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배구 열기와 왕서방 유감

한낮의 기온이 32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 7월 21일 오후 2시. 수원실내체육관 입구에는 수백명의 배구팬들이 더위에 아랑곳 없이 입장을 기다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평일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뙤약볕 아래에서 줄지어 서있던 것은 근래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를 관전하기 위해서다. 아니, 실제로는 세계적인 배구스타 김연경(중국 상하이)의 경기를 직접 보려는 인파였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평일인 까닭에 중ㆍ고등학교 학생팬보다는 오히려 20대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60대 어르신들까지 성인팬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1시간 여의 기다림 끝에 입장했고,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체육관 내에서 경쟁까지 벌어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이날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는 주말이나 휴일이 아님에도 4천200명 수용의 체육관에 3천500여 명이 입장했다.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는 남자 경기도 아닌 여자 경기에 이처럼 수많은 배구팬이 몰린 것은 극히 이례적이었지만 이것은 서곡에 불과했다.중복인 22일 콜럼비아의 토요일 경기에는 수용 인원을 훌쩍 넘어서 5천명이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찼고, 23일 폴란드와의 마지막 경기가 열린 날에는 수원지역에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호우특보가 내려졌지만 역시 5천여 관중이 운집했다. 수원에 ‘배구 광풍(狂風)’이 몰아친 것이다. 5천여 팬들은 김연경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함은 물론, 강타가 터질 때마다 괴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일부 팬들은 김연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 경기장까지 내려왔고, ‘배구 여제’가 경기장을 떠나는 순간까지 선수단이 탄 버스를 에워싸며 환호했다. 국내 여자스포츠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수원 시리즈의 덕분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다투어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와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를 유치하려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하지만 이처럼 배구팬들의 뜨거운 열기와 이른바 ‘황금세대’로 대변되는 여자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으로 배구붐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 대한배구협회의 한심한 행정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배구팬들의 비난을 사고있다. 우리 여자 대표팀이 2년동안 그랑프리 대회에 나서지 못하고 2그룹에서 경기를 펼쳐야했던 것이 협회에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소식에 배구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20만달러의 참가비가 없어 지난 2년동안 그랑프리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것도 서러운데 비용 때문에 절반 선수들은 마지막 체코 결선시리즈에 항공기의 비지니스석이 아닌 이코노미석으로 원정을 간다고 전해지면서 협회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사태는 결국 IBK기업은행의 찬조로 해결됐지만 실로 한심스러운 현실이다. 실망은 이 뿐만이 아니다. 당초 이번 그랑프리대회 수원 시리즈는 유치를 원하는 도시가 없어 대한배구협회 부회장을 지낸 열정의 기업인 신현삼 수원시배구협회장이 수원시에 공을 들여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대한배구협회가 요청했던 유치금이 더 늘어났고, 수원시협회는 유치 조건으로 수익금 중 일부를 지역 유소년 배구발전을 위해 지원해줄 것을 내세웠다. 당사자들 간 구두 합의한 이 조건은 결국 대회가 임박해서는 ‘모르쇠’로 백지화됐고, 이에 대회를 치르느라 동분서주한 수원시협회 관계자들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대한배구협회를 성토했다. 결국 전례 없었던 대박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 꼴이 된 셈이다. 아무리 협회 재정이 어렵다해도 지방단체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꿈나무 지원을 외면한 대한배구협회의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황선학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시중은행,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27일 영업을 시작했다. 바야흐로 인터넷 은행시대가 도래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시작 3시간 만인 오전 10시까지 3만 5천 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케이뱅크가 서비스 첫날 자정부터 오후 3시까지 1만 5천여 개 개설한 것과 비교할 때 고객유입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이용자가 한 번에 몰리면서 일부 혼선도 빚었지만, 고객 관심몰이에 일단 성공한 셈이다. 예견된 일이다. 이런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인터넷 은행의 강점인 편의·간편성 때문이다. 서비스를 이용자가 있는 곳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을 갖췄다. 공공기관의 정보를 추출해 활용하는 스크래핑 방식을 도입했다. 때문에 재직 증명서나 소득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연봉의 최대 1.6배, 1억 5천만 원 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낮은 대출금리, 높은 예금금리는 고객에게 매력적인 두 마리 토끼다. 하지만, 이런 이유보다 또 다른 감정이 깔려 있다. 국민정서에 반한 기존 시중은행의 행보가 더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따져보자. 금융당국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부터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금리를 두 배 이상 깎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 은행의 최근 6분기 예대금리차를 분석한 결과 평균 대출금리는 약 0.09%포인트 감소한 반면 예금금리는 0.2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예대마진으로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6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예금자에게는 적은 이자를 주면서 대출자에게는 많은 이자를 받아 수익을 창출했다. 이런 사이 1천400조 원대까지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자들은 오르는 이자 때문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행보임에 틀림없다. 이뿐 아니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은행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보면 5대 시중은행 등 21개 금융기관의 지난해 사회공헌활동비 지출액은 4천2억 원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2012년 6천653억 원에서 2013년 5천630억 원, 2014년 5천146억 원, 2015년 4천651억 원으로 매해 줄었다. 그나마 사회공헌활동비를 가장 많이 쓴 기업은 농협은행으로 923억 원이었으며 가장 적게 지출한 기관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으로 각각 4억 원이었다. 번 돈에 비해 사회공헌활동비를 가장 적게 쓴 금융기관으로는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이 꼽혔다. 인터넷 은행시대에 발맞춰 기존 시중은행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지난 정부 시절 우리는 소득과 소비, 투자 절벽에 허덕여 왔다. 그런 사이 국민들의 가계부채는 1천400조란 천문학적 숫자를 기록했고 취업사정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저성장 기조는 내일의 한국과 가정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다. 과감한 개혁정책을 표방한 새 정부 국정과제는 그나마 희망의 메시지다. 이들 은행의 그들만의 리그, 성과금 잔치에 쐐기를 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는 월급 1위의 업계(금융권) 다운 사회 참여와 절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수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문재인 정부의 인사청문회 실기(失期)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세월호 참사 당시 고인(故人)이 된 김초원ㆍ이지혜 기간제 교사가 공무상 사망한 비정규직 순직을 인정받아 살신성인 명예의 전당에 봉헌됐다.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싸운 지 14개월 만이고 차가운 바닷물에 목숨을 잃은 지 3년 만이다. 답답했던 국민은 환호했다. 학생을 위해 숨졌지만 죽임을 당해서까지 비정규직으로 차별받아야 하는 까닭에 허탈감을 넘어 분개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거듭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군 당국이 ‘김일성 광장’을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전략무기 발사 장면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항상 끌려다니기만 했던 정부의 무력함에 모처럼 속 시원함을 만끽했다. 이 같은 이유일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잠시 하락세를 보였으나 역대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와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치로 단숨에 회복했다. 그러나 현 정국을 보면 폭염에 지친 마음만큼 답답하다. 비록 조대엽 노동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송영무 국방장관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인사청문 사태가 정리됐으나 아쉬움이 많다.그동안 송ㆍ조 후보자 문제로 정국이 꽉 막힌 탓도 있지만 여야가 자기 주장만 내놓을 뿐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추경까지 보이콧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장 ‘명분 쌓기’라는 해석과 함께 ‘정치 꼼수’로 낙인,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부적격’으로 결론을 내린 송ㆍ조 두 후보자 임명 반대를 재천명하며 여당을 압박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문준용 특검’ 카드까지 꺼내며 강경하게 나왔다.어찌 보면 ‘송ㆍ조 둘 다 안된다’는 야권의 뜻일 수도 있다. 물론 당청의 얘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꼼수니, 술수니 하며 귀를 닫아버린 야당의 대응은 아쉬움이 남겼다. 꽉 막힌 ‘정국 동맥’을 뚫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두 명 중 한 명을 택했다.하지만 국민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전입, 논문 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의 고위공직 원천 배제를 공약했다. 이른바 ‘공직 배제 5대 원칙’이다.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변함이 없다.여야의 자리바꿈으로 공격과 수비위치만 바뀔 뿐 전략과 전술은 하나도 변하지 않는다. 이 불편한 고리를 끊을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경력이 사회적으로 작다면 작을 수 있다. 그러나 음주운전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잠재적 살인미수다.특히 방산비리의혹에 천암함, 연평도 추모일에도 골프를 쳤다는 한 국회의원의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기준에 어긋나는 후보를 내세우고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어찌 보면 여야의 상황 인식과 관점이 다른 것은 자연스럽다.그런 점에서 서로의 시각차를 대화와 타협으로 좁혀 절충안을 찾는 게 정치의 본령이다. 문 정부는 정치 협상이란 명목하에 ‘선별 낙마’ 카드를 내놓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인사청문회로 정국이 더이상 과부하 걸려서는 안 되지만 국민은 원칙을 지키는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을 더욱더 원했다. 비록 조대엽 장관 후보가 지명 33일만인 13일 전격 자진사퇴했을 지라도 국민정서와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를 고집하지 말고 과감히 교체해야 했다.그런 의미에서 송영무 장관 임명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공은 야당으로 넘어갔다. 사실상 야당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퇴로가 마련한 셈이다. 인사청문회가 일단락 된 만큼 여야는 일자리 추경안과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를 위해 서로 마주 보며 충돌할 수밖에 없는 협치(峽治)를 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힘을 합치는 협치(協治)의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 김창학 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경기 새천년, 왜 유라시아인가

신라시대 승녀 혜초는 깨달음을 얻고자 인도까지 걸은 여정을 기록했다. 후에 그가 쓴 ‘왕오천축국전’은 8세기 유라시아의 모습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 기록이 된다. 유라시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표현이다. 대륙이 연결된 유럽과 아시아는 먼 옛날부터 경쟁하고 교류하며 서로 영향을 미쳤다.그 흔적은 실크로드라는 것으로 명명돼 동서양의 문명 교류의 상징으로 남았다. 세월이 지났고 문명은 더 발전했다. 이제 실크로드를 걷지 않아도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실크로드의 의미는 더 크게 다가온다. 특히 남북이 갈라진 대한민국은 분단 이후 유라시아 대륙에 속해 있지만 사실상 대륙과의 연결고리가 끊겼다. 이 연결고리의 회복은 물론 통일이다. 그러나 통일이 언제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유라시아와의 활발한 교류는 필연이다. 여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유라시아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과거 김문수 경기지사 시절 한-중 해저 터널 연결 프로젝트를 중앙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도는 이명박 정부에 평택을 출발해 중국으로 해저터널을 연결해 유라시아 교류를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그 제안은 말 그대로 제안으로 끝났다. 대통령의 정치적인 결단 없이 막대한 재원과 교외문제 등에 대한 과제를 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양기대 광명시장도 유라시아에 관심이 높다. 광명역을 유라시아 대륙 열차 출발역으로 시작해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구상이다. 각각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유라시아와 대한민국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은 공통적인 생각이다. 경기일보도 창간 29주년을 맞아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과 함께 유라시아를 가로질러 가보기로 했다. 그 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은 중국횡단열차(TCR)를 주 루트로 이용한다. 출발은 지난 3일 평택항에서 했다.과거 중국과의 주 교역 수단이었던 배를 타고 중국 례원강을 건넜다. 중국횡단열차는 중앙 아시아 카자흐스탄을 거쳐 유럽인 러시아, 독일, 네덜란드를 거쳐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1만4천735㎞에 달하는 대장정이다. 일정동안 열차를 19번 갈아타고 경유하는 나라만 12개국이다. 이번 유라시아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행이 목적이 아니다. 현지를 방문하고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다. 경기일보 유라시아 열차 탐사단은 경기 새천년, 대한민국의 미래, 유라시아의 가능성과 과제 등을 보고 기록할 것이다. 내년은 경기도 정명 1천년이 되는 의미 깊은 해이다. 단순히 천년의 과거 역사를 복기하는 차원을 넘어 경기도, 대한민국의 미래 천년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유라시아 대장정 프로젝트를 만들 것이다. 극동으로 불려 왔던 대한민국이 향후 새천년에는 유라시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이번 경기일보 창간 29주년 특별기획 유라시아 대장정 프로젝트는 경기도 새천년 미래 비전 뿐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화두와 과제를 던져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지금 유라시아 열차 탐사단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접하지 못했던 지역을 열차를 통해 탐사하고 있다. 경기일보 유라시아 열차 탐사단이 미지의 루트를 통해 제시하게 될 경기도,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에 대한 화두와 결과가 기대된다. 이선호 문화부장

[데스크 칼럼] 유정복 표 행정과 시민 행복지수는 미스매칭

민선 6기 유정복 인천 호(虎)가 출범한 지 벌써 3년이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당시 ‘힘 있는 시장’으로 등장한 유 시장은 지난 3년간 이뤄낸 시정 성과를 바탕으로 ‘일하는 시장’을 자처하고 있다. 유 시장의 행정 캐치프레이즈는 ‘시민 행복 행정’과 ‘공정·투명 인사 원칙’ 이다. 모든 행정 기준은 시민 행복이고, 생면부지(生面不知) 인사라도 일만 잘 한다면 중책을 맡긴다는 것이 그의 행정 철학이기도 하다. 행정과 인사가 모두 시민으로 통한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것이다. 민선 6기의 가장 큰 성과로 재정건전화를 꼽는다. 취임 2년 만에 2조원이 넘는 부채를 청산하고 지난 2014년 말 37.5%였던 부채비율도 올해 말이면 25% 미만으로 떨어져 재정위기 단체라는 오명을 벗게 된다. 인정할 만 성과이다. 수도권매립지 매립면허권 확보, 인천가치재창조 원도심 활성화 등도 유 시장이 자부심을 느끼는 대표적인 성과이다. 유 시장은 기초단체장부터 국회의원, 장관 등을 두루 경험한 행정의 달인답게 지난 3년간 큰 과오 없이 시정을 이끌어 왔다. 그렇다면 이 같은 유정복 표 시민 행정은 과연 시민에게 행복감을 주고 있을까? 2조원의 부채 감축으로 시민은 무슨 행복을 체감하고, 수도권매립지 매립면허권 확보는 어떤 방법으로 시민의 행복 지수를 높여줄까? 며칠 전 한 술자리에서 인천시의 부채 감축 이야기가 나오자 한 지인이 대뜸 “(시의 부채 감축이) 내 빚을 갚아주는 것도 아니고 나하고 무슨 관련이 있느냐” 짜증을 내며 말을 끊는다. 재정건전화는 시민 삶의 질로 연결되는 중요한 조건이지만 시민은 느끼지 못한다. 오로지 시민 행복 행정을 위해 중용했다는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주요 인사들은 지역 정서나 조직 분위기와 삐꺼덕 대며 역 효과를 내기 일쑤이다. 유정복 호(虎)의 대표 어젠다인 ‘인천가치재창조’와 ‘인천 주권’을 접하는 상당수의 시민은 추상적이고 모호함에 고개를 돌리고 만다. 모든 것이 미스 매칭이다. 유 시장은 “시장이 정치적으로 시민을 찾아다니면서 얼굴도장을 찍기보다는 좋은 행정으로 보답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라고 말한다. “행정이나 인사 등에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고 항상 시민만을 생각하며 일 하고 있다”라고 자주 말하기도 한다. 직접 보고 듣고 있노라면 진정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히지만 대다수 시민은 시장이 나를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과오 없는 시정’만으로는 시민의 마음을 모두 얻을 수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소신과 자부심이 곧잘 하는 것은 아니다. 소통과 울림이 없는 소신과 자부심이라면 확고할수록 위험도가 높을 수 있다. 미스매칭은 잘 못하는 것보다 바로잡기 어렵다. 잘못은 고치면 되지만, 미스매칭은 잘한 것 같은데도 안 맞기 때문이다. 유 시장이 임기 초에 공무원들에게 강조했던 ‘전문가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조언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유 시장이 그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남은 임기 1년 동안 해야 할 급선무는 새로운 성과를 만들기보다는, 미스매칭의 클릭 수를 제대로 맞추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인천시민은 시정 연속성의 재선 시장이냐, 정부 소통의 여당 시장이냐를 놓고 선택해야 한다. 선택 기준은 물론 나의 행복과 인천의 발전이다.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국장

[데스크 칼럼] 부끄러운 사회, 암흑속 폐지수거

“암흑속 폐지수거! 너무 위험해요!” 폐지수거 리어카를 끌고 무단횡단과 역주행을 하는 어르신들을 교통사고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경찰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계도의 효과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어둑한 새벽, 허리가 45도나 굽은 박 할아버지는 일찍 집을 나와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수거한다.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우는 날에는 다른 어르신들이 먼저 수거를 해가는 탓에 항상 부지런하게 어둑한 새벽길을 다닌다. 수레에 가득 폐지 등을 싣고 도로를 무단횡단한다. 질주하는 차량들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리어카를 끌고 간다. 누구나 이런 모습을 보고 마음을 졸이거나, 때론 눈시울이 붉어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경찰과 자치단체들은 폐지수거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벌여 왔다. 눈에 잘 띄는 형광색의 조끼를 나눠주기도 했다. 방한모와 야광반사기를 리어카에 달아드려 운전자의 시야에 포착될 수 있도록 해주려 애쓰고 있다. 법규상 리어카는 자동차가 아니므로 차도로 다닐 수 없다. 경찰청은 리어카의 차도 역주행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어떻게 그런 노인들께 딱지를 끊나요”라고 반발한다. 현실적으로는 계도 외엔 할 수 없고, 이는 폐지수거 노인들의 교통사고를 방치하는 꼴이 된다. 하지만 경찰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필자의 지인인 한 중소기업 대표는 3년째 리어카를 끌고 야간 폐지수거를 다니시는 팔순의 부친께 수거중단을 설득하느라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 이 경우는 매우 해피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어르신들은 생계를 위해 이 위험한 작업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 2015년 부천시에서 폐지수거 노인들을 대상으로 행한 일제조사 결과는 이들의 열악한 상황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부천시 36개 동 주민자치센터별로 폐지수거 노인 469명을 대상으로 행한 조사결과, 이들 중 42%는 월수입 15만원 이하, 79%는 수입이 채 30만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에게 힘든 것은 금전적인 상황뿐이 아니다. 노인의 경우 반사 신경이 느려 각종 안전사고, 교통사고에 취약하다. 우울증도 매우 많았다. 김해지역 복지관련 단체들이 지난 2014년 지역 내 폐지 줍는 노인 199명과 수거업소 20곳 등 모두 259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폐지 줍는 노인 중 50.8%가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42.7%는 함께 어울리는 이웃이나 친구가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전략경영학회 Enactus 학생들은 ‘리어카를 광고 플랫폼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지난해 11월 노인들의 금전문제, 안전문제, 사회적 인식문제를 해소하고자 리어카 양옆에 광고판을 달았다. 직접 광고주를 구해 수익을 폐지수거 노인들에게 분배하는 모델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학생들의 노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정부는 폐지수거 노인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정신도 온전치 못한 폐지수거 노인들이 도로에서 숨지는 사고는 이제 없어야 할 것이다. 누군가 하늘에서 대한민국을 내려다본다면 “노인들을 학대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엉망인 사회”라고 지적할 것 같다. 부끄럽다.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데스크 칼럼] 섬지역 주민들의 한탄 “위장전입 하고 싶다”

문재인 정부의 총리 및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보는 내내 씁쓸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부터 일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인사들에 대한 기대가 어느 순간부터 무너졌기 때문이다. 청문회 동안 위장전입이라는 단골메뉴가 불거졌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이 당시 총리 후보자를 향해 “후보자 배우자께서 1989년 3월부터 12월까지 강남구에 거주한 것이 맞느냐”며 “강남 쪽 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위장전입 했는가” 물었다.이 당시 후보자는 “그렇다”고 담백하게 인정했다. 이러한 위장전입 사실이 확인되자 자유한국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결국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인준 표결에 불참했지만 국민의당 등 야당이 여당 편을 들어 결국 국무총리로 결정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역시 위장전입 문제로 곤혹을 치렀다. 이들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간의 논쟁이 뜨겁다. 장관 임명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역대 총리 후보자나 장관으로 지명되고도 위장전입이라는 덧에 걸려 낙마한 사례가 너무 많다. 위장전입은 주로 토지매입이나 자녀들의 학교 배정, 아파트 분양 등이 주를 이룬다. 현행 주민등록법 제37조를 보면 위장전입으로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김대중 정부 때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장대환 후보자는 “아이들을 좋은 곳에서 교육시키려고 위장전입을 했다”며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로 봐 달라”고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장 총리 후보자는 낙마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후보는 “자녀들 취학을 위해 다섯 차례 위장전입을 했다”고 실토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를 놓고 “자녀 교육을 위해 위장전입을 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냐”며 낮아진 도덕성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역대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인사들이 위장전입으로 물의를 일으키다 낙마하거나 진통 끝에 임명되기도 했다. 국회회의록 검색시스템에서 ‘위장전입’이라는 단어를 쳐 넣으면 인사청문회에서 언급된 수가 120건에 달한다. 지도층 인사들의 떨어진 도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인천 강화군 초·중·고교 학부모들은 우수교사 유치를 위해 시교육청이 교사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탄원서를 시의회와 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열악한 교육환경 탓에 우수 교사들이 잠깐 머물다 떠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 학부모들은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다면 서울 강남으로 위장전입이라도 하고 싶다”며 한탄했다. 상위층과 서민은 교육의 출발점부터 다르다. 권력과 돈이 많은, 소위 있는 자들은 위장전입을 통해서라도 자녀들을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게 한다. 이들의 자녀들은 좋은 환경에서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얻는다. 이들의 자녀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위장전입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자녀들을 좋은 학군에 보낼 것이라는 추론은 어렵지 않다. 이제 이러한 악순환은 끊어져야 한다. 이번 정부는 교육만이라도 평등한 조건 속에 받을 수 있도록 대안을 세워야 한다. 이영수 인천본사 부국장

[데스크 칼럼] U-20 월드컵 대표팀에 비난보다 성원을

수년 내에 세계축구를 이끌어갈 미래의 주역들인 20세 이하(U-20) 축구 선수들이 대한민국 그라운드에서 기량을 한껏 뽐내며 경쟁하고 있다. 5월20일 개막해 6월11일까지 23일간 열리는 ‘미니 월드컵’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치열한 조별리그와 16강전을 모두 마치고 8강 진출팀을 가렸다.오는 4일부터 열릴 8강 대진표에는 아쉽게도 개최국 대한민국의 이름은 없다.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자처해온 한국은 물론, 아시아 국가의 이름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세계적인 명문클럽 스페인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고 있는 ‘바르샤 듀오’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 백승호(바르셀로나B)를 비롯 이른바 ‘황금세대’를 앞세워 34년 만에 안방에서 4강 신화 재현에 나섰던 U-20 축구대표팀의 꿈이 16강전서 포르투갈의 벽에 막혀 좌절되고 말았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리틀 태극전사’들의 8강 진출 좌절에 많은 국민들은 아쉬워하고, 일부 팬들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신태용 감독의 전술운용 문제와 상대 공격수를 마크하지 못한 수비수, 심지어는 한국 축구의 현주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큰 기대감에서 오는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축구팬들과 국민적 실망감이 이번 대회에 나섰던 21명의 태극전사들보다 크겠는가. 불과 스무살 이하의 어린 나이에 개인의 꿈과 이상은 물론, 국민적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2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 땀 흘리며 입에서 단내가 나는 강훈련을 이겨낸 그들이었기에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U-20 축구대표팀이 국민적 열망인 8강을 넘어 4강 신화 창조에는 실패했지만, 우리의 어린 태극전사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최대한 발휘했고,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축구 전문가들은 국가의 전력과 개인의 기량을 증명하는 자리인 성인 월드컵에 비해 U-20 월드컵은 도전하고 경험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라고들 평한다.아울러 목표 달성의 실패를 논하기에 앞서 우리의 축구 현실을 냉철하게 되짚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발목을 잡은 포르투갈을 비롯 8강에 오른 대부분 국가들은 주전 상당수가 세계적인 명문클럽에 소속돼 1ㆍ2군에서 꾸준히 경기를 치르며 큰 경험을 쌓고 있는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이 뛰고 있는 빅리그는 항상 만원 관중이 들어찬다.우리의 현실과는 너무 큰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해서 여전히 세계와의 큰 격차를 한탄만 할 일은 아니다. 이승우, 백승호처럼 우리의 많은 축구 꿈나무들이 유럽과 남미 대륙에서 선진축구를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 또한 손흥민, 기성용 등 10여 명의 성인 선수들이 유럽의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한국 축구의 발전된 모습이다. 이제 국민과 축구팬들도 더 이상 이번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남은 경기를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언제 또다시 대한민국의 그라운드에서 수많은 지구촌 ‘예비 스타’들이 펼치는 ‘축구 향연’을 직접 지켜보겠는가. 이번 대회 중심 개최도시인 수원시는 세계에서 멕시코시티에 이어 두 번째로 컨페더레이션스컵(2001년)과 한ㆍ일 월드컵(2002년), 17세 이하(U-17) 월드컵(2007년)에 이어 FIFA 주최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치러낸 도시가 됐다. 수원에서는 앞으로 6월5일 8강전과 11일 3ㆍ4위전, 결승전 등 3개의 빅매치가 열리게 된다. 태극전사들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기원한다면 수준 높은 외국팀들의 경기를 꼭 지켜보자. 그리고, 평소 축구장을 자주 찾아 한국 축구에 대한 성원을 통해 성장의 토양을 만드는 데 동참해보자. 그러면 우리도 축구 선진국과 같은 발전의 토대가 이뤄질 것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농협이 존재하는 이유는?

격세지감(隔世之感), 이는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말한다. 새정부 들어 달라진 작금의 세태를 적절하게 말하는 표현일 듯하다. 지난 정권 때 야심 차게 추진됐던 사업 중 하나가 새마을 운동 해외사업이다. 성장의 발판이 된 새마을 운동을 다시 한 번 되새기자는 취지다. 성공모델을 해외에 전파, 우리의 농업을 표본 모델로 삼자는 뜻도 갖고 있다. 대부분의 농업ㆍ농촌 기관 및 단체는 마치 제2의 농촌부흥운동으로 그 의미를 확대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25일 감사원이 공개한 성적표는 초라했다.전문성 없는 현지 교민 협력관 위촉으로 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 기관별 비슷한 사업추진으로 혼선이 따랐고 사업비 정산 및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이처럼 상당액의 혈세가 수반된 새마을 운동 해외사업은 지난 정권 때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왔다. 격세지감을 들게 한다. 올해 농협중앙회 김병원 회장의 가치는 두 가지 사업으로 집약된다. ‘농가소득 5천만 원 시대 창출’, 그리고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쉽지 않은 모델이다. 농업ㆍ농촌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투자가 전제돼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도 농가 경제조사’ 결과치를 보면,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은 3천719만 7천 원으로 조사됐다. 직전년도 3천721만 5천 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더더욱 좋지가 않다. 농업소득은 정작 10.6% 감소한 반면, 농업 외 소득과 이전소득은 각각 2.1%와 11.1% 증가하는 기형적 모습을 보였다. 반면, 농가의 가계지출은 늘었다. 조사 결과, 3천104만 9천 원으로 전년도 대비 1.4% 증가했다. 결국, 소득은 줄고 지출은 늘어난 셈이다. 농촌에 희망이 있을 리 만무하다. 농가소득 증대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과제다. 새 정부의 국정 기조 또한 소득증대에 초점을 두고 있어 농가소득 5천만 원 구현은 시의적절한 프로젝트임에 틀림없다.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보자. 기업 CEO와 단체장 등을 농촌마을의 명예이장으로 위촉하고 소속 임직원을 명예주민으로 참여케 하는 농촌사랑 운동이다. 수년 전 경기농협 박재근 본부장 때 추진됐던 농촌사랑운동(1촌1사) 시즌2격이다. 그 당시, 본지는 경기농협과 손잡고 농촌사랑 운동을 범도민운동으로 확산시킨 바 있다.농협만의 리그가 아닌 도내 각급 기관 및 단체, 회사, 주민들이 함께하는 범도민 운동이었다. 농촌을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의 발로였다. 때문에 중앙회가 설정한 ‘1사1촌’이 아닌 ‘1촌1사’로 순서를 달리하면서 농촌에 더 큰 방점을 찍었다. 그 결과, LH(구 주택공사)를 시작으로 수백여 기관, 단체 및 회사들이 동참했다. 농촌마을과 결연을 맺은 뒤 다양한 형태의 봉사 및 도우미 활동을 전개했다. 도에서 불붙은 이 운동은 급기야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되면서 비판의 중심에 있던 농협이 새롭게 태어나는 단초가 됐다. 하지만, 작금의 이 사업은 탄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단지 결연을 맺고 가끔씩 마을을 찾아 일손을 거들며 물품을 전달하는 단순논리의 사업이 아니다. 농업ㆍ농촌에 대한 애정을 불러 미래 먹거리 산업을 보듬고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자는 의미다. 너와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하면서 말이다. 농협은 돈도 벌어들여야 하지만 농민을 위한 환원사업도 해야 하는 양날의 칼 위에 서 있다. 국민은 후자를 더욱더 요구하고 있다. 소득이 있어야 소비를 할 수 있고 나아가 국가 경제 선순환에 주체가 될 수 있다. 농가소득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농업ㆍ농촌에 대한 열정, 그리고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 역할을 농협이 담당해 주길 모두가 희망하고 있다. 이는 농협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수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새 정부 문화정책 성공의 조건

모든 발단은 문화였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 장미대선과 문재인 대통령 당선까지. 최순실이 나랏돈과 기업 돈을 집어먹으려 한 것도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 등 문화 사업을 통해서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관리에 들어간 것도 유독 문화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자신도 모르게 불이익을 당했다. 박근혜 정권은 문화융성을 주창했지만 결국 문화를 갖고 장난치다 불명예스럽게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광화문 광장에 나온 촛불은 또 하나의 문화를 형성했고, 그 여파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이번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식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협치와 소통을 강조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여소야대 정치구조, 북한 리스크,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한ㆍ미ㆍ일ㆍ중 민감한외교 문제 등 산적한 현안에 새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이 녹녹치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조기 대선을 실시한 이후 새 대통령의 꼼꼼하고 책임있는 국정운영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특히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것을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의 문화분야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문화 공약을 보면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가 지원은 하되 지나친 간섭은 없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문화산업 지원을 투명하게 하고 예술인에 대해 복지 부분도 보장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문화 예술 공약은 예술인 문화복지 사각지대 해소, 예술인 창작권 보장, 생활문화 시대,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 문화유산 보존 활용, 지역간 문화균형발전, 스포츠복지국가 조성, 관광복지사회 실현 등이다. 문화 복지와 문화균형발전 등이 눈에 띈다. 그러나 예산 확보 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부분은 실제 적용이 될지 의문이다. 대한민국 만큼 문화라는 단어를 사랑하는 국민이 있을까? 모든 분야에 문화라는 단어를 적용한다. 술 문화, 밥 문화, 유흥 문화 등 우리 생활 속에 다양한 형태의 관행이나 관습 등에 문화라는 단어를 붙여 파생 단어를 만들고 즐겨 사용해 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현실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문화예술을 전업으로는 먹고 살 수 없는 구조다. 정부 예산편성시 삭감 대상 1순위가 문화예산이며 그나마 없는 예산도 나눠먹기식 지원구조다. 이 같은 현실에서는 제대로 된 문화 융성이 일어날 수 없다. 문화를 사랑하면서도 쉽게 보고 하찮은 것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이런 이중적 태도는 최순실과 같은 사회가 만든 돌연변이가 활개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각종 명목을 둘러대 문화체육관광부 사업과 예산에 손을 댔다. 문화융성이라는 구호를 자기 배를 채우는 데 이용했다. 문화는 양날의 검과 같다. 잘 사용하면 그야말로 각박한 삶을 풍요롭게 한다. 그러나 잘 못 사용할 경우 부정을 저지르는 수단과 도구로 악용된다는 것을 이번에 우리는 경험했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제대로 된 문화 정책을 통해 불신의 골이 깊어진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고 정상화해야 한다. 문화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과 공약도 공염불에 그치게 될 것이다. 이선호 문화부장

[데스크 칼럼] 장미대선의 변수, 수도권 투표율이 관건

대한민국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5.9 대선은 정치권과 국민을 혼돈에 빠트렸다. 누구도 상상하지도 못한 급작스런 대선에 주요 정당은 정책 공약 대결보다 후보들 간 네거티브에 치중하고 국민은 연일 쏟아지는 출처불명의 진짜 같은 가짜뉴스에 혼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일까, 이번 대선의 투표 열기는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뜨겁다.본보와 전국 지방대표 7개 언론사가 리얼미터에 의뢰, 지난 1일 보도한 제3차 대선관련 대국민 여론조사결과(조사일시 4월28~29일), 투표 참여의향이 86.9%로 나타났다. 유권자 10명 중 8명이 투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는 조기 대선의 원인인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환멸과 정치 불신, 한 표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 결과로 분석된다.그렇다면 투표의향이 실제 투표에 얼마나 반영될까?. 투표 행동의 예측은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 통제력 등 세 가지 변수로 작용한다. 태도는 나의 행동으로부터 발생한 결과에 대한 믿음과 평가다. 주관적 규범은 지인이나 주변인으로부터 압박을 받는 정도와 그 특정 주변인들을 따르고자 하는 나의 행동 수행 여부에 대한 결과다.또 지각된 행동 통제력은 외부 요인으로 작용하는 각종 장애에 대한 나의 주관적 행동을 뜻한다. 한국갤럽이 역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가량 앞두고 실시한 투표의향 여론조사(16ㆍ17ㆍ18대)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투표의향과 참여가 15~17%p까지 차이났다. 이렇듯 투표 의사가 있어도 실제 투표로 이어지기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여기서 본보의 ‘대선후보 당선 가능성’ 질문은 주목할 만하다. 응답자의 68.7%가 문 후보라 답했으며 13.2%, 10.1%가 각각 안, 홍 후보를 택했다. 지지후보가 누구인지와는 별개로 당선 가능성만 물은 것이어서 각 후보 진영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적지 않다. 특히 경기ㆍ인천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이번 대선에도 중요한 변수다.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19대 대통령 선거인명부 확정(국내선거인수+재외선거인수) 결과를 보면, 전국 유권자 수가 4천247만 9천710명이며 이중 경기지역 1천26만 2천309명, 인천지역 240만 9천31명으로 집계됐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유권자 4명당 1명이 수도권에 거주한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 16ㆍ17ㆍ18대 대선결과를 보더라도 수도권에서 승리한 후보가 청와대에 입성했다. 경기ㆍ인천 표심은 대선의 최대 승부처이자 바로미터임인 것이다. 그럼에도 주요 정당의 후보들은 수도권 공략보다 영호남지역을 집중 공략하며 공약을 쏟아냈다. 그나마 경기ㆍ인천 공약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3개 노선 사업 조속 착공, 수도권 광역교통 사각지대 해소, DMZ 평화벨트 조성 등 이미 역대 선거에서 발표된 것이나 사업 예정인 프로젝트를 제시해 경기ㆍ인천 유권자의 상대적 허탈감만 더했다. 주요 정당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은 뚜렷한 지역 성향도 없고 선거 때마다 바람을 타기 때문에 특별한 전략을 세우지 않는다”며 그 속내를 털어놨다. 그들에게 수도권은 핫바지인 셈이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경기도의 정체성은 ‘용광로’이다. 전국 시ㆍ도민이 모여 사는 곳, 그 누구도 경기도민이 되는 곳이 바로 경기도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더이상 수도권 유권자를 뿔 나게 해서는 안 된다. 공약( 公約)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김창학 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대선, 반장선거에서 배워라

얼마 전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는 딸의 반장선거가 있었다. 이미 몇 차례 떨어진 경력(?)이 있어 ‘4전 5기’를 꿈꾸는 도전이었다. 선거 전 수차례 거울을 보고 정견발표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은근히 좋은 결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또 떨어졌다. 상처를 입었을까 걱정하는 마음과 달리 딸은 쿨하게 2학기 때 또다시 도전을 선언했다. 부모로서 도움 줄 것이 있을까 싶어 딸에게 반장선거에 대해 물어봤다가 예전과 다른 체계적인 민주주의 방식에 매우 놀랐다. 우선 친구의 추천을 받은 뒤 3명의 동의를 얻어야만 반장 입후보가 가능하다. 또 공약을 담은 포스터를 손수 만들고 ‘정견발표’ 를 통해 친구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공약을 발표해야 한다. 특히 친한 친구에게도 추천 및 동의요구는 물론 자신을 뽑아달라는 부탁을 할 수 없는 등 ‘부정선거’를 사전에 막아 버렸다. 여러 방안(?)을 마련해 은근슬쩍 딸의 친구들에게 잘 보여 2학기 때 반장이 되길 기대한 기자를 부끄럽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초등학교 선거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몇 단계 업그레이드돼 ‘진짜 일꾼’을 뽑는 선거 방식이 도입된다. 도내 한 중학교는 후보로 선정되면 일정 기간 교실 청소 등 ‘미션’을 부여, 학생들이 후보의 마음가짐 등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토대로 추천 서명을 받고, 정확한 규격의 포스터로 선거운동을 한 뒤 최종적으로 반장을 뽑는다. 초ㆍ중학교부터 민주주의 의식을 함양하고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체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선거 방식이 시도되는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대선전을 보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 대통령 파면과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야기된 대선이 극단적인 언어로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네거티브가 만연, 볼썽사나움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등장한 신조어만 봐도 정책대결보단 네거티브전이 주 선거전략인 듯하다. 상대 후보를 비방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는 뜻의 ‘문모닝’, ‘안모닝’이라는 말과 함께 ‘문찍김’(문재인 찍으면 김정은이 대통령).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 등 정책은 사라진 채 프레임만 만드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문모닝, 안모닝은 후보 측근들이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해 비방 메시지를 올리는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 아들 취업비리’, ‘노무현 사돈 음주운전 은폐’, ‘안철수 신천지·조폭’, ‘안철수 딸 재산 비공개’ 등 자극적인 소재만 들고 나온다. 이런 사정에 정작 실질적 정책대결은 보이지 않아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이 무엇인지 국민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초ㆍ중학교 선거도 공약을 발표하는데 한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 선거에서 대한민국 미래를 가늠해 볼 공약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논어 ‘공야장편’에 나오는 ‘불치하문(不恥下問)’ 이라는 말이 있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위나라 대부인 공문자(孔文子)의 시호가 어떻게 해서 ‘문(文)’이 되었는지를 물었다. 이에 공자는 “민첩해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로써 시호를 문이라 한 것(敏而好學 不恥下問 是以謂文也)”이라고 대답했다. 배우기를 진실로 좋아한다면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도 기꺼이 물어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뜻의 ‘불치하문’을 대선 후보자들과 선거에 임하는 모든 이에게 던져주고 싶다. 공정한 아이들의 반장선거 보다 못한 대선이 돼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대선에 나온 후보자 진영은 대한민국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공약과 비전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려 유권자는 물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용성 사회부장

[데스크 칼럼] 장미의 향기여! ‘인천 홀대론’을 날려보내라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이 한 달 안으로 들어왔지만 인천의 존재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주요 5개 정당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는 수많은 공약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인천 현안의 이슈화나 비전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얼굴을 직접 보기는 더 어렵다. 각 인천시당에서도 이미 모든 결과를 예측이라도 하고 있다는 듯이 긴장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인천시당에서는 대선과 관련한 지역의 준비 상황 등에 대한 언론 취재조차도 시큰둥 하거나, 아예 대외 담당 관계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공식 대통령 선거기간이 시작되는 17일까지는 3일 남았지만 각 시당은 지역 현안 공약조차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이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이 12일 가장 먼저 ‘해경 부활과 인천 환원’을 핵심으로 하는 10대 공약을 공식 발표했지만 정작 홍준표 대선 후보 캠프와는 조율 전으로 공약 반영이 불투명하다. 특히 핵심 공약인 ‘해경 부활과 인천 환원’은 대통령 후보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으니 시당 차원에서 미리 선수를 치겠다는 수준이다. 같은 정당 내에서조차 신경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인천 현안 대선 공약화 움직임도 더디기만 하다. 인천시당은 타 지역과 이해관계가 있는 민감한 지역 현안의 공약화는 신중을 기하거나, 일방적으로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문 후보가 최근 부산에서 인천이 유치 경쟁을 벌이는 해사법원을 부산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인천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총괄선거대책본부장 송영길 의원(전 인천시장), 공보단장 윤관석의원, 문 후보와 참여정부부터 함께한 박남춘 의원 등 문 후보 캠프 내의 인천 출신 라인업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상실감이나 허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바른정당 인천시당도 홍일표 시당위원장을 중심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유승민 대선후보의 낮은 지지율과 인천 연관성 부족 등으로 좀처럼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인천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통한 4차 산업 전진 기지’ 등을 지역 현안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4차 산업 육성’이라는 안철수 후보의 전국 대표 공약에 인천 옷만 살짝 입히는 모양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 정당 인천시당에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 순으로 정치인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이들 역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라는 철새 정치꾼들의 행렬일 뿐이다. 이미 지역 정가에는 ‘인천에서 노력한다고 지역 공약이 모두 반영되는 것도 아니고, 당선을 결정하는 것도 아닌데…’ 라는 자포자기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역 정가의 이 같은 안일한 의식에서 대선 후보들이 인천을 바라보는 시각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다. 이 현실이 인천의 정치적 현주소이다. 물론, 국정을 이끌어야 할 대통령이 어느 특정지역의 현안만을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고,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러나 인천이 특정 지역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300만 도시이기도 하다.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과 같은 대한민국 미래 발전과 궤를 같이하는 현안이라면 이번 대선을 통해 반드시 조명되고, 해결돼야 한다. ‘4차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선 후보라면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인천국제공항, 항공정보기술산업 등이 어우러지는 인천의 ‘4차 산업’ 전초 기지화 방안도 살펴봐야 한다. 그동안 대선 때마다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던 ‘인천 홀대론’이 이번 장미대선에서만큼은 불식되기를 기대한다.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국장

[데스크 칼럼] ‘허세남’과 어둠을 밝히는 ‘초인’

지난해 ‘기차 위를 날으는 러시아 배트걸’이라는 영상은 최근 해외 온라인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고 있다. 러시아 배트걸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19살의 여성으로 전해질뿐이다. 지난 2005년 맑고 화창한 어느 날 아침,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변 하나우의 전철역에서 놀라운 장면이 벌어졌다. 출근길 시민들이 탄 ICE 고속열차가 역을 막 떠나려는 순간 검은 복면의 20대 청년이 ‘닌자’처럼 바람막이로 뛰어들더니 고속열차 손잡이에 매달렸다. 그러고 이 서퍼는 20분 동안 시속 250㎞로 달리는 고속열차에 죽을힘을 다해 매달려 있었다. 승객들은 보나마나 그가 죽을거라며 연방경비대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서퍼는 열차가 도착했을 때 손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 있었다. 젊은이들이 이렇게 무모하게 자기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단순한 과시충동이 아니라 소외감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된다. 이러한 행동을 ‘허세’라고 한다. 인류학자 피터 매캘리스터(서호주 대) 교수는 “무모하게 용기를 과시하려는 젊은 남성들의 보편적이고 충동적인 본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누구나 젊었을 때는 그러한 ‘허세의 충동’은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충동은 갖고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뿐인 것이다. 피터 교수는 이러한 허세가 매력적으로 보이는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여성은 연인이나 동성친구의 허세를 별로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트레인 서퍼 등 젊은 남성들은 자신의 허세가 여성에게 제대로 신호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곱만큼도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한다. 멋지지도 못하고 위험만 무릅쓰는 행동까지도 여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거라고 착각한다고 한다. 반면 남성은 동성친구의 허세를 ‘멋있게 느낀다’는 답이 많았다고 한다. 이 말은 남성이 허세를 부리는 진짜 상대는 여성이 아닌 다른 남성이라는 의미다. 즉, 아무 이득을 볼 게 없는데도 가까이 위험을 무릅쓴다고 자신을 광고함으로써 ‘막강한 연합 파트너’로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허세와는 좀 달라도 ‘힘 있고 특권이 있는’ 남성들에게 동성친구들이 꼬이는 것도 연합파트너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남성과 남성의 유대, 즉 ‘형제 간의 유대’ 현상은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중심 원칙이라고 한다. 1987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이문열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년 감독 박종원)에서 보이는 또래 조직 내에서의 ‘권력’과 ‘허세의 효과’로부터 이해가 될 듯하다. 한편 여성은 ‘허세’와 관련해 훨씬 이성적(理性的)이라고 인류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여성은 남을 도우려고 하는 등 목적이 분명한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영웅에게는 큰 호감을 갖는다고 한다. 지구를 구하는 배트맨, 백성을 구하는 홍길동, 어둠을 밝히는 초인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될 듯하다. 심지어 이타적 혹은 영웅적인 대담함을 보인 인물에 대해서는 섹시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피터 교수는 “여성에게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면 진정한 이타심과 용기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데스크 칼럼] 체육특기생 최저학력제 안정적 방안 마련해야

과거 학교 운동선수들, 이른바 체육 특기생들은 ‘운동만 잘 하면 된다’는 식으로 학업은 등한시 하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 했다. 초등학생에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체육 특기자들은 운동시간은 물론, 훈련 외 시간에도 아예 수업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합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예도 많았다.학생의 본업인 학업은 아예 팽개치고, 어려서부터 오직 운동에만 전념하는 직업 운동선수로 길들여진 것이다. 이로 인해 과거 어느 국가대표 선수는 국제대회 출전을 하면서 공항에서의 출입국 등록 카드에 영문으로 자신의 이름 조차 쓰지 못했다는 웃지못할 사연이 선배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1등 만 추구하는 ‘성적 지상주의’가 만들어낸 한국 스포츠의 슬픈 현실로, 기성세대들의 책임 또한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교육계와 스포츠계는 오래전부터 학교체육과 체육 특기자 제도의 개선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최저학점제 도입과 연간 전국 규모대회 참가 제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명칭을 사용하는 대회 중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회의 학기 중 개최 금지, 특기자 입학제도 개선 등 ‘공부하는 학생 운동선수’ 육성을 위한 다양한 개선책을 내놨다. 그러나, 관행처럼 이어져 온 체육 특기자들의 잘못된 ‘학습문화’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고, 여전히 상당수 학교와 대학에서는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었다. 좀처럼 변하지 않던 체육 특기자에 대한 학습권 보장은 지난해 온 국민을 분노케 하고,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을 가져온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대변혁의 도화선에 불을 당기는 계기가 됐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와 조카 장시호씨의 학사 비리가 터져나오면서 교육당국과 대학, 체육계가 체육 특기자에 대한 학사 관리 정상화를 통한 ‘공부하는 학생 운동선수 육성’의 명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를 계기로 최근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가 올해부터 지난해 1,2학기 평균 학업성적이 C가 되지 않는 선수들에게 올해 협의회가 운영하는 농구, 축구, 배구, 핸드볼 등 4개 종목 출전을 불허했고, 실제로 일부 선수들이 이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출전길이 막히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또한 교육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17개 대학의 ‘체육 특기자 학사관리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332명의 특기생과 교수 448명이 부당한 방법으로 학점을 취득하거나 준 것으로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과 더불어 올해부터는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라 초ㆍ중ㆍ고에서도 운동선수에 최저학력제가 도입됐다. 더이상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선수는 운동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은 있으나 이제라도 학생 선수들이 공부를 병행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 다만, 체육 특기자에 대한 학습권 보장을 위한 최저학력제 도입에 따른 양면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일선 현장의 지도자들은 운동선수들의 학업 병행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도 일반 학생과 동일한 학업 요구가 아닌 운동선수에 맞는 교육과정 프로그램의 도입,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체육 특기를 살려 학업할 수 있는 시간 배려, 엄격해진 학사관리에 따른 엘리트 체육의 위축 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엘리트 체육’으로 대변돼 온 학교체육이 최저학력제 도입과 더불어 선진국 체육으로 발돋움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세태에 맞춰 무조건적으로 제도를 밀어붙이기 보다는 일선 현장의 소리를 담아 여러가지 보완을 통해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방안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황선학 체육부장 체육부장

[데스크 칼럼] 시그널 경제정책이 부럽다

한국 경제가 답답하다. 걱정을 넘어 불안스럽다. 파다한 ‘4월 위기설’을 그냥 웃어넘겨버릴 일만은 아닌듯싶다. 그런데도 당국은 조금만 지켜보자는 식의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제는 통계와 시스템의 결정체다. 경제에 있어 즉흥적 대응은 많은 리스크가 뒤따른다. 미국을 보자. 그 나라는 항상 예측 가능한 경제 정책을 구현한다. 수없이 사전 시그널을 주면서 전방위적 사전 대응을 주문한다. 이런 경제는 필연적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사전 수차례 시그널을 주면서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쳤다. 올해 두 차례 더 올리겠단다. 또 내년과 내후년에도 각각 세 차례씩 금리를 올리겠다는 시그널을 줬다. 금리를 3%대까지 인상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준비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미국이 ‘한국도 금리를 올리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음에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 수장은 최근 미 금리 인상을 지켜보면서 “미국 금리가 오른다고 국내 기준금리를 당장 인상하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필요성은 있지만, 그보다 경기회복이 급선무란 뜻이다. 맞는 판단인지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는 현재 트리플 악재에 빠져 있는 게 사실이다. 저성장 늪에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 5%대를 넘나들던 경제성장률은 향후 2%대도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나온다. 여기에 실업률과 가계부채는 최고를 넘나들고 있다. 소비는 극도로 침체돼 있고 기업은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 악순환이다.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펼쳐온 저금리·완화정책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또 보자. 가계대출은 작년 말 1천344조 원을 넘어섰다. 절반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다. 대출은 빚이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의 추가 이자 부담이 9조 원 정도 더 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빚내서 집 사라’는 단기부양책은 우리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온 꼴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실업률이 7년여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치솟았다. 실업자 수는 135만 명으로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다. 외환위기 때인 1999년 6∼8월 이래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12.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지만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다. 이처럼 경제 상황의 바로미터인 각종 지수가 올 들어 최악이다. 저금리 완화적 경제정책 기조의 결정체로 볼 수밖에 없다. 그 비판을 누가 감당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4월 위기설’은 그냥 넘겨버릴 일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한 국내 경제기반에 있어 외적 충격은 곧바로 심한 상처로 다가 올 수밖에 없다.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할 게 아니다. 스스로 심각성을 목소리 높여 외쳐야 한다. 그래야만 내성이 생겨 이겨낼 수 있다. 변화와 진보를 거듭해가는 시그널 경제정책이 아쉽다. 김동수 경제부장

[데스크 칼럼] 문화 편식을 개선하자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 다르다.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청국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사탕, 과자 등 군것질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어려서부터 단맛에 길든 아이들의 식성을 고치는데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에게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으라고 지도하지만 편식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한번 길든 식성은 잘 고쳐지지 않기 마련이다. 어른이 돼서도 특정 음식 또는 식재료는 아예 입에도 안 대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요즘 공연, 예술 등 문화 소비 행태를 음식에 비유할 때 우리 사회는 문화 편식에 빠진 것 같다. 특정 장르에만 관객이 몰리고 나머지에는 관심이 없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장르는 존폐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16일 공개한 ‘2016 공연예술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 같은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공연예술실태조사에서 우리나라 공연예술 티켓 판매액(2015년 기준)은 3천633억 원으로 전년(2천894억 원)보다 25.5% 증가했는데, 장르별 티켓 판매액을 보면 뮤지컬이 1천975억 원으로 전체 티켓 판매액의 절반 이상(54.4%)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연극이 729억 원(20.1%), 양악 321억 원(8.8%), 복합 99억 원(2.7%), 국악 90억 원(2.5%), 무용 70억 원(1.9%), 오페라 63억 원(1.7%) 순이었다. 또 공연예술 매출 가운데 티켓판매 수입(3천633억 원)이 46%를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전시·교육 등 공연 외 수입(1천182억 원), 공연단체 작품 판매 수입 및 공연 출연료(1천116억 원), 공연장 대관 수입(1천81억 원)에 그쳤다. 공연계에 뮤지컬 장르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물론 아이돌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거나 해외 대작을 직수입 기획하는 뮤지컬인 만큼 고가의 티켓가격에도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우리나라 공연 풍토 탓에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예술적 가치는 뛰어나지만, 상업성이 떨어지는 장르의 작품은 살아남을 수 없고, 특정 장르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특히 국악 등 전통문화 분야는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비인기 장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국악인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며, 관객들에게 더 외면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악, 전통무용 등 전통음악은 계승 발전하기보다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관객들이 문화 편식에 빠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문화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왜곡된 대중의 문화 입맛을 건강하게 되돌릴 수 있도록 문화관련 공공기관에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상업성이 강한 민간에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공공이 나서야 한다. 지역 문화재단의 여러가지 역할 중 중요한 부분이 소외된 문화 장르 분야가 계승 발전할 수 있도록 문화 균형을 맞추는 일일 것이다. 개인들도 우리 주변에 있는 접하지 않았던 문화 장르에 대해 관심을 둬보자. 이선호 문화부장

[데스크 칼럼] 헌재 판결 존중이 민주주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선고의 날이 밝았다. 3월10일 오전 11시. 대한민국 국민의 눈과 귀가 헌법재판소에 머문다. 박 대통령의 ‘운명’을 거머진 헌재 재판관 개개인은 이미 결정했으나 그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인용(파면)ㆍ기각ㆍ각하’ 세 가지 결론이 가능하지만 결국, 인용이냐 기각이다. 각하는 탄핵심판의 본안 판단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을 그토록 지치게 하고 힘들게 했던 박 대통령 탄핵정국의 혼돈이 이제 끝을 보인다. 국회가 지난해 12월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고 곧바로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지 92일 만이다. 이날까지 탄핵을 찬성하는 촛불단체는 광화문 집회를 통해 인용을 촉구하고 탄핵반대 단체는 태극기를 앞세우며 기각을 외쳤다. 그동안 양 진영 간에 어떠한 불상사도 발생하지 않았다.하지만 헌재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점차 법치주의 실현은 사라지고 이념 대결의 장으로 변모하면서 분위기도 험악해지고 있다. 자신들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면 불복하겠다며 전의까지 다진다. 탄핵 반대진영은 지난 8일부터 헌재 인근에서 3박4일 집회에 들어갔고 8일째 단식을 벌이던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 권영해 공동대표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이제 모여야 한다. 3월10일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은 태극기가 집결하는 날”이라며 세 결집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찬성진영도 9일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고 헌재 선고 당일에는 탄핵 촉구 기자회견을 하며 압박수위를 높인다. 다음 날엔 ‘제20차 범국민행동의 날’로 마지막 촛불집회를 개최해 광장집회의 정점을 찍는다. 양쪽 진영의 단체들이 헌재 선고 후에도 대규모 집회를 추진해 극심한 국론분열과 혼란이 우려된다.찬ㆍ반 진영 간에 자제력이 무너져 물리적 충돌을 벌일까 염려하는 까닭이다.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할수록 선로 위를 마주 보고 달리는 급행열차처럼 양 진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그러나 헌재 판결은 존중되고 받아들여야 한다. 집회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 수 있으나 단순한 의사 표현을 넘어 헌재 결정을 불복, 위협하는 행위는 결코 묵과될 수 없다. 정치ㆍ종교ㆍ법조계의 헌재 탄핵 ‘선고 존중’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야가 탄핵결과에 대해 입장이 다르지만 대선주자들도 헌재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공언한 점이다.우리나라 헌법 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우리의 민주주의의 길은 투쟁과 항쟁의 역사로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1960년 4·19혁명을 밑거름으로 1979년 10월 부마항쟁, 1980년 5월 광주항쟁, 1987년 6월 민주항쟁 등을 거치면서 민주주의를 꽃피웠다. 이 과정에서 국민 의식은 성숙해지고 집회문화도 달라졌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02 월드컵’의 서울시청광장 응원이 꼽힌다. 당시 135만여 명이 모여 응원해도 떨어진 휴지 한 장 없는 나라로 세계인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탄핵정국에도 양 진영은 법 테두리에서 질서를 지키고 축제로 승화시키며 집회 문화를 한층 더 선진화했다. 헌법과 법률 절차에 따라 내려진 결론을 차분하게 수용하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것은 재차 말할 필요가 없다. 정치권과 양 진영은 헌재의 선고 이후 분열된 국론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며 갈등과 반목을 보듬어야 할 때다. 김창학 정치부장

[데스크 칼럼] 대권 주자들이여, 300만 인천을 똑바로 보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태로 조기 대선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대권 주자들이 잇따라 인천을 찾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후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달 18일 인천시청을 찾아 대한민국의 시대 교체를 역설했고, 지난해 연말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도 인천을 방문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21일 인천에서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다. 인천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전국 최종 투표 결과와 똑같은 표심(박근혜=전국 51.58%, 인천 51.55%, 문재인=전국 48.04%, 인천 48.02%)을 나타내며 정국의 잣대 역할을 했다. 대권 주자들이 각종 선거 때마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인천을 찾는 일은 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천을 똑바로 볼 수 있어야 대권을 잡을 수 있다’라는 점이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경제는 미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 끼여 아사 직전 상태이다. 정치나 경제 분야 모두 기대할 만한 동력도 없다. 특히 경제 분야는 원천기술은 없고 모방 기술은 한계에 부딪히면서, 상당수의 제조 기술 산업은 중국에 이미 추월당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 경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992년 8월 한·중수교 체결 당시부터 대한민국 정부는 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한·중수교 10년이나 지난 2002년에서야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를 창출할 국가 프로젝트로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이뤄졌다.지리적으로 유리한 인천을 동북아시아의 대표 국제도시로 육성해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였다. 따라오는 중국은 따돌리고, 앞에 선 일본을 제치고 선진국으로 들어가자는 대한민국 핵심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인천 경제자유구역프로젝트는 노무현 정권 5년 동안 ‘균형 발전’이라는 정치 논리에 발목이 잡혀 허송세월을 보냈다. 경제 대통령으로 한껏 기대를 모은 이명박 정부 5년은 4대강과 새만금개발사업만 쫓아 다니다 끝났다. 박근혜 대통령 정권 들어와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목적과 취지조차 사라질 정도로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상태가 됐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안상수 전 인천시장 8년과 송영길 전 인천시장 4년 등 12년이 야당 시장인데다, ‘힘 있는 시장’으로 출발한 유정복 시장마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힘을 잃으면서 경제자유구역은 사실상 개장 휴업상태이다. 이제부터라도 외국기업이 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번 대선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활용한 대한민국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인천은 중앙 정부와 정치권의 오랜 무관심과 차별 속에서도 주요 도시 중 유일하게 인구 수가 증가하며 300만 도시로 성장했다. 인천공항과 인천항 등 글로벌시대에 필요한 기반시설과 지리적 여건 등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저력을 밑바닥에서부터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인천발 KTX, 수도권정비계획법, 제3연육교,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수도권매립지 등 인천의 각종 주요 현안이 인천만의 발전이 아닌, (수 많은 동북아 국제도시들과 경쟁해야 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대승적 시각을 가진 국가 지도자가 필요하다. ‘인천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닌 ‘인천을 활용한 대한민국을 위한 프로젝트’로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권 주자들이 인천을 똑바로 보고, 제대로 알아야 승리할 수 있고,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은 이미 인천항과 인천공항, 송도신도시를 중심으로 동북아 국제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인천을 중심으로 황해를 ‘아시아의 지중해’로 만들어야 한다”라는 한 대권 주자의 주장이 정치적 멘트가 아닌, 인천을 제대로 보는 깨달음이기를 기대한다. 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 부국장

[데스크 칼럼] 이데올로기와 시간의 분할

한국사람들은 지구상의 다른 나라 사람들과는 좀 색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데올로기에 의해 분할’돼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국인들은 지구촌의 다른 이들과 동일한 고민을 갖고 있다. 세월의 흐름을 따라잡기 힘든 ‘시간적 분할’의 스트레스를 세계인들과 함께 겪는다. 이데올로기의 경우, 한국은 특수한 상황으로 분할돼 있다. 레닌은 이미 1921년에 자기 자신이 만든 러시아의 관료제도를 비난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회주의자들은 테크노크러시(Technocracy, 기술에 의한 지배)와 행정관료(Bureaucracy)는 노동자계급의 적이라고 말했다. 마르크스나 애덤스미스 학파의 주장과 달리 노동자나 자본가가 아니라 제3의 권력자, 정치인(통합자)들이라는 게 엘빈 토플러(1928~2016)의 주장이다. 이 같은 세계적인 이데올로기 해소 상황과는 별개로 한국사회는 진보와 보수를 나눌 때 마르크스 주의를 중심으로 한 냉전 이데올로기를 우선 적용한다. ‘공개’와 ‘참여’의 문제는 이데올로기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측에서는 각각 “4차산업혁명에서 ‘공개’와 ‘참여’의 역할은 우리 진영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동성애 문제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는 혼돈을 겪는다. 분단국가의 현실은 세계적인 이데올로기 종식의 시기에도 좌우익 분할의 혼란을 느끼게 한다. 지구촌이 느끼는 ‘시간적 분할’의 경험에 대해 말해 보자. 과학문명의 발전에 따라 제3의물결과 제3차산업혁명(정보화), 제4차산업혁명(인공지능, 드론, 로봇 등)이 진행되면서 문화적인 지체현상을 겪고 있다. 지체현상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때로는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늘날 한국인의 농업인구는 2017년도에 전체인구의 4.7%인 247만명이다. 한국인 대부분은 산업화된 크고 작은 도시사회에 살고 있다. 그들은 1970년대 한국의 경제개발5개년계획들과 함께 산업의 역군으로 성장한 50대 이상의 연령들이다. 1개 교실에 60명 이상 공부하는 대중교육에 의해 성장했다. 농업에 대해서는 어릴 적 경험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농촌에서 벗어나 공단조성과 기계화 속에서 한국사에 있어서 처음으로 빈곤과 기아를 극복한 삶을 영위했다. 이보다 조금 더 나이가 어린 40대의 경우,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온 세대들이다. 도시에서 성장한 이들은 농촌생활을 모르기 쉽다. 40대나 60대나 모두 자신을 ‘현대인’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어느 순간 자신은 ‘옛날 방식’의 존재가 되고 있었다. 현재 30대 이하 수백만의 청소년과 청년들은 이미 미래의 생활방식에 따라 살고 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그들은 도시 한복판에서 미래의 한국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 중 선발대이며 지금 탄생 중에 있는 제4차 산업혁명기의 최초의 성인, 미래인이라 할 것이다. ‘보다 빠른 생활’을 하고 있는 존재다. 이들 젊은이들이 항상 옳다면, 40대 이상의 현대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머지않은 미래에 로봇이 SNS를 하며 국민여론을 형성하는 경우도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때 지금의 20대는 옛날 방식의 어른이 되어 있을까? 인류의 미래가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 ‘이데올로기와 시간분할’이라는 상이한 고민을 해보았다.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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