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노년층의 교통안전

의학의 발달과 식생활의 향상에 의하여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이 1960년 52세에서 55년이 경과한 2015년 평균 80세로 무려 28세가 늘어났다. 사회가 고령화로 진전됨에 따라 노인문제가 여러 가지 면에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교통사고로 인한 희생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이 최근 5년간 집계된 노인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가 총 4만 6천123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 수가 4천711명으로 집계,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의 거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자동차가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금 이에 따른 교통안전을 위한 교육이나 홍보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으며, 자신의 신체기능의 저하를 느끼지 못하고 무리하는 경향이 있고, 과거 자기 자신의 경험에 고착되어 도로교통의 변화와 교통법규의 변경 등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 교통사고 위험에 많이 노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노년층의 신체적 변화를 보자.

첫째, 시각적 능력이 쇠퇴하는데 단순히 시력저하로 사물을 정확히 보지 못하는 측면도 있지만 안구조절 작용과 암순응 능력의 쇠퇴 등 시력이 점차로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청력의 감퇴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셋째, 운동 기능은 노화에 따라 느려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응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운동신경의 둔화로 보행속도가 저하된다.

노년층이 많이 당하는 교통사고를 보면 보행 중 사고가 상당히 높은 것을 볼 수 있어 안전한 보행방법에 대하여 숙지(특히 무단횡단 금지)하도록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노년층은 신체의 기능약화로 인하여 육교나 지하보도 등을 회피하고 무단횡단을 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노년층의 사망사고 특징 중에는 운전자의 과실보다 보행자의 과실에 의한 사고가 어린이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것을 볼 때 보행자 위주로 보행하여 사고를 발생 시킨다고 할 수 있다.

노년층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 횡단 시 반드시 차가 오는지를 확인한 후에 건너며 가능하면 차를 먼저 보낸 후에 횡단하도록 안내하고, 횡단 도중 신호가 바뀔 수 있으므로 적색 신호는 물론 녹색 점멸 시에서도 다음 신호를 기다렸다가 횡단하도록 안내한다.

노년층의 보행 사고는 야간에 주로 발생하므로 야간에 외출을 하는 경우에는 어두운 복장을 피하고 눈에 잘 띄는 밝은 색의 복장과 신발, 가방, 모자 등에 반사재를 부착하여 운전자로 하여금 식별이 용이하도록 하며, 운전자가 잘 보이도록 도로의 조명이 있는 밝은 장소로 도로를 횡단 및 보행하여야 한다.

아울러 보행속도가 감소되어 횡단보도 외에 무단횡단은 위험하므로 힘들더라도 육교나 지하보도 등의 시설을 이용하며, 가능하면 몸 상태가 좋을 때 외출하고 좋지 않을 때 부득이 외출하는 경우는 가족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또한, 노인의 보행이 빈번한 주택지역이나 경로당, 노인대학 등의 지역은 어린이의 ‘어린이 보호구역(School Zone)’과 같이 노인을 보호하는 ‘Silver Zone’을 좀 더 확대 설치하여 자동차 속도를 규제하고 노인 보호표지를 설치하는 등 노년층의 교통안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보행자는 항상 지면을 이용하도록 하고 부득이 육교나 지하보도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경사도를 완만하게 하고 계단 끝부분에는 미끄럼 방지시설을 하고 좌우측 가장자리에는 손잡이용 가드레일을 설치하여 보행자의 안전을 도모한다.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노년층이 당면하고 있는 교통문제는 차량 소통 일변도의 교통체계로부터 교통안전을 중시하는 새로운 교통체계를 확립해 노인, 장애인 또는 어린이 등 교통약자의 교통권 확보 즉, 교통복지의 실현이 확립되도록 해야 하겠다.

홍성령 교통안전공단 경인지역본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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