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단속’ 현수막 무색... 주변 대형트럭·버스 즐비 적발 ‘0건’, 단속 ‘뒷짐’...區 “계도·단속 활동 강화”
“한밤 중에도 화물차와 버스들이 주차장에 가득 차요. 근데 단속하는 건 본 적이 없어요.”
5일 자정께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인천문학경기장 P3주차장. 주차장 안팎에 대형 화물차와 버스 수십여대가 늘어서 있었다. 장기간 방치해 먼지가 가득 쌓인 화물차 등도 쉽게 발견됐다.
P1·2주차장 상황도 마찬가지. 경기장 시설관리사업소가 내건 ‘대형 화물차·버스 밤샘주차 상시단속’ 현수막이 무색하게 온통 불법 주차된 화물차와 버스로 가득했다. 늦은 시간임에도 운행을 마친 대형 차들이 계속 들어왔다.
인천 미추홀구 문학경기장 주차장이 대형 화물차와 버스들의 밤샘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하지만 구는 장기 주차를 막을 밤샘 주차 단속에 손을 놓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5조는 전세버스 등 여객자동차는 등록 차고지가 아닌 곳에서 밤샘 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시행 규칙 제21조는 1.5t 이상 대형 화물차가 밤샘주차(오전 0~4시)를 하려면 지정된 차고지에 주차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화물차는 과태료 50만원, 여객차는 운행정지 3~5일의 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밤샘 주차를 할 수 없는 문학경기장 주차장에서 대형 화물차 등의 밤샘 주차가 매일 반복되고 있다. 밤샘 주차를 위해 아예 전일주차권을 구매하기도 한다. 한 전세버스 운전자는 “밤샘 주차 금지 현수막은 봤지만 실제 단속하지는 않으니 계속 이 곳에 주차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대형 화물차 운전자는 “등록 차고지가 이천이라 집 근처인 이 곳에 차를 세운다”며 “길거리 등 불법 주정차보다는 종일 주차비가 6천원인 여기가 낫다”고 밝혔다.
이런데도 단속 권한을 가진 구는 손을 놓고 있다. 구가 올해 문학경기장 주차장에서 대형 화물차·버스 밤샘 주차를 적발한 건수는 ‘0건’이다.
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야구 시즌만 되면 주차장 관련 민원에 시달린다”며 “미추홀구에 계속 단속을 요구하지만 실제 단속은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지역 안팎에선 구가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대중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국민의힘·미추홀2)은 “구가 주차비를 내고 이용 중인 대형 화물차·버스 차주들과 부딪히니까 껄끄럽고 귀찮아서 계도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계도문을 부착하는 등 밤샘주차 근절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 문학경기장 측과 함께 계도 및 단속 활동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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