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걸 교수 저 ‘현대예술’편

학자는 저술로서 평가받아야 한다라는 신념으로 오로지 저술을 통해서만 독자를 만나 온 조중걸 교수가 총 5권의 서양예술사; 형이상학적 해명 중 현대예술(지혜정원刊)편을 첫 번째로 출간했다. 조중걸 교수가 그간의 저술에서 보여 왔던 것처럼 이 책에서도 예술과 철학, 논리학, 기호학, 언어학, 역사 등 다양한 인문분야를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바탕으로 이제껏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서양예술사에 대한 형이상학적 해명을 시도한다. 저자는 그의 예술사 중에서 현대예술편이 먼저 출판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서문에서 과거의 예술은 훈련과 유희로써 존재의의가 있지만 현대예술은 현존의 이해라는 매우 절박한 요구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현대에 비출 때 과거는 박진성과 진지함을 잃는다. 유희와 삶은 이렇게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궁극적인 이득 중 하나는 현대라는 독특한 시대에 대한 포괄적이고 선명한 개념의 획득인바, 여기에서 저자의 수학철학에 대한 지식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제껏 그의 다양한 저서에서 확인되어 온 바이지만 그의 문체는 간결하면서 동시에 풍부하다. 이 책에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바탕으로 한 망설임 없는 논리가 전개되지만 그것은 매우 치밀하고 함축적인 문체에 의해서이다. 긴 호흡의 책을 읽고 나면 예술에 대한 형이상학적 이해와 해명은 유희에서 멈춰선 예술을 삶으로 이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중걸 교수는 열정적 고전읽기 시리즈,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인식론적 해명, 아포리즘 철학의 저자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재학 중 프랑스로 유학해 파리 제3대학에서 서양문화사와 서양철학을 공부했고, 미국 예일대학에서 서양예술사(미술사음악사문학사)와 수학철학을 공부했다. 값 3만5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문학나들이]심상대 중편소설 ‘단추’

글판의 한량으로 불리는 심상대가 10년만에 중편 단추(휴먼&북스 刊)를 들고 돌아왔다. 2001년 단편소설 미(美)로 제46회 현대문학상을 받은 저자의 이번 중편은 올해 제6회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게만 보이는 세상 속에서 비정규직 시간강사나 대형 매장의 창고 노무자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현대인의 불안과 절망감을 고발하고 삶과 존재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24세 민우와 홍련 그리고 41세 기섭을 주인공으로, 작가는 2011년의 청춘들에 쓴소리를 던진다. 설익은 위로나 공감이 아닌, 산전수전 겪은 50대의 고언이다. 희망도 구원도 없는 세대라고 청춘을 자조하지만, 그럴수록 해방의 여지가 크다는 것. 그리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자의 도덕심이라는 문학적 설교다. 세상의 주인공은 결국 소수의 부자가 아니라 다수의 당신들이기 때문이다. 반야심경과 화엄경의 흔적이 묻어 있는 단추는 스스로가 바뀌지 않으면 결국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진리를 윽박지르지 않고 담담하게 설득한다. 책에는 작가 특유의 심미적 세계관과 여러 층위를 다채롭게 넘나드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세계가 잘 드러난다. 이밖에도 수상작 선정 이유서, 심사평, 수상소감, 이소라 시인의 수상자 인터뷰를 곁들였다. 심상대 작가는 서울예대 문창과를 중퇴하고 1990년 묵호를 아는가로 등단한 뒤 소설집 사랑과 인생에 관한 여덟 편의 소설, 명옥헌, 떨림 등을 펴냈다. 심 작가는 스스로 궁핍에 시달리면서도 2001년 받았던 현대문학상 상금 전액에 이미 원천징수됐던 세금 45만원까지 합쳐 입양아 단체에 고스란히 기부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값 1만원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김용만 자전적소설 ‘능수엄마’

테이블 4개에 종업원 1명으로 출발한 작은 막국수집이 2년만에 테이블이 100개로 늘고, 40여명의 직원을 두게 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한국 요식업계의 신화가 된 춘천옥을 직접 운영했던 김용만 작가가 자신의 인생스토리를 소설로 엮은 책 능수엄마(자나문학사 刊)가 개정판으로 독자들 곁을 다시 찾아왔다. 지난 2009년 초판이 나온 소설은 인기를 이어가면서 2011년 11월과 12월 각각 KBS 제3라디오, KBS 한민족방송에서 일일연속극으로 방송되는 한편 그해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가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담은 이 소설은 1980년 한 작고 초라한 막국수집에서 시작한다. 노름방을 드나들던 한 젊은 주부 능수엄마가 손님을 응대하는 홀 팀장으로 채용된다. 우리시대에 흔히 존재할법한 한 여성의 사실적이면서도 인간적 체취를 전달하는 능수엄마가 춘천옥을 흥미진진하고 박진간 넘치는 음식점으로 이끌어나간다. 여기에 작가 자신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은 주인공 기용이 슬픔이 어떻게 성공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 집안형편상 상급학교 진학을 하지 못한 기용은 가출해 부산과 서울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공군에 입대한다. 제대후 라디오 외판원 등 돈을 벌기 위해 닥치는대로 일을 하던 기용은 좌절감에 빠져 자살을 하려고 부산 태종대를 찾는다. 죽지 못하고 돌아오던 길 순경 채용 소식을 접하고 경찰, 광택 회사 등 다양한 직장 생활을 한다. 결국 보쌈과 막국수를 파는 춘천옥을 개업하게 되고 요식업계의 정상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한 기용은 춘천옥을 떠나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한다. 소설은 작품 속 캐릭터들의 생생함이 가장 큰 볼거리고 꼽힌다.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것 같은 신들린 종업원과 금방 시장거리에서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주인공 등 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소설적 설정으로 독자들에게 기회주의가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깨닫게 한다. 소설의 스토리는 곧 작가의 삶과 맞닿아 있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용만은 가출 이후 부산중, 용산고를 졸업하고 숱한 직업을 전전하다 소설 속 춘천옥을 운영했다. 글을 쓰고싶다는 오랜 소망을 놓지 못했던 그는 춘천옥을 내려놓은 뒤 1989년 현대문학에 단편 은장도를 발표하면서 등단, 첫 소설집 늰 내 각시더로 독특한 향토적 문체와 해학이 버무려진 작품세계로 주목받았다. 김 작가는 어느 매스컴이 내 직업이 열가지도 넘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60년 동안 써온 일기를 보면 내 직업은 오직 소설가 하나뿐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문학소년 시절부터 계산하면 다른직업들은 내 기다란 문학인생과 일시적으로 겹쳤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작가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을 끌어낸 능수엄마에 대해 김 작가는 실컷 울어보는 게 소원이었지만 세상 어느 것도 나를 울리지 못했다. 성장기 가난, 비참한 노동, 늦깍이 작가, 그래서 타고난 재능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한(恨)이 최루제였지만 눈물이 솟구치게 하지는 못했다며 슬픔이 춘천옥을 키우는 에너지였는데 그 체험담을 이제서야 책으로 엮게 됐다고 말했다. 값 1만3천원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신간안내]'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외

■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김별아 著 / 해냄 刊) 소설가 김별아씨의 산행 수필집. 책은 2010년 3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백두대간을 산행하며 얻은 단상들로 엮어졌다. 김씨는 모두 서른아홉 번에 걸친 주말 심야산행에 나서 총 690㎞에 이르는 남한 구간을 완주했다. 김씨는 짧게는 6시간, 길게는 15시간을 걷는 동안의 여정과 감상, 그리고 깨달음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김씨는 산행을 통해 자신과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었고, 나아가 주변 사람과 세상과도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전한다. 값 1만3천800원 ■ 처음 만나는 민주주의 역사(로저 오스본 著 / 시공사 刊) 고대 그리스 아테네 이후 프랑스, 영국을 거쳐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중국까지 전 세계 역사 속에서 함께해온 민주주의를 살펴봄으로써 과연 민주주의란 무엇이며 그 필요 요건은 또한 무엇인지 탐색한다. 저자는 2010년 기준으로 완전 민주주의 국가는 26개국, 불완전 민주주의 국가는 53개국, 혼합 정체는 33개국, 권위주의 정권은 55개국이었다고 말한다. 값 2만2천원 ■ 질병의 종말(데이비드 B. 아구스 著 / 청림Life 刊) 암 전문의인 저자가 현대서구의학을 비판하며 건강과 질병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담아냈다. 현대의학은 신체를 복합적 시스템으로 존중하기보다 돌연변이, 세균, 결핍, 혈압, 혈당과 같은 개별적 숫자에 근거한 원인치료에 주력해왔으나 이제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몸의 이야기는 바로 시스템의 이야기임을 상기해야 한다며 세포의 미세한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 질병을 이해하도록 하자고 제안한다. 값 1만7천원 ■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1(김명호 著 / 한길사 刊) 청조 멸망에서 문화대혁명에 이르기까지 중국 근현대사를 재미있고 드라마틱하게 엮었다. 역사 속 이야기와 인물들의 생애, 인간사의 희비극 등이 생동감 있게 복원됐다. 저자는 역사인물들의 일기, 서한, 회고록 등 문헌에 근거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값 1만9천원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쌤앤파커스 2. 스님의 주례사/법륜/휴 3.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고도원/해냄출판사 4.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 5.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김영사 6. 철학의 책/윌 버킹엄/지식갤러리 7. 엄마 수업/법륜/휴 8. 지식의 책/내셔널지오그래픽/지식갤러리 9. 과학의 책 내셔널지오그래픽/지식갤러리 10. 내가 알고 있는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칼 필레머/토네이도

시 전문 계간지 ‘한국시학’ 22권 출간

수원 지역의 시 전문 계간지 한국시학 여름호(통권 22호한국시학사 刊)가 출간됐다. 한국경기시인협회가 발간하는 한국시학의 이번 여름호에는 한국시학이 선정한 노벨문학상 후보 한국시인에 뽑인 문덕수 시인의 지푸라기 한 잎외 9편과 이향아 시인의 모래를 일어 금을 모으는 일, 안동 임병호 시인의 酩酊(명정)외 9편이 특집으로 실렸다. 또 한국시학 2012년 여름호 신인상 동시부문 당선작인 장수영 시인의 내 신발외 2편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호부터는 수원 임병호 시인(한국시학 발행인)의 술詩 이야기가 첫 선을 보였다. 첫 번째 술詩 이야기는 두보의 시 이백에게의 전문과 함께 이백의 시 삶과 술과의 관계를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이밖에도 곽경효, 김석환, 김성수, 유선, 이홍구 등이 신작시를 내놨으며, 한국시학 리뷰 코너에서는 김광기 시인이 문효치의 시집 七支刀(칠지도)에 대해 역사를 용해하는 슬픈 자주색의 기운, 七支刀라는 주제로 리뷰를 썼다. 임병호 한국시학 발행인은 한국시학을 발행하면서 미력이나마 한국문학 발전에 일조하겠다며 이번 여름호에 실린 시편들을 읽으면 2012년 여름도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값 1만2천원.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전방하의 냠냠독서]힘들땐 친구를 생각하자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현재의 내 생활에 대한 고민이 있거나 의문이 드는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그 때 일일이 전문가를 만나 상담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쉽지 않을 때 한 권의 책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인생에 힘이 되어 주는 이야기 명작에서 멘토를 만나다는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나를 정확히 알고 도전하려는 너에게, 2장 생각의 힘을 키워 세상을 보고 싶은 너에게, 3장 운명적인 사람과 만남을 원하는 너에게, 4장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일어서려는 너에게다. 각 장마다 총 다섯 권의 책이 소개되고 그 소개되는 도서마다 청소년들이 현재 직면하는 어려움을 주인공들도 만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주인공들이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해결했으며, 자신에게 던져진 무수한 질문의 답을 찾아 갔는가를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루게릭 병에 걸려 온 몸이 마비되어 죽어가고 있는 노교수와 제자 미치가 매주 화요일에 만나 인생을 이야기 나누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살짝 소개한 것에도 감동을 느끼며 완역본을 읽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다른 한 권은 다르게 보이는 아이들이다. 이 이야기는 열 명의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세상에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열 명의 아이 중 미리얌2(주인공이름)의 사례에서 걷기 파티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아이들이 연습을 해서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처음 걷은 시간을 가졌을 때 부모가 가지는 뭉클 거리는 감동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다른 친구는 난 언제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어? 의족과 의수를 만드는 사람에게 가면 될까? 나한테도 볼 수 있는 눈을 만들어 달란 말이야. 만약 이렇게 얘기하는 주변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답변을 준비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손으로, 향기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지혜로움을 준다. 또한 그저 걸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준다. 지금 청소년들은 일상에서 발생한 불만에 대해 충동적인 분노가 생길 수 있다. 그 때 열 명의 친구들을 생각하며 현재 내 생활에 감사하며 행복한 마음으로 사는 것은 어떤가.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문학나들이]할런 코벤 최신작 '용서할 수 없는'

세계 최고의 스릴러 작가 할런 코벤이 최신작 용서할 수 없는(비채 刊)으로 한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미국 3대 미스터리 문학상으로 꼽히는 에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상을 모두 석권한 최초의 작가 할런 코벤은 전 세계 40개국의 독자를 거느리고 5천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지금도 연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세계적인 문학 거장이다. 코벤만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교묘한 함정, 인물들의 치밀한 심리묘사, 파워풀한 반전이 담긴 이번 장편소설은 한마디로 종합선물세트로 독자를 흥분시킨다. 실종된 모범생 십대소녀 헤일리와 스타기자 웬디, 그리고 빈민가 아이들을 돕는 봉사활동에 목숨을 걸었지만 사실은 아동성범죄자인 댄. 할런 코벤은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 튀어나올 것 같은 평범한 인물들의 삶을 보여주고 이들을 모두 하나의 덫에 가둔 다음 그들을 거침없이 파멸로 이끈다.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던 인물들은 코벤의 덫 안에서 운명을 나누고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독자는 스피디하게 읽히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관계라는 이름으로 만나고 복수와 배신이 얽히면서 완벽한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흥미진진한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그림이 완성됐다고 믿는 순간 모든 것은 전혀 다른 풍경으로 바꿔놓는 반전은 바로 할런 코벤의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작가는 현재 미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사회문제를 골라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구성한다. 휴머니즘과 가족에 대한 고찰은 용서할 수 없는를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경지로 끌어올린다. 신뢰와 용서, 관용, 헌신 등 기존 스릴러에서 접하기 힘든 윤리적인 문제들과 마음 깊은 곳을 흔드는 울림은 작가 자신에게는 문학적 성취를, 독자들에게는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값 1만4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전방하의 냠냠독서]모험 즐기기

국내에는 100만이 넘는 다문화 가정이 있다. 우리아이들 학교에도 한 학교에 한두 명, 많은 학교는 열명 이상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로 그들을 보는 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우린 아직도 그들에 대한 시선이 그리 편하고 자연스럽지만은 않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시간 속에서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갖고 살아간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이 있다. 마부하이 필리핀, 우정의 섬 일로일로(송혜진, 이대연 著한솔수북 刊)다. 책은 한국 사람들이 필리핀 문화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선우와 상준이는 단짝 친구다. 하지만 영어 시간에 상준이가 답을 못하고 쩔쩔매는데 선우가 냉큼 답을 가로채 칭찬을 받자 속이 뒤틀린 상준이는 선우 엄마가 필리핀에서 와서 영어를 잘하는 거라고 비아냥댄다. 결국 싸움으로 번지고 둘은 선생님으로부터 벌을 받는다. 상준이는 선우보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필리핀으로 연수를 떠나는데 공항에서 선우와 선우 엄마를 만난다. 엄마들의 배려로 일주일간 선우 외할아버지 집에 머물며 필리핀이 대한민국보다 매우 큰 7천 개가 넘는 섬으로 만들어진 나라라는 것과 잘사는 사람도 있고, 어려운 사람도 있다는 것을 통해 모두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알아간다. 청소년기 나라와 문화에 대한 다른 점을 배우게 되는 성장 동화이다. 다른 두 편은 정글탐험과 바다탐험이다. 정글탐험은 지니존슨이라는 탐험가가 쓴 글이다. 정글의 숲 바닥에서 나무꼭대기까지 탐험하며 쓴 글이다. 나무로 만든 입술접시를 한 가야포 아마존부족 추장도 만나고 피그미족, 멘타웨이 부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2.5cm 나 되는 거대한 분홍거미 탈란툴라를 비롯한 이름 모를 곤충들은 금방이라도 배낭을 메고 산과 들로 다니고 싶게 만든다. 바다탐험은 스티븐 새비지가 쓴 글로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물, 그 곳에는 한곳에서 죽을 때까지 사는 생물과 이곳저곳으로 옮겨 사는 것 등 다양한 종들이 산다. 형형색색의 산호와 아름다운 해초와 헤엄치는 바다를 탐험하는 그들은 어쩌면 인어의 후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바다와 잘 어울린다. 올 여름엔 들로 바다로 떠나 자연과 어울리는 시간을 가져보자.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어른을 위한 동화 ‘포포와 토슈즈공장의 비밀’

백조가 오리에게 나는 법을 배웠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인간사회 부조리를 향한 자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 포포와 토슈즈공장의 비밀(파랑새미디어 刊)이 출간됐다.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쫓아야 할 가치를 수시로 요구받는 시대다. 하지만 물질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현대인에게 시간은 늘 부족하다. 매일 쫓기듯 살면서 인생을 누린다는 말은 사치가 돼버렸다. 저자 김세라는 아름다운 백조들이 사는 황금호수에 나타난 외톨이 오리 포포를 통해 명상적 아포리즘의 감동과 풍자의 해학적 묘미를 나타냈다. 황금호수에 사는 백조들의 목표는 날씬한 다리와 빛나는 날개로 발레를 선보여 황금부리상을 받는 일이다. 어느날 그들의 보물 1호 토슈즈가 사라지면서 백조들은 오직 하나의 춤만 추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발레 낙제생 포포가 토슈를 신었다는 이유로 이 곳에서 쫓겨나면서 뗏목을 타고 황금호수를 탐험하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토슈즈가 살아진 그동안의 비밀들이 낱낱이 풀리게 된다. 이 책은 토슈즈 한 켤레만 있다면 모든 게 가능할 것 같았던 어린 오리의 소원을 그리며 험난한 세상 속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 즉 어른들이 잃어버린 내면의 빛을 찾을 수 있도록 앞을 밝혀준다. 저자는 책에는 갖가지 자연물 속에 대입된 상징을 통해 독자 스스로 풀어나가는 즐거움이 있다며 어린이보다 오히려 일상에 지친 어른들이 더 책장을 덮기 싫어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값 1만2천원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신간안내]'그들과의 전쟁' 외

■ 그들과의 전쟁(최윤식 著 / 알키 刊) 탐욕의 경제사를 중심으로 세계의 부를 거머쥔 강자들이 잔혹하고 치열한 경제전쟁 속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는 꼼수와 전략을 살펴본다. 저자는 꾼들만 살아남는 경제 도박판에서 개인들이 호구로 전락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꼽는다. 그러면서 함정과 협잡이 난무하는 경제전쟁에서 살아남는 지혜를 들려준다. 값 1만4천원 ■ 퀀텀맨(로런스 크라우스 著 / 승산 刊) 청소년을 위한 과학 도서를 펴내는 도서출판 승산의 11번째 파인만 시리즈.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퀀텀(Quantum양자量子) 전기역학을 완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 책은 파인만의 전기이자 양자역학의 해설서이기도 하다. 원자라는 극미의 세계에서부터 우주라는 광대한 영역에 이르기까지 자연이 던져준 난제들을 파인만이 어떻게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는지 흥미진진하게 설명해놓았다. 김성훈 옮김. 값 2만원 ■ 미하일 바쿠닌(에드워드 H 카 著 / 이매진 刊) 역사란 무엇인가로 잘 알려진 역사학자이자 전기작가 카가 러시아 출신 아나키스트 바쿠닌의 생애를 엮었다. 1814년 부유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바쿠닌은 포병학교를 졸업했으나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모스크바로 갔다가 독일 철학에 심취했다. 1840년대부터 혁명에 뛰어들어 추방, 봉기 참여, 투옥, 유배, 탈출, 망명 등으로 이어지는 신산의 삶을 살았다. 마르크스주의와 충돌해 인터내셔널에서 제명된 뒤 지독한 가난을 겪다가 세상을 떠났다. 카는 바쿠닌의 삶과 인격이 모순으로 가득했다고 폭로하면서도 카리스마와 열정을 갖춘 인물로 평가한다. 이태규 옮김. 값 3만원 ■ 일본 대중문예의 시원(강지현 著 / 소명출판 刊) 에도희작과 짓펜셔 잇쿠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에도 시대 일본의 대중소설가 짓펜샤 잇쿠의 작품을 재료로 삼은 연구서이다. 전남대 국제학부 교수인 저자는 일본이 지금처럼 만화왕국이 된 것은 에도시대의 대중소설책이자 만화책인 에도게사쿠(江戶戱作)가 있었고, 이 에도게사쿠의 대표적 작가인 짓펜샤 잇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값 3만원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