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우리와 다른 삶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종교를 뛰어넘어 존경받는 故김수환 추기경, 故이태석 신부를 비롯해 8월 방한을 앞둔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은 모두 가톨릭 사제다. 이분들 이외에도 각 교구의 추기경과 주교, 몬시뇰, 신부 역시 가톨릭 사제로, 그들은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오로지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과연 그들은 이 길을 왜 택했고 어떠한 모토를 지녔을까? 이러한 사제들의 이야기가 담긴 사제의 첫 마음(가톨릭출판사刊)이 나왔다. 이 책은 순결함과 숭고함으로 온전히 자신을 하느님께 내어 드리기로 다짐하며 그 첫 마음대로 살고자 했던 406명의 사제들이 직접 쓴 자신의 모토, 즉 성구와 그에 얽힌 이야기다. 406명의 사제들은 소속도, 나이도, 수품일도, 사목 분야도 제각각이다. 비록 같은 성구를 정했어도 정하게 된 계기와 이유도 다 다르다. 글의 형식과 길이도 다르고, 내용도 때로는 유쾌한 웃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한다. 625 전쟁에서 목숨을 구하게 된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사제의 길로 가게 되었다는 정진석 추기경의 고백을 비롯해, 대학에서 학생 운동을 하다가, 병을 앓고 나서, 어릴 때 성당에서 본 사제의 모습에 감명을 받아서, 가장으로 집안을 돌보아야 했지만 어머니의 권유로 등 사제가 된 이야기는 다 다르다. 그리고 사제라 해서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 그들의 이야기 속에 담긴 고민과 고뇌, 그들의 생각과 포부를 접하면서 깊이 공감하게 된다. 이를 통해 지금 나 자신의 삶, 나아가 우리의 삶과 연관 짓게 되고, 평화와 사랑을 나누는 삶,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생각하게 됨으로써 이기적인 삶에서 벗어나도록 우리를 정화시킨다. 이 책에 실린 사제들은 전국 16개 교구와 19곳의 선교회와 수도회에 소속된 사제들로, 교구와 본당을 비롯해 신학교, 병원, 선교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목 활동을 한다. 이 책으로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떠한 삶을 사는 사람들인지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평소 궁금했거나 잘 알던 사제들 성구가 무엇이었는지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다. 그들을 직접 만난 듯 반가울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교구 및 선교회와 수도회별, 이름별, 성구별)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값 2만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출판·도서
강현숙 기자
2014-06-10 1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