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대통령부부’에까지

옷로비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연정희, 정일순, 배정숙씨 등의 짜맞추기식 거짓말에 온국민이 농락당했다. 국회도 당했다. 검찰은 축소수사를 했고 김태정 전 검찰총장 및 법무부장관과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이에 한몫 했다. 이런 가운데 해괴한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최순영 회장의 내사가 시작되자 신동아 부회장으로 영입된 여권실세 측근의 박시언씨란 사람이 검찰총장실에서 옷사건 내사기록을 복사해갔다고 한다. 사직동팀 최종보고서 문건이 박전비서관을 통해 김 전 총장에게 건네진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 해괴한 말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로비자금 1백억원 살포설은 도대체 무슨 소린지 궁금하다. 옷사건을 둘러싼 이런저런 의혹은 대통령까지 속여 기만한 것으로 돼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신동아측의 면회신청을 거부했고 집사람(이희호여사)도 로비가 들어온 것을 거절했다’고. 그러면서 옷사건은 ‘실패한 로비’라고 말했다. 대통령 부부에까지 로비의 검은 손을 뻗쳤던 것은 충격이다. 감히 로비가 이 정도였다면 대통령 아래의 고관들에게는 무슨 짓을 못했겠느냐는 것이 아직 풀길 없는 우리의 의문이다. 대통령 말대로 로비의 목적은 실패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도 로비가 먹혀들어간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아쉬운 것은 대통령부부에까지 뻗친 엄청난 로비사실을 좀더 일찍 밝혔더라면 일은 지금처럼 꼬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있다. 당초 옷사건을 축소보고한 검찰수사를 대통령이 그대로 곧이 믿은 사실은 총명함이 평소답지 않다고 보아진다. 국민을 속이고 국회를 기만하고 심지어 대통령을 허위보고 대상으로 삼은 일련의 옷사건은 권력의 부도덕성을 여실히 말해준다. 어쩌다가 일이 이지경이 됐는지 앞날이 걱정이다. 이래가지고 무슨 개혁을 말하고 부정부패추방을 말할 수 있겠는지, 사태는 실로 심각하다. 지금이라도 전형적 권력형 비리라할 옷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옷사건 뿐만이 아니다. 이를 은폐하고 축소한 배후와 검찰수사과정도 한점 의혹없이 밝혀내는 것만이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달래줄 길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감추면 감추려고 할수록이 사태는 더 악화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단법인 ‘난파합창단’새출범

초겨울 가로등의 뽀얀 불빛 사이로 희끗희끗 첫눈발의 서설이 내린 어제 저녁, 수원시 권선구 교동 136의4 흥화빌딩(옛 경인일보건물) 4층에서 실로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우리 지역사회의 자긍심이기에 충분한 난파합창단이 새천년을 앞두고 사단법인체로 새로운 출범의 닻을 올렸다. 화성이 낳은 우리나라 현대음악의 선구자 난파 홍영후선생을 기리고자 하는 지역사회 아마추어 동호인들로 난파합창단이 창단된 것은 1965년 9월 12일이다. 당시 20대후반의 열정을 바쳤던 회원들이 지금은 환갑이 넘었다. 평소엔 각자가 생업에 종사하다가 모임을 가질때면 목수 일을 하는 이는 무대를 만들고 미술에 소질이 있는 이는 그림을 그려 봉사하고 다소 여유가 있는 이는 사비를 내놓는 등 회원들 저마다의 지금 활약하고 있는 남녀회원은 70여명이지만 34년동안 배출한 선배회원이 1천여명을 기록하면서 지난 5월 29일 난파탄생 101주년 기념 생가음악회까지 무려 62회의 정기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어느 누구에게 제대로 보살핌 한번 받지 못한 거친 조건에서 이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가 분발한 음악발전으로 수차 도대표로 나가고 대한민국 국민예술상을 수상한 가운데 각종 위문공연을 가졌다. 또 난파 어린이합창단과 난파 어머니합창단을 배태하는 등 돌이켜 보면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활약에도 임의단체의 제약을 벗어날 수 없었던 애로를 드디어 타개할 수 있게된 것이 한 독지가의 상당한 사재쾌척으로 마침내 새로운 계기를 맞은게 이번의 사단법인체 출범인 것이다. 사단법인 난파합창단(전화 0331-233-3350)은 법인화를 전기로 오는 10월 1일 제63회 정기연주회를 경기도립팝오케스트라와 협연한데 이어 문화소외지역 순회공연, 나아가서는 국제무대에 나가 성가를 떨칠 다부진 포부를 갖고 있다. 이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음악인들의 자생적 의지인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된다. 사단법인 난파합창단은 앞으로 기전사회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어 이에대한 기대가 크다. 정치, 경제,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는 오늘의 세태에서 이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것이 지역사회의 자존심인 난파음악으로 상징될 수 있다. 그의 ‘고향의 봄’을 다같이 노래부를 땐 우리는 다같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하나의 마음을 비로소 지닐 수가 있다. 앞으로의 활약을 새롭게 거듭 기대하며 행정당국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있기를 당부해 마지않는다.

출세주의자

한(漢)나라 때 어떤 사람이 살았다. 그의 평생 꿈은 출세하여 높은 관직에 올라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출세를 목표로 평생을 열심히 노력했다. 그가 젊었을 때 황제는 문학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는 문학을 열심히 공부해 마침내 실력을 자신하게 되었다. 그런데 황제의 마음이 바뀌어 경험많은 사람을 좋아해 경험없는 그를 중용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중년이 되도록 경험을 부지런히 쌓았다. 그러자 새로운 황제가 즉위했는데 새 황제는 무예를 좋아했다. 그는 무예를 연마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무예가 아직 경지에 이르지 않았을 때 뜻밖에 황제가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번에는 어린 황제가 권좌에 올랐다. 어린 황제는 젊은 사람을 중용했다. 그때 그는 이미 늙어버렸다. 그는 황제의 뜻을 맞추기 위해 수시로 그의 뜻을 바꿔가며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무런 성과도 이룰 수 없었다. 머리가 하얗게 새었어도 그는 말단 관리에 지나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길을 걸으며 그러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억울하고 서글퍼져 소리내어 울었다. 그때 길을 지나가던 행인 한 사람이 그를 보고는 뜻밖의 변고를 당했구나 생각하고 우는 연유를 물었다. “나는 반드시 높은 관리가 되어 조상을 빛내겠다고 뜻을 세웠었다네. 그런데 내 나이 이미 60세가 되었는데도 말단 관리에 불과하니 내 인생은 실패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황제의 눈에 들기 위해 뜻을 수시로 바꾼 그의 과거지사를 모두 듣고난 행인은 그의 처지는 동정하였지만 위로의 말을 찾지 못했다. 이러한 이야기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권력자의 눈에 들어 출세를 하기 위해 자기를 잊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지금도 많다. 정치판에 더욱 많다./淸河

DJ, 新黨 ‘명예총재’ 돼야

엊그제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창당준비위원회를 거창하게 가진 가칭 ‘새천년민주신당’은 내년 1월중순 창당대회를 목표로 지구당 조직책 인선작업에 들어갔다. 김대중대통령은 ‘21세기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전국정당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치사를 통해 말했다. 우리는 그같은 명제를 부인하지 않으나 그것이 반드시 신당창당으로만 가능하다고는 믿지 않는다. 기존의 국민회의로는 내년 4·13총선에 한계가 있고 정권재창출의 벽이 두텁다고 여겨 새로운 카드로 내놓은 게 민주신당 창당으로 보는 것이 객관적 시각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표방하는 대로 신당이 정치안정의 주체가 될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공동정부의 우당인 자민련마저 참여는 커녕 옷로비사건, 서경원사건 재수사, 교육개혁 실패로 인한 교권추락 등을 강도높게 비판, 김대중정당과의 차별화속에 총선을 치를 태세다. 신당이 아무리 구태정치의 탈피를 내세우며 국민적 규합을 강조해도 구호일뿐 여전히 구태의 틀속에 박힌 한정된 정치세력으로 보는 것이 세간의 지배적 정서다. 이른바 신당 영입인사들 가운데 집권당의 프리미엄을 박탈당해도 동지적 신념으로 머물 인사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으로 보는 것이 항간의 시선이다. 민주신당이 주장하는 새로운 법통주장은 무의미하다. DJ가 대통령이 되기전에 만든 평민당, 국민회의에 이어 이번엔 대통령이 되고나서 만든 당이 신당으로 다같은 김대중정당의 재판인 것이다. 이는 민주신당이 아무리 부인해도 부정될 수 없는 세상엔 이미 그렇게 각인돼 있다. 신당이 장차 이같은 이미지에서 다소라도 벗어나 신당다운 구실을 제대로 할려면 김대중대통령이 명예총재로 물러나 지도일선에서 손을 떼야 한다. 대통령은 오로지 대통령 직분에만 전력을 다하고 당의 관리는 후견인으로 물러앉아 당에 맡기는 것이 보다 신당이 전국 정당화할 수 있는 길이다. 만약 김대중대통령이 총재를 맡지 않음으로 해서 당이 정상가동하기가 어렵다면 이는 정당이 아닌 붕당일 수 밖에 없다. 구태정치의 청산은 먼곳이 아닌 바로 정당의 민주화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새천년 민주신당’은 대통령의 명예총재체제에서 정당의 민주화가 자생적으로 성숙할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왜 매연車 단속안하나

수도권지역 대기오염이 얼마나 심각한가는 지난 여름 잇따라 발령되었던 오존주의보와 경보가 입증해 주고 있다. 최근 일상화한 스모그현상과 산성비도 극심한 대기오염 탓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다 .그런데도 도내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매연차량 단속이 형식에 그치고 있는 것은 호된 질책을 받을 일이다. 경기개발연구원 환경조사부가 작년 도내 일선 시·군의 매연차량 단속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자체 단속반이 차고지 회차장 경사로 등 매연배출 다발지역에서 단속한 매연차량 적발률은 고작 1.2%에 그치고 있다. 이는 차량검사소가 정기검사에서 단속한 전국 적발률 9.4%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지자체의 단속이 형식에 그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도내 대기환경규제지역으로 지정된 15개시중 하남 광명 시흥 고양 구리시 등은 매연차량 단속용 비디오카메라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이들의 환경정책이 얼마나 미온적인가를 알 수 있다. 마시는 물이나 쓰레기 문제에 비해 대기오염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미약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의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이 햇빛과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생겨나는 오존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가는 새삼스레 강조할 필요가 없다. 스모그 현상 또한 마찬가지다. 대기오염이 천식 폐질환 및 각종 암을 유발한다는 의학보고는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몇년전엔 프랑스에서 파리 시민중 매년 7백명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빨리 사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듯이, 대기오염은 사람을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기 때문에 그대로 둘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마다 시커먼 매연을 내뿜으며 질주하는 버스와 대형트럭 등 각종 차량들을 단속하거나 규제하는 것을 보기 어렵다. 1.2%의 적발률이 말해주듯 아예 손을 놓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니 지자체들의 환경의식이 한심스럽기만 하다. 대기오염대책은 이제 국민건강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 시행해야 한다. 가장 직접적인 대기오염 개선방법은 배출원 규제다. 당국은 운행자동차의 오염배출을 철저히 단속해야 하며 자동차 업계는 저공해 자동차 기술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

눈물의 편지를 쓴 이유

며칠전 자신의 이름을 이평희(47)라고 밝힌 편지 한 통이 기자에게 배달됐다. A-4용지 3장 분량에 빼곡히 적어 내린 편지지는 그야말로 눈물겨운 한 인간의 안스런 과거사를 이내 느끼기에 충분했다. 절절한 사연인즉 이렇다. 화성군 동탄면 산척리가 고향인 이씨는 35년전 부친이 사망하면서 인근 오산으로 재가한 생모손에 이끌려 오는 바람에 다녔던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게 된다. 그는 의붓아버지 밑에서 눈치밥을 먹으며 자식이 아닌 머슴으로 13년동안 농사와 허드렛일에 혹사당하며 갖은 고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지옥같은 더부살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이씨는 20대중반 가족과 고향을 등지고 무작정 가출했다. 그는 부초처럼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녔고 90년무렵 마지막으로 얻은 안산 모부동산 사무소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던중 93년초 어느날 모직원이 준 도시계획도면 한장을 손에 넣게 된다. 그러나 이 도면 한장이 이씨와 자신의 가정을 파산시키고 그마저 장애인으로 만든 불씨가 됐던 것. 한동안 오산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오산시 도시기본계획도면 유출사건(본보 93년6월22일 보도)이 발생하면서 경찰이 용의자중 1명으로 자신을 지목, 1주일동안 여관에 감금한채 협박과 폭력, 강압수사를 했다고 이씨는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만나러 온 부동산업자 박모씨가 여관방에 들러 신문지에 싼 현금 2천만원을 놓고 갔지만 이 돈의 행방이 묘연해졌다며 출처를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씨는 적고 있다. 당시 사건이후 무혐의로 풀려났으나 가정이 파산하면서 흩어진 처자(妻子) 소식도 끊기고 자신의 몸도 망가져 장애인으로 전락한 이씨. 그가 6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암울했던 과거사를 들춰내며 눈물의 편지를 쓴 이유는 왜일까./오산=조윤장기자(제2사회부) yjcho@kgib.co.kr

위원장 자리놓고 내홍

행정사무감사와 2000년 예산심의를 앞둔 경기도의회가 홍영기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된 경제투자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임위의 국민회의 소속의원들이 당지도부를 성토하는 성명서를 25일 발표했다. 이들이 발표한 성명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소속의원들의 의사를 반영치 않고 위원장을 선임한 것은 잘못으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위원장을 무소속에게 배분, 사퇴한 홍위원장을 연임토록 해달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투자위 소속의원들의 주장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행위를 차치하더라도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는 경기도의회에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우선은 원구성시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의 합의사항을 깨고 단 1명뿐인 무소속에게 위원장을 배려하자는 주장은 한마디로 대의정치를 버리고 사사로운 정에 의한 정치를 하자는 것으로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또 당지도부가 의원들의 의사를 묻지않고 일방적으로 위원장을 한나라당에 넘겨주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는 일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결정은 합의사항 준수이며 오히려 누군가 위원장직을 탐내고 있다는 곱지않은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밖에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경제투자위 사태와 관련, 배후조종자가 있다는 설까지 난무하고 있는 등 도의회가 마치 아귀다툼으로 치유할 수 없는 갈등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합의사항을 지키든, 아니면 소속의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든 간이 이 모두는 의원들이 선택할 문제다. 다만,도의회는 행정의 감시와 견제가 주 임무이지 감투나눠먹기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다는 명백한 진리를 의원들은 다시금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정일형기자 ihjung@kgib.co.kr

平澤港 노조갈등 해결해야

서해안의 중심항구로 발전시켜 21세기 서해안 아시아·태평양시대를 리드하는 중심지로 발돋움하겠다는 거창한 구호아래 출발한 평택항이 뱃고동이 요란하게 울려대는 항구는 커녕 화물선 한척없는 텅빈 항구로 방치되고 있으니, 이는 과연 무슨 이유때문인가. 8년이란 긴 시간을 소비하고 무려 3천억원의 귀중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었으며, 항구가 준공된 지 벌써 2년이 되었는데 항구는 유령항구가 되어 가고 있다. 평택항구는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어 오래된 인천항구보다 여러가지 면에서 발전될 여지를 갖추고 있다. 3만t급 선박 4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고, 입항대기 시간이 없고 또한 선박이용료도 면제되는 등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도, 개항 2년동안 일반부두의 경우, 겨우 9척의 배가 중국으로 화물을 실어날은 실적밖에 없으며, 더구나 지난 8월부터는 단 한척의 배도 입항한 사실이 없다면 이는 무엇인가 잘못된 일이다. 평택항은 개항 이전부터 하역 노무를 공급하는 항운노조간의 마찰로 인하여 문제가 되었다. 개항 이후에도 인천항에 본부가 있는 경인항운노조와 평택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평택항운 노조가 서로 노무공급권을 주장하다 작년 말 양측이 금년 6월까지 단일노조 설립을 합의하여 겨우 정상화되었으나 지난 3월 경인노조 평택지부가 설립됨으로써 또 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평택항에는 2개의 노조가 설립되어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 따라서 노무분쟁이 있는 항구에 누가 선박을 입항시키겠는가. 이는 노조도 문제가 있지만 노무공급권을 2개 노조에 동시 인정시킴으로써 분쟁의 불씨를 제공한 정부도 문제가 있다.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가 사용된 시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혈세 낭비이다. 해양수산청은 평택항 노조간의 갈등에 적극 개입하여 평택항이 정상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될 것이다. 경인항운노조와 평택항운노조도 대화로써 상호 타협하여 평택항노무공급권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경기도민들은 평택항이 조속 정상화되어 뱃고동 소리가 넘치는 활기찬 항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밀레니엄 過消費 걱정된다

새 천년 맞이 특수를 노리고 기승부리고 있는 각종 밀레니엄 상혼이 자칫 연말 과소비를 조장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새 천년을 35일 남겨놓고 유통업계와 호텔 은행은 물론 아파트분양에 이르기까지 각 업계가 밀레니엄축제분위기에 편승, 고가의 경품을 내걸고 과대홍보전을 벌여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어느 호텔은 2박3일간 2천만원짜리 초호화판 패키지상품을 내놓아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각 업계가 밀레니엄축제를 앞세워 갖가지 판촉상술을 동원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편승소비심리와 과시소비심리를 자극해 특수를 누리려는 그들나름대로의 판매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상품을 판매하지 못한 기업이나 업체는 도산될 수밖에 없으니 소비조장은 기업존립의 일차적 전제인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때문에 기업은 판매전략을 고도화하고 소비를 부추기는 방법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더욱이 새 천년과 함께 맞는 새 세기의 도래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천년에 한번밖에 없는 기회인 만큼 그 의미는 각별하다. 따라서 개인이나 단체가 무엇이든 뜻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며, 업계가 그 특수를 노려 판매전략을 고도화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그것이 흥청망청식 이벤트나 과잉소비를 유혹하고, 계층간 위화감을 조장하는 과대판촉상술이어서는 안된다. 소비자들도 최근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는 과잉소비 풍조에 대해 뒤돌아보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우리경제는 지난 2년간 구조개혁의 결과로 외형상으론 몰라보게 좋아졌다. 그러나 실질적 내용은 그렇지도 않다. 사회의 중추인 중산층이 급속히 붕괴되고, 실업률은 4.8%로 크게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임시직과 일용직이 절반을 넘고 청년실업이 급증하는 등 고용의 질은 되레 나빠졌다. 적자재정에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가채무는 2년새 배로 늘어났고, 경기부양을 위한 막대한 통화팽창으로 과소비 풍조가 되살아 나고 내년 이후 물가상승 압력이 벌써부터 큰 걱정거리다. 필요한 소비는 늘려야 하겠지만 허리띠를 늦출만큼 여유로운 상태는 아닌 것이다. 과소비는 국가경제에 도움을 주지못할 뿐만 아니라 사회계층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도 된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시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

갈수록 성남시의회와 의원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선거당시만해도 당선만 되면 금방이라도 성남발전을 위해 몸을 태울 것같이 절규에 가깝게 목청을 높였던 의원 대대수가 이제는 어디에서도 그 의지며 열의를 찾아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의회의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을 정도다. 이는 양식있는 일부 의원들도 공감하는 사항이다. 이쯤되면 시의회는 깊은 각성을 해야 한다. 이는 주민들의 대표로 구성된 의회가 제구실을 못하는데서 오는 불신의 목소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40명의원들중에는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있는 의원도 물론 있다. 문제는 이런 훌륭한 의원보다 자기분수를 모른채 배지만 달고 다니는 의원들이 많다는데 있다. 의회라는 집단은 모름지기, 자신들의 출신지역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높이를 높여서 성남전체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현재의 성남에는 힘을 모아 해결해야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송파쓰레기소각장 건설 문제, 금토동 군부대 문제, 백궁지구 개발문제, 지하철요금 문제 등 100만 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진 현안문제가 10여건이나 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시민들이 공감하고 추앙을 받을 수 있는 의원으로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집행부와 머리를 맞대고 숙의 추진해 빠른시일내에 현안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지역의 현안문제는 소수의원들이 이해득실에 억매어 나설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지역을 위하고 발전시키는 일인지를 파악해 의회가 앞장서주기를 모든 시민들은 바라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성남=유수남기자(제2사회부) snyo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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