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작 ‘그럼 무얼 부르지’를 비롯해, 등단 직후인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 발표한 단편소설 ‘차가운 혀’, ‘안 돼’, ‘해만’, ‘그때 내가 뭐라고 했냐면’, ‘해만의 지도’, ‘안나의 테이블’ 모두 7편이 실렸다.
삶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결여한, 무위의 성향을 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하며 부조리한 상황을 연출하고 불안을 고조시킨다. 의식과 무의식을 유동하며 문법적 규범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문체들이 저자 특유의 낯선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그럼 무얼 부르지’는 85년생 광주 출신의 작가가 5ㆍ18에 대한 미체험 세대의 솔직한 역사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작품으로 이번 소설집에서 가장 이채를 띤다.
박솔뫼의 소설에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이는 역사적인 사건이나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분명한 것은 박솔뫼의 소설이 독자의 감정을 건드리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잘 읽힌다는 점이다.
기성의 가치, 정형화된 언어에서 비켜난 그녀의 소설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서서히 진동시키다 끝내는 걷잡을 수 없이 뒤흔들어놓는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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