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산고의 고통 풀어내
1990년 ‘시문학’으로 등단한 이승용 시인이 22년만에 첫 시집 ‘춤추는 색연필’(시문학사 刊)을 펴냈다.
“창고 가득 버리지도 못하고 태어나지도 못한 내 모습들이 오래도록 그늘 속에 숨어 있었다”는 시인의 말처럼 50 평생 감아왔던 실타래를 한 권에 풀어냈다.
시집에는 시인이라기보다는 가정주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살이, 젊은날 바빠서 몰랐던 고향과 부모님, 애틋한 가정사 등이 4부에 걸쳐 오롯이 엮여있다.
1부에 실린 시편들은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상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결혼 초기 삶을 담고 있는 ‘가난한 꿈들의 연가’, ‘신혼일기’, ‘석촌동’ 등은 가난의 슬픔과 신혼의 기쁨이 담겨있다.
2부의 소재는 자연이다. 시인은 자연을 모방하기도 하고 비틀기도 하면서 은은한 감성으로 파고들어간다.
3부는 일상에서 길어 올린 사색과 관념을 시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을 싣고 있다. 여기서 사색의 지배적 정서는 ‘그리움’. 시인은 “그립다는 말은 사랑의 다른 이름”임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
4부에서는 유년의 기억과 풍경을 다루고 있다. ‘내 고향 강원도 영월’로 대표되는 고향에 대한 기억들은 아스라한 추억이자 안타까움으로 그려져 있다.
우대식 시인은 해설 글을 통해 “등단한 지 2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내놓은 첫 시집이니 산고의 고통이 대단했을 법 하다”며 “시를 읽는 내내 시에 대한 내면의 열망과 고요했지만 여전히 불타고 있는 시인의 내적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값 1만1천원.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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