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신간도서]왜 로봇의 도덕인가 外

왜 로봇의 도덕인가 / 웰델 월러치 著 / 메디치미디어 刊 생각보다 로봇은 우리 삶에 가까이 있다. 로봇팔과 다리, 안구 등 인간의 관절과 생체를 대체하는 로봇기관 개발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관건은 역시 두뇌다.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미국과 일본 등 로봇 선진국가의 주요 과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과학계의 논쟁은 뜨겁다. 로봇이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 생명윤리를 위한 학제간 센터 소속 윤리학자인 웬델 월러치와 콜린 알렌 인디애나대 인지과학 교수가 쓴 이 책은 로봇의 도덕에 관한 연구가 지금 왜 필요하며 관련된 기술적 사안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컴퓨터가 도덕적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면 공학자와 철학자는 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공학적 과제 등을 다룬다. 로봇공학, 철학, 인지과학, 도덕심리학, 신경윤리학, 진화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를 동원한다. 값 2만1천원 논어를 축구로 풀다 / 장원재 著 / 북앤피플 刊 논어와 축구(?).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소재를 한 데 엮어 해석한 독특한 축구이야기 책이다. 동양 최고의 고전이라 불리는 논어(論語) 속 가르침을 저자가 바라보는 축구에 대한 생각과 사고에 녹였다.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논어를 표제어로 축구 스타와 역사, 에피소드 별로 다루고 해석한다. 한국 축구사의 명장면과 브라질 월드컵 예선 과정을 논어 구절에 빗대 복기한 2, 3장은 우리가 축구라고 부르는 공차기에 스며 있는 생의 진리를 돌아보게 한다.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 상대국과 우리 축구의 인연을 되짚고 조별 예선 통과 가능성을 점친 마지막 장도 흥미롭다. 값 1만7천원 청혈주스 / 선재광 著 / 전나무숲 刊 오랫동안 고혈압 연구에 매진하며 건강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선재광 박사의 피 해독 비법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잘못된 습관과 식습관이 혈압, 당, 지방 등의 수치를 상승시키거나 심지어 암을 유발하지만 인체에는 그보다 강한 치유력과 복원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핵심은 청혈(淸血)이라 강조한다. 우리 몸을 순환하고 있는 혈액을 깨끗이 하면 모든 만성질환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피 해독이 어떻게 만성질환 치료의 근원이 되는지, 어떻게 해야 혈액을 깨끗이 할 수 있는지를 낱낱이 밝힌다. 값 1만4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미 비포 유(Me Before You) | 조조 모예스 지음 | 살림 2. 어떤 하루 | 신준모 지음 | 프롬북스 3. 몽환화(블랙 앤 화이트 54)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비채 4. 어떤 사람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가 | 존 네핑저 지음 | 토네이도 5. 말공부(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6.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요나스 요나손 | 열린책들 7. 느리게 더 느리게 | 장샤오헝 지음 | 다연 8. 하버드의 생각수업 | 후쿠하라 마사히로 | 엔트리 9. 일본, 다시 침략을 준비한다 | 전계완 | 지혜나무 10. 내가 알고 있는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칼 필레머 지음 | 토네이도

김선우 고희 기념 시선집 ‘길에서 화두를 줍다’

인생칠십 고래희(人生七十 古來稀)라는 말이 있다. 중국 당나라 때의 시성(詩聖) 두보가 쓴 곡강시에서 한 말로 예로부터 사람이 70살까지 살기란 드문 일이라는 뜻이다.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100세 시대를 맞아 고희(70세)는 청춘의 또다른 이름이다. 경기도 오산 출신의 김선우 시인이 고희를 기념해 시선집 길에서 화두를 줍다(지성의 샘幹)를 낸 것만 봐도 그러하다. 예순이 넘는 나이에 시를 쓰기 시작한 시인은 600페이지가 넘는 이번 시선집을 통해 살아온 날들을 정리하는 의미와 함께 앞으로 살아가는 날들의 아름다운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고희를 맞은 연세라 해도 작품 속에 나타난 감정은 젊은이 못지않는 순수성과 예민성이 흐로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절반이 사랑시가 차지한다. 또 시인이 즐겨쓰는 시어들은 미적인 장치나 조작이 없이 일상어들로 소탈하고 담백하다. 김건중 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김선우 시인은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한 일꾼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며 결국 그런 삶이 승화되어 문학이 되고 시가 된 흔치 않는 삶의 이력을 지닌 시인이라고 말했다. 값 2만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임주리 著 ‘일상방황’

서울 중산층 가정의 1남2녀 중 장녀, 키 168㎝, 명문대 출신, 30대 여기자. 일상방황(행성:B 잎새刊)의 저자 임주리의 프로필이다. 겉으로 봐선 별 문제없을 것 같은 저자가 자신의 소소한 일기장을 공개했다. 그 내용이 촌스럽기도, 뻔뻔하기도, 발랄하기도 하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청춘이론서라면, 임주리의 일상방황은 그야말로 청춘 리얼 생존기에 가깝다. 그리고 30대 초반의 여자로서, 기자로서, 비혼으로서 살아가면서 겪고 있는 삶의 모습이자 방황의 기록인셈. 책은 방황을 주제로 저자가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겪은 일, 연애, 일상의 일들을 풀어내고 있다. 그저 작은 일에도 지독히 헤매고 불안해했던 20대를 꾸밈없이 털어놓고 헛기침 한 번 없이 찾아온 30대를 마주하는 현재를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다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결국 다 떨어진 임주리.(떨어진 이유 중엔 얼굴이 까매서도 있다) 누군가는 언론고시만 몇 년을 준비하는데 아주 운좋게(?) 중앙일보 기자로 입사하면서 그녀의 20대 청춘방황기가 본격 개막한다. 고된 사스마와리 생활을 하면서 내가 왜 이놈의 기자질을 하겠다고 들어섰는지하며 후회막심한다. 매일 아침 출근할까 말까를 고민하면서 정장 대신 미니스커트를 입고 출근한다. 바쁜 기자생활을 하면서 사진을 시작으로 춤, 그림, 노래, 피아노, 자전거 등 취미유목민 생활로 고된 일상을 겨우 연명해간다. 약간 소심증과 강박증이 있는 저자가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으로 오후 3시에 헬스장에 간다는 전업주부 친구를 꼽는 이유도 알만하다. 누군가를 위로할 때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나 실수담을 꺼낼 때가 있다. 그것이 아프고 슬픈 상대에게 공감의 웃음을 주고, 치유의 힌트를 줄 수도 있다. 저자는 바로 이 생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다 컸다고 생각했지만 어린 아이로 머무르는 것 같은 자신에 대한 성찰,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연애의 기록, 인내심과 열정을 버티는 일과 꿈에 대한 이야기 등을 소녀와 어른을 오가는 속내로 솔직히 털어놓은 것이 이 책의 백미. 진짜(?) 기자생활이 궁금한 이들과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거 맞아 하는 의문에 매일 매일이 고통스러워 하는 청춘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솔직히 저자가 해답을 주진 않는다. 왜냐 임주리의 일상방황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 허나. 공감과 위로를 준다. 그러면 충분한 거 아닌가. 값 1만3천800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이주의 신간도서]달려라 청춘 外

달려라 청춘 / 이윤경 著 / 삼인 刊 청춘은 괴롭다. 경쟁사회의 비교우위를 위해 꿈도, 친구도, 사랑도 유예한 채 강의실과 학원, 도서관을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것이 오늘날 청춘이다. 살아남고 싶으면 경쟁하라는 망령이 지배한 불운의 세대다. 달려라 청춘은 그 냉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우울한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계획하고 가치를 찾아가는 열 한명의 청춘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고정관념에 포획당한 세상에서 벗어나 생명, 평화, 젠더라는 명제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 생명평화 운동가 숲이아, 양심적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평화운동가 들깨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기성세대에 의해 재단되지 않은 당돌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값 1만3천원 책으로 집을 지은 아이 / 파올라 프레디카토리 著 / 그린북 刊 아이에게 남겨진 건 책 뿐이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졸지에 홀로 남게 된 소년. 남겨진 것이라고는 부모님이 다락방에 남긴 책이 전부였다. 늘 밖에서 친구와 뛰어 놀던 소년은 세계의 전부인 책으로 집을 짓고 그 안에서 책을 읽기 시작한다. 요리할 때는 요리책을, 비오는 날에는 팝업 책을, 밤이 되면 별에 관한 책을 읽었다. 소년은 책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만났다. 그렇게 소년의 계절은 지났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었다. 책으로 집을 지은 아이는 아무 희망도 없던 소년이 책을 통해 의지와 용기를 가지게 되는 이야기다. 책이 갇힌 세계의 이야기가 아닌 열린 세계와 이어주는 창구임을, 인류가 남긴 위대한 유산임을 소년을 통해 보여주는 그림동화다. 값 1만2천원 블루게이트 / 장진수 著 / 오마이북스 刊 2년 전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전개과정과 전말, 뒷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당시 청와대 지시로 민간인 불법사찰에 가담했던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썼다. 갖은 권력의 협박과 회유의 덫에서 빠져나와 진실과 양심의 편에 섰던 그가 2009년 공직윤리지원관실 발령부터 2013년 11월 대법원 판결까지 직접 겪은 사건의 전말과 당시 심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 책은 권력의 위계에 속박된 한 공무원이 스스로 영혼을 되찾고 양심을 찾아가는 고백이자 고해성사다. 값 1만5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이주의 베스트셀러 1. 미 비포 유(Me Before You) | 조조 모예스 지음 | 살림 2. 어떤 하루 | 신준모 지음 | 프롬북스 3. 몽환화(블랙 앤 화이트 54)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비채 4. 말공부(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5. 어떤 사람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가 | 존 네핑저 지음 | 토네이도 6. 느리게 더 느리게 | 장샤오헝 지음 | 다연 7.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정여울 지음 | 홍익출판사 8. 내가 알고 있는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칼 필레머 지음 | 토네이도 9. 하버드의 생각수업 | 후쿠하라 마사히로 지음 | 엔트리 10. 보고의 정석 | 박신영 지음 | 엔트리

전경린 새 소설집 ‘천사는 여기 머문다’ 펴내

전경린이 11년만에 새 소설집 천사는 여기 머문다(문학동네刊)을 냈다. 모든 자유를 가진 것 같지만,원하는 것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 우리 사회 여자들의 갇힌 삶이 전경린의 문학적 관심사였다. 이번 소설집에 등장하는 전경린의 인물들은 점차 사랑의 외연(外延)을 넓혀나간다. 홀로이던 그녀들의 곁에 이제 딸과 엄마와 동생과 이웃 여자들이 있다. 그녀들은 짐승처럼 천진스러웠던 시절을 지나, 평화로운 식물성의 생활을 향해 나아가려고 노력한다. 아빠의 불륜상대인 젊은 여자가 아이를 낳는 동안 그 여자의 고향을 외갓집으로 알고 들어가 지내게 되는 열한 살 은애(강변마을),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 한없이 자유롭지만, 남자가 결국 떠나리라는 것을 아는 여자(천사는 여기 머문다 1), 어릴 적 헤어져 만난 적 없는 할머니의 부고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계영(흰 깃털 하나 떠도네) 등이 그녀들이다. 황도경 문학평론가는 전경린의 여자들에 대해 이제 그녀들은 안다. 짐승처럼 천진스러웠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는 것을, 온몸을 휘감는 열정의 시간이 또한 추락의 시간이기도 했다는 것을, 고통스러운 결혼생활의 상징인 반지가 빛방울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목하 그녀들은 짐승에서 나무로, 마녀에서 천사로 변모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일찍이 정념(情念)과 귀기(鬼氣)라는 강렬한 단어들로 설명되어온 전경린의 소설들은, 이제 우리의 내면에 잠재한 고통스러우면서도 찬란한 생명의 빛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유의 시정(詩情)적인 문체와 세밀한 묘사를 통해 표현되는 것은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의 불꽃이기도 하고, 전락을 향해 달려가는 무거운 현실이기도 하다. 물의 정거장 이후 11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묵묵히 써낸 9편의 단편이 담겨 있는 이 소설집은 가히 전경린 문학의 정점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 2007년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악마와 천사라는 본성의 양면성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천사는 여기 머문다 2와 2011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강변마을, 2004년 대한민국소설상을 수상한 여름 휴가 등, 평단과 독자 모두를 만족시켜온 그의 소설이 걸어가고 있는 길은 아직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장소이다. 지리멸렬하고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경이롭고 환희에 찬 인생,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와중에도 그는 하얀 천사의 날개를 펼쳐내며 살아감을 멈추지 않는다. 값 1만3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가톨릭 사제 406명의 이야기… ‘사제의 첫 마음’

여기 우리와 다른 삶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종교를 뛰어넘어 존경받는 故김수환 추기경, 故이태석 신부를 비롯해 8월 방한을 앞둔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우가 그렇다. 이들은 모두 가톨릭 사제다. 이분들 이외에도 각 교구의 추기경과 주교, 몬시뇰, 신부 역시 가톨릭 사제로, 그들은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오로지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과연 그들은 이 길을 왜 택했고 어떠한 모토를 지녔을까? 이러한 사제들의 이야기가 담긴 사제의 첫 마음(가톨릭출판사刊)이 나왔다. 이 책은 순결함과 숭고함으로 온전히 자신을 하느님께 내어 드리기로 다짐하며 그 첫 마음대로 살고자 했던 406명의 사제들이 직접 쓴 자신의 모토, 즉 성구와 그에 얽힌 이야기다. 406명의 사제들은 소속도, 나이도, 수품일도, 사목 분야도 제각각이다. 비록 같은 성구를 정했어도 정하게 된 계기와 이유도 다 다르다. 글의 형식과 길이도 다르고, 내용도 때로는 유쾌한 웃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한다. 625 전쟁에서 목숨을 구하게 된 것은 하느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사제의 길로 가게 되었다는 정진석 추기경의 고백을 비롯해, 대학에서 학생 운동을 하다가, 병을 앓고 나서, 어릴 때 성당에서 본 사제의 모습에 감명을 받아서, 가장으로 집안을 돌보아야 했지만 어머니의 권유로 등 사제가 된 이야기는 다 다르다. 그리고 사제라 해서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 그들의 이야기 속에 담긴 고민과 고뇌, 그들의 생각과 포부를 접하면서 깊이 공감하게 된다. 이를 통해 지금 나 자신의 삶, 나아가 우리의 삶과 연관 짓게 되고, 평화와 사랑을 나누는 삶,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생각하게 됨으로써 이기적인 삶에서 벗어나도록 우리를 정화시킨다. 이 책에 실린 사제들은 전국 16개 교구와 19곳의 선교회와 수도회에 소속된 사제들로, 교구와 본당을 비롯해 신학교, 병원, 선교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목 활동을 한다. 이 책으로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떠한 삶을 사는 사람들인지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평소 궁금했거나 잘 알던 사제들 성구가 무엇이었는지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다. 그들을 직접 만난 듯 반가울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교구 및 선교회와 수도회별, 이름별, 성구별)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값 2만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이덕선 수필집 ‘구름종착역’ 출간

이덕선의 두 번째 수필집 구름종착역(문학산책사刊)이 출간됐다. 작가는 그간의 살아온 흔적을 정리하는 뜻으로 2년만에 수필집을 냈다. 이번 수필집은 중수필(formal essay) 보다는 경수필인 미셀러니(miscellany)를 메인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어린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까지의 잊을 수 없는 일들을 중심으로 작가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정리해서 담았다. 그러다보니 감성적이고 개인적이고 말랑말랑하다. 또 서정적인 글 편으로 시작하는 이번 수필집은 때로 현대물질문명을 비판하기도 하고 먼 추억을 더듬으며 순수했던 시절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거기다 여행길에서 만난 이야기를 통해 감동의 순간들을 예리하게 들려주기도 하고 때로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하나하나 들춰내며 그 속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찾아내기도 한다. 조석구 시인은 이덕선 수필가에 대해 그는 덕스럽게 생겼다. 덕스럽게 살면 덕스러워지고 예쁘게 살면 예쁘게 된다고 법정스님은 말했다며 이번 수필집은 아름다운 언어로 인간의 숙명적인 허무와 고독이라는 철학적 명제의 성찰을 통해 꿈과 사랑의 삶을 형상화한 점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덕선 수필가는 수원고등학교 교장, 학교법인 화성학원 상임이사, 한국문협 경기지부 부지부장, 경기수필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값 1만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박경희 著 ‘대박! 결혼면허증 쉽게 따기’

대부분 부모들은 자녀 양육에서 막연한 불안감과 걱정을 안고 산다. 직장맘은 직장맘대로, 직장 대디는 직장 대디대로 저마다 고뇌과 근심거리가 있다. 그러나 좋은 엄마, 좋은 아빠가 되는 방법은 누가 알려주지도 않고 어디서 배울 수도 없다. 나는 아이의 마음을 잘 알고 있을까?, 아이는 그렇지 않은데, 내 스스로 좋은 부모라고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스스로 좋은 아빠, 좋은 엄마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부르고 생각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결국, 자신은 나쁜 아빠, 나쁜 엄마라는 자책에 빠져들고 만다. 대박! 결혼면허증 쉽게 따기(박경희 著ㆍ청어 刊)는 자녀 양육을 위해 강박이 아닌 진정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지침을 담은 책이다. 저자 역시 힘든 가정환경에서 성장해 결혼은 지옥문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여겼다. 자녀를 갖지 않겠다고 남편과 약속하고 결혼했지만 의도치 않게 생긴 딸이 지금은 세상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 말한다. 사업실패와 건강악화 등 시련을 온 몸으로 견뎌내며 행복을 찾아간 경험이 자신을 성장시킨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책은 모두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에서는 자식 성공을 위해 배우자 선택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배우자로서 갖춰야 할 조건, 제2장은 자녀를 맞이하기 위해 부모가 준비해야 할 것들과 부모로서의 기본 자질을 살펴본다. 제3장과 4장은 시기별 태육방법과 현시대 부부에게 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알려준다. 제5장은 자녀를 위해 피하거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배우자 유형에 대해 알려주며, 제6장은 자녀를 성공시킬 수 있는 가정의 분위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책은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옆에 두고 마음이 흐트러질 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유한다. 값 1만5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손홍규 장편소설 ‘서울’ 출간

알 수 없는 이유로 폐허가 되어버린 서울에서 동생과 함께 살아남은 소년이 있다. 건물들은 무너졌고, 거리에는 시체들이 즐비하며, 정체 모를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어딘가에서는 비명과 신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거대도시 서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너무도 익숙한 서울이라는 공간인 까닭에, 그 세계는 한층 더 낯설고 당혹스럽게 다가온다. 손홍규의 새 장편소설 서울(창작과비평사刊)의 이야기다. 무너진 서울 곳곳의 거리와 소년의 내면 풍경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소설은 낯선 만큼 강렬하고, 한편으로 읽는 이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것은 소설이 종말에 대한 익숙한 관념 대신 독특한 은유와 상징으로 이뤄진 숱한 예민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기 때문. 익숙했던 이전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 비명과 신음, 위험만이 가득한 서울에서 소년은 살아남아 동생을 지키는 것만을 목표로 길을 나선다. 그리고 그 길에서 자신들을 따르는 한마리의 개와, 남편을 잃은 여자와 그녀의 어린 딸, 그리고 소총으로 무장한 노인과 만나 그들과 일행이 된다. 그들은 사나운 짐승의 집요한 추격을 받고, 살아남은 인간들의 증오에 찬 습격을 받으며 하루하루 위험하고 힘겨운 여정을 이어간다. 희망이라고는 없는 폐허 속으로 소년이 스스로를 내던지며 겪는 고통은 읽는 이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져올 만큼 지독하기만 하다. 소설은 묻는다. 종말 이후는 이전과 얼마나 다른 것인가. 종말 이전에도 서울에 속해 있지 않았던 이에게, 종말 이후의 서울은 무엇일 것인가. 종말 이전과 이후에 우리는, 타자는 서로 무엇이 되는가. 소년은 매일같이 꿈에서 새로 태어나는 서울을 보고 있었다. 손홍규는 작가의 말에서 소년이 왜 이 서울과 끝까지 불화할 수밖에 없었는가는 인간의 비밀이다. 소년에게는 기회가 있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소년은 () 몰락 뒤에 펼쳐질 눈부신 지옥을 남겨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서울은 세계와 불화하는 인간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이자 인간과 불화하는 세계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니, 그보다 더 많은 비밀을 품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소설이 그려 보이는 서울이라는 비밀의 공간에서 우리 자신의 비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것, 그것이 서울이 우리에게 주는 묵직하고 눈부신 경험이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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