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 몬트클레어 대성당에서 한 유명인의 장례식이 미국 본토의 관심 속에 엄숙히 진행됐다. 장례식에는 데릭 지터, 티노 마르티네즈, 호르헤 포사다, 앤디 페티트, 마리아노 리베라 등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뉴욕 양키스의 전ㆍ현직 레전드 선수들이 참석해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그 유명인은 다름 아닌 메이저리그(MLB)의 전설로 통하는 요기 베라(Yogi Berraㆍ향년 90세)였다. 요기 베라는 18년 동안 뉴욕 양키스에 몸을 담았으며 MVP를 3차례나 수상했다. 또 통산 2천150안타, 358홈런을 기록했고 팀의 월드시리즈 10회 우승도 이끌었다. 요기 베라는 1972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고, 그의 등번호 8번은 뉴욕 양키스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요기 베라는 야구 선수로서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그의 뛰어난 언변과 승부 근성으로 야구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1973년 뉴욕 메츠 감독 시절 지구 꼴찌를 달리던 요기 베라에게 한 기자가 이번 시즌은 끝난 건가요?라는 질문에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말을 했고, 이후 기적적으로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이후 이 문구는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일상생활에서 포기하지 않는 인생의 대표적인 문구이자 명언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인용돼 왔다. 특히 9회 말까지 승리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잘 빗댄 말이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비유해봐도 들어맞는 말이기 때문에 요기 베라의 이 말은 전 세계인들의 마음속에 깊은 감명을 준 전설의 문구로 남아 있다. 인생의 첫 번째 선택의 갈림길에 선 수험생들, 88만원 세대로 힘겨운 인생의 1막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힘들어하는 40~50대 가장들. 이 모든 이들에게 이 말을 다시 한번 상기해주고 싶다. 인생은 길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요기 베라는 떠났지만, 그의 포기할 줄 모르는 인생에서의 승부 근성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새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규태 경제부 차장
오피니언
김규태 경제부 차장
2015-10-01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