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하늘에게 석연아<수원 산남초등3> 하늘아! 안녕? 우리는 너를 참 많이 걱정하는 친구들이야. 요즘 네 얼굴을 보면 우리들 마음까지 슬퍼진단다. 에어컨, 자동차, 공장에서 내뿜는 나쁜 연기 때문에 네 얼굴이 몹시 병들어 있기 때문이란다. 마음씨 좋은 사람들이 너를 위해 환경운동을 많이 하고 있어. 하지만 네 얼굴은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아. 난 얼마전에 네가 굉장히 화를 내는 모습을 보았어. 조금만 뛰어도 쨍쨍 비치는 햇볕을 내리 쬐었잖아. 그때 난 네가 얼마나 심술이 났는지 알수 있었단다. 그리고 요즘에는 밤에도 잠들수 없을 만큼 덥거나 차가운 바람을 불었지. 그런데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네탓으로 돌리고 너만 원망하는 것 같애. 네가 왜 그렇게 무섭게 변했는지 그 이유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말이야. 하늘아! 우리는 너의 맑고 깨끗한 얼굴을 보고 싶어. 파란 바다같은 모습에 흰 구름이 떠다니고 밤이면 별과 은하수를 아름답게 펼쳐 보이는 네 모습을……. 우리들 네가 활짝 웃는 얼굴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 작은 쓰레기 하나라도 함부로 안버린다는 각오로 말이야. 너를 정말 사랑해.
(자랑스런 우리 아버지 수기) 포근한 둥지 이혜민<수원 효성초등4> 우리 아빠는 마술사처럼 변신을 잘 하신다. 놀이를 할 때는 나의 친구가 되어주시고 공부를 할 때는 다정하고 부드러운 선생님으로, 만들기를 할 때는 못 쓸것 같은 깡통이나 휴지통을 이용하여 장난감이나 모래시계 등 여러가지를 만들어 재미있게 놀아주신다. 얼마전, 내가 감기에 걸려 “끙끙” 앓으면서 잠을 못자고 있을때 아빠께서는 조용히 다가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혜민이가 많이 아픈가보구나” 하시면서 물수건도 해주시고 나를 업어주셨다. 그때 쓴 약을 먹거나 병원에서 “따끔”한 주사를 맞아도 낫지 않던 감기가 다 나은 듯 했다. 아빠의 등은 너무도 따뜻하고 포근했다. 마치 하나의 둥지처럼 말이다. 가끔 내가 짜증을 부리거나 고집을 피워도 다독거려 주신다. 또한 엄마께 말씀드리면 꾸중 들을지도 모르는 비밀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기도 하고 잘 지켜 주신다. 난 이런 아빠가 무척 자랑스럽고 좋다. 그렇지만 가끔 회사일에 지쳐 소파에 기대어 잠드신 아빠를 보면 안타깝다. 아빠께서는 담배를 많이 피우시는데 조금만 피우시고 운동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 그동안 나의 고집과 주장을 내세우며 떼를 쓴 적이 많았다. 그럴때마다 얼마나 속이 상하셨을까. 앞으로는 나의 고집도 줄이고 아빠가 좋아하시는 안마를 많이 해드리고 뽀뽀도 해드려야겠다. “아빠, 감사하고 정말 싸랑해요!” “아빠, 파이팅!”
친구들아! 반갑다 우성민<수원 정천초등3> ‘친구들이 방학동안에 무엇을 했을까? 빨리 학교에 가서 친구들한테 물어봐야지!’ 오늘은 드디어 개학날! 설렌 마음으로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어머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친구들에게 무슨 얘길 할까?’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등교했다. 학교에 도착해서 교실에 들어가보니 친구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성민이 왔구나!” “너희도 잘 있었니?” 우리 반 아이들이 방학동안 새까맣게 탔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방학전의 그대로였다. 참 신기했다. 조금 있으니 선생님께서 오셨다. ‘선생님께서 이제서야 오시는구나.’ 아이들은 선생님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동시에 선생님께 인사를 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께서는 우리를 보시고 기분 좋아 하셨다. 개학 첫 날부터 선생님을 기분 좋게 해드려 기분이 좋았다. 신나는 개학날이어서인지 일찍 헤어지니 헤어지기 싫었다. 교실에서 늦게까지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어서 내일이 되어 선생님을 보고 싶다. 개학날은 즐거워!
비 오는 날 조희제<성남 분당초등4> 창문 밖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는 친구 염민호집에 놀러가기로 했다. 염민호네 집에는 염은호라는 동생이 있는데 아기인데도 말은 할 줄 알았다. 학교 수업이 끝나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징강징강∼” 나는 얼른 책가방을 싸고 염민호네에 가려고 했는데 임규석이 놀자고 했다. 임규석은 팔을 다쳤기 때문에 가방을 제대로 들 수 없었다. 학교에서 나왔는데 비가 그쳤는지 회색 빛 구름사이로 해님이 고개를 내밀었다. 임규석네에서 엄마께 전화를 드리고 밥을 먹었다. 맛도 좋고 영양가도 좋은 것 같았다. 그리고 게임을 조금했다. 염민호와 학교 운동장에서 만나서 염민호네로 가기로 했는데 게임하느라고 늦었다. 부랴부랴 뛰어 가려고 했는데 밖에는 어느새 해님이 모습을 감추고 비만 주루룩 오고 있었다. 우산을 들고 부랴부랴 나가보니 염민호가 우산을 들고 화가 났는지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야! 빨리 좀 오지. 속에 굼벵이가 들어 앉았나?” “미안” 염민호네집에 도착하니 아기가 오줌을 쌌는지 퀴퀴한 냄새와 함께 지린내가 났다. “으메∼이 퀴퀴한 냄새여∼” 어쨌든 놀러 왔으니까 퀴퀴한 냄새는 접어두기로 했다. 염민호와 나와 임규석은 염민호네 집에서 신나게 놀았다. 도중에 염민호의 친구 김도훈이 왔다. 넷이서 바둑치기 놀이를 해서 내가 일등을 차지했다. “우하하! 바로 이 희제님께서 일등을 차지했노라∼”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다가 6시가 되자 그만 헤어지기로 했다. 밖으로 나오니 바람이 세게불고 날아갈 것 같았다. 그것도 인원은 두 명이요, 우산은 하나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비바람까지 몰아쳐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간신히 집에 와서 친구에게 우산을 빌려 주었다. ‘참∼빗님은 너무 성급해’
나의 꿈을 위하여 임다은<용인 토월초등1> 저는 알렉산더 왕처럼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과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또 북한과 통일을 이루고 싶기 때문입니다. 또 전쟁이 나면 다치지 않게 도와주고 싶습니다. 저는 그런 용기가 있고 그런 자신을 기를 것입니다. 지금은 없지만…하지만 연습을 하면 꼭 될 거예요. 그래서 꼭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헬렌켈러를 보고 나서 대통령이 되고 싶었고 6살 때는 가수와 간호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가수는 아빠가 싫어해서 꿈을 버리게 됐고 가수는 우리가 지금 가수 노래를 틀고 춤을 추고 있어서 그러고 이름은 BL 이라고 지었지요. 옛날엔 아픈 사람들에게 주사를 놔주고 약을 지어 주는 나이팅 게일을 읽고 간호사가 되고 싶었지만 헬렌켈러를 보고 대통령이 되기로 했어요. 하지만 저는 커서 대통령이 되고 싶어요. 대통령이 되어서 더 훌륭한 일을 많이 하는 더 큰 인물이 되고 싶어요.
2000년8월12일 토요일 날씨 제목:안국사지 삼층석탑 홍민지<평택 비전초등5> 방학중이라 아침 일찍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와 함께 당진에 있는 ‘안국사지’라는 절에 갔다. 사실 절이라기 보다는 보물 제100호인 안국사지 석불입상과 삼층석탑 그리고 그곳을 지키는 여스님 두분만 계셔서 그런지 조용한 곳이었다. 절은 내년부터 정부에서 지어주기로 했다고 한다. 아마 국보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엄마가 말씀해주셨다. 소원을 빌며 탑돌이를 한후, 엄마와 할머니께서는 108배를 하신다고 하셨다. 나도 따라서 10번의 절을 하고 할아버지와 스님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내가 싫어하는 콩밥이어서 조금 밖에 먹지 않았다. 하지만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해서 인지 배도 부르고 땀도 쏘∼옥 들어갔다. 석상 옆으로 물이 졸졸 흐르는 시냇가에 가서 손도 담가보고 돌탑도 정성껏 쌓아 보았다. 위로 올라 갈수록 물도 많아지고 손을 담가보니 훨씬더 시원한 느낌이었다.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너무 조용하고 무서운 느낌마저 들어 허겁지겁 내려왔다. 엄마와 할머니는 땀에 흠뻑 젖어 108배를 마치고 점심을 드시고 계셨다. 그옆에 앉아 계곡에서 놀고 온 얘기도 하고 폴짝거리며 뛰니 옷이 땀으로 범벅이었다. 조용하고 유서 깊은 산사를 뒤로하고 오는 길에 도고온천에 들러 깨·끗·이 씻고 나니 개운하고 시원했다. 오늘은 ‘안국사지’라는 보물이 간직된 절 없는 절에도 갔다오고 시원하게 온천도 해서 그런지 집으로 오는 길에 편안히 잠들며 왔다. 쿨∼쿨!
학교주변에서 청소년 유해업소가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단속을 못하고 있다니 한심스럽다. 최근 ‘러브호텔’ 등 학교주변의 청소년 유해업소 건축 등을 문제삼아 시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도 경기도내 학교정화구역내에서 343개의 유해업소가 영업중이라고 하니 더욱 답답하다. 특히 부천, 안산 등에서는 지난 1998년까지 법규상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할 단란주점, 여관, 만화방 등 53개소가 강제퇴거와 과태료부과 등 행정처분이 어려운 점을 악용, 불법영업을 강행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배짱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PC방, 노래방, 당구장 등 청소년 유해시설 단속법규가 시·군과 교육청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청소년들의 유해업소 출입문제와 관련된 법규는 교육청의 ‘학교보건법’과 시·군의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에 관한 법률’,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등이 있으나 적용내용이 다른 부문이 많아 문제다. 학교보건법의 경우 PC방과 노래방 등 유해업소는 학교 교문으로 부터 반경 50m 이내에는 허가를 해줄 수 없으며 교문으로 부터 200m 이내는 학교 정화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시·군의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에 관한 법률은 이들 업소에 대한 허가기준을 두지 않은 채 청소년들의 출입시간만 밤 10시로 제한하고 있다. 또 당구장은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시행령에는 체육시설업으로 분류,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보장하고 있으나, 학교보건법에는 유해시설로 분류, 설치 때 학교정화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렇게 동일업종이라도 적용법규가 시행청마다 서로 다른 것은 관련법 제정 때 관련 부처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단속 공무원과 업주들간의 충돌이 잦아 사회문제로 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애당초 관련 법규를 효율적으로 제정하지 못해 혼선을 빚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대책으로만 방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관련기관들이 조속히 협의를 거쳐 단속규정을 마련, 청소년 유해업소 정화에 노력하기 바란다.
국제원유가의 급등세가 지속되자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서는 모양이다. 오늘 경제부처 장관회의에서 원유비축물량을 29일분에서 60일분으로 늘리고 승용차 10부제 운행을 강제로 실시하거나 5부제로 권장하는 방안 등을 논의 결정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1·2차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에너지 다(多)소비형 산업구조개편을 비롯 해외유전 개발 및 대체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절약 국민운동 등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추진해 왔으나 그때만 요란했을 뿐 거의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선진국들이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대체연료 및 에너지 저(低)소비 기술을 개발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임으로써 석유의존도를 계속 낮춰온것과는 대조적이다. 선진국들이 다각적인 에너지대책을 실행하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는 철강 조선 등 에너지 집중 산업에 치중해와 20여년전보다 오히려 오일쇼크에 더 취약해진 상태다. 또 대체에너지 개발수준도 개발을 시작한 70년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지난 96년 총에너지에서 대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이미 6%를 넘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대체에너지 사용비율도 93년기준 3.9%에 달하고 있으나 우리 나라는 1.05%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대체에너지 비율이 낮으니 이번과 같이 고유가로 인한 유가파동이 지속될 경우엔 국민경제가 곧바로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체에너지 비율이 이같이 낮은 것은 정부가 오일쇼크 때마다 대체에너지 개발을 소리높여 강조했다가 유가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면 흐지부지 기술개발을 소홀히 하는 잘못을 되풀이해 온 결과다. 특히 기술개발보다는 ‘에너지절약’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에너지비용을 줄여 보려는 정책으로 일관, 국내 대체에너지 개발기술이 제대로 뿌리 내릴 토대 마련에 실패한 것이다. 그렇다고 에너지절약 운동이 성공한 것도 아니다. 90∼99년 중 우리나라 연평균 에너지 소비량 증가율은 미국(1.5%) 일본(2.4%)보다 높은 7.7%로 연평균 GDP성장률(6.1)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당국은 과거의 잘못을 거울삼아 중장기대책을 세워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물론 당장의 대응책은 절약 뿐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도 1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된다. 각 경제주체들의 에너지절약운동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를 에너지 저소비형으로 유도하는 한편 기술개발로 대체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남북통일을 상징하는 흰색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가 그려진 ‘한반도기’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91년 3월 일본 지바에서 열렸던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 였다. 그때 남과 북은 탁구 및 청소년축구 단일팀에 합의하면서 함께 사용할 선수단기를 각자 그려온 몇가지 시안 가운데서 골랐다. 남북이 그려온 시안은 엇비슷했지만 파란 바탕의 한반도기는 북한측 안(案)이 채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한반도기가 9년만에 다시 국제무대에, 그것도 올림픽경기장에서 다시 휘날리게 되었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오늘 오후 6시에 시작되는 선수단 입장식에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 운집한 11만명의 관중을 비롯 전 세계 60억 지구촌 인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97번째로 태극기와 인공기를 대신한 한반도기가 등장, 남과 북이 하나 됐음을 전 세계에 공표하는 것이다.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서 옛 동독과 서독이 단일팀으로 출전한 적은 있지만 분단국이 하나의 깃발아래 동시에 입장한 것은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남북 각 90명의 선수단이 서울에서 정성껏 만들어진 밝은 베이지색 바지와 치마에 짙은 감색의 상의, 오렌지색 넥타이의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왼쪽 가슴에 명함 크기의 한반도기를 핀으로 달고 입장, 남과 북이 하나 되었음을 한층 돋보이게 할게 분명하다. 더욱이 남측 정은순, 북측 박정철 공동기수 바로 뒤에는 이례적으로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겸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북측의 장웅 IOC 위원이 손을 맞잡고 행진한다. 한반도기의 재등장은 이렇게 전 세계적인 화제다. 최근 통일을 대비한 새로운 국기 시안이 나오고 있지만 한반도기를 아예 국기로 제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반도기는 보면 볼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훌륭한 통일된 남과 북의 상징이다. /淸河
淸河2천800만명의 대이동이 있었던 4일간의 추석연휴가 끝났다. 도로가 막혀 아직 귀가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건설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의 추산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기간 중 도로를 이용한 인구는 2천500만명이고 나머지는 철도와 항공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경우 총 이동거리는 12억㎞가 넘고 유류는 1억2천900만ℓ가 소비돼 1천677억원을 길에 뿌린 셈이다. 여기에 이동중 소비한 음료, 식사 등의 비용까지 합치면 고향을 오가며 도로에만 뿌린 사회적 기회비용이 불과 4일만에 5천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상세히 산출하면 아마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러나 추석으로 인해 지불되는 기회비용 못지 않게 소중한 것은 고향의 부모님, 친지들을 만나 오랜만에 휴식을 취함으로써 얻어지는 정신적 효과라고 하겠다. 추석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고유의 높은 가치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에선 추석이라 하여도 다수의 이동이 극히 적다고 한다. 추석 당일에는 도내에 한하여 통행증 없이 이동이 가능하지만 도 경계를 벗어나려면 며칠 전 부터 통행증을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이 다른 도에 살거나 묘소가 타도에 멀리 떨어져 있으면 남한처럼 가족들이 한데 모여 차례를 지내거나 성묘하기가 매우 어렵다. 성묘를 한다고 하여도 조상에게 큰 절을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음력설, 한식, 단오, 추석 등 4대 민속명절에 성묘하고 벌초하는 풍습은 남한과 마찬가지지만, 설날에도 세배를 하지 않고 조상에게 큰 절을 올리지 않는 제도 때문이다. 설날이나 추석때면 1천만명 이상이 고향을 찾아가는 남한의 대이동을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모든 남북이산가족의 조기상봉이 올 추석을 전후하여 더욱 절실해졌다. /淸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