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여름철 자동차 관리 요령

이번 주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장마철이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물론 지금도 매우 무덥지만)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고온 다습한 날씨로 인해 자동차 내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될 수 있다. 가스 제품 등의 폭발 위험, 엔진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 그리고 습도 상승으로 인한 세균 번식의 위험 등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있으므로 자동차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차량 내부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폭발성 물질이 터질 수 있다. 차량의 대시보드가 고온의 직사광선에 노출될 경우 표면 온도가 높게는 90℃ 이상까지 상승하며, 일회용 가스라이터, 자동차 실내 탈취제 등 가스 제품은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와 같은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실내 주차장을 이용하고, 부득이하게 실외에 주차해야 할 경우 자동차 창유리를 살짝 열어두거나 햇빛 차단막 등을 활용하여 자동차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차내 가스 제품 등은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엔진이 과열되면 차량의 화재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여름철 밀폐된 차량 내에서 에어컨을 가동한 상태로 잠이 들거나 폭염 속에서 장시간 고속 주행을 할 경우 엔진 과열로 인해 자동차 화재의 위험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차량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엔진 냉각 계통을 사전에 점검하고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초기에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자동차용 소화기를 비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세 번째로 각종 세균 번식의 위험성도 높다. 소나기 또는 게릴라성 폭우로 습도가 상승하면 겨울철 사용을 하지 않던 에어컨 내부에 있는 곰팡이 균의 번식이 쉬워져 에어컨 통풍구를 통해 많은 세균이 품어져 나옴으로써 실내 공기가 오염되어 건강에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졸음운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세균 번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사용하지 않았던 에어컨을 사용하기 전 통풍구를 청소한다든지 또는 에어컨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환하고 실내 세차와 함께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세균이 번식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에어컨은 성능이 저하되거나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더구나 무리하게 작동을 하면 과열현상이 나타나며, 긴 오르막길을 오를 때나 장시간 정차 시, 복잡한 시내 주행 시에 에어컨을 켠 상태로 운행하면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더 커져 연료소모가 많아질 뿐만 아니라 엔진출력과 냉방효과가 떨어지므로 에어컨의 작동을 잠시 멈추는 요령이 필요하다. 효율적으로 냉방하기 위해서는 직사광선을 피해 주차하는 지혜가 필요한데 뙤약볕 아래서 장시간 주차시킨 뒤 자동차를 운행할 때는 창문을 열어서 어느 정도 열을 식힌 후 에어컨을 작동시켜야 에어컨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여름철은 고온의 외부 공기에 의하여 자동차가 쉽게 과열되므로 출발 전에는 반드시 냉각수량이 충분한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뜨거워진 아스팔트 노면과 접촉하는 타이어의 공기압이 너무 높으면 핸들이 가벼워져 고속 주행 시 조향 안전성이 떨어져 급차로 변경사고가 발생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창문을 닫고 차량 에어컨을 켜서 운행하는 경우 차량내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두통을 유발하거나 자칫 졸음운전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최소한 한 시간에 한 번씩 차내 환기를 위해서 창문을 열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외부의 기온이 높아 불쾌지수가 높은데 더구나 자동차마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운전이 어려워지고 교통사고의 위험마저 초래하게 될 수 있으므로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철저한 자동차 점검과 관리가 이뤄져야겠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교수

[경기시론] 메르스 통해 우리가 성장한 것은…

2015년 6월28일 현재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 32명, 확진자 182명, 누적적으로 추계한 격리자 1만5천여명, 치사율 17.5%. 이것이 한 달여 동안 메르스로 인해 온 나라가 떠들썩할 뿐만 아니라 주변 아시아 국가들까지 들썩이게 한 대한민국의 메르스 대응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코르스로 이름을 바꾸자고 할 만큼 메르스를 겪은 여타 국가들의 치사율과 비교하면 한 자리가 아니라 여러 자리 숫자가 바뀐 치사율이다. 그만큼 1인의 한국인을 통해 외국에서 유행했던 낯선 이름의 감염병이지만, 한 달 새에 유치원생도, 어느 호젓한 농촌 할아버지도 다 알 정도로 메르스는 대한민국의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 제1요인으로 급부상했다. 메르스라는 바이러스는 중동지역의 사막 기후에서 창궐했지만, 공교롭게도 124년 만에 찾아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대가뭄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도 현재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직 6월인데도 한 여름을 다 겪은 것 같다. 세월이 빠른 것일까 하다가도 이쯤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환경이 세상이 변하는 것보다 더욱 빨리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든다. 10여년 전의 계절 감각으로 장사를 하거나 사업을 하면 소위 말해 굶어 죽기 딱 좋을 듯싶다. 기온은 이미 30도를 웃도는 여름인데, 아직 초봄에나 입을 법한 코트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사람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이번 메르스를 대응하는 정부나 의료계, 산업계를 비롯해 국민 각자의 모습은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 지구환경 변화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나태했었나를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럼 메르스를 통해 우리가 성장하거나 깨닫게 된 것은 무엇일까? 매번 천재지변인지 인재(人災)인지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국가 재난 상황 때마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배웠다고 하고 잊지 말자고 하지만, 참 빨리 배우고 빨리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는 여타 국내에서 발생한 여러 사건사고보다도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민낯을 주변국에게 보이게 됐다. 일단 공중보건이나 새롭게 발생하는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적인 질병관리체계의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10여년 전에 발생한 사스에 대비했던 것과 비교해봐도 이번 메르스 대응 체계나 방식은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보여준 몇 명의 소수 자가격리자의 행태를 보면서 공중위생과 안전 문제는 시민의식이나 공중도덕, 시민의 의무이자 권리로서 접근하고 대처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게 된다. 한편 요즘 우리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배려라고 한다. 배려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먼저 남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고 자신의 언행을 그 다음에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매우 적극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공존(共存)의 방식이다. 일본 사회에서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덕목이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이다. 이것은 적극적인 차원은 아니지만, 적어도 남을 불편하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소극적인 차원의 공존의 방식이다. 소극적 차원이든 적극적 차원이든 간에 현재 우리사회가 서로를 신뢰하고 공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선택이다. 메르스 때문에 서로가 만나기를 꺼려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어쩌면 내 자신도 메르스인지 아니면 감기인지 몸살인지 모르게 열이 오르고, 기침이 나와 상대가 불편해해도 개의하지 않고 행동하는 내 자신의 모습에서 일어나는 자체적인 두려움이 아닌가 한다. 아직 메르스를 통해 우리가 성장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송민경 경기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

[경기시론] 표절과 복사

표절이 화제다. 표절은 타인의 글 일부나 전부를 베끼거나 모방하며 제 것인 양 외부에 공표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문제 된 작품의 문장들은 비전문가가 아닌 눈으로 읽어도 표절 아니라 부정하기 힘들더라. 그 작품과 작가의 소란에 한마디 얹으려고 꺼낸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사족으로만 의견을 붙이자면, 고뇌에 찬 제보와 이어지는 성토는 문단 권력과 시장 이윤에 지친 한국 문학의 현재로 보인다. 숨 넘어가기 일보 직전 뱉은 울분의 자리임에 분명하다. 거기서도 바꾸지 못하면 한국문학은 표절을 한 장르로 인정하거나 수치심에 둔감하기로 작정했거나, 둘 중에 하나일 거다. 그건 그렇고! 표절이 문제가 아니라, 복사의 시대는 아닌지 묻고 싶어졌다. 중학생 딸이 논술시험을 보았다. 문제가 이해되지 않아, 친구들에게 무슨 뜻인지 물어보았더니 답을 외워!라는 조언을 들었다 한다. 딸은 논술이란 문제를 이해한 후 자신 생각을 쓰는 것이 맞다 믿기에 신념대로 시험을 보았다. 선생님은 딸을 불러 물어보았다. 너는 답을 외우지 않고 네 생각을 썼지?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너에게 최대한 점수를 주기 위해 노력했단다. 그런데 좋은 점수를 주지는 못했단다. 천편일률적인 외운 답 중에 좋은 말로 담백하고 나쁜 말로 거친 글이었으리라. 비논리도 한몫했을 것이다. 평소 말버릇대로 썼으면 분명 재미있는 발상이 담겼을 테지만, 좋은 점수는커녕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다. 선생님을 성토하려는 게 아니다. 선생님의 노고를 이해한다. 대학에서 강의 하나 하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똑같은 딜레마에 처한다. 과제를 내 주면 대게 학생들은 자신들 생각이 아니라, 어디선가 나옴직한 글을 복사하고 붙여서 온다. 그래서 원칙을 세워준다. 컨트롤 씨(Ctrl-C)와 컨트롤 브이(Ctrl-V)한 글은 무조건 F학점이다. 아무리 어설퍼도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그러나 익숙지 못한 학생들의 글은 대학생이라 해도 봐줄 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조금이라도 논리적 구조로 문장 뼈대를 세웠다 생각하면 여지없이 복사 문장이다. 한국 교육의 참혹한 무덤이다. 무조건 외우라는 복사 교육에서 사유는 자랄 수 없다. 학생만을 탓할 수 없다. 두 장을 겹쳐 고대로 쓴 생각을 정답으로 인정해주는데, 어떻게 외우지 않을 도리가 있는가.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했다. 수백만 명 유태인을 가스실로 보낸 아이히만은 지극히 정상적 상태였음을 여섯 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진단했다. 적어도 그를 진찰한 후의 내 상태보다도 더 정상이다. 평범했던 아이히만에게는 말하기의 무능, 생각의 무능 그리고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르는 판단력의 무능이 있었고 이 세 가지 무능은 대량 학살을 지시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았기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감각에 이르게 했던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 악마 되기는 생각보다 쉬운 일임을 반복되는 역사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복사는 사유의 불능을 낳을 수밖에 없다. 사유의 불능은 판단의 불능, 공감의 불능으로 이어진다. 아이히만의 예가 극단적이었으면 좋겠다. 딸은 앞으로도 논술과목 답을 외우지 않겠다고 한다. 문제를 이해한 후, 자신의 생각을 쓰겠다 한다. 나무랄 데 없는데 걱정이다. 원칙과 양심을 지킬수록 풍요로운 미래와 반비례로 살아야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응원할 수밖에 없다. 사람으로 커 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경기시론] 렌터카 교통안전으로 행복한 여행을

여행레저 활동의 증가와 기업용 수요 확대로 렌터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2005년 10만8천694대였던 렌터카는 2014년 42만5천587대로 연평균 14.6% 증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렌터카 산업의 외형적인 성장과는 달리 교통안전 수준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2005년 2천297건이던 렌터카 교통사고는 지난해 5천693건으로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도 53명에서 91명으로 72% 늘었다. 렌터카는 독특한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그간 안전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민간업체가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사업용자동차로 분류되지만, 실제 운전자는 운수종사자가 아닌 일반 국민이기 때문이다. 렌터카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요자 측면의 제도개선과 함께 운수사업자의 효과적 관리를 위한 시스템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 수요자 측면에서는 10대와 20대 이용자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렌터카 대여는 18세 이상 운전면허 소유자는 누구나 가능하다. 하지만, 운전경력이 많지 않은 미숙련 운전자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실제로, 교통안전공단의 최근 5년(2009년~2013년) 렌터카 교통사고 분석에 따르면, 10대와 20대 운전자의 렌터카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57%를 차지하였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들의 음주운전 사망자 수가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렌터카 대여가능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교통안전공단 연구에 따르면, 임차가능 연령을 21세 이상으로 상향할 경우 렌터카 사고 사망자수는 12.5%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세로 올리면 사고감소 효과는 22.5%로 더욱 높아졌다. 아울러, 음주사고 예방을 위해 임차인의 렌터카 사고기록과 음주운전 여부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DB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렌터카 대여료와 보험료를 차등지급하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운수사업자 측면에서는 디지털운행기록장치(DTG)의 렌터카 장착 의무화 도입이 요구된다. DTG를 활용하면 이용자의 과속이나 급감속 등 위험운전 여부를 사업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렌터카 이용자의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10대 청소년들의 무면허 렌터카 사고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따라서, 저연령층과 운전경력이 많지 않은 초보운전자에 특화된 안전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 또한, 무면허 운전자에 대한 렌터카 대여를 막기 위해 사업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발 시에는 렌터카 사업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드는 6월부터 8월은 렌터카 이용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렌터카 이용자의 성숙한 교통안전 의식과 이를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어우러져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경기시론] 빗길 안전운전

봄 가뭄과 때 이른 연일 폭염으로 전국이 타들어가는 상황이지만 평년 기준 중부지방에서 매년 6월 24~25일 시작되던 장마가 올해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 농번기 중부 지방의 가뭄 악화가 우려된다는 기상 예보도 있다. 하지만 여름철은 계속되는 무더위로 피로가 가중되고 잦은 게릴라성 폭우로 운전환경이 악화되는 계절이다. 앞으로 다가올 장마철에는 빗길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은데 우천 시 자동차 운행 중 위험요소로는 운전자의 시계가 나빠지는 것을 들 수 있다. 내리는 비로 차창이 흐려지고 시계 범위도 와이퍼 작동범위에 한정되며 후사경이 잘 안 보여 후방 교통상황 파악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도로가 미끄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비가 와서 노면이 젖은 도로는 빗물에 의해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이 떨어짐으로써 제동거리가 길어지는데 속력이 높아 타이어와 노면이 서로 밀착되지 않고 타이어가 노면 위를 뜨게 되면 제동 및 조향이 어렵게 된다. 이것이 바로 수막현상이다. 하지만 수막현상은 비가 온다고 무조건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노면에 빗물이 어느 정도 고여 있어야 하고 또한 속도가 어느 정도 높을 때 일어난다. 수막현상은 타이어의 면적과 물이 고여 있는 높이, 차의 속도에 관계해 일어난다. 이러한 수막현상을 방지하는 방법으로는 마모된 타이어는 배수효과가 좋지 못하므로 배수효과가 좋은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공기압을 약간 높여 운행하면 수막현상을 다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수막현상은 속도에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핸들과 브레이크가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차가 도로 밖으로 미끄러져 나가게 되므로 매우 위험하다. 또한 비 오는 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와이퍼다. 와이퍼는 내리는 비에 의해 전면 유리가 흐려질 때 모터의 힘으로 유리표면에 부착된 빗물을 닦아내는 장치이다. 와이퍼에 이상이 생기면 비 오는 날은 여간 곤혹이 아니다. 그러므로 다가올 장마철에 대비해서 와이퍼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와이퍼의 관리 중 워셔액 보충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워셔액 탱크를 점검해 워셔액이 없는 경우, 반드시 채워 넣도록 한다. 비가 오는 날은 시야가 나쁠 뿐만 아니라 노면이 미끄러지기 쉽고, 제동거리가 길어지므로 맑은 날보다 주행 속도를 비가 오는 정도에 따라서 20%~50% 정도 줄이고 충분한 차간거리를 확보해 운전해야 한다. 또 전조등을 켜서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함과 동시에 반대편에 내 차량의 존재와 위치를 알려야 한다. 급출발, 급브레이크 등의 조작은 미끄러짐이나 전복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엔진브레이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번 나눠 밟는 등 기본적인 운전방법을 잘 지켜야 한다. 간혹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릴 경우는 가능하면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득이 운행 중이라면 번개가 칠 때는 자동차 밖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번개를 피한다고 차에서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설령 자동차에 번개가 직접 친다고 하더라도 전류는 차체의 표면을 따라 지면으로 흐르기 때문에 위험이 없는 장소를 선택해 차 속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편이 차라리 안전하다. 또한 라디오 안테나 같은 것은 피뢰침 구실을 하여 번개를 불러들일 염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집어넣어야 한다. 비 오는 날은 감속 운행을 지속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한 날임을 명심해야 한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교수

[경기시론] 중심을 잡고 산다는 것은…

중동지역에서만 유행한다고 해서 중동 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가 한국에서 전염을 일으키기 시작해서 이제는 중국이나 홍콩에서도 메르스 확산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이와 유사한 전염병으로 아프리카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에볼라,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의 사스나 각종 인플루엔자의 유행을 경험하면서 10년을 단위로 되돌려 생각해보면 새로 생기거나 변종을 일으킨 각종 병이나 질환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럴 때마다 정부의 안일함에 대한 비난이나 비판이 쏟아지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의료 지식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만큼 이와 유사한 속도로 진화해가는 병이나 질환에 대해서 우리 인류는 여전히 무지하거나 또는 충분히 그 대응방안이나 처방을 모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복되는 상황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삶의 방식이 기술 발전에 따라 급변하는 관계로 각 세대별로 당연하다고 여기는 상식이나 삶의 기본이 각기 다르다. 세대를 10년 단위로 볼 때 각자가 아는 대로, 상식에 따라 행동하고 말하지만 각 세대별로 이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바는 각기 다르다. 소위 동상이몽이 크게는 세대별로, 작게는 개인별로 일어나는 것이다. 한 가족이라도 각자의 유년시절이 다르고, 사춘기가 다르고, 취업이나 결혼, 가정을 일구는 방식이 너무나 달라서 각자의 이야기가 동화 속의 이야기와 유사하리만큼 다르고 멀게 느껴지는 시대이다. 따라서 각자의 마음이나 생각, 행동을 공감하기도 동의하기도 쉽지 않은 시대인 듯싶다. 삶의 중심을 자기 자신이 잡고 나아가려 하지만, 삶의 중심을 어디에 잡고 나가야 할 지 모르기에 힘든 것 같다. 삼포시대, 사포시대하다가 이제는 칠포시대까지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자기결정성과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를 한번쯤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실, 앞으로 10년 후에 우리가 어떤 모습의 사회일까를 그려보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나의 미래를 준비하고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면서 살아가기는 힘들 수 있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서구 유럽사회의 산업화, 근대화를 지켜보면서 사람들의 혼란과 갈등에 대하여 뒤르케임이라는 사회학자는 문화지체현상이라고 정의했다. 문명과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하여 사람들의 문화나 정신의 발전 속도가 늦어져서 나타나는 혼란, 갈등이라는 것이다. 최첨단 IT시대, 유비쿼터스(Ubiquitous)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하고 또한 실제로 우리는 체감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한국사회가 이제는 100세시대라고 하기도 하고, 같은 사회이지만 고령화사회가 다가온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 두 표현의 뉘앙스는 사뭇 다르다.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개정 등은 이러한 앞으로 올 사회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한 단편이다. 개인으로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처럼 해왔던 것처럼 하면 되는가하는 질문은 저절로 나온다. 삶의 중심을 다잡고 살아야지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다시금 어디에 중심을 잡아야 하는가라는 계속된 질문을 가져보게 된다. 송민경 경기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

[경기시론] 강기훈에게 사과하지 않은 사람들

1991년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만일 그때 대학 1학년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지금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원자주화투쟁에 참여했던 동갑내기 강경대가 백골단 소속 사복경찰에게 쇠파이프로 구타당해 사망했다. 그의 죽음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그들은 자기 몸을 불사르며 독재정권 타도와 민주정부 수립을 외쳤다. 그들 중에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가 있었다. 그는 서강대학교에서 분신 후 투신자살했다. 이때부터 검찰은 재야민주단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분신 배후혐의를 찾는 내사에 착수했다. 조선일보는 매일 검경발 기사를 내보내며 죽은자의 유서를 대필한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추측을 기정사실로 만들어냈다. 5월 25일 검찰은 김기설씨의 수첩이 조작되었으며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가 유서를 대필했다고 발표했다. 김씨의 기존 필적과 유서 필적이 다르다는 것이 근거였다. 강기훈씨가 1985년 경찰에서 썼던 자술서와 유서가 동일한 필적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신문이 사설 감정기관에 의뢰한 결과 전민련이 제출한 김씨 수첩과 유서가 동일필적으로 나타나 국과수 감정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소용없었다. 강기훈씨는 자살방조와 이적표현물 소지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994년 8월 만기 출소했지만 그가 갇힌 감옥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16년 뒤 2007년 11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김씨가 유서를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정하고도 5년이 지난 2012년 10월에야 재심이 결정됐다. 지난해 2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되고 얼마 전 대법에서 최종선고가 날 때까지 그렇게 24년이 흘렀다. 강기훈씨는 이런 말을 전했다고 한다. 진정한 용기는 잘못을 고백하는 것, 당시 저를 수사한 검사와 검찰 조직은 제가 유서를 쓰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진실을 왜곡했다.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의 죄를 만들어낸 이들은 이렇다. 당시 검찰을 총지휘했던 김기춘 법무부 장관,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 수사를 지휘한 부장검사 강신욱 검사는 박근혜 대선캠프 법률특보단장을 지냈고 수사팀의 남기춘 검사는 캠프클린소위원장, 곽상도 검사는 초대 민정수석, 윤석만 검사는 한나라당 지역위원장을 거쳤다. 강기훈씨에게 피고는 공산주의자 십대신조를 맹신하고 부모를 죽일 수 있는 인격의 소유자라고 법정에서 모욕했던 이들의 24년은 화려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다시 그의 말을 들어보자. 저를 끝으로 다시는 이런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책임을 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정권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던 사건의 24년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감옥에 갈 때야 완성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들이 있는 곳은 여전히 감옥이 아니고 권력의 왕좌다. 그러므로 이따위 사회를 유지시켜 주는 것만으로 우리 모두는 강기훈씨에게 사과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경기시론] 루키의 집중력이 필요한 화물차 교통안전

오라클대학교 부총장인 리즈 와이즈먼(Liz Wiseman)에 따르면 베테랑이 루키(Rookie)에 비해 언제나 높은 성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지칭하는 뷰카(VUCA)세상에서 베테랑의 매너리즘은 치명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루키의 특성인 높은 경각심과 순수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도로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운전이 직업인 사업용자동차 운전자는 도로의 베테랑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자주 뷰카환경과 흡사한 도로 위를 누빈다.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 상황과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위험을 매일 경험한다. 하지만 이들의 성과, 즉 교통안전 지수는 루키에 비해 현저히 낮다. 사업용자동차의 사고율은 비사업용에 비해 5배나 높다. 특히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교통안전 지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13년 기준, 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사율은 사업용 화물자동차가 3.9명으로 승용차 1.5명의 2.6배다. 버스나 택시 등 다른 사업용자동차와의 비교에서도 각각 2배와 4.2배 높다. 화물자동차 안전은 운전자 인적요인 개선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속적인 캠페인과 더불어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디지털 운행기록 분석을 통한 운전행태의 과학적 분석을 확대하고, 운전습관을 교정하는 교통안전 체험교육을 활성화해 교통사고 위험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운전자 의식개선과 함께 이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단속도 동반되어야 한다. 특히, 화물자동차의 과적과 과속은 교통사고 발생 확률을 급증시키기 때문에 철저한 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로 서울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시속 70km 주행 시 과적을 했을 경우 회전구간의 전복위험성이 57% 커졌다. 속도를 90km로 높이면 위험도는 60.3%로 더욱 높아졌다. 제동거리도 27m나 늘어났다. 또한, 과적은 적재불량으로 인한 낙하물사고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필요하다. 철저한 차량점검도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피로운전을 방지할 수 있는 최대연속운전시간제한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교통안전공단이 2013년 화물자동차 운전자 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86%가 운전 중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80.5%는 졸음운전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장시간 연속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피로는 운동신경의 반응능력을 떨어트리고, 전방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고를 야기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적정한 휴식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운전자의 졸음이나 부주의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첨단기술개발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도로 위의 안전운전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뷰카환경보다 더욱 높은 주의가 필요하다. 화물자동차 운전자들은 다양한 운전경험을 지닌 베테랑이다. 그들의 완숙함에 루키의 높은 집중력이 더해져 보다 안전한 도로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경기시론] 노년층의 교통안전

의학의 발달과 식생활의 향상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1960년 52세에서 55년이 경과한 2015년 평균 80세로 무려 28세가 늘어났다. 사회가 고령화로 진전됨에 따라 노인문제가 여러 가지 면에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교통사고로 인한 희생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이 최근 5년간 집계된 노인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가 총 4만 6천123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 수가 4천711명으로 집계,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의 거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자동차가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금 이에 따른 교통안전을 위한 교육이나 홍보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으며, 자신의 신체기능의 저하를 느끼지 못하고 무리하는 경향이 있고, 과거 자기 자신의 경험에 고착되어 도로교통의 변화와 교통법규의 변경 등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 교통사고 위험에 많이 노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노년층의 신체적 변화를 보자. 첫째, 시각적 능력이 쇠퇴하는데 단순히 시력저하로 사물을 정확히 보지 못하는 측면도 있지만 안구조절 작용과 암순응 능력의 쇠퇴 등 시력이 점차로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청력의 감퇴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셋째, 운동 기능은 노화에 따라 느려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응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운동신경의 둔화로 보행속도가 저하된다. 노년층이 많이 당하는 교통사고를 보면 보행 중 사고가 상당히 높은 것을 볼 수 있어 안전한 보행방법에 대하여 숙지(특히 무단횡단 금지)하도록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노년층은 신체의 기능약화로 인하여 육교나 지하보도 등을 회피하고 무단횡단을 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노년층의 사망사고 특징 중에는 운전자의 과실보다 보행자의 과실에 의한 사고가 어린이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것을 볼 때 보행자 위주로 보행하여 사고를 발생 시킨다고 할 수 있다. 노년층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 횡단 시 반드시 차가 오는지를 확인한 후에 건너며 가능하면 차를 먼저 보낸 후에 횡단하도록 안내하고, 횡단 도중 신호가 바뀔 수 있으므로 적색 신호는 물론 녹색 점멸 시에서도 다음 신호를 기다렸다가 횡단하도록 안내한다. 노년층의 보행 사고는 야간에 주로 발생하므로 야간에 외출을 하는 경우에는 어두운 복장을 피하고 눈에 잘 띄는 밝은 색의 복장과 신발, 가방, 모자 등에 반사재를 부착하여 운전자로 하여금 식별이 용이하도록 하며, 운전자가 잘 보이도록 도로의 조명이 있는 밝은 장소로 도로를 횡단 및 보행하여야 한다. 아울러 보행속도가 감소되어 횡단보도 외에 무단횡단은 위험하므로 힘들더라도 육교나 지하보도 등의 시설을 이용하며, 가능하면 몸 상태가 좋을 때 외출하고 좋지 않을 때 부득이 외출하는 경우는 가족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또한, 노인의 보행이 빈번한 주택지역이나 경로당, 노인대학 등의 지역은 어린이의 어린이 보호구역(School Zone)과 같이 노인을 보호하는 Silver Zone을 좀 더 확대 설치하여 자동차 속도를 규제하고 노인 보호표지를 설치하는 등 노년층의 교통안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보행자는 항상 지면을 이용하도록 하고 부득이 육교나 지하보도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경사도를 완만하게 하고 계단 끝부분에는 미끄럼 방지시설을 하고 좌우측 가장자리에는 손잡이용 가드레일을 설치하여 보행자의 안전을 도모한다.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노년층이 당면하고 있는 교통문제는 차량 소통 일변도의 교통체계로부터 교통안전을 중시하는 새로운 교통체계를 확립해 노인, 장애인 또는 어린이 등 교통약자의 교통권 확보 즉, 교통복지의 실현이 확립되도록 해야 하겠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교수

[경기시론] 욕하는 사회, 시(詩)를 읊는 사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부끄러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이다. 문학가도 시인도 아닌 내가 외우고 있는 유일한 시(詩)이기도 하다. 갑자기 왜 시(詩) 타령인가할지 모르겠으나, 어느 덧 우리사회가 시(詩)가 아닌 욕하는 사회가 아닌가하는 쓸데없는 걱정(杞憂)에서 나에게 문득 떠오른 시(詩)이다. 5월 첫 주, 어린이날을 비롯한 연휴가 이어져서 초중고교에서는 5월 단기방학까지 들어선 황금연휴 기간에 우리 아이들의 언어 사용이나 습관을 우려하는 소리들이 많이 들려오고 있다. 어느 방송사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평상 시 대화를 녹취한 결과를 보여주면서 말에 욕을 섞어 쓴다라고 하기 보다는, 욕에 말을 섞어 쓴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앵커의 표현이 무리가 아닐 정도. 적절한 대처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공부를 잘하는 자녀를 두기 위해 또는 유망한 진로 개발을 위하여 사교육이며, 적성검사, IQ검사, 진로상담 등 다방면으로 자녀의 이모저모를 파악하려고 애를 쓴다. 아이가 부모님의 머리를 닮아서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지레 미안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능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대학생까지는 아직도 전두엽이 발달하는 즉, 사회적 지능의 발달이 계속되는 성장의 시기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언어발달은 5세 이전에 가장 활발하지만, 사회적 언어나 도덕성과 결부된 언어 발달은 사춘기 시절에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성인 이후 평생을 좌우하게 된다. 사실, 말투나 말씨로 그 사람의 됨됨이나 인격(人格)을 판단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형성된 말투나 말씨, 언어 습관이 곧 성인이 되어서 그 사람의 격(格)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요즘 같은 자본주의 시대에 맞게 용어를 바꾼다면 사람의 말투나 말씨는 그 사람의 평생 자산(asset) 이나 자본이 될 수 있다. 청년들이 구직 면접을 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태도 또는 매너(manner)인데, 그 중의 말투나 말씨는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를 좌우하므로 청소년기에 학교든 길거리든, 집에서든지 평상시에 써 오던 말투나 말씨는 매우 중요한 습관이나 자산이 될 수 있다.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이 시(詩)는 10대와 20대의 감수성이 예민하고 순수한 청년의 시기에 쓰게 된다. 중년에 들어서면 감수성이 무뎌지고 세파에 찌들어서 더 이상 시(詩)가 나오지 않는다라는 말로 우리에게 자신의 번뇌나 괴로움, 또는 즐거움이나 만감이 수시로 교차하는 감성을 시(詩)로 써 보라라고 권하셨다. 윤동주 시인은 20대 독립운동을 시(詩)로 표현하다가 옥중에서 작고하셨다. 윤동주 시인은 지금의 나에게는 고조 할아버지뻘이지만, 아직도 윤동주 시인의 시(詩)는 나에게는 20대 청년만이 가진 고뇌의 소리로 아름답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다. 우리 시대의 청춘의 목소리가 욕이 아닌 시(詩)로 승화하길 간절히 바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송민경 경기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

[경기시론] 그들을 죽인 것은 건물이었다

지진으로 1천8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네팔 카트만두. 일주일 전, 1934년의 강진이 재발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전세계 약 50여명 지진전문가들과 사회학자들이 모여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캠프리지 대학 제임스 잭슨 교수는 지진은 자연재해지만 카트만두의 피해는 인재라고 말했다. 또다른 지진학자 데이비드 월드는 같은 지진이 일어나더라도 100만명당 사망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030명, 네팔에서 1천명, 파키스탄, 인도, 이란, 중국 등지에서 1만명으로 차별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건축규제가 없고 내진 설계를 고려하지 않은 느슨한 행정 때문에 부실한 옛 건물이 즐비하고 자녀에게 똑같이 땅을 나눠주는 상속법령 탓에 좁은 부지 위로 건물이 치솟아 지진 피해가 커지는 데 한몫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오해저드 인터내셔널의 하리지 연구원은 사실 네팔도 카트만두의 지진 위험을 알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댈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예견은 일주일 뒤 잔혹한 현실이 되었고, 현재 진행형이다. 잭슨 교수는 주민들을 죽인 것은 지진이 아니라 건물이었다라고 평가했는데, 현지 주민들 말에 따르면 지진이 나자 건물 상당수가 무너졌고, 도로는 두 동강이 났으며 국립경기장 문도 무너져 내렸다 한다. 집 안에서 피해 입고 사망자가 속출한 상황이라 한다. 노벨 경제학상 받은 인도의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은 불평등과 빈곤 연구의 대가이다. 센 지수라고 불리는 지수를 통해 빈곤 측정한 연구로 주목받는 학자이다. 그는 굶주림과 빈곤은 생산의 부족보다 잘못된 분배 탓이라고 주장하는 독특한 경제학자다. 자신이 어릴 때 지켜본 벵골의 처참한 기근도 식량 공급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공급된 것을 제대로 나누지 못해 야기됐다 분석한다. 센은 경제가 성장해도 빈곤이 줄어들지 않으며 분배를 수정하기 위한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센은 빈곤과 기아를 해소하기 위한 필수적 요건은 민주주의라고 믿는다. 그는 방글라데시나 1950년대의 중국, 아프리카의 대규모 기아사태는 민주주의 부재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이해하고 정치적 자유보다 권위주의 정부가 신속한 경제발전을 가져온다고 개발독재 불가피성을 주장했던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와 뜨거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네팔 지진의 대규모 피해 원인, 사후 대책 과정에서 벌어질 여러 가지 문제를 고민해 본다. 재난과 참사는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고 있지 않나. 전 세계 지진학자들의 예견처럼, 경제학자 센의 주장처럼 사람들은 지진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잘못 설계된 건물 때문에 죽는다. 위험한 배 세월호를 규제 없이 바다 위에 띄웠던 한국은 여전히 규제완화를 외친다. 최고 책임자 대통령은 참사 1주기에 대책 없이 외국 여행길에 올랐다. 대통령 가신들은 비리 주역들이고 그걸 책임지는 자 역시 없다. 돈 받은 이들은 줄행랑이고 돈 줬다는 이들만 희생된다. 부패는 뻔뻔스럽고, 민주주의는 설자리가 없다. 삶과 생명을 보존할 규제는 단두대에 올리겠다고 한다. 책임지는 자가 모두 사라진 대한민국도 지진이다. 만약 이런 나라에서 네팔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벌어진다면, 누가 먼저 희생될까. 허술한 건물에 둥지를 튼, 대다수 국민이 아니겠나. 네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위태한 우리 운명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경기시론] 창조경제 이끄는 자동차 튜닝산업

미국 북동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델라웨어주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작은 주다. 면적은 우리나라 15분의 1 수준이고, 인구도 90만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등록된 기업 수는 무려 70만개에 달한다. 규제완화를 강조하는 회사법 체계 때문이다. 주정부의 과감한 정책에 듀폰을 비롯한 많은 첨단기업들이 들어섰고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났다. 세계를 강타한 2008년 금융위기에서도 재정적으로 허덕이던 많은 주정부와 달리, 델라웨어주는 큰 어려움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탄탄한 실물경제 덕분이다. 델라웨어주의 사례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고자 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 부흥은 일자리 창출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새로운 일자리는 적극적인 투자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이는 규제완화를 통한 창조적 기업가 정신이 보장되어야 확보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규제개혁을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삼고 손톱밑 가시를 뽑기 위한 현장 중심의 규제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통령이 직접 기업인들과 함께 규제개혁 끝장토론을 주재하기도 했다. 국민이 체감하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규제개혁 신문고를 새롭게 도입했고, 규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규제비용 총량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규제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이를 현장에서 집행하는 공공기관의 능동적인 정책 운영이 필수적이다. 정부에서 그 어느 때보다 규제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지금, 그 성패는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통안전공단은 이미 지난 2013년 8월 국토부와 함께 자동차 튜닝시장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중소 상인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포장탑을 설치하거나 공구함 등을 적재함에 추가하는 경미한 튜닝을 승인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에는 캠핑카와 푸드트럭에 대한 튜닝도 자유롭게 허용했다. 한국산업마케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튜닝사업 활성화로 762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었다고 한다. 튜닝 승인대상 축소와 함께 튜닝에 대한 올바른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에 큰 호응을 얻은 튜닝 설명회를 올해는 전국 자동차 관련 학과와 19개 전문정비 지역조합 등으로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한, 튜닝 매뉴얼을 제작하여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국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튜닝 관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동차 튜닝시장 규모는 5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미국이나 독일과 같은 선진국들이 각각 35조원과 23조원의 시장규모를 지니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정부를 중심으로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튜닝산업 활성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2020년 이후에는 4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4만명 가량의 고용창출은 물론 모터스포츠 같은 유관산업으로 파급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완화는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시장을 활성화시킨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이는 다시 연관 산업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전달한다. 지속가능 성장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동차 튜닝산업의 규제완화는 이러한 선순환을 극대화한다. 다양한 산업이 연계되어 있고, 성장 가능성이 어느 분야보다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과 함께 관련기관의 적극적 협업과 지원을 통해 자동차 튜닝산업이 창조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길 기대해 본다.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경기시론] 전세버스를 안전하게 이용하자

많은 사람들이 장거리의 동일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많이 이용하는 것이 전세버스인데 많은 인원이 탑승하다보니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쉬워 전세버스 교통사고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곤 한다. 경찰청 잠정 통계에 의하면, 경기도의 전세버스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5년 3월 말 현재 5명으로 전년 동기 1명 대비 무려 4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전세버스는 일정한 노선이 없이 부정기적으로 운행하는 특성(통근 및 통학 위주 전세버스 제외)을 갖고 있어 운전자가 매일 운행해야 하는 노선이 자주 변경됨에 따라 자신이 운행하는 지역의 도로환경 특성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고, 운전자의 체력적인 여건이나 안전을 고려한 운행보다는 승객의 주문과 요구가 우선시되어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는 환경에서 운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취약점을 안고 있다. 또한 단체 여행객을 수송하는 경우에는 전체적인 운행일정에 맞추어 무리하게 운행하다 보니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수요가 많은 성수기의 경우에는 운전자들이 무리한 운행일정으로 인해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운행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지난 2011년 4월 경상북도 성주군에서 산악 회원을 태운 전세버스가 도로 아래로 추락해 6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부상당하는 등 현재까지 전세버스에 의한 크고 작은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어느덧 성큼 다가온 이 따스한 봄기운을 한껏 즐기기 위해 가족, 동료, 친구 등과 전세버스를 이용하여 여행을 할 계획이라면 아래의 내용들을 실천하는 것도 안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먼저 자신이 이용하고자 하는 전세버스의 운전자에 대한 사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운전자는 운행차량에 맞는 운전면허 및 버스운전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야 하며, 사업용 차량 운행에 필요한 운전적성정밀검사를 수검하여야 한다. 또한 차량 탑승에 앞서 운전자가 전일의 음주상태에서 완전히 회복된 상태인지, 숙면을 취하는 등 충분한 휴식을 통해 운행에 지장이 없어 보이는지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둘째, 차량 측면에서는 차량의 자동차검사 및 정기점검은 적기에 받았는지 등을 자동차 등록증 및 점검표 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차량의 정비 상태 등이 미흡하다고 판단된다면 차량을 교체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셋째, 운행 측면에서는 출발 전에 운전자가 계획하고 있는 운행계획을 확인하여 무리한 운행일정 여부, 과속운행 여부, 산길운행 등 운행도로의 위험성 여부 등을 파악하여 미리 조정토록 하는 것도 안전 확보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차량 탑승 시에는 운전자의 안내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탑승객들이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하여야 하는데 예기치 않은 만일의 교통사고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최우선의 방법이 안전벨트 착용이기 때문이다. 또한 안전벨트 착용은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는데도 도움이 되므로 반드시 착용하도록 한다. 위의 사항들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준수한다면, 안전하고 즐거운 나들이가 될 것이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교

[경기시론] 행복 지표

우리 시대, 행복하다!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람마다, 시대마다, 사는 곳마다 바라는 바도 다르고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 한다.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요즘같이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개나리와 벚꽃이 만개한 풍경을 보면서 갑작스럽게 우리 시대의 행복 지표가 무엇일지에 대하여 갑자기 궁금해졌다. 지난 2월 한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서 중산층의 기준이 발표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적이 있다.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의 몰락이 자주 회자된다. 우리나라 중산층 기준은 부채가 없이 30평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해야 하고 2000cc급 중형차를 몰면서 월 급여 500만원 이상을 벌고 예금 잔고는 1억원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여기에 1년에 최소한 한 번 이상은 해외여행을 다녀와야 중산층이란다. 이러한 경제적인 조건은 OECD가 제시한 4인 가족 기준 월 가처분소득(4인 가족 기준) 354만원에 자산 2.5억원도 훌쩍 넘는 수치이다. 이 조건이라면 우리사회에서 중산층의 몰락은 매우 크다. 그러나 나를 놀라게 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하게도 한 이유는 현실보다 높은 경제적 기대 수준이라기보다는 중산층의 기준이 모두 경제적 능력으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의 메카인 미국에서도 보기 힘든 기준이다.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미국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제시된 중산층의 기준을 열거해보면,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도울 줄 알고 부정과 불법에 저항할 수 있는 그러면서 비평지 하나 정도는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것이 중산층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한다. 영국 사회의 기준도 제시하면, 중산층의 제1 조건은 페어플레이(fair play)를 하고 자신의 신념이 있고 주장을 가지면서 그러나 독선적으로는 행동하지 않고 불의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줄 알고 강자에 대응하면서 약자를 돌볼 줄 알아야 한다. 그 어디에도 경제적 수입만으로 중산층으로 간주할 수 있는 조건은 없다. 한 사회의 근간이자 기둥의 역할을 하는 중산층이 될 수 조건이 이렇게 다른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행복이라는 주제로 돌아가자. 우리사회 중산층의 조건처럼 경제적인 조건만으로 행복이 올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니겠지 하고 되묻는다. 매일 일상의 삶에서 쏟아지는 뉴스의 절반 이상은 불행과 불의에 관련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가끔씩 따뜻한 미담이나 에피소드가 전해지면, 나도 모르게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 곤 한다. 또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또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호의를 받게 되면 겸허해지면서 감사해지곤 한다. 나에겐 소중한 가족이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친구나 이웃이 있으며, 지붕 아래 평안하게 쉬고 잘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했던 어느 만화 주인공의 행복 지표도 나쁘지는 않은 듯하다. 송민경 경기대 청소년학과 교수

[경기시론] 애도할 권리, 보듬어 안을 의무

치유받을 수 없습니다. 저는 자식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 구술집「금요일엔 돌아오렴」북콘서트에서 지성엄마는 유가족이 원하는 치유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대답했다. 배 타는 것이 두렵다는 아이에게 큰 배는 위험하지 않아. 라고 말한 세희아빠. 배가 기울었다는 딸에게 지시하는 데로 잘 따르면 돼.라고 전화한 예은아빠. 그들은 자식 잃은 상처와 죄책감까지 짊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 년이 흘렀다. 그 아이 빈자리, 식구들이 모여서 밥 먹고, 언니와 춤추고, 왁자지껄 북적대던 우리 집이 없어졌어요. 아이 하나가 아니라 그 모든 시간이 사라졌어요.라고 지성엄마는 말했다.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위한 416 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 416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심지어 정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은 특조위 생명인 독립성을 심각히 훼손하고 있다. 조사대상 기관 공무원들이 특조위를 사실상 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월호 희생자 중 아르바이트 선원이라 불리는 현수 씨는 일한 지 하루 만에 참변을 당했다. 현수 씨 동료 아르바이트생들은 다행히 살아남았다. 그러나 그들은 참사 이후 바로 입대했다. 그들이 제대로 된 심리치료를 받고 있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배에 타지도 않았던 많은 국민이 식음을 전폐하는 아픔에 빠져있던 그때, 그들이 입대한 것만은 분명하다. 정부는 구조에도 무능했으나 희생자들을 위한 지원과 배려에도 무능했다. 아니 무지와 무능이 도를 넘었다. 특별법 제정과정에 여당의 세월호 TF위원장이 나서서 과도한 배보상을 요구하는 혐오스러운 유가족이라는 거짓 SNS를 유포했었다. 그런 마당에 진진상규명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 시행령에서 누더기가 되었다. 정부 손에 의해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알지 못하는 새에 416 피해자지원에 관한 특별법도 통과되었다. 의료지원은 1년, 심리지원은 5년만 가능하다는 시행령도 통과되었다. 일사천리였다. 전문가들이 반박했지만 정부는 듣지 않았다. 1년이 지난 오늘까지 화상치료 중인 생존자가 있다.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천안함 희생자들이 있다. 그런데 대책이 될 수 없는 대책을 내놓고 보상 심의를 시작하겠다 한다. 참사 원인을 규명하고 사후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단순히 그 사건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른 참사로 이어지지 않기 위한 외양간 고치기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도 제대로 해야 다시 소를 잃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답이 없다. 아니 고칠 마음이 애초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와 국민들은 참사를 애도할 권리가 있다. 정부는 이를 보듬어 안을 의무가 있다. 그러나 정부는 자신들 권력이 다치지 않는 것만 관심 있어 보인다. 담담하게 말하는, 울지 않는 지성엄마의 차분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가기 전날 찢어질 것처럼 몸에 붙고, 짧아서 엄마 마음에 안 들던 교복치마를 늘려 달라 하고 갔어요 그 작은 게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엄마 마음 좋으라고 선물처럼 남기고 간 거겠지 난 그 애가 지금도 너무 아까워요 지성엄마 이야기를 들으며 중학교 다니는 딸아이 얼굴이 떠올랐다. 엄마와 아빠, 형제 자매와 친구들 곁을 떠난 세월호 아이들과 겹쳤다. 침을 꿀꺽 삼켰다. 울고 싶지 않아서였다. 1년이 지났지만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했던 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

[경기시론] 교통안전 교육이 만드는 ‘안전 경로의존성’

현재 표준으로 자리 잡은 영문자판은 1873년 개발된 쿼티배열이다. 자판기 왼쪽 상단에 나란히 위치된 알파벳 QWERTY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하지만, 쿼티자판이 가장 빠른 타이핑체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1936년 워싱턴 대학의 드보락(A. Dvorak) 교수는 많이 사용하는 모음과 자음을 중앙에 배열해 타이핑 속도를 개선했다. 드보락자판의 효율성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 해군의 연구에서도 증명됐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쿼티배열을 고수했다. 새로운 자판을 익히는데 필요한 학습비용 때문이다. 드보락배열은 사라져갔고, 쿼티는 현재까지도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한번 형성된 기술이 관성과 교체비용으로 인해 고착되어 있는 상태를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라고 한다. 닻을 내린 곳에 배가 머물 듯 친숙한 기억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존 선택을 반복하는 것이다. 경로가 설정된 후 이를 바꾸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운전 중 DMB 시청이나 휴대전화 사용은 법령으로 금지하고 있다. 또한, 매년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캠페인이나 홍보, 그리고 단속 등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로 위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이처럼 성숙하지 못한 교통문화로 인해 지난 2013년 21만 건이 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무려 24조444억원에 이른다. GDP의 1.7%, 국가 총예산의 10.2%에 이르는 규모다. 따라서 애초부터 교통안전을 습관화해 안전에 집중된 경로의존성을 만들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교통안전 교육을 통한 안전의식을 확립한다면 인적요인에 의한 사고는 물론, 시설 투자와 제재단속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도 함께 감소시킬 수 있다. 선진국은 이미 초등학교부터 교통안전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은 학교, 가정, 관계기관 등의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이론부터 체험까지 종합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한자능력처럼 교통안전 교육을 인증제나 등급제로 시행하기도 한다. 프랑스는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위해서 인증서를 제출한다. 선진국의 이러한 교통안전 교육은 기본수칙을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도로에 정착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법령을 통해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는 있다. 하지만, 연간 최소 10시간만 충족하면 돼 형식적인 교육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 결여로 심화학습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범국민적 지원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 도로환경을 반영한 체험 교육의 확대를 통해 직접 위험상황을 느끼고 대처방법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나이별로 인지적 성숙도나 습득능력이 다른 만큼 연령에 맞춘 단계적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전문 강사의 확충도 동반되어야 한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통안전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안전의 경로에 정착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경기시론] 춘곤증으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

우리는 봄에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원인 중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졸음운전에 대해서는 가볍게 넘기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밤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반면에 낮의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운전자의 활동 시간이 많아지고 상대적으로 수면 부족이 일어나 운전 중에 졸게 되는 그야말로 춘곤증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시속 100km로 주행하는 자동차가 1초 동안에 약 28m의 거리를 달린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깜빡 조는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신체 중에 가장 무거운 부위가 졸릴 때의 눈꺼풀이라는 말이 있는데, 졸음을 억지로 참으면서 운전하기보다는 안전한 곳에 차를 세워 놓은 뒤에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식사를 한 다음에 바로 운전하게 되면 식곤증과 춘곤증 현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운전은 계속되는 긴장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지속적인 주의력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로가 쌓이게 된다. 피로를 그때그때 회복시키지 않으면 운전자의 감각 능력과 운동 능력을 저하시키므로, 시각과 청각을 통해 얻어지는 주위의 정보에 대한 반응이 늦어지고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게 된다. 심지어 신호를 착각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다른 차의 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난폭 운전을 하게 된다. 운전 피로가 나타나는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첫째, 운전하기 전의 생활 요건이다. 휴식이나 수면 상태에 따라 피로의 회복이 다를 수 있다. 둘째, 운전 중의 차내 환경이다. 차내의 온도, 습도, 소음, 진동, 운전석의 각도, 동승자의 인간관계로 인한 긴장 유무에 따라 피로를 촉진시키게 된다. 셋째, 차외 환경이다. 운전 피로는 운전 시간대에 따라, 그리고 기상 조건과 계절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르게 되고 도로의 선형, 구배, 도로의 구분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교통 정체의 유무, 교통안전 시설의 여하에 따라 느끼는 피로가 다르다. 이 밖에 요인으로 운전자 자신의 조건을 들 수 있다. 신체적생리적 조건, 심리 상태, 운전 경험, 도로의 숙련 여부, 질병 유무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피로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로하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할 때에는 2시간 간격으로 차를 정지시킨 후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 때 가벼운 체조를 하여 몸을 풀고 자동차의 이상 유무에 대한 점검을 하는 것이 좋다. 동승자가 있다면 대화를 나눈다거나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것도 바람직하다. 창문을 열어서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도 졸음을 쫓기 위해 필요하다. 기온이 올라가면 생리적인 변화로 인해 운전 중에 졸게 되고, 춘곤증은 식사 후에 찾아오는 식곤증과 더불어 운전자에게는 봄철에 조심해야 할 반갑지 않은 손님임에는 틀림없다. 핸들을 잡고 있으면서도 졸기 쉬운 때임을 명심해야 영원한 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에 이르지 않도록 운전자는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교수

[경기시론] 매력있는 조직목표

인간은 희망을 먹고사는 동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래에 뭔가 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고 실현 가능한 조짐을 보이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으므로 더욱 자신감과 긍지를 갖게 된다. 이것이 인간의 정상적인 욕구변화 패턴이다. 모든 조직의 리더는 이 변화의 흐름이 정상적으로 이어지기를 원하지만 대개 비정상적으로 움직여진다. 그 원인은 조직의 장래목표에 매력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개개인이 가진 되고 싶어 하는 욕망과 조직의 목표에 괴리가 생길 때 각 구성원의 노력이 자연스럽게 결집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목표는 미래지향적이며 정의로워야 한다. 특히 한국인은 내일의 영광을 위해 오늘의 아픔을 잘 참는 민족이다. 장래 우리가 달성할 목표가 정의롭고 숭고하다면 끝까지 그 목표를 놓치지 않고 공유하며 인내하는 강인한 민족이다. 일제 탄압으로부터 우리 민족성을 되찾아 지키겠다는 독립운동이 그러했다. 또 매력 있는 목표는 그 내용이 그림의 떡이 돼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행동에 옮겨지지 못한다면 아무 성과도 올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현 불가능하거나 막연한 목표에 의욕을 불태울 사람은 없다. 60년대 국가 공업화 발전목표가 가난에 찌들린 우리에게 잘 살 수 있다는 비전을 가까이 느끼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신바람이 일어났다.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목표를 공유하고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개개인의 되고 싶어 하는 욕망과 조직목표가 구체적으로 연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목표가 막연해서는 구체적인 대책을 세울 수 없으며 목표에 가치가 없으면 열의가 솟아나지 않는 법이다. 또 목표란 많은 단계가 있으며,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다는 인식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유발한다. 이 경우 비록 감당키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그것을 뛰어넘으려고 스스로 노력하게 되지만,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없는 조직풍토에서는 의욕이 지속할 수 없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쉽게 포기하거나 무기력해질 수 있다. 목표에 도전해 성취하고 싶은 의욕을 잃어버린다. 무기력한 조직문화의 틀이 형성되면 아무리 매력있는 목표를 제시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 습성으로 바뀌기 쉽다.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하는 관리방법이 뒤따라야 구성원들이 비전을 갖고 계속 도전의욕을 불태울 수 있다. 조직 전체의 경영목표 달성도에 대한 세밀한 분석 자료를 통해 수시로 설명해 주고, 그중에서 자신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해 줘야 한다. 회사에 자신의 생활을 맡기고 삶의 모든 것을 건다는 것은 미래에 꿈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작은 규모의 회사일지라도 속해 있는 지역이나 관련업계 내에서 높이 인정받을만한 훌륭한 목표를 지니고 있을 때 조직원들은 자랑과 긍지를 갖게 된다. 비전과 목표가 없는 곳에는 계획도 나올 수 없다. 계획이 없으면 알찬 행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목표에 도달해야 하겠다는 정열이 있어야만 일상 업무활동에 힘이 솟아나는 것이다. 소망을 실현할 수 있다는 확신을 할 때 일할 의욕이 생겨나는 법이다. 안병렬 국제라이온스협회 354-B지구 총재

[경기시론] 불안의 시대, 화가 나십니까?

우리는 흔히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로 알고 있다. 누가 이러한 이론을 주장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감각적으로 듣자마자 동의하는 일설(一說)이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질풍노도의 시기가 청소년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질풍노도와 같은 불안과 변화, 혼란의 시기가 누구든지 인생의 생애주기에서 몇 번이고 경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즉, 청소년들만 질풍노도와 같이 생애 방향타를 잃어버린 것 같은 불안정과 변화, 감성적 격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역시나 질풍노도의 시기가 청소년기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듯하다. 세간의 말로, 북한군은 중1이 무서워서 못 넘어올 것이다라고 할 만큼 내 아이가 청소년이 되면서 돌변하는 모습에 놀란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우려와 놀람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지만, 요즘의 사건사고를 보면 중ㆍ노년기 성인이 저지르는 총기사고, 방화사건, 납치 살인사건, 자살사건 등을 보면 어디를 봐도 중1들이 저지르는 사건ㆍ사고 수준보다는 훨씬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보고 소위 분노조절이 되지 않는 사회라는 등의 자평도 나오고 있지만 더욱 우려하는 점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상적인 폭력의 수위가 나 자신을 떠나 사회로 향하고 있는 점이다. 우리는 지난 한 세대, 즉 30년 이상 지속적인 고도성장을 경험해왔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우리는 저성장의 문구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 파고들면서 이제는 변화가 곧 발전이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은 지 오래다. 그러나 여기서 되짚어보면, 우리가 지난 한 세대 동안 겪었던 경제성장의 경험은 세계 어느 나라도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압축성장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의 우리가 겪고 있는 저성장이 어쩌면 더욱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억이나 기대는 압축성장을 당연한 듯 생각하고 있으며 현실이 그렇지 않아서 더욱 짜증 나고 화가 나는지도 모른다. 더욱이 지난 압축 성장기에 있었던 구조조정이라는 용어가 기회와 확대, 성장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위기, 감축, 축소 등의 의미를 내포하며 다가온다. 일 개인으로 보면, 대학생의 신분에서 사회초년생이 아닌 백수라는 단어가 더욱 먼저 올까 봐 두려워하기도 하고, 취업을 해도 구조조정의 여파로 언제 직장에서 나가라고 할지도 모른다. 내 기억으로는 과거의 어느 시기에는 프리랜서(freelancer)가 오히려 직장인의 로망으로까지 여겨졌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소위 턱도 없는 소리다. 은퇴 후 여가생활을 어떻게 보낼까를 기대하기보다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를 누구나 고민하는 시대이다. 불안이 어느 누구를 비켜가기는 힘든 때인 것 같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또한 조망적으로 현실을 바라보면 변화의 시기이다. 불안하기는 하지만, 내 스스로를 다잡고 나가면 생애 방향타를 빼앗길 상황은 아니다.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식민지 국민이 되어 살아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사변이나 전쟁의 소용돌이로 피난길, 난민이 되어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할 수준은 더욱 아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어려운 시절에 생겨난 구절이다. 어쩌면 우리 조상들이 어려울 때 웃는 얼굴과 긍정의 기운의 힘을 더욱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내 안에 있는 잘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와 가치, 삶에서 경험하는 긍정적 힘과 기쁨을 그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이 만들어가고 성장시킬 때가 아닌가 한다. 불안의 시대, 더욱 나에 대한 긍정의 힘, 남에 대한 배려의 힘이 필요해 보인다. 다 같이 누구나 힘들기 때문이다. 송민경 경기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

[경기시론] 정글 속에 국무총리

국민들은 비리 완구 백화점이라는 놀림을 받았던 그를 설 선물로 하사 받았다. 자신과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부터 삼청 교육대, 기자 협박, 보도 통제, 그리고 이를 자랑스럽게 떠들기까지 한 그를 국무총리로 맞았다. 물론 있는 분들은 다 한다는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황제 특강, 특혜 채용은 말해 무엇하리오. 그러나 입에 올리기도 낯 뜨거운 언설을 기자들 앞에서 했지만 소용없었다. 의회는 기능을 상실했고 언론은 비판 유전자를 잃었다. 그러니 어떤 인물이든 상관없이 힘만 있으면, 권력과 돈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정글이 되었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우리 모두 너무 살기가 어렵게 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몇 해 전 용역폭력이 기승을 부릴 때 언론에 보도된 한 기사가 기억난다. 지방대 재학 중이라던 아르바이트생은 인터뷰에서 말했다. 여름방학 5주 동안 부산 한진중공업, 충남 아산 유성기업, 서울 명동 철거지역 등을 돌며 받은 120만원 이 돈으로 등록금 일부와 생활비를 벌 수 있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 따위는 없다고 했다. 그는 깡패새끼라는 욕을 먹어도 내 등록금이 저들의 사정보다 더 절박하다고 했었다. 감당할 수 없이 오르는 등록금, 하루하루 버텨야 하는 생활을 이기지 못해 아버지뻘 되는 늙은 노동자들을 짓밟아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빨갱이 새끼들 때려눕혀도 괜찮다라고 어린 영혼을 선동했을 어느 용역회사 사장 말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을 그들이 안쓰럽다. 먹고살기 힘든 세상은 인간다움을 포기하게 하고, 인간다움을 포기한 세상은 말할 자유와 권리를 잃게 한다. 말할 자유와 권리를 잃은 사회는 부패가 기승을 부리게 되고, 부패가 기승을 부리게 되면 힘 있는 사람만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된다. 기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김치찌개 먹으면서 나누었던 대화기때문에 아무 생각나지 않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같은 당 의원은 말했다. 우리 국민들은 먹고 살기에 급급합니다. 국무총리를 빨리 뽑아서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에 관심있지 영상물 틀고 안 틀고는 관심이 없습니다 얼마나 솔직한 말인지 모른다. 국민들의 처지를 간파한 영리한 말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그래서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오랫동안 방해하는 말이다. 먹고사는 문제 뒤편에 숨어서 서로 품앗이로 범죄를 감추고 국민 등쳐먹기에 여념이 없다. 그야말로 각자도생해서 알아서 먹고 살아라, 국가는 소용없고 민주적 사회장치는 아무 짝에도 필요 없다 일러주고 있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찾아야하겠다. 살기 위해 포기한 민주주의라는 시끄러운 무엇 말이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민주주의야, 이러면 큰일 난다. 함께 먹고 살기 위해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이완구라는 인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완구를 뽑은 국회와 세상에 대해서 심사숙고, 절치부심, 지금과 다른 세상에 대해서 한발 떼어야 한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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