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 보훈의 달, 전쟁 소재 평화 메시지 담은 책들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전쟁을 소재로 평화의 소중함을 전하는 책들이 서점가에 눈에 띄게 늘었다. 평화의 메시지를 담는 데 전쟁 이야기가 좋은 소재가 되는 까닭은, 인류가 저지른 가장 비극인 전쟁에서 우리는 간절하게 평화를 찾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동화를 통해 충분히 무서운 전쟁을 만나고, 평화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어린이들이 읽을 만한 책들을 골라 소개한다. ■ 프랑스 동화 전쟁이 싫어요(티에리 르냉 著윤정임 옮김, 청어람주니어 刊) 다른 두 작품으로 평화와 자유가 필요한 이유를 깨닫게 한다. 책 제목이기도 한 전쟁이 싫어요에서 주인공 소년 사미르는 지구 반대편에서 전쟁이 일어날까 봐 심각하다. 아빠가 군인으로 끌려갈까 봐 두렵고, 전쟁터의 또래 친구들이 목숨을 잃을까 걱정도 된다. 어떻게든 전쟁을 막고 싶은 사미르는 결국 마술로 대통령의 마음을 바꿔 보려 하지만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는다. 함께 실린 쿠루 왕국의 저항은 왈라 왕국의 침략을 받아 노예가 된 쿠루 왕국 국민들이 자유를 되찾기 위한 과정과 독립을 맞이한 뒤 또 다시 찾아오는 위기를 그리고 있다. 두 이야기는 짧으면서도 전하고자 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뚜렷이 그려 냈다. 값 8천원 ■ 평화를 배우는 교실 시리즈 (이와카와 나오키 외 著김규태 외 옮김, 초록개구리 刊) 시와 동화를 중심으로 어린이들에게 평화를 일깨워 주도록 엮은 5권의 책으로 이뤄져 있다. 제1권 사람들은 왜 싸울까?에서는 평화와 싸움, 전쟁을 짧은 시로 표현해 보여 주고, 2권 평화는 어디에서 올까?에서는 우리 생활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툼이나 몸싸움, 차별 등을 소재로 한 짧은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다. 이처럼 책마다 다루는 소재나 이야기 형식이 다르기에 싫증나지 않는다. 또 생활 주변의 일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 위인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다룬 점도 눈길을 끈다. 각 권 8천500원 ■ 그림 동화 언제나 네 옆에 있을게(루스 반더 지 著ㆍ로날드 힘러 그림, 맑은가람 刊)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날마다 엄마를 그리며 울던 고아 소녀 킴이 외로움과 무서움을 딛고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치 6ㆍ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는 듯한 그림은 전쟁으로 엄마를 잃은 소녀의 슬픔을 더 선명하게 보여 준다. 주인공 킴은 현재 미국 시카고 교외에 살고 있는 실존 인물이다. 값 9천원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이승용 시집 ‘춤추는 색연필’ 펴내

1990년 시문학으로 등단한 이승용 시인이 22년만에 첫 시집 춤추는 색연필(시문학사 刊)을 펴냈다. 창고 가득 버리지도 못하고 태어나지도 못한 내 모습들이 오래도록 그늘 속에 숨어 있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50 평생 감아왔던 실타래를 한 권에 풀어냈다. 시집에는 시인이라기보다는 가정주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살이, 젊은날 바빠서 몰랐던 고향과 부모님, 애틋한 가정사 등이 4부에 걸쳐 오롯이 엮여있다. 1부에 실린 시편들은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상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결혼 초기 삶을 담고 있는 가난한 꿈들의 연가, 신혼일기, 석촌동 등은 가난의 슬픔과 신혼의 기쁨이 담겨있다. 2부의 소재는 자연이다. 시인은 자연을 모방하기도 하고 비틀기도 하면서 은은한 감성으로 파고들어간다. 3부는 일상에서 길어 올린 사색과 관념을 시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을 싣고 있다. 여기서 사색의 지배적 정서는 그리움. 시인은 그립다는 말은 사랑의 다른 이름임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 4부에서는 유년의 기억과 풍경을 다루고 있다. 내 고향 강원도 영월로 대표되는 고향에 대한 기억들은 아스라한 추억이자 안타까움으로 그려져 있다. 우대식 시인은 해설 글을 통해 등단한 지 2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내놓은 첫 시집이니 산고의 고통이 대단했을 법 하다며 시를 읽는 내내 시에 대한 내면의 열망과 고요했지만 여전히 불타고 있는 시인의 내적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값 1만1천원.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송태인·백종환 저 ‘긍정의 에너지 인성으로 소통하라’ 출간

최근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이 초미의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인성개념을 위한 지침서 긍정의 에너지, 인성으로 소통하라(미디어숲刊)가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중학생 자살 사건이 도화선이 돼 그동안 숨겨져 왔던 교내외 청소년폭력의 실체가 드러났다. 현재 각계각층에서는 폭력학생 처벌강화, 전문 상담사 배치 등 인성교육의 필요성과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교육적 차원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책에서는 인성문제를 글로벌 시대가 요구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교육모델로 인식하고, 이에 초점을 맞춰 긍정의 에너지를 발굴하는 한국형 인성교육모형을 제시했다. 저자 백종환과 송태인은 각각 청소년 컨설턴트, 한국인성소통협회장으로 활동해오면서 연구와 다양한 검증을 거친 5단계 인성수련법 견학습통선(見學習通誠)을 소개한다. 기존에 도덕교과 중심의 학습이나 수동적인 집체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던 인성교육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5단계 프로세스는 각 단계별로 인성역량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스스로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긍정의 에너지 인성으로 소통하라는 인성창의소통역량 등 한국인이 갖춰야 할 핵심가치요소 15가지를 책에 담고 있으며, 인성개념부터 수련활동지와 사례까지 One-stop으로 담은 인성교육 안내서로 만들어져 초보자들도 쉽게 수련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은 인성교육에 먹말라 있으나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교육자, 학부모, 학생과 혼란의 시대에 자기중심을 세우고 싶은 고독한 철학자들에게 갈증을 풀어주는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값 1만4천원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경기문화재단, 책 ‘커뮤니티와 아트’ 발간

경기문화재단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커뮤니티 중심의 예술활동에 대한 성과와 한계를 비평적으로 담론화한 책 커뮤니티와 아트를 최근 발간했다. 책은 42명의 현장예술가, 기획자, 비평가, 학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해 6개월여간 진행한 연속 콜리키움, 좌담, 인터뷰 등 톡톡 Talk, Talk-커뮤니티아트를 기록하고 편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의 예술정책이 확대되면서 공공지원은 예술활동에서 시민사회의 영역까지 확대되어 왔다. 최근 많이 거론되고 있는 마을만들기, 도시재생, 재래시장 활성화, 문화 이모작, 커뮤니티아트, 새장르 공공미술 등이 그것. 이러한 사업들은 주로 와해되어 가거나 쇠락하는 공동체에 예술을 매개로 문화적 변화를 도모하는 것인데, 경기문화재단은 이 점에 주목해 커뮤니티와 예술이라는 키워드로 논의를 펼쳤다. 책의 구성은 콜로키움, 좌담, 주제비평, 작가론-인터뷰 등 크게 4개의 장으로 이뤄졌으며 공동체 기반의 예술활동이 작가의 측면에서나 비평적 측면에서 깊이 있게 드러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첫 번째 콜로키움 섹션에서는 배영환(컨테이터 라이브러리), 김월식(인계시장/무늬만커뮤니티), 박이창식(포천 도롱이집 이주프로젝트), 김윤진(구룡동 환타지-신화재건프로젝트), 홍원석(홍반장 아트택시 프로젝트), 민운기(도시유목 프로젝트), 박찬국(논아트밭아트 프로젝트) 등 예술가, 평론가, 기획자 30여명의 목소리를 담았으며, 두 번째 좌담 섹션에서는 개별 사례를 벗어나 거시적 차원에서 커뮤니티 기반의 예술과 사회와의 접점을 살폈다. 세 번째 주제비평 섹션은 커뮤니티아트에 대한 비평적 논의를 담았으며, 마지막 작가론 섹션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온전한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인터뷰가 실렸다. 문의 (031)231-7233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이외수ㆍ정병규 등 이 시대 문사들의 서재 풍경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서재를 꿈꾼다. 사면을 둘러싼 책의 공간에서 독서를 통해 사색하며, 인생의 과거와 미래를 그려보며 삶과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그렇다면 이 시대 문사(文士)들의 서재는 어떤 풍경일까.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고 책상에는 어떤 장식물이 놓여 있을까. 출판저널 발행인 정윤희씨와 기자들이 펴낸 행복한 서재(출판저널 刊)는 이외수 소설가를 비롯해 이 시대를 대표하는 명사 18명을 서재에서 만나 책읽기와 글쓰기의 비밀을 풀어 놓는다. 행복한 서재는 출판저널 2008년 12월호부터 2010년 9월호까지 연재된 명사의 책꽂이, 서재에서 만난 삶, 작가, 시대를 말한다 코너의 글과 사진을 간추려 엮었다. 책을 주제로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연 사진작가 임수식이 서재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누구나 처음부터 탄탄대로의 인생을 달리는 것은 아니다. 인생의 길을 가다보면 후미진 곳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미처 보지 못한 물웅덩이에 빠져 잠시 삶을 허우적거리는 게 인생이다. 화천 감성마을의 소설가 이외수도 찢어지게 가난한 현실에서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월부 책장사를 나섰다고 회고한다. 인생의 쓴맛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이 시대에 고민하는 숱한 청춘들을 위해 열심히 트위터에 위로의 메시지를 남긴다. 그의 서가에는 남루한 그의 행색과는 달리 책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다. 북디자이너 정병규의 서재에는 의외로 3만권의 책이 어지럽게 사면을 채우고 있다. 문화평론가 김갑수의 서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책보다 LP판. 서가를 가득 메운 음반들은 책을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글을 쓰는 데 영감을 준다. 국문학자 김열규의 집에는 여러 화가의 그림들이 마치 도배된 것처럼 걸려 있다. 그림은 그에게 깊은 상념에 젖게 만들어주는 명상의 매개이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서재란 공동묘지요. 여기 있는 건 죄다 죽은 사람들이오. 책 하나하나가 다 무덤이라오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묘지기라 일컫는다. 이밖에도 행정학자 김광웅, 시인 김용택, 삼성출판박물관장 김종규, 소설가 김주영서영은, 신경정신과 의사 김혜남, 불문학자 김화영, 교육학자 문용린, 서양사학자 이광주, 영화번역가 이미도, 러시아문학자 이현우, 건축사학자 임석재, 독문학자 전영애 등의 서재에서 그의 인생과 책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값 2만2천원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신간]'빌뱅이 언덕' 외

■ 빌뱅이 언덕(권정생 著 / 창비 刊) 몽실 언니, 강아지똥 등을 남긴 저자의 작고 5주기를 맞아 등단 이후 1975년부터 2006년까지 발표한 주요 산문을 가려서 묶었다.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문학작품의 바탕이 된 삶과 사상, 종교, 진솔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소박하게 서술한 글들이 실렸다. 수록된 글은 자전적 산문 4편, 주변의 일상사를 통해 문명과 인간성을 성찰한 산문 39편, 단행본에 실리지 않은 시 7편, 동화 1편 등이다. 값 1만3천원 ■ 맹자독설(정천구 著 / 산지니 刊) 맹자의 가르침을 창(槍)으로 삼아 이 시대를 날카롭게 찌르는 세태 평론집. 맹자가 활동한 시기는 약육강식이 횡행하는 전국시대. 그러나 맹자는 서슬 퍼런 왕이나 제후 앞에서도 독설을 서슴지 않았고 담대하게 자신의 사상을 펼쳤다. 그래서 제목의 독설은 毒說과 獨說 두 가지로 달아놓았다. 삼국유사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학과 사상을 비교 연구해온 정천구 박사는 맹자의 독설이 오늘날 한국의 세태에 꼭 필요한 충고임을 역설한다. 맹자의 말과 글을 빗대어 대통령, 국회의원, 관료, 검찰, 교수, 교사, 학부모, 대학생들을 매섭게 꾸짖는다. 값 1만5천원 ■ 한국인도 모르는 한국어(배상복오경순 著 / 21세기북스 刊) 무심코 잘못 쓰는 어법이나 어원이 알쏭달쏭한 단어 등을 정리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즐겨 쓰는 간지라는 표현이 일본어라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건물마다 붙어 있는 탕비실은 무슨 뜻일까. 오케바리는 어디에서 생겨난 말일까. 미국에는 퀵서비스도 없고 더치 페이도 하지 않는다는데. 왜 된장녀라고 부를까. 든지가 맞는지 던지가 맞는지, 께요라고 발음하면서 왜 게요라고 적는지 등에 대한 해답도 명쾌하게 알려준다. 값 1만2천원 ■ 멘토의 시대(강준만 著 / 인물과사상사 刊) 역사서 등으로 왕성한 집필력을 보이는 저자가 이번에는 멘토 열풍에 주목해 한 권의 책으로 내놨다. 사회 각 분야에서 멘토로 인정받는 인물들을 논의 대상으로 삼아 유형을 규정하고 한국사회가 멘토 열풍에 빠진 이유를 탐색했다. 대상 인물은 안철수, 문재인, 박원순, 김어준, 문성근, 박경철, 김제동, 한비야, 김난도, 공지영, 이외수, 김영희씨 등 12명이다. 값 1만4천원

[전방하의 냠냠독서]창조성과 다양성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TV나 신문을 보면 연일 정치권에서는 타인을 비방하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나 인터넷과 페이스북 등 순식간에 많은 사람이 열람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능이 타인을 비방하는데 쓰이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과연 이 기능을 최초로 만든 사람은 현재 이렇게 사용될 줄 짐작이나 했겠는가. 이는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광산에서 굴을 팔 때 사람의 힘으로 팔 수 없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전쟁의 무기로 사용된 것이다. 현대사회는 창조와 다양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창조와 다양성은 하늘아래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시간 참고 견딘 결과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 싯다르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고타마 싯타르타(석가모니)는 왕이 될 수 있는 왕자의 고귀한 신분에서 스스로 고행을 시작했다. 헤르만 헤세가 쓴 싯다르타(박병덕 역민음사)를 통해 다양성을 배제한 것에서는 통일성이 나올 수 없고, 창조도 클래식도 모두 진리라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 책을 읽을 때는 무엇보다 정독과 깊은 사색이 필요하다. 과연 나라면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과 질문을 함께 던지는 사유의 자세로 읽는 것이 필요하다. 시대의 문필가였던 헤세가 말하고 싶은 자기성찰은 언제나 체험으로부터 이루어지며, 그 체험이 바탕이돼 글쓰기로 완성된다. 따라서 그가 싯다르타에서 말하는 철학은 그 어느 종교가 아니라 스스로 체득한 개인적, 독자적인 것이다. 바로 그런 독자적인 것을 창조적인 것으로 바꾸는 것은 조용히 지켜보면서 깊이 있는 한마디를 하는 자세에서 나온다. 오늘날 요구되는 바도 그것이다. 최근 아이들이 성장해 감에 있어서, 아이들의 꿈에 대해 생각하면 그래도 내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이다. 이는 욕심껏 할 수 있는 것과 노력하는 것과 차이에 대한 고민도 함께 던지는 것이다. 한 땀 한 땀 노력하면 고행까지는 아니어도 자신을 돌아보면서 사는 최소의 사유를 생각하는 6월을 맞았으면 한다.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문학나들이]공동기획 소설 ‘사랑의 기초’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과 한국 작가 정이현이 공동기획 소설 사랑의 기초(툴 刊)를 출간했다. 장편소설 사랑의 기초은 위트와 지적 성찰이 결합된 우아하고 예민한 글쓰기로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의 일상과 감성을 정밀하게 포착해내는 알랭 드 보통과 장편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를 통해 2030세대에 가장 호소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는 정이현이 사랑, 결혼, 가족이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각각 젊은 연인들의 싱그러운 사랑과 긴 시간을 함께한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정이현과 알랭 드 보통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꼬박 2년 동안, 함께 고민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상대 작가의 원고를 읽고, 서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원고를 수정해 마침내 두 권의 장편소설을 완성했다. 먼저 정이현의 사랑의 기초-연인들은 21세기의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20대 남녀들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평범한 연애의 풍경을 담은 작품이다. 작가는 82년생 준호와 84년생 민아, 운명이라 믿었던 두 사람의 사랑을, 그 사랑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꿈을, 그리고 그것이 허물어져가는 서글픈 과정을 때로는 바닐라향처럼 달콤하게, 때로는 가슴 아프도록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기적같은 경제성장을 일궈낸 한국 근대사의 양단면과 더불어 사랑의 고통이 가슴 아프게 묘사돼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의 기초-한 남자(우달임 옮김)는 서로를 열렬히 사랑해 결혼에 성공한 부부인 벤과 엘로이즈를 중심으로 그들의 가정생활, 자녀양육, 사랑과 섹스 등에 관한 고민을 그린 작품이다. 보통은 평범한 부부에게 부과되는 엄청난 짐들, 즉 단 한 명의 상대와 낭만적 사랑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동시에, 노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부모로서 자녀양육의 의무를 다하는 일의 힘겨움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알랭 드 보통은 지금껏 우리가 섣불리 말하지 못했던 결혼의 일상성과 그 그늘을 날카롭게 탐구하고, 결혼한 부부로 잘사는 방법은 곧 우리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연습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값 2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전방하의 냠냠독서] 내가 만약 아빠라면…

엄마는 정말 나를 이해 못해! 누구나 한번쯤은 세대차이라고 말하면서 엄마의 충고를 뒷전으로 하고 방문을 세차게 닫으며 들어간 적이 있었을 것이다. 왜 같은 사람인데 내 말을 이해 못할까 답답한 적도 있고, 억울하게 내 얘기는 듣지도 않은 채 야단을 맞은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이 책을 읽어 보자. 김성진 작가의 엄마 사용법이다. 엄마를 사용한다? 사용법을 알아 쏠쏠하게 써 먹는 재미가 느껴져 제목부터 군침이 돌게한다. 이 책은 엄마가 없던 현수가 엄마를 사 달라고 조르자 생명장난감인 엄마가 배달되어 겪는 이야기이다. 기대하던 엄마와는 전혀 다른 것에 실망한 현수는 엄마장난감에게 하나씩 엄마의 역할을 가르쳐 주기 시작한다. 과연 내가 기대하던 엄마 아빠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게 해 주며 일 년에 몇 번은 엄마와 아빠를 이해하고 내 마음을 가르쳐 주며 설명해 주는 친절한 자녀가 되어 보기를 권해 본다. 내 인생의 첫 번째 스승인 부모님께 나의 탄생으로 나에게 배울 수 있는 한 가지 내 마음을 잘 전달하는 법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자. 5월은 기억하고 싶은 소중함이 펼쳐지는 계절이다. 그래서 5월이면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고, 부모님께 감사를 전하고 선생님을 생각한다. 가능하면 아이가 보는 앞에서 스승님께 전화를 드리고, 아이의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선생님을 방문할 것을 권해 본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목표에 대해 자족하거나 패배감을 느낀다. 그 때 짧은 명상록 한권을 읽으며 마음의 중심을 세우는 시간을 가져 보자. 채근담은 짧은 구절 속에 깊은 생각을 하게 하고 나를 일어서게 하는 책이라 권하고 싶다. 채근담 중 패배감 퇴치법이란 구절을 소개한다. 일이 조금이라도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곧 나보다 못한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면 원망하는 마음은 절로 없어진다. 마음이 조금 해이해지고 거칠어졌을 때, 곧 나보다 나은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면 절로 정신을 분발할 수 있다. 다시 자고 일어나면 조금씩 자라는 나무처럼 바람에 흔들리지만 쓰러지지 않는 풀처럼 나를 세워보는 차분하고 성숙한 5월을 지내보자.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내 아이와의 교감법 ‘마사지’에 대한 모든 것

갓 태어난 아이의 꼬물대는 손을 잡는 것으로 엄마와 아이의 첫 대화는 시작된다. 볼을 부비고, 품에 안아 심장 소리를 들려주고, 배를 쓰다듬어주는 것이 바로 엄마와 아이가 나누는 의사소통이다. 그런 점에서 마사지는 가장 기본적인 교감의 방법이다. 하지만 막상 마사지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부모는 많지 않다. 아이의 길고 곧은 팔다리를 위해서는 어떤 마사지가 필요한지, 내 아이의 건강상태에 맞는 마사지는 어떤 방법이 좋은지 등. 한국부모아동연구소의 장문규 소장을 비롯해 김영희김순화채승희 연구원이 최근 공동 집필한 책 5감각 접촉을 통한 영유아 마사지의 이해와 실제(우일 刊)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 책은 아이와 부모가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마사지가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를 바탕으로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영유아 마사지에 대한 이론적 개념부터 실제 마사지 테크닉까지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먼저 영유아 마사지의 이해 부분에서는 마사지와 영유아 발달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과 영유아의 인체구조, 아로마 오일 등에 대한 학문적 정보를 제공한다. 또 영유아 마사지의 실제 파트에서는 다양한 일러스트와 사진을 이용해 초보 부모들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마사지 테크닉과 영유아 요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길고 곧은 팔다리, 예쁜 얼굴형, 튼튼한 척추 등 몸매관리를 비롯해 변비, 식욕부진, 비염과 호흡기질환, 두뇌발달, 시력발달 등 신체건강까지 두루 살피고 있다. 또한 아이에게 시도할 수 있는 한방마사지, 아로마테라피와 마사지와 요가를 할 때의 주의사항도 싣고 있다. 또 더 나아가 영유아 마사지는 긴장을 풀어주어 이완케 하고, 정서적인 안정, 원만한 성격,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하는 전인적인 인격형성에도 도움인 된다고 책은 강조하고 있다. 값 1만8천원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 인터뷰> 책 영유아 마사지 공동저자 장문규 소장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싶은 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엄마, 아이와 어떻게 놀아줘야 할 지 고민인 아빠라면, 마사지부터 시작해 보세요. 최근 출간된 책 5감각 접촉을 통한 영유아 마사지의 이해와 실제를 펴낸 장문규 한국부모아동연구소장은 영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애착 관계의 형성 즉, 심뢰감을 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부접촉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마사지는 신뢰감을 높이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행위라는 것이다. 마사지는 아이들의 성장발육에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마사지의 가장 큰 효과는 아이가 부모의 사랑의 느낌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찾고, 더 나아가 올바른 인성 형성의 밑거름이 된다는 겁니다. 때문에 장 소장은 마사지를 하더라도 단순히 신체에 자극을 주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아이와 눈을 맞추고 교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장 소장은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마사지에 대한 오해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마사지가 영아기(0~2세)에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마사지를 무조건 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인격형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입니다.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아이들은 자존감을 갖게 되죠. 마사지를 영아기뿐만 아니라 유아기까지 해줄 때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이어 장 소장은 마사지를 아이가 받고 싶지 않을 때 억지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마사지 과정 자체가 부모와 아이의 교감인 만큼, 아이가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장소를 설정하는 것이 마사지의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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