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빗길 안전운전

봄 가뭄과 때 이른 연일 폭염으로 전국이 타들어가는 상황이지만 평년 기준 중부지방에서 매년 6월 24~25일 시작되던 장마가 올해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 농번기 중부 지방의 가뭄 악화가 우려된다는 기상 예보도 있다.

하지만 여름철은 계속되는 무더위로 피로가 가중되고 잦은 게릴라성 폭우로 운전환경이 악화되는 계절이다. 앞으로 다가올 장마철에는 빗길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은데 우천 시 자동차 운행 중 위험요소로는 운전자의 시계가 나빠지는 것을 들 수 있다.

내리는 비로 차창이 흐려지고 시계 범위도 와이퍼 작동범위에 한정되며 후사경이 잘 안 보여 후방 교통상황 파악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도로가 미끄럽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비가 와서 노면이 젖은 도로는 빗물에 의해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이 떨어짐으로써 제동거리가 길어지는데 속력이 높아 타이어와 노면이 서로 밀착되지 않고 타이어가 노면 위를 뜨게 되면 제동 및 조향이 어렵게 된다. 이것이 바로 수막현상이다.

하지만 수막현상은 비가 온다고 무조건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노면에 빗물이 어느 정도 고여 있어야 하고 또한 속도가 어느 정도 높을 때 일어난다.

수막현상은 타이어의 면적과 물이 고여 있는 높이, 차의 속도에 관계해 일어난다. 이러한 수막현상을 방지하는 방법으로는 마모된 타이어는 배수효과가 좋지 못하므로 배수효과가 좋은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공기압을 약간 높여 운행하면 수막현상을 다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수막현상은 속도에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수막현상이 발생하면 핸들과 브레이크가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차가 도로 밖으로 미끄러져 나가게 되므로 매우 위험하다.

또한 비 오는 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와이퍼다. 와이퍼는 내리는 비에 의해 전면 유리가 흐려질 때 모터의 힘으로 유리표면에 부착된 빗물을 닦아내는 장치이다. 와이퍼에 이상이 생기면 비 오는 날은 여간 곤혹이 아니다.

그러므로 다가올 장마철에 대비해서 와이퍼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와이퍼의 관리 중 워셔액 보충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워셔액 탱크를 점검해 워셔액이 없는 경우, 반드시 채워 넣도록 한다.

비가 오는 날은 시야가 나쁠 뿐만 아니라 노면이 미끄러지기 쉽고, 제동거리가 길어지므로 맑은 날보다 주행 속도를 비가 오는 정도에 따라서 20%~50% 정도 줄이고 충분한 차간거리를 확보해 운전해야 한다.

또 전조등을 켜서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함과 동시에 반대편에 내 차량의 존재와 위치를 알려야 한다. 급출발, 급브레이크 등의 조작은 미끄러짐이나 전복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엔진브레이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번 나눠 밟는 등 기본적인 운전방법을 잘 지켜야 한다.

간혹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릴 경우는 가능하면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득이 운행 중이라면 번개가 칠 때는 자동차 밖으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번개를 피한다고 차에서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설령 자동차에 번개가 직접 친다고 하더라도 전류는 차체의 표면을 따라 지면으로 흐르기 때문에 위험이 없는 장소를 선택해 차 속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편이 차라리 안전하다.

또한 라디오 안테나 같은 것은 피뢰침 구실을 하여 번개를 불러들일 염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집어넣어야 한다. “비 오는 날은 감속 운행을 지속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한 날”임을 명심해야 한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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