철도 개통으로 중국 쿤밍에서 라오스 수도까지 3시간이면 닿는다. 과거 15시간 걸리던 것에 비하면 획기적이다. 라오스 입장에서는 교역량 증가는 물론, 중국인 유입에 따른 자국의 관광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태국, 베트남에 갇혀 좀처럼 경제 활동의 모멘텀을 갖기 어려웠던 아세안 최빈국 라오스가 자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이번 철도개통식을 갖는 것만 보아도 얼마나 의미를 크게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편, 중국으로서는 라오스 고속철 개통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세안 전체로 확장하려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중국은 쿤밍을 기점으로 말레이시아-싱가포르까지 연결하는 범아 철도 네크워크를 구상하고 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총 3개 노선으로 캄보디아, 태국을 경유한다. 중국이 이처럼 아세안에 집착하는 것은 자국의 제조경쟁력 약화에 따른 대체 생산기지로써 아세안이 적지이며, 아세안이 높은 경제성장으로 산업 및 소비재의 큰 수요시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주도로 15개국이 체결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아세안 10개국 진출 장벽들을 낮추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2020년 중국전체 교역량에서 아세안이 유럽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계획대로 동남아 전역에 중국 표준의 철도망과 운영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막대한 자본력과 정부주도의 추진동력을 받고 있는 중국에 비해 민간주도로 인프라 구축 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 일본 등의 경쟁국들은 아세안에서 입지가 좁아 질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크고 작은 이슈들로 중국과 갈등을 겪어 왔던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의존도가 철도를 넘어 산업전반으로 파급될 것을 우려, 대외 경협 다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우리의 몫을 찾아야 한다. 단순 수출입 무역으로는 안 된다. 이들 국가들이 절실히 필요로 한 것들을 찾기 위해 이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 부자가 되려면 먼저 길을 만들어라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중국-라오스 고속철도가 그 길이 듯 우리도 우리 길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장점을 살려 그들이 인정하고 우리만의 입지를 굳히는 것에 기업과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글로벌통상본부장

[세계는 지금] 코로나 위기에도 도요타가 약진한 이유는

도요타는 일본의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회사다. 또한 도요타는 2020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 대수 1위를 기록해 2위인 폭스바겐을 앞서고 있다. 2020년 4월~6월 도요타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해 8천억 엔(약 8조3천747억 원)의 이익이 줄었다. 당시 도요타는 금융기관으로부터 1조2천500억 엔(13조 855억 원)을 조달해 공급망을 포함한 도요타 계열의 위기에 대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 하에서 도요타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20년 8월께 전년 대비 90% 수준을 회복했다. 2020년 10월에는 자회사인 다이하츠(경차 제조)와 히노(트럭 제조)를 포함한 판매실적이 전년동월 대비 8.3% 상승해 과거 최대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도요타는 2021년 4월~6월 미국의 GM을 제치고, 판매 대수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도요타가 코로나 19 위기에도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등 약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미국과 중국 시장 등에서 판매 실적 개선을 지적할 수 있다. 각국 금융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유동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각국 정부에 의한 친환경차 등 공적 보조가 수요를 확대시켰다. 또한, 일본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동차 통근 증가가 소비를 촉진했다. 자동차는 2만~3만개의 부품이 필요하며 부품이 1개라도 부족하면 자동차 생산을 하지 못한다. 즉 자동차 생산의 핵심은 공급망 관리에 있다. 최근 자동차 반도체 부족 문제로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심각한 생산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한편, 도요타는 글로벌 공급망의 가이젠(개선)을 통해 반도체 부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시에 르네사스 반도체 생산 공장이 정지돼 자동차 반도체 부품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도요타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재고의 최소화를 중시하는 적기생산(Just In Time, JIT) 방식을 가이젠(개선)해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부품에 대해 공급망 전체에서 재고량을 기존 1개월분에서 4개월분으로 확대했다. 도요타의 핵심부품 회사인 덴소는 동일본대지진 이전인 2009년도말 대비, 2019년도말에는 재고자산 회전일수가 37일에서 53일로 증가했다. 또한 현재 도요타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거래처의 재고 파악을 강화해 현재에는 10차 거래처까지 재고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즉 어느 부품이 부족해질지 여부를 파악해 공장의 안정적인 생산과 재해 시의 조기생산 재개를 가능하게 한다. 이처럼 도요타는 코로나19 위기에도 글로벌 공급망의 가이젠(개선)을 통해 반도체 부족의 영향을 최소해 최대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향후 도요타의 미래는 CASE(Connected, Autonomous, Shared, Electric)라는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 관리의 가이젠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다.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

[세계는 지금] 바이든의 아프간 철군과 가치외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3개월 만인 올해 4월14일 911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 악순환을 끊기 위해 아프간에서 철군을 발표했다. 철군의 표면적 근거는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2011년 제거해 정의를 실현한 지 10년이 지났다는 점이다. 전임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5월1일 나토 동맹군 및 탈레반과의 철수에 합의 한지 1년이 된 시점에 바이든은 전직 대통령인 부시 및 오바마와 협의를 거쳐 철군을 공식화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 연합군의 철수에 따른 힘의 공백을 아프간 국방안보군(ANDSF)을 강화해 질서를 유지하면서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거쳐 민주적 선거를 치르고 새로운 정부 구성을 구상하고 있다. 아프간 평화협상을 통한 합의의 핵심은 각 지방을 대표하는 로야 지르가(loya jirga)라는 대의기관을 구성해 헌법을 개정하고 경제와 민생을 위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려고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과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과 정치 일정을 위한 협상을 개최했지만,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됐고 이를 타개하려고 UN과 같은 신뢰할 만한 국제기구의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협상이 지연되는 동안 힘의 공백이 계속되면 탈레반은 스스로 미군과 나토를 몰아냈다고 주장하며 정치적 합의가 아니라 군사적 행동을 통해 국가 장악을 시도할 위험이 있다. 철군 후의 정치적 위기에 대한 안전장치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도 미국이 철군을 추진하는 배경에 다양한 해석이 있다. 단순하게는 그간 미군 사상자가 2천500명 달하고 2조 달러의 전쟁 예산이 투입될 정도로 인명피해와 재정손실이 심각하다. 실제 트럼프는 미군의 아프간 주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철군에 합의했다. 바이든이 합의를 수용한 것은 미중패권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 중국의 추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자 불필요한 전선의 확대를 최소화해야 하는 정치적 필요성이 작용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철군 결정은 패권경쟁을 위한 국력의 효과적 투사를 넘어서 미국이 21세기 민족자결과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외교를 활용해 소프트 파워를 확대하기 위한 역사적 실험으로 보인다. 민주당 가치외교는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카터의 인권외교가 유명하지만 최고의 성공사례는 2차대전과 전후 질서를 주도한 루스벨트와 트루먼의 성공이다. 전승국으로서 식민지의 독립을 지지하고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비전 제시는 미국의 가치외교에 대한 국제사회의 자발적 동의를 끌어냈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철군을 실현하여 군사적 개입을 하지 않는 규범을 실천하는 초강대국 이미지를 확산시키려 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아프간에 대한 외교 및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민주적 선거를 통한 정부 수립을 도와 아프간 국민 스스로 국가 질서를 유지하고 경제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것이 패권경쟁에서 중국과 차별화의 핵심이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세계는 지금] 진드지 만델라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작년 7월 13일 진드지 만델라(Zindzi Mandela)의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 넬슨 만델라의 차녀인 진드지 만델라는 고향땅 요하네스버그에서 영면하고 있다. 60년의 차가운 세월을 견디어 온 그녀가 팬데믹의 바람 속에 느닷없이 아주 먼 여행을 떠났다. 넬슨 만델라의 날인 7월18일 그녀는 먼저 간 선친을 회상할 기회를 잃었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후 313년 밀라노에서 기독교를 공인했고,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역시 모친의 영향으로 러시아 정교의 신앙심을 갖고 있으나, 남아공의 진드지 만델라는 유년기부터 부친 만델라의 영향을 다각적으로 받아 흑인 인권운동가로, 시인으로 성장했다. 제나니 들라미니 주한 남아공 대사의 여동생으로 주덴마크 대사를 역임한 진드지 만델라는 3세때 부친 만델라가 종신형을 선고받고 케이프타운의 로벤 아일랜드에 투옥되면서 유년기부터 고난의 여정이 시작했다. 부친의 석방을 위해 10대부터 반(反)아파르트헤이드 운동가로 변신했고, 난 흑인이지만이란 시집을 발간하면서 시작(詩作) 활동도 병행했다. 진드지 만델라가 갑자기 우리와 작별하니 먼저 떠난 그의 부친이 떠오른다. 남아프리카의 현대사는 넬슨 만델라 개인사의 복제라 할 수 있을 만큼 굴곡이 심하다. 만델라는 1964년 그 유명한 리보니아 재판에서 종신형이 선고 되어 케이프타운의 로벤섬에서 본격적인 장기수로 수감 생활을 시작했다. 로벤섬에서 18년간 장기 투옥된 후 마르크스나 레닌의 혁명 서적 대신 영국 시인 윌리엄 헨리, 그리스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소포클레스 등의 저서에 심취하였고, 장기수로 복역하는 동안 혁명가 지망생에서 평화와 통합, 화해와 용서를 생각하는 큰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수감 중에도 시간을 아껴 다양한 독서와 사색으로 폭넓은 식견을 보유하는 계기로 전환했고, 톨스토이 소설을 특히 많이 탐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된 것은 만델라 불굴의 정신력과 함께 1970- 80년대 미국, 유럽,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고강도의 제재와 압력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흑인들의 집요한 저항에 직면한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은 국제사회의 고립으로 80년대 후반 옥중의 만델라와 비밀협상을 하면서 타협책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고, 만델라가 이때 극단적 파국 대신 상생의 공존을 선택함으로써 내란 대신 평화적 정권이양으로 전개된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1991년 노벨문학상 역시 남아공의 여류 작가 나딘 고디머(Nadin Gordimer)에게 수여됐는데, 아파르트헤이트의 참상을 고발해온 고디머는 만델라가 가장 특별히 생각하였던 인물이다. 왜 당신은 쓰지 않았는가 등 많은 작품을 남긴 남아공의 대표 여류작가다. 넬슨 만델라도 쉬지 않고 글을 썼고, 그가 사랑한 딸 진드지도 잔인한 시간을 보내며 백지 위에 검은 글을 썼다. 최승현 전 경기도 국제관계대사

[세계는 지금] 글로벌비즈니스의 대면 재개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성장해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수치만으론 어둡고 길었던 터널을 빠져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중소기업은 공감하지 못한다. 기업의 규모를 따질 것 없이 수출이 잘되는 기업과 안 되는 기업으로 나뉘는 전형적인 K자형 양극화를 보이는데,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 15개 부문이 대기업 업종이라 광의로 보면 양극화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볼 수 있다. 경기회복 과정에서 영세한 수출중소기업이 수혜를 못 누리는 것은 이들의 업종이 산업재나 중간재가 아닌 대면 비즈니스 의존율이 높은 소비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가운 점은 판로개척 환경이 대면으로 바뀌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지도 있는 국제전시회가 멈춰 선지 18개월만에 처음으로 오는 9월1일부터 3일간 플로리다의료기기전이 오프라인 개최를 한다. 전시회를 최고의 수출마케팅 수단으로 간주하는 우리 중소기업들도 오프라인 재개에 관심이 높다. 이번 미국전시회에 참가할 한국관 24개사가 조기모집된 것은 물론이고 중소수출기업인이 미국행 비행기를 예약하며 대면 전시회를 고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기업의 기대와는 달리 전시회의 완전 재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은 막대한 경기부양책과 억눌린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위주로 전시회 개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선진국은 백신의 효과가 입증되자 과감히 비즈니스의 빗장을 풀며 글로벌 교역을 주도하고 있다. 관세청 국가별 수출 통계자료에 의하면, 올해(5월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중 미국과 유럽지역 수출 비중이 각각 15.2%, 14.5%로 이는 코로나 이전 13.5%, 12.7%보다 크게 증가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반면, 인도와 아세안 등 신흥시장의 코로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아 언제 대면 비즈니스가 가능할지 알 수 없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 활동이 가장 많은 중국도 아직은 자국 위주의 전시회는 개최하지만 글로벌 개방에는 주저하고 있다. 중소기업들로서는 이런 글로벌 판로 환경에 맞춰 시장이 열린 미국과 유럽진출을 시도, 중국 및 아세안으로 치우친 수출의존도를 벗어날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원현장에는 이런 움직임이 크다. 코로나 이후 경기도 LA통상사무소(GBC LA)로 미국진출을 희망하는 수출기업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여전히 코로나 상황에서 중소기업들로서는 전시회 정보획득이 어렵고 참가절차도 까다로우며 부대비용도 많이 들어서 독자적인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정부와 지자체들이 도움을 주는 만큼 수출기업들은 미리미리 공공부문의 전시회 지원 프로그램 정보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판로활동을 할 수 없던 많은 수출기업이 품질 개선과 신제품 개발하며 비대면의 힘든 시기를 버텨 왔다. 빨리 다가오는 대면 비즈니스 장에서 그간의 노력이 보상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글로벌통상본부장

[세계는 지금] 도쿄올림픽 개최는 스가 수상의 재선 티켓

한국의 대선 시계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중의원 선거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일본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이므로 수상은 국회에서 선출된다. 다만 국회의원(특히 중의원) 선거는 수상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올해 중의원 선거는 스가 내각의 재신임 여부를 국민에게 묻는 선거다. 스가 수상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올해 9월 말까지고, 중의원 임기만료일은 올해 10월21일이다. 스가 수상은 7월 말~8월 초 도쿄올림픽을 치르고, 9~10월에는 자민당 총재 선거와 중의원 선거를 해야 한다. 최근 일본 정계는 스가 수상이 내각 해산과 중의원 선거를 언제 시행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중의원 선거 시기에 대해서는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지만, 스가 수상이 자민당 총재 임기(올해 9월 말까지) 중에 내각 해산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 언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도쿄 올림픽 직후인 9월 초 중의원 선거, 9월 말 자민당 총재 선거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근대올림픽이 과거 전쟁 등의 이유로 중지된 적이 여러 번 있지만, 근대올림픽 개최가 연기된 것은 이번 도쿄올림픽이 첫 번째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의 확산이라는 이례적 상황에서 철저한 방역을 통해 성공적인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 일본 국내외에서 도쿄 올림픽의 중지를 요구하는 여론이 적지 않은 가운데, 스가 내각이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일본경제신문 등의 6월25~27일 여론 조사에 의하면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43%로 5월 대비 3% 상승했으며, 도쿄올림픽 개최에 찬성하는 비율(무관객 개최를 포함)은 반수를 넘는 수준(59%)이다. 즉, 올림픽 개최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올림픽 개최를 지지하는 여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스가 내각은 도쿄 올림픽 경기장의 관중에 대해선 정원의 50%, 최대 1만명이라는 기준을 정하고 경기장의 입장권 등에 대해서 추첨을 진행하고 있다. 애초 900억엔(약 9천200억원)의 수익이 예상되던 티켓 판매 수익은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로서는 티켓 판매 수익의 감소 등 경제적 손실은 뼈아프지만, 스가 내각은 철저한 방역을 통해 안전한 올림픽을 개최해 도쿄올림픽을 세계적인 감염병 확산 상황 하에서 모범 사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가 내각은 전 세계적 감염병의 확산이라는 악조건 하에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수상 재선을 위한 필승전략이라고 간주한다. 자민당 내 실력자인 아베 전 수상과 자민당 니카이 간사장은 스가 수상의 재임을 지지하고 있는 등 자민당 내 우호 세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여부는 스가 수상의 재임 여부를 결정짓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

[세계는 지금] 전쟁의 정의와 6·25

인류가 문명사회를 이뤄 역사를 기록한 기간이 3천400년인데 전쟁 없이 지낸 시간은 268년에 불과하다. 인간은 전쟁을 집단적 문제해결의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해왔고 잔인함은 끝없이 진화해왔다. 전쟁은 적의 의지를 꺾어 굴복시키는 폭력행위의 정치적 결정이며 무력을 독점하는 국가가 적을 제압하고자 폭력을 정당화했기 때문에 항상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특성이 국가 경영에 불가피한 덕목이 되기도 했다. 기원전 428년 고대 그리스에서 스파르타와 아테네는 각각 동맹을 결성해 세력 확장을 통한 패권을 다퉜다. 델로스 동맹을 주도하던 아테네는 전략적 가치를 이유로 펠로폰네소스 동맹의 맹주 스파르타의 일원이었던 멜로스에게 협력을 강요했다. 멜로스는 중립을 지키겠다는 약속과 정의를 내세워 동맹을 거부하자 아테네는 군대를 보내 멜로스를 정복하고 나서, 모든 성인 남자는 살해하고 여자와 어린이는 노예로 팔았다. 역사적으로 전쟁의 잔혹함에 대한 반성으로 전쟁에도 최소한의 정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논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전쟁과 관련한 정의의 이론은 전쟁 자체의 정당성에 관한 전쟁의 정의(jus ad bellum)와 교전에서 정의로운 행위를 말하는 전쟁에서 정의(jus in bello)로 나뉜다. 전쟁을 시작하는 이유가 정당해야 하고 전쟁을 수행하는 수단도 정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멜로스에 대한 아테네의 침략은 잠재적 적국이나 중립국이 자신을 공격하기 전에 이를 예방하고자 수행하는 예방전쟁(preventive)으로 정당화할 수 있지만, 전쟁을 수행했던 방법은 부도덕하고 비인도적인 것이 분명하다. 정의로운 전쟁을 시작하는 명분으로 정당한 이유, 온당한 의도, 합당한 권위를 가진 주체의 공개적 선언, 마지막 수단, 성공 가능성을 든다. 우리 현대사의 비극인 625 전쟁은 아직 휴전상태이고 전쟁의 기원과 관련해 전쟁의 정의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미 제국주의자의 침략에 대항한 정당한 대의와 온당한 의도를 가지고 대항했다고 주장하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항미원조전쟁을 강조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전쟁의 정의론과 관련해 유엔군의 참전은 소련의 지원을 받아 기습 남침한 북한에 맞서 정당하게 싸운 전쟁이라는 우리의 입장에 중요한 논거가 된다. 국제사회는 북의 침략전쟁에 공동으로 대항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와 함께 성공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근거로 당시 유엔 회원국 21개국이 참전을 신청했고 16개국이 실제로 파병했다. 비회원국인 이탈리아를 포함한 일부 국가는 의료지원을 제공했고 유엔 전문기구는 식량제공과 민간구호활동을 펼쳤다. 중공군의 참전 이후에도 유엔은 1951년 8월 총회결의 500호를 통해 중국과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의결하는 등 대한민국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을 지속했다. 유엔의 파병이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625 당시 국제사회가 공유한 전쟁의 정의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전쟁의 정의론도 이제 전쟁 종식의 정의(jus post bellum)를 논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전쟁의 이유가 온당했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전쟁을 합리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미래의 과제가 돼야 한다. 이제 체제대결을 넘어 우리가 한반도 평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세계는 지금] 매력의 풍선

다시 듣고 싶은 노래가 명곡이고, 한 번 더 여행 가고 싶은 나라가 좋은 나라다. 초청하고 싶은 국가가 매력있는 나라이듯 미국은 5월 하순 매력적인 한국의 대통령을 초청했다. 화상 정상회의가 일상이 되는 지금, 바이든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를 워싱턴으로 초빙해 직접 마주 앉았다. 코로나19의 안개가 여전한 상황에서 당연히 예외적인 결정이다. 그만큼 미국에 한국은 필요한 상대이고 어쩌면 절실한 파트너인 것이다. 전선에서 생사를 함께하면서 동맹으로 발전한 한미관계는 고희(古稀)의 연륜이 됐다. 나이가 들면서 성숙해지듯 두 나라의 관계도 호혜적으로 진전됐다. 한국의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대통령을 특별수행해 워싱턴의 행사에도 참석하고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도 알렸다. 미국 내 초미의 과제는 코로나 위기로 촉발된 경제를 회복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미국인들이 한국을 반색하고 있다. 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한미 공동성명은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핵우산과 연합방위의 확장억제를 받는 대신 미국에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이번에 백악관에서 양국 정상이 함께한 자리에서 명예로운 메달을 받은 90대의 한국전 참전용사는 격세지감을 느끼며 마음 속으로 감동하고 있었다. 환하게 웃는 노병(老兵)이 바로 동맹의 상징이었다. 한미동맹은 미일 동맹과 질적으로 다르다. 한때 최대의 공적이었던 일본과 대소련 봉쇄의 전략적인 이유로 탄생한 미일 동맹은 이해타산적인 일면이 깊숙이 내재돼 있다. 표면적으로는 미일 동맹이 아태지역 내 가장 비중이 큰 것으로 드러나 있지만 20세기 역사의 전면과 후면을 제대로 아는 미국의 파워 엘리트들은 마음 속에 일말의 경계심을 지우지는 않고 있을 것이다. 시작부터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해 온 한미동맹은 순수성을 유지하면서 상호 윈윈의 호혜성을 높이며 진화발전해 왔다. 이번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추모의 벽이 착공을 알리면서 역사의 흐름 속에 한미관계가 투영되고 있다. 동맹 현안의 하나인 전작권 전환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고 쿼드 플러스라는 난제가 고민을 안겨줄 수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과 미국이 건강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통령의 방미에서 보듯 분명히 지금은 한미 양국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긴밀한 협력파트너이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미국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에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한국의 최첨단 미국 현지공장들이 텍사스에, 조지아에 매력의 풍선을 달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풍선에는 Republic of korea 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어느 날 일어나니 바이런이 명사(名士)가 되어 있었듯 부지불식간에 우리 한국이 선진강국의 반열에 진입하고 있다. 누가 아니라고 부인할 수 있을까. 역사의 복수는 이런 것이다. 최승현 경기도 국제관계대사

[세계는 지금] 수출화물 운송 대란, 중소기업 피해 크다

미국 해상화물운임이 3배 오르고 그나마 웃돈을 주고 선복(선적공간)을 구해야 합니다. 회사 설립 이래 최대 수출주문을 받았지만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서 남는 것이 없어요. 주방용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대표의 한숨 섞인 푸념이다. 이번 운송 대란은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선복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작년 8월부터 글로벌 교역량이 늘어난 것이 주원인이며 코로나로 항만하역 및 내륙운송이 지연돼 공 컨테이너 수급 불균형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고 있다. 선박 투입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해운시황의 큰 변동성 탓에 배를 늘리는 것이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한때 미주지역 최대 국적선사 한진해운이 공격적 확대 경영을 하다 무너진 사례를 해운회사들이 잘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선택한 것은 각자 따로, 함께 전략인 해운동맹에 기대는 것이다. 해운동맹은 마치 항공사의 경우처럼 회원사 간 운송 루트, 선적 공간 등을 공유함으로써 다양한 고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 불균형의 경우에는 고운임으로 초과수요의 혜택은 누리면서도 공급을 늘려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런 화물 대란의 피해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대기업은 해운사와 연간 단가계약을 맺기에 운송료 변동에 영향이 적지만 중소기업은 시장가격을 지불하고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한다고 해도 중소기업은 우선순위에 밀려 제때 선적마저도 불안한 현실이다. 또한 화물 대란으로 수출 가격경쟁력과 거래처 지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바이어가 운임을 부담하는 경우 비용지출이 많아서 수출가 인하 요구 및 구매처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에서도 운송료 지원과 중소기업을 위한 선복공간을 지원하고 있지만, 책정된 예산이 이미 소진됐고 마련한 공간도 기업의 수요에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라 해운시황이 개선될 때까지 만이라도 정부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중소기업들의 요구가 크다. 위와 별개로 중소기업도 대기업처럼 해운사와 연간 단가계약을 맺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 대기업과 달리 물동량이 적은 중소기업은 개별로는 할 수 없지만 다수 기업의 물동량을 모아서 해운사와 계약을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를 위해선 지자체나 공공부문의 중간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수출화물 운송 대란은 가까운 시일 내 끝날 것 같지 않다. 경기회복의 열쇠를 쥔 선진국들의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운송 대란의 중심에 있는 미국의 판매대비 재고율이 코로나 이전 1.5에서 현재 1.23으로 많이 낮아 수입 지속에 따른 물류적체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증가가 코로나19 회복과정의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세계적 온라인 소비 패턴화가 소비 자체를 더 늘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모처럼 수출시장의 이런 호기를 맞아 중소기업들이 물류비용부담과 선복애로 때문에 그 과실을 따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글로벌통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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