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신간]피얼러스·내 이름이 뭐예요·시로 프로젝트

피얼러스 / 고환택 著 / 북갤러리 刊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질병은 무엇일까. 암? 백혈병? 에이즈? 저자 고환택은 두려움(fear)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두려움과 친해지라(fearless)고도 말한다. 피얼리스는 진학, 취업, 실직, 결혼, 출산 등 다양하게 산적한 사회적 현안 속에 스며든 불안과 두려움을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어야만 인생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젊은 청춘들에게, 우리 모두에게, 나 자신에게 등 시점을 달리한 책의 구성을 통해 현재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에게 아버지, 선배, 친구와 같은 솔직한 마음으로 글을 적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실패할 두려움 없이 세상에서 이룬 성공은 아무 것도 없다며 두려움은 약자에겐 한없이 강하지만 강자 앞에선 스스로 길을 비켜는 비겁한 존재라고 피력했다. 값 1만4천원 내 이름이 뭐예요 / 김세준 著 / 매직하우스 刊 씨앗이 있다. 어떤 꽃이 될지, 어떤 풀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왕 세상에 나온 것이라면 알록달록한 꽃이 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지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주목받고 싶다. 그래서 두렵기도 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잡목이 될까. 내 이름이 뭐예요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나비와 함께 세상을 여행하면 겪는 이야기를 엮어낸 그림 동화다. 이 책은 평범하게 살면서도 그 속에서 빛나는 순간과 인생의 보람된 순간이 있음을 보여준다. 세상 모두가 알아주는 유명인, 억대 연봉자. 화려한 겉으로 치장한 인생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떤 곳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인생,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서는 인생. 그 인생의 소중함을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책이다. 값 1만3천원 시로 프로젝트 / 다비드 카라 著 / 느낌이 있는 책 刊 인간성을 살육한 제2차 세계대전의 만행이 야기한 현재의 비극을 그린 프랑스 작가 다비드 카라의 프로젝트 3부작 시리즈의 제2탄 시로 프로젝트가 출간됐다. 전작 블레이베르크 프로젝트가 나치의 생체실험과 다국적 기업의 음모를 파헤쳤다면 이번에는 태평양 전선에서 자행된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과 그로인한 현재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평단으로 하여금 군더더기 없는 스릴러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미국 첩보영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욕구를 충족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공포를 나치와 일본의 생체실험과 잘 버무려 스릴러 소재로 다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값 1만3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강신주의 감정수업 | 강신주 지음 | 민음사 2. 겨울 왕국 무비 스토리북 | 예림아이 편집부 지음 | 예림아이 3.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정여울 지음 | 홍익출판사 4.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하트우드 1) |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 비룡소 5. 다윗과 골리앗 | 말콤 글래드웰 지음 | 21세기북스 6. Frozen(겨울왕국) (영화로 읽는 영어원서 31) | Sarah Nathan 지음 | 롱테일북스 7. 1cm+ 일 센티 플러스 | 김은주 지음 | 허밍버드 8. 인생수업 | 법륜 지음 | 휴 9. 정글만리. 1 | 조정래 지음 | 해냄출판사 10. 유엔미래보고서2040 | 박영숙 지음 | 교보문고

부모생활지침서가 필요할땐… ‘부모연습’ vs ‘부모의 자격’

부모에게 자식은 행복이자, 꿈이자, 삶이다. 그래서 모든 부모는 자녀가 다른 누구보다 훌륭하게 성장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모든 것이 부모 마음 같지 않다. 가끔은 부모백과사전이 있어 자식 교육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받았으면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한다. 특히 요즘같이 신학기를 준비할 때면 부모님들의 마음은 더 심란해진다. 문제는 부모들은 아이의 행복을 위한다면서 정작 아이를 숨 막히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부모와 아이는 모두 불행할 수밖에 없는가?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얻을 수 있고,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 신간 2권을 소개한다. ■내 아이를 바라는 대로 키우는 부모 연습 내 아이를 바라는 대로 키우는 부모 연습(신규진著ㆍ아름다운사람들刊)에는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반드시 알아둬야 할 아이들의 목소리와 부모가 풀어나가야 할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한 답이 제시돼 있다. 아이들이 가장 상처받는 문제부터 요구사항과 공부에 관한 문제까지, 아이들이 가장 실망하는 순간부터 가장 행복해지는 순간까지. 내 아이가 바라는 대로 키우길 원하는 부모들을 위해, 그것에 이르는 가장 완벽한 해답과 가장 빠른 최고의 방법 33가지를 담았다. 저자 신규진은 홍익대학교병설 경성고등학교의 상담 교사이자, WEE클래스 운영 책임 교사이며, 과학 교사이다.무엇보다 교육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25년간 교직에 몸담으면서 그중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아이들을 상담해온 4천여 차례의 상담결과가 알짜배기다. 살짝 공개하자면, 비교를 통해 내 아이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불편한 마음부터 훌훌 털어버리는 마음의 준비가 우선이고 재촉하지 않아야 아이는 스스로 부모가 바라는 대로 자란다는 것이다. 또 부모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 때, 형제와 차별 대우할 때, 생활 전반을 통제강요할 때, 언어적물리적 폭력을 가할 때,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자녀들이 부모에게 실망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지만, 설문 조사 통계로 나타난 1순위는 단연코 부부 싸움이다. 이것은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야 할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값 1만5천원 ■부모의 자격 부모의 자격(최효찬, 이미미著ㆍ와이즈베리刊)은 자식 문제에 몸살을 앓고 있는 부모와 경쟁에 내몰려 지친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에서 명문가의 위대한 유산을 강의한 자녀교육 멘토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 소장은 지금 대한민국을 교육피로 사회로 정의하며, 붙잡을수록 멀어지는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고, 부모의 욕망을 내려놓아 자녀 스스로 길을 찾도록 응원하라고 역설한다. 이 책은 교육 자본가들이 부추기는 과잉교육으로 멍들어 상처투성이가 된 요즘 부모와 아이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자녀교육 전문가 최효찬 소장은 부모와 아이의 행복은 바로 부모의 욕망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한다고 밝힌다. 무엇보다 부모의 욕망을 내려놓고 아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응원할 것을 당부하면서, 결핍한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꿈을 이루는 드림 워커들이 많을수록 세상은 더 밝고 환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탈무드에 나오는 이 말처럼 언젠가 자녀를 키우면서 겪는 이 모든 일들은 다 지나가고 부부만 덩그러니 남게 될 것이다. 그래도 자식을 키울 때가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고 보람 있는 시절이라고 한다. 지금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는 욕심 많은 대한민국 부모에게 진정 아이를 위한 행복한 교육이 무엇인지 잠시나마 생각해보는 여지를 제공하는 책이다. 값 1만4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이천문화원, ‘구만리뜰’ 발간

쌀의 고장 이천의 농경문화를 안흥동 구만리뜰을 중심으로 재미나게 풀이한 책이 발간됐다. 이천문화원(원장 조명호)는 문화소식지 설봉문화 50호에서 이천의 농경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이번호에는 구만리뜰이 등장하는 전설과 민담, 지금의 임금님표 이천쌀을 탄생시킨 이천쌀사랑운동본부 회고록, 이천의 농촌체험마을과 농업인이 직접 쓴 농촌이야기, 그리고 이천이 고향인 해외교포의 구만리뜰 추억담까지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특히 설봉문화는 이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직접 투고하고 만들어가는 책이어서 시종일관 농촌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비판하는 외부의 시선이 아닌, 이천과 농촌을 사랑하는 이천 시민들의 따뜻한 눈길이 느껴진다. 문화원측은 오는 14일(음력1월15일) 구만리뜰에서 펼쳐지는 2014 이천 정월대보름 민속축제에 설봉문화 50호-구만리뜰 책자를 비치해 행사장을 찾은 시민에게 자연스럽게 구만리뜰과 이천의 농경문화를 알리는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조명호 원장은 설봉문화는 이천의 문화를 주제로 시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지역문화 전문서적을 표방한다고 밝히며 1989년부터 꾸준히 발간된 설봉문화에 앞으로도 이천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 먼 훗날 설봉문화가 이천 지역문화를 집대성한 이천의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031)635-2316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파란만장 대안교육의 발자취… ‘쫄지마, 학교 밖으로!’ 출간

자고 싶을 때 자고, 읽고 싶을 때 읽고, 보고 싶은 영화 보고, 듣고 싶은 강연 들으러 다닌 10대가 있다. 신간 편한 이 자유로운 영혼의 최종학력은 초졸이다. 여느 부모님 같았으면 기함을 할 일인데 너굴의 엄마, 아빠는 달랐다. 초등학교 졸업을 끝으로 공교육과 결별한 너굴(별명)은 안양문화예술재단 송경호 홍보미디어실장의 막내 딸 별명이다. 송경호 실장이 너굴의 대안교육 6년 행보를 기록한 쫄지마, 학교 밖으로!(세창미디어刊)이 나왔다. 1994년 12월생인 너굴의 학력은 열린 공동체를 추구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 대안학교 2년 6개월과 거리 자체를 거대한 학교로 삼아 배운 로드스쿨러(Road-schooler) 3년 6개월이 전부다. 너굴과 가족들은 6년간, 대안교육의 주체가 되어서 같이 고민하고 같이 헤쳐 나갔다. 현장의 경험이 가득한 이 책은 그동안 너굴과 함께 좌충우돌하며 쌓아간 대안교육의 발자취이다. 또 너굴의 학교 밖 생활 파란만장한 행보와 너굴의 심리상태를 촘촘하게 정리해 대안교육을 고민하는 학생, 부모, 선생님 등 모든 이들에게 딱 맞는 에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너굴이 학교 밖으로 나가게 된 순간부터 시작해 대안학교와 로드스쿨러 생활 6년을 마감하며 마라도에서 임진각까지 700km를 3주 동안 걸으며 나름의 졸업식을 한 이야기까지의 여정이 한편의 로드무비처럼 흘러간다. 책의 주인공 너굴은 행복하고 자유로운 10대 시절을 보낸 내가 자랑스럽다. 하지만 가끔 나도 못 가본 고속도로에 대한 미련이 들 때가 있다. 나만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추억이 없는 것 같아 슬플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난 내가 걸어온 좁고 굽은 오솔길이 더 좋다. 나는 아직 꿈을 키울 나이다. 무엇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 사는 게 올바르게 사는 것인가를 배우는 때이다.고 고백한다. 이제 열아홉 살이 된이 너굴은 워킹홀리데이를 시작으로 전 세계의 작은 동네 구석구석까지 머리와 몸과 마음에 담아 올 계획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배낭 하나 메고 세계라는 가장 큰 대학으로 떠난다. 학제도 교과 과정도 없다.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는 여정이다. 그렇게 지구 한 바퀴 돌고 나면 뭘 하든 당당하고 행복하게 한 세상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너굴의 20대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값 1만5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이번주 신간]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모텔의 도시·르네상스 소사이어티

■어떻게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 클라우디아 해먼드 著 / 위즈덤하우스 刊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며 좋은 사람과 보내는 30분은 5분처럼 빨리 지나가지만, 지루한 기차 여행은 5분도 30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는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이러한 시간 인식의 원리를 이용해 자신의 의지대로 시간을 통제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시간 정복서다. 시간을 탐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걸었던 호기심 많은 연구자들이 밝혀낸 뛰어난 과학적 성과들을 바탕으로 우리가 그토록 궁금해했던 시간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이 될 것인가,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책을 통해 시간의 본질을 깨닫고 나면, 당신은 계획의 실패를 반복하는 사람에서 벗어나 인생을 더 농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값 1만4천원 ■모텔의 도시 / 장징훙 著 / 사계절 刊 이 책은 남들보다 유난히 예민한 촉수를 지닌 열입곱 살 소년 우지룬의 성장기를 통해 대만 사회의 맨얼굴을 사실감 넘치는 필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대만판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극찬과 함께 200만 대만 달러 고료 구가문학상을 받았다. 대만 문단이 주목하는 작가 장징훙은 시종일관 적의와 불쾌함으로 가득 찬 소년 우지룬의 눈을 통해 학교와 사회를 향해 날선 비판을 가한다. 비상식적인 학교 교육, 정치인과 조직폭력배의 결탁, 자본과 권력의 틈새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는 무형유형의 폭력 등이 주인공의 비판적인 시각을 통해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값 1만1천800원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 롤프 옌센ㆍ미카 알토넨 著 / 36.5 刊 최근 개도국은 고성장, 선진국은 저성장이란 오랜 통념에 반기를 드는 주장이 나왔다. 덴마크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이 그 주인공이다. 옌센과 그의 동료 미카 알토넨은 르네상스 소사이어티에서 선진국의 낮은 성장률은 산업혁명 시기의 패러다임에 사로잡힌 결과일 뿐이며 결코 불변의 진실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늙은 대륙 유럽도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브릭스보다 높은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옌센은 미래 사회의 성장동력은 대중이 아닌 개인에게서 나온다고 설파했다. 수백 년 전 유럽의 르네상스가 신이 주체이던 사회에서 인간이 주체인 사회로의 전진을 의미했다면 지금의 르네상스는 대중이 주체인 사회에서 개인이 주체인 사회로의 전진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값 1만7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금주의 베스트셀러 1.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정여울/홍익출판사 2. 강신주의 감정수업/강신주/민음사 3.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케이트 디카밀로/비룡소 4. 겨울왕국 무비 스토리북/예림아이 편집부/예림아이 5. 다윗과 골리앗/말콤 글래드웰/21세기북스 6. Frozen(겨울왕국)/사라 나단셀라 로만/롱테일북스 7. 겨울왕국 스티커북 500/예림아이 편집부/예림아이 8. 겨울왕국 색칠 스티커북/예림아이 편집부/예림아이 9. 인생수업/법륜/휴 10. 정글만리. 1/조정래/해냄출판사 자료제공 교보문고

권혁재 시집 ‘아침이 오기 전에’ 출간

아침이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죽어야 한다 눈 뜨고 죽은 동료 노동자의 눈을 감기는 게 더는 싫다. 아침이 오기 전에 이 지옥 같은 옥쇄파업의 타결을 알리는 확성기소리가 아빠를 부르는 작은아이의 목소리처럼 들려왔으면 좋겠다 아침이 오기 전에. 「아침이 오기 전에」 전문 평택 출신의 권혁재 시인이 쌍용차 평택 파업에 대해 조심스럽게 노래했다. 권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아침이 오기 전에(도서출판 지혜刊)은 사랑과 진실 사이의 경계에 서서, 이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노래한 시집이라고 할 수가 있다. 삶의 무게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너무도 무겁고, 존재는 가볍다. 자본가는 자본가를 낳고, 가난은 가난만을 낳는다. 하지만, 그러나 아침이 오기 전에 그 모든 대립과 갈등이, 특히 쌍용자동차 노동자가 파업이 빨리 타결되기를 바라는 심정이 너무나도 간절한 시구를 낳게 된다. 또 시인이 기록한 평택은 이렇다. 들불 같은 마음 한 뭉텅이조차 숨길 곳이 없는 평택(「평택」)은 십육만 볼트 전류가 죽음처럼 지나가는 송전탑(「아침이 오기 전에」)이 존재하고 기름과 양복 절은 작업복들이(「주저주저」) 서로에게 눈물을 들키지 않은 채 울었다(「그믐」) 60여 편의 시는 쓰디쓴 삶의 문장에 닿으면 혀끝이 짜릿하게 한다. 또 한 편, 한 편의 시에 엄숙한 투쟁으로서의 삶의 흔적을 순도 높게 녹여내고 있다. 김석준 문학평론가는 시인은 시와 세계 사이에 놓인 균열을 사랑의 전언으로 봉합하고 있다며 진정성이 구현되는 아름다운 세계가 이루어지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으로 투명인간과 잠의 나이테가 있으며 2009년 단국대학교 문학상을 수상한 바가 있다. 값 9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박솔뫼 첫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 출간

반항보다도 더 불온한 방식으로 문법적 규범을 이탈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박솔뫼의 첫 소설집 그럼 무얼 부르지(자음과모음刊)이 나왔다. 표제작 그럼 무얼 부르지를 비롯해, 등단 직후인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 발표한 단편소설 차가운 혀, 안 돼, 해만, 그때 내가 뭐라고 했냐면, 해만의 지도, 안나의 테이블 모두 7편이 실렸다. 삶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결여한, 무위의 성향을 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하며 부조리한 상황을 연출하고 불안을 고조시킨다. 의식과 무의식을 유동하며 문법적 규범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문체들이 저자 특유의 낯선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그럼 무얼 부르지는 85년생 광주 출신의 작가가 5ㆍ18에 대한 미체험 세대의 솔직한 역사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작품으로 이번 소설집에서 가장 이채를 띤다. 박솔뫼의 소설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이는 역사적인 사건이나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분명한 것은 박솔뫼의 소설이 독자의 감정을 건드리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잘 읽힌다는 점이다. 기성의 가치, 정형화된 언어에서 비켜난 그녀의 소설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서서히 진동시키다 끝내는 걷잡을 수 없이 뒤흔들어놓는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기자가 담은 ‘문화원의 발자취’… ‘경기도 문화원 이제는 지역이다’ 출간

경기도에는 31개 시ㆍ군이 있다. 다시 말하면 31개의 서로 다른 지역문화가 있다는 뜻이다. 경기도는 예로부터 한반도의 지리적 중심이자, 심장역할을 해왔다. 한강의 기적을 이끌고 대한민국의 기회와 희망을 만들었던 땅이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자연스럽게 개방적이면서도 독특한 문화권을 형성하게 됐다. 이러한 경기도의 문화는 도내 지방문화원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풀뿌리 지역문화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 온 경기도 31개 문화원들의 발자취를 담은 경기도 문화원 이제는 지역이다(류설아ㆍ강현숙著/경기정출판사刊)이 출간됐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경기일보에 연재된 기획기사 경기도 문화원의 시대공감을 엮어 만든 이 책은 문화 홍수의 시대 속에 경기도 지방문화원들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가감없이, 꾸밈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신개념 리얼 생존기다. 또 도내 31개 지방문화원을 빛내는 전략플랫폼 경기도문화원연합회(회장 염상덕)가 발행하고 경기일보 문화부 류설아, 강현숙 기자가 직접 현장을 뛰어 다니며 주목할만한 경기도 문화원들의 사례를 취재한 현장 보고서이기도 하다. 이 책은 크게 세파트로 나눠져 있다. 1부 역사와 공감하다에서는 과천, 광명, 광주, 남양주, 성남, 시흥, 안산, 양주, 여주, 연천, 파주문화원의 주요 사업을 심층ㆍ분석함으로써 각 문화원 대표사업이 과거와 어떻게 조우하고 조명하고, 현재적 의미를 짚어내고 있다. 2부 전통문화예술, 시대와 소통하다에서는 가평, 고양, 구리, 김포, 용인, 의왕, 이천, 평택, 화성문화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어떻게 지역과 현 시대와 교감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3부 현재적 문화예술감수성을 탐하다에서는 동두천, 부천, 수원, 안성, 양평, 오산, 의정부, 포천, 하남문화원의 대표사업을 다각도에서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경기도 문화원은 지역 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경기도가 수도 서울의 주변부 역사와 문화라고 홀대받고 있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책은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경기도 문화원들의 이야기로, 문화적인 관점은 물론 문화적인 대안적 문화 사업의 측면까지 고려해서 썼다. 객관적인 현장 이야기 이면에 담긴 도내 문화원 속 깊은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기도 문화원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염상덕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문화의시대, 고령화시대, 다문화시대로 그만큼 지방문화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경기도 문화원 이제는 지역이다는 각 문화원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현재적 의미를 고찰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대안적 문화사업이 가능한 방법적 고민을 이어가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값 1만5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김소연 청소년소설 ‘야만의 거리’ 출간

균형 잡힌 역사의식이 담긴 김소연 장편소설 야만의 거리(창비刊)가 출간됐다. 이 작품은 제1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창작 부문 대상작인 명혜를 비롯해 꽃신, 남사당 조막이 등 깊이 있는 역사 동화를 선보여 온 김소연 작가가 처음으로 쓴 청소년소설이다. 우리 사회는 수년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골머리를 앓아 왔고, 최근에는 국사 교과서의 편향성 문제까지 불거져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러한 때 청소년에게 추천할 만한, 건강한 역사의식이 담긴 읽을거리로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은 학교 현장과 학부모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품어 봄 직하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답할 만한 수작으로 소설로서의 재미와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독자 스스로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세울 수 있도록 안내한다. 1920년대 일본의 생생한 재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 등 실존 인물이 등장해 펼쳐지는 속도감 있는 전개, 주인공 동천의 고독과 그리움 등 시대를 불문한 보편적 정서는 이 작품이 청소년 역사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 내릴 만한 근거가 되어 준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동천의 성장담은 독자의 마음을 뜨겁게 녹일 것이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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