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엔 아까운 나이”…정동균 前 양평군수 ‘추모 발길’

“조용한 성품이었지만 남의 이야기를 경청했습니다. 마음으로 소통하려고 했던 따듯한 군수였습니다. 양평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지역발전에 대한 열정은 군민들에게 기억될 것입니다.” 양평 군민 A씨는 폭염 속 밭에서 일을 하다 쓰러져 별세한 정동균 전 양평군수를 이처럼 기억하며 애도했다. 정 전 군수의 사망 소식에 그의 빈소가 차려진 양평병원 장례식장에는 4일 오전까지 정계 인사, 공직자, 주민 등 500여명이 찾는 등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홍익표 국회의원(민주당 전 원내대표), 인재근 국회의원, 이종인 전 경기도의원, 송진욱·최영보 양평군의원 등이 다녀갔다. 둘째날인 4일에도 김동연 도지사, 김선교 국회의원, 전진선 양평군수, 황선호 양평군의회 의장, 이혜원 도의원, 윤순옥 의원 등이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민주당 당원 B씨는 “정치적인 편견 없이 군민들을 인정 있게 대해주고 겸손하려고 노력하셨던 군수셨다. 지역위원장으로 선출되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며 “양평을 사랑했던 인간미가 넘치던 분이었다”고 정 전 군수를 회상했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아직 젊으신데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오는 5일 오전 6시 군청 광장에서 영결식을 열기로 했다”며 애도를 전했다. 김선교 국회의원도 “야권의 유력한 정치인의 갑작스런 비보를 접한 뒤 믿기지가 않았다. 큰 상심에 빠져 계실 유가족 분들께 위로를 전한다. 양평 발전을 위해 애쓰셨던 그의 공적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고 전했다. 군청 공직자들은 “불편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던 형 같고 아버지 같던 분이었다”며 “인정이 많고 소박하고 털털해 곱창에 소주를 좋아하셨던 분”이라고 정 전 군수를 기억했다. 정 전 군수의 별세 소식이 주민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 온 듯 애도를 표하면서도 그의 사인에 대해선 여러 반응을 보였다. “건강해보였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 군수를 한 번 더 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34도를 웃돈 폭염 때문이 아니라 지난 6월 지역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받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 것 같다”, “심폐소생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골든 타임을 놓친 게 아니냐” 등 그의 정치 행보와 연관 지으며 다양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 전 군수는 민주당 부대변인(2005년),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2013년),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양평가평여주지역위원장(2014년 3월~2015년 12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양평가평여주지역위원장(2015년) 등을 역임했다. 2018년 6월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양평군 최초로 민주당계 군수로 당선돼 2022년 6월까지 양평군수를 지냈다. 202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이사장을 맡아왔다. 지난 3일 양평읍 오빈리의 카페에서 일을 하다 심장마비 증세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64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오는 5일 원주 하늘나래원에서 영면한다.

양평 곡수초교, 신생아 인형로봇 활용 저출생 예방교육

양평 곡수초등학교가 여름방학을 맞아 전교생을 대상으로 저출생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전은경 교장이 ‘소중한 나, 소중한 너, 소중한 우리 아기’를 주제로 실시한 교육에 직접 강사로 나섰다. 전 교장은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시절 성교육을 담당했으며,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등에서 실시한 성교육 관련 자료개발과 수업 등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아기 돌보기 인형로봇을 개발했다. 수업은 동화를 통해 탄생의 신비로움과 나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시작한다. 학생들이 직접 임신 체험복을 입고 임신 중 약물 남용의 위험성과 부모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또한 우는 아기를 조심스레 안아 우유를 먹여주고 인사를 건네면서 만남의 경험을 하게 된다. 우는 아기를 학생들이 안고 달래주고 우유를 먹여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등 아기 돌봄 체험을 한 학생들은 내내 “와 신기해요”, “인형이 숨 쉬면서 우유를 먹네요” 등 감탄을 연발하며 흥미롭고 진지한 태도로 수업에 참여했다. 유치원 원아들도 처음에는 아기 인형 안기를 어려워했지만 수업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아기인형을 안으며 “행복아 사랑해”라고 웃음을 지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아기이름을 꼬물이로 정하고 임신체험복 속의 아기에게 “꼬물아 잘 자라라 사랑해”라고 이야기하며 임신 중 마약 등 해로운 것을 섭취했을 때 아기가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자연스럽게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평소 성교육에 관심을 두고 우리나라 출산율의 심각성을 느낀 전은경 교장은 “저출생대책의 가장 핵심은 교육이다. 어려서부터 출산과 육아에 대한 인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이루어지는 보장정책과 더불어 저출생 예방교육과 캠페인을 시작해 출산, 육아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과 대화해보면 생각보다 많이 결혼에 대한 계획이 없고, 결혼하더라도 (아기를 낳지 않고) 고양이와 강아지하고만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어려서부터 아기는 사랑스러운 존재, 어렵지 않고 만나고 싶은 존재라는 것을 꾸준히 교육을 하다 보면 문화 인식의 변화를 느낄 때가 온다”며 “교육을 통해 약물 예방, 마약 예방 교육의 효과도 볼 수 있고, 아기 돌보기 교육을 통해 아기에게 친근하게 만나고 안고 이야기해 주면서 정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에는 정규교과에 아기 돌보기 교육이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저출생예방교육이 도입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한편 곡수초교는 올해 경기도교육청 지정 하이러닝 선도학교로 경기도교육청이 개발한 AI기반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재학급을 운영하며 영재교육을 실시하고, 학교에 천문대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마을 축제 기간 어르신들의 손주 돌보기 체험도 진행했으며 2학기에는 로봇을 활용한 심폐소생술 교육도 할 예정이다.

한강 매력에 빠진 이상진 화백 “수묵화는 강 그림자처럼 거짓 없어”

“그림은 마음의 거울이고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입니다.” 양평군 강상면 송학리에서 주민들에게 수묵화를 가르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상진 화백(78)의 그림 철학이다. 이 화백은 “수묵화는 검은색만 담는 것 같지만 먹 하나로 빛, 깊이 등 내면의 세계를 10가지 색으로 표현한다”며 “강의 그림자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한 색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의 그림자 색은 산하(山河)를 받아들이는 색이며 거짓이 없다”며 “수묵화는 엄마의 눈을 크게 그리는 초등학생의 그림처럼 표현이 순수하다”고 전했다. 이 화백은 ‘북한강 상류’를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꼽았다. ‘북한강 상류’는 물의 어둠과 밝음을 수묵으로 표현했는데 한 손으로만 물의 흐름과 방향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 나뭇가지를 꺾어 땅에 그림을 그렸고 유명 화가를 따라다니며 미술가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1993년 47세가 된 그는 양평의 빼어난 자연과 수려하고 아름다운 강물에 매료돼 양평에 정착했다. 그는 생계로 건축업을 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붓을 놓지 않았다. 그런 노력이 쌓이면서 일본과 중국 등 외국을 오가며 전시회를 열었다. 대한민국미술대전과 동아미술제에서 잇달아 수상했고 개인전도 여러 번 열며 화단에 이름을 올렸다. 1983년에는 대한민국문예진흥원을 통해 동남아 세계 각국 대사관 주재원을 대상으로 그림 체험 강습을 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1987년 문예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일본 신주쿠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 화백은 1980년대부터 그림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다. 불교의 나라 스리랑카에서는 재능봉사로 현지인들에게 연꽃 그림을 가르쳤다. 지난해 3월부터는 송학리 주민 20여명을 대상으로 그림을 가르치고 있다. 교육생은 은퇴자나 펜션 운영자, 주부, 회사원 등 다양하다. 그는 그림을 배우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그리고 싶은 대로 붓이나 연필로 자유롭게, 본능적으로 그려보라”고 조언했다.

전국 郡 중 인구 가장 많은 양평…비결은?

양평군의 인구가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전진선 양평군수가 펴고 있는 출산 장려, 인구 유입, 전출 방지 정책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대다수 군 단위 자치단체가 인구 감소를 넘어 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양평군에 따르면 전진선 군수는 민선8기 출범 이후 매월 ‘찾아가는 매력 양평 살이 설명회’를 열고 ‘원주민과 이주민이 조화로운 어울림 공동체 지원 사업’, 출산 장려 정책 등 군이 추진 중인 다양한 인구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양평군은 자연보전권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중첩된 규제로 개발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순 유입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전국 군(郡) 단위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12만7천799명의 인구를 자랑한다. 양평군은 인구가 늘고 있는 이유로 우선 서울 근교인 점과 입소문이 날 정도로 빼어난 자연환경과 전원생활 하기 좋은 지역이란 점을 꼽고 있다. 전철,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도 잘 갖춰져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장점을 활용하고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양평군은 전진선 군수 취임 이후 2년 내 ▲양평읍-강상면 교통소통사업 ▲양강섬 친수공간 조성 ▲양근 강변길 특화거리 조성 ▲두물머리 국가정원 추진 △추읍산 진달래·철쭉 관광자원화 사업(고향사랑기금 1호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전진선 군수는 취임 이후 인구 유입과 전출 방지를 위한 특별한 정책으로 ‘양평 살이 설명회’를 매달 개최하고 있다. 설명회에선 신규 전입자 등 주민들에게 쓰레기 배출, 대중교통·공공기관 이용 정보와 양평의 역사·문화를 설명해준다. 또 먼저 이주해 정착한 선 이주민이나 원주민들이 양평 생활 경험담을 들려주며 신규 이주자에게 정착의지와 애향심을 높여주는 효과도 보고 있다. 전진선 군수는 “동부권의 정주 여건 개선과 농촌생활권 활성화를 위한 농촌협약, 채움사업 등 역점사업에 더욱 매진해 지역내 격차를 해소하고 보다 살기좋은 양평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지방소멸이 남의 애기가 될 수 있도록 인구 유입 정책을 더욱 다양하고 세심하게 펴겠다”고 강조했다. 양평군은 경기도 동부권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으며 연천군, 가평군과 함께 경기도에 단 3곳뿐인 군 단위 기초 자치단체다.

지역사회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