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논단] 저출산을 바라보는 시선

정부가 2006년에 수립한 저출산고령화기본계획은 올해 실행 10년을 맞았다. 그동안 정부가 저출산고령화기본계획에 투입한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목표치에 도달했다는 보고는 들려오고 있지 않다. 저출산을 야기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청년층의 경제적 불안정으로 인한 만혼과 양육비 부담, 양질의 보육시설 부족, 취업모 가구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등이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에 기초하여 양육수당 지급, 보육료 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모성보호정책 및 가족친화정책과 같은 각종 정책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이러한 정책들이 과연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는데 효과적일지는 미지수이다. 저출산을 야기하는 현상에 대한 이해는 정책의 계획 및 도입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저출산 현상을 바라보는 조금 다른 시선을 제시하고자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출산율의 관계를 분석한 국제비교연구는 여성의 지위가 낮은 국가에서는 여성의 취업과 출산율은 부적 관계를 보이고, 여성의 지위가 높은 국가에서는 반대로 정적 관계를 보인다고 하였다. 즉, 여성의 취업률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현상은 여성의 지위가 낮은 국가에서 발견되는 사회현상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여성 취업률은 출산과 미취학 아동의 양육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30대에 급격히 떨어지는 M자 패턴을 보이고 있지만 전 연령대에서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는 하위권에서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즉, 낮은 여성의 지위를 고려해 볼 때,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은 저출산 현상을 야기하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출산율의 관계만을 단순히 고려했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접근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여성의 취업률을 낮춤으로써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인데, 여성의 사회진출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현상이 되어버렸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불가능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남은 접근방법은 여성의 지위를 높임으로써 여성의 취업률이 출산율 상승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유리천장(glass-ceiling) 지수는 우리나라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여성은 고등교육을 받을 확률, 노동시장 참여율, 연봉수준에서 남성과 보이는 격차가 OECD 평균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과 관련된 결정과 행위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정책은 개인적인 영역에 이루어지는 결정과 행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의 효과를 관찰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의 지위를 높이는 일은 교육현장이나 기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의 효과를 단시일 내에 관찰할 수 있다. 출산율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시도가 현재까지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여성의 지위를 높이는 시도를 이제는 해야 하지 않을까? 정선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천논단] 효율적인 응급실 진료 받기

얼마 전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응급실 진료 후, 약물 부작용 때문에 아이의 상태가 나빠졌다며 전공의를 폭행한 사건이었다. 물론 아이가 아플 때, 부모의 마음과 걱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나 야간에 아프기라도 하면, 응급실에 가야 하는지 심히 고민하게 되는데, 막상 급한 마음에 내원한 응급실에서는, 무언가 모를 부족함과 답답함이 느껴지고 화가 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이가 얼마나 아플 때, 응급실을 가야만 할까? 물론, 정답과 기준은 없다. 아이의 상태가 급한 것 같고, 너무 걱정되면 내원하여, 검사 및 처치를 받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 진찰과 검사 후, 아이의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확인을 받는 것이 부모 마음에 큰 걱정을 덜어 줄 것이다. 또한, 질병은 확률 게임이 아니다. 가능성이 낮은 질환이어도 나에게 생기면, 나에게는 백 퍼센트 확률로 발생하는 것인 만큼, 심한 발열이나 복통, 구토나 설사 등의 증세가 지속된다거나, 탈수의 증거가 보이거나 아이의 전체적인 컨디션에 변화가 발생한다면 당연히 응급실을 방문하여 진찰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몇 가지 참고해야한다. 우선,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 환자가 가는 곳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에게 내 아이가 아픈 것은 누구에게나 감당하기 힘들 응급 상황이다. 하지만, 응급실 안에서 응급의 순서와 기준은 의료진에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응급실에서는 외래 진료와 달리, 방문한 순서대로 진료를 보지는 않는다. 질환의 경중에 따라 나보다 늦게 온 사람이 먼저 진료를 받고 검사나 처치를 받을 수 있다. 이 병원에 의사가 저 사람 밖에 없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 그렇다. 대한민국 의료체계에서 각 병원마다 전문 인력을 일주일 24시간 내내 풀가동하지 않는 이상 한계가 있다. 지금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는 저 허름하고 지저분한 소아과 의사가 그 날 응급실을 일차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유일한 인력이다. 물론, 환자가 중하거나 급하면 이차 인력, 삼차 인력, 또는 그 이상의 인력까지도 대비는 해 놓고 있다. 필자의 핸드폰 또한, 1년 365일 24시간 대기모드이며, 당연히 응급 이물제거 등의 위장관 관련 문제가 있으면, 급한 경우에는 언제든 달려나간다. 가끔은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전문의만 찾는 부모님도 있다. 대부분의 2차나 3차 의료기관의 경우, 각 세부 전공별로 1~2명의 전문의만이 있다. 그들 역시 모든 세부 전공별로 1주일 내내 주야간 근무를 계속할 수도 없지만, 대개 응급실 환자의 경우는 많이 보고 진료하는 응급실 전담 의사가 더 효율적 일 수 있다. 응급실 또한 무조건 소위 큰 병원으로 찾아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미 중증 환자로 가득찬 응급실에 상대적으로 경한 질환으로 내원할 경우, 일종의 방치 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응급실은 급한 상황에서 찾아가는 곳인 만큼, 비교적 접근성이 있는 곳의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진에 판단에 따라 검사와 처치를 받고, 필요시에는 입원이나 상급 의료기관으로 전원을 가는 것이 맞다. 내 아이만큼은, 자라는 동안 단 한번도 응급실 신세 따위는 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급한 마음에 방문한 응급실에서 몇 가지 사항을 알고 의료진을 신뢰한다면, 더 나은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천논단] ‘다쓰죽’, 노인자살 빛과 그림자

이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령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함께 어르신의 사회, 경제적 역할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 노인이라는 말을 거부하고 이른바 신중년으로 불리우는 이들 노년층은 가정과 국가를 위해 젊음을 희생했던 지난날과는 달리 앞으로의 삶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누리기 위해 자신의 권리와 행복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런 움직임과 함께 새롭게 태어난 말이 다쓰죽이다. 다 쓰고 죽자는 말을 줄여 부르는 다쓰죽은 우리 사회 노년층과 자녀세대의 재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웃지 못 할 현실이 만들어 낸 씁쓸한 자화상이다. 노년층에서는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어 결국에는 굶어 죽고 그렇다고 안 주면 맞아 죽는 세태에서 결국, 이래 죽으나 저래죽으나 마찬가지니 차라리 다 쓰고 죽자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고 있으며 이렇게 사는 사람들을 다쓰죽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쪽에서 이렇게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신중년의 바람이 부는 것에 비해 다른 한 쪽에서는 여전히 삶의 무게와 버거움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노인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은 OECD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아 인구 10만 명 당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율은 81.9명으로 미국(14.5명) 일본(17.9명)에 비해 7배 가까이나 높아 이미 심각의 수준을 넘어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만 하는 화급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최근 1천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모은 화제의 영화 국제시장의 경우처럼 격동과 고난의 한국 현대사를 온 몸으로 겪어낸 어르신들이 빈곤과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채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것이 오늘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인 것이다. 특히, 인천시의 경우 노인 인구는 29만7천여명으로 인구 대비 10.3%를 차지해 이미 고령화사회에 접어들었으며 급격한 노령화에 따른 사회,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노인자살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13년 인천 최초로 거주 노인에 대한 생활실태조사를 실시한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의 의하면 조사대상 1천6명의 노인 중 348명(34.6%)가 자살 생각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혼자 생활하고 있는 독거노인의 경우 일반노인에 비해 자살시도율이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에 시급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인천광역시에서도 노인자살예방계획을 수립, 인천노인생명희망센터를 설치하고 전문심리상담센터와 연계를 통한 자살위기 노인 사업을 시작했다. 부족한 예산과 인력은 인천순복음교회, 퇴직공무원지원센터 등 각계의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참여함으로써 어려움 속에서도 그 기반을 다질 수 있었으며 지난해 인천 공동모금회가 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원을 결정함으로써 본격적인 노인자살 예방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심리 상담과 말벗 그리고 동행서비스 등을 통한 어르신들의 삶에 대한 관심의 효과는 매우 커서 몇 차례의 자살시도를 했던 분들이 이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며 삶의 의욕을 새롭게 키워가는 등 시행 초기부터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노인 자살의 근본 원인인 빈곤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민관의 노력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전망 또한 여전하다. 다 쓰고 죽자는 신중년들의 당당함이 다 나누고 죽자는 이웃사랑으로 승화되는 사회야 말로 우리가 그토록 이루고 싶어하는 진정한 선진국이 아닐까?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인천논단] 새 학기 알아둬야 할 우리 아이 위장관 증상은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기간이다. 처음 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도 있을 것이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자녀나 새 학년이 되는 자녀 등 다양한 시작을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매년 새 학기가 되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위장관 증상 또한 함께 시작되어 부모를 걱정스럽게 만든다.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질환은 감염성 질환이다. 단체 생활이나 오염된 음식을 통해 다양한 감염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한 발열,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손 씻기나 오염된 음식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하여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증상들이 발생하여 탈수가 심할 경우에는 수액 처치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새 학기 이후 4월과 5월이 되면 구토나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은 없으면서, 가끔씩 반복되는 복통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심할 때는 너무 아파서 보건실에 누워 있어야만 할 때도 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제 아팠냐는 듯이 멀쩡하게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동반되는 다른 위장관 증상 없이, 복통만 발생하는 이러한 대부분의 경우에는, 비교적 심각한 질환이 아닐 때가 많다. 같은 자리에만 앉아 있게 되는 시간이 갑자기 길어지면서 활동량이 감소하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나 낯선 곳에서의 대변 참기 등이 반복되기도 하면서, 위장관 운동의 이상이나 변 참기 등으로 인해 복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고, 아침 식사 후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습관을 확립하며, 또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안정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야간 증상이 발생하거나, 잦은 구토나 설사, 혈변이나 발열이 동반될 경우에는 기질적 원인으로 인한 복통을 의심하여,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다. 또한, 가끔씩 반복되는 명치 부위 통증이나 구역감, 간헐적인 구토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도 발열이나, 잦은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기질적인 원인 감별을 반드시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증상이 전혀 동반되지 않는다면, 비교적 심각하지 않은 원인에 의한 복통일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나, 기타 심리적 문제 등으로 인해 위장관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음식 알레르기나 염증성 장 질환 등의 기존 위장관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가정에서의 관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원하는 음식을 섭취할 수 있게 될 경우, 기존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어른들도 식이 조절은 힘든데, 아이들은 오죽 어려울까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악화 음식의 제한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영양의 섭취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뿐 아니라, 외부에서의 음식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새 학기. 우리 아이들에게 자주 찾아오는 위장관 증상의 예방을 위하여, 규칙적인 생활 습관 확립과 적절한 식이 조절에 신경을 쓰도록 하자.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천논단] 사랑받는 중소기업, 행복한 인천경제

최근 상영된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담겨져 있어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사랑은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주제이다. 그렇다면 인천지역 중소기업이 기업으로서 인천시에 느끼는 사랑의 체감도는 어떤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가 지난해 12월, 152개 인천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 인천시 중소기업 사랑지수』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지역 중소기업이 인천에 대한 사랑지수는 기준점(3.0)을 초과한 3.02점, 인천시로부터 받았다고 느낀 사랑지수는 기준점에 못 미치는 2.99점으로 나타났다. 지역중소기업이 인천을 사랑하는 사랑지수가 인천시의 중소기업 사랑지수보다 높았으며, 지자체의 중소기업 사랑지수는 2년 연속 하락추세였고, 최근 3년 내 최저였다. 인천시와 중소기업은 부부처럼 함께 사랑하고 성장하는 상생 관계이다. 지금 18만 업체인 인천 중소기업은 수출, 고용, 생산, 부가가치 등에서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인천 제조업체 1만여 개 중 99%가 중소기업이다. 부평주안 산업단지, 그리고 남동산업단지에서 중소기업이 활동하면서 인천시는 공업도시, 수출도시 그리고 글로벌도시로 발전되었다. 인천공항이 세계 제일의 국제공항으로 성장하고,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하여 인천이 동북아 경제허브로 자리매김 한 배경에는 인천 중소기업의 땀과 눈물이 있었다. 인천은 현재 13조 원에 이르는 부채와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 및 영세화 등으로 성장동력이 훼손된 위기의 도시다. 이렇게 어려움이 클수록 인천시와 중소기업과 함께 하는 사랑공동체를 형성하여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창의와 혁신, 고용창출의 원천으로서 각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인천 중소기업은 지난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기업의 역할을 인식하고, 실천하여 인천에 대한 사랑을 증명했다. 1사 10표 구매, 입장권 구매 및 표 나눔 실천 등을 통하여, 인천아시아 경기대회 붐조성 및 성공개최에 기여한 것이다. 사랑은 상대방이 힘들고 어려워하는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한다. 이제부터서라도 인천시는 중소기업에 대한 사랑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통계를 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인천을 떠난 기업이 2천900여개다. 기존 산업공단의 노후화과밀화, 신규 산업용지의 공급 부족, 수도권 규제 등으로 기인한 것이다. 인천시는 기존 산업공단의 구조고도화, 신규산단 공급 활성화를 통해 입주환경도 개선해야 하며, 구로디지털단지와 같은 혁신을 이루도록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현장 지역중소기업의 애로를 청취하고 건의를 수렴하여 손톱밑가시를 뽑아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와의 정책공조를 공고히 하여 국토균형발전의 시각이 아닌 글로벌시대에서의 인천의 역할을 높이기 위하여 수도권 규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어린이집과 아동학대

우리나라에서 민간 부문이 보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데, 현재 약 4만4천개 보육시설의 88%를 민간어린이집과 가정어린이집이 차지하고 있다. 현 정부가 발표한 제2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2013~2017)은 무상보육으로 대표되는 보편적 보육과 함께 민간 부문의 양적 확대가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시설재정시스템 전반의 관리와 지원을 강화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보도되고 있는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은 기존 보육정책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수립되었다는 현재의 보육정책을 무색게 한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정부, 정치권, 국민의 입장은 한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는 듯하다. 보육교사의 등급별 자격기준의 상향 조정, 보육교사의 자격기준에 따른 인성교육 이수 및 인적성검사 실시, 보육교사의 열악한 환경 및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CCTV 설치도 의무화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무상보육 재원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과 맞물려 전업주부의 경우에는 반일제이용으로 지원수준을 하향지원하고 보육료도 가구의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하는 안을 제시하는 등 사실상 무상보육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을 접하면서, 그리고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정부와 정치권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보육교사가 유아를 학대하는 장면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관련소식이 있을 때마다 반복하여 재생되고 있다. 21만 명이 넘는 보육교사들이 저 화면을 접할 때마다 느낄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생각하면 매일 10시간 이상 근무하고 144만원을 받으면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버틴다는 대다수의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얼마 전에 방문한 보육교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CCTV 카메라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는 사연, 하루 종일 우울감이 떠나지 않는다는 하소연, 안아주는 것조차 학대로 보이지 않을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한편으로 드는 생각. 아동학대의 증거자료가 CCTV가 설치되어 있는 어린이집에서만 수집된 것이라면, 이 외의 생활환경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증거자료는 없는 아동학대의 경우는 어떠한가? 대표적인 세팅은 바로 가정인데, 2013년도에 공식보고된 약 7천건의 아동학대 사건 중 80%는 가정에서 발생하였다. 계모에 의한 일련의 아동학대 사망사건들이 2014년 9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의 배경이 되고 있지만, 실제 아동학대 가해자의 41%는 친부이고 35%는 친모가 차지한다. 어린이집 학대사건이라는 비극적인 계기로 학부모들은 아동학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으며, 정부는 늦은 감이 있지만 보육교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소진을 줄이는 각종 정책을 앞으로 실시하게 될 것이다. 이번 사건들이 아동의 인권과 복지를 위한 소중한 디딤돌이 되기 위해서는, 어린이집은 아동이 경험하는 생활환경의 일부이며 아동학대는 일상의 어떠한 세팅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인식 역시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정선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인천논단] 연말정산, 어린이집 그리고 ‘미봉’

연말정산과 어린이집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급기야 취임 이후 수많은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어지던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급전직하로 끌어 내릴 정도다. 연말정산의 경우,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기조나 방향이 옳다고 한다. 문제는 그 올바른 방향을 공감하고 함께해야 할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온도의 차이가 너무도 크다는데 있다. 부의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은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 부자들을 위한 직접세는 건드리지 않고 담뱃값 인상 등 서민의 주머니와 유리지갑을 겨냥한 세법개정 등으로 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최근 젊은 엄마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린이집이다. 부부가 함께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맡겨야 할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아동학대와 폭행사건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경찰이 전국 어린이집의 CCTV자료를 모두 수거해 학대와 폭행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단 한 번의 아동학대나 폭행 사실이 적발될 경우 시설을 폐쇄한다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음에도 오늘도 엄마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를 간신히 떼어 놓고 일터로 향하는 엄마들의 불안함은 가시질 않고 있다. 2013년말 현재 4만3천 곳이 넘는 어린이집에 모두 CCTV를 다는 일 자체도 어려운 일일뿐더러 보육교사를 사실상 잠재적인 범죄 용의자 취급을 하는 이런 조치로 문제가 해결되겠느냐는 것이 이 사태를 지켜보는 주위의 시선이다. 아침 7시부터 하루 10시간 넘게 토요일까지 근무해야 하는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평균 임금이 120만원 정도인 현실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는 지적이 많다. 아이들은 시소를 탈 때 한 쪽이 무거우면 자리를 옮겨 무게 중심을 맞춘다. 그래야 서로 시소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간단한 이치가 우리 사회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그 빙산의 일각이 이번 연말정산과 어린이집 사태를 통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인천의 73개 공공형어린이집은 공동모금회와 협약을 맺고 착한어린이집에 가입했다. 전국적으로도 이렇게 많은 어린이집이 일시에 가입한 것은 최초의 일로, 어린이집 원장은 매월 3만원 이상의 나눔을 실천하고, 아이들 스스로도 생활 속에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하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 26일,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더 어려운 이웃과 아이들을 위해 57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성금도 물론 소중하지만 더 고마운 것은 어린이집이 고통과 공포의 장이 아니라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아이들도 나만이 아닌 이웃을 돌아보는 삶의 교육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 큰 감동을 준다. 우리가 일시적인 눈가림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미봉책은 춘추좌씨전에 주나라와 정나라의 전쟁에서 전차와 전차 사이를 보병으로 재배치하여 메꾼다는 미봉(彌縫)에서 나온 말이다. 이번 연말정산과 어린이집 사태가 우리사회의 무너진 균형추를 바로 세우고 재배치하는 진정한 미봉으로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인천논단] 소아 장염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각종 장염 환자들의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노로, 로타, 아데노. 낯설기도 하고 낯익기도 한 이름의 각종 바이러스들과 기타 장염의 원인들이 우리 아이들의 장을 해치고 있고, 그로 인한 부모와 우리 아이들의 고생 또한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장염과 동반되는 치료나 처치에 있어 흔히 경험하게 되는 몇 가지 오해와 행동들이 있어 살펴보려고 한다. 장염이면 우유나 분유 먹으면 안된다? 흔히, 영유아에서 장염이라고 하면, 분유나 우유는 금하고 초기부터 쌀미음만 혹은 특수분유만 먹이는 경우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구토가 반복되는 경우에는 위장관에도 어느 정도의 휴식을 줄 필요가 있지만, 구토 증세가 호전되고 설사 증상만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정상적인 영양을 하는 것이 손상된 장점막 회복에 도움이 된다. 물론, 영아에서 급성 장염 후에 발생하는 이차성 유당 불내증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유당 제한을 위해 유당이 포함된 유제품을 감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급성 설사나 연장아에서까지 굳이 유제품 제한을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 장염에서는 이온 음료가 도움이 된다? 영유아 장염에서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탈수이다. 탈수 치료에 있어서 의사들이 권유하기도 하는 경구 수액제는 (필자는 이마저도 굳이 권하지 않는다.) 흔히들 시중에서 판매되는 스포츠 이온 음료가 아니다. Oral rehydration solutins(ORS)는 저개발 국가 등에서 탈수에 의한 사망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시판되는 음료수는 전해질의 농도가 낮고 당질의 농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장염 환자에게 경구용 수액은 부적당하다. 장염은 저절로 낫는 병? 아마도 대한민국에서는 단순 장염으로 인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장염이 가벼운 질병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우리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대한민국을 좋은 나라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쉽게 병원에 찾아갈 수 있고, 빨리 수액처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아프리카 혹은 소중한 저쪽 너머 우리 동포의 아이들이 탈수로 고생하는 이유가 반드시 이름도 거창한 질병들 때문만은 아니다. 위장관을 침범하는 심각한 질병의 초기 증상들 또한,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전형적인 장염 증상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구토나 발열과 복통 등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에 의한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 장염에서 지사제의 사용은 필수? 필자도 단기간의 단순 설사로 고생할 때는, 지사제를 스스로 찾기도 한다. 하지만 영유아 장염에서 설사의 양과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지사제의 사용은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지만, 바람직하지도 않다. 장염의 치료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은 국내의 경우 probiotics와 아연 정도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한평생을 사는 동안 수도 없이 걸리게 되는 장염이다. 장염에 대한 오해가 아닌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 한가지. 장염의 예방에는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 모두 어렵지 않은 상식의 실천을 통해 보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천논단] 中企·소상공인을 얻어야 천하를 얻는다

대한민국 경제는 지난 한해 성과 있는 외형적 성장을 이끌어냈다. 수출액 6천억 달러, 무역규모 1조 달러 11월 조기 달성,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57조원)로 트리플크라운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에 대한 경고음은 계속 울리고 있다. 1천1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 대중소기업 격차 확대로 인한 성장잠재력 약화 등이다. 인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세계적 수준의 항구항만, 인천자유경제구역, 2014 아시아경기대회 유치 등 외양은 화려하지만 인천시 부채 13조원, 산업단지 노후화 등으로 지역경제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거기다가 우리를 둘러싼 대외 경제환경도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다. 강달러 및 엔저현상 지속, 급속한 유가하락으로 인한 일부 국가의 디폴트 우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로 인한 환율변동 등이 우려된다. 그래도 지난해 그나마 선방한 것은 정부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다. 정부는 경제활력회복을 위한 재정금융 확대정책,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관행제도의 개선,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부에 대해서 아쉬운 부분도 있다. 경제민주화의 기치가 현 정부 집권 2년차였던 작년부터 퇴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합업종 재지정에서 대기업 입장 대폭 반영, 대형유통점의 의무휴업 위법 판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유인 약화 등으로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느낌이다. 정부정책의 핵심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있다.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이며 이들은 혁신의 원천이며 한편으로 건전한 소비세력이다. 미국이 전후 세계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건전한 소비계층이었던 중산층이 육성되었기 때문이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육성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 수 99.9%, 고용 비중 88%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이 견실해져야 고용도 창출되고 내수기반이 강화된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인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분수효과는 상대적으로 간과돼 왔다. 뿌리가 강하면 나무는 열매를 잘 맺고 모든 것이 견실해지는 법이다. 지난 인천아시아경기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배경에는 18만 인천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광복 70년, 분단 70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다. 또한 우리 경제가 위기와 기회에 첨예하게 노출된 해이기도 하다. 중국과의 FTA 체결 등 세계 3대 경제권과의 네트워크 구축으로 우리경제는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 개방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하는 중소기업소상공인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의 뿌리요, 근간을 이룬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얻으면 우리 경제는 모든 것을 얻은 것이요, 이들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 올 한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육성정책과 경제민주화가 효율적으로 추진돼 활기찬 지역경제가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더불어 사는 삶’의 해법

얼마 전, 작지만 강한 나라 뉴질랜드의 복지 현장을 다녀왔다. 한반도의 1.2배가 되는 땅에 인구라고는 380만명 밖에 되지 않지만 4천만 마리의 양이 살고 있는 나라.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이며 내리는 빗물을 그대로 받아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한 청정국가에 혓바닥을 길게 내밀며 상대방을 위협하는 원주민 마오리족이 살고 있는 나라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뉴질랜드의 모습이다. 첫 도착지인 뉴질랜드 남섬의 중심지 크라이스트처치는 한때 국내 조기유학 연수지로 각광을 받던 곳이었으나 지난 2011년 규모 6.3의 강진으로 시내 중심부가 거의 파괴되고 2백여명의 사상자를 내는 대참사가 일어난 곳이다. 지진 이후 도시 재건과 복원 작업이 진행되는 중에 시의 상징적인 건물인 대성당의 복원 공사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눈길을 끌었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대성당의 복원을 둘러싸고 원형 그대로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가능한 선에서 복원하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지진이 발생 4년이 지났지만 아직 공사조차 시작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논쟁을 지켜보면서 문득, 우리의 숭례문 화재 사건이 떠올랐다. 사상 초유의 화재로 불에 타버린 국보 1호를 지켜보며 안타까워하던 국민들에게 4년만에 복원되어 깨끗하게 단장한 숭례문은 한국의 장인정신과 기술을 상징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복원공사와 관련해 각종 문제점과 비리,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전 국민의 우려와 분노를 사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 이처럼 큰 차이를 가져왔을까? 천천히 그러나 완벽하게를 추구하는 그들과 빨리빨리 만을 요구하는 우리의 사회적, 문화적 조급증의 차이가 빚어낸 모습인 것 같아 왠지 씁쓸하게 느껴진다. 최근 인천은 나눔문화와 관련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2014년 연간모금목표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달성한 것을 비롯해 지난 11월20일 시작된 희망2015나눔캠페인의 온도탑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65도를 넘어서는 등 본격적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는 많은 지역에서 모금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놀랍고 고마운 일이다. 과거, 인천은 항구 도시의 이미지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로 구성되어 애향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짜다는 말로 평가절하 당해왔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인천은 특히 나눔과 관련해서는 전국에서 가장 앞선 모습을 보여 왔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개인기부 분야에서 2년 연속 18명의 새로운 기부자가 동참한 것을 비롯해 70여 곳의 공공형어린이집이 나눔교육과 실천을 위해 착한어린이집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등 새롭고 다양한 나눔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2014년, 어렵고 힘들었지만 나눔을 실천해 주신 300만 인천시민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리며 더불어 사는 삶의 진정한 해법인 나눔문화가 더 깊이 그리고 더 튼튼하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인천논단] 과체중 우리 아이, ‘그럴 수도 있지’ 라구요?

과거 소아청소년 소화기영양 관련하여 최대 이슈는 영양 결핍이나 영양 상태 개선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이슈가 정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저개발 국가 등에서는 영양 결핍의 해결이 주된 목표이며, 북미나 유럽 학회를 주도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소위 말하는 잘 사는 선진국이기 때문이겠지만, 우리 나라의 현실 또한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과거, 7080 세대가 자랄 때는, 그저 먹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 배 채우는 부분에 여유가 생기면서는 점차 어떻게 먹는지로 변해 갔다. 비만인 아이, 뚱뚱한 아이, 남들보다 통통한 아이, 가족력으로 인하여 체구가 건장한 아이, 보통 체형이지만 복부 비만인 아이, 여러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모든 경우 조절되지 않는다면 발생할 수 있는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정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사회적 비용과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최근 많은 연구와 활동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소아청소년 비만에 대해서는 그 인식이 부족하다. 소아청소년에서의 비만 또한 성인에서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성인에서보다 그 후유증이 더 심각할 수 있지만, 또한 반대로 조기 개입과 조절을 통해 합병증이 심각해지기 전에 호전될 수도 있다. 성인에서 볼 수 있는 지방간이나 각종 간질환,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골다공증, 통풍 등의 합병증 또한 소아청소년 비만에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한창 외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은 시기인 까닭에 학업과 교우 관계에 있어 위축되고 학교와 각종 사회 생활에 있어 어린 시기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비만 합병증으로 인한 목 부위 흑색세포증이 있는 한 여학생은 그로 인한 자신감 결여가 발생하고 소극적으로 변하였으며, 목 부위를 머리카락으로 가리기 위해 한 번도 머리를 묶어 본 적이 없다고도 하였다. 한 남학생은 그 동안 때인줄 알고 열심히 밀어 보았으나, 당연히 효과가 없었는데, 체중 감소 후 호전되기도 하였다. 또한, 성장기 비만으로 조기 성장이 발생하여 이른 시기 성장판이 폐쇄되어 최종 성인 신장은 작아질 수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이유로 소아청소년 비만 환아에서는 전문가의 개입과 각종 검사 및 상담이 필요하다. 초기 간수치가 정상이어도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각종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훗날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혈액학적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이 필요하다. 비타민 D를 비롯한 각종 영양상태와 당이나 지질 관련한 정기적인 체크가 필요하며, 또한 운동과 식이와 관련하여 전문가의 도움과 상담이 필요하다.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이전에 전문가에 의한 조기 개입을 통해 정기적인 관리와 목표를 세워 줌으로써, 실제로 본인과 부모의 만족도가 올라가며 효과적인 조절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적절한 성장과 함께 체중 조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영양 관리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제, 소아청소년에서의 비만은 단순히 뚱뚱한 것이 아닌, 그에 그치지 않고, 성인에서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병임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천논단] 中企·소상공인, 무양(無恙)합니까

중국 고서 전국책 제편에 3무양(無恙)이란 말이 나온다. 무양의 의미는 병이 없다는 것으로 모든 일이 평온무사함을 가리킨다. 3무양이란 해와 백성, 임금의 무양을 말하는 것으로 해가 평온하여 풍년이 들어야 백성들이 편안하고 왕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국민들이 행복하게 잘 살아야 국가가 잘 돌아간다는 것으로 경제가 잘 돼야 국민과 국가가 무양하다는 말이 된다. 대한민국과 인천 경제, 중소기업소상공인 여러분, 무양합니까?라고 물어 본다면, 아마도 씁쓸한 미소가 스쳐지나 갈 듯 하다. 현재의 경제상황과 내년도 국내외 경제여건이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1천50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31개월째 내수부진으로 기업경영에 어려움이 많다. 최근 1천60조원까지 급상승하고 있는 가계부채는 좀처럼 소비자의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정부 뿐만 아니라 인천 등 전국 지자체는 복지 관련 예산 확대로 재원조달에 애를 먹으며 신성장동력 확충, 경제살리기에 쓸 돈의 마련에 노심초사하고 있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엔저 추세는 그동안 우리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마저도 위태롭게 하고, 기업의 투자는 불확실한 전망으로 여전히 침체일로를 보이며, 새로운 성장에너지를 발굴하는데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한국경제 키워드로 구조적 장기침체를 제시했다. 이는 경제성장과 발전의 핵심인 투자의 한계로 수요부족과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간 이러한 침체가 지속되며 우리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경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이며 내실있는 성장을 촉진하고, 경제활력을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저성장저금리고령화 극복을 위해 일본이 내세운 아베노믹스의 전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베노믹스는 △제1화살 무제한 양적완화 △제2화살 재정지출 확대 △제3화살 신성장정책을 말한다. 이중 제3화살은 가장 강력하고 근본적인 것으로 법인세 인하를 통한 기업 설비투자 촉진, 규제개혁, 산업부흥, 국가전략특구 설정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엔저로 인한 양극화 심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소비부진 지속, 약 1경원에 달하는 국가채무 급증 등 폐단으로 국민반발과 함께 실패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내수부진 해결과 서민경제 안정을 통한 경제살리기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연말까지 41조원의 재정 예산을 투입하고 내년 정부예산도 확대해서 편성하며, 금리인하를 통해서 정책 보완에 나섰다. 또한 엔저에 동조해 원저를 유지하는 환율정책을 천명해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우리경제가 아베노믹스의 교훈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혁신적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과감한 규제개선을 통해 기업의 투자 촉진을 이뤄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시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인천경제 역시 새로운 인천, 행복한 시민을 만드는데 민선6기 시정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활력 넘치는 경제가 중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무양(無恙)하면 경제가 잘 돈다는 이야기이고, 이들이 행복한 경제임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묘제 단상

단풍철은 이미 지났고 스키시즌도 아닌데 밤늦도록 길이 막혔다. 묘제(墓祭)에 참가하려는 귀향 행렬 때문이었다. 시제(時祭) 또는 시사(時祀)라고도 하는 묘제는 우리 고유의 추수감사 의식이다. 추수를 다 마친, 한해 중 가장 절기가 좋은 음력 10월에 올려 진다. 나도 동생네 가족들과 함께 묘제 귀향길에 동참했다. 평소보다 3시간이나 더 걸려 밤늦게 도착하니 고향 집에는 제사음식을 만드는 냄새가 가득하다. 묘제 음식은 조상님들 산소 숫자만큼 준비해야 하니 여간한 일이 아니다. 올해도 이 많은 음식준비가 팔순의 어머니와 집안 숙모님들에게 맡겨졌다. 도시에 나가서 사는 며느리들은 저마다 바쁘고 서투르다는 이유에서다. 이튿날 아침 준비한 음식들을 싣고 산으로 향했다. 초겨울이지만 산감나무 잎사귀들은 여전히 붉고 까치밥도 더러 보인다. 유건(儒巾)과 흰색 도포를 갖춰 입은 어르신들부터 신세대들까지 50여 명의 제관들이 모였다. 산신제를 올리고 입향조(入鄕祖) 산소 앞에 모두 엎드렸다. 고향 마을에 맨 먼저 터를 잡은 14대 조모님의 산소이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치면 420여 년 전의 일이다. 임진왜란 때 쯤이나 될까. 그 할머니는 어린 아들 둘을 데리고 바다 건너 장기반도에서 배를 타고 고향 마을로 들어왔다고 한다. 여자의 몸으로 거대 씨족마을을 일궈냈으니 여장부라 할만하다. 묘제는 첫 술잔을 올린 뒤 축문을 읽는다. 유 세차(維 歲次)로 시작해서 상향(尙饗)으로 끝나는 그것이다. 먼저 갑오년 시월 며칠 몇 대 손(孫) 아무개가 감히 아룁니다고 한 뒤 산소의 선조님을 불러낸다. 시절은 흘러 벌써 서리와 이슬이 내렸습니다. 우러러 묘소를 둘러보고 매만지니 선조님을 사모하는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삼가 여기 맑은 술과 정성들인 음식을 올립니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올해 차례를 올리오니 흠향하소서라는 내용이다. 맨 처음 누가 지었는지는 몰라도 가히 명문이다. 이 골짝 저 골짝을 누비며 산소 10여 기를 돌고나면 늦가을의 해가 얼마 남지 않는다. 이제 조상들께 올린 술을 나눠 마시며 문회(門會, 문중회의)를 할 차례다. 한지(韓紙)로 묶어져 내려오는 문회 문서의 첫 장에는 소화 9년(1934년)의 묘제가 기록돼 있다. 문서 정리를 마치고 의제 토의에 들어갔다. 올해의 의제는 더 이상 음식준비를 허리가 꼬부라진 할머니들에게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동생이 누구네 집안처럼 우리도 이참에 그만두자고 주장했다. 묘제 폐지론이다. 10촌 동생은 추석을 앞두고 단체벌초할 때 술과 음식을 올리자고 했다. 벌초 대체론이다. 칠순을 바라보는 6촌 형님이 목소리를 높였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식의 결사 유지론이다. 그러면서 내년 묘제 음식은 내가 맡겠다며 솔선수범을 보인다. 폐지론과 벌초 대체론을 내놓았던 동생들이 황급히 꼬리를 내렸다. 이로서 소한(小汗) 정씨 사문(私門)의 묘제는 1년 유예 판정을 받았다. 과연 내년에는 어떤 결말이 나올른지. 정기환 前 중앙일보 경인총국장

[인천논단]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수능한파와 함께 영하의 날씨가 시작되면서 각 가정마다 본격적인 겨우살이 채비가 한창이다. 올 한 해 인천은 유난히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했던 일들이 많았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그리고 지방선거 뒤 연이어 열린 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 그리고 무상급식, 무상보육을 둘러싼 복지논쟁...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그리고 추위보다 한 걸음 먼저 찾아 온 인천시의 재정난,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통분담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각종 복지정책의 축소 및 예산삭감으로 이미 복지계는 한파를 맞고 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요즈음 제리코의 그림으로 유명한 메두사호의 뗏목이 생각나는 것은 그만큼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1816년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세네갈에 정착할 군인과 이주민 등 400여 명을 태운 프랑스 군함 메두사호가 아프리카 해안에서 난파하게 된다. 선장과 고급 선원 등 250명은 구명보트에 그리고 하급 선원과 승객 등 149명은 급조된 뗏목을 타고 탈출에 성공하지만 곧이어 보트에서 뗏목과 연결된 줄을 잘라내고 자신들만 살겠다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 망망대해에 먹을 것이라고는 와인 두 병과 딱딱한 비스킷 한 봉지. 12일에 걸친 표류 끝에 작은 범선 아르귀스호에 의해 구조되었을 때 생존자는 단 15명뿐이었다. 후에 생존자들이 굶주림을 못이겨 죽은 사람의 고기를 뜯어먹었다는 등 소문이 무성했지만, 그들이 겪은 고통과 시련은 많은 사람들의 동정과 함께 사고가 일어 날 수밖에 없었던 정부와 지도층의 무능, 부패에 대한 거센 반발이 일었다. 메두사호의 뗏목이야기는 2백년전 프랑스의 이야기이지만 많은 시사점을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비록 역사에 가정이 없다고는 하지만, 만약 당시 배가 좌초했다 하더라도 함께 탈출에 성공한 선원들이 뗏목의 밧줄을 끊어내지 않았다면 메두사호의 이야기는 생명의 위협에도 더불어 사는 삶을 택한 참으로 위대한 인간애를 보여주는 귀감이 되었을 것이다. 인천공동모금회는 내년1월말까지 73일간 사랑의 온도탑을 설치, 인천시민들과 함께 나눔의 대장정을 시작하게 된다. 올해 모금 목표는 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정도 더 늘어났다. 그러나, IMF때 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 경제상황과 크고 작은 국제행사 등으로 기업과 시민의 기부 여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약화된 상태라 많은 분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며 오히려 공동모금회를 걱정하기까지 하는 어렵고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만 14명의 사회지도층 인사가 고액기부 클럽인 아너소사이이어티 회원에 새롭게 가입할 정도로 나눔의 열기가 가득하다. 또한, 최근에 70여 곳의 공공형어린이집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착한어린이집으로 일괄 가입해 어릴 때부터 나눔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의미있는 나눔참여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나눔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만들어 가는 인천이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눔온도가 100도를 넘어 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시민들이 모아주신 성금은 홀로 사시는 어르신의 따끈한 아랫목이 되고, 조손가정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고슬고슬한 밥이 되고, 돌아갈 곳 없어 찬바람 몰아치는 거리에 몸을 뉘어야 하는 노숙인의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어 우리 모두를 서로 든든하게 이어주는 생명의 끈이 될 것이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고 묻는 안도현 시인에게 이렇게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4년, 인천의 겨울은 따뜻했노라고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인천논단] 성장 부진, 관리와 노력 통해 호전될 수 있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영양 상태의 개선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청소년의 신체가 이전에 비해 많이 성장하였다고 한다. 실제, 평균 신장과 체중 등의 수치는 과거 십여년 전의 기록들과 비교하여 보아도 부쩍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단지 청소년에서 보이는 현상만은 아니며, 영유아나 학동기 연령에서도 같은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평균 성장 곡선만 보아도 과거에 비해 2000년대 이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이전에는 평균이었던 수치가 최근 영유아 검진에서는 중하위권으로 표시되고 있다. 또한,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영유아에서도 성장부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성장 부진이라 하면 무엇일까? 성장 부진이라 하면 또래 아이에 비해 키, 몸무게 성장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를 말하며, 외부에 나타나는 원인 없이 체중이 증가하지 않거나 감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것이 단순하게 같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친구들보다 앞 순위에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성장 부진의 원인으로는 기질적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고, 심리적 요인이나 아이에 대한 방임, 잘못된 영양 공급 같은 비기질적인 요인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변 친구들에 비해 키가 작거나 체중이 적으면 모두 성장 부진일까? 꼭, 그렇게 판단할 필요는 없다. 진료실에 우리 아이가 작아요 하면서 찾아 오는 경우의 상당수 정상 범위 내에서 키가 작거나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경우가 많다. 성장부진 환아는 식이 섭취 및 식습관에 대한 이력과 신장, 체중, 두위 등의 정확한 신체 계측, 가족력 등을 통해 성장 부진의 유형을 판단해야 한다. 신장과 두위는 정상 범위이지만 체중만 적게 나가는 저체중형의 경우 적절하지 못한 영양 공급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나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체중 뿐 아니라 신장 또한 작은 경우나 두위까지 모두 작은 경우는 가족력이나 출생력, 또는 기질적 질환에 대한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적절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빈혈이나 영양 관련한 각종 검사를 포함한 혈액 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필요시에는 성장판 검사나 갑상선 기능 검사, 성장호르몬 검사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성장부진으로 진단되었을 경우에는 무조건적인 과잉 영양이나 보약 등을 통한 개선이 아닌, 적절한 원인에 따른 따라잡기 성장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질적 원인이 있는 저신장형 영유아에게 무조건적인 고열량식을 공급하였을 경우에는 신장의 개선이 아닌 단순 비만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 기질적 질환이 발견되었을 경우에는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통해 성장부진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의 모든 유형의 성장부진에서는 적절한 영양 치료가 필요한데, 심각한 영양 결핍 상태이거나 부진시에는 입원 치료를 하여, 정맥 영양을 통한 열량 공급이 도움될 수도 있다. 따라잡기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공급,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기질적 원인이 없는 저신장형의 경우에는 내분비 전문의에 의한 추적관찰 등을 통해 필요시에는 성장호르몬과 같은 치료가 도움될 수 있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천논단] 통일경제, 中企가 열고 인천이 중심돼야

골든타임이란 단어가 요즘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이 말은 프라임타임(prime time)과 같은 말로 가장 중요한 시간, 금쪽같은 시간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항공사의 골든타임 90초룰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90초 이내에 승객들을 기내에서 탈출시켜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연초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대박 이라는 화두를 제시해 최근까지 국민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통일담론이 활발하게 이뤄져 인식과 공감을 넓혔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답답함을 가눌 길이 없다. 법제도, 경제, 문화 등 북한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일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나 정책이 취약할 수 밖에 없음이 현실이다. 어렵게 열린 길이 쉬 닫힐까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고, 혹시 통일을 위한 골든타임을 헛되이 낭비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흘러가는 귀한 시간과 호기를 어떻게 살려야 할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평화와 번영의 통일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우리는 2가지 사실에 두 눈을 크게 뜰 필요가 있다. 하나는 중소기업이 중심이 돼 10여년동안 남북경제협력의 창구 역할을 해온 개성공단 사례이다. 또 하나는 북한이 무역을 통해 필요한 돈을 벌어들이고, 엘리트와 주민들이 시장경제에 점차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민족 공동번영을 위한 평화통일의 길을 어떻게 가야하는가 단초를 제공한다. 지름길은 민간부문의 경제교류 확대를 통해 시장경제에 대한 공감과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남북간 경제협력을 활성화는 것임을 암시한다. 현재 개성공단은 총 7개 업종 125개 업체에서 5만3천여명의 북한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이 마무리 되면 진출기업은 100130여개가 더 늘어나고, 북한 근로자도 이 과정에서 최소한 10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처럼 개성공단은 중소기업들이 통일경제의 주축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소기업은 협동화 단지 조성을 통해 남북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 주민들의 시장경제 이해를 높이며, 통일기반 조성에 크게 일익을 담당하고 있어 민간부문 경제협력의 촉진제이다. 최근 중소기업통일경제준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개성공단 10년을 되돌아 보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제 2, 3의 개성공단이 만들어지고 나진-선봉 경제특구 건설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가오는 통일경제 준비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평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남북통일이 되면 북한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시에 개성공단과 같은 경협모델의 북한지역 내 확산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향후 남북 통일경제를 위해서 정책을 어떻게 펼쳐나가야 하는가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통일 한반도, 동북아의 중심지인 인천은 평화와 번영의 도시로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한다. 송도와 영종도, 강화도를 건너 개성공단을 연결하면 하늘과 바다와 육로를 통해 해양과 대륙으로 뻗어가는 통일경제의 중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남북교역의 70%를 담당하는 인천을 축으로 하는 서해안 평화경제 벨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통일경제, 하나되는 한반도는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중심지가 돼야 하고, 지금은 놓칠 수 없는 골든타임이 주어진 시기이며, 중소기업 중심의 민간부문 경제협력 촉진으로 그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항만과 공항, 육상교통의 국내외 허브인 인천의 역할이 재조명돼야 할 것이다. 인천과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통일경제 골든타임을 열어가야 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이며 역사적 소명이라 하겠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요즘 결혼 왜 이러나?

지난달 말 어느 신문 사회면의 가십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사건의 줄거리는 이렇다. 한 의학도(A)가 부잣집 딸(B)과 결혼했다. 처갓집에서 신혼집에다 고급 외제차, 대학원 등록금, 생활비 등을 지원받는 결혼이었다. 그 후 A씨는 근무하던 대학 부속병원의 간호사와 바람이 났다. 이를 알게 된 아내 B씨가 복수전에 들어갔다. 27살 여자와 바람났으니 자해를 하고 27바늘을 꿰매면 용서해 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요구대로 왼쪽 팔뚝에 78㎝의 상처를 내고 같은 과 조교수를 찾아가 27바늘을 꿰맸다. B씨는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았다. 부츠를 신고 남편의 성기를 발로 차고 망치로 27차례 때리는 등 전치 3주의 상처를 남겼다. 무시무시한 복수전 끝에 위자료 등에 합의하고 협의이혼을 했다. A씨가 군에 입대할 때 까지는 매달 600만원을 B씨에게 지급하고 제대 후 전문의 15년차가 될 때까지는 매월 7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A씨는 약속을 어기고 몇 달간 100만원씩 보내다가 곧 지급을 중단했다. B씨는 A씨를 상대로 13억원의 약정금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은 A씨에게 있지만 B씨의 반응은 사회 통념상 납득하기 어렵다며 위자료 지급 금액을 1억6천만원으로 낮춰 판결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먼저 어떤 생각부터 드는가. 나도 처음엔 엽기라는 단어부터 떠올랐다. 우리 사회가 점점 정도를 더해 가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한참 후에는 뜬금없이 그들의 결혼식 장면이 떠올랐다. 유럽의 궁전 무도회장을 방불케하는 특급호텔 웨딩홀이었으리라. 어느 누구도 이 화려한 결혼의 엽기적인 종말은 상상도 못했으리라. 혼례의 시즌이다. 혼주세대들은 월 평균 4.15장, 자녀세대들은 월 평균 3.29장의 청첩장을 받는 계절이라고 한다. 지난 주 어느 식사 자리에서 한 친구가 위촉장이나 감사장 같은 모양의 서류 케이스를 펴 보였다. 여성가족부와 한 언론사가 이끄는 작은 결혼식 캠페인에 동참한다는 서약서였다. 그들 부부와 두 자녀들의 자필 서명도 보였다. 약속의 요지는 이랬다. 가까운 분들만 모시는 의미있는 혼인식, 예물과 예단은 정성껏 하되 간소하게, 신혼집과 혼수는 양가의 형편에 맞춰 나눠 부담한다. 일거에 화제가 결혼식으로 옮아갔다. 도대체 호텔 결혼식이 불만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물어보지도 않고 식어빠진 스테이크와 와인 등을 떠안긴다는 거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밤새워 구워 놓았다가 데워 온 스테이크라거나 갈비탕에 소주가 더 생각나더라는 얘기도 나왔다. 신혼집 마련과 과다한 혼수로 자녀들은 하루아침에 중산층으로 올라서고 부모들은 빚 구덩이에 빠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조건 남들 하는 만큼을 따르려는 부모가 더 문제라는 얘기 등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십니까. 정기환 前 중앙일보 경인총국장

[인천논단] ‘기부의 성과’ 그리고 ‘시소와 그네’

지난달 한국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공동모금회 임직원을 위한 교육이 실시되었다. 미국, 중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등 아태지역 7개국 공동모금회의 전문가들을 위한 교육의 주제는 기부와 나눔의 성과 였다. 어떻게 해야 기부와 나눔으로 우리 사회와 삶의 변화를 제대로 가져 올 수 있는지? 미국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기부와 나눔 조직은 미국공동모금회(United Way of America)다. 연간 총모금액이 4조원이 넘는 미국공동모금회는 얼마 전 과거 100여년간의 기부와 나눔 성과를 재검토한 뒤 지역사회와 삶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성과 부족을 인정하고 교육 수입(경제적 안정) 그리고 건강을 변화의 3대 과제로 선정하고, 10년 이상의 장기 목표를 세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3대 과제 중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교육으로 교육을 통해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다른 어떤 지원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첫걸음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영유아의 보육과 교육 그리고 이를 위한 부모 교육과 지역사회의 보호 증진을 통한 학령 전 아동의 성공적인 입학 준비를 위한 영유아보육 및 복지사업(Success By 6)을 중심사업으로 선정해 중점 지원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이를 한국적 상황에 접목한 사업이 바로 시소와 그네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처음 시작된 시소와 그네는 영유아들의 건강한 보육과 복지를 통해 한 아이는 물론 그 가정과 지역사회의 양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인천의 경우 지난 5년간 연수구와 협력해 사업을 시행했으며, 구와 센터 그리고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부모들의 협조와 노력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복지서비스의 대상으로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던 여타 복지사업 수혜자들과는 달리 센터를 이용하는 영유아 부모들의 자녀 양육과 보육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참여의 당사자로 변화한 것이야 말로 이 사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연수구는 지난 5년간의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영유아보육지원센터 설립 계획을 밝히고 시소와 그네사업을 새롭게 설치될 센터의 사업에 포함해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정부 주도의 복지서비스와는 달리, 당사자 중심의 체계로 운영된 시소와 그네 센터 이용자들은 연수구의 방침에 독자적인 민간 센터 운영을 위한 조례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더 좋은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이용자들과 법적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구청 사이에서 일어난 오해와 갈등으로 지난 5년간 성공적으로 운영됐던 영유아 사업이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연수구의 영유아를 밝고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구와 공동모금회, 시소와그네센터 그리고 영유아 부모들의 지혜를 모아야 하며, 인천시 역시 그간의 좋은 경험들을 잘 살펴, 인천의 영유아 보육과 복지 증진을 위한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기부와 나눔으로 삶의 변화와 사회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는 수많은 기부자와 제시할 우리 모두의 성과이기 때문이다. 전흥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인천논단] “인천경제 활로는 협동조합 활성화로”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6년여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고 있다. 4일 폐막식에 이어 장애인 AG대회가 24일까지 열린다. 많은 인천 시민들은 결과에 대한 평가 보다 걱정과 우려가 크게 앞서고 있다. 약 13조원에 달하는 빚을 인천시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장기화된 내수경기 침체와 투자소비 부진은 국가경제와 지역경제의 숨을 가쁘게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4%에서 0.4%포인트 낮춘 3.6%로 제시한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욱이 강달러, 엔저 라는 국제경제의 냉혹한 파도가 쉴 새 없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때 인천경제의 활로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 인천 경제의 활로는 전체의 기업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8만여 중소기업소상공인에서 찾아야 한다. 또한 내수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으로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재조명할 필요성도 있다. 최근 한국환경공단과 인천경기기계공업협동조합이 38개 조합원 업체와 공동으로 구매상담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조합원 업체가 신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한 우수중소기업제품을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구매촉진의 장을 만들어 동반성장의 모델을 만들었다는데 그 의미가 각별하다. 이와 같이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과 함께 힘을 모아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선다면 양질의 일자리는 물론 투자와 소비 진작을 통해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공고해 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은 다수의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참여하여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구현하고 일반기업과는 차별화된 상호부조와 협동자조신뢰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원천이다. 또한 대기업과 수출주도, 정부 중심의 지난 반세기 경제정책의 압축성장 폐단으로 나타난 양극화와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동력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중요하다.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인천 경제의 새로운 모색은 바로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 조직화의 핵심인 지역밀착형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에 있다. 현재 인천지역에는 제조업 기반과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을 중심으로 하는 32개의 협동조합이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역경제의 핵심으로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경기관람과 입장권 구매 저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인천 시민, 수도권 주민,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의 참여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열기를 확산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인천은 인천공항, 항만, 고속도로 등 하늘, 바다, 육지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1천만 해외관광객과 600만 요우커(중국 관광객)가 첫 발을 내딛는 첫 장소이다. 남동공단, 주안공단 등 지역경제 제조업을 이끄는 국가산업단지와 함께 굴뚝없는 공장, 관광산업을 연계하며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융합해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창조경제를 꽃피우는 힘이 바로 중소기업협동조합에서 나온다. 별도의 대규모 재정 투입없이 여건 조성과 관심, 정책적 배려로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지역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을 구현하는 첩경이다. 따라서 지역 내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중소기업협동조합과 동반 성장하고 협동조합을 활성화해야 한다. 인천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활로의 모색은 그만큼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장

[인천논단] 솔섬과 푸른 비단섬의 상전벽해

지난 달 초 전국구 급의 한 모임을 인천으로 유치해 치렀다. 매년 봄 가을 지방을 돌아가면서 갖는 모임이다. 숙소를 어디로 할지를 고민하다가 송도국제도시의 한 호텔로 정했다. 여느 모임처럼 가무음주와 고스톱이 새벽녘까지 이어졌다. 이윽고 어둠이 걷히기 시작하자 창 밖을 내다보던 이들이 입을 모아 소리쳤다. 야 송도 대단하구나 해양경찰청 뒤편의 해장국집에서도 송도는 해장국도 맛있네라고들 떠들었다. 해장을 마치고 청라국제도시의 중앙호수공원으로 데려갔다. 휴일을 맞은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자전거를 타거나 호수 주위를 걷고 있었다. 또 한번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엄청나구만 외국 영화에서 보던 풍경 그대로네 솔섬(松島)과 푸른 비단섬(靑羅島)이 상전벽해의 모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송도와 청라는 본래 갯벌이었다. 분당이나 일산처럼 살고 있던 터전을 파헤쳐 지은 도시가 아니다. 기존의 신도시들처럼 주택난에 쫓겨 벼락치기로 쌓아 올린 도시도 아니다. 치열했던 산업화 시대의 활력을 잃어버린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돌파구였다. 상하이의 푸둥(浦東)지구가 모델이었다. 널리 알려졌듯이 푸둥은 덩샤오핑의 작품이다. 이는 중국 전체가 힘을 몰아주어 건설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송도나 청라는 이와 다르다. 인천의 힘으로 이뤄낸 국제도시다. 앞을 내다보는 비전도, 온갖 장애를 뚫고 헤쳐온 추진력도 인천에서 나왔다. 그래서 인천사람들의 애정어린 눈길이 더 가는 곳들이다. 푸둥과 다른 점이 또 있다. 개발사업이 철저히 시장경제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는 점이다. 국고나 시민세금을 거의 들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국제도시에 꼭 필요한 주요 인프라들도 선행사업의 개발이익으로 갖춰졌다. 초기의 바다매립도 공사비를 토지로 치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0 여 년 전 송도는 살풍경했다. 사방을 둘러 봐도 음산한 하늘에 모래바람만 얼굴을 때렸다. 한 때는 집값이 크게 떨어져 애물단지취급도 받았다. 왜 아파트만 짓느냐는 논란도 거셌다.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땅값이 오르자 사업지를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초기의 비전도, 시장원리라는 추진전략도 적확했다는 생각이다. 최상의 정주(定住)여건(주거, 교육, 의료환경)이 국내외 투자를 유인하는 촉매제가 됐다. 법이나 세금으로 강제해도 서울을 떠나지 않았던 대기업들이 송도로 몰려오고 있지 않은가. 특히 교육특구 송도는 송도의 크나 큰 강점이다. 채드윅 국제학교나 청라 달튼스쿨은 우리 사회 조기유학 열병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송도를 걷다보면 심심치 않게 외국인들과 마주친다. 송도에는 녹색기후기금(GCF) 등 이미 13개에 이르는 국제기구들이 입주해 있어서다. 명실상부한 국제도시의 면목을 갖춰가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송도국제병원은 소모적인 논쟁에 발묶여 10년째 겉돌고 있다. 긴 안목으로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정기환 前 중앙일보 경인총국장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