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셀트리온 삼성 SK에 롯데까지... 진격의 바이오 송도다

바이오산업은 생명공학기술(BT)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이다. 전기차, 2차전지, 양자컴퓨터 등 혁신 기술이 분출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선도 산업이다. 고도의 기술집약적 지식기반 산업이다. 대표적 고위험 고수익(high-risk high-return) 사업이기도 해 장기투자가 필수적이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의 선두 각축이 치열한 미래 먹거리다. 국내에서도 삼성, SK 등 대기업들이 투자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일찌감치 한국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롯데그룹이 송도에서 대규모 바이오 투자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 11공구에 바이오의약 메가플랜트 건립에 본격 나섰다. 롯데바이오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메가플랜트가 들어설 ki20 부지에 대한 토지매매계약을 마쳤다. 20만2천285㎡(6만1천평) 크기의 땅이다. 롯데바이오는 2030년까지 송도에 3개의 메가플랜트를 세운다. 총 36만ℓ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 역량을 확보하려는 투자다. 또 임상 물질을 생산하는 배양기와 완제 의약품 시설 등도 갖출 계획이다. 송도 메가플랜트가 가동하면 롯데바이오는 미국 시러큐스 플랜트를 포함, 총 40만ℓ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 역량을 갖춘다. 롯데바이오는 이들 메가플랜트의 전면 가동을 2034년께로 잡고있다. 우선 내년 1분기에 1공장 착공에 나선다. 2025년 1공장을 준공하고 2027년 2공장, 2030년 3공장 건설까지 마친다는 일정이다. 롯데바이오는 특히 인천 송도에 바이오벤처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계획이다. 벤처기업들에 입주공간과 연구장비를 제공하고 글로벌 기업 수준의 기술지원을 한다. 또 액셀러레이터(AC)의 사업화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롯데바이오의 메가플랜트가 들어서면 송도가 바이오 산업 집적 단지로 우뚝 설 것으로 본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케이바이오로직스 등에 이은 대규모 투자이기 때문이다. 송도에는 이미 조성 중인 ‘K-바이오 랩허브’ 외에도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글로벌 바이오캠퍼스 메인 캠퍼스 등의 유치가 이뤄져 있다. 바이오 송도는 인천 기업 셀트리온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국내 거대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해 바이오 ‘빅4’ 구도를 형성해 있다. 2011년 송도에 들어온 삼성바이오는 올해 제5공장까지 착공했다. 과거 산업화 시기, 인천은 제조업으로 국부 창출에 앞장서왔다. 이제 다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바이오산업 도시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를 잡은 인천이다. 이번 롯데바이오를 끌어온 인천경제청의 노고에도 치하를 보낸다.

[사설] 인천 중산고 학부모들 ‘교권 보호’... 학부모가 중요하다

지난 여름 수만명의 교사들이 아스팔트 위로 쏟아져 나왔다. 유난히 뜨겁던 그 폭염을 무릅쓰고서다. 무너질 대로 무너진 교권의 회복을 절규하듯 호소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도 착잡했다. 그래서 그들이 실행한 ‘공교육 멈춤의 날’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갔다. 지난달 국회가 교권 보호를 위한 4개 법률 개정안을 일괄 통과시켰다.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직위해제할 수 없도록 했다. 이제 법이 만들어졌으니 교권 침해도 사라질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학부모 등 당사자들의 인식이 먼저 달라져야 가능한 일이다. 지난달 인천에서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은 학부모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교권보호법 등이 국회를 통과하기 이전이다. 한 교등학교의 학부모 단체가 학교 측에 ‘교권 보호 결의 서한’을 전달했다. 학부모들이 교권 보호에 적극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전국에서도 처음이었다. 지난달 14일 인천 중산고등학교에서는 학부모회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학교 운영위원회가 뜻을 모아 김재희 교장에게 서한문을 전달했다. ‘인천중산고 모든 교원들께 드리는 학부모 교권 보호 결의 서한문’이다. ‘최근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일에 관해 학부모로서 선생님들의 노고가 빛을 발하지 못하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고 애통한 심정’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몇몇 학부모의 과도한 자식 사랑과 특권 의식 등으로 비뚤어진 교육열이 최선을 다해 일선에서 아이들을 보듬어 주시는 선생님들의 열정마저 무너뜨리는 과정을 봤다’고 적었다. 이에 ‘이를 규탄하고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움에 함께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학부모들의 부당한 요구에 앞장서서 반대하고 교원들의 열정에 응원과 박수를 보내며 함께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는 선생님들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끝을 맺었다. 중산고 앞에는 이들 학부모들이 내건 현수막도 있다. ‘선생님 응원합니다. 사랑으로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 지지합니다.’ 2년 전 의정부 한 초등교사의 극단적 선택에도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있었다. 수업 시간에 손등을 다친 자녀의 치료비를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보상을 받고도 교사를 닦달했다. 8개월간 400만원을 뜯어냈다. 학부모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인천 중산고 학부모들의 이런 결의는 파급력을 발휘했다. 그 며칠 후 수원의 한 공립유치원 학부모회도 교권회복 운동에 동참했다. 아쉬운 것은 이런 움직임에 대한 인천시교육청의 자세다. 학교 측은 이를 널리 알리려 했지만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사설] 현실 거리 먼 ‘노란버스’ 행정... ‘농막 규제’ 판박이인가

그야말로 일파만파다. 이른바 노란버스 파동이다. 처음 시작은 법 조문에 대한 해석이었다. 현장학습을 가는 이동을 ‘어린이의 통학’에 해당한다고 봤다. 따라서 어린이 통학버스만 이용해야 한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노란색 도색의 버스를 말한다. 지금까지 해오던 전세버스 대절 현장학습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 가뜩이나 교권이 위축될 대로 위축된 상황에서 어느 선생님이 현장학습을 갈 것인가. 학교들마다 줄줄이 예약을 취소했다. 이걸로 끝나지 않았다. 학교 안에서는 취소에 따른 위약금 부담을 놓고 갈등을 빚는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한숨이 나온다. 인천 초등학교들도 이번 가을 어린이들 현장학습을 준비해 왔다. 이를 위한 전세버스 예약이 2천326대에 이른다. 그러나 아이들 현장학습 이동이 적법 불법의 갈림길에 서자 취소 사태가 벌어졌다. 인천전세버스조합에 따르면 인천의 초교 80~90%가 올 가을 현장학습을 취소했다. 취소한 운송 비용이 13억3천900만원에 이른다. 인천 남동구의 한 초등학교는 올해 초부터 준비했다. 현장학습을 갈 장소와 전세버스 예약이다. 그러나 막상 2학기 들어서는 모두 취소했다. 최근 뒤늦게 국토교통부가 규정을 완화, 전세버스를 이용해도 된다고는 했다. 그러나 학교로서는 부담스러울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학부모들의 시선을 따갑게 느끼는 교권 상실의 시대 아닌가. 또 다른 학교의 사정은 노란버스 파동의 정도를 짐작하게 한다. 예약을 해 둔 전세버스 회사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취소할 거면 빨리 취소해 달라”고 재촉한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전세버스들도 노란버스 때문에 가을 최대 성수기를 쳐다만 보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전세버스뿐만 아니다. 지자체와 민간의 체험학습장들 역시 날벼락이다. 예약을 받아 프로그램과 인력을 미리 마련해 뒀지만 되돌려야 할 판이다. 이에 따른 위약금 갈등이나 피해 보상 분쟁 등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왜 사서 이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하나. 현장학습 이동을 ‘어린이의 통학’이라는 해석은 지난해 10월 나왔다고 한다. 이를 받아 경찰청이 지난 7월 구체화했다. 현장학습은 전세버스가 아닌 어린이 통학버스(노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시민의 눈에는, 1년에 1~2차례 현장학습이 꼭 ‘통학’이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이번 노란버스 파동은 올 상반기의 ‘농막 규제’ 혼란을 떠올리게 한다. “한번이라도 농사를 지어 봤는가”라는 반발에 슬그머니 거둬들인 규제다.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으로는 좀 부족한 것 같다. 시민 삶의 현장과는 동떨어진 고고한 행정이라고 해야 하나.

[사설] 오염수 방류에도 붐빈 인천 소래포구...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지난 주말 열린 제23회 소래포구 축제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한다. 축제장을 찾은 인파도 많았고 활기찬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당초 올해 소래포구 축제는 걱정이 적지 않았다. 우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역풍이다.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 반응이 걱정이었다. 더 큰 걱정은 소래포구 어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였다. 최근 수년간 소비자들의 이런저런 불만이 쌓여 왔다. 수도권 대표 관광 어시장의 명성이 흔들릴 지경이었다. 이런 우려들을 떨치고 활기를 되찾았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일대는 지난 15일부터 3일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축제 첫날인 15일 10만명, 16일 15만명 등 3일간 45만명이 다녀갔다. 남동구와 축제 주최 측은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공을 들였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걱정을 덜기 위해서다. 남동구는 특히 축제 시작 3주 전부터 방사능 검사를 대대적으로 했다. 실제 이번 축제 기간 중 소래포구의 가게들마다 원산지 표시에 적극적이었다. 인기 어종인 꽃게 새우 등에는 ‘국내산’이, 수입 어종들엔 ‘노르웨이’ ‘오만’ 등의 표시가 붙었다. 남동구는 이달 들어 소래포구 판매 수산물 12종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벌였다. 우럭, 광어, 전어, 오징어 등이다. 검사 결과 방사능 오염 지표인 요오드나 세슘은 나오지 않았다.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도 매일 소래포구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했다고 한다. 축제 기간 중 주차장을 무료화하고 셔틀버스도 운영했다. 소래바다의 정체성을 살려 준비한 여러 행사들도 방문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포구(경관), 수산물(먹거리), 어시장(삶), 상인(사람), 염전·협궤열차(기억) 등의 주제다. ‘바가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준비한 ‘착한 먹거리존’에도 방문객들이 붐볐다. 이곳에선 먹거리들을 1만원 이하에 팔았다. 방문객들도 “소래포구가 바뀌려고 애쓰는 모습이 확실히 느껴진다”는 반응이었다. 소래포구는 한 해 수도권 주민 500만명 이상이 찾는 인천의 자산이다. 그럼에도 최근 어두운 이미지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2017년 250개 점포가 불탄 화재 때는 충격적이었다. 그 와중에 온라인과 모바일상에는 ‘바가지요금’ ‘성가신 호객행위’ ‘비위생’ 등의 불만 표시가 터져 나왔던 것이다. 오래 누적된 소비자들의 불만이 하필 화재를 계기로 터져 나와 공감을 얻기까지 했다. 지난 봄에는 ‘소래포구 꽃게 바꿔치기’ 소동으로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소비자들은 육감적으로 안다. 겉으로만 웃고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바뀌지 않으면 공염불이다. 소래포구,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사설] ‘정치현수막 조례 문제없다’... 상식 바탕한 결정이다

대법원이 인천시 손을 들어줬다. 행정안전부가 제기한 ‘인천시 옥외광고물 조례 집행 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신청의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정치현수막 사태에 대한 첫 사법적 판단인 셈이다. 아직 본안 소송이 남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법원이 일단 정치현수막 난립에 따른 시민 피해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법리를 넘어 일반적 상식을 수용한 결정으로도 읽힌다. 그래서인지 최근 인천지역에서는 정치현수막이 많이 자취를 감췄다. 부평구청사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방을 정치현수막이 에워쌌다. 그러나 18일 출근길엔 지역 국회의원 현수막 하나만 남아 있었다. 인천시는 지난 6월 전국 최초로 옥외광고물 조례를 개정했다. 정치현수막 난립에 따른 시민 피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 조례는 정치현수막을 지정한 게시대에만 걸도록 했다. 현수막 개수도 국회의원 선거구별 4개 이하로 제한했다. 정책 홍보가 아닌 혐오나 비방 내용은 담지 못하도록 했다. 이 조례에 대해 행정안전부는 바로 대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조례가 상위법인 옥외광고물법에 저촉된다는 이유에서다. 전국적 지방자치 행정을 조율하는 행안부로서는 직무범위 내 대응일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옥외광고물법은, 익히 아는 바와 같이 매우 특권적이다.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 현안에 대한 현수막은 별도의 신고나 허가 없이 내걸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언제, 어디에든, 얼마든지’ 현수막법으로 통했다. 그 결과는 어떠했나. 시민들 눈길 갈 만한 곳이면 그들 현수막이 도배질을 했다. 먹고살기에 바쁜 시민들을 상대로 시도 때도 없이 정치구호를 강요하는 격이었다. 손님이 없어 한숨짓는 소상공인들의 장사까지 방해했다. 인천시는 지난 7월12일부터 본격 조례 집행에 들어갔다. 연수구를 시작으로 조례 허용 범위를 넘어선 정치현수막들을 강제 철거했다. 지금까지 철거한 현수막이 1천377개에 이른다. 시민 세금으로 내건 현수막들을 다시 세금을 들여 끌어내리는 희극이라니. 정부가 대법원에 소송을 내자 인천시의회는 위헌심판제청도 신청했다. 정치현수막을 무한 허용하는 옥외광고물법의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고 한 것이다. 인천시는 조례 위반 정치현수막에 대한 철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울산시의회도 최근 인천과 비슷한 내용의 관련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치권의 홍보를 막는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한다. 어불성설이다. 내년 총선 때면 다시 현수막 홍수사태를 볼 것이다. 현수막을 맘껏 못 내걸어 정치가 이 모양이라면, 누구라도 웃지 않겠는가.

[사설] 인천 송도에 글로벌 첨단 특화병원... 차선의 선택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야생화가 지천인 벌판이 있다. 가을이면 코스모스와 개양귀비꽃이 만발한 포토존으로 변한다. 본래는 송도국제병원이 들어설 자리다. 당초의 투자개방형 병원 유치가 무산하면서 20년째 나대지로 버려져 있다. 평당 수천만원대의 금싸라기 야생화 단지다. 모래 벌판의 송도를 국제도시로 키우려면 2가지 앵커시설이 필요했다. 국제학교와 국제병원.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기본 인프라다. 국제학교는 2010년 가까스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국제병원은 힘겨운 씨름만 거듭하다 주저앉았다. 2005년에는 뉴욕 프레스비테리안병원이 문을 두드렸다. 2009년에는 서울대병원과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이 병원을 지으려 했다. 그러나 2년만에 손을 들었다. 당시 존스홉킨스 측은 “파트너십은 끝났다. 입법 지연이 큰 문제였다.”고 했다. 그런 송도국제병원 터가 오랜만에 지지개를 켤 모양이다. 난임 치료와 줄기세포 치료, 안티에이징 등에 특화한 병원을 세운다는 계획이 나왔다. 인천경제청이 최근 차병원 재단 측과 글로벌 특화병원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이 협약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사업 추진의 큰 틀을 맡는다. 차병원은 병원 콘텐츠를 그리고 세부 건축계획을 세운다. 인천경제청은 이 글로벌 특화병원을 안티에이징·난임치료·줄기세포 치료 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난임전문병원과 임상시험센터, 줄기세포치료센터, 바이오-셀은행 등의 의료시설을 들인다. 차의과대학의 송도캠퍼스와 연구시설, 시약 생산시설 등도 포함한다. 인천경제청은 공공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이 법인이 부지를 매입해 병원을 짓고 차병원에 임대하는 방안이다. 이 사업은 최근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 심의도 통과했다. 인천경제청은 차병원재단의 재무건전성과 신용평가 등에 대한 확인도 마쳤다. A+ 등급이었다. 인천경제청은 또 차병원이 세포치료와 난임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점도 평가에 반영했다. 차병원은 국내 유일 배아줄기세포치료 임상 허가를 받았다. 세포배양과 관련해서는 88개의 특허를 가지고도 있다. 당초 계획한 송도의 투자개방형 병원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까지 지원했던 제주국제병원도 최근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부지는 병원 외 다른 용도로 바꿀 수도 없다. 그렇다고 국내 대형병원을 유치하기에도 늦었다. 송도의 연세세브란스병원, 청라의 청라아산병원 등과 중복한다. 최첨단 의료·바이오 분야는 글로벌 고부가 산업이다. 글로벌 첨단 특화병원은 최상은 아니어도 차선의 선택은 된다. 국제도시 인천을 향한 미래지향적 대안으로 보인다.

[사설] 무소불위 현수막 폐해... 총선 다가오니 ‘못말려’인가

최근 인천에서는 너덜한 정치현수막들이 좀 줄었다. 지난 7월부터 인천 군·구들이 강제 철거를 시작한 결과다. 인천시 옥외광고물 조례에 따른 철거였다. 길을 가던 시민들도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사거리를 에워싼 채 펄럭이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목소리가 사나운 곳들이다. 현수막을 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정치현수막 코미디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 비정상적 상황을 언제면 끝낼 수 있을 것인가. 인천지역 군수·구청장들이 이번엔 행정안전부 장관을 찾아 현수막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행정안전부는 인천시 옥외광고물 조례에 대해 소송을 걸어 놓았다. 상위법을 위반했으니 무효화해 달라는 것이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대표 자격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났다. 그는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이자 인천지역 군수·구청장협의회장이다. 이 자리에서 인천지역 10명 군수·구청장의 서명이 담긴 건의문도 전달했다. 말썽 많은 정치현수막 관련 제도를 개선해 달라는 건의문이다. 인천 생활자치 일선을 맡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다. 무분별하게 난립하는 정치현수막이 도시 안전과 미관을 지속적으로 해치고 있다. 이대로 둘 수 없을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 정치현수막 관련 특혜 조항의 신속한 폐지가 이뤄지도록 공동대응할 것이다. 이 특혜 조항 폐지 전까지는 인천시 옥외광고물 조례를 강력히 시행할 수밖에 없다. 지방정부 최일선의 책임자로서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현수막 관련법의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인천 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월에도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정치현수막을 제한할 수 있도록 옥외광고물 관련법 시행령을 개정해 달라는 요구였다.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지난 7월에는 정치현수막 난립 방지를 위한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어 조례가 정하는 범위를 넘어선 정치현수막에 대해 전국 최초로 강제 철거에 들어간 것이다. 정치현수막만은 언제, 어디에든, 몇개든 맘대로 내걸어도 좋다. 신고나 허가, 금지 다 필요없다. 세상에 또 이런 나라가 있는지 궁금하다. 시민들이 당하는 피해는 감내한다 치자. 왜 그들만 그런 특권을 누려야 하는가. 법을 만드는 망치를 가져서인가. 그 망치로 저 해장국집이나 김치찌개집도 광고현수막을 맘껏 내걸도록 해주면 어떤가. 또 하나, 엄청난 불공정의 문제다. 그들은 현수막으로 1년 365일 사전 선거운동에 매달리고 있다. 그것도 피 같은 국민세금으로. 그래서 그 특권을 내년 총선까지는 어쨌든 붙들고 있겠다는 것인가.

[사설] 송도유원지의 상륙작전기념관/본래의 해안으로 가는 것이 맞다

인천에서 9월은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시간이다. 올해도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를 비롯해 곳곳에서 행사가 이어진다. 정전협정·한미동맹 70주년의 해를 맞아 의미가 더해졌다. 15일의 전승행사는 당시 작전지역이었던 월미도 앞 해상에서 펼쳐진다. 11일에는 팔미도 등대 점등행사도 열린다. 당시 맨 먼저 불을 밝혀 상륙작전의 성공을 이끌었던 팔미도 등대 탈환을 기념한다. 그런데 이들 행사의 본산이어야 할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멀리 동떨어져 있다. 이제라도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월미도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인천연구원이 연구 보고서를 냈다.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의 확대 추진방향과 과제’다. 기념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륙작전 관련 시설물을 정비·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의 인천상륙작전 관련 시설물들이 역사적 장소와 무관한 곳에 설치돼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오히려 상륙작전의 역사성과 의미를 퇴색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인천상륙작전 관련 대표 시설인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월미도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 기념관은 인천상륙작전의 장소성과는 무관한 연수구 옥련동에 있다. ‘월미도 랜딩비치 표지석’의 재정비도 필요하다고 했다. 당시 상륙작전이 펼쳐졌던 3곳 해안을 알리는 시설이다. 그중 그린비치 표지석은 실제 상륙 장소와 다른 곳에 세워져 있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레드비치와 블루비치 표지석도 차가 다니는 도로변에 있다. 시민 접근성이 낮아 표지석의 기능을 잃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연구원은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행사처럼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기간에 기념축제와 참전국 정상회의, 국제포럼 등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옛 송도유원지 지역에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상식적이지 않다. 기념시설물의 핵심인 장소성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기념관은 1983년 시민 성금 등으로 지어졌다. 인천항 개항 100주년, 직할시 승격을 기념한 사업이었다고 한다. 기념관 건립 취지문을 봐도 장소성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옥련동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임해(臨海) 관광지인 송도유원지가 있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보태 이 일대를 더 ‘독특한 관광지’로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소박한 발상이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75주년을 맞는 2025년에는 국제행사로 격상할 계획이다. 이 작전 참전 8개국의 정상들을 초청하는 등 노르망디상륙작전 수준의 기념행사다. 이를 위해서라도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본래의 해안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

[사설] 홀로서기 막막 자립준비청년... 인천 지역사회가 품어야

부모가 없거나 있더라도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아동은 아동 보호시설 등에서 생활한다. 보육원이나 공동생활가정, 위탁가정 등이다. 하지만 18세가 되면 보호시설을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의지할 곳 없는 이들의 홀로서기가 쉬울 리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정착금 등을 지원하지만 최소한일 뿐이다. 당장의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으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병이라도 나면 더 막막하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조언을 구할 곳도 없다. 인천에서도 해마다 70명의 보호종료아동이 사회로 나온다. 자립준비청년으로의 새출발이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생활고에 허덕인다. 30% 정도는 다시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역 자립준비청년 619명 중 284명을 대상으로 한 인천시 설문조사가 있다. 이들 중 절반 가까이(48.2%)가 ‘생활비 마련이 힘들다’고 답했다. ‘힘들지 않다’는 19%였다. 인천 자립준비청년들의 월평균 소득은 154만3천원 정도였다. 월평균 지출이 130만2천원이다. 그러니 월 저축액은 20만원에 불과하다. 인천 자립준비청년의 절반은 생활비가 떨어져 대출을 받기도 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4.7%는 ‘대출을 갖고 있다’고 했다. 대출 이유로는 62.2%가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몸이 아파도 제때 병원을 가지 못하기도 한다. 설문조사에서도 24.6%가 병원 치료가 필요했으나 병원에 가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한 자립준비청년은 같이 사는 조모의 수술비 등 집안일까지 감당해야 하는 처지였다. 이들은 특히 성년이 될 때까지 보호시설에 머물며 사회적응 교육이나 경험이 부족하다. 또래에 비해 생활경제나 법률관계 등에 대한 교육도 부족하다. 경제적 어려움 못지않게 정서적 고립감도 이들을 힘들게 한다. 의지하고 조언을 구하거나 정서적으로 기댈 곳이 없음은 좌절감을 준다. 일부 민간단체에서 이들의 멘토가 돼주는 활동도 벌이지만 한계가 있는 듯하다. 인천시가 올해부터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한 지원폭을 늘리기는 했다. ‘인품(인천의 품)’ 사업이다.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자립정착금 800만원을 올해부터 1천만원으로 올렸다. 또 매달 지원하는 자립수당도 지난해 35만원에서 40만원(최대 60개월)으로 늘렸다. 그래도 자립정착금이나 수당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재정 여건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온갖 복지가 쏟아지는 시대다.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자립을 시작하는 그들에게 더 힘을 보태줘야 한다. 지역사회의 역량을 모아 이들 청년들을 ‘인천의 품’에 품어 안아야 할 것이다.

[사설] 소각장 남의 일 인천 군·구... ‘발생지 처리 책임’ 무겁다

인천의 쓰레기 소각장(자원순환센터) 건립 숙제가 여전히 겉돈다. 시한폭탄처럼 다가오는 직매립 금지를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지금 공사를 시작해도 3년이 걸리는 소각장 건립이다. 최근 지역에서는 인천 군·구들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한 소각장 확충 사업에 군·구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폐기물 처리는 기초지자체가 책임지고 감당해야 할 사업이다. 주민들 일상의 삶과 직결된 생활 행정 수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인천 군·구들은 인천시에만 떠넘겨 놓고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지난 2021년 4개 권역으로 나눠 소각장 건립에 착수했지만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상태다. 이 중 서부권 소각장만 입지 선정 작업이 첫걸음을 뗀 정도다. 이마저도 주민 반발에 부딪혀 맴돌고 있다. 나머지 3개 권역은 논의조차 막혀 있다. 쓰레기 소각장 확충 사업에 있어 군·구가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부는 2020년 폐기물 정책을 전환하면서 발생지 처리 원칙을 대전제로 세웠다. 이에 따라 생활폐기물 처리 업무는 법적으로도 군·구 등 기초지자체에 책임이 있는 업무다. 그런데 현재 소각장 확충 사업에서 군·구는 발을 빼고 있는 게 현실이다. 더 나아가 주민들의 소각장 반대에 기초지자체가 편승해 있기도 한다. 군·구가 최일선에 나서 주민들을 설득해야 함에도 말이다. 소각장이 왜 필요한지, 소각장을 갖추지 못하면 어떤 불이익을 받는지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마땅하다. 최근 소각장 건립에 대한 인천시민 인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1천200명 중 겨우 232명(19%)만이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정도였다. 앞으로 폐기물을 바로 묻지 못하는데도 소각장은 크게 부족하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20년 이상 소각장 주변에 대한 건강영향평가를 한 결과도 있다. 주민 건강에 유해하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한다. 인천 기초지자체들이 내 일처럼 나서야 한다. 정부나 인천시가 해결해 줄 일이 아닌, 우리 군·구의 일이다. 우리 동네에 소각장이 없으면 부담해야 할 경제적 비용도 제대로 알려야 한다. 광역지자체는 소각장 확충에 있어 기술 지원을 하는 역할이다. 법적 의무가 있는 군·구가 먼 산 바라보듯 한다. 주객이 거꾸로 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쓰레기 문제에 있어 발생지 처리 원칙은 피할 수 없는 명제다. 우리 동네에는 상수도만 들어오고 하수도는 이웃 동네를 통과하라 할 수는 없다. 법적인 의무가 있는 기초지자체의 의회나 집행부가 소각장 반대에 앞장을 서면 일이 더 꼬인다.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